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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속 악녀의 호위기사가 되었다-131화 (131/181)

〈 131화 〉 붉은 달 (5)

* * *

돌격, 1만에 가까운 군사가 돌격하는 그 순간에 카이셀은 조용히 숨을 들이마셨다.

방금 느꼈던 그 가슴이 철렁이는 것만 감각은 무엇일까.

갑작스레 치솟은 불안감, 허나 카이셀은 그 감정을 애써 무시했다.

아까 테오라드가 말하지 않았던가. 이 수많은 군사들을 이끄는 것은 자신이라고. 자신이 불안에 떨어선 안 된다.

“아­ 호이­!”

“형님, 그게 아니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해적들이나 할 법한 이상한 구호를 외치는 카심 백작은 꽤나 들떠 보였다.

하기야, 제 숙적이나 다름없는 절멸들을 처 부수러 가는 것에 그가 빠지면 섭섭하리라.

간혹 곰들을 타고 뛰어다니는 드워프의 모습에 카이셀은 용기를 얻었다.

“아호이­!”

실없는 외침이었으나, 가슴에 응어리져 있던 무언가가 단번에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바다에 있는 해적들은 이런 것을 외치며 용기를 얻는 것일까.

카이셀이 그리 외치자, 낄낄 거리며 웃던 드워프들 또한 그 구호를 따라 외치기 시작했다.

“원래 드워프 들은 땅 속에 살지 않나요? 왜 저런...”

다른 이종족과의 접점이 그리 많지 않은 엘프들이 의아해하자, 쓰게 웃은 에반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긴장하고 있던 건 눈치 채고 있지만, 설마 황태자가 저런 정신 나간 구호를 외칠 줄은 몰랐는데. 허나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 되었든, 저 구호로 인해 군대의 사기가 조금이나마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그냥 가끔 기분 좋을 때 외치는 구호이기도 합니다. 엘프들은 그런 구호를 외치지 않습니까?”

“저희들은 조금 조용한 싸움을 좋아하죠. 이렇게 전면전을 치르는 건 저도 200년 만이에요.”

“200년이라...괜찮겠습니까?”

“엘프들에게 200년이란, 인간들의 말로 ‘고작’이라 칭하기 충분한 시간이죠. 우리는 전사에요. 늘 싸울 준비가 되어있고, 하물며 그게 숲을 해친 적이라면. 언제나 이빨을 드러낼 수 있어요.”

이종족과 싸워보는 게 처음인 건 에반과 카이셀 뿐만이 아니었다.

애초에 이종족과 인간이 연합해 싸운 것은 천 년 전 시조 황제 알라르와 마베트의 싸움이 마지막이지 않던가.

서로가 서로를 어색하게 느낄 따름이었다. 허나, 그 뜻은 같았다.

대륙에 도사린 절멸을 완전히 몰아내기 위해서, 그리고 고룡 마베트가 부활하면 힘을 합쳐 그 용을 죽이기 위해서.

“그대가 엘프의 장로인가. 나는 트롤 로드 쟌진이라 하네, 만나서 반갑군.”

“어머, 트롤을 보는 건 오랜만인데요. 아직까지 남은 존재가 있었나요?”

“붉은 엄니 부족을 제외하면 미미하지. 우리가 거의 모든 부족을 통합했으니까 말이야.”

자랑스럽다는 듯, 그 끝이 부러진 엄니를 툭툭 건드린 쟌진이 입을 열었다.

에반은 쟌진을 볼 때마다 묘한 감정을 느꼈다. 자신이 죽였던 쟌지르의 아들이 그였건만, 어찌 이렇게 호의어린 시선을 받을 수 있는 걸까.

힘을 숭상하고, 오히려 어둠에 걷어진 제 아비를 깨끗하게 보내주었다는 이유로 용서 받았다는 사실이 꽤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것이 트롤의 문화이긴 했지만, 이렇게 엘프와 트롤이 서로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도 신기하고.

“이봐, 거기서 뭐하나?”

“아, 백작님.”

에반이 고개를 돌리자, 손에 소세지 두개를 들고 있는 카심 백작이 시야에 들어왔다.

진격하는 와중에 소세지라, 놀랍긴 했지만.

술과 소세지 없이는 잠시도 버틸 수 없는 것이 드워프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것이리라.

자연스럽게 소세지를 받아든 에반이 피식 웃으며 한 입 베어 물자, 그 육즙이 입에 퍼져 눈가가 나른해졌다.

