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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으로 유통재벌-156화 (156/203)

156. 스타 콜라. (2)

“여기에 군인공제회도 좀 낍시다. 그러면 내가 책임지고 군납하게 해줄게.”

“네?”

뜬금없이 끼고 싶다는 말에 어이가 없었는데, 말끝이 또 반말이어서 기분까지 더러웠다.

“임 대표도 생각해 봐. 코카콜라나 펩시나 다 미국놈들에게서 원액을 받아서 만들어서 납품하잖아. 그 보틀링? 그렇게 만들다 보니 늘 마시던 그 콜라의 맛에 신뢰가 있다고. 헌데, 스타아- 콜라? 솔직히 처음 보잖아.”

“그 앞에 816이 붙어있습니다.”

“그래. 콜라 독립 816. 이건 본 적이 있지. 하지만, 결국 망한 브랜드잖아. 지금이 IMF 때도 아니고, 국내 생산 우대로 해서 납품한다고 무조건 받을 수도 없잖아. 그리고 보틀링으로 국내에서 임가공생산하는 거로 치면 코카콜라나 펩시도 국내에서 제조되는 탄산음료야.”

김인수 장군의 말이 기분 나쁘기는 했지만, 맞는 말이라 뭐라고 반박할 수가 없었다.

“브랜드도 처음 보고, 원액도 미국산이 아니고. 그냥 예전에 한때 반짝했던 브랜드의 콜라를 군납으로 넣어야 하는데, 이게 쉬운 일이겠어? 두 콜라에 비해서 월등하게 우위에 있는 게 없잖아. 안 그래?”

김인수 장군의 말은 팩폭 그 자체였다.

“콜라 가격이 절반 가격이면 또 모르겠지만, 그러면 남는 것도 없고 또 그렇게 가격을 내리면 기존 두 곳도 아마 가격을 낮추겠다고 할 거야. 이런 상황인데 우리 공제회가 어떻게 국방부에 납품 좀 받아 달라고 이야길 할 수 있겠어. 안 그래?”

“그럼 공제회에서 원하는 건 나서 줄 수 있는 명분으로 회사의 지분을 달라는 그 말입니까?”

“그래. 이번에 콜라 만드는 업체를 인수했다고 하니 그 업체의 지분을 공제회에 좀 주거나 해줘. 아니면 몇몇 장군들이 투자를 하는 형식도 좋고. 그래야 우리가 영업을 해서 납품할 수 있게 나서 줄 수 있는 명분이 있는 거야. 정식으로 공제회의 수익 사업이 되는 거니깐.”

공제회가 콜라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면, 김인수 장군의 말마따나 자기 이득을 위해 장군들이나 공제회가 나서줄 터였다.

머리를 급박하게 돌려서 계산을 했다.

지분을 주고 군납을 따내게 된다면 안정적인 매출과 물량처리가 가능할 터였다.

물론, 음으로 양으로 공제회에 뿌려질 돈도 계산해야 했다.

짧은 계산이었지만, 지분을 주고 군납 콜라라는 지위를 확보하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되었다.

“장군님의 제안대로 하겠습니다. 콜라를 생산하는 기업의 지분 10%를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의결권을 가진 이사로도 2분 정도는 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10%면 너무 작은데. 30%는 되어야지.”

10%도 엄청 많이 준거라고 생각했는데, 완전 양아치 새끼였다.

“신라식품이라며? 콜라 외에도 다른 거도 다 납품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을 좀 크게 해봐. 콜라 하나 넣고 말 거야?”

그건 아니었다.

처음에는 콜라로 시작해서 다른 것들도 다 납품하려고 하긴 했었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다.

“휴우. 어쩔 수 없네요. 30%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하하. 그래. 그래야지. 그래야 우리가 군인정신으로 열심히 영업을 할 수 있는 거지. 다 잘살자는 거잖아. 하하하.”

김인수 장군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변호사를 통해 지분 관계를 정리하기로 했고, 공제회 건물을 나오자마자 정진이에게 전화를 걸어 신라식품의 부채를 변제했는지부터 물었다.

“아직 변제 안 했어. 지금 부채 갚는 거보다 내년에 갚고 합병을 해야 세금 쪽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거든. 그래서 안 하고 있었어. 그런데 왜 물어보는 거냐? 공제회에서 부채 많다고 콜라 납품 안 된다고 하디? 이건 법인 합병하면 그냥 사라질 거라고 이야길 해.”

“아니, 법인 합병 안 할 거야. 부채는 그대로 놔둬. 공제회에서 납품 조건으로 지분을 받아야 한다고 해서 신라식품의 지분 30%를 주고 그쪽에 이사도 두 명을 앉힐 거야.”

“30%로? 흠, 애매하네. 그럼 생산은 어떻게 하려고? 실제 콜라 생산은 스타 음료 공장에서 하고 있잖아. 그쪽 변호사가 생산 설비 실사하고 트집 잡을 수도 있는 문제야.”

