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권-Prologue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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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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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아득한 감각이 몸을 가로지른다.

은재는 피할 수 없는 그 입술에 짓눌려 거친 입맞춤을 받으며 고개를 젖혔다.

“아…….”

어디서 새어 나오는지 알 수 없는 신음이 터졌다. 젖혀진 목줄기를 지나 오랫동안 깨물린 입술 새에서 터진 소리였다.

그를 끌어안고 있던 남자는 제 단단하고 묵직한 몸으로 은재를 더 강하게 구속했다. 달큼한 소리가 터지는 입술을 집어삼키며 은근하게 페로몬을 풀었다.

단번에 몸 깊은 곳까지 퍼져 오는 페로몬에 은재가 소리 없이 몸을 떨었다. 강렬한 입맞춤과 페로몬이 정신을 뒤흔들었다.

더듬더듬 떨리며 뻗어 나간 손은 간신히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액자에 닿았다. 그러나 액자는 손끝이 닿는 순간, 아릿한 파열음을 내며 바닥으로 추락했다.

추락한 액자에는 남자가 담겨 있었다. 남자가 알파가 되기 전, 어린 소년일 적 찍은 사진.

은재는 입 안에 가득 찬 남자의 이름을 억누르려 눈을 감았다.

“태영아…….”

그럼에도 기어코 새어 나온 이름이 남자의 등 근육을 더욱 단단하게 갈랐다. 사나운 숨소리가 입 안으로 흘러들었다.

이마를 맞댄 태영은 희미하게 웃으며 은재를 내려다보았다.

네, 이사님 하며 그가 온순한 척 대답했다. 하지만 그 음성에는 부정할 수 없는 정염이 너무나 짙게…… 녹아 있었다.

은재는 또다시 눈을 질끈 감았다. 자꾸만 눈앞에서 액자 속 태영의 얼굴이 어른거렸다.

이제 그 소년의 얼굴은 액자 속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다. 눈앞에 있는 남자는 그 소년이라고 하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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