Ⅵ. 은밀한 가정 교육
잘 관리된 책에서 느껴지는 종이 특유의 향기와 희미한 잉크 향이 떠도는 공간.
주인의 취향을 십분 반영한 차분한 베이지 톤의 방 안에는, 황궁의 도서관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고서와 전문 서적들로 가득한 책장이 한쪽 벽면을 전부 차지하고 있었다.
라이오넬 공작의 개인 집무실과 이어져 있는 이곳은 레이든의 방이었다. 아버지의 사후, 공작 위를 이어받으면서 그는 이전보다 배는 바빠졌다. 하여 서재 겸 집무실 옆에 인접한 방을 커넥팅 룸으로 만들어 침실을 옮겨 버린 것이었다. 잠을 잘 때조차 서류 옆에서 자려 하다니, 일중독도 이 정도면 심각한 병이라며 다른 두 동생들은 질겁하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사용인들조차 함부로 접근하지 않는 가주의 사적인 공간인 만큼, 지금과 같이 철저한 보안을 요하는 일을 진행하기에는 이보다 더 적합한 장소가 없었다.
“……흐읍, 읏! 하으.”
평소 조용하고 차분한 방 안은, 한참 전부터 무언가 커다란 것을 서툴게 빠는 질척한 마찰음과 작은 혀를 사용하여 할짝거리는 소리로 가득했다.
“일단 물었으면 입 안 전체를 사용해서 제대로 빨아, 미라벨라.”
“으읍, 네.”
“혀끝에는 힘을 빼고 더 부드럽게.”
읍, 네에…… 작은 입 안에 큰오라버니의 묵직한 성기를 채 반도 담아내지 못한 미라벨라가, 목 안이 꽉 막혀 잠긴 소리로 겨우 대답했다. 미라벨라는 지금, 새하얀 시트 위에 얌전히 무릎 꿇은 자세로 앉아 있었다. 그녀를 마주한 채 침대 가장자리에 서 있는 레이든의 바로 앞쪽에.
그녀는 이미 한참 전부터 완전히 발가벗겨진 채 세 오라버니 앞에 부드럽고 새하얀 나체를 선보이는 중이었다. 심지어 뽀얀 젖가슴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연한 분홍빛의 꼭지는, 오라버니의 책상 위에 있던 사무용 집게로 양쪽 모두 꽉 집혀 있었다. 눈물이 핑 도는 부끄러운 모습이 된 건 아까 이 방에 들어서면서부터였다.
문이 닫힌 직후, 레이든은 그녀에게 다시 한번 의사를 물어 왔다.
미라벨라가 얼결에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작은 몸이 번쩍 들려 침대 위로 올려졌고,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가 되어 있었다.
“읏, 오라버니! 자, 잠깐…….”
“거기 꿇어앉아.”
그리고, 그녀가 알몸이 된 걸 미처 수줍어하기도 전에 엄격한 큰오라버니의 조교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
고급스러운 맞춤 슈트의 하의 지퍼가 내려가는 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렸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던 미라벨라의 눈은, 보고도 믿기지 않는 크기의 거대한 무언가에 놀라 더할 수 없이 커졌다.
“입 벌려, 미라벨라.”
어리고 유약한 여동생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레이든은 일부러 틈을 주지 않고 처음부터 몰아붙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본 육중한 남자의 성기. 그게 무섭다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묵직한 귀두가 부드러운 입술 위에 문질러지더니, 핏줄 선 굵고 단단한 기둥이 작은 입 안으로 사정없이 밀려 들어왔다.
“후…… 끝은 더 세게 빨아도 괜찮아. 삽입할 땐 입술에 힘 풀고.”
“읍! 흐읍, 흐…….”
“……이는 세우지 말고.”
그는 제 여동생에게 손과 입을 사용하여 남자를 즐겁게 하는 법을 지도하는 중이었다. 아직 서투른 탓에 자그마한 치아 끝이 발기한 성기 표면을 긁자, 레이든이 미간을 찌푸렸다.
잘 손질된 짧은 백금발의 헤어와 구김 하나 없는 베이지색 슈트, 한 치도 빗겨 가지 않은 타이의 매듭까지. 벨트를 풀고 자신처럼 위압적인 기운을 풍기는 페니스를 꺼내 들었을 뿐, 그의 모습은 여전히 흐트러짐 없이 완벽했다. 이 방에 있는 사람 중 아직까지는 혼자만 알몸인 채 얼굴을 붉히고 있는 미라벨라와는 대비를 이루는 모습이었다.
“음…….”
미라벨라는 작고 말랑한 혀로 두툼한 귀두 끄트머리를 문지르며 배운 대로 열심히 핥았다. 좁은 입 안을 꽉 채운 묵직한 기둥의 표면이 양옆의 보드라운 벽을 짓누르며 깊숙이 닿았다. 촉촉하고 연약한 점막에서 전해지는 자극에 지그시 미간을 좁힌 레이든이, 미라벨라를 비스듬히 내려다보았다.
희고 가느다란 등줄기를 지나 날씬한 허리와 엉덩이가 연결되는 지점에 그의 눈동자가 잠시 머물렀다. 부드러운 관성에 따라 흔들리는 새하얀 젖가슴과 유두, 꿇어앉느라 딱 붙인 뽀얀 허벅지 사이에 살짝 엿보이는 귀여운 삼각지에도.
“……흐읍! 읏.”
입 안에 가득 고인 타액을 삼키지 못해 미라벨라가 가쁜 숨을 토해 내며 낑낑거렸다. 커다란 것을 힘겹게 담아내느라 숨이 막히는 와중에 잔뜩 벌어진 입가가 얼얼했다. 오라버니의 기다란 성기는 아무리 입을 크게 벌려도 고작 반도 물지 못했고, 두꺼운 귀두 끝이 자꾸 목구멍을 콱콱 찔러 눈가가 붉어졌다. 본능적으로 달아나려 몸을 뒤로 물릴 때마다 뒷머리를 단단히 움켜쥔 커다란 손이 봐주지 않고 더 깊게 꽉 눌렀다.
“으읏, 흡! 으…….”
“하, 한참 더 연습해야겠군.”
레이든의 엄격한 손이 다가들어 미라벨라의 유두 끝을 꽉 물고 있는 집게를 세게 잡아당겼다. 꼿꼿하게 선 젖꼭지가 사정없이 콱 당겨지자 미라벨라는 아픈 소리를 내며 훌쩍거렸다. 둥근 젖가슴이 앞으로 뾰족해진 형태가 되어 죽 끌려가다가, 그가 손을 놓아 주자 부드럽게 흔들리며 원래대로 돌아왔다.
서류를 보관할 때 사용하는 사무용 집게의 압력 자체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하지만 미라벨라가 실수로 치아를 닿게 하거나 달아나려 할 때마다 어김없이 꽉 눌리거나 앞으로 당겨졌다. 벌써 몇 차례나 그런 식의 벌을 받은 탓에 조그마한 젖꼭지는 가엾게도 끝이 완전히 새빨개져 따끔거리고 있었다.
“지금처럼 해서는 밤새 빨아도 사정시키지 못할 거다. 에펠 공국의 후계자가 심각한 조루가 아닌 이상.”
“흐윽, 오라버니, 흑, 아파요…….”
“어디가.”
“유, 유두가 너무…… 흐윽.”
지금 제 모습이 무척 창피하기도 했지만, 미라벨라는 이제 부끄러운 것보다도 젖꼭지가 너무 아파서 울고 싶었다. 통증을 버티지 못한 여린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가, 작은 손으로 시트를 짚고 힘을 주어 가까스로 중심을 잡았다.
“너무 다그치진 마, 레이.”
버거워하는 기색이 역력한 그녀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에일레스가 끼어들었다.
“벨은 이런 일이 처음이니까, 서투른 게 당연하지.”
“그래서 지금도 한참 봐주고 있는 거다.”
차갑게 대꾸한 것과 달리, 힘겨워하는 작은 얼굴을 힐끗 본 레이든은 구음을 가르치는 일을 슬슬 마무리했다. 다음 진도를 나가라는 듯 손짓하며 그가 뒤로 물러났다. 오랫동안 속박하고 있던 사무용 집게를 떼어 내자 발갛게 부은 유두가 몹시 화끈거리고 쓰라렸다. 줄곧 꿇어앉아 있던 무릎도 힘겹기는 마찬가지였다. 곁에 있던 에일레스가 중심을 잃고 넘어지려는 그녀를 받쳐 주었다.
“벨, 힘들지? 잠깐 눕고 싶어?”
“……흐윽, 네, 에일레스 오라버니.”
“그래, 그럼.”
‘이것도 교육이니 쉬는 시간은 있겠지……?’
휴식이 절실한 그녀가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에일레스는 선선히 승낙하며 작은 몸을 안아 침대 시트 위에 바로 눕혔다. 하지만 그대로 쉬도록 놓아 주지는 않고, 천천히 상체를 숙여 붉은 울혈이 맺힌 유두를 달래듯이 혀로 감쌌다. 부드러운 선을 따라 가슴 가장자리를 잠시 유영하던 커다란 손이 자연스럽게 아랫배로 향하자, 놀란 미라벨라가 바르작거리며 외쳤다.
“아앗, 오, 오라버니……!”
“괜찮아, 그냥 누워 있어. 네가 어디를 잘 느끼는지 일단 한번 보려는 거니까.”
“흐윽, 그, 그런 곳은, 읏.”
“처음부터 제대로 배워야지, 벨. 소리 날 거 같으면 참지 말고 그대로 내, 알겠지?”
“……앗, 잠깐만요, 아흑!”
미라벨라는 온몸이 달콤하고 뜨거운 크림 속에 파묻혀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발갛게 달아오른 작은 귓불부터 복숭아뼈 뒤쪽 오목한 부위에 이르기까지, 에일레스의 혀와 입술이 닿지 않은 곳이 하나도 없었다. 그의 지나친 다정함은 성적 자극에 면역이 없는 미라벨라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버거웠다.
오라버니의 우아한 입술이 무릎 뒤의 보드랍고 연약한 살결을 꼼꼼히 훑고, 혀끝을 뾰족하게 만들어 배꼽 주위를 감질나게 애무했다. 가느다란 팔 한쪽을 위로 번쩍 들어 올린 그가 새하얀 겨드랑이 안쪽의 오목하게 팬 공간부터 가슴 굴곡이 시작되는 가장자리까지 집요하게 핥아 올렸다. 그때 미라벨라는 묘한 간지러움과 창피한 기분을 참지 못해 약간 울먹이며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좋아, 벨…… 감각은 꽤 민감한 편인 것 같은데?”
“읏! 하아.”
그러면서도 그는, 두 다리 사이의 가장 여성스러운 부분에는 아직까지 철저하게 손을 대지 않고 있었다. 레이든이 일단 빠르게 몰아붙이며 학습의 성과를 끌어올리는 편이었다면, 그는 진도가 좀 늦더라도 다그치지 않고 천천히 기초를 쌓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스승이었기 때문이다. 미라벨라가 왠지 자꾸 안달이 나게 만드는 야릇한 감각에 다리를 꼭 붙이고 부끄러운 소리를 낼 때마다 에일레스의 섬세한 금안이 그녀의 반응을 주의 깊게 살폈다.
“음, 아주 솔직하게 느끼잖아. 착하기도 해라.”
“흐윽…….”
“잘했어, 벨.”
실크처럼 부드럽고 촉촉한 살결이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었다. 음부만을 제외한 진한 페팅의 결과로, 미라벨라는 그만 뜨거운 햇살 아래 녹아내린 캐러멜처럼 되어 버렸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정작 그가 손도 대지 않은 곳이 흠뻑 젖고 말아, 그 사실을 들킬까 봐 내내 조마조마했다. 오늘은 첫 수업이니 혹시 이 정도로 봐주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운 희망을 품고 미라벨라가 말했다.
“저, 오라버니…… 이제 그만 씻으러 가도 될까요?”
“어딜 간다고?”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레이든의 방 욕실에서 막 나오던 르시엘이 대신 답했다. 잘생긴 이마 위로 흘러내린 숱 많은 적갈색 머리카락은 아직 젖어 있었다. 상의는 완전히 탈의한 맨몸에 검은색 실내용 바지만을 걸친 그가 미라벨라가 있는 침대 곁으로 다가왔다. 두꺼운 근육질의 체구가 이동할 때마다 잘 발달된 등과 크고 단단한 어깨 근육이 꿈틀거렸다.
“르, 르시엘 오라버니? 아앗!”
뒤로 돌아온 르시엘이 그녀의 자그마한 등을 슬쩍 밀었다. 막 침대에서 일어서려던 미라벨라는 중심을 잃어 앞으로 넘어졌고, 자연스럽게 무릎과 손바닥을 시트에 댄 채 엎드린 자세가 되었다. 그는 미라벨라가 힘겹게 일어나려는 걸 제지하고는 뒤쪽에서 자리를 잡더니 양쪽 골반을 턱 붙잡았다.
“가긴 어딜 가? 내 수업은 이제 시작인데.”
“……흐읏, 르시엘 오라버니!”