“설비 문제로 지금은 위탁 생산한다고 하고, 공장설비는 경북에 다시 만들 거라고 해야지. 그렇게 군납으로 들어오는 매출을 부채 갚고, 공장설비에 다 때려 넣자.”

“아, 배당 안 하고 임원들 월급만 겨우 챙겨주겠다는 거네.”

“그래. 뭐, 그걸 눈치채게 되면 1년 정도 지난 이후니깐 어쩔 수 없이 쟤들도 참을 수밖에 없을걸. 일단 그런 눈치 못 채게 정진이 네가 지분 분할에 신경을 좀 써줘.”

“오케이 그렇게 하지.”

김인수 장군의 착각과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것 때문에 나름 일이 잘 풀렸다.

우리가 이 신라식품이란 회사를 인수하고 콜라를 만들기 시작했으니 당연히 회사에 콜라를 제조하는 설비가 다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지분을 달라고 했을 터였다.

그러니 납품하면 그때부터 다 돈이 될 것이라 판단하고 있을 테지만, 부채부터 정리하게 하고, 공장설비에 수익금을 다 때려 넣어 버리면 결과적으로는 내가 제일 큰 이득을 얻게 될 터였다.

***

“미국에서 기술자문으로 코카콜라와 펩시에서 은퇴한 다섯 명과 계약 했다는 이 서류는 뭡니까?”

스타 음료의 이일찬 부사장이 큰돈을 써야 한다고 보고서를 올렸다.

연봉이 15만 불에서 20만 불까지 되는 노인 다섯 명과 2년을 계약한다는 내용이었다.

“원액을 위한 기술진들입니다. 저희가 용진 음료일 때부터는 물론이고 탄산음료 원액은 제대로 만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공장에서 바로 제조해서 병입이나 캔입을 하는 것은 되지만, 원액을 수출하는 것은 기술 노하우가 없습니다.”

“원액 수출요? 아, 그렇네요.”

관련 서류를 보니 아시아 총괄인 이종민과 마트 총괄인 김민욱의 요청 사항도 있었다.

한국에서 페트병이나 캔으로 우리 음료를 수출하는 것과 원액을 각 나라에 수출해 그곳에서 제조하는 것의 단가를 비교한 표도 있었는데, 초반 공장설비를 제외 한다면 무조건 ‘원액’으로 수출하는 것이 이득이었다.

미국에서 코카콜라나 펩시도 원액으로 전 세계에 수출하는데, 그걸 받아서 물과 탄산을 넣어 각 나라에서 보틀링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콜라도 각 나라의 물맛에 따라 맛이 약간씩 달라지는 것이었다.

“이 원액 기술이 필요하긴 하네요.”

이걸 보니 바로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작업할 일도 생각났다.

“부사장님이 보틀링 공장설비에 대한 계산을 해서 스타건설 공달호 부사장에게 전해 주십시오.”

인건비가 저렴하고 고위층과 연계가 있는 캄보디아에서 보틀링 공장을 차리면 인도차이나반도에 있는 나라에는 다 공급이 가능할 것 같았다.

그리고 인구 2억 명의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만들게 되면 동남아 시장을 다 커버할 수 있었다.

두 곳에 공장을 세우기 위해서는 고위층을 구워삶는 작업이 필요했으니 당분간은 또 나가 있어야 할 것 같았다.

“1차 생산분을 비행기로 캄보디아로 먼저 보내주십시오. 일단 구색 맞추기로 있어야 합니다.”

“네. 그럼 원액과 우리 마트 물량, 군납 물량을 원 없이 한번 만들어 보겠습니다.”

***

한국에서 816 스타 콜라와 매실 사이다가 스타 마트에 깔리는 것을 보고 캄보디아로 출국했는데, 콜라 사이다가 먼저 캄보디아에 도착해서 스타마트에 진열 작업 중이었다.

“상표를 K스타 콜라, K스타 사이다로 변경한 것이 좋은거 같습니다. 원액을 들여와 여기서 생산을 하게 되면 그때 한류 콘서트로 겸사겸사 이름을 알릴 수 있을 거구요.”

다음 주 오픈 예정인 스타 마트 1호점을 총괄인 김민욱과 같이 골든타워42를 둘러보고 있었다.

“아이돌, 드라마 덕분에 ‘K’ 붙은 거 팔기 좋구만. 문제는 원액 들여와서 생산 하려면 2년은 걸린다는 거야. 그때 까지는 가격이 비싸서 우리 콜라, 사이다 판매가 신통찮을걸.”

“어쩔 수 없지요. 그리고, 걱정하지 마십시오. 중국에서 들어온 재고 물량이 많아서 흑자는 무조건 나올 겁니다. 캄보디아와 인근 베트남, 태국 중간 상들은 물론이고 이온 몰에 있는 일본 마트 관계자들도 우리 스타 마트 상품 가격을 보고 놀라서 갔습니다.”

