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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속 악녀의 호위기사가 되었다-150화 (150/181)

〈 150화 〉 신혼여행 (3) (악녀호위X로판용R)

* * *

에반이 씻는 동안, 아이린은 소파에 앉은 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머릿속으로는 유리스에서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을,

그러면서도 시선은...그 먼 곳에서부터 챙겨온 무언가를 향해 있었다.

파렴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것을 챙겨왔는지, 애초에 살 때부터 어던 기이한 충동을 느끼지 않았던가.

아딜룬 로데노프의 뿔을 본 따 만들어진 머리띠­ 거기에 자신이 지금 있는 곳 또한 아딜룬 로데노프의 영지였으니.

어쩌면 이 또한 단순한 우연에 불과하지는 않을 터였다.

머리띠를 착용한 아이린은 그 이상하리만치 착 달라붙는 착용감에 어깨를 움찔 떨었다.

순간 자신이 이런 걸 왜 쓰고 있냐는 생각이 들었다가,

자기도 모르게 뿔을 매만지고 있는 손에 다시금 놀랄 따름이었다.

머리띠를 써 흔들릴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손으로 만져 흔들자 원래 있던 것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괜스레 열이 오르는 것은 어째서일까,

겉옷을 벗어 던진 아이린은 푹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탁자 앞에 놓인 음료수를 마셨다가, 이윽고 입에 감도는 단맛에 혀를 핧짝이며 고개를 젖혔다.

에반은 언제 나올까, 그런 생각과 함께 쓰고 있던 머리띠를 벗으려는 순간,

욕실 쪽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아이린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머리띠를 벗으려 손을 가져가 댄 모습 그대로.

“...아이린, 그 머리에 그건...도대체.”

에반의 표정이 괴상하게 일그러졌다. 황급히 머리띠를 떼어낸 아이린은,

그제야 자신이 속옷이나 다름없는 얇은 옷을 입고 있음을 깨달았다.

오자마자 망토를 벗고, 더운 탓에 겉옷을 벗어 던졌으니.

그런 상황에서 이상한 머리띠를 쓰고 있는 자신을 보면...무슨 생각을 할까.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은 순식간이라, 아이린은 붉게 물든 뺨을 황급히 가린 채 입을 열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건 그러니까­”

그리고 보이는 것은, 아직 채 물기가 마르지 않은 에반의 몸이었다.

단단, 아니 완벽하다 하기에 충분한 몸이었다. 과하지 않은 근육이 예쁘게도 갈라져서,

손으로 매만지면 그 굴곡이 고스란히 전해질 것만 같은 탄탄한 몸이었다.

여성의 본능이란 그런 육체에 자연스레 이끌리는 것이라, 저도 모르게 당겨오는 아랫배에 아이린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방금 씻고 나와서인지, 에반의 몸에는 달콤한 향이 가득 배어 있었다.

향수나 그런 것이 아닌, 에반의 몸이 타고난 살 내음에 가까웠다.

샤워가운이 둘러진 하체가 보이고, 이윽고 허벅지 쪽에 불룩 솟아나온 무언가가 보였다.

아이린의 입에서 달뜬 숨이 내뱉어졌다. 이럴 생각은 없었는데, 도대체 왜...

“아이린.”

머리띠를 손에 쥔 채 에반을 멍하니 바라보는 아이린의 모습은 꽤 흐트러져 있었다.

속이 훤히 비칠 것 같으면서도 몸 전체를 가린 그 검은 색의 옷,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미묘하다는 것을 깨달은 에반이 아이린의 뺨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감전이라도 당한 듯, 찌릿거리는 느낌에 아이린의 입이 살짝 벌려졌다.

“에...반.”

욕실에서 씻고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이럴 욕구는 전혀 없었는데,

에반은 검은 옷 위로 살짝 나온 쇄골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그 실크와도 같은 살결에 손끝이 닿을 때마다 아이린의 눈이 움찔거렸다.

이윽고 지그시 감긴 눈 위에 에반의 혀가 스쳐지나갔다.

