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또 1등으로 유통재벌-130화 (130/203)

130. 앞짱구의 마윈을 만나다.

“마윈? 풉.”

회의실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다들 안 믿는 분위기였고, 정윤이의 맹한 말투가 신뢰를 더 떨어트리고 있었다.

그래도 혹시 몰라 전화를 받았다.

“Sorry to keep you waiting. Yes, speaking.”

“Mr. Lim? I’m Jack Ma.”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장난 전화라고 생각했던 것이 다 잊혀졌다.

수화기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티비나 영상에서 보았던 마윈, 잭 마의 목소리가 맞았다.

그리고 동시에 마윈이 왜 직접 전화를 한 것이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

갑자기 발표된 메이투안과 디엔핑의 합병에 놀란 것은 투자 협정식을 발표한 판다요원뿐만이 아니었다.

알리바바에서 투자한 ‘어러마(Eleme 지금 배고파? 라는 뜻)’에겐 이 소식이 날벼락 급의 소식이었다.

“지분 문제로 메이투안과 디엔핑의 합병이 성사되지 못할 것으로 봤는데, 의외입니다. 한쪽이 크게 양보를 했을 것 같습니다.”

“텐센트에선 공유 자전거 업체인 ‘Mobike’도 인수를 하려고 실사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웨이신(微信 위챗의 중국식 표현)에서는 메이투안의 인프라를 이용해서 웨이샹(微商, Weishang)이란 입점형 쇼핑몰을 만든다고 합니다.”

“그것뿐만이 아니야 웨이신에서 바로 메이투안으로 주문 배달할 수 있게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합병과 동시에 쏟아져 나온 차후 서비스 내용과 그 시너지 효과에 대해 ‘어러마’ 임원들은 다들 비상이었다.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소통 방식인 위챗을 통한 주문이 가능하게 된다고 하니 그 파급력을 걱정하는 것이었다.

“잠시만. 다들 생각을 천천히 해 보자고. 우선 이 기사부터 메이투안과 디엔핑 합병으로 인해 시장 점유율이 70%라고 하는데. 이거 진짜 확실한 거 맞아?”

두 업체의 합병 소식을 듣고 직접 어러마에 온 마윈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호들갑을 떨어대는 이들을 안정시켰다.

“내가 알기로는 메이투안은 온라인에서 점수 리뷰를 하는 웹사이트였잖아. 그래서 앱 환경으로 변화된 이후에도 배달음식 전문 앱이 아니었다고. 안 그래?”

“맞습니다.”

“그래서 매출 규모나 거래 건수로는 1위가 맞지만, 실질적으로 배달 대행만 따져 봤을 때는 1위라도 그 점유율이 얼마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 배달 대행 점유율만 뽑은 수치 자료는 없는 거야?”

세부 분석 자료를 가져오란 소리에 직원이 서류를 가져왔다.

“저번 달 판다요원이란 업체로 인해 점유율 변화가 있어 따로 만들어 두었던 보고서류입니다.”

마윈이 점유율을 그래프와 통계를 보니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난리를 친 어러마의 임원들이 한심하게 보였다.

다른 것을 다 빼고 음식 배달 대행만 보자면 ‘메이투안’이 31%의 점유율로 1위였고, 우리 ‘어러마’가 25% ‘바이두 와이마이(百度外卖)’가 21%, ‘디엔핑’이 14%로 빅4가 91%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었다.

“이거 봐 실제로는 메이투안–디엔핑의 점유율은 45%라고. 다들 이걸 알면서 왜 70%라는 기사에 매몰되어 우왕좌왕하는 거야? 더구나 석 달 전 자료로 보면 메이투안의 점유율이 33%에서 31%로 떨어졌는데, 왜 이리 난리인 거야?”

전체 매출과 건수로 70%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부풀린 기사에 벌벌 떨어대는 사람들이 한심했다.

그리고, 메이투안의 점유율이 2% 떨어진 분석 평을 보니 메이투안이 가지고 있던 식료품 구매 건수가 신생업체인 ‘판다요원’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라고 되어 있었다.

메이투안의 점유율을 어떻게 갉아 먹었는지 궁금해서 서류를 더 살펴보니 판다요원은 중국업체이되 중국업체가 아니었다.

“한국계 업체로군요. 한류를 이용한 마케팅으로 전체 점유율 3%를 가져갔다라. 흥미롭군.”

작년 하반기에 창업을 했으니 채 1년도 되지 않은 업체인데, 벌써 배달 대행 시장의 3%를 점유했다는 것이 대단했다.

초반 고성장의 기세를 제대로 타고 있는 것이었다.

