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2
도수는 매디 보웬에게 자료를 넘겼다. 거기까지가 도수가 할 일이었다. 그는 돌아가는 상황을 끝까지 지켜보지 않고 아버지와 같이 한국으로 돌아갔다. 물론, 엘 파소에 파견됐던 팀원들도 함께였다.
천하대병원.
이사장은 도수와 이찬, 그리고 엘 파소 팀과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수고 많았다.”
이사장이 이찬을 훑었다.
“…이 선생도.”
이찬이 살짝 고개를 숙였다. 그는 한국에 들어온 즉시 천하대병원에서 근무하게 된 참이었다. 직급은 따로 배정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 점을 생각했는지 이사장이 넌지시 말했다.
“이 선생을 차기 이사장 후보로 생각 중이야.”
엘 파소 팀은 물론 도수도 깜짝 놀랐다. 천하대병원에서 근무한 경력이 없는 이찬을 후임자로 생각한 것도 놀라웠지만, 이런 중대 사안을 식사 자리에서 제안할 줄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저는 경영에 대해 잘 모릅니다.”
“준비 기간이 필요하겠지.”
“천하대에서 근무한 적도 없습니다.”
“나를 비롯해서 도울 사람은 많네.”
“…….”
한숨을 내쉰 이사장이 말을 이었다.
“나도 슬슬 퇴임 준비를 해야 하는 처지야. B&W 일도 잘 해결이 될 것 같고… 원래 이도수 선생을 적임자로 생각했지만 본인이 생각 없는 것 같으니.”
“맞아요.”
도수가 뻔뻔하게 대답했다. 그는 현장이 좋았다. 현장에 있을 때 살아 있음을 느낀다. 책상머리에 앉아서 골머리를 싸매는 것은 전혀 그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걸 알면서도 이사장은 미련을 완전히 버리지 못했다.
“이도수 선생 명성과 실력이면 우리 병원을 세계 최고로 만들 수도 있을 텐데 말이야.”
세계 최고라니 너무 허무맹랑하다고?
아니.
도수의 명망은 이미 세계적으로 퍼져 있었다. 라크리마 전쟁터에서 미국의 영웅으로 떠올랐고 한국에선 압도적인 실력으로 의료 활동을 해왔다. 일본에서 목숨 걸고 쓰나미로 인한 인명 피해를 최소화시켰으며 미국과 멕시코에선 마약 카르텔과 B&W의 비리를 밝혀냈다. 이렇게 정리해도 일부에 불과했다. 그 모든 순간 도수는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사람을 살렸으며, 이런 행보가 하나하나 쌓여 전쟁을 멈추고 재앙을 막고 수천수만의 인명을 구했다.
일개 의사가 한 적 없는 일이었다. 일개 의사가 할 수 있다고 생각조차 들지 않는 어마어마한 일이었다. 그는 더 이상 ‘의인’이나 ‘의사’라는 말보단 ‘영웅’이란 말이 어울리는 사람이 됐다.
이곳에 자리해 있는 모두가 그걸 알고 있었다. 심지어 엘 파소 팀은 그런 도수와 매 순간 함께해 왔다. 그들은 도수가 기꺼이 이사장의 제안을 받아들이길 내심 바랐지만, 도수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제가 있을 곳은 현장입니다. 제가 했던 일들은 모두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일들입니다.”
이사장은 말없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 역시 깊은 연륜과 지혜를 가진 사람. 도수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모르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히 할 점이 하나는 있었다.
“더는 곤란해. 앞으로도 그렇게 살다간 제 명을 지키지 못할 거야.”
쐐기를 박는 듯한 표정이었다.
아버지 이찬 역시 거들었다.
“…내 생각도 같다. 네가 한 일들을 듣고 놀라웠다. 자랑스럽고 기뻤지. 하지만 그러면서도 가슴이 무너졌다. 네가 우리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아서. 우리가 그렇게 살아서… 그걸 보고 너도 그렇게 여기저기 환자를 찾아다니며 떠돌이로 산 것 같아서 말이다.”
“아뇨.”
도수가 고개를 저었다.
“두 분 말씀처럼 앞으론 중증외상센터에 집중할 생각이에요. 하지만 전 언제든 또 환자가 있는 어딘가로 가야할 일이 생긴다면 망설이지 않을 겁니다. 지금껏 이렇게 살며 확신할 수 있었어요. 이게 제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이란 걸.”