혀의 까끌까끌한 감촉에 몸을 떨면서,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하는 옷의 감촉을 느낀 아이린이 에반의 소매를 붙잡았다.

허나 미약한 저항이었다. 이 상황을 거부하려는 것이 아닌,

그저 이 뒤에 찾아올 쾌락에 대한 방어기제였을 뿐이었다.

구태여 쳐내지 않았으나, 자연스럽게 움직인 손은 어느덧 에반의 등을 끌어안고 있었다.

그 다음을 재촉하듯, 손톱으로 쿡 찍힌 등에 에반의 입꼬리가 비틀렸다.

“...그렇게 원하고 계셨던 겁니까.”

아이를 낳은 뒤로 행위의 횟수가 한참 적어졌다는 것은 두 사람 모두 간절히 체감하고 있는 사실이었다.

애초에 결혼하기도 전, 처음 한 행위로 임신을 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것이리라.

아래로 향한 에반의 손이 이내 축축하게 젖은 속옷에 닿았다. 아직 애무랄 것도 하지 않았건만, 이토록 젖다니.

“이, 이건.”

에반은 더 이상 아이린에게 대답할 틈을 주지 않았다.

아이린에게서 풍겨오는 진한 암컷의 향이 이미 방안을 가득 매운 뒤였으니,

날카롭게 솟아오른 수컷의 본능이 허벅지에서 단단하게 부풀어 오른지 오래였다.

삼키듯 맞닿은 입술에서 말캉한 살덩이가 느껴졌다.

치열을 느끼고, 그 자그마한 이빨과 입천장을 핥는 것만 같은 혀가 아이린의 입안을 헤집었다.

머리 끝자락에서 느껴지는 충격에 아이린의 시야가 새하얗게 물들었다.

등골을 타고 전해지는 짜릿한 전율에 허리가 순간 가볍게 휘었다.

그렇게 한참동안 이어진 키스가 끝나고, 입술이 떨어지며 생겨난 새하얀 실이 끊어지기도 전에 다시금 에반의 입이 아이린의 입술에 닿았다.

이 상황을 온전하게 이해하고­ 무언가를 완전히 판단하기도 전에.

이미 몽롱해진 정신 속에서 아이린의 몸은 이미 소파 아래로 엎어져 에반에게 깔려 있었다.

카페트의 감촉이 등에 고스란히 느껴졌다.

‘언제 벗겨진 거야...’

하지만 이내 머릿속을 헤집어 놓는 쾌락에 그런 생각은 금세 흩어졌다.

눈에 눈물이 고일만큼 강렬한 감각에 아이린은 카페트를 손으로 움켜쥐었다.

“흐으...”

자기도 모르게 목구멍에서 흘러나온 소리에 화들짝 놀라기도 잠시,

에반의 허리춤에서 제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그 기다란 무언가에 아이린은 주춤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지난번에 보았던 것보다 훨씬 커다란 것 같지 않은가. 본능적인 두려움에 몸을 피하려 하면서도,

어쩐지 아랫배는 그것을 원하기라도 하듯 꿍 하고 울리고 있었다.

“너, 너무 커요. 왜 그렇게...커진 건데요. 난 아직 다 벗지도 않았는데.”

가슴 부분만 겨우 드러난 아이린이 뺨을 붉힌 채 에반의 몸을 바라보았다.

아예 아래로 완전히 내려간 타월 아래 드러난 에반의 성기는...손으로 그 크기를 가늠한 아이린이 헛숨을 삼켰다.

처음 봤던 때보다 확실히 커지지 않았던가. 눈으로 보아도 배꼽 위까지 닿기에 충분할 것 같아서,

아이린은 멍하니 입을 벌린 채 에반의 눈치를 살폈다.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습니까.”

에반은 아이린을 향해 천천히 걸었다. 지금이야 이렇게 자신이 우위를 잡고 있지만,

본격적인 행위가 시작되면 얘기가 달라졌다. 탁, 불이 꺼지고.

에반의 손가락을 따라 움직인 마나가 커튼에 닿아 이내 빛을 쏟아내던 창문을 완전히 가렸다.

