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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으로 유통재벌-114화 (114/203)

114. 택시(Taxi)에서 카(Car)로!

고기로 우린 국물에 야채와 밀가루를 떼 넣어 만드는 판미는 볶음국수인 챠콰떼오와 더불어 서민들의 음식이었고, 택시 기사들이 자주 먹는 음식이었다.

그리고 식사를 하면서도 커피를 마시는 말레이시아 문화를 고려해 두 음식과 커피를 5링깃에 제공을 했다.

밥을 먹는데, 커피를 같이 먹는 것이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지극히 당연하였다.

저렴한 가격에 커피까지 식사에 포함되어 있으니 드라이버 키친은 늘 택시 기사들이 줄지어 섰다.

든든하게 배를 채운 개인택시 기사 샤흐를 사드는 드라이버 키친이 마음에 들었다.

택시 기사들 전용 식당은 처음이었기에 뭔가 대접받는 기분이라 더 좋았다.

“개인택시 기사들을 대상으로 스마트 폰을 공짜로 드리고 있는데, 유 모바일에 가입하실 생각은 없으세요?”

“공짜? 세상에 공짜가 어디에 있다고? 사기에 안 속아!”

샤흐를 사드는 사기 치지 말라며 손사래를 치며 택시로 향했다.

하지만, 젊은 직원은 그런 샤흐를 사드를 따라나서서 이야길 했다.

“아니에요. 진짜 한 달 요금 50링깃에 신성의 스마트폰을 무료로 드리고 있어요.”

“50링깃의 요금제인데, 신성 스마트폰을 준다고? 그게 말이 안 되잖아. 자선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아니에요. 말이 된다고요. 콜택시 어플에 가입해서 한 달에 1건 이상 승객을 태우기만 하면 스마트폰을 드려요. 2년 후에는 요금제도 더 저렴한 것으로 바꾸실 수 있고요.”

“응? 한 달에 한 번 승객을 태우기만 하면 공짜라고? 그럼 그 승객이 1만 링깃이라도 내야 하는 거야?”

“그런 게 아니에요. 10링깃 요금만 받아도 괜찮아요. 이 콜택시 어플을 사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무료로 드리는 거예요.”

샤흐를 사드는 한 달에 한 번만 손님을 태워주면 된다고 스마트폰을 준다는 말에 마음이 혹하긴 했다.

하지만, 공짜라고 속여 비싼 스마트폰을 팔아넘기는 사기 수법을 알기에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콜택시 어플 행사가 끝이 나면 무료로 드리는 것도 끝이 나요. 그리고, 스마트폰을 사용해 본 적이 없다면 스마트폰을 잘 쓸 수 있는 교육도 해 드려요. 페이스북, 왓츠앱을 쓰는 법이나 유튜브를 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려요. ”

가입하라고 달라붙는 직원을 무시하고 가려 했으나, 콜택시 어플 행사로 무료로 준다는 말과 페이스북을 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말에 혹했다. 그리고 유튜브를 볼 수 있다는 말에 발걸음을 돌렸다.

‘스마트폰을 받는다고 말을 하고는 스마트폰 교육만 받고 도망치자.’

“마음을 못 정하셨으면 우선 교육부터 받아 보세요.”

“그...그럴까.”

유 모바일에서 나온 직원은 망설이는 샤흐를 사드를 낚는 데 성공했고, 식당 옆에 마련된 교육장에 들어가자 신상 명세를 쓰고,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교육용 스마트폰을 주었는데, 테이블에 줄로 연결이 된 샘플 폰이었다.

“샤흐를 사드 씨의 핸드폰이 개통되기 전에 이 폰으로 교육을 받으시면 됩니다.”

샤흐를 사드는 그렇게 와이파이를 잡는 법과 유튜브를 보는 법, 왓츠앱으로 연락을 하는 법을 배웠고, 그랩 택시에 가입해서 의뢰를 받는 것도 배웠다.

지금처럼 무작정 공항이나 번화가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보다 의뢰를 받아 움직이게 되면 기름값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았고, 수익도 늘어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다만, 뭣 모르는 손님의 뒤통수를 때려 가격 협잡질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좀 아깝기는 했지만, 분명히 이 어플을 이용한다면 벌어들이는 돈이 늘어날 것 같았다.

교육을 다 받고 나온 샤흐를 사드에게 방금 개통된 신성의 스마트폰이 주어졌다.

택시 운전석에 앉아 교육받은 대로 전화번호를 등록하고, 그랩 택시 어플을 실행하자, 공항에서 포트 클랑으로 가는 의뢰가 95링깃에 떠 있었다.

거리가 있다 보니 90링깃에서 120링깃의 가격으로 움직이던 거리였기에 가격이 아까웠다.

하지만, 공항에서 같은 택시 기사들끼리 붙어 손님을 쟁취하는 일에 힘을 빼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의뢰를 받아들이는 버튼을 눌렀다.

‘공항 출국장 앞에 있는 그랩 광고판 아래라고 했지.’