“하, 벨라. 넌 진짜 모든 게 다 작구나.”
……이거 길들이려면 고생 좀 하겠는데? 미라벨라의 엉덩이를 벌려 음부를 자세히 살펴보던 르시엘이 중얼거렸다. 발그레하게 젖어 든 작은 구멍이며 분홍빛 음순, 주위에 가지런히 난 옅은 체모가 그의 눈에는 무척 귀엽게만 보였다. 굵은 손가락 사이에 얇고 부드러운 소음순을 끼워 슬슬 비비던 그가, 복숭아처럼 둥근 엉덩이 사이에서 움찔거리는 조그만 애널을 보고 픽 웃었다.
“그래도 있을 건 또 다 있네.”
“하읏! 오라버니, 자, 잠깐만…….”
“왜, 진도 안 나가? 일단 넣기 전에 구멍 좀 풀어야지?”
“흐으…….”
“제대로 안 풀면 다 찢어진다, 너.”
본능적인 반응으로 저도 모르게 앞으로 기어 달아나려 했지만, 가느다란 발목이 그에게 턱 잡혔다. 결국 미라벨라는 덫에 걸린 토끼처럼 낑낑거리는 소리를 내며 죽 끌려왔다. 뒤에서 양쪽 골반을 단단히 잡은 르시엘이, 무릎을 세우고 새하얀 엉덩이만 위로 번쩍 치켜들게 했다.
흉포한 포식자처럼 붙잡아 온 것과는 달리, 르시엘은 바들바들 떠는 사냥감을 한입에 집어삼키는 대신 꽤 오랫동안 공을 들여 비좁은 아래를 풀어 주었다. 매일 검을 쓰는 사람답게 그의 손은 다소 굵고 거친 편이었다. 특유의 굳은살이 밴 단단한 손끝이 앞쪽에서 부푼 음핵을 찾아 깊게 문질렀다. 르시엘은 질 전정과 입구 쪽도 슬슬 훑다가, 비좁은 질구에 굵직한 손가락을 꾹 눌러 심어 공간을 넓히기 시작했다. 유난히 마디가 두꺼운 손가락이 안을 파고들자 미라벨라는 새끼고양이가 우는 것 같은 소리를 냈다.
“오라버니…… 흐읍!”
잠시 후, 그녀는 벨벳 같은 속눈썹이 온통 눈물로 엉겨 붙은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다른 두 오라버니가 지켜보는 가운데 알몸으로 엎드려 부끄러운 곳을 진득하게 애무받으며, 미라벨라는 몰아치는 쾌감을 견디느라 안간힘을 썼다. 눈앞이 계속해서 하얗게 바스러져 자그마한 두 손이 자꾸만 시트를 꼭 쥐었다. 발갛게 물든 질 입구는 기특하게도 투명한 애액으로 흠뻑 젖어 들었지만, 아직까지 무언가를 삽입하기엔 턱없이 좁아 보였다.
“하아, 아.”
“벨라, 이제 넣는다.”
뒤에서 르시엘이 하의를 벗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무심결에 뒤를 돌아본 순간 미라벨라는 갑자기 도망치고 싶어졌다. 근육이 뚜렷하게 갈라진 단단한 아랫배 위로 울퉁불퉁한 핏줄을 휘감고 치솟아 있는 굵직한 남성기를 목격한 순간, 모든 용기가 눈 녹듯 사라진 것이다. 피가 잔뜩 몰려 검붉은색을 띤 르시엘의 몸은 마치 육중한 머리를 빳빳하게 치켜든 거대한 뱀처럼 흉흉해 보였다.
‘저, 저런 걸 넣으면 분명 찢어질 거야……!’
아까 레이든의 페니스를 봤을 때도 그 크기에 덜컥 겁이 나고 무서웠던 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미라벨라는 이번엔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미라벨라의 눈에 그건 누군가의 신체 일부라기보다는 거의 사람을 잡을 흉기에 가까워 보였다. 굵은 귀두 끄트머리의 구멍에서 끈적한 프리컴을 흘려 내며 위협적으로 꺼떡거리는 광경이 곧 네 몸을 반으로 갈라 찢어 놓으리라는 예고처럼 보였다.
“밑에 힘 빼 봐, 긴장 풀고.”
그녀의 마음을 알 리 없는 르시엘이 침대 위에 무릎으로 선 자세로 골반을 단단히 잡았다. 그는 미라벨라의 질 입구에 두툼한 귀두를 맞추고는 쓱쓱 문지르며 삽입할 태세를 취했다. 보드라운 음순을 밀어젖힌, 불에 달군 쇠기둥처럼 위압적인 성기. 그 굵직한 머리가 입구를 압박하며 주위의 피부가 팽팽하게 확 당겨지는 아릿한 감각에 당장 겁을 집어먹은 미라벨라가 바둥거렸다.
“흑, 오라버니! 너, 너무 커요, 안 들어가요……!”
“안 들어가긴…… 다 돼. 내기할까? 들어가나, 안 들어가나.”
“아, 안 돼, 흐으…….”
“처음은 좀 아프겠지만 나중에 그만큼 더 좋게 해 줄게. 안 죽으니까 그렇게 겁먹지 말고.”
전혀 물러설 생각이 없는 듯 르시엘이 입꼬리를 비틀며 씩 웃었다. 투둑, 정말 너무하다 싶을 만큼 크고 굵은 그의 성기가 다시 억지로 입구를 열려 들었다. 시작부터 엄습하는 찢어지는 듯한 아픔에 미라벨라는 두 눈을 꼭 감고 작은 손으로 새하얀 시트를 꼭 쥐었다.
“벨.”
투명한 하늘색 눈동자에 가득 맺힌 눈물이 막 흐르려던 순간, 나지막한 음성이 바로 곁에서 들려왔다. 동시에 커다란 손이 다정하게 머리 위로 내려앉았다.
“……에일레스 오라버니.”
“그래, 벨. 힘들어서 그래?”
“아니요, 흐윽, 그게, 조금 무서워서…….”
미라벨라는 그만 말을 채 끝맺지 못하고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그녀의 눈에서 맑은 눈물이 후드득 쏟아져 시트 위로 스며들자 세 오라버니의 얼굴에는 저마다 난감한 기색이 떠올랐다.
“너무, 흑, 아플까 봐…….”
“뭐야, 벨라. 이러면 꼭 내가 죄를 지은 것 같잖아.”
가장 당황한 사람은 역시 여동생의 눈물에 주된 책임이 있는 르시엘이었다.
“에일레스, 왜 그렇게 봐? 내가 대체 뭘 했다고!”
에일레스가 책망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자 그는 무척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그럴 법도 했다. 비록 좁은 입구가 그의 선단을 머금고 찢어질 듯 팽팽하게 늘어났긴 하였으나, 실제로 삽입된 부분은 큼직한 귀두의 반의반도 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런 것 치고 네 몸은 꽤 느끼는 것 같군, 미라벨라.”
어렵게 시작한 ‘교육’이 중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나선 것은 레이든이었다. 바로 앞까지 다가온 그는 이런 상황에서조차 특유의 침착성을 잃지 않았다.
“이렇게 젖꼭지도 발딱 서 있고.”
“……아흑!”
그가 긴 손가락을 뻗어 미라벨라의 유두를 가볍게 비틀었다. 아까부터 한참을 괴롭힘당한 분홍빛의 조그만 꼭지는 가엾게도 새빨간 울혈이 맺혀 있었다. 비켜라, 뒤로 돌아가 르시엘을 옆으로 밀어낸 레이든이 엉덩이를 양쪽으로 벌리고 아래를 질척하게 헤집었다.
“벌써 아래도 흠뻑 젖지 않았나. 이건 너도 원한다는 뜻인데, 어떻게 생각하지?”
마디가 거친 르시엘의 것과는 느낌이 또 다른, 곧게 뻗은 긴 손가락이 질구를 푹 쑤시고 들어왔다. 미라벨라는 잔뜩 젖은 부끄러운 구멍 안을 함부로 드나들며 만들어 내는 음란한 마찰음에 도무지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앗, 으응…….”
“위쪽만 우는 게 아니라 아래쪽도 줄줄 흘러. 이렇게 내 손을 적실 정도로.”
질구 안 깊숙이 출납을 반복하던 손가락을 빼내어 그가 눈앞에 직접 확인시켜 주었다. 부끄럽게 쏟아 낸 물로 마디 끝과 사이까지 젖어 버린 오라버니의 손 앞에서, 미라벨라는 차마 얼굴을 들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이 정도면 충분히 다치지 않아. 네가 지금처럼 울면서 힘을 주지만 않는다면.”
“레, 레이든 오라버니, 흑, 하지만…….”
“하, 미라벨라…… 그렇게 말을 더듬어선 안 된다고 몇 번이나 말했을 텐데.”
“레이, 그렇게 무서운 얼굴로 말하면 벨이 겁을 먹잖아.”
아까보다는 조금 잦아들었으나 눈물이 완전히 그치지는 않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에일레스가 이의를 제기했다.
“다들 너무 배려하지 않잖아, 벨은 오늘이 처음이야.”
“하지만 아까부터 충분히 밑을 풀어 줬고…….”
“그렇다고 네 손가락이랑 좆이랑 같아?”
변명하듯 말하던 르시엘은 뜨끔하여 입을 다물었다. 솔직히 제 물건이 거의 흉기나 다름없다는 사실은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저 때문에 겁을 먹어 서럽게 우는 얼굴을 보자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게다가 이런 자세는 너무 깊이 들어가서 힘들다고.”
미라벨라를 안아 주려 팔을 뻗으며 에일레스가 말했다.
“울지 마, 벨.”
“흑, 에일레스 오라버니.”
“착하지, 아가. 이리 와.”
그는 침대 근처에 있던 커다란 1인용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어 앉았다. 떨고 있는 여동생을 달래어 제 위로 앉히고, 두 다리는 넓게 벌려 의자 양쪽의 팔걸이에 각각 걸쳐 놓았다. 모두에게 음부를 보여 주는 듯한 부끄러운 자세에 미라벨라가 울먹였다.
“오, 오라버니, 이런 자세는 너무 창피해요!”
“괜찮아, 아주 예뻐.”
“그래도, 흐윽, 다 보여서…….”
레이든과 르시엘, 정면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다른 두 오라버니와 눈이 마주치자 미라벨라는 부끄러움으로 몸을 들썩였다. 고스란히 노출된 음부가 서늘한 공기를 쏘이자 저절로 엉덩이가 바짝 조여들었다.
“그렇게 긴장하면 더 아파, 벨. 힘을 풀어야지.”
“읏, 오라버니, 하지만 그런, 곳은, 흐윽.”
“음, 그러면 일단……. 한 번 갈까?”
“……흐읍!”
바둥거리는 미라벨라를 에일레스는 쉽게 제압했다. 섬세한 악기를 잘 다룰 듯 우아하고 긴 손가락이 납작한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아래로 내려갔다. 그는 손바닥으로 음부 전체를 감싸고 진동을 주며 그곳이 어느 정도 젖었는지 가늠해 보다가, 벌어진 소음순 위쪽을 능숙하게 더듬어 음핵을 찾아냈다.
“하읏, 아……!”
그는 클리토리스를 덮은 얇은 포피를 손끝으로 벗겨 완벽하게 노출시킨 뒤, 손가락 끝마디의 볼록한 부위를 동그랗게 부푼 중앙에 맞대어 문질렀다. 동시에 다른 손가락 두 개로는 뿌리 부분을 깊게 감싸 꾹 누르며 자극해 주었다. 아직 이런 행위에 익숙지 않은 여동생의 작은 입술 사이로 가냘픈 신음이 터져 나오고, 점차 뜨거워지는 음부 안쪽에 무언가를 넣어 주기를 스스로 원하게 될 때까지.
“흐윽, 아, 으응!”
“어때, 기분 좋아, 벨? 그러면 이번엔 같이 해 볼까.”
“자, 잠시만요! 앗…….”
이번에는, 긴 손가락이 갈라진 틈새 중앙으로 매끄럽게 파고들었다. 안쪽은 이미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손가락을 구부려 민감한 내벽을 한참 자극하던 그가, 돌연 그녀의 손을 붙잡아 제 것과 겹친 채로 끌어당겼다.
“아, 오라버니, 이상해요, 흐읏!”
그렇게 미라벨라의 생애 첫 자위는 시작부터 끝까지 오라버니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적으로 시연되었다. 작은 손가락이 에일레스의 도움을 받아 도톰해진 클리토리스를 스스로 굴리고, 한 번도 만져 본 적 없었던 굴곡지고 오톨도톨한 내부를 드나들었다. 혼자 있을 때조차 단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은밀하고 부끄러운 일을, 온 가족 앞에서 하고 있다는 자괴감. 그리고 깊은 죄책감이 막을 수 없는 극한의 쾌감과 뒤섞인 채 그녀를 잠식했다.
옅은 신음을 흘려 내는 미라벨라의 앞쪽으로 다가온 레이든이 새하얀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사랑스러운 두 개의 구체와 분홍빛 젖꼭지가 커다란 손바닥 아래에서 부드럽게 짓눌리며 긴 손가락 사이사이로 희고 말랑한 살이 튀어나왔다.
