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7화 (7/575)

00007  Game No. 7 경기장으로  =========================================================================

오. 드디어 우리 이야기다!

“1명은 얼마 전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나머지 1명은 아예 처음 경기에 나서는 것이고. 그렇기에 나머지 1군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적어도 6경기까지 끌고 가지 마라.”

엥? 그건 무슨 소리야?

6경기엔 내가 버티고 있는데!

“오늘 전략은 배수의 이승우다. 만약 6경기까지 끌고 간다면 최소 에결 가는 거고. 운이 나쁘면 패배다. 그러니까 6경기가 가기 전에 끝난다는 생각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이상!”

......젠장.

그런 이야기를 굳이 내가 있는 곳에서 해야 하는 건가?

내 개인의 사기는 생각도 안하는 건가?

감독님 머릿속에 나는 처음부터 패배카드였다.

이길 생각조차 하지 않는.

그저 용족 머릿수 채우기에 불과한.

몰에 찬물을 끼얹은 듯 달아올랐던 것이 싹 사라졌다.

웃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웃음이 지어지지 않는다. 아주 어색한 얼굴을 하고 있겠지. 젠장.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이런 표정은 보여주고 싶지 않다.

더군다나 형규 앞이라니.

녀석과 얼굴을 마주할 자신이 없다. 다행히 아무도 나에게 신경쓰는 사람이 없었다. 형규 조차 아무 말을 건네지 않고 다른 1군 선수들과 나갔다.

고맙다. 형규야.

네가 말을 걸어주었다면 더 비참해질 뻔 했어.

모든 사람이 회의실을 빠져나간 직 후.

난 조용히 문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다짐했다.

오늘 반드시 이기겠다고. 감독님에게 김택윤과 도재열이 아닌 이승우란 이름을 지닌 용족이 있다는 것을 각인시켜주겠다고.

****

경기장으로 가는 벤 안.

긴장으로 인해 잔뜩 굳어있는 나에게.

“형. 감독님 말 너무 신경 쓰지 마. 그냥 자극하기 위해서 한 말이니까.”

팀의 에이스인 명혁이가 말을 걸어왔다.

그래. 나도 알지. 근데 하필 그 자극을 위한 예를 든 것이 나라는 것이 신경 쓰이는거야...가 내 생각이었지만 곧이곧대로 말할 순 없었다.

“그래. 다 힘내라고 하시는 말씀이겠지.”

난 정해진 답을 내놓을 수밖에.

어쨌든 명혁이마저 나에게 신경을 써주니 고마웠다.

“맞아. 보란 듯이 2군 둘이 해결해보자!”

형규도 옆에서 거들었다. 욕을 먹은 건 나지만 본인도 욕을 먹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자기도 아직 완벽한 1군이라기보단 1군과 2군 사이에 발을 걸쳐놓았다고 판단한 듯싶다.

그래. 네 말이 맞다.

함께 보란 듯이 증명해보이자!

****

-오늘 S1은 상당히 실험적인 엔트리를 들고 왔습니다.

-그렇습니다. 얼마 전까지 2군이었던 선수를 2명이나 포함되었습니다.

-그 중 1명은 얼마전 승리를 챙겼던 임형규 선수구요. 오늘은 또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김택윤 선수와 도재열 선수가 엔트리에서 빠졌다는 점도 눈여겨볼만합니다.

-그렇습니다. 개인리그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 항상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았던 둘이거든요? 한 명이 빠지는 경우는 있어도 이렇게 둘이 빠지는 경우는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개인 사정이든 팀내 사정이든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선수 휴식 차원에서 그런 선택을 한 것인지 참 궁금합니다.

-만약 선수 휴식을 위한것이라면 정말 과감한 판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맞붙게 될 팀이 그저 그런 팀도 아닌, 현재 4위를 달리고 있는 나무 전자거든요!

-정말 도박수죠. 도박수. 통하면 대박! 안통하면 쪽박!

-과연 명장 주운 감독의 수가 통할 것인지. 이제부터 시작~합니다!

김택윤과 도재열이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솔직히 음식 먹다 탈났다고 어떻게 말 하냐? 쪽팔리게.

프로리그 최다 우승 감독인 주운 감독의 엔트리다 보니 방송국이나 다른 팀에선 선수 개인사정에 의해 빠진 것보단 팀의 전략적인 선택 쪽으로 생각했다.

경기장에 들어오니 긴장이 다시 올라왔다.

달달 떨리는 손.

“후.”

심호흡을 했다.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긴장되었다.

“자. 오늘 힘든 경기지만 이기도록 노력하자. 하나 둘 셋.”

“S1 파이팅!”

대기실에서 간단히 파이팅을 한 팀이 경기장으로 이어지는 문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나가자.

“우와.”

나는 작게 감탄했다.

TV에서만 보던 관중석과 선수석, 중계석이 한 눈에 들어왔다. TV에서만 보던 것을 실제로 보니 너무 신기했다.

“형. 거기서 뭐해? 들어가자.”

만약 형규가 끌어주지 않았다면 망부석처럼 그 자리에 꼼짝도 않고 있었을게다.

자리에 앉으니 관중석이 한 눈에 들어왔다. 수많은 관중들이 환호를 보내고 있었다. 아직 나에게 보내는 환호가 없겠지. 오늘이 지나면 나의 이름을 외치게 만들어주마!