보고서에도 판다요원이 상승세를 타고 있으니 긴밀하게 체크해야 한다는 평이 쓰여 있었다.

“이 분석한 직원의 말처럼 오히려 이런 신생업체를 경계해야 하는 겁니다. 비대해진 메이투안과 디엔핑은 서로의 업무를 조정하는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때는 원활하게 대응이 어려울 겁니다. 오히려 이 기간이 우리에겐 역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겁니다.”

마윈은 보고서를 다시 가리켰다.

“합병으로 인한 메이투안-디엔핑 점유율이 늘어나게 되어 격차가 더 벌어질 것 같지만 점유율은 그리 크게 변하지 않을 겁니다. 위챗을 통한 메이투안 인프라 사용으로 크게 차이가 벌어질 수도 있지만, 우리도 알리페이를 통해 바이두의 와이마이 인프라를 쓸 수 있을 겁니다.”

마윈의 알리바바가 바이두 지분 15%를 들고 있었기에 상호 간에 사용 가능한 인프라 공유가 가능하게 추진하고 있었다.

“그리고, 메이투안이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인프라를 물리칠 방법도 나오게 될 겁니다. 바로, 무인 편의점입니다. 이건 위챗페이에도 개방이 되기에 오히려 우리의 매출을 올려줄 것이 될 겁니다.”

텐센트가 전 국민의 채팅이라는 위챗의 장점을 가졌다면, 알리바바는 쇼핑몰을 통한 물류 인프라를 가지고 있었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찍고 들어가 쇼핑할 수 있는 무인 편의점을 북경과 상해에 1000개 지점을 오픈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무인 편의점이 천 개를 넘어가게 된다면 메이투안과 디엔핑의 합병으로 생기는 시너지 이상이 어러마에게도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렇다면 ‘바이두 와이마이’를 우리가 인수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어러마’ 임원의 말에 다른 이들도 동의를 했다.

“메이투안과 디엔핑이 합병되어 시장을 장악하는 만큼 우리도 바이두 와이마이와 합병해서 규모를 크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업계 1위와 4위였던 메이투안-디엔핑이 합병하며 45%의 점유율을 차지했듯이 업계 2위인 어러마와 3위인 바이두 와이마이가 합병하면 25%, 21% 해서 46%의 점유율을 가지게 되는 것이었다.

알리바바는 바이두와 상호 지분 관계도 있고 점유율도 비슷했기에 합병해서 ‘쌍 브랜드’로 밀고 나간다면 시장 장악을 더 할 수 있을 터였다.

“보기에는 그런 합병이 아주 쉬워 보이지만, 합병의 주체가 누가 되느냐가 문제입니다.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한마디로 누가 누구를 인수할 것인가가 문제라는 말이었다.

점유율도 비슷하고, 두 곳 모두 모회사가 든든하니 자금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다.

둘 중 한 곳이 시장에서 손 털고 나갈 것이 아니라면 사실상 불가능한 말이었다.

그리고, 합병 후에도 쌍 브랜드로 개별 운영을 한다면 돈을 써가며 합병할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 ‘어러마’와 20%의 점유율 차이가 나니 이 점유율을 줄이는 인수 합병이 필요한 것은 맞습니다. 3%의 같은 점유율을 가진 판다요원과 커우베이(Koubei·口碑)를 인수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1위와 4위가 합병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2위와 5위가 합병한다는 것은 나름 의미가 있었다.

“이 두 곳을 합병하면 점유율 6%가 추가되어 31%가 되어 ‘바이두 와이마이와’는 10% 차이. ‘메이투완’과는 14% 차이가 나게 됩니다. 이게 아주 좋은 포지션이 되는 겁니다.”

3위가 쉽게 따라오기 힘든 10%의 차이를 가지면서 1위와는 20% 차이에서 14%로 차이를 줄이게 되니 1위를 추격하기 위한 발판으로서는 최적이었다.

“그렇다면 판다요원을 먼저 합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왜 그런가요?”

“보고서처럼 성장세가 확실히 다릅니다. ‘요리쇼’라는 요리사들이 진행하는 방송도 있고, 오프라인 체인점도 있습니다. 이 요리쇼 체인점 가게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마치 예전 KFC가 중국에서 확장할 때와 같은 느낌입니다.”

“KFC 정도라고요?”

“네. 이제 100여 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데, 그 확장세나 사람들의 애정도가 KFC가 중국에 소개되었을 때와 같습니다.”

마윈은 물론이고, 다른 임원들도 중국 현지화에 성공한 KFC의 성세를 알고 있었다.