“하읏…….”
“미라벨라, 혹시 보여 주면서 흥분하는 쪽인가?”
“아흣, 그, 그런 거 아니에요!”
“그렇다기엔 아까보다 더 기뻐하고 있는 것 같은데. 다음번에는 대형 거울이라도 준비해야겠군.”
“아, 레이, 오라버니……. 아흑.”
바짝 선 유두를 단단한 엄지로 꾹 누르고 세게 당기는 아픈 듯한 애무에 미라벨라는 도리어 가쁜 신음이 샜다. 쾌감을 동반한 아픔으로 새하얀 이마가 살짝 찡그려지자 레이든의 눈빛이 한층 더 짙어졌다.
글썽이는 눈동자와 애처롭게 바라보는 눈빛은, 위험하도록 자극적이었다. 레이든은 그 눈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본능에 가까운 충동이 일어 묵직해진 허리 아래가 빠듯하게 당겼다. 아프다고 칭얼대는 걸 품에 안고 어르며 젖꼭지에 약이라도 발라 줘 볼까. 괜스레 어울리지 않는 자상한 오라비 흉내를 내고 싶은 마음과, 지금보다도 더 엉망으로 만들어 종일 울리고 싶은 욕망. 새카맣게 스멀거리며 피어오르는 상반된 두 개의 감정……. 어느 쪽이든 제어할 수 없는 충동에 반듯한 미간이 확 찌푸려졌다.
“아, 젠장. 도저히 못 참겠어.”
르시엘이 더는 못 참겠다는 듯 나지막이 내뱉으며 제 것을 붙잡고 수음을 시작했다.
“하, 벨라…….”
아까보다도 더 몸집을 키운 거대한 살기둥은 두툼한 귀두부터 굵은 핏줄이 솟은 몸체까지 죄다 피가 잔뜩 몰려 검붉은 색이 되었다. 갈라진 요도구에서 끈적하게 흐른 선액으로 젖어 있는 표면. 육중한 머리를 쳐들고 꺼떡이는 모습이 그것을 본래보다 더욱 흉흉하게 보이게 했다. 탁, 탁탁, 잔뜩 발기한 남근을 위아래로 쥐고 흔들던 르시엘이 미라벨라의 작은 손을 잡아채는가 싶더니, 번들거리는 귀두 끝을 손바닥에 비비며 깊게 눌렀다.
“읏, 오라버니……!”
그사이 질구에 박혀 있는 에일레스의 손가락은 세 개로 늘어나 빠른 속도로 밑을 푹푹 들쑤셨다. 동시에 부드러운 손바닥 가득 르시엘의 자지가 문질러지고, 레이든에게 붙잡힌 젖꼭지가 콱 비틀렸다. 순간, 파도처럼 깊고 진한 절정이 미라벨라를 뒤흔들고 지나갔다.
“……아흐윽!”
“이 정도면 될 것 같은데, 어때?”
절정으로 바들바들 떨리는 여린 몸을 고쳐 안으며 에일레스가 형제들을 돌아보았다. 그러나 르시엘이 슬쩍 앞으로 나서자 그는 곧바로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넌 안 돼. 먼저 하고 싶으면 좆을 줄여 오든가.”
“쳇.”
“레이든?”
“좋아, 내가 하지.”
레이든은 미라벨라의 앞으로 다가와 한쪽 허벅지 아래를 받쳐 들고 제 쪽으로 확 끌어당겼다. 묵직하게 발기한 페니스는 완전히 반듯하지 않고 끝이 약간 위쪽으로 휘어 있는 형태였다. 하지만 그의 분위기만큼이나 위압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허리 아래와는 달리, 푸른 청금석을 연상시키는 눈동자는 비교적 침착한 편이었다.
“아, 오라버니…….”
그가 발갛게 달아오른 질 입구에 선단을 맞추어 지그시 압박을 가하자, 또다시 겁을 먹은 미라벨라가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에일레스를 찾았다.
“괜찮아, 벨.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흐읏, 응…….”
“레이 형은 널 다치게 하지 않아. 기분 좋게 해 주려는 거야.”
그녀는 손가락 하나하나에 깍지를 끼워 꼭 잡아 달래 주며 입을 맞춰 오는 둘째 오라버니에게 매달리듯 의지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응시하던 레이든의 눈빛이 차차 날카로워졌다.
“하읏, 오라버니! 아흐……!”
그는 어째서인지 심기가 몹시 불편했다. 실은 좀 더 부드럽게 해 줄 생각이었는데,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유치한 감정이 치밀었다. 그리고 그 감정은 그가 한 번도 남자를 받은 적 없는 순진한 여동생의 여린 음부를 배려 없이 꿰뚫게 만들었다.
“후.”
“……아흑!”
투둑, 툭. 섬밀한 속살이 억지로 벌어지면서 어쩔 수 없는 첫 삽입의 고통에 새하얀 엉덩이가 파드득 튀어 올랐다. 좁디좁은 밀지를 열어 첫 길을 내는 빠듯한 감각에 레이든의 턱에도 단단히 힘이 들어갔다. 촉촉한 내벽이 음경을 잘라 낼 듯 꽉 조여드는 저항감이 느껴졌으나, 그는 봐주지 않고 허리에 더 힘을 주어 단호하게 제 것을 끝까지 박아 넣었다.
“아, 아파요! 흐윽.”
생살이 찢어지는 아릿한 통증에 울음 섞인 가냘픈 비명이 높이 솟구쳤다. 미라벨라는 매끄러운 뺨 위로 눈물을 줄줄 흘리며 흐느꼈다. 그간 오라버니들의 손길이 닿았을 때에는 무척 부끄럽긴 해도 이렇게 아픈 적은 없었다. 야릇하고 기분 좋은 감각만 느껴졌는데, 지금은 마치 불에 달군 굵은 쇠기둥을 아래에 억지로 망치질해 박아 넣는 것 같았다. 미라벨라는 비밀스러운 곳을 묵직하게 파고드는 오라버니의 성기에 골반뼈가 죄다 벌어지면서 제 몸이 둘로 쪼개지는 느낌이었다.
흐윽, 눈앞이 새하얘지는 삽입의 통증이 조금 잦아들 때까지, 미라벨라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바르르 떨었다. 그녀는 작은 손가락으로 에일레스의 손을 더 꼭 쥐며 간절히 매달렸다. 레이든은 잠시 동안 기다려 주었다가 곧바로 허리 짓을 시작했다. 충분히 풀어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쪽이 아플 정도로 빠듯하고 비좁아, 그는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
“후……. 무척 조이는군, 미라벨라.”
“하읏, 자, 잠깐, 으응!”
그사이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는지 울음을 그친 미라벨라는, 서서히 반응하며 달뜬 신음을 토해 냈다. 에일레스가 뒤에서 그녀를 안고 어르며 다독이는 소리가 들렸다.
“착하지. 너무 잘 참았어, 우리 아가.”
“흐윽, 아…….”
“자, 아픈 거 다 됐다. 이제 기분 좋아질 거야.”
후…… 다소 억눌린 듯한 한숨과 함께 레이든이 낮게 신음을 내뱉었다. 그는 뒤로 몸을 물려 귀두만 입구에 걸쳤다가 다시 한 번에 퍽, 끝까지 쑤시며 속도를 더했다. 민감한 내벽을 치대는 감각과 배 속 전체가 꽉 차는 묵직한 부피감이 버거워 미라벨라가 울먹였다. 처음으로 몸을 열어 남자를 받아들인 아래는 아직 미숙했고 그가 출납을 반복할 때마다 홧홧한 통증이 일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훨씬 더 커진 쾌감이 그것을 뒤덮었다.
얇은 속살이 파들대며 욱신거리는 아픔. 그 사이로 야릇한 쾌감이 뒤섞이면서 달콤하고 알싸한 희열이 덧씌워졌다. 약간 위로 휘어 있는 레이든의 페니스는 안을 드나들 때마다 질 위쪽 벽을 긁으며 미라벨라의 가장 민감한 스폿을 정확히 들쑤셨다.
유난히 잘 느끼는 곳을 자극해 줄 때마다 귀여운 소리를 내며 에일레스에게 매달리는 미라벨라……. 그 모습을 응시하던 레이든의 눈빛에 새파란 정염과 함께 또 다른 감정이 짙게 배어났다. 그는 이제 슬슬 인정해야 했다. 미라벨라, 이 사랑스러운 가짜 여동생에게 자신이 한없이 동한다는 사실을.
“지금 어딜 봐, 미라벨라.”
“아흑, 레, 이든! 읏, 오라버니……!”
제 것에 박히며 앙앙 울어 대고 있는 주제에, 감히 다른 곳에 한눈을 팔다니. 드물게 침착성을 잃은 그가 단단한 손끝에 힘을 주었다. 벌을 주듯 흥분으로 부푼 조그마한 음핵을 찾아 콱 짓눌렀다. 그는 그것으로도 모자라 한쪽 손을 휙 잡아끌어다 한껏 벌어진 결합부를 만져 보게 했다. 지금 네 안에 들어가 있는 게 누구인지 명확히 알려 주겠다는 의도로.
굵은 성기를 빠듯하게 받아먹느라 조그마한 접합부는 한계까지 열려 팽팽해져 있었다. 주위의 여린 살이 얄팍하게 늘어지도록 벌어진 제 아래를 더듬고 소스라치게 놀란 미라벨라가 겁먹은 소리를 냈다.
“아, 안 돼! 하읏, 정말 찢어질 것 같아요……!”
“괜찮아, 벨. 이 정도로는 문제없어.”
에일레스가 그 말을 듣고 뒤에서 낮은 웃음을 터트렸다.
“거긴 아기도 나오는 구멍인걸.”
하지만 정작 그 말에 멈칫한 건, 그녀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 허리를 꽉 누르고 흔들며 점차 속도를 높이던 레이든. 미라벨라의 작은 손에 둥근 귀두를 문지르던 르시엘 그리고 처음 말을 꺼낸 에일레스까지.
그 순간, 공통적인 생각이 모두의 머릿속을 스쳤던 것이다. 그들이 이 음란한 가정 교육을 시작해야 했던 이유. 언젠가 미라벨라는 에펠 공국의 후계자와 결혼하여 자신들의 곁을 영원히 떠나게 될 거란 사실이.
“넌 정말 착한 아이야, 벨.”
낮은 한숨과 함께, 에일레스가 부드럽고 연한 백금발 위로 제 입술을 깊이 묻었다. 작은 입술 사이로 흐르는 가냘픈 신음이 그저 애달프고 사랑스러웠다.
“……좋겠다, 네 남편이 될 사람은.”
평소와 다름없는 낮은 음성이 어딘가 씁쓸하게 들렸다. 그는 거의 미라벨라에게만 들릴 정도로 나지막이 속삭였다.
“넌 분명, 모두에게 사랑받는 대공비가 되겠지.”
“흐읏, 하지만…… 저는, 읏, 오라버니들의 동생인 게, 흐읍, 더 좋아요……!”
한층 깊어진 레이든의 허리 짓에 달뜬 신음을 토해 내던 미라벨라가, 쾌감으로 흐릿해진 목소리로 고백했다. 잠시 동안의 짧은 침묵. 색색거리는 가느다란 숨이 이어지고, 그 끝에 에일레스가 낮은 웃음을 터트리며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아, 어떡해. 우리 착한 아가.
“하, 벨라……”
미치겠네, 르시엘이 제 머리를 아무렇게나 쓸어 넘기며 내뱉었다. 레이든은 묵묵히 제 일에만 집중하여 피스톤질에 속도를 더할 뿐이었다. 자꾸만 머릿속을 파고드는 상념을, 거칠고 본능적인 행위로 덮어 지워 내려는 것처럼.
“하아…….”
한참이 지나 거의 탈진하다시피 지친 미라벨라는, 에일레스의 가슴에 힘없이 기대어 있었다. 벌써 몇 번이나 레이든을 받아 낸 탓에 다리 사이가 몹시 화끈거렸다.
그의 몸이 빠져나간 곳에서 특유의 진한 향이 느껴지는 유백색 액체가 흘러나왔다. 약간의 피가 섞인 백탁 액이 뽀얀 허벅지를 적시는 모습을 미라벨라는 기운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가느다란 허리를 잡아 번쩍 들어 올린 에일레스가 그녀를 제 쪽으로 돌려 앉혔다.
“읏, 에일레스 오라버니……?”
예상치 못한 행동에 미라벨라는 동그란 눈을 깜빡거렸다. 그는 갑갑한 크라바트를 풀어 버리고 바지 위에 플란넬 셔츠 하나만을 느슨하게 걸치고 있었다. 실오라기 하나 남기지 못하고 부끄러운 알몸이 된 미라벨라에 비하면 어떻게 보아도 단정한 차림이었지만, 단단하게 부푼 성기는 옷 위로도 여실히 느껴졌다.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과시하며 위에 올라앉은 자신을 쿡쿡 찔러 대는 묵직한 감각에, 미라벨라는 또다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왜 그렇게 봐?”
