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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속 악녀의 호위기사가 되었다-109화 (109/181)

〈 109화 〉 철혈이 그대를 거부한다 (5)

* * *

“그래서, 결국엔 돌고 돌아 그대라는 소리지.”

황제의 말에 에반은 어깨를 으쓱였다.

이전처럼 무릎을 꿇고 있지도 않았으나, 황제는 그에 대해 아무런 말없이 고개를 주억거릴 따름이었다.

개기월식은 앞으로 3달 정도 남아있었다. 가깝다면 가깝다고 할 수 있겠지만,

3달이면 나름 황궁 기사단을 정비하기엔 충분한 시간이 아니던가.

“뭐...너무 성급하게 움직일 생각은 없네. 자네도 최근에 기쁜 소식이 있지 않았나. 제국의 마스터를 혹사시켰다간 유리스에게 항의가 올 판이니, 짐은 참으로 그것이 걱정이야.”

“...설마요.”

“흠, 아직 얘기를 못 들었나? 자네가 다치고 왔을 때 유리스의 가주가 내게 직접 탄원서를 보냈어. 그 양반이 그렇게 행동할 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자기 사위라고 나름 챙겨주는 모양인가 보지?”

“......”

치밀어 오르는 수치심에 에반은 고개를 푹 숙였다.

아이린이 보냈어도 민망했을 텐데, 공작이 그걸 직접 보냈을 줄이야.

게다가 그걸 황제 앞에서 직접 듣게 되다니.

에반의 반응에 쿡쿡 웃은 황제는, 이윽고 한숨을 내뱉으며 옥좌에 머리를 기대었다.

“카이셀 좀 잘 챙겨주게나. 곧 있으면 이 곳을 물려받을 녀석인데, 모자란 점이 너무도 많아. 되도록이면 태평성대를 물려주고 싶건만...여자에게 눈이 돌아가 나라를 말아먹진 않을지.”

‘그 말이 사실이긴 하지.’

스칼렛 테라제인의 말에 유리스라는 가문을 완전히 말살했으니,

어쩌면 그 이후에 제국은 상당히 타격을 입었을 것이 분명했다.

어찌 되었든, 북방 이민족으로부터 제국의 방패가 되었던 것은 유리스였다.

실제로 원작의 시점에서도 유리스는 이전에 비해 세력이 줄었을 뿐 여전히 5대 가문의 한 축이었으니까.

“그, 폐하.”

에반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주 약간의 가능성이었지만...만약 원작처럼 진행이 된다면 황제가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 궁금했다.

“만약 이번에 오는 테라제인의 여식과 황태자 전하가 눈이 맞는다면...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말이 되는 소리를...아니, 카이셀 그 녀석이라면 눈이 맞아도 이상하지 않지. 이상하게도 여자라면 눈이 돌아가는 녀석이니까. 요즘 들어 지고지순한 사랑 타령을 하는 게 조금 불안하기는 했네. 설마...만약 그 여자와 눈이 맞는다면...”

잠시 턱을 괸 채 고민하던 황제는, 이윽고 눈살을 찌푸리며 허공을 바라보았다.

어쩐지 현실성이 있는 상황이라 더욱 불쾌하지 않은가.

자신의 하나 있는 아들 녀석이 만약 테라제인의 그 여자와 눈이 맞는다면, 이래저래 골치 아픈 상황이 될 터였다.

카이셀이 테라제인에 대한 조사를 반대할지도 몰랐고, 그렇다고 헤어지라고 하기엔 또 뭐했으니.

잠시 고민하던 황제는, 이어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어지럽군. 그렇게 되는 게 가장 최악인 것 같아.”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뭐...그대는 그렇게 될 거라고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 되지 않도록 부탁 좀 하지. 차라리 여러 여자를 끼고 살아도, 그 여자는 안 돼.”

황제는 다시금 그 말을 강조했다.

“그 여자는 안 돼.”

#

아이린은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

에반인줄 알고 꼬옥 끌어안은 것이 이불인 것도 있었지만,

시녀에게서 에반이 오래토록 황제와 있을 것이란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황제를 만나러 온 것은 알고 있었지만...막상 이렇게 되니 여간 짜증이 나는 것이 아니었다.

“흐음...”

에반이 올 때까지 침대에 누워있을 수는 없을 터.

