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이드하렘-17화 (17/324)

17화

<사과>

디제스터와의 교전을 마친 천후는 유그드라실로 이송되었다. 그를 치료하기에 그곳보다 적격인 곳은 없었기 때문이다.

스스로 재생주문을 걸어놨다고는 해도 촉수에 정통으로 관통되어버린 부분의 유실부위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완전히 재생되지 않을 수도 있었기에 당연한 조치였다.

“파급한테 이렇게 당하다니 어떻게 된 거니?”

“좀…사정이 있었죠.”

“흐음…. 뭐 일단 자두렴. 너한텐 별로 자는 게 휴식이 되지는 않겠지만.”

메디컬 센터의 소장인 미연은 한눈에 보기에도 안색이 나쁜 천후의 눈 위에 손을 올렸다. 그 순간 그녀의 손에서 희미한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천후의 호흡이 안정되며 스르륵 눈이 감겼다.

“주인님께선 괜찮으실까요?”

천후를 따라온 홍희주는 그가 누워있는 침대 앞에 앉은 채 물어왔다. 그녀의 모습을 빤히 훑어보고 있던 미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을 거예요. 워낙 튼튼한 아이니까. 이게 처음인 것도 아니고. 하지만 그래도 사흘 정도는 고생할 테니까 잘 돌봐주세요.”

미연의 처치로 팔 자체는 지금도 육안으로는 방금 전까지 떨어져나갔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확실히 재생되어있었다. 하지만 뇌가 잘려나간 사실을 기억하고 있고, 피가 흐르지 않은 시간도 꽤 있었기 때문에, 아마 다시 눈을 뜬다면 통증을 호소하리라.

“주인님….”

희주는 특유의 무표정으로 잠든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가, 조용히 손을 뻗어 그의 왼손에 겹쳤다. 잠든 와중에도 그의 손이 움찔거리다 멈췄다.

‘저, 저거…!’

그 모습을 바라보던 미연의 표정이 굳었다. 고인규가 붙여준 서포터라고 들었는데, 행실이 심상치 않다. 만난 지 어제오늘 하는 사이일 텐데 몇 년은 모신 것 마냥 행동하고 앉아있다.

게다가 기분 탓인지, 그녀가 손을 잡아주자 천후의 표정이 묘하게 편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저 요망한 게?!’

남이 10년 동안 고이고이 키워서 남자로 만들어놨더니만! 미연은 자기도 모를 분노에 부들부들 떨면서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냥 봐도 앳된 얼굴이다. 입고 있는 옷이 저렇다보니 고등학생으로 착각할 지경이다. 당연히 젊고 탱탱한 몸. 한편, 자신은….

“소장님. 다른 환자분들도 좀 봐주시겠어요?”

“으으으! 알았어요! 지금 간다구요!”

“왜, 왜 화를 내세요?”

일에 치여서 관리할 시간이 없었던 게 한이야! 미연은 병실을 나가다 말고 다시금 한차례 희주를 째릿하고 쏘아보다가 몸을 돌렸다. 분하지만 지금은 일단 물러나야할 때다.

알고는 있었지만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엄지손톱을 물어뜯을 수밖에 없었다.

희주는 그런 미연의 반응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채, 그 뒤로도 쭈욱 천후의 왼손에 손을 겹치고 있을 뿐이었다.

*

하루 동안 치료를 받고 다시 지상으로 내려온 천후는 사흘 동안 집에서 꼼짝없이 휴식했다.

치료는 이미 끝났다고 말했지만, 희주가 칼같이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을 막은 것이다.

그 사흘 동안 블랙 레오파드의 처리가 완전히 완료되었다.

먼저 유그드라실 측에서 디제스터 퇴치금이 들어왔다. 700만원 밖에 안됐지만.

퇴치금이 이렇게 적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디제스터가 인류의 천적이라고 불리는 건, 디제스터가 가지는 특유의 습성 때문이다. 바로 ‘무조건 인간만을 공격한다’라는 점이다.

나타나서 날뛰기 시작하면 무조건 인명피해가 발생한단 점에서, 놈들은 명칭 그대로 재앙이나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디제스터의 퇴치는 원론적으로 따지자면 국가의 의무다. 국민의 안전은 국가가 지킨다라는 건 현대 국가라면 당연한 전제 조건이다.

다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국가 자체에 디제스터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없다.

경찰의 무장으로는 도저히 디제스터를 상대할 수 없기 때문에 군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데, 군대까지 투입해도 잡을 수 없는 디제스터도 종종 있다.

결국 마법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국가로서는 작정하고 자신을 숨기고 있는 마법사들을 찾아낼 수단이 없다.

