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어차피 평생 약 달고 사는 병이다. 움직여야 좀 낫지."
베트남 음식점 오픈 날, 엄마는 새벽부터 나와 손을 거들었다.
제발 좀 옆에서 보고만 있으라고 말을 하다가도 아직 60대인 엄마는 그 정도는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아마 걱정이 앞서는 것 같았다.
음식 장사는 나도 그렇고 도현이도 처음인지라 많이 서툴렀고, 엄마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설명해주기 바빴다.
다행히 엄마가 식당 일을 오래 했기 때문에 어떻게 식당을 돌려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엄마가 없었다면 모를 사소한 노하우들이 꽤 도움이 됐다.
가령 오픈 날에는 손님들이 몰리기 때문에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방 동선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말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엄마가 주방에서 몇 가지 손을 봐주니 확실히 시간 절약을 할 수 있었다.
할 일이 많았다.
인근 파출 사무소에 전화하여 홀 전담 식당 아줌마 두 명을 불렀고 주방 아줌마 한 명을 불렀다.
엄마도 평생 파출 일을 해봤기 때문에 아줌마들에게 지시하며 각자 맡은 역할에 대해 설명해줬다.
사무실과 같다고 보면 될까.
각자 맡은 역할 분담이 명확했다.
누군가는 홀 전담, 주방, 계산, 청소, 한 사람에게 몰아서 배분하지 않고 적당히 무리하지 않게끔 일을 분업했다.
아줌마들도 한 번 해본 솜씨가 아닌듯하여 마음이 놓였다.
오픈까지 한 시간 정도 남았을까.
전부 테이블에 앉아 모였다.
커피 한잔을 타 먹으며 짧은 휴게 시간을 즐겼다.
"손님들 미어터질까?"
내가 물었다.
도현이의 얼굴은 완전히 긴장한 티가 역력했고 제수씨는 음식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는지 얼굴이 시뻘게져 있었다.
"모르겠네."
도현이가 말했다.
"가게 홍보는 어떻게 진행했어?"
"...."
"가게 홍보도 여태 안 한 거야?"
"했지 당연히. 인근 지하철역에서 전단지도 뿌리고 지역 카페에 들어가서 홍보 게시판에 글도 올렸어. 그리고 오픈 일주일간은 테이블 당 음료수 한 병은 서비스로 제공해주기로 했고."
"잘했네. 지인들은 몇 명이나 온 데냐?"
"지인이 있어야 부르지."
도현이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 하긴, 도현이나 제수씨는 서울에 지인이 없다. 그렇다면 지인 손님은 내가 부른 회사 직원들과 지영씨와 동생이 전부다.
"오는 손님이야 이 근방에 아파트 주민들하고 데이트하는 커플들이 전부일 것 같은데?"
"엄마는? 따로 연락 해놓은 사람 있어?"
"없다. 고양서 여기까지 쌀국수 먹으러 오라고 할 수는 없잖나. 그리고 오픈 날은 지인들 불러봐야 좋을 거 없다. 어차피 지인들이야 언제든 와 줄 수 있는 사람들이고, 지인들 술자리에 껴서 제정신 팔리면 다른 손님들 놓치더라."
"흠. 그러면 순전히 개업 빨을 믿을 수밖에 없는 거네."
그래도 개업 날이니 만큼 많은 손님들이 찾아올 것 같았다.
특히 근방에 베트남 음식점이 없었기 때문에 호기심에라도 찾아오지 않을까 싶었다.
한 번쯤은 호기심에 먹어보는 음식 아닌가? 물론 나는 그랬다.
쌀국수 맛집을 찾아가서 먹어본 적은 없지만 정말 맛있는 집은 한 번 더 찾아가서 먹은 적은 있었다.
"이백 인분 육수 준비는 다 끝났어. 일단 예상은 그 정도 하긴 했는데, 베트남 음식이 생각보다 손이 엄청 많이 가네."
"그래?"
"들어가는 재료가 많으니까. 메뉴도 많고. 어휴. 재료 손질에 시간 다 보냈다니까."
도현이가 툴툴거리며 말했다.
"그 정도는 생각하고 식당 일 시작한 거 아니였나? 크크."
"힘들다. 힘들어."
그가 하소연하자 식당 아줌마들이 웃었다. 아마 초보 사장에게 보이는 하소연이 귀엽게만 느껴진 것 같았다.
제수씨가 말했다.
"나태해."
"네?"
"남편 나태해요. 일 못해요. 칼질 못해요. 요리 망쳐요."
