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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으로 유통재벌-138화 (138/203)

138. 이상한 나라에서 사업을. (1)

“지금 이 기회를 놓치게 되면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된다. 그리고 네가 로열그룹의 끗맹처럼 재벌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어. 저축은행을 바탕으로 해서 너도 캄보디아 재벌이 될 수 있는 거야.”

“아버지. 그럼 일단 사장님께 보고는 할게요.”

“은행도 사장에게 가져다 바칠 거냐? 네가 생각하는 만큼 임건호 사장도 널 생각해 주냐? 로열그룹의 끗맹회장은 자기 친형도 쳐낼 정도로 사업에 진심이었기에 지금 캄보디아를 좌지우지 하고 하는 거야. 사업을 제대로 해본다고 생각했으면 그런 각오까지 해야지. 뭘 하든 사장한테 보고해야 한다고 하면 절대 그 이상은 못 되는 거야. 평생 종노릇 하는 거야.”

김신현은 아버지의 말에 반박하고 싶었지만, 반박할 수가 없었다.

“너네 사장은 중국에서 바쁘다며, 한 달 정도면 한국에서 떼는 거 없이 돈이 들어올 수 있으니깐. 아무 일 없던 거처럼 처리할 수 있어. 걱정하지 마.”

김신현은 아버지의 성화에 결국 회사계좌의 돈을 융통해 줄 수밖에 없었다.

자본금이 충족되고, 정부 요인에 의한 비호를 받고 있으니 그의 말마따나 저축은행은 금세 설립이 되었고, 콘세도 저축은행의 첫 대출은 ‘그랩 캄보디아’의 중고차 구입에 대한 보증지급이었다.

아버지인 김조일의 말마따나 시간이 좀 더 있고 했다면 아무도 모르게 일이 마무리 되었겠지만, 중국 쪽 일이 끝나고 캄보디아로 임건호가 넘어오자, 속일 생각은 버리고 다 털어 놓는 것이었다.

***

“그렇게 되어서 현재 60여 대의 그랩 택시와 40대의 바이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일과 관련해서 책임을 지겠습니다.”

김신현은 이야기를 끝내자 사직서를 내밀었다.

“흐음. 그럼 돈은?”

“환율과 세금 문제 등으로 인해서 소액으로 쪼개어 꾸준히 캄보디아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다음 달 말이면 아버지에게 융통했던 돈을 모두 다 회수 할 수 있을 겁니다.”

다행히 돈을 떼이지는 않았으니 최악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사장이란 권한으로 집행할 수 있는 돈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은 쉽게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화를 내고 사직서를 수리해서 내보내야 했지만, 20대 중반의 천지도 모르는 애를 캄보디아 지사장으로 앉힌 것이 바로 내 자신이었기에 화를 낼수도 없었다.

결국, 인사 문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내 실책이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아버지 모시고 들어오고, 차량 관련 서류나 관계된 서류 다 들고 와봐.”

김신현을 내보내고, 영업 총괄인 이종민을 들어오게 했다.

사정을 설명하고 이종민에게 제안을 했다.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의 그랩 사업을 총괄하는 동남아시아 담당 사장이 되어줬으면 좋겠어.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는 부사장을 두고, 이 총괄이 관리하는 것으로 했으면 하는데, 할 수 있겠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겁니까?”

“그 4곳은 데닐리 탄에게 우호 지분을 많이 주고 따로 영업해서 해 먹기로 했으니깐 그쪽 그랩 일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거야. 그리고, 내년쯤에 베트남이나 미얀마가 추가가 될 수 있고, 다른 분야의 일도 추가 될 수 있겠지만, 그건 내년이 되어봐야 알겠지.”

“그럼, 아예 가족들을 데리고 부임하게 되면 지원이 됩니까?”

“몇 개월마다 한국가서 보니깐 오히려 부부관계가 좋아 졌다며?”

“그건 그런데 애들이 아직 어리다 보니 애 크는 건 보고 싶어서요. 중국에서 몇 개월 있었다고 애들이랑 서먹서먹했던 것도 있고 해서 아예 같이 현지로 오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그럼, 애들 국제학교 학비에 가족수당까지 지원해 줄게. 체재하는 직원들 혜택 보상도 이 사장이 만들어서 올려봐 봐. 그리고, 이제 캄보디아를 맡을 거니깐 나가지 말고 있어.”

김신현이 서류를 들고 왔고, 아버지인 김조일도 같이 들어왔다.

“이미 저지른 건 돌리기가 힘드니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다만, 김신현씨는 캄보디아 일이 아닌 다른 일을 맡게 될 겁니다. 사직서는 처리하지 않겠습니다.”