다정다감한 그는 어쩌면 그냥 봐주지 않을까, 막연히 기대했는데. 미라벨라가 약간 배신감이 감도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자, 에일레스는 도리어 이럴 줄 몰랐냐는 듯 되물으며 여상하게 웃었다. 미라벨라를 마주 안은 자세 그대로 에일레스가 제 하의로 손을 내려 앞섶을 풀었다.
그는 나름대로 연약한 미라벨라를 배려하여 서두르지 않으려 하였으나 짙은 욕정과 그보다 더한 독점욕이 아까부터 속에서 절절 끓었다. 그의 허리 아래 또한 그다지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었다. 한참 전부터 바지와 속옷을 꽉 죄이며, 아플 정도로 부푼 중심부가 꽤나 불편했다.
“……!”
앞쪽을 약간 풀자마자 잔뜩 발기한 상태의 검붉은 성기가 순식간에 브리프 바깥으로 퉁겨져 나왔다. 에일레스의 아름다운 외모와 달리 흉흉한 외양의 그것은, 높이 솟구치며 마주 본 자세로 그의 위에 앉혀져 있던 미라벨라의 아랫배를 묵직하게 때렸다.
얼핏 내려다본 그의 것은 레이든의 성기와 비슷하게 큼직했고 모양은 올곧은 편이었다. 피가 잔뜩 몰린 귀두 표면은 터질 듯 불그스름한 데다 굵은 핏줄이 훨씬 많고 울퉁불퉁해서 무섭게 보였다. 그녀의 동그란 눈은 아까보다도 더 커졌지만, 에일레스는 별다르게 부끄러워하는 기색조차 없이 시선을 맞추며 낮게 웃었다.
“하읍, 오라버니……! 흐읏.”
그가 조금 전 방향을 돌릴 때처럼 미라벨라의 허리를 잡더니 다시 들어 올렸다. 이번에는 반대편으로 돌려 앉히는 대신, 그녀를 내려놓을 듯 말 듯 그대로 아슬아슬하게 공중에 띄워 놓았다. 앞선 정사로 한껏 예민해진 미라벨라의 음부 중앙을 묵직하게 기립한 그의 성기가 야릇하게 건드렸다. 마치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예고하는 것처럼.
커다란 것이 금방이라도 밑을 뚫고 처박힐 듯한 긴장감에 미라벨라가 꼴깍거렸다. 레이든을 몇 번이나 받아들인 아래가 아직도 욱신거리고 아릿한데, 또 같은 일을 할 생각을 하자 겁부터 났다. 혹시 처음처럼 아프기라도 한다면…….
“오라버니, 아흐, 조금만 살살…….”
“……살살?”
굵은 핏줄이 툭툭 불거진 단단한 기둥을 그러쥔 채, 미라벨라의 작은 입구에 귀두 끝을 맞추던 에일레스가 낮게 웃었다. 긴 손가락이 아래로 들어와 민감해진 음부를 건드렸다. 조그마한 소음순 날개가 삽입할 때 안으로 말려 아프지 않도록 미리 활짝 벌려 주는 거였다. 다가올 일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자꾸 아랫배가 뜨겁게 조여드는 느낌이라, 미라벨라는 어쩔 줄 모르고 낑낑거렸다.
“여기서 얼마나 더 살살 해, 응?”
“……흐아아!”
푹.
순간 그가 작은 몸을 제 위로 그대로 눌러 앉혔다. 평소의 그와는 달리 전혀 다정하지 않은, 두툼하고 거대한 성기가 미라벨라의 여린 음부를 단숨에 꿰뚫었다. 앞선 레이든과의 정사로 충분히 젖어 든 질구는 보드랍게 풀려 있었으나 좁은 내부를 밀어젖히며 사납게 벌리고 드는 기세를 감당하기는 어려웠다. 기다란 성기에 푹 꽂히듯 내려 앉혀져 몸을 꿰인 미라벨라가, 꼼짝하지 못한 채 애처로이 숨을 할딱거렸다.
“읏, 으응, 오라버니! 너, 너무 깊어서…….”
“후…… 옳지, 천천히, 숨 쉬어.”
발기하여 배꼽 위까지 치솟은 에일레스의 성기는 곧은 편이라, 바로 삽입했을 때 찌르는 위치가 레이든과는 또 달랐다. 퍽, 퍽. 유달리 두툼하고 탄력 있는 귀두가 젖은 속살을 헤집었고, 단단한 기둥은 아래를 욱신거릴 정도로 세게 치받았다. 그때마다 날카로운 쾌감이 미라벨라의 배 속을 마구잡이로 들쑤셨다.
위에서부터 내리꽂힌 자세 탓에 무게가 실려 결합이 더 깊었다. 목 끝까지 꿰뚫고 나올 듯한 벅찬 삽입감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할딱이면서도 미라벨라는 일찌감치 달콤한 절정을 맞이했다. 아흐윽…… 옅은 신음과 함께 자잘하게 떨리는 작은 등을 끌어안으며, 에일레스가 새하얀 어깨 위에 입술을 내렸다.
“우리 아가, 기분 좋았어?”
“에일레스, 흑, 오라버니, 하으…….”
“하아…….”
그는 밀려오는 사정감을 굳이 참지 않고 몇 번 더 허리를 흔들며 미라벨라의 안에 쏟아 냈다. 파정한 직후에도 그의 성기는 거의 크기를 줄이지 않았기에, 텀을 두지 않고 곧바로 두 번째 정사를 이어 갔다.
“윽, 벨, 힘을 좀…… 후으, 이러다 잘리겠어.”
“아흑, 아! 처, 천천히…….”
이번에 그는 서두르지 않고 좀 더 섬세하게 하체를 놀렸다. 확실히 두 번째는 처음보다 더 리듬이 잘 맞았다. 희고 말랑한 엉덩이를 양손에 쥐고 움직이며 삽입하는 이 자세가 에일레스는 꽤 마음에 들었다. 발기한 성기를 뿌리 끝까지 잠기도록 완전히 밀어 넣자 마치 온천물에 담근 것처럼 촉촉하면서도 따스한 내벽이 기분 좋게 받아 감쌌다. 녹진하게 풀린 부드러운 점막이 사방에서 밀착되어 조이는 압박감이란. 그의 목울대가 두어 번 크고 거칠게 오르내렸다.
“……하윽!”
미라벨라는 벼락처럼 내리치는 쾌감에 전율하며 할딱였다. 잔뜩 달구어진 뜨거운 기둥이 민감하게 부풀어 오른 점막을 콱콱 때렸다. 굵은 선단이 예민한 스폿을 뭉근하게 짓누르며 비벼 대자, 미라벨라는 별이 쏟아지는 듯 눈앞이 반짝거렸다. 에일레스가 마주 앉은 자세에서 각도를 바꿀 때마다 두툼한 성기 뿌리가 부푼 음핵에 깊이 문질러졌다. 마찰열이 이는 듯 거센 감각을 감당하는 게 두려워 그녀는 오라버니의 단단한 목과 어깨에 정신없이 매달렸다.
“흐윽, 오라버니, 아…….”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우는 소리를 냈다. 두 사람은 이번엔 거의 동시에 절정에 도달했다. 비릿한 수컷 향을 풍기는 백탁 액이 흥분으로 달아오른 여린 내벽에 흠뻑 끼얹어졌다. 작은 입술 사이로 흩어지는 더운 숨마저도 무척 달았다.
“아,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아찔한 감각에 눈을 감아 버린 에일레스가, 허리를 잘게 떨며 낮게 신음하듯 속삭였다. 그래서 밀어내려고 했던 건데, 선을 넘으면 너무 위험해서……. 끝이 갈라진 허스키한 음성은 짙은 정욕과 주체할 수 없는 애정에 꽉 잠겨 있었다.
그녀를 처음 본 순간부터 눈을 뗄 수 없었던 건 어째서였을까. 그게 애처로운 마음에서 비롯된 동정심이라 착각한 때도 있었고, 어느 날은 단순히 성적인 끌림이라 생각해 보기도 했다. 그는 여전히 답을 찾지 못했지만, 이제 와 그걸 판단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것만큼은 확실했다.
다만, 한번 마음을 주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깊이 빠져들게 될 자신을 본능적으로 예감하고 최대한 선을 그으며 밀어내려 했을 뿐. 하지만 그 또한 얼마나 부질없는 일이었는가를 실감하며 그는 긴 눈매를 나른하게 찡그렸다.
“아, 흐으…….”
아직 절정의 여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미라벨라는 희고 부드러운 알몸을 그에게 기댄 채 흐느꼈다. 오라버니의 것은 여전히 그녀의 속살을 깊이 파고든 채 묻혀 있었다. 쾌락에 절여진 음부가 잘게 경련하며 뿌리까지 삼킨 성기를 오물오물 조였다.
자잘한 쾌감이 스쳐 가는 와중에도 지쳐 버린 미라벨라는 서서히 졸음이 왔다. 맞닿은 체온이 또 너무 따스하기도 했고……. 자꾸만 눈이 감기는 것을 눈치챈 에일레스가 동그란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렸다. 미라벨라가 잠결에 칭얼대는 소리를 내며 따뜻한 품 안을 파고들었다.
“아가, 졸려?”
“으응, 에일레스 오라버니…….”
“웬만하면 그냥 자도록 해 주고 싶지만, 오늘 내 교육은 아직 덜 끝나서.”
그가 곤란한 듯 웃어 보이며 미라벨라의 동그란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어깨와 사랑스럽게 부푼 뽀얀 젖가슴 언저리에도. 커다란 손이 등과 허리를 부드러이 쓸어내리며 다시 엉덩이를 감쌌다. 그는 이제 막 첫 성교를 치른 어린 여동생에게 다정한 후희를 가르쳐 주려 했다.
“벨, 끝났다고 해서 그냥 나가 버리거나 바로 자는 건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 이런 일을 하고 나면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완전히 멀어질 수도 있거든.”
“으응, 네…….”
“알겠지? 창피하잖아, 이런 데 막 보여 줘야 하는데……. 그러니까 다 하고 나면 서로 다정하게 만져 주고, 어디가 제일 좋았는지 말해 주기도 해야 다음에 또 재밌게 하지.”
“아흣, 오라버니! 거, 거기는…….”
에일레스가 시선을 맞추며 아직 연결되어 있는 젖은 음부를 가볍게 두드렸다. 그 손길에 또다시 야릇한 기분이 온몸으로 퍼져 미라벨라가 얼굴을 붉히는데, 뒤에서 누군가 그녀를 번쩍 안아 위로 들어 올렸다. 그 바람에 기다란 성기가 주름진 질 내벽을 주르륵 긁으며 빠져나갔고, 바둥거리는 새하얀 다리 사이로 점성 있는 희뿌연 액체가 민망하게 주욱 늘어졌다.
“적당히 해, 에일레스. 여동생이랑 떡 치면서 무슨 배려와 예의를 가르치고 있어?”
“르시엘 오라버니! 읏, 흐…….”
미처 소리도 못 지르고 하느작거리는 미라벨라를 뿌듯하게 안아 든 르시엘이, 저를 날카롭게 노려보는 손위 형제를 바라보며 씩 웃었다.
“그리고 바로 앞에서 물어보면, 얘가 별로였다고 솔직히 말할 수 있겠냐고.”
“이 새끼가 형한테 진짜.”
“미안, 웬만하면 기다리려 했는데 내가 진짜 좀 급해서.”
“하…….”
르시엘의 뻔뻔한 하극상에 에일레스는 눈을 치켜떴으나, 곧 터질 듯 팽창한 그의 아랫도리를 목격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안 본 눈을 사고 싶어 하는 얼굴이 된 그는 한마디 더 하려던 것을 그만두고 몸을 일으켜 씻으러 갔다.
“오라버니, 하읏! 자, 잠깐만요!”
그 틈에 미라벨라를 차지한 르시엘이, 침대 위에 작은 몸을 그대로 엎어 놓고 새하얀 엉덩이만 위로 추켜세웠다. 그는 희뿌연 정액이 아직도 울컥거리며 새어 나오는 가랑이 사이를 돌처럼 단단한 손바닥으로 대충 훔쳤다. 그가 젖은 손을 미라벨라의 볼기에 문질러 닦더니 가볍게 한 대 탁 쳤다. 물론, 가볍게 쳤다는 건 전적으로 르시엘의 생각이었다.
“……아흐윽!!”
“재밌었어, 벨라? 아주 푹 젖었네. 오줌 싼 줄 알았잖아.”
“하으, 너무해요…….”
미라벨라가 미약한 저항을 계속할 틈도 없이, 그녀의 가느다란 팔뚝과도 거의 맞먹을 만큼 크고 흉포한 살기둥이 여린 음부를 꿰뚫고 뒤에서부터 푹 처박혔다. 하윽! 무도한 침입에 잠이 확 달아난 미라벨라의 눈이 커졌다. 배 속의 모든 장기가 통째로 뒤흔들리는 듯 무자비한 삽입감에 순간적으로 숨이 턱 막혔다.
“아, 흐윽, 오, 오라버니…….”
