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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판타지의 악당이 되었습니다-95화 (95/131)

< 95화 > 루덴 (2)

루덴에서 온 편지의 영향으로 우리는 처음 생각했던 것 보다 일찍 루덴으로 향하게 되었다.

그래봤자 3주 전에 미리 가기로 한 것을 일주일 앞당긴 것 뿐이 다만, 만약 내게 소백작으로서 주어진 일이 없었더라면 더 일찍 떠나게 됬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설마 내가 해야할 일이 많은 것에 감사함을 느끼게 될 줄이야. 역시 사람 인생사는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일이다.

루덴에 가기 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내 마음은 처음 편지를 받았을 때와 비교하자면 많이 나아진 편이었다. 편지를 받고 좋아하는 엘레나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일까. 나는 이번 일에 대해 마음을 조금 편하게 먹기로 생각을 바꾸었다.

그런다고 긴장이 안되겠냐 만은 그렇다고 너무 그것에 의식해 마음을 무겁게 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내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가 언제나 새로운 일을 접 함에 있어 부정적인 면 부터 생각한다는 것인데 이는 내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지만 지금과 같은 경우에서는 행동을 달리 할 필요가 있었다. 조금은 마음을 풀어주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돌리는 것도 방법일테다.

너무 안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고 있으면 막상 눈을 마주했을 때 이를 신경 써 괜한 실수를 저지를 지도 모르니.

그런 점에서 떠나기 전 일을 마무리 하는 작업은 마음을 다 잡기에 유용한 시간이었다.

그리 생각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작업도 아니었고 내 빈자리를 대신해 주실 아버지께 일의 내용을 정리하는 것 뿐이었으니 이런 딴짓 정도야 허용범위 안 이었다.

"형님! 그....저도 따라가면 안될까요?"

"뭐?"

"아니, 다른게 아니라... 저도 나중에 나이가 차면 아카데미에 다니게 될 테니까 미리 예습차원에서 따라가는건 어떤가 싶어서요! 루덴에 있는 별택도 오랫동안 자리를 비워두고 있었으니 이 참에 가문의 사람이 한번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고요."

그 짧은 기간 동안 약간의 헤프닝이라고 할 만한 일이라고 한다면 루덴으로 향하기 까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알폰스가 따라가겠다고 한 정도 일까.

알폰스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야 굳이 제 입으로 듣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둔감하다는 말은 많이 들었어도 그렇다고 눈치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번에 루덴으로 가는 인원은 나와 엘레나 뿐 만 아니라 헤일리도 포함되어 있었으니 말이다.

원작에서도 내가 알기에는 헤일리도 엘레나를 따라 아카데미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으나 지금은 원작과는 조금 다르게 보통학부가 아닌 기사학부로 진학하는 헤일리였다. 엘레나에 의해 체질의 개선이 이루어지고 오러를 깨우친 그녀로서는 더이상 자신의 꿈을 포기할 이유가 없었으니까.

그동안 엘레나의 시녀로 지낸 기간이 길었던 헤일리였기에 당연하게도 아카데미에 입학하기 전 까지 몸을 단련하는 것은 불가피했는데 그 과정에서 가장 가까이 지낸 사람이 바로 알폰스였다.

새벽에 같이 만나서 훈련하는 걸로 알고 있던 두 사람은 어느세 자연스럽게 해가 뜬 연무장에도 같이 나와 훈련을 계속했다.

헤일리의 비밀을 처음 알게 된 사람이 알폰스였던 만큼 둘의 사이는 유독 친밀해 보였는데 이게 어느 정도였냐면 항상 내게 가르침을 요구하던 알폰스가 그 시간까지 줄여가며 헤일리와 연습하기를 원할 정도였다.

그땐 조금 서운하기는 했다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좋아하는 옆집 누나와 친형 둘 중 누구와 놀건지 고르라고 한다면 결과야 안 봐도 뻔하지.

내게 부탁이라고는 검과 관련된 것 밖에 하지 않던 알폰스가 그 이외의 부탁이 전부 헤일리와 관련되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알폰스가 그녀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이번만은 그 부탁을 못들어 줄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알폰스가 우리를 따라 루덴으로 가는 일은 있을 수 없게 되었다. 다름이 아니라 우리 가문의 최종결정권자인 아버지가 이를 불허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나름 타당한 이유를 들고 말이다.

