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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34화 (34/575)

00034  Game No. 34   =========================================================================

처음엔 날 놀리는 것 같아 마음에 들지 않았던 [날빌러]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얼마나 유용한 스킬인지 깨닫고 있었다.

세면대에서 손을 닦으면서 남은 체력을 확인했다.

74%.

스킬 2번을 제외하면 2경기에서 소모 된 체력은 총 6%다.

감독님 말씀에 따르면 다음 경기는 아마 이형민과 하게 될 것이다.

경기에서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1번.

10% 밖에 소모되지 않는 [날빌러]는 2번 사용할 수 있지만 의미가 없다.

현재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조합인 [날빌러]와 [투신]를 함께 쓰면 남는 체력은 49%. 아슬아슬하게 50%가 되지 못한다.

‘아까워 할 필요 없어. 어차피 경기 진행되면서 소모되는 체력도 있으니까.’

1경기를 너무 쉽게 이겨 체력 소모가 없었을 뿐 기본적으로 경기를 치르면 소모되는 체력이 있다. 난 잠시 고민했다. 안정적으로 1번의 스킬을 사용하여 다음 경기를 대비할 것인가 아니면 체력 상관없이 스킬을 연달아 사용하여 1승을 챙길 것인가.

전자의 경우 승리한다면 올킬을 노려볼 수도 있겠지만 위험부담이 크다. 이형민이 중견으로 나오긴 하지만 거의 대장이나 마찬가지다. 절대 무리한 수를 사용하진 않을 것이다.

육룡에 들지는 못했지만 이형민 역시 상당히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그 중 백미는 바로 전투력.

그 전투력 하나로 현재 가장 강한 선수인 이영우를 프로리그 에이스 결정전에서 잡아낸 적도 있을 정도였다.

무난한 전투 양상으로 진행된다면 안 진다는 생각을 분명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어차피 투신은 써야해.’

그렇다면 결론이 나왔다.

‘날빌러와 투신 모두 사용하자.’

이렇게 하면 체력이 50% 미만이 되면서 모든 능력치가 큰 폭으로 감소한다. 하지만 이형민을 확실히 잡을 수 있다.

저번에 실험을 해본 결과 스킬을 사용 중이면 체력이 50% 미만으로 내려가도 곧바로 능력치가 감소하지 않고 스킬 활용 시간이 끝나면 능력치가 감소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투신의 지속시간은 1분.

그 1분 내에 반드시 전투를 이기고 승리를 쟁취해야한다.

‘아마 다음 판엔 지겠지?’

마지막 선수로 누가 나올지 모르지만 체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로 상대하긴 무리일 것이다. 능력치가 절반으로 뚝 떨어지니까. 컨트롤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겠지.

스킬 역시 사용할 수 없고.

그래도 괜찮다.

그 경기에 패배해도 내 뒤엔 현우 형이 아직 남아있다.

난 현우 형을 믿는다. 분명 현우 형은 우리 팀에 승리를 가져다 줄 테니까.

****

-이승우 선수 정말 대단합니다. 벌써 2킬을 해냈습니다.

-스파키즈. 이제 슬슬 위기 느끼죠. 아직 아스트로엔 박현우 선수가 남아있거든요?

-확실히 위기를 느낀 것이 분명합니다. 이번에 중견으로 출격하는 선수는 이형민 선수입니다. 팀 내에 신상운 선수와 함께 원투펀치를 맡고 있는 선수로서 용족전에서 상당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선수입니다.

-건물을 상당히 예쁘게 짓기로 유명한 선수죠.

-마수전에 약점을 지니고 있지만 현재 아스트로에 남은 마수선수는 없거든요? 이형민 선수가 이승우 선수를 이긴다면 내주었던 승기를 다시 찾는 것도 가능해보입니다.

-양 선수 입장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두 팀 중 한 팀은 다시 앞서나가게 됩니다. 과연 팽팽한 균형을 누가 깰 수 있을지 심판의 날에서 5세트 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

“와아.”

“진짜 약 빨은 거 아냐?”

“둘다 너무 잘하네.”

관중들은 귀신에 홀린 것 같은 표정으로 중앙에 비치 된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화면은 이승우와 이형민, 두 선수의 전투 장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수많은 병력이 서로 한데 엉켜 싸운다.

서로 빌드가 엇갈렸다.

이형민은 비렴 쪽 테크를 탔고 이승우는 지룡 쪽 테크를 탔다.

이형민의 비렴이 쏟아내는 천벌과 이승우의 지룡이 쏟아내는 토주가 맵을 가득 채웠다. 서로간의 천벌과 토주를 피하기 위해 병력을 끊임없이 움직였다. 그러면서도 상대방 병력을 계속 공격했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허나 시간이 흐를수록.

“전투력 장난 아니네. 어떻게 이형민이 이렇게 밀려?”

“이형민이 저렇게 당황하다니.”

이승우의 병력이 더 많이 살아남았다.

결국.

-이형민 선수! 버티지 못하고 GG를 선언합니다.

-이승우 선수 과연 누가 말립니까? 벌써 3킬입니다. 3킬!