차라리 잠시 밖에라도 돌아다니는 것이 괜찮을 거란 생각이 든 아이린이 사뿐한 발걸음으로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 전에, 에반이 누워있던 자리에 몸을 웅크려 냄새를 맡는 것은 빼놓지 않았다.

에반이 없을 때만 할 수 있는 행동. 이전엔 잠꼬대라고 둘러대긴 했지만,

주변을 둘러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아이린은 에반이 누워있던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흐으, 에반...”

평소에는 부끄러워서 하지 못했지만, 시녀들이 보고 있어서 하지 못했지만.

아무도 보지 않는 이 낯선 장소에서 아이린은 비로소 제 속마음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체향까지 사랑스러운 건지,

에반이 덮은 이불을 꼬옥 끌어안은 채 몇 번이고 뒹굴 거린 아이린의 뺨은 어느새 완전히 붉어져 있었다.

‘이러고 평생 있고 싶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이렇게 있을 수는 없었기에,

주변에서 들려오는 시녀의 발소리에 아이린은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아쉽다는 듯 에반이 베고 잔 베개를 바라보다가, 푹 한숨을 내쉬며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할 따름이었다.

에반이 이런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되면 무어라 생각할까.

하기야, 과거의 자신이 보더라도 기겁할 정도인데. 에반이 보면 꽤나 놀라지 않을까.

‘에반 잘못이지만.’

자신을 이렇게 만든 에반의 잘못이리라.

잠시 거울을 보며 배시시 웃던 아이린은 시녀가 들어옴과 동시에 무감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시녀는 아이린의 얼굴을 보며 흠칫 놀랐다가, 이윽고 몸을 살짝 떨며 입을 열었다.

“...그, 외출 준비 하시는 거라면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괜찮아요. 내가 혼자 할 수 있으니, 조금 뒤에 한 명 정도만 따라오면 좋겠는데요.”

“알겠습니다. 준비하겠습니다.”

시녀가 사라지자 아이린은 조용히 거울을 바라보았다.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고, 화장기 없는 얼굴에 약간의 분을 덮은 채 마무리할 뿐이었다.

에반이 있을 때면 모를까, 에반이 없을 때까지 치장에 힘을 줄 필요는 없었다.

에반이야 모르겠지만, 아이린은 이런 부분에 꽤나 많은 신경을 쓰고 있었다.

어차피 외출의 목적은 그저 에반이 올 때까지 시간을 보내기 위함이니,

적당히 어둑해질 때 쯤엔 다시 돌아올 생각이지 않던가.

아이린이 방 밖으로 나서자, 시녀 하나 아이린 뒤를 자연스럽게 따라 붙었다.

“황제 폐하께서 에반을 부른 게 언제죠?”

“2시간 정도 되었습니다.”

“...2시간이라.”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는 몰라도, 분명 꽤나 중요한 얘기일 터였다.

어쩌면 하탄에 대한 토벌을 얘기하고 있을 지도 모르고.

아이린은 지난 로만 토벌을 곱씹으며 많은 부분에 대해 반성하고 있었다.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서, 이제는 에반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서.

사교계에 영향력을 퍼뜨리기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지만,

그래도 이전보다는 꽤나 많은 시간을 들여 노력하고 있었다.

훗날 절멸에 속한 가문과 싸울 때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 협력을 받을 수 있도록,

유리스라는 이름 아래에 힘을 모아 에반을 도울 수 있도록 아이린 나름대로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는 중이었다.

‘결실을 맺기까지는 조금 걸리겠지만.’

그래도 이 싸움이 전부 끝나기 전엔 에반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바람에 흔들리는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잡으며 아이린은 피식 웃어 보였다.

그럼 에반이 자신에게 칭찬해주지 않을까.

어쩌면 자신 없으면 살지 못한다고 할지도 모르리라. 그럼 자연스럽게 결혼 얘기가 나올 테고...

“음.”

순간 사고가 이상하게 흘러갔음을 깨달은 아이린이 침음을 삼켰다.

혹여 입밖으로 이런 얘기를 꺼냈을까 싶어 시녀를 바라봤지만,

시녀는 그저 허공을 응시할 뿐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았다.