전 세계의 마법사들의 신상정보를 알고 있는 유일한 기관은 정부기관이 아니라 NGO인 유그드라실 뿐.

그렇기 때문에 디제스터 퇴치의 기본은 국가에서 내건 현상금을 유그드라실이 중계하여 일리미네이터들에게 소개시켜주는 식이 된다.

때문에 디제스터를 퇴치하는 동안에 일리미네이터들은 엄밀하게 따지자면 계약상으론 자동적으로 군에 외주로 고용되어있는 상태가 되어 있다가, 퇴치 이후 해제되는 식이다.

돌아와서, 이런 기본적인 과정을 밟았을 경우 현상금은 그 일부를 중계료로 유그드라실이 받고, 나머지를 일리미네이터가 받는다. 그리고 여기에 세금을 물려 국가는 어느 정도 국고로 환수한다.

하지만 디제스터를 유그드라실 직속의 일리미네이터가 잡으면?

유그드라실 : 아시겠지만 저희들이 돈이 없잖습니까?

NGO는 늘 돈에 민감하다. 특히 유그드라실은 반 자원봉사 단체. 유그드라실 직속 일리미네이터도 반 자원봉사자. 그런고로 받는 돈이 짜다.

그만큼 치료시설이나 후속조치에 추가적인 돈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글쎄. 꿀꺽한 돈이 치료비보다 적을까?

하지만 세상 물정을 전혀 모르는 천후는 그때까지도 돈이 들어왔다고 기뻐할 뿐이었다.

“흐으으으음….”

가슴골이 깊게 파인 흰색 반팔 브이넥 티 위에 헐렁한 흰색 가디건을 걸쳐 입은 여성이 단독주택 단지에 들어섰다.

풍성한 금발에 잘 빠진 몸매 덕분에 그녀가 지나가는 길에 있던 남자들은 모두 한 번씩 멈춰서 그녀를 돌아봤지만, 여자는 무언가를 찾는 듯이 왔다갔다 같은 곳을 왕복하며 돌아다니느라 그런 시선들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듯했다.

“진짜 여기야?”

단지에 들어서고 나서 몇 번이나 기웃거렸던 집 앞에 멈춰선 그녀는 잠시 2층짜리 집을 보고 놀란 듯이 입을 벌리고 서있었다.

“백수 주제에 무슨 이런데 살아?”

주소와 약도가 입력되어있는 스마트폰과 집을 몇 번이나 대조해보던 그녀는 잠시 고운 눈썹을 찡그리다가, 어느 시점부터 후하후하 하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리고는 한차례 자신의 옷차림을 위아래로 한차례 확인해본 그녀는 뭔가 결심이 섰는지 응 하고 혼자 고개를 끄덕이며 양 주먹을 그러쥐었다.

“그럼….”

흠흠 하고 마지막으로 목청을 가다듬은 그녀는 조심스레 대문 옆쪽에 있는 벨을 눌렀다. 벨소리가 울리는 얼마 안되는 시간이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다.

“누구세요?”

스피커에서 들려온 익숙한, 그리고 앞으로 익숙해져야할 목소리에 그녀는 긴장해서 경직됐었지만, 곧 얼굴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는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기, 영천후 씨 댁 맞나요? 저는 이번 디제스터 퇴치 건으로 왔는데….”

“아. 네. 대문 열어드릴게요. 들어오세요.”

대답과 동시에 비프음이 울리며 대문이 열렸다. 여자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집의 정문으로 향했다. 그런데 정문 앞까지 도착했을 때였다.

“아직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아니…. 정말 괜찮다니까요. 그리고 손님도 오셨는데 제가 안나가볼 순 없잖아요.”

“그럴 수 있습니다. 주인님은 환자시니 누워계시면 됩니다.”

문 안쪽에서 들려오는 실랑이 벌이는 소리에 여자는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 그 궁금증은 문이 열리자 금세 풀렸다.

“끄으으으으. 어서 들어오세…희주 씨, 이미 문 열었으니까 등 좀 놔주세요…. 목 졸려요….”

“흐으읍! 안됩니다. 지금이라도 방으로 돌아가세요. 안 그럼 안 놔드릴 겁니다.”

180이 넘는 키의 남자의 옷을 흑발의 여자가 등 뒤에서 체중을 잔뜩 실어서 잡고 늘어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남자는 문을 열러 나왔는데, 아무래도 저렇게 반쯤 주저앉듯 매달린 자세 그대로 거실에서 여기까지 걸어 온 모양이었다.

이건 이것대로 대단한 일이긴 한데…그냥 보기에는 소 대신 사람을 써서 밭이라도 가는 모양새라 금발의 여자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

“당신들…뭐해?”