“크윽, 벨라. 좆 끊어지겠어.”
녹진하게 풀려 있던 질구는 다행히 처음만큼의 고통을 호소하진 않고 빠듯하게 그를 받아들였다. 거대한 성기가 단지 음부를 관통한 것만으로도 가벼운 절정에 가까운 희열이 전신으로 번졌다. 하지만 작은 구멍은 이미 한계까지 벌어진 채 가까스로 물고 있는 게 고작이었을 뿐이어서, 미라벨라는 다른 걸 더 할 엄두는 나지 않았다. 르시엘이 허리를 움직이려 하자 미라벨라가 애처롭게 도리질했다.
“하윽, 우, 움직이지 마세요……!”
“아직 넣기만 했는데, 이대로 싸라고?”
성기가 아플 정도로 사방에서 꽉 죄는 압박감에 턱에 힘을 주며 르시엘이 반문했다. 달아나려 드는 미라벨라의 골반을 더욱 꽉 붙잡아 지지한 그가 허리를 크게 돌렸다. 크윽, 르시엘의 숨이 거칠어지고 두꺼운 등 근육이 꿈틀거렸다. 바위처럼 단단한 구릿빛 엉덩이가 움푹 홈이 팰 정도로 강하게 수축했다.
“하, 젠장……. 솔직히 그냥 쌀 수도 있을 거 같아.”
잠시 멈추었다 움직임을 재개하며 르시엘이 수사자의 갈기 같은 제 머리카락을 마구 쓸어 넘겼다. 미라벨라는 그의 아래에서 달달 떨며 가쁜 숨을 할딱이고 있었다. 거대한 흉기가 여린 질벽을 마찰하며 온갖 곳을 콱콱 쑤시고 짓찧는 감각에 딱 죽을 맛이었다. 감당하기 어려운 벅찬 삽입감과 꼭 그만큼의 아찔한 쾌감이 연약한 신체에 동시에 퍼부어졌다.
“크, 벨라, 밑구멍 조이지 좀 말고…… 윽.”
“아흐읏! 아! 오라버니! 거, 거기 때리지…… 흐읍!”
“으윽, 큿.”
르시엘이 뒤에서 거듭 퍽퍽 박을 때마다 묵직한 불알주머니가 함께 날아와 미라벨라의 은밀한 곳에 철썩 맞부딪혔다. 연약한 회음을 강하게 때리며 발갛게 물들이자, 민감하게 부푼 클리토리스까지 아프게 매를 맞았다. 무도하게 안을 들쑤시는 감각에 가까스로 적응하자마자 때아닌 민망한 체벌에 시달리게 된 미라벨라가, 그의 불알에 음부를 얻어맞을 때마다 훌쩍이며 우는 소리를 냈다.
짜악!
“악! 뭐, 뭐야?”
“르시엘! 너 벨을 때렸어?”
그 소리를 듣고 욕실에서 막 나온 에일레스가, 커다란 손으로 르시엘의 넓은 등을 사정없이 후려갈겼다. 한 번으로 봐주지 않고 구릿빛 등짝을 연속으로 후려치자, 한창 속도를 더해 가며 피스톤질 하던 그가 ‘악!’ 소리를 지르며 항변했다.
“대체 애를 왜 때려? 뭐로 어디를 때렸어?”
“참 나……. 때리긴 누가 때렸다는 거야? 잔뜩 예뻐해 주고 있는데.”
차마 그걸로 거기를 때렸다고는 말하지 못하고 툴툴거리던 르시엘이 괜히 레이든을 힐끗거렸다. 두 동생이 몸을 섞는 광경을 지켜보던 그가 르시엘의 시선을 받고 무슨 뜻이냐는 듯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아무튼 다치게 하지 마.”
미라벨라는 르시엘 아래에서 엉덩이를 들고 엎드린 채 숨을 할딱이고 있었다. 방 안의 고조된 공기로 인해 자그마한 두 볼이 사과처럼 붉었다. 안쓰럽게 바라보던 에일레스가 부드러운 아랫배 밑으로 손을 넣어, 음모를 헤치고 도톰하게 부푼 음핵을 꾹꾹 눌러 자극해 주었다. 그는 굵은 말뚝 같은 자지가 뿌리까지 처박혀 찢어질 듯 팽팽해진 접합부를 만져 보더니 르시엘의 양심 없는 행위에 혀를 내둘렀다.
“……벨에게 좆이 안 설 거 같다고 한 게 누구였더라.”
“흐윽!”
혹시라도 미라벨라가 그 말을 알아들을까 봐 질겁한 르시엘이 한층 더 속도를 올려 앞뒤로 움직이며 퍽퍽 박아 댔다. 그가 골반을 단단히 붙잡고 몸을 슬쩍 물렸다가 한 번에 퍽 쑤시며 짓치고 들 때마다, 온몸을 뒤흔드는 벅찬 쾌감이 전신으로 퍼졌다. 에일레스는 그녀가 르시엘에게 박히는 내내 클리토리스를 애무하는 손길을 거두지 않았다. 안팎으로 동시에 느껴지는 강한 자극에 미라벨라는 발가벗고 엉덩이만 치켜든 부끄러운 자세로 끊임없이 울먹였다.
“미라벨라…… 이제 꽤 익숙해진 것 같군.”
새카만 욕망이 번져 짙어진 눈으로, 레이든이 가까이 다가왔다. 아까 몇 차례나 미라벨라의 안에 파정했음에도 그의 기다란 성기는 여전히 빳빳이 머리를 들고 있었다. 갈라진 끄트머리에서 흘러나온 액으로 끈적하게 젖은 선단이 작은 입술 위에 문질러졌다가, 이내 숨을 틀어막으며 목구멍으로 깊이 처박혔다.
“으읍, 흡!”
사방에서 몰아치는 감각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꼬물거리던 미라벨라의 손이, 곁에 있던 에일레스의 단단한 몸에 우연히 부딪혔다. 씻으면서 한두 번 더 손으로 빼내어 가라앉힌 게 무색하도록 그의 성기는 또다시 몸집을 부풀려 날렵한 복근 위로 치솟아 있었다.
“……으응!”
미라벨라는 닿았던 손을 반사적으로 떼어 냈다. 끄트머리가 젖은 채 번들거리는 오라버니의 검붉은 성기가 왠지 무섭게 느껴져서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까 그와 후희를 다 나누지 못한 게 신경 쓰여 자꾸만 빈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그 마음을 눈치챈 에일레스가 옅은 미소를 걸치며 작은 손을 펼쳐 기꺼이 제 것을 쥐여 주었다.
“고마워, 벨. 읏…….”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순결했던 하얗고 작은 알몸은, 결국 입과 손과 아래로 세 오라버니를 받아 내며 온통 끈적하고 희뿌연 체액으로 뒤덮이고 말았다. 하아, 아…… 가쁜 숨을 몰아쉬며 레이든의 침대 위를 기어가는 미라벨라의 뽀얀 다리 사이로 음란한 액체가 주룩 흘러내렸다. 달걀흰자와 비슷한 점성 있는 액이 완전히 흐르지 않고 가랑이에 길게 늘어져 수치심을 더 자극했다.
“전부 삼켜.”
“흣, 으읍.”
홧홧한 아래만큼이나 사랑스러운 입술도 흠뻑 젖어 있었다. 레이든에게 한참을 범해진 입 안이 온통 끈적거리며 붙어 버린 듯 목이 말랐고, 그의 더운 체액을 배가 부를 정도로 꼴깍꼴깍 삼켜 목구멍이 화끈거렸다. 발그레한 뺨과 입가는 물론, 벨벳 같은 긴 속눈썹에도 유백색 액체가 엉겨 시야가 흐릿했다. 하지만 안간힘을 쓰며 달아나려 든 보람도 없이, 뒤에서 가느다란 발목을 턱 붙잡은 르시엘이 그녀를 도로 죽 끌어 내렸다.
“아직 수업 안 끝났는데 어디 가, 벨라?”
“흐읏, 오라버니! 이, 이제 제발 그만…….”
“슬슬 몸 풀었으면 이제 본격적인 가정 교육을 시작해 볼까?”
“더는, 흐윽, 못 해요……! 아흑!”
그 후로도 날이 완전히 저물 때까지, 굳게 닫힌 문 안쪽에서는 열기 섞인 억눌린 한숨과 진도를 상의하는 나지막한 대화의 소음, 가늘게 이어지는 신음과 울먹이는 흐느낌 등 음란한 가정 교육을 진행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흘러나왔다.
* * *
라이오넬 공작가의 대저택 지하에는 커다란 욕실, 아니 거의 실내 온천장이라 해도 좋을 법한 규모의 큰 사우나가 있었다. 지하에 있는 시설이었으나 환한 조명이 내부를 밝히고 있어 그리 어둡지는 않았다. 온천수를 직접 끌어와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춘 공간에는 기분 좋은 온기를 품은 수증기와 은은한 입욕제 향기가 가득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근사한 것은, 화이트 톤의 대리석 바닥에 둥근 돔 형태로 파인 드넓은 온탕이었다. 수십 명이 함께 들어가도 비좁지 않을 만큼 넉넉한 크기의 욕탕. 그 중앙에는 신화 속 동물을 형상화한, 고전적인 형태의 조각상이 세워져 열린 입 사이로 뜨거운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사우나는 오랜만이군, 나쁘지 않은데.”
“근육에 쌓인 피로를 풀어 주는 데는 또 이만한 게 없지.”
르시엘이 기지개를 쭉 켜자, 사냥에 능숙한 맹수처럼 빈틈없이 짜인 두툼한 등 근육이 위협적으로 움찔거렸다. 음란한 가정 교육의 첫 번째 수업이 마무리된 뒤, 그들은 레이든의 방에서 직접 이어진 계단을 통해 지하로 내려왔다. 커다란 타월로 둘둘 말린 채 에일레스의 품에 안겨 있는 미라벨라를 르시엘이 힐끗 곁눈질했다.
“격한 운동을 한 뒤에는 역시 땀을 쫙 빼 줘야 한다니까.”
이곳을 찾은 이유는 사실 미라벨라를 위해서였다. 첫 교육이 끝난 뒤 지칠 대로 지친 그녀는 레이든의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했다. 어느 순간 기절하듯 잠들어 버린 그녀를, 그대로 들쳐 안고 데려온 것이었다. 한 걸음 성큼 다가선 그가 둘째 오라버니의 가슴에 뺨을 기대고 색색 잠들어 있는 막내 여동생의 작은 코를 슬쩍 잡아당겼다.
“그만 일어나, 벨라.”
“으응! 시, 싫어…….”
잠결에 도리질을 하던 미라벨라가 무거운 눈꺼풀을 간신히 들어 올렸다. 흐릿한 시야에 뜻밖의 풍경이 들어오자, 그녀는 한순간에 잠이 다 달아나 동그란 눈을 크게 떴다.
“읏, 오라버니! 여, 여기가 어디예요?”
“우리 저택의 지하에 있는 온천이야. 씻어야지, 벨.”
“온천이요? 그, 그런데 왜 오라버니들도, 다 여기에…….”
같이 있어요……? 몸이 끈적할 정도로 엉망이었으니 씻는 건 당연하겠지만, 어쩐지 말하는 게 단순히 그녀를 데려다주러 온 것 같지만은 않아서 미라벨라는 불안감이 샘솟았다. 설마 하는 생각을 차마 입 밖으로 내어 묻지는 못하고 미라벨라의 목소리만 떨려 나왔다. 그리고 그녀의 불안은 곧 현실이 되었다.
“벨라, 일어났어? 자, 같이 씻으러 가자.”
“……흐읍! 르, 르시엘 오라버니!”
문득 곁에 서 있는 르시엘을 본 미라벨라는 황급히 눈을 돌려 버렸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모든 것을 당당히 드러낸 강인한 구릿빛의 육체. 그리고 두꺼운 근육으로 짜인 굵은 허벅지 사이에 자리한 거친 체모와 아무리 보아도 적응이 되지 않을 듯한 그의 육중한 신체 일부를 정면으로 목격했기 때문이었다. 저런 게 몇 번이나 밑을 꿰뚫고 들어왔다니……. 검붉은 색의 굵직하고 긴 남성기는 발기가 풀린 상태임에도 도통 믿어지지 않는 크기였다.
“일단 땀 좀 빼고 나서 등 밀어 줄게.”
“시, 싫어요, 내려 주세요! 저 혼자 씻을래요, 읏, 방에 가서…….”
그러고 보니, 르시엘뿐 아니라 그녀를 안고 있는 에일레스 역시 이미 탈의를 마친 상태로 훤칠한 나신을 드러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 ‘교육’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해도, 이건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다 자란 남매 사이에, 여동생과 오라버니가 같이 목욕을 하는 건 절대…….
“뭐 어때? 형제간에 같이 씻고 그러기도 하는 거지.”
“말도 안 돼요! 그건…… 아주 어릴 때나, 성별이 다 같을 때의 일이잖아요.”
손 하나 까딱할 기운조차 없었지만, 미라벨라는 필사적으로 바둥대며 에일레스의 품에서 벗어나려 시도했다.