냉정하게 이야길 하고, 서류를 살펴보니 차량 구매에 대해서 대출 받은 이자가 8%였다.

“이건 너무 한 거 아닙니까? 8% 이자라니요.”

“전혀 아닙니다. 그게 우대금리를 적용한 겁니다.”

김조일은 오히려 이자를 깎아주었다고 항변했다.

“8%가요? 그럼 보통 얼마의 이자가 캄보디아 평균 이자입니까?”

“한국으로 치면 주택 담보 대출 이자가 15% 정도입니다. 그랩에 해준 이자는 거의 반값 이자 우대금리를 적용해 준겁니다.”

15% 이자가 평균적이라는 말에 할 말이 없었다.

저축은행이 15% 이자라면 그 외 사금융의 경우에는 그 이상의 이자가 적용될 터였다.

“그럼, 예금 이자는 7~8%입니까?”

“네. 그 정도 됩니다. 그리고 이야기해 드렸다 시피 은행에 예금되어 있는 총 예금액의 90%는 달러입니다.”

그제야, 캄보디아가 왜 이리 가난한 나라인지를 알 것 같았다.

보통 예금 이자가 7~8%라고 하면 높은 이자율이었다.

그러면 당연히 국민들이 예금 이자를 노리고 예금을 할 것이라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은행에 예금되어 있는 총 예금액의 90%가 달러라고 하니 그런 달러를 캄보디아 국민이 넣어 놓았을 리 없었다.

외국계 금융자본이 들어와 높은 예금 이자를 위해 대출 이자를 15%대로 끌어 올렸을 터이고, 그렇게 높은 이자는 빚으로 캄보디아 국민들을 옭아매었을 터였다.

어떻게 보면 이번에 은행 설립의 신고제가 허가제로 바뀐 것이 캄보디아 국민들에게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 은행시장을 닫아걸게 만든 로열그룹도 화교자본의 그룹이라는 게 문제였다.

로열그룹의 끗맹회장도 화교였고, 캄보디아에서 두 번째로 큰 그룹인 LYP 그룹도 회장이 이용팟이라는 화교였다.

결국, 캄보디아라는 나라 자체가 중국 화교와 외국 자본에 뜯어 먹히고 있는 상황인 거였다.

“자동차 구매를 위해 대출했던 것은 바로 상환하도록 하죠. 그리고, 전체적인 사업 방향을 새로 잡도록 하겠습니다. 캄보디아가 이 정도로 가난한 나라일 줄 은 몰랐습니다.”

우선 김신현이 드라이버 확보를 위해 중고차로 택시 회사를 만들어 운영한 것은 괜찮은 방법이었기에 이 택시 회사 자체를 확대하기로 했다.

“평일에 택시 일을 하고, 주말에는 그랩 카(Car)로 수익을 만들어 내는 것이 기사들을 통해 퍼져나가면 알아서 가입자나 등록 드라이버가 늘어날 겁니다. 하지만, 관광객이 주 타겟인 만큼 지역민을 대상으로 하는 그랩 푸드 서비스의 경우에는 천천히 진행하도록 합시다.”

“내가 말을 해도 될까 모르겠는데, 천천히 진행할 이유가 없을 겁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임사장이 여기 캄보디아에 크게 실망한 거 같지만, 그 초라한 현실에 대한 실망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말과도 같은 겁니다. 지금 캄보디아 은행권에 가장 많은 대출이 뭔지 아십니까?”

오늘 캄보디아에 왔으니 알 턱이 없었다.

“건설 관련 대출이 대부분입니다. 캄코시티(Camko City)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캄보디아와 코리아의 도시라는 뜻인데 2000년 초반에 한국 기업이 추진했던 신도시건설 사업입니다.”

“당시에는 다른 일로 바빴기에 잘 모르겠군요.”

“아, 그건 제가 압니다. 헌데, 그 사업은 자빠진 걸로 아는데요.”

이종민은 관련 일을 안다며 오히려 질문을 했다.

“다들 한국에는 부산 저축은행이 파산하며 사업 자체가 흐지부지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 일대는 지금도 꾸준히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가 콘세도 저축은행을 만들게 되자, 캄보디아의 여러 건설 업체에서 연락을 많이 받았습니다. 한국계 은행인거 같은데 캄코 뱅크와 무슨 관계냐는 말이었습니다.”

“그때도 은행을 만들기 쉬웠으니 캄코시티 사업을 하면서도 은행을 만들었었군요.”

“네. 그때 피해를 본 업체들에서 연락을 받았었습니다. 일일이 그쪽 하닐건설과는 아무 상관이 없고, ‘그랩’과 연관된 은행이라고 하자 다들 알았다고 하더군요.”