서로의 몸만이 희미하게 보이는 그 어둠 속, 침대 위로 자연스럽게 올라간 아이린의 몸 위로 에반이 천천히 올라타기 시작했다.

아이린의 목이 천천히 움직였다. 침을 삼킨 채, 자신의 몸을 향해 뻗어오는 손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나 때문에 그런 거예요? 도대체 뭘 보고­”

“씻고 나왔는데. 사랑하는 여인이, 얇은 옷을 입은 채 그 의도가 뻔히 보이는 기구를 착용한 채 있다면. 무슨 생각이 들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찔꺽­

언제 움직인 건지, 속옷을 자연스럽게 벗겨낸 에반의 손가락이 아이린의 안쪽을 파고들었다.

이미 잔뜩 젖어 애액이 흐르는 음부는 부드러웠다. 마치 들어간 손가락을 녹여낼 듯 뜨거운 안쪽에서,

꽉 조여오는 압력을 느낀 손가락이 질벽의 윗쪽을 가볍게 건드렸다.

“흐읏, 아.”

“그렇게 음탕하신 표정을 짓고, 제 하체를 멍하니 바라보고 계신다면. 무슨 생각이 들 거라 생각하신 겁니까.”

행위를 하지 못해 욕구가 쌓인 것은 에반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을 돌보느라, 지친 몸을 쉬게 하느라 자주 하지 못한 지금.

신혼여행이라는 핑계로 단둘만이 남게 된 이 공간 속에서 할 것이라곤 단 하나밖에 없지 않은가.

어느덧 완전히 벗겨진 옷에 아이린의 몸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분홍색의 꽃이 내려앉은 것처럼 연한 빛의 유두는 빳빳하게 솟아나 있었다.

한 손으로 움켜쥐기 딱 좋은 가슴을 손으로 가볍게 움켜쥐자,

그 몽우리의 감촉이 느껴짐과 동시에 허리가 움찔거리며 튀어 올랐다.

동시에 첨단에서 새어나오는 하얀 액체를 혀끝으로 핥는다.

비릿하면서도 맹물 같은 맛. 입술에 튄 액체를 핥은 에반이 피식 웃으며 그 가느다란 허리를 손으로 쓸어내렸다.

“가슴이 조금 더 커진 것 같습니다.”

“아이를 낳아서 그래요. 책에서...봤어요.”

아이린의 뺨이 붉게 물들었다. 얘기하고 싶지 않은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그러면서도 대답을 하는 모습이 그저 귀엽게만 느껴졌다.

“이렇게 우유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지 아십니까?”

너무도 당연한 것을 물어보는 것이 부끄러워서, 살짝 입술을 깨문 아이린이 이내 기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에반에게 주려고요.”

상상했던 것을 한 번 더 뛰어넘는 대답이라, 에반은 아이린의 몸을 주무르던 손길마저 멈춘 채 아이린을 바라보았다.

아이에게 주려고 한다면 틀렸다고 말해주려 했는데...

연속된 오르가즘에 살짝 흘린 눈물을 닦아낸 아이린은 에반을 향해 두었던 시선을 힐끔 돌렸다.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는 손길의 기분이 좋았다. 이대로 조금 더...오래 있고 싶었다.

아이들이 있는 동안 참고 있었던 욕구가 한 번에 밀려와서, 이내 그 욕망의 파도 속에 잠겨있는 기분이란 그저 몽롱할 따름이었다.

마치 미약을 먹은 것처럼, 열이 피어오르는 몸은 꼭 물을 먹은 솜처럼 느껴졌다.

손길이 닿을 때마다 아랫배가 찌릿하게 저렸고, 새하얀 몸에 에반의 이빨이 닿아 자국이 남을 때마다 만족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푸른 눈동자에 욕망이 서렷다. 가득 서린 열기는 시야를 희뿌옇게 만드는 것만 같았다. 열락, 주체할 수 없는 그 쾌락.

연신 몸이 움찔 거릴 때마다 음부에서 애액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식은 땀이 흐르는 몸에 침대가 젖어갔다.