이승우의 3킬이 만들어졌다.

****

“후.”

난 길게 심호흡을 했다.

정말 힘든 경기였다. [날빌러]와 [투신]을 함께 사용하고도 어려운 경기를 했다. 이형민의 전투력은 그 정도로 뛰어났다. 사실 경기에 크게 영향을 준 스킬은 [투신] 뿐이었다.

[날빌러]는 상대가 엄청 째거나 초반을 날카롭게 찌를 생각이 있다면 모를까 정석 빌드를 사용한다면 엄청난 효과가 있는 건 아니었다. 이형민이 너무 정석을 들고 나오는 바람에 크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지 못했다.

어떻게 할까 잠시 생각하던 난 1번의 공격에 모든 걸 걸기로 마음먹었다. 보통 개발하지 않는 지룡의 토주 공격력 업을 하며 1방 싸움에 승부를 걸었다. 토주 공격력 개발은 지룡의 토주 공격력을 무려 25나 올려주었다.

스플래시 데미지를 지니고 있는 지룡이기에 효과는 더욱 더 컸다.

멀티를 먹어야 할 타이밍에 확장 대신 난 발업 된 용아와 용혼, 운룡 2기에 지룡 4기를 태워 공격을 떠났다.

이형민은 이미 3번째 확장을 가져간 상태였기에 이번 공격이 막히면 진다. 물량 회전 싸움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 [투신]이 빛을 발했다.

정말 미친 컨트롤이 나오기 시작했다.

본진에서 생산 된 병력이 딜레이 없이 전장에 합류했고 평상시 말을 잘 듣지 않는 지룡이 그 어느 때보다 토주를 제대로 쏘아냈다.

그야 말로 모든 것이 환상이었다. 결국 난 1방 전투에서 승리를 한 후 이형민의 앞마당까지 밀 수 있었다. 지룡이 아직 2마리나 살아있는 상태였기에 공격은 계속되었다. 결국 이형민은 내 공격을 막지 못하고 GG를 선언했다.

아까보다 확실히 많이 신경 썼더니 머리가 살살 아파왔다.

벌써 3경기다. 연습경기야 10경기를 연속으로 해도 지금처럼 피로하지 않지만 방송경기는 달랐다. 생각해보니 내가 방송에서 연달아 3경기를 펼친 적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체력이 얼마나 남았으려나?’

난  곧바로 체력을 확인했다.

장기전을 가서 일까?

‘35%.’

여태 1번도 본적이 없는 수치가 상태창에 찍혀 있었다.

확실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다른 능력치 역시 절반 이하로 뚝 깎여있었다. 체력 저하에 따른 능력치 감소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정말 형편없는 수치다.

이런 능력치로는 다음 6세트에 제대로 된 경기를 펼칠 수 없다.

아마 지금까지 이긴 것이 무색할 정도로 허무하게 지겠지.

그래도 괜찮다. 아직 우리 팀엔 1명이 더 남아있으니까.

내가 끝이 아니니까.

아쉬웠지만 받아들일 수 있다. 기회는 오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언젠가 또 기회가 올 것이고 그때 올킬을 다시 노려보면 된다.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부스 밖으로 나가는 순간.

[레벨이 올랐습니다.]

어? 잠깐? 레벨이 올랐다고? 그렇다면? 전까지 내 레벨은 24. 레벨이 올랐다면 이젠 25가 된다.

[스탯 포인트와 스킬 포인트가 주어집니다.]

역시 스탯포인트와 함께 스킬 포인트가 주어졌다. 레벨업의 효과는 더 있었다.

[레벨 상승으로 인하여 하락했던 체력이 100%로 회복됩니다. 동시에 하락했던 능력치가 원상태로 복구됩니다.]

대박!!!!!!!! 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난 웃음이 새어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하늘이 도왔다.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다. 3경기를 치르는 동안 쌓인 경험치로 레벨이 오르다니! 이건 기적이다. 기적.

그래. 아직 내 경기는 끝나지 않았어.

****

항상 화제를 몰고 다니는 위너스리그의 개막전부터 사건이 터져버렸다.

이번 시즌 첫 올킬이 나와 버린 것이다.

일대 파란을 일으킨 주인공은 바로 현재 가장 핫한 선수 중 한 명인 이승우였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특히 아스트로에서 올킬이 나올 줄은.

실제로 위너스리그 역사상 아스트로에서 올킬을 기록한 선수는 단 1명도 없었다.

그 전까지 최고 기록은 박현우가 기록한 3킬.

이마저 박수갈채를 받았던 기록이다. 애초에 아스트로에 대한 기대치 자체가 워낙 낮았다.

육군 타이거즈를 제외하면 항상 최하위.

사람들의 머릿속에 박혀있는 아스트로에 대한 이미지였다. 더 슬픈 건 실제로 그랬다는 것이고.

이런 팀에서 이승우가 새 역사를 써내려 간 것이다.

아스트로가 올킬을 했다는 사실 자체도 놀라웠지만 그 선수가 S1에서 방출되고 아스트로에 막 입단한 선수라는 것도 놀라웠다. 이는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구미를 확 당기는 내용이었다.