세 오라버니의 교육은 결코 쉽지 않았다. 잠시도 쉴 시간이 없었던 첫 실전 수업. 심지어 그들이 선호하는 체위는 모두 제각각이었으며 각자 취향까지 다르니 가르침에 있어 중점을 두는 부분 역시 달랐다. 그 탓에 번갈아 그들을 받아들이며 미라벨라는 어느 순간 횟수를 세기조차 어려워졌고, 일어서려 하면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질렀다.
억지로 침실 바닥에 한 발을 내디디려 했을 때는, 정말 입 밖으로 작은 비명이 튀어나왔다. 솔직히 미라벨라는 지금 내려 준다 하더라도 혼자 걸을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지치지도 않는 세 오라버니들에 의해 수도 없이 개통당한 아래의 부끄러운 곳은, 에일레스의 품에 안긴 지금도 여전히 욱신거리며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힘겨워하는 기색이 역력한 미라벨라를 향해 르시엘이 그것 보란 듯한 얼굴을 했다.
“거봐, 혼자 씻을 수나 있겠어? 안 될 것 같은데.”
“아흐, 이게 다 오라버니들 때문에……! 읏, 너무 힘들었단 말이에요…….”
“힘들기는, 오늘 처음이라 얼마나 많이 봐준 건데.”
르시엘이 미라벨라 곁을 지나치며 엄살 부릴 생각 말라는 듯 엉덩이 옆을 툭 쳤다. 하지만 그가 간과한 사실이 있었으니, 제 손바닥이 미라벨라의 둔부 전체를 다 덮을 만큼 크고 단단하다는 점이었다. 스스로는 힘도 주지 않고 가볍게 건드린 거라 생각했지만 세기가 상당했다. 미라벨라는 그렇지 않아도 화끈거리던 음부의 깊은 안쪽을 강하게 울리는 둔통에 소리도 못 내고 바짝 굳었다.
“야!!”
미라벨라를 안고 있던 에일레스가 대신 화를 냈으나 르시엘은 그저 낮게 웃으며 지나쳤다. 그는 기분이 좋은지 후련한 얼굴로 한쪽 벽면에 일렬로 늘어선 스탠드형 샤워 시설에 다가섰다. 금으로 만든 수전 위에는 마력석을 정제하여 만든 에메랄드빛 버튼이 부착되어 있었다. 르시엘이 그것을 누르자 위쪽에서 즉시 알맞은 온도의 더운물이 쏟아져 내렸다. 바로 옆에는 레이든이 먼저 자리를 잡고 샤워 중이었다.
“에일레스, 안 들어올 건가?”
“하고 있어, 벨을 씻겨서 데려갈게.”
샤워를 마친 두 형제가 중앙의 대리석 온탕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에일레스를 돌아보았다. 그는 욕실 한편의 긴 세신대 위에 안고 있던 미라벨라를 막 내려놓는 중이었다. 그녀는 오늘 너무 많은 일을 겪어 혼란스러운 나머지 더 저항할 힘을 잃은 상태였다. 하지만 오라버니의 너른 품 안을 벗어나 세신용 침대에 눕혀진 뒤, 몸을 덮었던 커다란 타월마저 휙 걷히자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흣!”
장소가 장소인 만큼 당연한 일이었지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이 고스란히 드러나자 미라벨라는 몸을 반사적으로 움츠렸다. 욕장 안은 수증기로 가득 차 있었으나 눈앞에 보이는 걸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다. 차라리 아까 침실에서는 너무 정신이 없어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지만, 막상 자신과 마찬가지로 벗은 육체를 온전히 드러낸 세 오라버니를 의식하자 그녀는 도통 어디에 시선을 두어야 할지 몰라 봄 하늘색 눈동자가 정처 없이 흔들렸다.
“……읏, 에일레스 오라버니!”
“벨, 그냥 누워 있어. 씻겨 줄 테니까.”
“아니요, 괘, 괜찮아요……!”
미라벨라는 격한 통증을 호소하는 신체를 움직여 세신용 침대 위에서 일어나려고 낑낑거렸다. 부드러운 목욕용 스펀지를 들고 다가온 에일레스가 어깨를 가볍게 눌러 몸을 일으키는 것을 막았다. 상큼한 사과 향이 나는 비누가 젖은 스펀지에 충분히 흡수되어 곧 풍부한 거품을 만들어 냈고, 발긋발긋한 성애의 흔적으로 가득한 그녀의 부드러운 살결 위에 문질러졌다.
“벨, 오른쪽 팔 좀 들어 줄래?”
“오라버니! 그냥, 읏, 제가 혼자 씻을래요…….”
“너 지금 걷지도 못하면서 무슨 소리야? 어서.”
“아, 흐읍…….”
“이번엔 저쪽.”
미라벨라는 향 좋은 거품을 머금은 목욕용 스펀지가 예민한 살결에 닿을 때마다 자꾸만 숨을 참게 되었다. 에일레스는 미라벨라의 왼쪽 가슴에 한 손을 가볍게 얹어 둔 채 비누칠을 하고 있었다. 바짝 선 작은 젖꼭지가 단단한 손바닥 아래에 비벼지는 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태연한 얼굴로.
하지만 조그마한 신체 부위가 스칠 때마다 그녀는 눈앞이 아찔했다. 혹시라도 가슴 아래에서 쿵쿵거리는 심장 박동이 그에게까지 들리는 건 아닐까, 몹시 걱정스러웠다.
“……하읏, 오, 오라버니!”
이렇게 발가벗고 무방비한 상태가 된 것도 창피했지만, 오라버니의 훤칠한 나신을 보는 것도 부끄러워 미라벨라는 제대로 시선을 주지도 못했다. 특히 그의 신체에서 가장 이질적인 부분…… 신화 속에 등장하는 남신처럼 아름다운 외모와는 완전히 상반되는, 굵은 핏줄이 불거진 크고 검붉은 성기가.
그러나 수차례의 정사로 아릿한 음부에 목욕 스펀지가 아닌 오라버니의 손끝이 직접 닿은 순간, 미라벨라는 화들짝 놀라 눈을 뜨지 않을 수 없었다. 에일레스는 바둥거리는 두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단단히 누르고는 긴 손가락을 미끄러트리듯 질 안에 삽입했다. 안쪽에서 갈고리처럼 유연하게 구부러진 손가락이 음란한 액체와 엉겨 질척이는 소리를 냈다.
“벨, 안쪽도 깨끗이 씻어 내야지.”
“흐읍, 아, 으흣……!”
긴 손가락이 민감한 내벽을 섬세하게 긁어 올릴 때마다, 미라벨라는 야릇한 소리를 내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그녀의 작고 음란한 구멍은 오라버니의 손가락을 꽉 문 채 움찔거리며 점도 높은 유백색 액체를 계속해서 토해 냈다.
어느 정도 안쪽이 정리되자, 에일레스는 이번엔 은밀한 곳을 더 세세하게 씻겨 주기 시작했다. 두 다리를 양옆으로 활짝 벌려 놓고, 조그마한 소음순 날개 사이사이까지 직접 확인해 가며 꼼꼼히 닦아 내는 손길이 차마 숨조차 쉴 수 없을 만큼 섬세했다. 부드럽고 연한 피부로 이루어진 회음부의 연결 부위를 오래도록 문지르는 손길에 미라벨라는 얼굴이 불에 덴 듯 뜨거워졌다.
“오라버니, 흑, 잠깐만요! 이, 이건 너무…….”
“너무, 뭐?”
“흐읍, 너, 너무, 깨끗하게 하시는 거 같아서, 그렇게까지는…….”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몰라, 질식할 듯한 부끄러움에 잠식된 목소리가 점점 줄어들었다. 아흣! 순간 그의 손끝이 우연히 음핵 중앙을 스치는 바람에 미라벨라는 창피한 소리를 꽤 크게 들려주고 말았다. 하지만 잘 익은 사과처럼 새빨개진 작은 얼굴을 내려다보며 낮은 웃음을 터트리는 그를 보자 정말 우연이었는지 의심스러워졌다.
“왜, 평소에는 이렇게 안 씻어?”
에일레스가 약간 웃음을 참는 얼굴로 놀리듯이 말했다.
“그러면 안 돼, 벨. 매일 잘 씻어서 깨끗이 해야지.”
“읏, 그런 뜻이 아니고…… 흐읍!”
“아주 소중한 곳이잖아, 그렇지?”
무척이나 억울한 오해였지만 변명할 틈조차 없었다. 돌연 무릎이 접히며 발가벗은 두 다리가 가슴 쪽으로 꾹 눌렸다. 음부 전체가 정확히 노출되는 창피한 자세에 미라벨라가 공중에 뜬 희고 작은 발을 바둥거렸다.
“귀찮아서 그러는 거라면, 내가 매일 씻겨 줄 수도 있는데……. 네 생각은 어때?”
에일레스와 눈이 마주치자, 그는 커다란 손으로 동그란 엉덩이를 벌리며 타이르는 어조로 말했다.
“이런 곳도.”
“아앗……! 으, 하읏…….”
그는 옅은 분홍빛을 띤 엉덩이 사이 작은 구멍에 비누 거품을 살짝 묻힌 뒤, 엄지로 그 위를 직접 문질러 닦았다. 수줍음 많은 여동생이 고개를 돌리지 못하도록 시선을 단단히 붙잡아 눈을 맞춘 채로, 아주 천천히. 미라벨라는 나른하게 내려다보는 눈길에 숨이 막혀 왔다.
조그마한 주름 하나하나가 오라버니의 지문 아래에서 펼쳐질 듯 깊게 비벼지는 중이었다. 어, 어떻게, 그런 곳을……. 미라벨라는 얼굴이 참을 수 없이 화끈거렸고 부끄러움이 치솟아 숨을 틀어막았다. 더러운 게 묻어 나올 일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의 손가락이 닿은 자리가 연신 움찔거렸다.
그는 뒤쪽 구멍을 문지르는 손길을 거두지 않은 채 가장 긴 손가락을 앞으로 보냈다. 목욕을 도와준다는 명목하에 민감하게 부푼 음핵 아랫부분을 뿌리부터 압박하며 쓸어 올리자, 미라벨라가 더 참지 못하고 자지러지는 소리를 냈다.
“……아, 흑! 하으!”
물방울이 맺힌 새하얀 대리석 벽면에 그보다 더 촉촉이 젖은 신음이 부딪혔다. 여린 몸을 덮친 아찔한 쾌감에 완전히 잠식당한 그녀는 한동안 달뜬 숨만 몰아쉬었다. 오라버니가 다정하게 몸을 씻겨 주는 손길에 저 혼자 반응하여 한 차례 요란한 절정을 치른 뒤에는 너무 창피해서 어디에라도 숨고 싶어졌다.
심지어 오라버니가 깨끗이 씻겨 준 음부는 또다시 흠뻑 젖고 말았다. 은밀한 입구에서 흘러나온 음란한 액체가 허벅지 안쪽을 타고 흘러, 자신이 누운 세신대를 적시는 부끄러운 감각이 선연했다. 에일레스는 제 얼굴을 바로 보지 못하고 자꾸만 숨으려 드는 미라벨라를 붙잡아 동그란 이마 위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벨, 이 이상 귀엽게 굴면 곤란한데.”
“으응, 앗.”
“이제 나도 좀 씻어야겠다, 잠시만 기다려 줘.”
세신용 침대 위에 기운 없이 누워 기다리는 동안, 그녀는 꼭 잘못을 저지른 사람처럼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이 공간은 꽤 넓었고 레이든과 르시엘이 있는 곳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야릇한 소리가 거기까지 들리진 않았겠지만, 그래도…….
잠시 후, 샤워를 마친 에일레스가 그녀를 안아 들고 실내 온천의 중앙으로 향했다.
“벨라, 몸은 좀 괜찮아졌어?”
“네, 아까보다는…….”
“다행이네, 들어와.”
천연 대리석 바닥을 둥근 돔 형태로 파서 만든, 넓은 온탕에는 레이든과 르시엘이 먼저 몸을 담그고 있었다. 미라벨라는 최대한 벗은 몸이 보이지 않도록 물 위로 목만 내놓고 간신히 웅크렸다. 더운 수면에서 뽀얀 수증기가 피어올라 적나라한 알몸을 상당 부분 감춰 주는 게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그사이 훈훈한 온기에 놀란 근육이 어느 정도 풀렸는지 몸은 훨씬 가뿐했다. 따끈따끈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홧홧하고 쓰라렸던 음부도 한결 나아지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셋이 같이 씻는 건 꽤 오랜만인데.”
“그렇군. 예전에는 운동을 마친 뒤 여기서 같이 씻을 때가 많았으니까. 더 어릴 땐 승마나 검술 수업 후에 오기도 했고.”
“맞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는 레이가 너무 바빠져서 기회가 없었지. 하긴, 몇 년 전부터는 나와 르시엘도 일 때문에 바쁘긴 마찬가지였지만.”