제수씨의 일갈에 도현이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러더니 엄마가 말했다.
"너는 주방 들어갈 생각 말고 계산대에서 손님들 얼굴이나 익혀."
"그래도. 사장이 요리는 할 줄 알아야지."
"네가 사장이야? 우리 며눌 아가가 사장이지. 요리도 못하는 놈이 사장 행세는."
"아 왜 나만 가지고 그래."
도현이가 심술이 난 듯 입을 삐쭉 내밀었다. 엄마의 잔소리에 나도 힘을 보태줬다.
"그러게 내가 여유 있을 때 칼질이라도 연습해놓으라고 그랬잖아. 음식 장사하면서 그건 기본 아냐?"
"내가 알아서 할게."
"매번 알아서 한다고 해놓고선 막상 닥치면 뭐 제대로 되는 게 있냐?"
도현이가 서운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
개업 날부터 삐거덕거리는 게 어째 좀 불안허다.
엄마가 이 정도 잔소리도 못 해?
동생은 덩치에 맞지 않게 잘 삐지는 경향이 있었다.
어르고 달래면 금방 풀리긴 하지만 엄마나 제수씨, 그리고 나도 동생에게 너무 몰아붙인 경향이 없지 않아 있었다.
홀로 담배를 태우고 돌아온 동생은 아무 말 없이 계산대에 앉아 포스기를 만지작거렸다.
옆으로 다가가 말했다.
"잘 배웠어?"
"별거 없더라. 금방 배웠어."
그저 어깨를 토닥여줬다.
"잘 해봐. 어려운 거 있으면 항상 엄마한테 물어보고."
"알았어."
할 말은 많지만, 감정 부스러기를 만들기 싫은 탓에 그냥 말았다.
식당 오픈 시간에 맞춰 휴먼 매니저 직원들이 모두 와줬다.
다행히 한가로운 시간대에 와준 덕에 그들과 섞여 밥을 한 끼 먹었다.
최부장은 오픈 개업식 날 ‘금전수’라는 식물을 선물하였는데, 돈이 들어오는 식물이라고 했고, 화환도 입구에 비치하였다.
"이 집은 뭐가 맛있데?"
능청스럽게 메뉴판을 보며 말했고, 동생 도현이가 다가와 이것저것 설명해줬다.
그리고 직원들이 각자의 입맛에 맞게 메뉴를 고른 뒤 메뉴판을 건네받은 도현이가 말했다.
"맛있게 드세요. 필요한 거 있으시면 언제든 말씀하시고요."
동생이 다소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다시 계산대로 돌아가 포스기에 입력했고 엄마는 그 모습을 보며 혀를 찼다.
"손님 앞에서 내숭을 떠니…"
엄마의 목소리가 식당 내부에서 울려 퍼지자 직원들이 서로 눈치를 봤다.
"내숭이 아니라. 형님네 지인 분들이잖아 엄마."
하지만 엄마에게는 도현이의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게만 보였다.
손님들을 대하는 자세부터 직원들에게 지시하는 말투까지,
이 작은 공간에서 손님들이 보고 느끼는 것도 중요하다며 설명했다.
동생은 또 잔소리를 들었다는 게 썩 기분이 나쁜 듯 아무 말 없이 입을 삐쭉 내밀고 있을 뿐이었다.
"크흠."
최부장이 침음하며 주위 눈치를 살폈다.
분위기가 다소 썰렁해지자 최부장이 말했다.
"첫 장사는 원래 그러는 법이죠."
"...?"
"저도 옛날에 길거리에서 좌판 깔고 장사해봤는데요. 이게 목소리 한번 터지기가 쉬운 게 아니라니까요. 그런데 한번 쫙 터지면 그때부터는 세상 떠나가라 소릴 쳐요. 양말 하나 오백 원!"
"흐흐."
"사장님도 처음이야 그렇지 물꼬 한번 터면 아주 쭉쭉 잘 되실 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흐흐."
최부장이 분위기를 좋게 쇄신하려 하자 동생이 머쓱하게 웃었다.
때마침 주문한 메뉴가 테이블에 잔뜩 깔렸다.
음식을 보자 불안했던 마음이 한 번에 가시었다.
정말 완벽한 냄새, 맛, 그리고 내가 특별하게 주문하여 만든 명품 그릇까지.
직원들은 인별그램에 올려야 한다며 연신 사진을 찍었고 최부장이 쌀국수 육수를 한번 떠먹더니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이야, 국물이 아주 끝내줍니다. 사장님!"