“싸우다가 졸려서 쓰러지는 거 아닙니까?”

“항상 하는 거라 난 괜찮지. 자네라면 몰라도 말이야. 그런데...도대체 저 트롤들은 어디서 데려온 건가?”

“여기로 오던 중에 베르뎅 산에서 만났습니다. 저들도 절멸과 한 판 하러 간다고 하더군요. 아버지의 복수를 한다면서요.”

“그러고 보니 자네가 쟌지르를 죽였지. 뭐, 트롤들은 그런 걸 잘 신경 쓰지 않을 거지만 말이야.”

카심은 조금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이제 서서히 눈에 보이기 시작한 테라제인의 영지를 바라보았다.

이제 저 곳만 점령한다면, 모든 것이 완전히 끝나는 것이었다.

예전에 가족을 죽였던 절멸을 이렇게 끝낸다고 생각하니, 괜스레 허전해지는 마음에 절로 눈이 가늘어질 따름이었다.

타오르는 저택, 차마 도망치지 못해 그 안에서 죽어야 했던 가족들.

나중에 그 가족들이 구울이 되어 자신의 앞에 나타나고, 그 구울 들을 제 손으로 죽였을 때 무어라 다짐했던가.

손에 쥔 망치를 매만지던 카심은, 에반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번 토벌전이 끝나면 뭘 할 생각인가?”

“...뭐, 결혼할 생각입니다. 청혼도 했으니까요. 아이도 둘 태어나는데, 돌잔치 때 오실 겁니까?”

“안 부를 건가?”

“설마요.”

원래 전쟁 중에 이런 이야기는 금기시 되었지만, 카심이나 에반이나 이에 대해 아무런 의구심을 지니지 않았다.

살아갈 것이었다. 설령 고룡 마베트가 나타난다고 한들, 결국엔 쓰러트려 집으로 돌아갈 터였다.

이제 조금 뒤면 시작될 싸움, 이 정도의 여유조차 지니지 못하면 어쩌겠는가.

그렇게 테라제인을 빤히 바라보던 에반은, 허리춤에 있던 아스칼론을 뽑아들며 말머리를 돌렸다.

“이제 슬슬 옆으로 빠져야 할 것 같습니다. 애초에 양 옆으로 치고 들어간다고 작전을 세웠으니, 지금이 아니면 저들이 알지 못하게 빠져 나갈 수가 없으니까요.”

“음...그런가. 그럼 나중에 보지. 살아서.”

“그러죠, 나중에 뵙겠습니다. 꼭 살아서요.”

말을 타고 달리는 와중, 서늘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뺨에 스치운다.

하늘에 뜬 것은 밤이 무색할 만큼이나 밝은 달,

불길하게만 보이는 그 붉은 빛을 가만히 바라보던 에반의 뒤를 따라 트롤들이 늑대를 탄 채 달리기 시작했다.

붉은 달, 내일 개기월식이란 말을 들었지만...에반은 조용히 침음을 삼켰다.

대비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만약 개기월식을 하는 날짜를 착각한 거라면, 그 시일이 오늘이라면.

화르륵, 새하얗게 타오르는 염화 속에서, 에반의 눈동자가 다시금 찬연한 금빛으로 반짝이기 시작했다.

‘내가 가는 방향은 최대한 빨리...정리해야 해.’

원래의 계획이라면 시간차를 두고 타격하겠지만, 에반은 그보다도 조금 빨리 움직이는 쪽을 택했다.

가슴 속에 피어오르는 이 불길함이, 결코 우연처럼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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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들이 온다! 방어 마법을 전개해라!”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은 마법으로 만들어진 운석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흑마법사들이 허공에 마법진을 그려 운석을 요격하기 시작했다.

우웅­ 공명하는 서클과 더불어 휘몰아치는 검은 전격이 돌덩이들을 파괴했다.

콰가각! 손에서 뻗어나간 검은 전류에 운석이 부서지기도 잠시, 이어져 다시금 날아오는 마법에 흑마법사들이 침음을 삼켰다.

“대마법사...”

제국군에게는 존재하나, 절멸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존재가 마스터와 대마법사였다.

제 아무리 많은 구울 들이 있어봤자 무얼 한단 말인가.

결국 대마법이라는 압도적인 힘 앞에서는, 그것들이 마치 먼지처럼 휩쓸릴 따름이었다.