“그랩 이름 사용 값을 받아야겠는데요.”

“하하하. 그건 제가 다 지불을 하지요. 여튼 우리 콘세도 은행에도 건설 관련된 대출을 문의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캄코시티 사업은 정체되고 있으나 주위의 상권은 계속 만들어지고 있으니 그대로 진행을 하시면 될 겁니다. 특히 여기 이 백화점을 중심으로 하면 됩니다.”

김조일은 지도에서 한곳을 짚었다.

“이온 몰(Aeon mall)? 일본 계 백화점입니까?”

“맞습니다. 재작년에 생겼는데, 캄보디아의 상류층들은 모두다 여기에서 쇼핑을 합니다. 식음료 관련 외식업체도 많기에 배달 대행 시장도 충분히 될 겁니다.”

“이온 몰 외에 다른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는 없는 겁니까?”

“제대로 백화점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은 여기 밖에 없습니다. 대형 마트도 전 세계 어디에나 있다는 월마트도 없습니다. 작은 중소규모의 마트만이 있을 뿐입니다.”

뭔가 이상했다.

“캄보디아 인구가 1700만 명에 나름 프놈펜에 200만 명 이상이 몰려 사는데 백화점이나 마트가 없다는 게 이상한데요. 누가 막고 있는 겁니까?”

“정확합니다. 캄보디아의 산업을 보면 인프라와 관련된 산업은 화교와 중국자본이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출입 관련 사업은 훈센총리 일가가 잡고 있습니다.”

“총리 일가 가요?”

“네. 캄보디아로 들어오는 전자제품이나 고가품의 경우에는 오로지 훈센일가가 운영하는 회사를 통해서만 들여올 수 있습니다. 한국만 일본만 해도 전자제품은 훈센 총리의 딸이 운영하는 기업을 통해서만 수입이 됩니다.”

“미쳤군요. 국민들이 가만히 있습니까?”

“알고 있는 몇몇 지식인들도 있지만, 다들 가만히 있습니다. 그렇게 들고 일어날 사람들은 이미 킬링필드에서 다 죽었으니깐요. 지금 있는 캄보디아 국민들은 고개를 잘 숙이고 현실을 그대로 받아 들이는 사람들만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 30년 장기 집권이 가능한 것이죠.”

건호도 중국에서 LT 그룹의 LT 마트와 일을 하며 한국와 일본의 제대로 된 제품이 중국에서 대우 받고 있고, 가격 마진도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수입품을 총리 일가의 회사를 통해서만 들여오게 한다고 하니 거기서 생기는 이익이 어느 정도일지 감도 안 잡혔다.

“캄보디아는 재계 1위인 로열그룹이나 2위인 LYP그룹이 있다고 하지만, 진짜 재계 1위 그룹은 훈센 총리 일가일 겁니다. 그리고, 그 일가와 사업을 같이 한다면 무조건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김 사장님. 아니 김 은행장님의 말은 그런 사업이 하나 있다고 하는 듯이 들립니다.”

“하하하. 눈치가 빨라서 좋습니다. 신현이 너는 정말 임 대표를 따라다니며 잘 배워야 한다. 흠흠. 오직 한국인, 한국 기업만이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오로지 한국인과 한국 기업만이 할 수 있다고 하니 뭔가 미심쩍네요.”

“그게 잠깐 전에 이야기한 캄코시티와 관련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캄코시티와는 별개의 사업이었긴 한데, 그 시공을 했던 하닐건설이 맡았던 일이니 같은 괘라고 할수 있습니다. ‘골든타워42’라고 불리는 주상복합 빌딩을 들어보셨습니까?”

“아아, 하닐건설이 짓다가 공사가 중지된 거길 말하는 거죠?”

이종민은 잘 안다는 듯이 이야길 했다.

“한국 뉴스에도 많이 나온 건물입니다. 캄보디아 최고층 빌딩이라고 한국에서 캄보디아의 랜드마크와 같은 건물을 짓는다고 언론에서도 많이 띄어주고 했었습니다.”

“그래? 그런데, 난 왜 모르지.”

“공사가 중지 되었기 때문입니다. 캄코시티를 맡았던 부산 저축은행과 하닐건설이 나가떨어졌는데, 그 골든타워42를 하닐건설이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김 은행장님이 이야기한 사업이 이 골든타워42를 마무리 짓는 거겠군요.”

“맞습니다.”

캄보디아에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이 일본의 이온 몰 이라는 백화점 하나 밖에 없는 상황이니 저 골든타워 42를 마무리 지어주는 조건으로 마트라던지 백화점을 지어 수출입 산업에서 빼먹으라는 이야기였다.

“그럼, 콘세도 저축은행에서 대출 시원하게 해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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