미라벨라는 물속에서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앉아 있었다. 오라버니들과 나이 차가 꽤 나긴 하지만 어린아이도 아닌데, 다 큰 여동생이 알몸으로 함께 목욕을 하다니. 그녀는 세 오라버니와 최대한 멀리 떨어져 앉으려 애를 쓰면서 달아날 기회만을 엿보았다.
“막내 덕에 오랜만에 같이 왔네, 좋다.”
르시엘이 팔을 뻗어 여동생의 부드러운 뺨을 슬쩍 꼬집었다. 복숭아처럼 작은 얼굴은 아직 남아 있는 쾌감의 여운과 주위를 맴도는 따스한 기운, 부끄러움으로 인하여 발그레하게 상기되어 있었다.
“앞으로는 가끔 시간을 내 보도록 하지. 때때로 이런 시간을 보내는 것도 리프레쉬가 될 테니.”
대리석 욕탕의 한쪽 벽에 등을 기대어 앉아 눈을 감고 있던 레이든의 말이었다. 그 역시 오랜만의 느긋한 온천욕이 나쁘지 않은 모양이었다.
기분 좋은 온도의 따뜻한 물과 코끝을 즐겁게 하는 은은한 입욕제의 향. 오랜만의 온천욕은 누적된 그간의 피로와 심신의 긴장을 편안하게 풀어 주었다. 모든 스케줄을 취소하고 뜻하지 않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면서, 공작가 형제들은 평소보다 다소 수다스러워졌다.
“……더 어릴 땐 승마와 펜싱이 필수 교양이라 매주 수업이 있었거든. 끝나고 나면 항상 셋이 같이 여기 왔어.”
달아나는 데 실패한 미라벨라는 어쩔 수 없이 에일레스와 르시엘 사이에 앉아 있었다. 오라버니들과 같이 목욕하는 건 여전히 창피했지만, 자신은 모르는 그들의 어릴 적 이야기를 듣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해서 점차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솔직히 항상은 아니었지 않나, 에일레스.”
“아, 그건 맞아.”
듣고 있지 않은 줄 알았는데, 팔짱을 낀 자세로 앉아 있던 레이든이 감았던 눈을 천천히 뜨며 첨언했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에일레스는 약간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땐 서로 돌아가면서 등을 밀어 주기도 했지만, 사실 르시엘의 등은 아무도 밀어 주지 않으려고 했거든.”
“엇, 왜요?”
“음, 실은, 르시엘은 어릴 때부터 몸이 커서 서로 해 준다고 해도 솔직히 너무 힘들었어. 해 주는 쪽이 손해였지. 그것 때문에 레이와 난 늘 내기를 걸다가, 나중에는…….”
“뭐야?! 그럼 그때 서재에 간다고 늘 형들만 사라지던 게 날 따돌리기 위해서였단 말이지?”
십수 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알게 된 형들의 진심에 깊은 배신감을 느낀 듯 르시엘이 눈을 크게 떴다. 얼른 팔을 뻗어 탕 가장자리에 놓여 있던 타월을 집어 들며 에일레스가 사과했다.
“미안, 르시엘. 지금이라도 밀어 줄게.”
“참나, 이제 와서? 됐어.”
여전히 섭섭함이 풀리지 않은 낯으로 르시엘이 툴툴거렸다.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싸우는 게 아니라는 걸 이젠 잘 알아서, 미라벨라는 마음 편히 생긋 웃었다. 그걸 포착한 르시엘이 대리석 온탕 가장자리에 양옆으로 넓게 펼치고 있던 두 팔 중 하나를 가져와 작은 어깨를 휘어 감았다.
“막내, 너 왜 웃어.”
“으읏, 르시엘 오라버니…… 숨 막혀요!”
“하지 마.”
이건 에일레스가 르시엘을 제지하며 야단치는 소리. 그 후로도 물방울이 수면을 튀어 오르는 자잘한 효과음이 몇 번 더 울렸을 즈음, 레이든의 차분한 중저음이 그들을 중재했다.
“그럼, 동기간의 우애를 다질 겸 앞으로 매주 한 번씩 다 같이 오기로 할까.”
“레이, 나는 찬성.”
“오, 괜찮아.”
“……이젠 네 사람이니, 등을 밀어 주는 건 막내 둘이 서로 짝을 하면 되겠군.”
레이든은 진심인지 농담인지 도통 알 수 없는 무감한 얼굴로 덧붙이며 미라벨라를 힐끗 보았다. 설마 오늘 같은 일이 또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미라벨라가, 갑작스러운 지목에 화들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네에? 저도요?!”
“원래 형제간에는 같이 운동도 하고, 목욕도 하고 그러는 거야, 벨.”
“암, 그래야 더 친해지지. 지금 밀어 줘?”
“으읏, 저, 절대 싫어요!”
“싫기는, 이리 돌아앉아 봐.”
“깨끗하게 잘 씻겨 줘, 르시엘. 벨은 씻는 게 싫대.”
“아, 또 그래? 그럼 안 되지.”
“읏, 오라버니, 정말 너무해요! 제가 언제……!”
에일레스가 옆에서 태연하게 말을 받자, 르시엘이 신이 나서 거들었다. 그녀는 두 오라버니의 짓궂은 놀림을 당해 내지 못하고 완전히 울상이 되고 말았다. 겨우 소란이 가라앉을 즈음, 에일레스는 새하얀 수건을 미라벨라의 머리에 씌워 양 머리 모양으로 만들었다.
“아하하, 진짜 귀여워.”
“으…….”
“벨, 배고프진 않아? 먼저 나가서 주방에 간식을 부탁해 놓을게.”
에일레스가 먼저 밖으로 나가자 기회를 잡은 르시엘이 그 틈을 타 미라벨라를 제 쪽으로 확 끌어당겼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자그마한 등 뒤로, 두꺼운 근육으로 점철된 가슴이 깊숙하게 밀착되었다. 남성미의 표본과도 같은 육체는 마치 돌처럼 딱딱했지만 그녀를 감싼 체온은 무척 따뜻했다.
“하, 부드럽네…….”
여동생을 독차지하는 데 성공한 그의 손이 뒤에서부터 뻗어 와 부드럽고 말랑한 젖가슴을 가두고는 제 것처럼 주물러 댔다. 앙증맞은 두 개의 유두도 양손에 나누어 쥐고 슬슬 돌리며 특히 끄트머리를 중점적으로 괴롭혔다.
“오라버니! 너무 세게, 흐, 만지지는, 하읏…….”
미라벨라가 그의 품에서 빠져나오려 안달할 때마다, 바짝 도드라진 연한 분홍빛의 젖꼭지가 수면 위로 아슬아슬하게 내비치고 감춰지기를 반복했다. 숨길 생각도 없이 또다시 묵직하게 발기된 두툼한 성기와 거친 체모가 엉덩이 아래로 고스란히 느껴지면서, 미라벨라는 작은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레이, 이렇게 있으니까 왠지 벨라도 오래전부터 함께 지냈던 것 같지 않아?”
“그렇군.”
“사실 남매간에 이런 식으로 우애를 다지는 건 좀 뭐하긴 하지만. 벨라, 너도 좋지?”
“읏, 몰라요……!”
르시엘은 조그마한 귓불과 흘러내린 머리카락, 발그레하게 상기된 두 볼을 신기한 듯 자꾸만 쓰다듬었다. 그 바람에 결국 미라벨라의 양머리 장식은 풀어지고 말았다. 새하얀 수건이 넓디넓은 온탕 한가운데로 길게 떠내려가자, 그는 품 안에 가둬 놓았던 여동생을 놓아 준 뒤 수건을 주우러 갔다. 탕 중간쯤에서 수건을 잡아챈 르시엘이 곧장 돌아오지 않고 차가운 탄산수가 채워진 옆 칸으로 건너가 잠수하는 모습이 보였다.
“휴…….”
겨우 풀려난 미라벨라는 앉은 채로 엉덩이를 조금씩 뒤로 움직여, 온탕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쉬려 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움직이던 도중에 발이 미끄러져 그만 앞으로 넘어지다시피 몸이 기울고 말았다.
“……아앗!”
턱.
“……미라벨라.”
하마터면 앞으로 넘어질 뻔한 그녀의 양쪽 어깨를 단단하고 큰 손이 꽉 붙잡았다. 반사적으로 두 눈을 꼭 감았다가 뜬 미라벨라는, 바로 앞에 놓인 상앗빛의 훤칠하고 탄탄한 상체를 목격한 순간 숨을 잠깐 멈추었다.
그녀의 것과 같은 금발이지만 더 색이 옅은 앞머리가 물에 젖어 약간 흐트러져 있는…… 평소와는 다른 모습의 레이든. 그가 웃통을 벗고 눈앞에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야릇하게 느껴졌다. 더군다나 그는, 아까 침실에서 몸을 섞을 때조차 옷을 완전히 벗지 않았었다…….
“오, 오라버니.”
그뿐 아니었다. 다행히 허리 아래로는 수면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현재 그가 탈의하고 있는 건 비단 상반신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몸이 앞으로 기울어지는 바람에 그에게 거의 밀착되다시피 가까워져 있는 그녀 역시도……. 두 사람 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맨몸이라는 데 생각이 미치자, 공기 중을 부유하던 더운 증기가 갑자기 한 번에 덮쳐 오는 것처럼 숨이 틀어 막혔다.
“미라벨라.”
몸을 담그고 있는 온천수보다 더 뜨겁게 느껴지는 커다란 손이 그녀를 받쳐 세웠다. 순간 그와 더 가까워지며 얼떨결에 뻗어 나간 미라벨라의 손바닥이 탄탄하고 너른 가슴에 닿았다. 그의 단단한 상체를 짚고서야 겨우 중심을 잡은 그녀는 손가락 사이에 무언가 걸린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그게 레이든의 유두라는 걸 깨닫자 얼굴은 더할 수 없이 홧홧해졌다.
“몸은, 괜찮나?”
레이든이 조용히 내려다보며 물었다. 네? 네…… 이 정도로 딱히 다칠 일은 아니었기에 미라벨라는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온천을 가득 메운 더운 수증기 때문일까? 평소 늘 서늘한 결정처럼 새파랗기만 했던 눈에 짙은 열기가 번진 것 같았다. 설핏 마주친 그의 미간이 보일 듯 말 듯 슬쩍 찌푸려졌다. 다음 순간, 미라벨라는 조금 전의 질문이 시사하는 바를 알 수 있었다.
“……흣!”
레이든의 큰 손이 두 다리 사이로 침입하여 물속에서 부끄러운 곳을 더듬었다. 그는 오늘 자신을 몇 번이나 받아 냈던 연약한 음부가 다치지 않았는지 확인하려는 것 같았다.
단단한 검지와 중지가 작은 꽃잎 같은 소음순을 양옆으로 밀어젖히고, 바로 안쪽의 여린 살을 부드러이 쓰다듬었다. 그와 눈이 마주친 미라벨라는 흐읍, 그대로 작은 숨을 들이켰다. 오라버니의 긴 손가락이 긴장으로 바짝 조여든 질구에 닿았다.
그는 구부린 손가락을 한 마디쯤 질 입구에 걸고 주위를 빙 돌려 가며 상처 입은 곳이 없는지 확인했다. 그리고 젖은 속살을 헤집고는 더 깊숙이 밀어 넣으며 다른 손가락으로는 음핵을 스치게 했다. 태워 버릴 듯 강렬한 눈빛을 마주하며 옅은 신음을 흘리는 미라벨라를, 그는 시선을 놓아 주지 않고 집요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읏, 흐읏…….”
맑은 산호색에 가까운 미라벨라의 음핵은, 도톰하게 부풀며 얄따란 포피가 벗겨져 완전히 노출되어 있었다. 그가 중지로 민감해진 중심부를 깊게 누르고 돌려 가며 자극하고, 유독 예민하게 반응하는 아래쪽 면을 불규칙하게 콱콱 밀어 올렸다. 흐읏, 그때마다 작은 입술 사이로 도저히 참지 못한 가쁜 숨이 흘러나왔다.
“……으응, 레이, 오라버니……! 앗.”
어느새 그의 긴 손가락은 사이의 마디가 질 입구에 걸리도록 끝까지 박혀 있었다. 레이든은 음핵이 다소 아플 정도로 자극을 주며 안쪽에 삽입된 손가락을 구부렸다. 정자세에서 그의 성기를 삽입했을 때 곧장 닿는, 질 위쪽 벽에 자리한 미라벨라의 가장 민감한 스폿을 압박하듯 휘젓자, 그녀는 강한 쾌감을 이기지 못하고 가느다란 신음을 토해 냈다. 작은 엉덩이가 그를 마주 보고 앉은 채로 들썩였고 손가락을 물고 있는 질구는 더한 것을 조르듯 움찔거렸다. 아까까지 적당하게 느껴졌던 물의 온도가 갑자기 델 듯이 뜨거웠다.
“음.”
“흐읍! 아……!”
