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미터라······. 그 정도 거리라면 용접으로 인해 특별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폭죽(연화류)의 폭발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전생에서 사고를 조사한 검사관도 용접이 폭발에 영향을 주진 않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찬스 인터내셔널 화물의 위치가 문제였다.
적부 계획서로 확인한 찬스 인터내셔널사의 컨테이너 중 몇 개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던 것이다.
운송 주선인인 찬스 인터내셔널에서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이 컨테이너들에 실린 화물은 폭죽(연화류)과 같은 1등급 위험 화물이 아니었다.
크기가 크지 않은 기계나 전자 장비로 기재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제출한 정보를 온전히 믿을 수는 없었다.
화물의 정체를 정확히 파악하기 전까지는 일단 용접을 못 하게 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어떻게?’
수리 작업을 못 하게 할 방법이 필요했다.
수리 작업은 이희영 선장이 직접 지시한 작업.
무턱대고 작업을 중단시키면 일등 항해사에 불과한 내가 이희영 선장의 권한을 침범한 것으로 보일지도 몰랐다.
이들을 설득할 명분이 필요했다.
과거 삼등 항해사 시절과는 달랐다.
이번 항차를 마치고 승선 생활을 그만둘 계획이니 이제는 사내 평판도 중요한 시점이기도 했다.
게다가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들을 겪으면서 나를 시기 질투하는 사람들도 하나둘 늘어나고 있었다.
주변을 통해 이런저런 소문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신경을 전혀 쓰지 않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음······.”
고민이 계속되자 나도 모르게 짧은 신음 소리를 흘렸다.
유난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의 얼굴을 유심히 살피고 있던 이희영 선장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일항사, 무슨 문제가 있나?”
이희영 선장의 표정은 어딘지 모르게 살짝 긴장한 표정.
그 이유는 자명했다.
이희영 선장은 내가 이 배에 승선한 이후로 항상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이희영 선장을 안심시키기 위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 네 선장님, 다른 게 아니고 잘못하면 절차를 위반한 걸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뭐? 절차 위반?”
“네, 그렇습니다.”
이희영 선장은 나의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용접 작업같이 위험한 작업을 할 때는 조심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음, 뭐 그렇긴 한데. 절차 위반이라면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건가?”
“위험 화물이 적재된 구획실에서는 수리 작업을 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까?”
“음, 장보고 일항사 말은 IMDG Code를 말하는 것 같은데···.”
이희영 선장이 고개를 갸웃하더니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기 시작했다. 나의 의뭉스러운 의도를 확인하려는 눈빛.
장보고 일등 항해사가 이걸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이희영 선장이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의 표정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IMDG Code는 선박의 제1급 위험 화물이 적재된 구획실에서는 수리 작업을 절대로 하지 말도록 요구하고 있었다.
그리고 위험 화물이 적재된 곳과 인접한 구역에서 수리 작업을 행할 경우에는 특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용접, 소각, 절단 또는 리베팅같이 불, 화염, 스파크 또는 아크를 발생시키는 도구의 사용이 요구되는 작업은 비상 상황이나 항만 내에서는 항만 당국의 허가를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 소화 장비가 갖추어진 기관 구역 및 작업장을 제외한 어떤 구역에서도 실시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이러한 규칙은 상선을 타는 항해사들이라면 누구나 숙지하고 있는 내용이다.
이희영 선장이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장보고 일항사, IMDG Code에서 금지하고 있는 것은 위험 화물이 적재된 구획실에서의 수리 작업 아닌가?”
이희영 선장이 예리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역시 선장님은 호락호락하지 않네.’
나는 양손을 들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선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어?”
내가 순순히 인정하자 오히려 당황한 사람은 이희영 선장이었다. 저놈이 저렇게 순순히 인정할 리가 없는데라는 표정.
“선장님.”
“음?”
“흐흐흐, 제 말은 IMDG Code에 한정하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뭐?”
이희영 선장은 마치 불의의 일격이라도 당한 사람처럼 살짝 얼굴을 붉혔다.
아이고, 우리 선장님!
