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38화 (38/575)

00038  Game No. 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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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잘 다녀와.”

난 OSL 조지명식을 참가하기 위해 현우 형, 도 수코님과 함께 용산 드림 스튜디오로 향했다. 연신 심호흡을 하는 나에게.

“왜 이렇게 얼어 있어? 너무 긴장 하지마. 그냥 상대 정하는 거다라고 생각해.”

도 수코님은 청심환 1알을 주셨다.

이런 따뜻한 배려.

정말 감사합니다.

난 청심환을 그대로 주머니에 넣었다. 지금 먹는 건 의미가 없다. 용산 드림스튜디오에 들어가기 전 잽사게 입에 넣을 생각이다.

“그래. 도 수코님 말씀처럼 편하게 생각해. 어차피 너 세레모니라던가 도발 같은거 해서 주목 받을 생각 없잖아?”

“그건 그렇죠.”

“그럼 문제 될 게 뭐 있어? 그냥 축제다 생각하고 편하게 즐기고 오면 되지.”

아스트로의 에이스인 현우 형은 조지명식엔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편이었다. 그렇기 떄문일까? 확실히 나에 비해 여유가 흘러 넘쳤다. 오히려 오늘은 무슨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까 기대하는 눈빛이었다.

“저도 머리로는 알고 있죠. 근데 그렇게 생각이 안 되네요.”

아직 드림 스튜디오가 멀었는데 벌써부터 심장이 쿵쾅거린다. 벌써부터 이러면 도착해선 어쩌려고 이러지?

“뭐. 안 되는 걸 억지로 할 필욘 없지. 그냥 긴장해. 억지로 긴장 풀다가 더 실수하겠다. 그냥 하고 싶은 말 다하고.”

“알겠습니다. 수코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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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15 온게임TV 신들의 전쟁 리그 시즌2를 맡고 있는 캐스터 전현석.

-해설의 엄재웅.

-해설의 김태영입니다.

“와아!”

중계진의 힘찬 소개와 함께 함성 소리가 터져 나왔다.

-오늘도 많은 분들이 조지명식을 보기 위해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습니다.

-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조지명식도 굉장히 재미있거든요. 요즘 말로 꿀잼이라고 하죠. 꿀잼.

-예전 선수들은 도발이나 세레모니에 쑥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요즘 선수들은 조금 다릅니다. 자신의 속마음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편이죠. 가끔 그 것이 지나쳐 논란이 되긴 하지만요.

-사실 전 논란이 되는 것이 이해가 안갑니다. 그럼 선수들은 그냥 가만히 있어야합니까? 서로 도발도 하고 세레모니도 하고. 이러는 것이 오히려 이스포츠계를 살리는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프로리그의 라이벌 매치 역시 그러한 구도를 살린 문화구요.

엄재웅은 선수들의 경기만큼 스토리에 관심이 많았다.

선수들은 사람이다.

기계처럼 한결같지가 않다. 경기력이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다. 그럴 때 경기를 흥미진진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선수들간의 끈끈한 스토리다.

-시즌1이 끝날 때 도대체 시즌2는 언제 하려나 했는데 어느새 시즌2 조지명식이 다가왔습니다.

-시간 정말 빨라요.

-하루하루 OSL만 기다려왔던 저에겐 정말 느리게 간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시즌 역시 어마무시한 선수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습니다. 종족 배분 역시 특정 종족으로 쏠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구요.

엄재웅의 포장이 다시 시작되었다.

물론 그의 말이 거짓은 아니었다. 종족의 밸런스는 나쁘지 않았다.

경기력 역시 시즌1에서 준수한 실력을 보여주었던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기에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전 시즌 우승자와 준우승자인 이영우, 정명혁을 포함하여 환국엔 신상운, 염우석, 구성재, 박현우로 총 6명이었고 용족은 김택윤, 송병호, 이승우, 윤영태 4명이 올라와있었다.

마지막 마수 역시 환국과 같은 숫자인 6명이 올라와 있었는데 각각 이제운, 김재우, 김윤호, 임동원, 김연훈이 그 주인공들이었다.