"알폰스를 루덴에 보내지 않는데에는 세가지 이유가 있다."

"세가지요?"

"그래. 첫째는 알폰스는 루덴에 가기에는 너무 어리다. 이제 막 영주성 담벼락 밖으로 나가기 시작한 아이를 그 먼 곳 까지 보낼수는 없는 일이야. 알폰스가 또래 아이들에 비해 배움이 빠르고 영특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만 그렇다고 그 아이가 아직 열살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고 외부로 나가서 경험을 쌓기 보다는 안에서 보호 받으며 자라야 할 때야."

"그래도 겨울철 마물 토벌에 내보내는 것 보다는 안전할 것 같은데...."

"알폰스가 너와 같니? 이번 겨울에도 멀리서 구경만 시켰지 토벌에는 직접적으로 안 내보냈지 않느냐. 그리고 무엇보다 가문의 후계들을 한번에 외부로 내보내는 것은 너무 위험해. 저번 사냥 대회 때만 해도 황실의 두명의 후계자들을 한번에 잃을 뻔 했다. 결과적으로 좋게 끝나기는 했으나 불안한건 매한가지야. 나는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도 않고 그런 경우를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

전부 일리가 있는 말이다.

알폰스가 워낙 영특하고 뛰어나서 그렇지 그렇다고 가장 기본적인 사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었다. 이 아이가 아직 부모의 곁에서 보호받아야 할 어린 아이라는 것 말이다.

뭐, 가장 큰 이유야 따로 있겠지만.

"그래서 마지막 하나는요?"

"셋째는 알폰스까지 루덴에 가면 나 혼자 여기에 남게 되지 않느냐. 너희는 이 아비를 여기에 혼자 둘 셈이냐? 적어도 한명은 여기에 남아 있어야지. 그렇지 않아도 엘레나까지 너 따라 성을 나가게 되면 한동안 성이 조용해질텐데 이걸 외로워서 어떻게 참겠니."

"와, 앞의 말들이 전부 타당해서 뭐라 할 수도 없네요. 그럼 알폰스에게는 안된다고 말해둘게요."

"그냥은 말고 별택이 지금 보수 중이라 안된다고 전해라. 처가에 자식 두놈을 모두 맡기는 건 실례라는 걸 알폰스도 알고 있을테니 이 정도만 말해줘도 포기할 거다. 그리고 나중에 저녁 먹고 본관 연무장으로 나오라 하고. 네가 어디까지 알려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참에 제대로 가르쳐 주는게 낫겠지."

"...마지막 말은 저녁 먹고 직접 말해주세요."

묘하게 부끄럼을 많이 타신다니까.

이후 아버지의 예상과는 다르게 알폰스는 루덴으로 가지 못한다는 소리에 제대로 삐져버리고 말았지만 말이야. 나중에 헤일리와 따로 이야기를 하고 나서야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은 사르함을 떠나는 날 까지 아버지께 하지 않은 이야기 중 하나였다.

***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라 불리는 루덴은 그 명성에 걸맞게 황도를 둘러싼 성벽 전체에 성법으로 만들어진 매우 강력한 결계가 설치되어 있다.

여태 단 한번도 외부의 침입을 허락하지 않은데에는 제국의 중심이라는 이점도 있었겠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저 신성결계를 뚫을 방법이 없어서 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것이 루덴을 보호하고 있는 신성결계는 다름 아닌 주신 알테어가 직접 만들어낸 것이었으니까. 괜히 루덴이 황도와 더불어 성지라 불리는게 아니다. 나름 신이 직접 손을 써둔 장소란 이야기지.

아무튼 이렇게 신성결계가 황도 전체를 뒤덮고 있기 때문에 루덴은 다른 영지와는 다르게 내부에 텔레포트 게이트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겉으로 보기에는 같은 곳에 있으나 실상은 외부와 완전히 격리되어 있는 공간이나 다름 없기에 루덴 내에서의 텔레포테이션은 가능하다 해도 외부로의 이동은 불가능하다. 이는 외부에서도 마찬가지. 결계가 괜히 결계 이겠는가. 바깥에서 루덴 내부로 텔레포트를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내 여태 들은 적이 없다.