“응? 당신은…! 켁켁! 희주 씨! 정말 놔주세요! 팔이 아니라 목 졸려 죽게 생겼어!”

“…….”

진짜로 목이 졸려서 기침소리를 내자 희주는 그제야 그에게서 떨어졌다. 간신히 숨을 고른 천후가 그녀를 돌아보니, 기분 탓일까 무표정인 와중에도 약간 뾰로통해져있는 느낌이 들었다.

“재미있게 사네.”

“…여긴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전에 그 이력서에 쓰여 있는 주소는 여기가 아니었을 텐데.”

자신들을 보며 쿡쿡 웃고 있는 금발의 여자, 셀레나를 본 천후는 밝았던 목소리 톤을 바꾸며 물어왔다.

아무래도 그녀에게는 여러 가지로 나쁜 인상이 남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집까지 알아내서 오다니? 오늘은 또 무슨 소리를 하려고? 하지만 대답은 다른 쪽에서 들려왔다.

“제가 알려드렸습니다.”

“희주 씨 가요?”

“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하셔서.”

고개를 끄덕인 희주는 셀레나와 시선을 맞췄다. 셀레나는 그 시선에 움찔해서 손가락을 꼬물대다가, 오른손을 들어 귀옆머리를 베베 꼬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래. 내가 다시 한 번 만나보고 싶다고 부탁했어.”

“…왜요?”

의심을 품은 천후의 눈빛에 더더욱 머리를 꼬아대던 그녀는 흘낏하고 그를 올려봤다가 바로 눈동자를 옆으로 옮기며 중얼거렸다.

“사, 사과하고 싶어서.”

“…….”

자신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한 말이었지만, 그 말을 들은 천후는 놀랐다. 이 여자가 사과라는 단어를 입에 담을 줄은 몰랐다.

잠시 희주의 의사를 눈으로 물어본 천후는 그녀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마음을 정했다.

“들어오세요. 앉아서 이야기 하죠.”

*

천후가 이송되는 과정에서 셀레나는 그에게 가지고 있던 마지막 의심들조차 완전히 날려버릴 수 있었다. 유그드라실의 메디컬 센터 소장 이미연이 직접 지상에 내려와서 그를 회수해갔기 때문이다.

그녀에게서 그의 경력이나 마력랭크에 대한 증언까지 들은 셀레나는 그동안의 일을 떠올릴 때마다 잠자리에서 이불을 팡팡 찼다.

‘민주시민 같은 소리하네, 진짜!’

개인적으로 했던 무례한 행위들도 있었지만, 면접장에서의 그 분위기도 사실상 최악이었다.

많은 기업들이 압박면접과 인격모독의 경계를 착각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당시 상황은 명백하게 후자였다. 한 사람의 면접관으로서 그 분위기를 막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었다.

게다가 제대로 된 면접관의 태도를 보여주겠답시고 자신이 했던 발언들을 생각해보면…이건 부끄럽다 정도로 끝낼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한 셀레나는 홍희주가 유그드라실로 함께 올라가기 전에 연락처를 받아두었다가, 그의 몸 상태가 호전되었다는 연락을 받고서 찾아온 것이다.

찾아와서 그에게 정중하게 사과할 생각이었다. 말투도 존댓말로 바꾸고, 정말 죄송했다고. 원하시는 것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다고.

그럴 생각이었는데….

“저기…. 흠흠. 내가 미안했어. 봐줄 거지?”

식탁에 마주 앉아 희주가 내준 차가 식을 때까지 가만히 있던 셀레나가 내놓은 사과는 이것이었다.

그래도 나름 진지한 자리라고 감정을 컨트롤 하며 뜨거운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있었던 천후는 그 말을 듣자 손가락을 바르르 떨면서 찻잔을 내려놓았다.

“…….”

‘아. 화났다. 아. 이게 아닌데. 내가 왜 이러지?’

이런 식으로 말하려고 했던 게 아닌데. 막 왔을 때 봤던 그의 모습 때문에 긴장이 너무 풀렸던 걸까?

“…그 말 하려고 온 거예요?”

“응!”

방긋방긋 웃는 그녀의 얼굴과는 다르게 천후의 표정은 누가 보더라도 차게 굳어있었다. 그는 한차례 미간을 꾸욱 누르고 있다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기요. 셀레브리아씨.”

“아. 셀레나면 되니까. 그리고 우리 동갑이니까 존댓말 안 해도 돼.”

연상이라더니…! 천후는 손이 부르르 떨리는 것을 깍지를 껴서 간신히 억눌렀다.

천후는 기본적으로 성격이 좋은 편이다. 궂은 일이나 부조리한 일이 있어도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일을 시키는 선이라면 그냥 웃으면서 한다.

