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지스트 쉴드-85화 (85/285)

85화

“아앙, 하앙, 하읏!”

하얗던 침대 시트는 핏물이 배여 있었다.

“아아아, 좋아요... 좋아... 아아앙!”

“내 두번 다시 찾아오지말라고 경고 했을테요!”

“와서 미안해요...! 미안하니까, 더 세게 박아주세요!”

우주는 그녀를 똑바로 내려다보며 하반신을 강하게 짓눌러댔다.

굵직한 고추가 질속을 들락거릴때마다 소민은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것 같았다.

짜릿하고 통쾌했다.

두 눈을 꼭 감고 고개를 좌우로 마구 흔들어댔다.

“더, 더! 아으읏!”

소민은 그의 집에 들어올때부터 이렇게 되리란 것을 어렴풋이 각오하고 있었다. 본래는 저항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우주에게 강제로 옷이 벗겨지고 젖가슴을 빨리면서 약해져만 갔다.

우주의 고추는 크고 빳빳했다. 그녀의 꽃잎이 그의 고추에 의해 개화되자마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자존심은 연약하게 무너져 내렸다.

처음에는 피가 나고 무척이나 아팠다. 그러나 지금 자신의 처지보다는 덜 아팠다. 그리고 우주는 여자를 부드럽게 다루는 재주가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적응이 되니 참을만 했다.

“아앙, 아앗, 너무 좋아요. 하윽... 아아... 하앙!”

소민은 고추가 자신의 몸을 관통할때마다 스스로 음탕한 소리를 내지르면서 깊고 깊은 희열에 취해가고 있었다.

그녀는 모든 것을 다 잊고 싶었다. 무능력하다는 세상의 비난과 조롱을 감당할 수 없었다.

오직 쾌락만 쫓으며 전부 집어치우고 싶었다.

어디론가 들어가 꼭꼭 숨고 싶었다.

우연히 만난 섹스는 그녀에게 황홀감을 안겨다주며 그동안 머리를 지끈거리게 했던 강한 스트레스와 두려움을 한순간 다 잊게 만들어 주었다.

이러한 치료법을 알려준 이는 신우주.

아이러니 하게도 그토록 증오했던 사람이 선물해줬다.

그래서 일까, 죽도록 미워했던 사람과 섹스를 한다고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묘하고도 강렬한 쾌감이 그녀의 전신을 사로잡았다. 어쩌면 이브가 하나님의 금기를 어기고 선악과를 따먹은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짜릿하게 다가오는 쾌락의 유혹은 떨쳐버리에는 너무나 달콤했다.

그에게 더 안기고 싶었다. 치욕스러워도 좋으니 그가 더욱 거칠고, 강하게 짓눌러줬으면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장난감 하나에 푹 빠진 어린아이처럼 세상을 다 잊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으윽! 소생은 여기까진가 보오!”

마침내 우주는 소민의 질속에 박고 있던 고추를 꺼내들어 애액으로 물씬 젖어있는 자신의 고추를 그녀의 벌어진 입술 사이로 가져갔다.

소민이 고추를 한껏 빨아대니, 우주의 고추가 음탕스럽기 그지없이 꿈틀거렸다.

“우우웃!”

우주는 파도처럼 밀려오는 강렬한 쾌감을 못이겨 전신을 부르르 떨면서 힘차게 사정을 해버렸다.

그의 정액이 그녀의 입안 가득 내뿜어졌다.

“이겨 어뗘게 해여?(이거 어떻게 해요?)”

소민의 입안에 우주 주니어들을 말끔히 털어내자 그녀는 정액을 머금은 채 물어왔다.

“이겨 어뗘게 하냐그여.”

입안에 정액이 가득 고여있어서 그런지 발음이 좋지 못하였다.

“여기다 뱉으시오.”

우주는 쓰레기통을 끌어다 놓았다.

“아읍.”

소민은 쓰레기통에 정액을 전부 토해내더니 달아오른 몸이 가라앉을 때까지 숨을 씩씩대며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었다.

우주가 침대를 걸어나왔다.

“씻고 집으로 돌아가시오.”

우주는 차갑게 말하고는 알몸인 채 거실로 나가려고 했다.