용족의 숫자가 조금 적긴 하지만 올라올 선수들은 다 올라왔다는 평을 받고 있었다. 육룡 중 3명이 16강을 차지했으니까. 육룡이 아닌 이승우 역시 육룡인 도재열을 이기고 왔으니 실력자들은 모두 집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번 시즌이 얼마나 대단한 시즌이냐면 16강에 올라 온 선수 중 우승 경력을 지닌 선수가 무려 8명이나 되었다. 절반이 우승을 해본 최상급 선수들이었던 것이다. 16명 중 2명의 로열로더 후보를 제외하면 그 비율을 더 올라간다.

매경기가 사람들이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온게엠TV 쪽도 이번 시즌에 거는 기대가 컸다.

-자. 그럼 영상과 함께 조지명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커다란 스크린에 저번 시즌 경기 영상이 흘러나왔다.

그냥 봐도 멋있을 화면에 CG까지 더해지니 절로 감탄이 나왔다.

화면은 점점 빠르게 흘러 16강, 8강, 4강을 거쳐 결승전의 무대로 넘어 갔다.

치열한 승부.

전 시즌의 주인공 이영우가 골든 마우스를 공중으로 높게 들어 올리면서 영상이 종료되었다.

-저번시즌 우승자 이영우 선수를 모시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커다란 박수가 필요합니다.

“와아!”

-짝짝짝짝.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와 동시에 중앙에 깔린 레드카펫으로 이영우가 걸어 들어왔다. 그가 무대에 가까워질수록 함성소리는 더욱 더 커졌다.

-현재 최강자의 이야기를 듣는 이영우 선수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마이크를 잡은 이영우가 차분하게 대답했다.

“현재 최강이라는 말은 맞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최강일 순 없겠죠. 최강이란 타이틀을 최대한 오래 붙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멋지다. 이영우!”

이영우의 가장 큰 매력.

솔직하다. 하지만 거만하지 않다.

최고의 자리에 있을 때든 슬럼프에 빠졌을 때든 이영우는 현실에서 도망치지 않았다. 모든 걸 인정하고 묵묵히 노력하며 모든 걸 이뤄왔다.

그런 이영우의 앞엔 항상 최강, 최초, 최연소라는 말이 따라 다녔다.

모든 기록을 합쳐봐도 그보다 나은 기록을 지닌 선수를 찾기 힘들었다.

OSL 3회 우승.

MSL 3회 우승.

전설이라 불리는 이민열과 함께 6회 우승으로 최다 우승자 타이틀을 목에 걸고 있다. 이미 은퇴한 이민열과 달리 이영우는 최강의 전성기를 자랑하는 현역이다. 그말인 즉 언제든 공동이란 타이틀을 깨고 단독 최다 우승자의 기록을 세울 수 있다는 말이었다.

사람들은 과연 이번 시즌에 이영우가 그 기록을 깰 수 있을지 주목했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미 2연속 결승전에 진출했었으니까.

과거 그 해 열렸던 모든 리그 결승전에 올랐던 적이 있는 이영우다.

3연속 결승 진출은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이영우와 간단한 인터뷰가 끝났다. 자세한 이야기는 모든 선수가 나온 이후에 하면 되었으니까.

그 다음 나올 선수는.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죠? 바로 국본 정명혁 선수입니다!

-정말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었죠. 3:2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비록 패배하기는 했지만 정말 인상적인 경기력이었습니다.

중계진의 칭찬을 들으며 정명혁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사람들의 박수소리는 앞서 나온 이영우 못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간단한 인터뷰를 끝으로 뒤에 있는 자리에 착석하였다.

그 뒤로 속속들이 선수들이 호명되어 무대로 올라왔다.

현재까지 무대 위로 올라온 선수의 수는 총 14명.

이제 남은 인원은 단 2명뿐이었다.

-자. 이제야 이 선수가 나오네요.

-현재 기세가 아주 좋은 선수죠.