어느 순간 그쪽으로 더 가깝게 몸이 끌려간다 싶더니, 보드라운 허벅지 안쪽에 둔중하고 긴 성기가 깊게 끼워졌다. 미라벨라의 오른손을 꽉 쥐어 잡은 레이든이 작은 손바닥으로 자신의 페니스 위를 덮었다. 선액이 배어 나온 묵직한 귀두 끝에서 전해지는 생생한 탄력. 생각보다 훨씬 부드럽고 따스하게 느껴지는 촉감이 당황스러워, 그녀는 저도 모르게 손을 조금 움직였다. 그의 눈가가 지그시 찌푸려졌다.
단단한 손가락이 흥분으로 부푼 질 내벽을 푹푹 쑤시며 약한 곳을 거듭 자극했다. 두 사람만 있는 넓은 대리석 온탕, 그저 평화롭게만 보이는 더운물의 수면 아래에서 일어나는 은밀한 일들. 열이 올라 눈앞이 흐려졌다. 물속에서 오라버니와 서로의 성기를 부끄럽게 애무하며 미라벨라는 이대로 온몸이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탕 가운데의 거대한 조각상에서 세차게 쏟아져 나오는 물소리가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야릇한 신음을 감춰 주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모르긴 몰라도 꽤 많은 시간이 흐른 뒤일 것이다. 입욕제를 풀어 아른아른한 수면 아래에 뭔가 뿌연 게 천천히 번져 가는 게 보였다. 하…… 동시에 레이든이 억눌린 듯한 낮은 한숨을 내보냈다.
“읏, 하아!”
마개처럼 깊숙이 박혀 있던 레이든의 굵은 손가락이 빠져나가기 무섭게, 미라벨라의 조그만 구멍은 말갛고 따스한 애액을 주르륵 흘려 내보냈다. 절정이 지나간 뒤에도 그녀는 쾌감에 잠긴 여린 몸을 큰오라버니의 가슴에 한동안 기대고 있다가 가까스로 일으켰다. 대체 무슨 짓을 해 버린 건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때마침 돌아온 르시엘이 미라벨라의 상기된 얼굴을 보고는 턱짓으로 문 쪽을 가리켰다.
“더워? 얼굴 빨개졌네, 벨라. 슬슬 나갈까?”
“읏, 네에…….”
“레이든은?”
“나도 이만 나가지.”
그 후로 어떻게 목욕이 끝났는지 모를 일이었다. 미라벨라는 스탠드형 샤워의 물을 일부러 약간 차게 하여 달아오른 몸을 식히다가, 바로 옆의 레이든과 눈이 마주치자 흠칫하여 고개를 돌려 버렸다. 물속에서 그런 짓을 해 놓고도, 그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무척 태연한 얼굴이었다.
널따란 실내 온천 가운데의 큰 대리석 온탕에는 처음과 마찬가지로 더운물이 가득 찬 수면이 고요히 찰랑이고 있었다. 그 안에는 분명 그녀가 흘린 음란한 물도 침잠해 있을 터였다. 그리고, 오라버니의, 그……. 미라벨라는 결국 새빨개진 얼굴로 온천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아, 가뿐한데.”
“좋군.”
“깨끗이 씻었어, 막내?”
오라버니들을 피해 커다란 바디 타월로 몸의 물기를 닦고 있는 미라벨라를 등 뒤에서 덮쳐 안으며 르시엘이 짓궂게 물었다. 온천욕을 마치고 나온 세 사람은 비치된 가운을 걸치고 연결된 휴게실로 향했다. 땀이 날 정도로 격렬한 전신 운동, 경직된 신체를 풀어 주는 온욕, 그리고 오래간만의 느긋한 휴식. 누구라도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는 조건이 전부 갖춰져 있었다.
“후, 좋네.”
넓은 휴게실은 마치 잘 꾸민 침실과 응접실을 합쳐 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원형 테이블과 안락의자, 그리고 여럿이 누워도 충분한 크기의 긴 소파 베드가 안쪽에 놓여 있었다. 르시엘이 거의 들고 오다시피 한 미라벨라를 제 옆에 끼고 털썩 드러누웠다.
아직 젖어 있는 적갈색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평소보다 순한 인상을 주는 르시엘은, 배불리 먹어 느른해진 맹수처럼 보였다. 평소에는 잘 몰랐는데, 그의 속눈썹은 꽤 긴 편이었다. 가운의 매듭을 느슨하게 묶어 벌어져 있는 사이로 구획을 나누어 깊게 갈라진 근육이 드러났다. 그가 눈을 내리뜨며 만족스럽게 목을 울렸다.
“벨라, 안 졸려? 여기서 같이 좀 자자.”
“앗, 네.”
“하…… 기사단 때려치우고 매일 너랑 놀까?”
“읏, 그러면 안 되지 않아요?”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자, 그는 곧 여동생을 붙잡아 놓고 긍정적인 말을 강요하기 시작했다. 본래 하는 일 없이 시간을 죽이는 걸 용납하지 않는 레이든은 그런 중에도 일을 하고 있었다. 언제 가져왔는지 두꺼운 파일로 정리된 서류를 넘기며 읽고 있는 그의 모습은 심지어 평소와 크게 차이 나지 않게 단정했다. 짧게 다듬은 백금발에 남아 있는 약간의 물기만이 그가 막 샤워를 마친 상태라는 것을 알려 줄 뿐, 느슨하게 매듭지은 가운을 방만하게 걸치고 마음 놓고 흐트러진 르시엘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레이든, 그건 대체 언제 가져왔어?”
“아까, 씻으러 올 때.”
그가 고개도 들지 않고 답하자 르시엘이 몰래 질겁하는 표정을 했다. 르시엘은 괜찮다고 하는 미라벨라에게 굳이 팔베개를 해 주었지만, 근육으로 둘러싸인 팔은 지나치게 두껍고 딱딱해서 그녀는 빠져나갈 기회만을 엿보고 있었다.
그 즈음 에일레스가 휴게실 안으로 들어왔다. 직각으로 떨어지는 넓은 어깨 너머로 결 좋은 긴 은발이 느슨하게 묶여 찰랑거렸다.
“벨, 배고프지 않니?”
“에일레스 오라버니!”
그가 긴 소파 베드의 끄트머리에 자연스럽게 걸터앉으며 르시엘에게 붙잡혀 있는 미라벨라를 안아 일으켰다. 막 목이 부러지기 직전이었기에 그녀로서는 정말 반가웠지만, 르시엘은 불만을 감추지 못하는 얼굴로 부스스하게 몸을 일으켰다.
“곧 간식이 도착할 거야. 지금쯤 준비해 달라고 부탁해 뒀거든.”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경쾌한 종소리가 울리더니 주방과 연결된 승강기를 통해 커다란 트레이 하나가 내려왔다. 그 위에는 투명하고 둥근 유리병에 든 과일 음료와 머그잔, 초콜릿 칩이 박힌 커다란 쿠키, 그리고 커피가 놓여 있었다.
“마셔 봐, 벨.”
바나나와 사과를 갈아 우유에 섞은 음료가 머그잔에 가득 담기고, 스트로까지 꽂혀 미라벨라에게 건네졌다. 달콤한 바나나와 상큼한 사과 향, 담백하고 부드러운 우유의 맛. 입 안 가득 밀려들어 온 달고 시원한 음료가 혀끝에서 한데 섞여 달콤한 조화를 이루었다.
“이런, 벨. 머리카락을 젖은 채로 두면 감기 걸려. 오랫동안 옷을 벗고 있었으니 더 조심해야지.”
“네, 에일레스 오라버니.”
“이리 와, 내가 말려 줄게.”
여동생의 머리카락에 아직 물기가 남아 있는 걸 발견한 에일레스가 가볍게 주의를 주었다. 그는 옆에 있던 타월을 집어 들고 부드러운 백금발을 톡톡 두드리며 감싸 능숙하게 말려 주었다.
“벨라, 첫 교육을 마친 소감이 어때?”
미라벨라가 약간 간지러운 기분이 되어 쿠키를 깨물며 오빠들 사이에 앉아 있을 때였다. 바로 곁에 반쯤 비스듬히 누워 있던 르시엘이, 몸을 휙 돌려 미라벨라의 어깨 위로 팔을 턱 걸치며 물었다.
“저, 그게…….”
예상치 못한 질문에 그녀는 작은 얼굴을 발갛게 물들였다.
“……저는,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몹시 수줍어하면서도 그녀는 분명한 답을 내놓았다. 정말 그랬다. 그 행위 자체의 아찔하고 짜릿한 쾌감도 좋았지만, 사랑하는 오라버니들과 어떤 비밀을 공유하며 더 가까워졌다는 사실이, 몸을 나눈 사이에만 느낄 수 있는 그 야릇한 친밀감이 생긴 게 더 좋았다. 부드러운 깃털로 쓰다듬는 것처럼 마음속이 간질간질했다.
“뭐가 제일 좋았는데? 나한테 뒤에서 박힌 거?”
솔직히 말해 봐, 누가 제일 좋았어? 발그레한 볼을 쿡 찌르며 르시엘이 다시 한번 은근하게 물어 왔다. 곤란한 질문에 이번에는 즉답하지 못하고 미라벨라가 시선을 피했다.
“너 벨한테 쓸데없는 것 좀 묻지 마.”
어느덧 물기가 마른 미라벨라의 머리카락을 길게 땋아 주고 있던 에일레스가 핀잔을 주었다. 예쁘게 땋은 반짝이는 백금발을 장식한 은색 리본은 아까까지만 해도 그의 머리에 묶여 있던 것이었다. 그러나 타박해 놓고도 그 역시 궁금하긴 마찬가지였는지, 어딘가 답을 기대하는 얼굴이었다.
“그건…….”
제법 진지한 얼굴로 고민에 빠졌던 미라벨라가 마침내 입을 열자, 르시엘이 누가 봐도 티가 나도록 온 신경을 집중했다. 르시엘을 핀잔줬던 것조차 잊고 귀를 기울이기는 에일레스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아무리 승부욕이 없는 사내라 할지라도 이런 질문을 듣게 되면 괜한 호승심이 솟기 마련이니까. 레이든은 물론, 이러한 시답잖은 질의에 끼어들지 않았고 이쪽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왠지, 아까부터 읽고 있던 서류를 한 장씩 넘기는 속도가 미묘하게 느릿해진 느낌이…….
“저, 사실 아직까진 잘 모르겠어요. 아직, 한 번뿐이라서…….”
실은 단지 그런 말을 하는 게 부끄러워서였지만, 미라벨라가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려 긴 속눈썹을 내리뜨고 말하는 모습은 제법 새침하게까지 보였다. 르시엘이 한 대 맞은 것 같은 얼굴로 입을 딱 벌렸다.
“허, 막내, 제법인데? 벌써 남자를 자극하는 법을 알잖아.”
“읏, 르시엘 오라버니! 제발 놀리지 마세요.”
“이건 확실히 탕녀의 기술이라고. 남자의 본능적인 승부욕을 자극해서, 다시금 침대로 끌어들이려는 고도의…….”
“그, 그런 거 진짜 아니에요!”
“그만 놀려, 르시엘. 벨이 부끄러워하잖아.”
“아니, 진짜 타고난 게 분명하다니까? 봐, 나 또 섰어.”
정말 그의 하반신은 두께가 넉넉한 샤워 가운으로도 감춰지지 않을 정도로 피가 몰려 묵직해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설마 또다시 ‘교육’이 시작되는 건 아닐까, 겁을 먹고 달아날 준비를 하는 미라벨라를 잡아 단단히 결박한 르시엘이, 살짝 젖은 입술 위로 쪽 소리 나게 뽀뽀했다.
“오늘 일로 우리 남매들의 우애가 더 좋아진 거 같지 않아? 역시 형제끼리는 이렇게 같이 운동도 하고, 씻기도 하면서 부대껴야 가까워지는 건가.”
어딘가 좀 이상한 것 같지만 또 딱히 틀린 말은 아닌 르시엘의 의견에 미라벨라는 저도 모르게 살짝 웃었다. 굳은살이 밴 커다란 손이 한쪽 볼을 죽 잡아 늘리고, 에일레스가 팔을 뻗어 작은 어깨를 다정히 안아 주었다.
“슬슬 올라가서 저녁 먹을까, 넷이 같이.”
“식사 후에는 오랜만에 체스라도 같이 두지? 레이, 오늘은 쉴 건가?”
“그러지.”
“좋아, 잘 됐다. 벨라, 둘씩 대결하면 되니까 넌 레이든과 붙어. 질 때마다 옷 하나씩 벗기 내기 어때?”
“아흐, 절대 싫어요, 그건 너무 불공평해요!”
막내 여동생을 놀리는 데 한창 재미가 붙은 르시엘이, 에일레스가 제대로 묶어 준 머리를 기어이 흐트러트리며 씩 웃었다. 미라벨라는 오라버니들이 왜 이러는지 알았다. 오늘 첫 경험을 치른 여동생이 혹시라도 품을지 모르는 어떠한 상실감이나 우울감을 걱정하여 그녀를 혼자 두지 않으려는 것이리라.
하지만 미라벨라는 무언가를 잃었다는 식의 서글픈 상실감 따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세 오라버니가 그녀를 무척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사실이 가슴속에 행복한 감정을 가득 차오르게 해 충만할 뿐이었다.
『라이오넬 공작가의 가정 교육 지침서』 3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