쿠르르르­! 땅이 뒤흔들렸다. 땅 위에 그려진 마법진을 뚫고 손을 뻗는 것은 그 땅속에 묻혀있던 시체를 매개로 되살아나는 구울들.

“구울이다­!”

드워프의 외침에 기사들이 전원 구울들을 향해 돌격하기 시작했다.

흑마법사들을 견제하는 것은 마법사들의 일이었다. 기사들이 하는 것은 이 구울들을 처리하고 돌격하는 것.

가장 선두에 서있는 카이셀이 검에서 길쭉한 검기를 뽑아내며 달리기 시작했다.

두려움은 금새 잊혀진다. 카이셀은, 이 순간 상념을 지웠다.

에반처럼 모든 것을 분쇄할 수는 없었다.

설령 마스터가 아닌 그 위의 경지가 된다고 한들, 그가 타고난 용혈의 특성까지는 따라할 수 없지 않은가.

가진 바 최선을 다한다. 비범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었기에,

지금 손에 쥐고 있는 이 검 한 자루에 모든 것을 담을 따름이었다.

화르륵, 타오른 푸른 불꽃이 카이셀의 몸을 완전히 뒤덮자,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양감이 카이셀을 덮쳤다. 몸이 가볍다.

지금이라면, 그 어떠한 적이라도 벨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양옆으로 찔러들어오는 구울의 검을 쳐내면서, 동시에 걸음을 밟아 적진 한 가운데로 파고든다.

파앙­! 마스터에 올라 초인이 되어버린 카이셀의 몸놀림은 발걸음 하나 만으로도 재앙에 가까웠다.

땅이 뒤흔들리고, 부서진다. 바람이 칼날처럼 날카로워져 적들을 베고, 동시에 카이셀의 검을 연단한다.

카이셀의 허벅지가 단단하게 부풀었다. 바람처럼, 질풍처럼 질주한다.

단숨에 거리가 좁혀진 흑마법사들의 시선은 당황조차 담지 못했다.

그 어떤 검보다도 빨랐으니까. 검이 지나친 자리에 뒤늦게 소리가 뒤따랐다.

공기가 터져나가며 일어난 폭발에 구울들의 머리가 터져나갔다.

촤아악! 적을 벨 때마다 튀는 피가 옷에 묻었지만, 카이셀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적들을 베어갈 수록, 저 테라제인이라는 영지에 가까워질 수록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뿐이었으니까.

‘...스칼렛.’

이제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자 마음먹었다.

제국의 공적인 절멸이 키워낸 여인이었고, 이제는 다시 이 테라제인으로 돌아 가버린 여인이었으니까.

잠시 흔들린 검이 구울의 입에 박혔을 때, 손을 들어 얼굴을 쓸어내린 카이셀이 옅게 한숨을 내뱉었다.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을 터였다.

이 싸움에서 괜히 다른 생각을 떠올렸다간, 자칫 실수해서 모든 것을 망칠 수도 있었으니까.

“그런데...왜 달이 붉은 거지. 개기월식은 내일이 아닌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전조인지, 아니면 개기월식이 사실은 오늘이었던 게 아니겠습니까?”

위험한 말을 참 태연히도 뱉는 것이 우스워서, 잠시 테오라드를 흘겨 본 카이셀이 비릿하게 웃었다.

어차피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온 전쟁이었다. 두 개로 갈라진 군세,

이종족의 힘과 에반 개인의 힘이라면 충분히 토벌 할 수 있을 터였다.

제국이 보유한 마스터 셋과 대마법사 둘이 합류했는데, 제아무리 시조황제가 강했다고 한들 고룡 하나를 봉인시키지 못하겠는가.

주변의 전황은 뚜렷하게 제국군의 쪽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저마다 구울의 머리를 망치로 조각내는 드워프들, 술에 취해 비틀거리면서도.

그들이 타고난 강건함은 구울의 손톱과 이빨을 조금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엘프와 트롤.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그들은 나름의 협력을 이루며 흑마법사들을 분쇄하고 있었으니,

트롤들이 움직일 때마다 사방으로 튀는 육편에 카이셀의 눈살이 작게 찌푸려졌다.

“...상황은 유리한데. 그렇다고 마음을 완전히 놓을 수는 없겠군.”

“달이 붉은 것이 심상치 않습니다. 계속 진격하시겠습니까?”

“진격해야지. 여기서 퇴각하는 것은 그리 좋지 않으니까 말이야.”

승기를 잡았을 때 몰아치는 것이 옳을 터였다.