...조심해야 하는데. 에반과 교제를 시작한 뒤로 이러한 망상이 간혹 튀어나오는 터라,

아이린 스스로도 이래저래 곤란할 따름이었다. 아니, 망상은 아니었다.

언젠가는 반드시 이루어질 일이 아닌가.

반지에 박힌 에메랄드를 천천히 바라본 아이린은 마음을 추스르며 다시금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한적한 거리였지만, 그럼에도 황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수많은 노점이 즐비했다.

북부에서는 잘 볼 수 없는 화려한 드레스와 악세서리, 그 외에도 대륙 건너편에서 넘어온 새로운 물건들.

잠시 그것들을 둘러보던 아이린의 발걸음이 멈춘 것은, 어느 간판도 없는 한 노점의 앞을 지날 때였다.

“관심이 있으십니까? 오늘만 이곳에서 장사를 하는 터라, 내일부터는 이런 물품들을 구하기 힘들겁니다.”

“...이건?”

아이린이 손가락으로 쿡 찌른 것은 검은색의 머리띠였다.

어쩌면 평범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아이린의 눈에 머리띠가 들어온 것은 머리띠의 위에 나있는 장식 때문이었다.

“옆 대륙의 한 공녀가 지닌 뿔을 본 따 만든 머리띠지요.”

“공녀가 뿔을?”

“예 뭐...프리드 가문과 비슷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옆 대륙의 공녀가 뿔을 지녔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든 그것은 아이린이 궁금해 하는 점이 아니었다.

마치 무언가에 이끌리듯, 검은색 머리띠 위로 자라난 새하얀 뿔은 아이린의 흥미를 크게 끌었다.

뒤로 살짝 휘어진, 앞에서 잡든 뒤에서 잡든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는 뿔.

“인체공학적인 형태입니다. 에반젤리움에서도 쉬이 구할 수 없는 것이죠.”

“...확실히.”

아이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며칠 전 느꼈던 아쉬움을 떠올리면, 이런 것이 필요하다고 진즉에 생각하고 있지 않았던가.

머리띠를 살짝 써보자, 머리띠의 검은 부분이 머리카락에 완전히 묻어져 마치 원래부터 있던 뿔처럼 자연스럽게 자리 잡기 시작했다.

잡아도 흔들리지 않고...무엇보다 자연스럽다는 점이 중요했다.

“마법이 적용되어 있어서, 아마 본인이 직접 벗지 않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겁니다.”

꿀꺽.

아이린은 상인의 말에 저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 말았다.

손잡이­ 아니, 이런 머리띠를 차고 있다면 에반이 좋아해줄까?

로페나가 주었던 책에서 본 내용을 하나둘 떠올린 아이린의 뺨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흠, 흠. 작게 헛기침을 내뱉은 아이린의 손이 매대의 한쪽 끝을 가리켰다.

그리고 다시 부드럽게 움직인 손가락이 반대편의 끝으로.

그 손짓이 표하는 바는 명확했고, 그날 상인은 4개의 금화를 손에 넣었다.

#

아이린은 그 어느 때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황궁을 향해 걸었다.

오늘의 수확이라 해봤자 한 상인에게 산 것들뿐이지만,

마치 천군만마를 얻은 것만 같은 기분에 어깨가 절로 으쓱여질 따름이었다.

물론 그걸 들고 있는 시녀의 표정은 좋지 않았으나, 아이린의 눈에는 그런 것이 들어오지 않았다.

다음에 시간이 나면 로페나가 주었던 책을 조금 더 자세하게 탐독하겠다고 결심한 아이린은,

이윽고 황궁에 멈춰선 한 마차를 보곤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보아도 황실의 마차가 아니지 않은가. 허나 고관들의 마차라면 이미 그 문장을 눈에 익혔기에,

마차 위에 걸린 깃발을 보고도 정체를 알 수 없음에 일순간 의문이 서렸다.

“혹시, 저 마차가 누구의 것인지 알고 있나요?”

아이린이 묻자, 잠시 마차를 빤히 쳐다보던 시녀가 입을 열었다.

“아마도 테라제인의 것일 겁니다. 오늘 황제 폐하가 황도로 테라제인을 불렀으니까요.”

“테라제인이라.”

아이린은 이전에 서류에서 보았던 그 가문임을 떠올리곤 작게 눈썹을 찡그렸다.