왠만한 대도시라면 하나씩 설치되어 있는 텔레포트 게이트가 대륙에서 가장 번성한 곳이라 할 수 있는 루덴에 없는 이유가 이 때문이었다.

뭐, 이렇게만 들으면 완전히 고립된 곳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은 것이 결계 끝트머리 부분에 루덴으로의 출입을 관리하는 성직자들이 있어서 신분만 확실하다면야 출입은 자유로운 편이다.

다른 곳 보다 교통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루덴 주변에 위치한 영지에는 교통의 편의를 위한 텔레포트 게이트가 설치되어 있고 말이다. 나와 엘레나가 루덴으로 이동하는데도 이를 이용하였다.

외부에서 뚫을려고 해도 뚫을 방법이 없는 방어시설이라...

애초에 신성력이라는 것이 단순히 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강대한 신성결계에 보호 받고 있는 이 루덴이라는 도시는 신이 보호하고 있는 장소라 해도 딱히 틀린 말은 아닐것이다.

이왕 이렇게 보호해 줄 거 처음부터 이 세상에 불안 요소를 남기지 않았으면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확실히 황제 폐하께서 계시는 곳이라 그런지 다른 도시들하고는 무언가 다른 느낌이 드는것 같아. 뭔가 죄다 큼직막하달까? 엘레나. 저기 보이는 시계탑만 해도 마탑의 절반은 될 것 같지 않아?"

"정말이네. 주위의 다른 건물들이 높아서 그런지 저렇게 높이 지어야 시간을 볼 수 있기 때문인 걸까. 시계탑 주변에 가게들이 많을 걸 보니 나중에 한번 구경하러 가자."

"좋아!"

엘레나의 시녀에서 하트먼 가의 장녀로 돌아간 헤일리는 더이상 엘레나와의 대화에서 존대를 쓰지 않는다. 이전의 모습보다 지금의 이 대화가 더 친근하게 느껴져 보기 좋아 나는 둘의 눈에 띄지 않게 창가로 얼굴을 돌린채 입꼬리를 올렸다.

창 밖으로 보이는 루덴의 건축물들은 헤일리의 말대로 여태 타 영지에서 보았던 것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그 크기가 확연히 차이가 났는데. 마치 처음부터 끝까지 번화가로만 이루어진 도시 같았다.

도시의 입구부터 시작해서 대로를 따라 세워진 주거 건물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중세시대의 유럽을 떠올리게 만드는 바깥과는 다르게 매우 근대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조금 과장되게 말을 하자면 이곳만 시간을 다르게 돌린 것만 같다.

또 신기한 점이라고 한다면 어느 도시던 존재할 수 밖에 없는 빈민층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적어도 입구에서 들어올 때부터 도시 내부를 둘러보는 동안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없었다. 인적이 드물어 보이는 골목길도 수시로 정비를 계속하는 것인지 깨끗해 보였고 처음 루덴에 들어올 때 보았던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순찰을 도는 모습만이 간간히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큰 도시인 만큼 눈에 띄지 않는, 어디 다른 곳에 몰려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적어도 일반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에 있어 치안은 걱정거리가 되지 않아 보였다.

온갖 미사여구가 붙은 도시인 만큼 그 이름값은 한다는 소리구만. 과연 오르커스가 그토록 자신 있어 할만 하다.

'이런 장소가 그 많은 사건의 중심지가 된다는게 참으로 아이러니 하네.'

오르커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대대적인 청소가 이루어진 만큼 내가 알고 있던 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엘레나가 이곳에 온 이상 아마 구할 이상의 확률로 사건이 터지게 될 것이라고 나는 짐작하고 있다. 그녀가 그런 상황을 의도하는 것은 아니어도 여타 소설 주인공이 그렇듯 언제나 주인공들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어도 사건사고를 몰고 다니니 말이다.

당장 원작에서만 하더라도 방금 헤일리와 엘레나의 대화의 주제가 되었던 시계탑.

연금학회 최대의 공방이자 루덴에서 가장 방비가 뛰어난 곳 중 하나인 저곳이 폭삭 무너져 내린다는 것 만으로도 말 다한 셈이다.