소민은 그가 문쪽으로 걸어가는 것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남성다운 근육진 엉덩이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상당히 섹시해보였다.

그녀의 몸은 이미 녹초가 되었으나 그의 엉덩이를 바라보자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섹스가 끝난지 불과 5분도 안 지났는데 다시 흥분하고 만것이다.

뭐든 늦게 배운 사람이 무섭다더니, 심약해진 그녀에게 있어서 섹스는 마약 같았다. 섹스를 하는 동안에는 외로움도 두려움도 근심도 싹 잊고 행복해질 수 있었다.

나가려던 그를 붙잡았다.

“오늘 밤만 여기서 지내게 해주세요.”

“뭐요......?”

우주가 조금 기막혀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돌아보았다.

“소생에게 또 당하고 싶소?”

“네, 당하고 싶어요. 밤새도록... 질릴때까지.”

“허참. 허허.”

우주는 헛웃음을 쳤다.

‘저 처자를 어쩌면 좋나......’

그녀에게 화가 나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오늘 이렇게 섹스를 할 생각은 없었다.

원래는 지난번처럼 가슴만 빠는 수준에서 멈추고 돌려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너무 느꼈다. 상황이 그러다 보니 자신도 분위기를 타버렸다. 그래서 원나잇 기분으로 한번 안아봤는데 그새 족쇄가 걸린 것 같았다. 쿨했던 임현주와는 사뭇 달랐다. 이건 고추를 함부로 놀린 그의 명백한 실수다.

“료코!”

우주는 안방 문을 활짝 열어재끼며 료코를 찾았다.

“(네, 주인님. 여기 있사옵니다.)”

료코는 바로 문앞에서 무릎꿇고 대기하고 있었다. 그 앞에는 고추를 닦을 수건과 물을 담은 작은 그릇도 보였다.

섹스가 끝나길 기다렸던 것 같다.

“(이리 들어와.)”

우주가 손을 내밀자 료코는 제자리에서 일어나며 조심스레 안방으로 들어왔다.

“뭐, 뭐하는 거에요!”

기모노 차림의 료코가 안방으로 들어오자 알몸으로 침대 위에 누워있던 소민이 얼른 이불을 뒤집어 덮었다.

우주는 그런 그녀를 보며 굳게 말했다.

“지금부터 똑바로 보시오.”

우주는 가까이 다가온 료코를 한팔로 와락 끌어안더니, 다른 팔로 그녀의 기모노를 주섬주섬 풀어헤치기 시작하였다.

상의를 벗기고 분홍빛 유두가 드러나자 젖가슴 한쪽을 한 손으로 잡아 가볍게 움켜쥐었다.

그에 소민이 상당히 놀란듯 식겁한 표정을 지었다.

“두, 두 사람 무슨 사이에요? 료코 씨는 가정부 아니었어요?”

우주는 오히려 되물었다.

“이게 가정부에게 하는 짓이오?”

우주는 료코의 유두를 혀로 날름날름 핥아대기 시작하였다.

그에 동조하듯이 료코는 두 눈을 스르르 감고 작게 신음을 흘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민이 더는 못보겠다는 듯이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 그만! 그만하세요!”

우주가 핥는 것을 멈추고 그녀를 돌아봤다.

“이제 돌아갈테오?”

“......”

소민은 시선을 회피할 뿐 말이 없었다.

우주는 다시 입을 열었다.

“소민 낭자. 소생은 이미 밤을 책임져줄 여인이 있소이다. 보시다 시피 여기 있는 료코가 그렇고 이 여인과 아기도 낳을 생각이오.”

“그런 인간이 저와 섹스는 왜 했어요!”

소민이 분한듯 두 눈을 찔끔 감고 따지듯 소리쳤다.

“요즘 시대에 섹스한다고 해서 꼭 사겨야 하오?”

우주의 입에서 나온 소리는 마치 소민 보다 그가 더 이 시대 사람처럼 보였다.

한편으로는 어이없는 이야기였지만 따지고 보면 이게 다 오수연과 임현주 때문이었다. 그녀들이 세상 적응 못하던 그에게 이러한 성개념을 심어주었다.