그렇게 개인택시 기사였던 샤흐를 사드는 그랩 택시의 드라이버가 되었다.

***

택시 기사들을 위한 드라이버 키친이 만들어질 때 데닐리 탄과 스카이도 공항의 임대 매장을 알아보고 출국장 외부의 비워진 광고판을 계약한다고 바빴다.

하지만, 공항 내 임대 매장이 비어 있는 곳이 없었고, 결국 유 모바일의 간이 매대 옆으로 공간을 임시로 빌려 매장을 열 수밖에 없었다.

이것도 유 모바일의 유심칩을 같이 팔아 준다는 조건으로 겨우 얻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도 나름의 장점이 있었는데, 해외에서 도착한 관광객이 유심칩을 살 때 자연스레 그랩 콜택시를 안내할 수 있었고, 유심을 갈아 끼운 이후 제대로 통화와 인터넷이 되는지 확인하는 것도 그랩 어플로 하게 만들자 연계가 되었다.

“의뢰를 올리고 기사 픽업을 하실 때는 저기 보이는 그랩 외부 광고판 아래에서 만나자고 하시면 됩니다. 출국장의 택시 승강장은 일반 택시 기사들 때문에 차를 세울 수가 없거든요.”

“오케이 땡큐!”

말레이시아에 도착해 유심을 사고 어떻게 쿠알라룸푸르에 가야 할지 고민하던 여행객이나 기업인들은 들러붙어서 난리를 치는 택시 기사들을 피해 그랩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런 사용은 쿠알라룸푸르 도심지에 가서도 이어졌다.

***

개인택시 기사들은 공항에서 장시간 대기하거나, 여행객을 호객해서 협상하지 않아도 되니 쓸데없는 곳에서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아도 되었기에 그랩 택시를 칭찬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수수료는 5%대로 저렴했기에 기사식당에서 만난 다른 택시 기사들에게도 칭찬을 할 정도였다.

식사를 하며 기사들이 칭찬하는 말을 들은 샤피크 라힘도 스마트폰을 공짜로 받고, 콜택시 영업을 하고 싶었으나 그는 가입이 안 된다고 했다.

“이 콜택시는 개인택시에 한해서 가능해요. 회사에 소속된 기사님들은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

“그래도 괜찮다니깐. 회사에는 내가 알아서 한다니깐.”

“하지만, 그래도 이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위에서 내려온 것이라 안 되거든요.”

김신현은 택시 기사와 유 모바일 가입을 담당하는 직원의 언쟁을 보고는 무슨 일인지 물었다.

그러고는 사업자 택시 기사가 가입하고 싶어 한다는 말에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 사업을 시작할 때 개인택시를 위해 만든 것이었기에 사업자 소속 택시는 가입을 받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사업자 소속 택시를 받아주기 시작하면 기존 택시 업체가 반발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가입업무를 맡은 김신현이 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택시 기사들이 자기 돈을 더 벌기 위해 콜을 받고 해도 그걸 회사에 잘 숨기기만 하면 되는 거잖아. 그럼 이걸 꼼수를 좀 써볼까.’

“그럼 이렇게 해요. ‘그랩 택시’가 아닌 ‘그랩 카’로 가입을 시켜주세요. 물론, 스마트폰을 지급하는 건 같고요. 대신에 반드시 ‘그랩 카’로 가입을 하는 것이라고 꼭 설명을 해주세요.”

유 모바일의 개통을 맡은 직원은 그랩 택시가 아닌 그랩 카로 가입시키는 것이라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을 해서 바로 가입을 받아줬다.

하지만, 그걸 전해 들은 샤피크 라힘은 그랩 택시가 아니라는 말에 화를 냈다.

“난 콜택시를 하려는 거라고!”

“워워. 친구. 화를 내지 말고, 일단 스마트폰 교육을 한번 받아 보고 오라고. 그럼 알게 될 거니깐.”

샤피크 라힘은 화가 났지만, 우선 교육을 받고 오라는 말에 스마트폰 교육장으로 들어갔고, 견본 스마트폰으로 어플을 내려받고, 가입하는 것을 배웠다.

자연스레 그랩 택시에 가입을 한 것이었다.

“샤피크 라힘 씨는 그랩 카에 가입을 하신 겁니다. 뭐 그랩 택시에 개인적으로 가입을 하시는 거라던지 그런 것은 본인의 판단이지요. 저희는 분명 그랩 카의 가입을 받아들인 겁니다.”

교육을 받고 나온 샤피크 라힘은 직원의 말에 그제야 알 것 같았다.

“맞아. 난 그랩 카에 가입을 한 것이지. 하하하.”

그렇게 사업자 소속의 기사들도 한두 명씩 그랩 카와 그랩 택시에 등록을 하게 되었고, 알음알음 소문이 나자 회사소속의 기사들이 그랩 택시와 그랩 카를 풍성하게 만들어 주기 시작했다.