뒤이어 현준이와 오과장 정주임의 칭찬이 이어졌다.
"파인애플 볶음밥 너무 맛있는데요?"
"이렇게 맛있는 파타야는 처음 먹어봐요. 너무 고소하고 특히 아몬드? 이게 식감을 좋게 만들어주네요."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이에요."
직원들의 칭찬에 엄마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지어졌고 주방에서 얼굴만 빼꼼 내밀던 제수씨도 근심어린 표정에서 이내 잇몸이 만개하며 환해졌다.
동생도 한껏 기분이 좋아졌는지 쇼케이스 냉장고에 있는 음료수를 한껏 꺼내와 테이블에 깔아 놓으며 말했다.
"서비스예요. 많이들 드세요."
"허허.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장님?"
"네?"
최부장이 도현이를 불러 세웠다.
"이 정도 음식 실력이면 사장님 어깨 좀 세워도 됩니다. 자신감 가지세요."
"감사합니다."
최부장의 응원에 도현이의 얼굴이 완전히 펴졌다.
도현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가 머쓱한 웃음으로 나를 바라봤다.
"잘해 인마. 뭐든 게 완벽해. 그러니까 어깨 좀 펴고, 손님들 앞에서 목소리도 자신감 있게! 알았냐?"
"어. 알았어 형."
거대한 몸집에 비해 순박하고 숫기 없는 동생이다,
나름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야지.
"그리고 김대표!"
"네 부장님."
최부장이 내게 말했다.
"우리 회사 직원들도 많이들 올 텐데 괜찮을까?"
"네?"
사전에 얘기된 부분이 없었기 때문에 조금 의아했다.
"콜센터 직원들부터 경비원들까지 전부 와주기로 했거든."
"정말요?"
사실 내가 부를까 말까 고민은 하긴 했는데, 주말에 다들 바쁠 것 같아 말았다.
그런데 최부장이 대신 얘기를 한 것 같았다.
"몇 명이시죠?"
도현이가 성큼성큼 다가와 최부장에게 물었다. 최부장은 손가락 열 손가락을 펼쳐 보였다. 도현이가 의아하여 물었다.
"열 명이요?"
"아니요! 백 명!"
"네?"
* * *
휴먼매니저 직원들이 떠나고 잠시 짬을 내어 비상 회의를 열었다.
현재 마련된 육수는 총 이백인 분이었는데, 휴먼매니저 소속의 아웃소싱 직원들이 온다면 한참 모자랄 것 같았다.
그리고 재료도 마찬가지.
갑작스러운 소식에 발등에 불똥이 떨어졌다.
"도현아 주말에 재료 공수할 수 있는데 알아봤어?"
"인근에 가락시장 있어. 전화 주문하면 바로 와주실거야."
"잘됐네. 그리고 제수씨?"
"네?"
"백 명 정도 온다고 들으셨죠?"
"육수 더 끓이고 있어요. 괜찮아요."
"하아. 죄송해요. 갑자기 인원이 많이 올 줄은 저도 몰랐네요."
"괜찮아요. 미어터져요. 좋아요."
"흐흐. 점심시간에 몰아친다니까 다들 마음의 준비하고 있죠."
"어쨌든 시간은 가고 일은 끝나."
엄마가 우리를 보며 말했다.
"급하게 마음먹다가 다친다. 뜨거운 국물 들고 다니면서 넘어지기라도 하면 손님들 얼굴 화상 입는 거 몰라?"
"알지. 그걸 왜 모르겠어. 엄마."
도현이가 입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 아까부터 퉁명스럽게 말하는 엄마가 도현이는 썩 기분이 나쁜 모양이었다.
"그리고 엄마는 좀 들어가서 쉬어. 괜히 나와서 무리하지 말고. 관절도 안 좋으면서."
"..."
엄마는 아무 말도 없이 의자에 앉아 커피믹스 한잔을 마셨다. 그리고 도현이를 보며 말했다.
"실수라도 해봐."
엄마가 동생에게 이토록 엄격했던가? 다소 의아했지만, 엄마는 내가 평소 집에서 알던 성격이 아니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손님이 미어터지기 시작했다.
아웃소싱 콜센터 직원들, 특히 이지혜 팀장이 데려온 직원들만 백 명이 넘었다.
그리고 정길완 경비반장을 필두로 경비원분들도 대부분 와주셨다.
그들은 어제부터 속을 비워 왔다며 너스레를 떨었고 한 테이블에 기본 네 명씩 앉는데 메뉴는 여섯 개를 시켰다.