이리 방비가 잘 되어 있는데 루덴의 중심부인 황성 내에 위치한 아카데미에서 황녀 시해라던가 이교도들의 침입과 같은 사단이 일어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지금이야 앞선 사건들 덕분에 대규모로 정리가 되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이곳에서 해야할 일이 더 늘어났을 수 도 있다.

곰곰히 생각을 해보면 내가 데미안이기에 그런걸까.

지난 일들을 생각해보면 나와 엘레나가 만나는 것으로 무언가 거대한 이야기가 하나 흘러가기 시작한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이전까지는 나름 조용한 삶의 연속이었는데 엘레나를 만난 뒤로는 상당히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비단 엘레나가 주인공이기 때문만은 아닐테지만 나와 엘레나의 만남을 기점으로 표면적으로 조용했던 이 세상에 눈에 띄게 일이 많이 터지기 시작했음은 명확한 사실이었다. 도입부는 달라졌지만 어찌되었든 책장은 계속해서 넘겨지고 있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다른 이들보다 사전 정보가 많은 내가 할 일이라고 한다면, 저번과 같이 앞으로 일어날 일들의 결과를 나쁜 쪽에서 좋은 쪽으로 바꾸는데 있어 노력하는 정도려나.

여태 오르커스와 나누었던 편지 또한 그러한 노력 중 하나였다.

나와 그가 편지를 주고받은 것은 단순히 서로의 안부를 묻기 위해서만은 아니었으니.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지금의 루덴은 원래 엘레나가 겪었어야할 사건들이 많이 배제되어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미리 알고 있고 1년 정도의 시간이 주어져 있다면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골치 아픈 사건으로 이어질 일들을 몇개 미리 없애는 것 정도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황자라는 유용한 조력자가 함께 하고 있으니까. 루덴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황실 입장에서도 별로 좋지 않은 것이기에 이런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 내가 적어 보낸 내용들도 앞 뒤가 맞아 떨어지니 오르커스가 움직일 때 망설일 필요도 없었고 말이다.

'되도록이면 지난번과 같은 사고는 안 일어났으면 좋겠는데.'

엘레나의 곁에 있으면 그녀와 같이 온갖 사건사고에 엮이게 된다는 것은 이미 정해진 운명이나 다름 없는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나는 제발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빌었다.

적어도 내가 노력했던 만큼의 보상이라도 주어졌으면 좋으련만 거기에 대한 결과는 오직 시간이 흘러야 알 수 있다는 점이 참으로 야속하다.

헤일리와 엘레나의 대화 소리가 마차 안을 가득 채운다.

루덴에 오기 며칠전부터 다들 잔뜩 들떠있는 것 같던데, 생각해보면 두번째 삶을 살고 있는 나야 그렇다 쳐도 둘에게 있어 이번 루덴행은 앞으로 시작될 아카데미 생활에 있어 첫발을 내딛는 것이었다. 내가 그리 긴 삶을 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학창시절이 인생에 있어 얼마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지는 잘 알고 있다.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신기하게도 앞으로의 일에 대한 걱정 보다는 지금 저 모습을 지켜야 겠다는 사명감이 드는 것 같았다.

"도착한것 같네요."

그렇게 나름대로 각오를 다지고 있을 때쯤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엘레나의 목소리는 나를 현실로 눈을 돌리게 해주었다.

그녀의 말을 끝으로 점점 줄어드는 마차의 속도가 목적지에 거의 도착했음을 내게 알려준다.

저택 대문에 새겨진 에델바이스 가를 상징하는 문양을 보자 누군가 머리에 냉수라도 엎은 것 처럼 아까까지 하고 있던 생각들이 싹 날아가는 듯 했다. 방금까지 하고 있던 생각들은 해안가에 지어진 모래성 처럼 한순간에 바스라져 흘러내려 간다.

아이고 맙소사.

그동안 너무 마음을 풀어주었던 걸까.

이에 대해서 신경을 쓰면 오히려 긴장이 된다고 되려 마음을 놓고 있었더니 이번에는 현실과 마주하자 마자 몸이 얼어버렸다. 분명 처음 마차에 탔을 때만 해도 어느정도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잠시 생각을 딴 길로 샌게 문제였는지 가장 중요한 사실을 하나 잊어먹고 있었다.

나 지금 장모님 만나러 가는 거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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