KFC는 전 세계에 있는 매장 수가 2만 개인데, 그중 5천 개가 넘는 매장이 중국에 있었고,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콩국이나 아침 죽을 팔아 중국인들의 국민 프랜차이즈가 되어 있었다.

KFC에서 별도로 운영하는 KFC 딜리버리를 배달 대행 시장 점유율 계산에 포함시키면 5%의 점유율을 가지게 될 정도로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프랜차이즈였다.

요리쇼란 프랜차이즈가 KFC의 초창기와 같다는 이야기에 마윈은 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

“같이 저녁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은데, 시간을 내어 주시겠습니까?”

마윈의 정중한 식사 초대에 ‘바로 좋습니다.’ 하고 답을 하려고 했으나, 시간을 끌어야 했다.

마윈이 어떤 의도로 연락을 해왔는지 파악이 안 되었기에 서투르게 준비 없이 만날 수는 없었다.

결국, 일정을 조율해서 상해에서 4일 후 만나기로 약속을 잡고 전화를 끊었다.

“그래. 정윤아. 이렇게 일하면 되는 거야. 알리바바에서 식사 관련으로 전화한다니깐 체해서 알려줘. 굿굿!”

비서로 있는 사촌 동생에게 쌍 따봉을 날려주며 회의실로 들어가 전화를 걸어온 마윈이 진짜 마윈이었다는 것을 알려줬다.

“마윈과 밥을 먹게 된 것은 좋은 거야. 헌데, 왜 같이 밥을 먹자고 한 그 이유를 몰라. 그 사람이 한가한 사람도 아닌데, 직접 전화 와서 밥 먹자고 할 때에는 뭔가가 있다고. 그러니 다들 아는 인맥들 총동원해서 파악 좀 해봐.”

***

“알아냈습니다. 우리 말고도 커우베이(Koubei·口碑)에도 알리에서 연락을 했다고 합니다.”

“커우베이? 거기도 배달 대행하는 곳이잖아?”

“네. 마윈이 보자고 한 것은 아마도 지분 인수를 통한 인수 합병 건일 겁니다.”

메이투안-디엔핑 합병 이후 배달 대행 시장의 판이 다시 짜이고 있는 것이었다.

“그럼 어느 정도의 지분을 내놓아야 하려나.”

투자든 지분 인수를 통한 합병이든 못해도 20% 이상의 지분을 내놓아야 할 것 같은데, 결국 스카이의 42%와 내 40%에서 지분을 내놓아야 했다.

그리고, 그 지분 가격을 얼마나 받아야 하는지도 이제 문제였다.

“스카이 네가 보기에 적정가격은? 결국 지분을 너와 내가 내놓아야 해.”

스카이도 자기 지분을 추가 매각해야 된다는 것을 알았기에 한참을 고민했다.

“이건 단순하게 가격을 정하면 안 됩니다. 우선, 우리는 배달 기사를 중국업체들과는 다르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1선 도시에는 한국인들이 있었기에 한국과 같은 퀵서비스 사무실을 차리게 해서 한국 방식으로 배달 기사를 운영했다.

중국의 배달 업체들은 아예 직영으로 고용을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미국식의 배달 의뢰를 올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기에 이 부분에서 가치 환산이 필요했다.

“그리고, 우리는 요리쇼 방송과 가게가 있다는 것이 메이투안의 경우와는 다릅니다. 가감할 요인이 있지만, 지분 1%당 최소 100억 이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분 1%당 100억 이상이면 거래에 응해도 좋다고 스카이가 답을 준 것이었다.

메이투안 지분 25% 인수에 4조 원이었기에 판다요원의 지분 20%가 2천억이면 그렇게 비싼 건 또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윈의 의도를 알았기에 여유를 가지고 저녁 식사 자리에 나갔다.

실제로 본 마윈은 사진처럼 앞짱구였고, 영어 교사였기에 영어로 이야기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그리고, 세계에서 손꼽히는 갑부인 만큼 행동에는 여유가 있었다.

다만, 순간순간 눈에 불이 들어올 만큼 야심이 가득한 눈을 빛내고 있었고, 행동도 만만디의 중국인답지 않게 빠르고 적극적이었다.

어떤 행동들은 한국인만큼 빨리빨리 하기를 추구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식사가 끝이 날 때까지 어플 이야기 없이 미국 시장에 대한 이야기만 잔뜩 했는데, 먼저 지분 이야길 꺼내면 진다는 생각에 끝까지 나도 지분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임 선생께서는 왜 중국에서 판다요원을 운영하시고 계신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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