"여기 쌀국수 네 그릇 짜조, 분짜 하나 월남쌈 하나!"
"네에!"
미친 듯이 바빴다.
이래서 오픈 날에는 지인들을 부르는 게 아니구나.
개업 소식에 찾아오는 지인 손님들과 인근 아파트 주민 손님들, 데이트하는 커플들이 뒤섞여 개업 첫날부터 번호표를 발급해야 하는 상황까지 생겼다.
번호표 시스템은 애초에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에 조잡한 글씨체로 급히 번호표를 만들어 외부에서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배부했다.
하아.
첫인상이 중요한데 준비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준 게 다소 아쉬웠으나 말 빨로 이겨낼 수밖에.
도현이가 계산하고 나가는 손님들에게 하나 같이 이렇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손님. 저희가 맛집으로 소문이 났는지 개업 첫날부터 이렇게 몰려버렸습니다. 다음번에는 더 좋은 서비스로 보답하겠습니다."
흐흐, 동생에게 저런 말솜씨가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상황 모면은 잘한 편이었다.
그래도 현장 일에는 빠삭한 동생이라 바쁠 때 당황하지 않고 본인이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 단번에 파악했다.
일머리는 있는 편이다.
계산대에서 계산하랴, 홀 서빙이 병목으로 밀리면 정리하고 청소하고 음식 나르고 미친 듯이 움직였다.
그런데 홀이 안정적으로 흘러갈 때쯤 문제는 또 다른 곳에서 터졌다.
문제는 주방이었다.
주방 이모 한 명과 제수씨가 감당할 수준의 주문량이 아니었다.
주문표가 계속 밀렸고 손님들의 대기시간은 서서히 길어지게 됐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내가 주방에 들어가 함께 요리했다.
기본적인 레시피는 제수씨가 전담했기 때문에 화구 앞에서 웍을 사용하며 지지고 볶았다.
"제수씨 레시피 이거 맞아요?"
"네. 맞아요. 제가 담아주는 것만 빠르게 볶아내면 돼요."
"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제수씨 한국말?"
"빨리요 빨리!"
제수씨의 채근은 마치 성난 주방장의 모습이었다.
나는 하라는 대로 볶고, 담고, 설거지하고, 또 끓이고 삶고, 과일 손질하고, 재료 다듬고. 반복이었다.
"아주버님! 재료 하나 빠졌어! 빨리 다시 해!"
"네!"
제수씨가 주방에서 보여주는 카리스마에 지레 겁을 먹어 자동으로 존댓말이 튀어나왔다.
하아.
시간도 정말 빨리 갔다.
10분 지났겠지? 시계를 보면 한 시간이 흘러 있었고, 또 두 시간이 지났다.
몇 초의 틈을 타 외부 공기를 맡기 위해 홀 방향으로 얼굴을 내밀면, 역시 마찬가지 다를 바 없이 전쟁터였다.
그런데
엄마는 아까의 모습과는 달리 얼굴에 환한 미소만 보였다.
저리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결코 미소를 잃지 않으며 손님을 응대했다.
프로페셔널?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동생도 마찬가지였다.
서로 언제 티격태격했냐는 듯 엄마의 그릇을 동생이 뺏어 들고, 서로 돕기 바빴다.
"아주버님! 탄다!"
"네."
그나저나 제수씨가 한국말을 이토록 잘했던가.
"빨리!"
* * *
손님들이 한풀 꺾일 때가 오후 세 시쯤이었다.
이제 다시 저녁 시간을 준비해야 하는데 제수씨부터 동생, 엄마, 이모들까지 이미 기진맥진 체력을 다 소진해 보였다.
엄마가 연신 본인의 손가락을 주물러댔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평생 약을 달고 살아야 하는 병이다.
관절이 성치 않고 손가락이 휜다.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못 잘 정도로 고통이 심한 병이다.
평생 식당일을 하며 관절을 깎아내며 일했던 엄마가 얻은 병이었다.
"괜찮아 엄마? 손가락은 어때?"
"괜찮다."
엄마의 연약한 손을 뺏어 주물러 드렸다.
"힘들지?"
"괜찮다고. 매번 했던 일인데 뭐."
"가서 좀 쉬자. 무리했어. 엄마."
"괜찮다니까 글쎄."
엄마는 매번 괜찮다고 했다.
젊은 사람들도 벌써 지쳐가고 있는 마당에 어찌 안 힘들 수가 있겠나.
강제로 엄마를 이끌고 나가야 할 것 같았다.
이러다가 쓰러지실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