아무리 베테랑 선원이라고 해도 놓치기 쉬운 부분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부끄러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해신해운과 같이 국제 항행을 하는 외항 선박에 승선하는 선원들은 IMDG Code와 같은 국제 규범에 익숙하다.
외항선에서 평생 승선 생활을 한 이희영 선장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국제해사기구에 만든 국제 규범들이 생생하게 떠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런 외항선의 선원들이 오히려 소홀하기 쉬운 부분도 있다.
그건 바로 국내 법규였다.
아무래도 국제 항행을 하는 선박에 탑승하다 보니 국내법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기 쉬운 환경이었다.
하지만 국적 선사인 해신해운이 운항하는 “발키리”호는 우리나라의 국내법이 적용되는 선박이다. IMDG Code뿐만 아니라 국내법을 지킬 의무도 있다는 뜻이었다.
문제는 위험 화물 처리 규칙에 관해 두 규범이 다소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나는 이희영 선장을 바라보며 슬며시 웃었다.
그는 나의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그의 억울한 표정을 뒤로하고 나는 말을 이어갔다.
“선장님, 혹시 우리나라 「선박안전법)」 위험물 등의 운송 등에 관한 규정 기억나십니까?
찬스 인터내셔널 (2)
-컨테이너선 M.V “발키리”호의 선교(브릿지)
“선박안전법?”
반문을 하는 이희영 선장은 애써 무표정한 표정을 유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었다.
‘생뚱맞은 소리였지만 장보고 일항사가 쓸데없는 소리를 할 리는 없는데.’
이희영 선장이 눈동자를 이리저리 열심히 굴리기 시작했지만 마땅히 기억나는 내용이 없는 게 분명했다.
그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고 했지만 작은 표정 변화도 관찰할 수 있는 나는 이희영 선장이 당황했다는 것을 바로 구분해 낼 수 있었다.
사실 이희영 선장의 이런 반응은 당연한 일이었다.
아무리 베테랑 선장이라고 해도 수많은 국내 해사법규의 조항들 하나하나까지 전부 외우고 있을 수는 없질 않은가?
해기사들이 자격시험을 준비할 때 관련 법규에 대한 공부를 하지만 실무에서 사용하지 않으면 금세 잊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특히 외항선을 주로 승선하는 선원들에게는 국제 규범이 더 친숙할 수밖에 없는 사정도 있다.
물론 예외도 있다.
나 같은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 내가 괜히 해신해운의 천재 항해사로 불리는 게 아니었다.
“선장님, 제가 최근에 폭발 사고에 관심이 좀 생겨서요. 관련 규정을 좀 찾아봤습니다.”
“장보고 일항사가 폭발 사고에 관심이 많다고? 그건 금시초문인데?”
“으흐흠!”
나는 괜스레 헛기침을 크게 한 후 말을 이어갔다.
“사실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습니다.”
“으음, 그래?”
“네, 몇 년 전에 우리나라 국적 선사인 BK 해운이 운항하던 BK 펜실베니아호가 운항 도중에 화재가 발생한 사건이 있질 않았습니까?”
“BK 펜실베니아호라···.”
이희영 선장이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BK 펜실베이나호 화재 사건’은 우리나라 국적 선사들이 운항하는 선박에서 발생한 최악의 사건 중 하나. 이희영 선장과 같은 해기사 입장에서는 상상하기도 싫은 끔찍한 사고였다.
“BK 펜실베니아”호 화재 사건은 2002년 11월경 4,5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인 “BK 펜실베니아”호에서 운항 도중 화재가 발생한 사건으로 싱가포르에서 스리랑카 인근 해역을 지나던 중 선내에 실린 폭죽 등에 불이 붙으면서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
이 폭발 사고로 당시 선원 총 21명 중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었으며 선체가 심하게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물론 전생에서는 “발키리”호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하면서 최악의 사고라는 오명을 대신 차지하게 된다.
“그런데 장보고 일항사, 폭발 사고와 선박안전법이 무슨 상관인가?”
“네, 선박안전법 규정과 IMGD 코드(Code)에 차이가 좀 있어서요. 해당 사건에서도 관련 부분에 대한 지적이 좀 있었습니다.”