이들의 저항이 이상하리만치 약한 것이 거슬렸지만, 설령 그것이 함정이더라도 퇴각할 수는 없었다.

이들이 준비하는 것이 설령 마베트의 완전한 부활이라 한들,

절멸이란 세력을 대륙에서 뿌리 뽑아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카이셀이 손을 뻗자, 구울을 정리하던 기사들이 다시금 앞을 향해 진격하기 시작했다.

오늘따라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한 하늘은 시야를 탁 트이게 만들었으니,

저 멀리 선명하게 보이는 테라제인의 성을 목표로 달리는 기사들의 눈에 한 명의 여인이 들어왔다.

“전하! 저 앞에 여인 하나가 있습니다!”

“여인?”

설마. 기사의 말을 들은 카이셀이 천천히 기사들의 틈을 뚫고 앞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천천히,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빨라지는 걸음이 원망스러웠다.

어느 때보다 느릿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오직 카이셀의 시간만이 흘러가고 있었다.

여러 생각이 들었다. 테라제인, 여인.

이 영지에 있을 여인만 수십, 수백 명이겠지만. 그의 직감이 소리치고 있었다.

지금 당장 저 성에 서있을 여인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라고. 가장 확인하고 싶지 않은 진실, 허나 확인해야만 하는 진실.

기사들의 틈을 뚫고 그 끝에 다다랐을 때.

카이셀은 성의 꼭대기에 서있는 한 여인을 보곤 작게 탄식을 흘렸다.

자신이 기억하는 것보다 기다란 머리카락이었다. 꼭 피에 적셔진 것처럼 붉은 머리카락.

장미꽃 색이랑 비슷하다며, 자신에게 그 색을 자랑하던 머리카락을 본 카이셀의 몸이 마치 석상처럼 굳기 시작했다.

­저는 항상 성에서만 있었어요. 언젠가 나가면 뭘 할까 싶었는데, 전하가 도와주셔서 다 해보겠네요.

“그러니까.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게...저 여인이.”

­저는 새가 되고 싶었어요. 날개를 달고 막, 날아서. 그냥 자유롭게 사는 게 꿈이었어요. 지금요? 지금은...그냥 비밀로 할게요.

보랏빛으로 반짝이는 눈동자가 음울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차라리 눈동자만 그랬더라면, 카이셀은 입술을 깨물었다.

하얗게 변한 입술에서 피가 흘러내림에도, 카이셀은 멍하니 성에 서있는 여인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등에 펼쳐진 날개, 몸을 뒤덮은 비늘.

누가 보더라도, 인간이라 할 수 없는 저 여인이.

“스칼렛, 이라는 말인가.”

점차 변해가는 여인의 모습은 이제 한 마리의 용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자신이 기억하던 스칼렛 테라제인이 아닌, 고룡 마베트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직접 두 눈으로 바라보면서도, 차마 이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믿을 수가 없어서.

꽉 쥔 주먹에서 피가 흘러내림에도 카이셀은 용에게 시선을 떼지 않았다.

붉은 달의 정면에 선, 그 새까만 비늘을 빛내는 용에게 스칼렛의 눈동자가 보였다.

웃으면 살짝 휘던 것이 아름답게 보였던, 아주 잠깐 마음을 맡겼던 여인의 눈이, 저 용에게서 보였다.

바람이 불었다.

서늘하고도, 외로이 부는 바람이 불어 카이셀에게 닿았다.

그 바람에 실려 날아온 것은 붉은 색의 머리카락.

아직도 윤기를 잃지 않은 기다란 머리카락을 잠시 바라보던 카이셀은, 이윽고 그 머리카락을 검 손잡이의 끝에 조용히 묶어 매달았다.

“...새가 되고 싶다고 하더니, 용이 되었군.”

죽었을까, 아니. 죽었겠지. 카이셀은 슬퍼하지 않았다.

다만 웃지 않았다. 분노하지 않았다. 다만, 저 용을 이곳에서 죽이리라 마음먹었다.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해진 마음에 푸른 불꽃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화르륵­ 붉은 달빛에 상반되는 푸른 불꽃이 일어, 다시금 이 새까만 장막 아래에 색을 채운다.

아마도 마지막이 될 싸움.

카이셀은 이 순간, 제 목숨을 걸었다.

LOCOLOCO님이 그려주신 공녀님!!!

감사합니다!!!! 아이 이름은 로벨리아가 참 괜찮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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