불만을 가지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걸 굳이 입 밖으로 내보내는 일은 드물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라도…지금 이 태도는 참을 수 없었다.

“당신…아니 너 말야. 진짜 오퍼레이터를 하긴 했었던 거야? 오퍼레이터가 아무리 원격지원을 한다지만, 현장대응이 너무 미숙하던데.”

“으, 응?”

갑자기 자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셀레나는 당황하면서도 대답했다.

“아니…실제 현장에서 대응한 적은 없고, 회사 상황실에서 오퍼레이팅을….”

“그런 건 오퍼레이터가 아니라 그냥 회사 직원이지…. 디제스터의 위치나 주변 전장상황, 약점, 주요 패턴까지 염화로 지원해주는 게 일리미네이터의 오퍼레이터가 하는 임무고.”

“그렇…지?”

“그럼….”

시선을 아래로 내려 깔고 있던 천후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노려보았다. 실실 웃던 때와는 다르게, 지금의 그는 눈썹을 치켜세우고 잡아먹을 듯한 인상을 하고 있었다.

‘아. 위험해. 위험해.’

그 모습에 셀레나는 위협을 느꼈지만, 왠지 그 마지막 끄트머리에서 아직도 장난기가 남아있는 자신의 심상에 스스로 놀랐다. 뭘까, 이건?

왜 나는 진지하게 화난 이 사람 앞에서 이렇게…발랄하게 있는 걸까?

“그럼…당신은 지금까지 나한테 나이도 속이고, 경력도 속였으면서 나를 허언증 환자 취급한 거네? 허언증 걸린 게 대체 어느 쪽인데!”

“…….”

찌잉. 버럭 소리 지르는 소리에 셀레나는 몸 한 구석이 저릿 거리는 것을 느꼈다.

아. 진심으로 화나게 해버렸다.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나는 그저….

“그래놓고 지금 나한테 사과랍시고 하는 말이 그거라고? 세상에선 그걸 사과라고 안 해. 장난이라고 하지. 그리고 미안하지만 난 지금 네 장난 같은 거 받아줄 여유는 없어.”

“아…. 잠깐….”

“그러니까…. 당장 나가. 다시는 얼굴 보지 말자, 우리. 네 말대로 길거리에서 만나면 한쪽이 피해가자고.”

“기, 기다려!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계속…!”

“당연하지. 여긴 내 집이니까. 내가 들어서 집 밖에 내려놔줄까?”

말이 끝나기 무섭게 천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놀란 셀레나도 몸을 일으켰지만, 막상 마주서니 머리가 턱까지밖에 닿질 않았다. 자신이 너무 작게 느껴졌다.

그게 싫었다.

‘아.’

그래. 그게 싫었다. 셀레나는 자신의 마음을 알았다.

내 앞을 막아서줬던 그 날부터…네 뒷모습이 아른거려.

고마워서. 무서워서. 안쓰러워서, 그리고…몸을 보인게 부끄러워서. 머리가, 가슴이 아파.

너는…웃음이 많았던 것 같으니까. 사과를 한다면 받아주겠지. 하지만…. 그게 싫어.

그래버리면, 나는 네 앞에서 작아져버릴 거야.

너는 나를 동등하게 생각하더라도, 내가 너를 크게 볼 거야.

그게 싫어.

나는 너와 동등하게 옆에 서고 싶어.

그러니까…나는 너에게 사과하지 않아.

나는 너와 대등해질 거야.

“잠깐 기다려! 내 말은 아직 안 끝났거든?”

“더 이상 이야기 들을 거 없어.”

“들어! 그래서 내가 미안하니까! 너 우리 회사에서 일해!”

“…….”

당장에라도 그녀를 어깨에 들쳐 메고 집 밖으로 나가려고 했던 천후가 흠칫하고 멈춰 섰다. 그의 표정은 더더욱 일그러져 있었다.

“…장난해?”

번쩍! 그 말과 동시에 천후는 그녀의 허리를 오른팔로 감싸 어깨에 들쳐 메었다.

“꺄약! 진짜로 들었어! 이 변태! 이거 놔!”

깜짝 놀란 셀레나는 허공에서 바동거리다가, 대문 밖으로 쫓겨나기 직전에 이번엔 진짜 비명을 지르며 외쳤다.

“우리 회사에 오면 연봉 1억 5천 줄게! 세후로! 거기에 디제스터 퇴치 건당 인센티브까지!”

……엄.

이러면 좀 이야기가 다르지?

============================ 작품 후기 ============================

아 장사하자 먹고살자 오늘도 방실방실~추천, 선작, 코멘트 감사합니다!

오늘 오후쯤에 하나 더 올릴게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