“으음?”
선박안전법은 국제 규범을 국내법으로 수용해서 입법화한 법률이기 때문에 보통 선원들은 두 규범이 차이가 없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는 규정이지만 이희영 선장이 말하는 IMGD 코드(Code)와 선박안전법의 조문은 미세한 차이가 있다.
나는 옆에서 호기심 어린 눈으로 우리의 대화를 바라보고 있던 이대성 삼항사를 호출했다.
“삼항사.”
“네, 일항사님.”
“IMDG 코드(Code)에 따르면 제1급 위험 화물이 적재된 경우 주의해야 될 점들이 뭐가 있지?”
사람들이 시선이 이대성 삼항사를 향했다.
이대성 삼항사가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감 없는 목소리로 대답을 이어갔다.
“어, 그, 1급 화물이 실린 경우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비상 상황 등의 경우가 아니면 용접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는 대답을 마친 후 슬며시 고개를 돌려 나의 표정을 살폈다.
“흐흐흐. 이거 삼항사라고 대접해줬더니 그새 공부를 소홀히 했구나.”
“네?”
“방금 삼항사가 한 대답은 위험 화물의 인접 구역에서 수리 작업을 하는 경우에 대한 설명이지. IMDG 코드(Code)에 따르면 제1급 화물이 적재된 구획실에서는 수리 작업을 절대로 하면 안 된다네. 나중에 규정집을 한번 확인해 보도록.”
“아! 네, 알겠습니다.”
이대성 삼항사가 이제야 기억이 난 듯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나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선박안전법은 IMDG 코드(Code)의 내용과 살짝 다릅니다.”
“음?”
“선박안전법은 화약류를 적재 또는 저장한 선박에서는 공사〔용접, 리벳트타(打), 기타 불꽃 또는 발열을 수반하는 공사를 말한다. 이하 같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나는 또다시 이대성 삼항사를 지목했다.
‘흐흐흐. 미안하지만 희생양으로 삼을 사람은 이곳에 너밖에 없구나.’
“이대성 삼항사.”
“네? 네!”
“두 규정의 차이점을 알겠나?”
“음···.”
이대성 삼항사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장고하기 시작했다.
“아! 알 것 같습니다. 일항사님!”
“오? 그래?”
“네, IMDG 코드(Code)는 제1급 위험 화물이 실린 경우 구획실에서 수리 작업을 못 하게 하는 것이고 선박안전법은 선박 전체에서 못 하게 하는 것 아닙니까?”
“오!”
나는 손을 들어 올려 이대성 삼항사의 어깨를 살짝 두들겼다. 그의 말이 정답이었기 때문이다. 칭찬을 들은 이대성 삼항사가 살짝 얼굴을 붉혔다.
국제해사기구의 IMDG 코드(Code)는, 제1급 화물이 적재된 구획실에는 화재 탐지 장치의 설치를 요구하고 있고, 제1급 화물이 적재된 구획실에서는 수리 작업을 절대로 하지 말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인접한 구역에서 수리 작업을 행할 경우에는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비상시 및 항만 내에서는 항만 당국의 허가를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 용접, 소각, 절단 또는 리베팅같이 불, 화염, 스파크 또는 아크를 발생시키는 도구의 사용이 요구되는 작업은 소화 장비가 갖추어진 기관 구역 및 작업장을 제외한 어떤 구역에서도 실시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선박안전법)」의 내용과는 좀 차이가 있었다.
우리나라 선박안전법은 제16조의 2조에서 위험물 등의 운송 등에 관해 정하고 있는데, 이 조문에 따라 제정된 것이 「위험물 선박운송 및 저장규칙」이다.
