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해. 꼬셔. 꼬셔서 섹스를 하든 뭘 하든, 약혼식에만 못 오게 해.” “.......” “약혼식만 딱 깨 주면, 내가 책임지고 정은수 너한테 밀어줄게.” 10년이었다. 열네 살에 처음 본 정은수를 마음속에 품고 지낸 것이. “밀어주고 자시고 다 필요 없으니까, 정은수 유학이나 보내 줘.” 첫사랑의 자유를 위해 차태건은 제 양심과 26년간 지켜온 동정을 내던지기로 했다. 그리고 제 고용주이자 절친 정윤오의 약혼녀, 설은하를 유혹하기로 했다. “너 되게 마음에 든다. 몸도 좋고, 솔직하고.” “다행이네.” 상대는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든 쉬운 여자라는 은하. “나 정은수 좋아하는 거 맞아. 근데 이제 그만하려고. 어차피 안 될 거 알거든.” “.......” “잊을 수 있게 네가 도와줘.” “내가? 어떻게?” “섹스하자. 너 약혼하기 전까지만.” “......재밌네.” 그러나 은하를 알아 가면 알아 갈수록, 태건은 속절없이 은하에게 빠져드는데....... “그래도 돼? 진짜 내가 너 크게 한 번 속여 먹어도 돼?” “할 수 있으면. 나중에 걸리더라도 한 번은 봐줄게.” “그래, 고마워. 약속 꼭 지켜야 해?” 거짓으로 시작하고 기만이 넘치는 관계에 해피엔딩이란 존재할 수 있을까. 라이 앤 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