“대답해보시오. 남녀가 관계를 나눈다고 해서 굳이 사겨야 하는거요?”

“그건 아니지만...”

“그럼 여기 남아있으려는 이유가 뭐요? 서로 즐겼으면 이만 가시오. 낭자에게는 한번 당한적이 있어서 그런지 솔직히 곁에 두기가 무섭소.”

한편, 료코는 잊었던 현실을 깨닫고 있었다. 그녀라고 해서 다른 여자 앞에서 이렇게 젖가슴을 내보이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현실을 새삼 깨달았다.

이게 바로 주인과 하인의 관계다.

마음이 울적한 것은 왜 일까. 애정이 있어서 신우주와 같이 살기 시작한 것도 아니었는데 조금 전 그가 다른 여자와 섹스를 하며 방문앞에서 헐떡대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가슴 한 곳이 무척이나 애려왔다.

설마, 그에게 사랑을 느끼는 것일까?

이때부터 그녀의 머릿속이 조금 복잡해지기 시작하였다.

소민에게서 이렇다할 대답이 없자 우주는 또다시 료코의 옷을 풀어헤쳤다. 이번에는 그녀의 하의였다.

이윽고 완전히 끌어내리려던 찰나.

소민이 고개를 푹 숙이며 수줍게 말했다.

“저도... 우주 씨의 아방궁에 끼워주세요.”

“뭐요?”

우주는 잘못 들었는가 싶어서 조금 미간을 좁혔다.

“아방궁?”

“네. 아방궁이요. 솔직히 TV에 나오던 이미지는 성실하고 올바르게만 보이던 우주 씨가 이렇게 퇴폐적인 사람일줄은... 전혀 몰랐어요. 여자친구가 있음에도 저랑 그런 걸 할 수 있다니... 더구나 여자친구가 한 집에 있는데도 한다는 것은 료코 씨가 이해해주셔서 그런거겠죠? 그러니까 저도... 료코 씨를 이해할게요. 많이 놀랐지만, 저 힘내볼게요. 이 집이 우주 씨의 아방궁이 되도록 저와 료코 씨가 열심히...”

쾅!

우주는 안방 문을 닫고 거실로 나왔다.

말로 어떻게 설득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소민은 많이 변해있었다. 전에 비해 상당히 의기소침해 있고 성격도 변해버린 것 같았다. 마치 쾌락을 쫓아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어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몸에 가운을 걸치고 소파에 앉았다.

“정말로 나 때문인가... 허허 참.”

아파트 입구에서 그녀가 했던 말이 물밀듯이 떠올랐다.

‘다 너때문이야!’

‘니가 그때 날 겁탈하지만 않았어도 내가 이러지 않았어!

‘싫어! 니가 책임져! 너 때문에 망가졌으니까!’

깊게 생각하자니 골치 아팠다.

“후우... 모르겠다.”

우주는 기지개를 쭈욱 들이켰다. 사탄 공략을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요즘 머리가 아파왔다.

다른 곳에 신경쓰기도 귀찮았다. 동료들이 죽는 모습을 많이 봐왔던 그로서는 어떻게 해서든 사망자가 나오지 않도록 연구해야만 했다.

신라그룹의 사막여우팀처럼 사탄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만은 없었다. 모두의 생명을 책임진 팀장으로서 만반의 준비를 해야만 했다.

김수희가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경성의여무사는 당분간 휴방해야만 했다.

폐지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방송국에서는 시청률 30%대나 나오는 드라마를 버리기는 아까웠다.

그렇지만 드라마 편성 스케쥴은 거의 1년치를 미리 짜놓기 때문에 방영 시기를 함부로 바꿀수는 없었다.

방송사는 역시 폐지가 답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조현기 감독은 딱 2주만 기다려보자면서 드라마 국장을 설득했다. 그리고 기존 분량을 줄이면서까지 가장 인기 있었던 편이자 우주가 등장했던 2회분을 재방송으로 내보냈다.

김수희가 2주가 지나도록 깨어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주연을 바꾸던지 폐지하던지 둘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소민이 우주의 집에 머문지 이틀이 지났을무렵, 우주는 우연진의 장례식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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