각종 사이트에선 이승우에 대한 기사를 연달아 내놓았다. S1이란 명문팀에서 6년간 2군을 전전하던 그저 그런 선수의 화려한 비상이란 제목을 달고.

****

차에 올라 탄 난 창 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아직까지 꿈만 같았다. 지금 옆에서 끊임없이 축하한다고 말해주는 팀원들이 지금 이 순간이 꿈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이렇게 팀 분위기가 밝았던 때가 언제였던가?

적어도 내가 들어온 이후엔 이보다 밝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일시적인 순위, 그리고 겨우 1경기 밖에 치르지 않은 순위이긴 하지만 현재 팀의 순위는 공동 1등이었다. 어쨌거나 팀 창단 이후 최고의 순위다. 아스트로는 라운드 첫 경기에서 단 1번도 이겨본 적이 없었다. 항상 연패를 하고 시작하는 것이 익숙해진 팀. 그 악순환을 내가 끊어냈다. 이렇게 말하니 되게 거창해보이네.

올킬.

속으로 다시 한 번 말해보았다.

내가 올킬을 할 줄이야.

욕심이 안 났다면 거짓말이지만 정말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위기가 있었어.’

운이 좋았다.

3킬을 달성 한 후 레벨업을 하지 못했다면 올킬은 커녕 이어지는 경기에서 맥없이 패배했을 것이다. 물론 맥없이 패배했다고 해도 욕은 먹지 않았을 것이다. 그 전에 신상운과 이형민을 잡아냈으니까. 더군다나 우리 팀에서 남은 카드는 전 시즌 개인리그 8강에 빛나는 현우 형. 스파키즈가 어떤 카드를 내든 충분히 승리를 할 수 있었겠지.

결과적으로 레벨 업을 통해 감소되었던 체력이 전부 회복되었기에 [날빌러], [투신]을 사용해서 6경기를 손쉽게 가져올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압도적인 패배는 내가 아닌 상대가 당하게 되었다.

‘정말 운동을 해야겠다.’

문제점을 확실히 느꼈다. 단판만 치른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승자가 연달아 경기를 펼치는 위너스리그나 다전제 를 하는 개인리그 상위라운드를 치르면 체력 문제로 곤란한 상황에 처할 듯 싶다.

‘차라리 이렇게 빨리 알아차린 것이 낫지.’

만약 개인리그 상위 라운드에서 체력 문제로 탈락이 된다면 두고두고 후회가 되었을 것이다. 체력을 높이는 방법은 2가지다.

일단 스탯을 찍는 방법과 실제로 운동을 해 체력을 높이는 방법.

난 2가지를 전부 할 생각이다.

그 사이 숙소로 돌아왔다. 팀원 전체가 개선장군마냥 어깨를 쫙 펴고 숙소 안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좋은 날 쉽게 잠들 수 없지! 오늘은 내가 한 턱 쏜다!”

오!!!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감독님 입에서 나온 폭탄 발언.

코치님들도 흐뭇한 얼굴로 우리를, 정확하게는 나를 바라보고 있다. 코치님. 너무 그렇게 뚫어져라 바라보지 마세요. 진짜 제 얼굴 뚫어집니다.

“감사합니다. 감독님!”

“역시 감독님이 최고입니다!”

모두들 기쁨에 벅차올랐다. 물론 가장 흥분한 건 감독님이셨다.

“고생했다. 그리고 진짜 잘했다.”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운? 그래. 좋았을 수도 있지. 하지만 그 운을 잡는 것도 실력이다. 운은 아무 때나 오지 않거든. 아무리 행운이 찾아와도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겐 아무 소용없어. 준비 된 자만이 그 행운을 붙잡을 수 있지. 어쨌든 정말 잘했다. 우리가 위너스리그에서 올킬을 기록할 줄이야.”

난 감독님의 말을 조용히 곱씹었다.

솔직히 조금 마음이 불편한 것도 있었다. 남들은 승리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반면 난 운 좋게 얻은 신들의 전쟁 매니저를 통해 너무나 쉽게 승리를 하는 건 아닌가 하고.

다른 선수들에게 미안한 감정도 들었는데 감독님의 말을 들으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내가 준비 된 사람이니까 그런 행운도 온 거겠지?’

그렇다고 믿고 싶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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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부분의 추천이 너무 적네요.

정말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1편부터  추천 1번씩만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근 편에 비해 연참이 있던 부분의 추천수가 차이가 날 정도로 적네요. 가슴이 아프다는..

절대 강요는 아니며 원하시는 분만 해주시면 됩니다. 귀찮으신 분들은 과감히 패스하셔도 됩니다. 안하신다고 하셔서 연재가 줄어드는 건 아니니까요. 연재는 꾸준히 계속 되빈다.

현재 추석때 연참을 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귀경길이 심심하지 않도록 재미있는 글을 쓰겠습니다.

마지막으로 skycholsky님  쏘썰중독자 lNal님 백리은님  두치와뽀꾸님 후원 감사합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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