“…….”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으로 던진 말도 아니다. 담담하고 차분한 어조로 밝힌 신념이지만 그래서 더 말릴 수 없었다. 단순히 뜨겁게 타오르다 번 아웃될 단발성 의지가 아닌, 지속성이 있는 고집이다. 아마 도수는 다시 한번 인생에 큰일을 겪지 않는 이상 바뀌지 않을 터였다. 남들은 한 차례 겪기 힘든 풍파를 달고 살면서도 바뀌지 않은 의지인데, 그 누구의 의견이 의지를 흔들 수 있을까.
이를 모두가 알고 있었다.
정적을 깬 것은 의외로 강미소였다.
“후, 역시 대단해요.”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
그러자 강미소가 머쓱하게 말했다.
“그렇잖아요. 저희 팀 모두 센터장님을 보고 의료 활동을 해왔어요. 센터장님이 그 자리에 계신 이상 우리 같은 의사들이 계속 생겨나겠죠.”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해내는 사람은 그것만으로도 강력한 리더십을 갖게 된다. 그리고 동류의 사람들을 계속 파생해 낸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세상이 변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아사다 류타로 역시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저도 일본으로 돌아갈 일정을 잡아놨지만, 앞으로도 어떤 일이든 닥터 리의 일이라면 두 손, 두 발 벗고 도울 겁니다. 제가 일본으로 돌아가서 의료 활동에 전념하겠다고 마음먹은 건, 닥터 리에게서 본 의료인으로서의 신념을 보다 널리 전파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일본 최고의 흉부외과 권위자마저 인정했다. 그 말을 들은 이사장은 난처한 미소를 띠며 이찬을 보았다. 이찬 역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도 웃고 있었다. 도수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두 사람의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들 역시 의사가 되고자 마음먹고 살아가면서 늘 꿈꿔왔던 삶을 자신의 손자, 그리고 아들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가족이라면 걱정이 된다. 어떻게든 뜯어말리고 싶은 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저 안전하게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손이 닿는 환자들만 하루 한 명, 두 명 받아가면서 충실하게 살라고. 그게 너와 가족을 위한 길이라고 설득하고 싶었다.
문제는 그 반대편에서 솟는 마음이다. 같은 의사이기에 인정하고 이해할 수밖에 없는, 말리고 싶으면서도 말리고 싶지 않은 기분. 신념도 이 정도 되면 설득을 포기하고 힘껏 밀어주게 된다.
도수는 스스로 보여줬으니까.
행동으로 그들의 마음을 돌린 셈이다.
“결국 원점이로구만.”
이사장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어쩐지 후련한 얼굴이었다. 도수는 다시 천하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으로서 며칠 전에 있던 자리에 가서 환자를 살릴 테고, 자신은 이사장으로 돌아갈 것이다. 엘 파소 팀도 자신이 있던 자리로 갈 터였다.
그래도, 변화는 있었다.
도수는 세상을 조금씩 바꾸고 있었고 엘 파소 팀은 의사로서의 신념을 구축해 가고 있었으며 사위 이찬은 살아서 돌아왔다.
이렇게 조금씩 변화해 나가는 것이다.
전진하는 것이다.
이사장은 여전히 미소 띤 채로 눈을 지그시 감았다.
‘보고 있니.’
유독 딸이 보고 싶어지는 저녁이었다.
***
TV에선 연일 B&W와 관련된 뉴스가 보도되고 있었다. 전 세계 어디서나 그건 같았다. 새삼 B&W가 세상에 끼치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 전까지 어떻게든 상황을 무마시키려던 B&W는 카르텔과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면서 회장을 비롯한 핵심 간부들이 구속됐다.
회사 자체가 문을 닫았다.
B&W의 제품을 쓰던 전 세계의 병원들이 피해를 입었다. 사람들은 병원 앞에서 시위를 했다. 전 세계 의료학계가 크나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그로 인해 긍정적인 반향도 있었다.