배에 닿는 그 단단한 성기에 달뜬 숨이 새어나오고,

이윽고 허벅지를 쓸어내리는 그 부드러운 손길에 입에서 어울리지 않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흐아...흐윽...!”

부르르 떨며, 이윽고 몸을 웅크린 아이린이 쌕쌕거리며 숨을 몰아쉬었다.

비부에서 투명한 애액이 새어나오고, 동시에 뜨거운 질벽을 헤집어 놓은 손가락의 감촉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어째서일까, 몸이 이전보다 훨씬 예민해진 것 같은 이 기분이란.

시야가 흐릿했다. 눈물로 젖은 눈을 비비다가, 이윽고 몽롱한 정신 속에서 아이린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아이를 낳은 뒤로 조금 더 커진 가슴이 움직일 때마다 출렁거렸다.

보들보들거리고 말랑한, 새하얀 젤리 같은 가슴이 에반의 성기 위에 자연스럽게 얹혀졌다.

에반이 멍하니 있기를 잠시, 무어라 하기도 전에 몸을 웅크려 그 커다란 것을 제 가슴 사이에 끼운 아이린이 에반의 몸을 밀어 그대로 눕히곤 입술을 달싹였다.

눈동자에 비치는 그 묘한 이채란, 이제까지 아이린의 몸을 탐하던 에반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 정도로 질척한 욕망이었다.

“내가 기분 좋게 해줄게요. 에반도 나한테 해줬으니까...”

사실 반쯤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아이린의 음부에선 여전히 애액이 뚝뚝 떨어져 흐르고 있었다.

허벅지는 에반의 타액과 애액이 뒤섞여 흠뻑 젖어있었고, 여전히 남아있는 쾌락의 잔상에 엉덩이가 연신 움찔거렸다.

풀려있는 동공, 아이린은 가슴을 모아 에반의 성기를 그 사이에 끼워 넣었다.

워낙 커다란 터라 아슬아슬 했지만, 유두에서 흘러나온 모유로 적셔진 탓에 에반의 성기는 미끄러운 그 사이로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었다.

질과는 완전히 다른 감촉이었다. 따듯함은 덜하지만, 훨씬 더 부드럽고 말캉한 감촉에 조금 더 자극적인 감각이었다.

그리고 그 끝을 혀로 살짝 건드리는 탓에, 에반의 몸은 태어나 처음 느끼는 감각에 연신 움찔 떨리고 있었다.

가슴을 손으로 잡아 위 아래로 움직일 때마다 뜨거운 마찰열이 전해져 왔다.

페니스 전체를 감싸는 부드러운 감촉에 더해진 열기,

거기에 귀두 끝을 간질이는 그 감촉이란 처음 그것을 느기는 에반에게 무엇보다도 견디기 힘든 감각이었다.

“큽...아이, 린.”

에반이 성기를 빼내려 하자, 아이린은 입으로 귀두의 끝을 문 채 에반의 허벅지를 강하게 붙잡았다.

이윽고 그 끝에서 꿀렁거리며 뿜어져 나오는 새하얗게 끈적거리는 정액,

쓴맛이 나는 액체를 입에 가득 머금은 아이린이 이내 입을 벌려 에반에게 그 새하얀 액체의 웅덩이를 보여주었다.

베에­

처음 했던 그 날 처럼, 그 때보다 조금 능숙하게 혀를 내민 아이린이 입 주변에 묻은 정액을 핥아 입에 넣었다.

꿀꺽­

그리고는 입에 가득 차있던 것을 삼키곤, 배시시 웃으며 에반의 귀두를 부드럽게 핥아내곤 입술을 달싹였다.

소근거리는 목소리로, 아주 조그맣게.

“...좋았어요?”

에반이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자, 아이린은 손을 뻗어 소파에 있던 머리띠 하나를 주워들었다.

그리곤 자연스럽게 머리에 끼우며, 에반의 성기를 붙잡은 채 말을 이어갔다.

손가락으로 그 뿔을 툭, 하고 가볍게 두드리면서.

“그럼, 더 좋은 거 할래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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