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6 Game No. 16 남자라면 1방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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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까지 이어진 연습.
“대박!”
게임을 끝낸 난 만세를 불렀다.
정말 힘겨운 싸움이었다.
마수를 피해 용족과 환국하고만 경기를 치렀더니 조금 질린 감이 있어 래더 B의 마수와 방금 경기를 붙었다.
시작과 동시에 사용한 [날빌러].
난 [날빌러]가 알려준대로 전진 99제단을 시도했지만 제대로 된 피해를 주지 못하고 막혀버렸다.
하필 낮은 확률에 걸려버린 것이다.
시작부터 불리하게 시작 된 경기.
이대로가면 패배하는 건 당연지사였다.
그래서 난 견제에 모든 걸 걸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견제에 힘을 쓴 적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본진에 드랍 된 흑완이 마수의 일꾼을 11마리나 써는데 성공했다. 동시에 난 3번째 멀티에 성공. 살짝 기울었던 경기는 다시 평행을 이루었고 쉽게 끝낼 것 같던 상황은 다시 알 수 없는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그 후로는 나 스스로도 어떻게 플레이했는지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무아지경에 빠졌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1방 싸움에서 이겨있었고 상황은 나에게 유리하게 변해있었다.
상대도 경기를 뒤집어보려 애썼지만 너무 늦었다. 본진과 앞마당의 금광은 모두 떨어져 8이 아닌 2씩 밖에 채취되지 않았고 철 역시 채취하는 곳이 2군데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미 조합이 완성 된 용족의 병력을 무너뜨리려면 금이 많이 들어가는 고급 병력이나 물량으로 밀어붙이며 회전력으로 승부를 봐야하는데 그러기엔 전장에 남아있는 자원이 너무나 부족했다.
결국 난 상대로부터 GG를 받아내었다.
가장 약점이라 생각했던 마수전에서 이렇게 승리를 따내다니!
그 것도 대 역전극으로!
희열이 가슴 속 가득 차올랐다.
그래. 이 맛에 신들의 전쟁을 하는 것이지.
그 순간.
[상태(버프)가 생성되었습니다.]
뭐지?
그러고보니 레벨 8까지 하면서 상태에 관한 창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일단 버프라고 표시되어 있으니 좋은 것이겠지?
바로 확인해보자.
[집택신]
[같은 장소에서 20연승 달성 시 생성됩니다.]
[효과 : 집택신이 생성 된 장소에서 신들의 전쟁을 할 시 모든 능력치가 10% 증가합니다. 동시에 모든 체력이 회복되었습니다.]
“대박!”
처음으로 버프가 생성되었다.
그 것도 아주 좋은 쪽으로.
체력이 회복된다는 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모든 능력치가 10%증가 한다니! 가장 높은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 생산력은 무려 5나 증가한다. 거의 레벨업 2번 할 포인트를 모아야 증가시킬 수 있는 수치다. 정말 어마어마한 버프였다. 현재 장소인 집에서만 해당하는 버프이긴 하지만 그래도 굉장히 좋은 버프였다. 적어도 래더를 치를 땐 향상 된 능력치를 사용 할 수 있으니까.
그건 그렇고 내가 벌써 20연승이나 한건가?
지금 버프가 생성되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내가 20연승이나 했다는 건 더욱 더 놀라웠다.
잠깐만?
집택신의 설명에 따르면 한 자리에서 20연승을 하게 되면 버프가 발동한다. 만약 개인리그나 프로리그가 열리는 용산이나 문래동에서 20연승을 하게 된다면?
대박 중에 대박이다.
근데 내가 쟁쟁한 프로를 상대로 20연승을 할 수 있을까?
현재 최고 연승기록이 15연승인데?
그 것도 현재 최강의 게이머라 칭송받는 이영우의 기록.
객관적으로 내가 할 수 있을리가 만무하다. 프로 게이머들이 래더 B정도의 수준이라면 어느 정도 도전해볼만 하겠지만 말이다.
조금 냉정하게 생각하자 들떴던 마음이 다시 가라앉았다. 세상은 의욕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당장은 욕심을 버리자. 20연승에 집착하다간 모든 것을 그르칠 수도 있다. 솔직히 20연승이 뉘 집 개 이름도 아니고.
일단 욕심을 버리자.