병원들은 그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던 정보들을 공공연히 게시했다. 각 병원들만의 치료 매뉴얼, 약품, 제조사, 약물에 대한 부작용이나 효능까지 환자라면 누구나 보고 대처할 수 있도록 투명한 자료를 만들어서 공표했다. 또한 환자들에게 그때그때 치료 과정을 자세히 작성해 줌으로써 만약 문제가 생겼을 시 증거 자료로 쓸 수 있게끔 제공해 주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마치 의례처럼, 도처에 산재한 모든 병원들에 검열이 들어갔다. 그동안의 의료 사고와 의료 기록들이 다시 한번 조명되며 재검토를 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한 번에 세계 의료계의 잘못된 관행이나 일반인들이 느끼는 의료 지식 간의 장벽이 단번에 개선되진 않을 터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의미는 충분했다.
치열한 만큼 놀랍도록 결속력이 뛰어난 의사 사회에 경종이 울린 것이다. 그들은 더 이상 의료 사고나 의료 서비스상 문제에 있어 은폐할 수 없게 됐다.
천하대병원도 이번 파장을 견뎌야 하는 병원 중 한 곳이었지만, 이는 이사장이 원하던 일이기도 했다. 그들은 기꺼이 조사에 응하고, 간과했던 문제점에 대해선 책임을 지기로 했다.
***
한편 도수는 365일 병원을 떠나지 못하는 삶 속으로 돌아갔다. 그가 원하던 삶이기도 했다. 매일 환자를 만나고, 치료하고, 관리했다.
간호사들 중에는 도수더러 천하대병원의 지박령이라고 하는 이들까지 있었다.
그만큼 도수를 찾는 환자는 많았다.
세계적인 영웅 의사가 대한민국 서울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단점이 있다면 의료비는 같은데 급한 환자들부터 처리한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정말 위급하지 않은 환자는 기다려도, 기다려도 순번이 오지 않는 경우가 발생했다. 그 대상이 된 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 항의했지만 이를 문제 삼을 수 없었다.
첫째, 천하대병원 자체적으로 중증외상센터에 쏟아지는 부당한 컨플레인들은 걸러냈으며.
둘째, 치료 순번이 밀리는 환자가 있다면 정말 도수의 손을 통해 치료받는 정말 위급한 환자들이 더 많았고.
셋째, 그들로 하여금 도수의 명성은 나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고인물은 썩기 마련이고 신성은 반짝하다 사라지기 마련이다. 활동하지 않는다면 그렇다. 도수 역시 의료 활동에만 전념할 뿐 공식 석상이나 행사에는 참여하길 꺼렸다. 그는 자신이 아무리 그런 곳에 참가해서 목소리를 높인다 해도 당장 변하는 게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변할 일은 때가 되면 변한다.
그저 사람들이 잘못된 의료 제도나 관행, 의료 정책에 피해를 보고 있을 때만 매디 보웬이나 언론사를 통해 간단한 인터뷰 몇 줄 내보냈을 뿐이다.
그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가졌다.
도수는 그만한 힘이 있었고.
그만한 영향력이 있었다.
그렇기에 굳이 나서지 않아도 계속 반짝이고 더 높은 곳을 향해 흘렀다.
물론 점점 높아지는 위상에도.
도수의 일상에 변한 건 없었다.
“센터장님!”
“맥이 거의 안 잡힙니다!”
방금 수술을 마치고 나왔는데 또 두 명의 환자가 더 실려왔다.
모든 의료진들이 얼굴색이 하얗게 질린 채 도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직 도수만, 침착하게 대응했다.
“빈 수술방은?”
“1번, 4번, 12번, 16번 수술방 비어 있습니다!”
도수는 네 명의 환자들을 한 명씩 찍어가며 말했다.
“1번, 4번, 12번, 16번.”
급한 순서다.
샤아아아아아아아.
도수는 투시력을 극한까지 끌어 올리고 있었다. 구슬땀이 흘렀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극한의 투시력을 쓰고 있음에도 이젠 제법 오래 버틸 수 있었다. 어차피 환자가 들어오는 이상, 투시력을 더는 쓰지 못할 정도로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그는 멈추지 않을 터였다.
“수술방 올려요. 차례로 수술합니다.”
그리곤 덧붙였다.