선수석엔 먹으라고 가져다놓은 간식거리가 잔득 쌓여 있었다. 자연스레 손이 그리 갔다. 배고파서 이러는게 아냐. 초콜릿이 집중력 상승시키는데 좋아서 먹는 거지.

포장지부터 무언가 비싸 보이는 초콜릿이다. 절대 내 돈으로 살 수 없는 초콜릿. 마음같아선 몇 개 챙기고 싶었지만 1군 선수 자존심이 있지 혹 그런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 망신도 그런 망신이 없었다.

그리고 많이 먹다가 속이라도 나빠지면?

아. 상상만으로 소름 돋았어.

힘겹게 얻은 기회를 그렇게 날릴 순 없다.

그러는 사이 경기 준비가 끝났다.

첫 경기는 정명혁과 송병호의 경기.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라고 불릴 만한 경기다.

환국 2인자라 불리는 정명혁과 용족 2인자라 불리는 송병호의 맞대결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둘의 스토리는 또 있다.

정명혁과 송병호는 개인리그 결승에서 2번 만나 서로 1번씩 우승을 나눠 가진 경험이 있다.

상대 전적 거의 비슷.

그리고 가장 잘하는 종족전도 정명혁은 용족전이고 송병호는 환국전이다.

이 얼마나 환상적인 매치인가??

실제로 경기가 펼쳐지기 전부터 다시 보는 결승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었다.

사실 이 두 명이 맞붙는 건 양 팀 입장에선 손해였다.

둘 모두 확실한 1승 카드였으니까.

반대로 생각하면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2승 같은 1승이 된다.

에이스끼리의 대결.

흥분한 건 나 뿐 만이 아니었다.

-자! S1과 나무전자의 대결을 기다리신 분들 중 아마 이 경기를 기다리신 분들이 가장 많으셨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팀 입장에선 이 둘이 붙는 것이 마이너스지만 저희 중계진이나 팬 분들은 정말 바랬던 대진이거든요!

-감독님들 눈빛이 느껴지는 건 제 착각인가요? 각설하고. 두 선수 모두 상대 종족 전적이 좋습니다. 송병호 선수는 환국전 최근 10경기가 무려 8승 2패입니다. 정명혁 선수 역시 7승 3패로 크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로 그러한 점이 이번 대결을 더욱 더 흥미롭게 해주는 점이죠.

-선수들 준비 끝났나요? 그럼 이제 오늘 프로리그의 첫 번째 경기 시작! 하겠습니다!

해설자들의 힘찬 외침이 끝나는 순간.

-와아아아아!

-하나. 둘. 셋. 정명혁 화이팅!

-하나. 둘. 셋. 송병호 파이티이이이이잉!!

-워워.

-호오!!!

팬들의 함성이 공간을 가득 메웠다. 어찌나 큰지 순간 움찔 놀랐을 정도다. 확실히 목소리는 송병호가 정명혁 선수보다 크다. 둘 모두 1회 우승자긴 했지만 인기는 송병호가 더 높았다. 사실 남자 팬의 숫자만 따졌을 때 송병호 선수보다 팬이 많은 선수는 없다. 현역 프로 게이머 중 가장 큰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이제운이나 김택윤 조차 남자 팬 숫자로는 송병호를 넘볼 수 없을 정도였다.

어느 순간 송병호는 남자 팬들의 우상으로 변해있었다.

경기는 무난하게 흘러갔다.

정확히 말하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로 서로 완벽한 정찰을 해냈다. 상대가 모른 상태라면 모를까 알고 있는 상태라면 전략을 쉽게 걸 수 없다.

어느 덧 경기 시간은 30분을 넘어갔고 치열한 전투가 계속해서 이뤄졌다.

서로 밀고 밀리는 접전을 벌인 끝에 송병호의 GG로 경기가 마무리 되었다.

송병호가 아쉬운 얼굴로 고개를 푹 숙였고 정명혁이 잔뜩 상기 된 얼굴로 부스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감독님을 비롯 한 코치, 팀원들과 하이파이브!

나도 여기에 은근 슬쩍 꼈다.

내가 이긴 건 아니지만 마치 내가 이긴 것처럼 뿌듯하구나!

“좋았어. 이대로 가는 거야.”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주운 감독님의 얼굴에도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사라졌다. 에이스 대결에서 이겼다. 이는 꽤나 많은 걸 가져다준다. 단순한 1승이 아닌 상대 에이스 제거로 함께 한 것이다.

이는 나무전자도 느끼고 있었다.

이스포츠 유일한 여감독인 이여름 감독님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여자 감독이라고 무시하면 큰 코 다친다.

선수 시절 종종 절정의 기량을 발휘하는 남자 선수를 잡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지녔으며 감독으로 전향한 후에도 프로리그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감독이 바로 이여름 감독님이었다.

그렇기에 아직 승리를 점치기엔 이르다.

또한 나무전자엔 아직 허영우가 남아있었다.

허영우는 송병호와 함께 나무전자의 용족 라인을 이끌고 있는 에이스 중에 에이스이다. 아직 우승 경력이 없지만 준우승 2번을 경험한 실력자 중에 실력자였다.

우리 팀에 도택 라인이 있다면 나무전자엔 뱅허 라인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그들은 뛰어난 실력을 자랑했다.

“자. 이번에도 이겨서 2:0으로 나가자!”

아쉽게도 감독님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어진 2경기에 출전한 허영우가 어현수를 상대로 가볍게 승리를 따냈다.

============================ 작품 후기 ============================

재미있으셨다면 추천 1방 부탁드립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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