“박종일 사장 덕에 1~2년은 중국 제품으로 꿀 좀 빨겠네. 4층은 식당가야?”

골든타워42의 1층부터 3층까지는 마트, 4층은 식당가로 구성되었는데, 일주일 후 오픈 준비를 한다고 여기도 바빴다.

“식당가의 경우 90% 이상 분양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제대로 성공을 하게 된다면 옆에 짓고 있는 컨벤션 센터에도 식당들이 입점하려고 할 겁니다.”

골든타워42의 두 개 동 중에서 호텔로 운영되는 좌측 동을 제외한 우측 동의 152세대 오피스텔도 분양이 완료되었는데, 왜 건설사가 주택시장에 안주하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1호실당 평균 3억대로 판매가 되었는데, 450억이 넘게 돈이 들어오니 건설이 참 재미있구나 하는게 느껴졌다.

오피스텔에서 들어온 돈 만으로 골든타워42에 들어간 돈을 다 회수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여기에 식당가 월세까지 생각하면 무조건 남는 사업이었다.

“5층의 절반은 입주민과 호텔 운영객을 위한 카페와 헬스클럽을 유치했고, 한국식 키즈카페도 유치를 했습니다. 나머지 공간은 캄보디아 등기소가 들어올 예정입니다.”

“등기소?”

“네. 이것도 우리는 잘 이해가 안 가는 문화인데, 동남아는 관공서가 자체 건물을 가지는 케이스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시청 정도는 되어야 자체 건물을 만들고, 그게 아닌 경우에는 그냥 건물에 들어가서 임대로 해서 관공서가 운영 된다고 합니다.”

“관에서는 월세가 나가는 거나 부동산 가치에 대해서 아예 고려를 안 한다는 말이군.”

“관공서에 투자할 돈이 없을 수도 있고, 아니면 주로 유력자의 건물에 들어가는 거라 아마도 그런 유력자들이 힘을 쓰는 거로 보입니다. 뭐 덕분에 등기소에 일 때문에 온 사람들이 마트나 식당가에 도움이 될 테니 우리는 이득이지요.”

등기소 자리까지 보고 좌측 동의 스타 호텔로 가니 정윤이가 좋다고 뛰어 오고 있었다.

“오빠! 그럼 우리 캄보디아에 있을 때는 무조건 여기 호텔에서 묵는 거야?”

“일할 때는 존칭 단디 쓰라고 했지. 그리고, 장기로 있을 때는 오피스텔 동에도 회사 명의로 따로 호실이 있으니깐 거기서 체류하게 될 거야.”

“난 단기니깐 호텔이겠네. 헤헤헤. 근데, 왜 호텔에 수영장이 없어? 호텔에 수영장이 있어야지.”

“그건, 공사 중단되고 해서 하중이 심하게 가해지는 건 다 빼서 어쩔 수가 없어.”

“아아, 아쉽다.”

사촌이자 비서인 정윤이는 아쉽다고 하면서도 호텔 총지배인과 직원들이 에스코트 해주는 것에 기분이 좋아서 어쩔줄 몰라 했다.

“한종하 총지배인님께 거는 기대가 큽니다. 호텔이 잘 되는 만큼 인센티브를 받아 가실 터이니 내 호텔이다 하는 생각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경주 대현 호텔 부지배인이던 한종하와 그 팀원들을 이종민이 스카우트해서 데려왔는데, 매제가 호텔 요리쇼를 하며 알던 사람이라고 강력히 추천을 했다고 했다.

주 전공이 식음료라고 해서 그런지 스카이라운지에서 식사를 하는데 한국 특급 호텔들과 비교해도 빠지지 않았다.

“본래 카지노를 만들려고 했는데, 공간이 애매해서 뺐습니다. 대신 옆 컨벤션 센터에 카지노를 유치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대형 워터 파크도 계획을 해서 설계변경했습니다.”

저녁 시간에 도착한 이종민은 워터 파크와 카지노를 위해 여러 사람을 만나고 있다고 했다.

“컨벤션 센터가 아니라 종합 유락지가 되어 버리는 거네요.”

“네. 그래서 다음 주 골든타워42 오픈 행사에 오는 훈센 총리에게 땅을 좀 부탁해 주십시오. 골프장이 있어야 한국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사실 캄보디아의 관광자원은 앙코르와트가 거의 유일했다.

그러다 보니 골프장이 있어야 호텔과 관광지를 연계해서 한국이나 다른 나라의 단체 관광객을 받을 수 있을 터였다.

“보틀링 공장 부지와 함께 묶어서 이야길 해보지요.”

그리고, 골든타워42의 정식 오픈 날 훈센 총리를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그냥 양아치 아저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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