그리고 현재 얻은 것에 만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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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난 힘껏 화이팅을 외치며 씩씩하게 집을 나섰다.
등에 매고 있는 가방엔 내 최고의 보물인 키보드와 마우스가 들어있었다.
연습을 집중해서 하다 보니 이렇게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는 걸 거의 느끼지 못했다. 어느새 OSL 예선이 오늘로 다가와 있었다.
컨디션은 좋다.
잠도 일찍 자서 체력도 빵빵하게 비축해놓았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 듯 상태창의 체력과 컨디션이 아주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 사이 레벨은 빠르게 올라 10이 되었다. 그리고 예상했던 것처럼 스킬 포인트가 하나 더 생겨났다.
현재 가지고 있는 스탯 포인트는 27개고 스킬포인트는 2개이다.
집에서 나선 난 큰 고민에 빠져있었다.
“어떻게 배분하면 좋으려나?”
바로 스탯 배분 문제 때문이었다.
오늘 예선엔 내 모든 걸 걸어야한다. 본선 무대에서 떨어지더라도 적어도 오늘 예선은 반드시 뚫어야한다. 그래서 나에게 아직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걸 보여주어야한다.
모든 걸 쏟아부어야하는 만큼 스탯 포인트 역시 여유분으로 남겨둘 수 없었다.
나의 고민은 여기서 부터 시작되었다.
과연 어느 능력치에 투자를 할 것인가?
어제 밤부터 고민을 했지만 딱히 답이 나오진 않았다.
어떤 능력치에 투자를 해야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여전히 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고 어느새 예선이 열리는 용산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래. 이게 최선이다.
난 곧바로 상태창을 켰다.
그리고 잔여 포인트를 모두 공격력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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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속도 : 56
지상 유닛 컨트롤 : 44
공중 유닛 컨트롤 : 25
생산력 : 51
공격력 : 35
수비력 : 33
시야 : 12
밸런스 : 15
반응속도 : 40
체력 :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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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였던 공격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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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속도 : 56
지상 유닛 컨트롤 : 44
공중 유닛 컨트롤 : 25
생산력 : 51
공격력 : 62
수비력 : 33
시야 : 12
밸런스 : 15
반응속도 : 40
체력 :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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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로 변했다.
그저 그런 수치를 지니고 있었던 공격력이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치 중 최고가 되어버렸다. 자. 이제 엎질러진 물이다! 후회 같은 건 하지 말자!
모든 포인트를 공격력에 투자한 건 그저 에라 모르겠다 식의 선택이 아니었다.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던 걸 실천에 옮긴 것뿐이었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스킬은 하나 [날빌러]뿐이다. 이 [날빌러]스킬은 공격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하나 뿐인 이 스킬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공격력이란 말이었다. 끝까지 고민했다.
지상유닛 컨트롤을 찍을까?
공격력을 찍을까?
둘 중 공격력을 선택한 이유는 하나였다.
지상유닛에만 영향을 주는 지상유닛 컨트롤보단 전반적인 공격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공격력이 더 나아보였기 때문이었다.
스탯 포인트를 모두 배분하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얹혔던 체증이 쑥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이참에 스킬 포인트마저 찍어버릴까?
사즉행(思卽行).
생각한 건 바로 실행한다.
누군가 그랬다. 진정한 남자는 생각한 걸 바로 실행에 옮긴다고.
난 호기롭게 스킬창을 켰다.
잔여 스킬 포인트 2개가 주인을 찾아달라고 환한 빛을 내고 있었다. 능력치와 달리 스킬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모두 [날빌러]에 투자!
이미 결정 내린 난 망설임이 없었다. 내가 봐도 참 남자답고 멋진 모습이군!
[스킬 포인트가 배분되었습니다.]
[스킬 날빌러의 숙련도가 3이 되었습니다.]
스탯과 스킬을 배분하는 순간 오늘 예선 전략도 결정되었다.
일단 올인을 한다.
그리고 또 올인을 하고 마지막으로 올인을 한다.
후퇴나 운영따윈 없다.
나에게 남은 건 오직 전진 뿐!
이미 승드셋과 몰수로더로 망가진 이미지다.
더 이상 세울 이미지도 없다. 오늘 난 날빌에 모든 걸 걸고 새하얗게 불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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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으셨다면 추천 1방 부탁드립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