“타이머 재세요. 1번 15분. 2번 8분… 12번 20분, 16번 환자는 그때까지 상태 보고 수술 결정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중증외상센터 의료진들은 이미 눈빛만 봐도 서로의 속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호흡을 맞춰왔기에 아무런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이런 골든아워 상황에선 1분, 1초가 환자의 생명을 결정짓는다. ‘왜 검사를 안 합니까?’, ‘이 환자보다 저 환자를 수술하는 게 좋겠습니다’는 등 반대의견을 내는 사람은 없었다. 중증외상센터 특성상, 외상센터 인력들뿐만 아니라 다른 과 인력들과 함께 손발을 맞출 일이 많았다. 그러나 그들 역시 도수의 실력에는 아무런 의심을 품지 않았다. 그렇기에 어느 병원에서의 어떤 상황보다 빠른 대처가 가능했다.
드르르르르르륵!
침대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도수는 강미소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다.
“센터장님, 괜찮으세요?”
강미소가 묻자 도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렇죠.”
“항상 피곤하시죠.”
“그건 다 똑같잖습니까.”
“그건 그렇죠.”
실실 웃은 강미소가 물었다.
“근데 여자친구는 안 사귀세요?”
“강 선생이 연애해 주게요?”
“에이, 무슨 그런 말씀을.”
강미소가 미간을 찌푸렸다.
“너무 바쁘잖아요. 센터장님이 젊고 매력 넘치긴 하지만 1년 365일 24시간 환자 생각만 하는데 어떤 여자가 좋아해요?”
피식 웃은 도수가 말했다.
“이래봬도 얼마 전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인’에 올랐는데.”
“영향력은 있으시죠.”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10위’에도 실렸더라고요.”
“일할 땐 인정.”
“근데 ‘결혼하고 싶은 남자 10위’에는 못 올랐어요.”
“하하하.”
강미소가 웃음을 터뜨렸다.
도수가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강 선생도 웃을 때가 아닌 것 같은데.”
“저 인기 많거든요?”
“그렇다고 칩시다.”
“그런데요.”
“……?”
“수술 들어가는데 너무 긴장감 없는 거 아녜요?”
“그럴 리가요.”
도수는 고개를 저었다. 이런 이야기는 잠시라도 긴장감을 풀기 위한 목적으로 나누는 법이다. 물론 환자 목숨이 경각에 달린 수술을 앞두고는 절대 이런 농담을 주고받지 못한다. 이번 역시 누가 보면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들이었지만.
도수의 생각은 달랐다.
“전부 살릴 겁니다.”
충분히 살릴 수 있다.
그렇게 다짐하는 순간 눈빛이 달라졌다.
강미소는 그 차가운 눈빛을 믿었다.
심연 깊은 곳에 이글거리고 있는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드르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도수와 강미소가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로 수술방 앞에 섰다. 도수는 ‘후우’ 숨을 들이쉬곤 안으로 진입했다. 언제나 같은 환경을 유지하는 수술실이지만 매번 느낌이 달랐다. 긴장감이 전신을 휘감으며 체내에 존재하는 모든 신경이 곤두섰다.
‘살린다.’
물론 인명은 제천이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최선을 다하는 것뿐.
그러나 언제부턴가 판단이 서고 있었다.
감히 환자의 생사 여부를 속단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는데도, 투시력과 수도 없이 반복되는 수술로 쌓인 경험이 어떤 상황도 넘어설 수 있는 기지를 선물해 주었다.
샤아아아아아아아아.
환자 곁에 붙어선 도수가 투시력을 쓰며 손을 내밀었다.
삑. 삑. 삑. 삑.
환자의 심장박동과 더불어 도수의 심장이 뛰었다. 환자 몸속에 뻗어 있는 혈관, 신경, 장기의 모든 조직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그 모든 정보와 감각이 동화된 순간.
도수가 손을 뻗었다.
“칼.”
어떤 변수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두려움은 없었다.
그는 이 순간에 완전히 몰입했다.
천 번, 만 번 수술을 하고 수많은 환자를 봐도 결국 의사한테 환자는 한 명뿐.
지금 내 눈앞에 누워 있는 환자뿐이다.
의사의 칼끝에, 그 환자의 가족과 생명과 미래가 달려 있었다.
도수는 그 책임감이 예리하게 빗어낸 날 끝을 주시하며 메스를 내리그었다.
지이익.
피가 흐르고.
다시, 수술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