이 규칙 제 5조는 화약류를 적재 또는 저장한 선박에서는 공사〔용접, 리벳트타(打), 기타 불꽃 또는 발열을 수반하는 공사를 말한다. 이하 같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양 규정의 차이점은 IMDG 코드(Code)는 제1급 화물이 적재된 구획실에서 수리 작업을 금지하지만, 우리나라 법규인「위험물 선박운송 및 저장규칙」은 화약류를 적재 또는 저장한 선박에서는 용접 공사나 기타 불꽃 또는 발열을 수반하는 공사를 금지한다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면 이대성 삼항사가 지적한 것처럼 IMDG 코드(Code)의 규정이 금지하는 것은 위험물이 적재된 구획실에서의 용접이지만 우리나라의 법규는 용접과 같이 위험한 공사는 일절 금지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법이 국제 규칙보다 떠 빡세게 화기 작업을 금지한다는 뜻이지.’
나와 이대성 삼항사의 대화를 듣고 있던 이희영 선장이 호기심 어린 표정을 나에게 질문했다.
“으음, 그럼 장보고 일항사.”
“네, 선장님.”
“일항사의 말은 이 선박에 아직도 위험 화물이 적재되어 있다는 말인가?”
‘빙고!’
역시 이희영 선장답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짐작해 냈다.
“맞습니다. 선장님.”
“......!”
“IMDG 코드(Code)의 규정은 위험물이 적재된 구획실에서의 작업을 금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규칙의 규정은 용접과 같은 공사는 일절 금지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국제 규칙보다 빡세게 화기 작업을 금지한다는 뜻입니다.”
“으음.”
“제1급 위험물을 적재한 선박에서 용접 작업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상태로 수리 작업을 하면 선박안전법을 위반한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의 말을 들은 이희영 선장이 손을 들어 올려 턱을 쥐었다. 그가 고민할 때 나오는 자세.
“그런데, 일항사 싱가포르에서 위험 화물을 다 하역한 게 아니었나?”
“위험 화물로 신고된 컨테이너 중에 절차를 지키지 않은 화물들은 전부 내렸습니다.”
“음? 그럼 위험 화물을 전부 하역했으니 문제가 없는 거 아닌가?”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무슨 문제?”
“사실 제가 싱가포르 항구에서 위험 화물을 선적했던 업체인 월드로지스틱스에 대한 뒷조사를 좀 했습니다.”
“뭐? 뒷조사를 했다고?”
“네, 싱가포르에 있는 물류업계 지인들에게 도움을 좀 요청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가 문제가 많은 회사더군요. 이름을 바꿔서 운영하는 또 다른 업체가 있었습니다.”
“뭐? 무슨 소리야 그게?”
“찬스 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입니다. 찬스 인터내셔널은 월드로지스틱스를 운영하는 사람이 다른 회사명으로 운영하는 동일한 회사라고 합니다.”
“으으음, 그럼 우리 배에도?”
“네, 선장님, 맞습니다. 지금 우리 배에는 찬스 인터내셔널에서 선적한 컨테이너가 50개 가까이 실려 있습니다.”
“뭐!”
이희영 선장이 깜짝 놀라 얼굴을 붉히며 소리를 크게 질렀다.
이대성 삼항사도 긴장한 표정으로 나에게 다가와 물었다.
“일항사님, 그럼 그 컨테이너들이 전부 위험 화물이라는 뜻입니까?”
“그건 아니야. 신고된 내용은 기계류이거나 작은 전자 제품이더군. 하지만 운송료를 아끼려고 화물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화물이 있을 수 있다는 거지.”
나의 말에 이곳에 모인 이희영 선장, 이대성 삼등 항해사, 갑판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컨테이너 화물이라고 하더라도 화물의 종류에 따라 운임(운송료)의 차이가 있다. 위험 화물일수록 운임이 비싼 것은 당연한 이치.
운임을 적게 내기 위해서 정확하게 신고하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찬스 인터내셔널의 화물에 위험 화물이 없다는 확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이희영 선장이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일항사 이제 어떻게 할 계획인가?”
“일단, 찬스 인터내셔널에서 선적한 화물들에 대한 전수 조사를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내용물까지 확인해야 한다는 뜻인가?”
“네.”
“실(seal)을 뜯자는 뜻인가?”
“네, 선장님. 맞습니다.”
이희영 선장이 나의 진지한 표정을 바라보더니 다시 한 번 고민을 시작했다.
이희영 선장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