-16강 결정전에서 도재열을 잡고 올라온 잡고 올라온 이! 승! 우! 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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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결정전에서 도재열을 잡고 올라온 잡고 올라온 이! 승! 우! 선수입니다!

“이승우 선수 지금 나가시면 되요.”

“네? 지금요?”

“네. 아까 리허설 하신대로 하시면 됩니다.”

분명 리허설을 했지만 내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모든 것이 리셋 되었다. 아무 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저 새하얀 순백의 도화지가 덩그러니 생각날 뿐. 녹슨 기계처럼 내가 삐걱대자.

“지금 안으로 들어 가셔야 해요.”

스텝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내가 해야 할 일을 알려주었다.

“레드카펫 따라서 쭉 가시면 의자가 있어요. 거기에 앉아서 중계진과 간단한 인터뷰하시고 인터뷰 끝나면 뒤에 있는 빈 자리에 가서 앉으시면 되요.”

래퍼인가 하는 생각이 빠르고 정확한 목소리.

“넵. 알겠습니다.”

난 도 수코님이 주신 청심환을 입에 막 털어 넣을 때.

“형. 잘 해.”

내 뒤에 유일하게 남아있던 형규가 응원을 해주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녀석이다. 아직 프로리그에서 S1과 경기를 펼치지 않아 오프닝 촬영 이후 처음 보는 것이었다. 할 이야기가 어찌나 많은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눴다. 둘 다 분위기가 좋은 편이었기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나처럼 올킬을 기록한 건 아니지만 형규 역시 위너스리그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애초에 S1에 뛰어난 실력을 지닌 에이스급 선수들이 워낙 많기에 신예인 형규가 올킬을 목적으로 위너스리그에 출전하는 건 매우 힘든 일이었다.

“고맙다.”

그 말을 끝으로 난 심호흡을 크게 한 후 레드카펫으로 나갔다.

“이승우다!”

그래. 내가 이승우다.

걱정과 달리 사람들의 박수소리가 컸다. 솔직히 조금 걱정했었다. 앞선 선수들에 비해 내 박수소리가 작으면 어떡하지하고.

다행히 다른 선수들에 꿀릴 것 없는 큰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십년감수했네.

난 실수 없이 무대 중앙에 놓인 의자에 앉는데 성공했다. 겨우 몇 십미터도 안 되는 짧은 거리를 걸어왔을 뿐인데 땀이 비 오듯 흘렀다.

-아. 요즘 화제를 몰고 다니는 이승우 선수입니다. 지금 이 안에 에어컨이 빵빵하게 틀어져있음에도 불구하고 땀을 흘리는 걸 보니 긴장을 많이 한 모양입니다.

엄재웅 해설위원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스텝 1명이 훅 나타나더니 휴지를 쥐어주고 사라졌다.

아. 번개같은 사람.

난 스텝이 준 휴지로 이마와 볼에 흐르는 땀을 닦아 냈다.

“네. 아무래도 조지명식에 나오는 것이 첫 번째다 보니까 긴장이 되네요.”

그 후로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간단한 인터뷰가 이뤄졌다. 조금 더듬거리긴 했지만 큰 실수는 하지 않고 무사히 인터뷰를 끝마쳤다. 진 로열로더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심정이 어떠냐고. 솔직히 그 이야기를 꺼내긴 아직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질문에 충실히 대답했다.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이긴 하지만 아직 아무 것도 이룬 결과가 없다. 조금 더 높은 곳에 올라가서 그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이제 마지막 질문 하나가 남았다.

-이승우 선수 요즘 분위기가 굉장히 좋습니다. 높은 곳을 바라보아도 충분한 듯 보이거든요? 이번 시즌에 임하는 각오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여기서 말 잘해야 한다.

내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니까.

“최대한 높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수많은 말이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지만 나온 말은 결국 저거였다. 어쩔 수 없었다. 일단 실수 없이 인터뷰를 끝낸다는 생각이 강했으니까.

-네. 인터뷰 감사합니다. 자. 그럼 다음 선수 만나보도록 하죠!

============================ 작품 후기 ============================

오늘 밤 9시에 또 봐요.

ㅂㅂ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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