절멸과 꽤 접점이 많은 곳이 아니던가. 그런 가문을 황제가 직접 불렀다는 것이 의미하는 게 무엇일까?

잠시 생각을 거듭했으나, 결국 부족한 단서에 발목을 잡힐 수밖에 없었다.

직접 대화를 나누거나, 아니면 황제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거나.

허나 황제를 독대하는 것은 에반 뿐이었으니,

조금 뒤에 에반에게 얘기를 듣겠다고 생각한 아이린의 시선이 이내 마차에서 내리는 한 여인에게로 향했다.

“황궁...진짜 크네요.”

“당연합니다. 이 제국에서 가장 거대하고 아름다운 곳이 바로 이 궁전이니까요.”

“우리 영지엔 이런 게 없었잖아요.”

“나중에는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언젠 가는요.”

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칼을 아무렇게나 둔 채 황궁을 빤히 바라보는 여인.

누가 보더라도 자유분방하고, 정적인 자신과 다르게 활동적인 분위기를 뿜어내는 스칼렛의 모습에 아이린은 괜스레 불편함을 느꼈다.

꼭 자신과 상극에 있는 것 같지 않은가. 아이린이 스칼렛의 존재를 유추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테라제인이라는 가문에 속한 단 하나의 여인,

평민이었으나 어렸을 때 거두어져 귀하게 자란 여인이라 함은 오직 스칼렛 테라제인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허나 단지 그뿐이었다. 에반이 그런 반응을 보였기에 약간의 불편함을 느꼈을 뿐,

스칼렛 테라제인이라는 여인에게 그 외의 어떠한 감상을 느낄 수도 없었다.

에반이 저런 여인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꽤 신기할 만큼이나, 외모 외에는 그다지 특별한 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만 가죠.”

아이린은 스칼렛이라는 여인에게 흥미를 잃었다.

잠깐이나마 관심을 가지려 했지만, 절멸과 속해 있을지도 모른다는 심증 외엔 관심을 가질 만한 것도 없었다.

저런 여인보다는 자신이 훨씬 낫지 않은가. 에반이 저런 여인에게 마음을 품을 리가 없다.

그렇게 단정 짓고 다시 등을 돌리려던 그 순간이었다.

“어, 설마?”

스칼렛의 눈에 들어온 것은 황궁 밖을 빠져나오던 한 기사의 모습이었다.

단정한 금발, 수려한 용모, 거기에 탄탄한 몸 위에 걸쳐진 제복에 수놓아진 유리스의 문장까지.

그런 사람을 가리키는 이름이란 오직 하나뿐이었으니,

단숨에 달려간 스칼렛이 향한 곳은 멍하니 걷고 있는 에반의 앞이었다.

동경과 선망, 그리고 소문으로만 듣던 기사를 실제로 본 스칼렛은 곧바로 에반의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입술을 달싹였다.

“호, 혹시 에반 님이세요? 그 용을 잡으셨다는!”

“......”

스칼렛을 알아본 에반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으나,

스칼렛은 그런 에반의 속도 모른 채 두 손을 꼭 모을 따름이었다.

절멸이라는 것과는 상관없이, 스칼렛은 황도에서 들려오는 이런저런 소문에 늘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그 중에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에반 프리드라는 기사의 이야기.

그 소문의 당사자를 만난 스칼렛으로서는 그야말로 가슴이 벅차오르는 일일 수밖에 없었다.

에반이 그런 스칼렛을 바라보며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기도 잠시,

이윽고 옆에서 느껴진 기척에 고개를 돌리자 옆에는 꽤나 싸늘한 표정의 아이린이 서있었다.

아주 화난 듯, 무감한 표정에는 그 어떠한 감정조차 담고 있지 않았다.

마치 가면을 쓴 듯한 표정에 한창 들떠있던 스칼렛이 얼어붙자,

아이린은 쓰게 웃으며 에반을 자신의 등 뒤로 살짝 가렸다.

아무런 관심도 가지 않아 내버려두려고 했더니만, 꽤나 당돌한 여인이 아니던가.

아이린의 머릿속에서 경종이 울리기 시작했다.

질투라는 이름의 불꽃이, 푸른 눈동자 속에서 어느 때보다도 매섭게 타오르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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