사업자 소속의 택시 기사들은 쉬는 날에는 자신의 차를 이용해서 그랩 택시와 그랩 카를 운행하기 시작했고, 스마트폰으로 면허증을 인증받기만 하면 누구나 돈을 받고 영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자 자동차와 스마트폰이 있는 사람들이 가입하기 시작했다.

***

“빌어먹을! 오늘도 허탕이라고!”

“자네도야? 나도 그래. 왜 이런 거지?”

“분명, 관광이 시작되는 시기인데, 더구나 국왕 이임식으로 인해 외국에서 들어오는 관광객이 더 늘었다고.”

“저거 때문이야. 저 여행객을 봐. 기사들이 영업하는데도 다 무시하고 지나가잖아.”

기사의 말처럼 백인의 배낭 여행객은 출국장에서 엉겨 붙는 기사들의 제안을 다 무시하고, 핸드폰을 보며 앞으로만 걸어갔다.

그러다 출국장과 좀 떨어진 외부 광고탑 아래 서 있는 택시를 탔다.

“그랩 콜택시 저놈들이네.”

“다들 스마트폰으로 저 그랩 택시만 탄다고.”

“빌어먹을 한국 놈들이 만든 콜택시 그거군.”

“저기 봐! 택시가 아닌 일반 차도 온다고! 저건 불법이라고!”

자신들이 미터기를 켜지 않거나 하는 것은 합법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일반 개인차로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은 불법으로 몰고 있었다.

“개인택시는 몰라도, 개인차로 하는 것은 안 되지. 저놈들을 혼내주자고!”

한 명의 입에서 나온 혼내주자는 말에 오늘 공항에서 허탕을 친 다른 기사들도 합세를 했고, 7~8명이 그랩 광고판 앞으로 험상궂게 움직였다.

그러곤 개인차로 영업을 하는 이를 차에서 끌어 내려 두들겨 패주려고 했지만, 끌어 내린 기사의 얼굴이 어딘가 낯이 익었다.

“샤피크? 네가 왜 이걸 하는 거야? 넌 우리 회사 소속의 기사잖아.”

본때를 보여주고자 했던 몇몇은 아는 얼굴의 동료가 운전자로 있자 어이가 없었다.

“그게 아리프...아 손님이 왔으니 일단 태우고 이야길 할게.”

샤피크는 여행객의 짐을 싣고는 그냥 출발하려다 입을 열었다.

“회사 소속의 택시 기사는 원래 가입이 안 되는데, 오늘은 내가 쉬는 날이라고. 그래서 그냥 개인차로 하는 거야. 자네들도 화만 내지 말고, 쉬는 날이나 일이 일찍 끝난 날 이걸 해봐. 월급이 2배가 될 거야.”

급하게 차를 끌고 사라지는 샤피크의 모습에 택시 기사들은 어이가 없었다.

그들이 하루 공친 것에 대한 분노를 터트릴 곳이 사라진 것이었다.

“이봐들. 자네들도 어서 드라이버 키친으로 가라고. 거기서 스마트폰 교육을 받고 스마트폰을 공짜로 받으라고. 그랩 택시와 카에 가입자가 너무 많아서 이제 공짜로 스마트폰을 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있어.”

“하지만, 그렇게 되면 회사와...”

“회사와 같이 죽을 건가? 회사 사장이 친척이야? 저기 먼저 간 저 친구는 월급이 2배가 되었다고 하잖아. 그리고, 쉬는 날에 이렇게 하는 건데 회사와는 상관이 없잖아. 안 그래?”

아리프 아이만은 개인택시 기사의 말에 할 말이 없었다.

쉬는 날 이렇게 자기 차로 영업하는 것은 택시회사에서 뭐라고 할 수 없는 게 맞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자신도 쉬는 날 이렇게 하면 되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했다.

가입자가 너무 많아서 비싼 스마트폰을 안 줄 수도 있다는 말에 금방이라도 끝이 날 것 같았다.

“흐흠. 난 괜히 출출하군. 밥이나 먹으러 가야겠어.”

“나도. 커피와 판미가 먹고 싶군. 같이 드라이버 키친으로 가세나.”

***

“하루에 200명씩 가입하고 있다고?”

“최고로 찍은 게 210명이고 평균적으로 하루에 100명 이상 가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들 쉬는 날에도 돈을 벌고 싶다고 그랩 카에도 가입을 해서 중복 가입이지만, 6천 명의 드라이버를 확보했습니다.”

김신현의 가입자 수 근황에 다들 웃음이 나왔다.

말레이시아에 온 지 두 달 만에 거둔 결과였기 때문이었다.

이대로 6개월이면 3만 명 이상의 드라이버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면 말레이시아 시장은 그대로 점령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본가에서 친인척들이 모이기로 했는데, 다들 같이 가죠. 오늘 나온 결과를 보여준다면 다들 좋아해 줄 겁니다.”

데닐리 탄의 사업이 잘되어 간다는 소식이 부모님을 통해 친인척들에게 전해졌는지 친인척들이 모이는 파티가 있다고 했는데, 화교들의 힘을 알기에 다들 참여를 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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