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또 1등으로 유통재벌-113화 (113/203)

113. 말레이시아 버전의 기사식당.

“화교들이 하는 행사에 다 참여해야겠군요.”

“동남아에서 사업을 하려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 유모바일에서 개통하는 것으로 하고, 이 택시 사업에 쓰이는 어플을 기본 탑재해서 핸드폰을 출하하는 것도 가능한데, 날짜에 여유가 있습니까?”

“오! 1차 분 2만 대인데도 그렇게 개별 앱을 탑재시킬 수도 있습니까?”

“네. 생산 일자만 맞으면 1만 대부터 기본 탑재 어플을 추가해 드릴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통신사나 기업체의 단체 구매에 따라 자사 앱을 설치해서 출하하는 게 가능했는데, 동남아에서도 되는지 몰랐다.

“사실 저가 핸드폰은 현재 베트남에서 다 생산하고 있기에 오히려 한국에서 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될 겁니다.”

“우리 회사 개발팀과 연결을 시켜 드리겠습니다. 자동 탑재되는 앱에 대한 부분은 개발 팀장과 이야길 하시면 될 겁니다.”

한성훈 부장도, 프로그램 쪽 담당의 연락처를 주었고, 서로 컨텍을 하게 처리를 했다.

“그럼 유 모바일로는 언제 가서 계약을 하실 겁니까?”

“지금 시간이 되면 바로 가는 게 어떻겠습니까?”

“좋지요.”

유모바일과의 계약을 위해 신성의 차량으로 이동을 했는데, 도심지라 그런지 길 막힘이 심했다.

“쿠알라룸푸르는 물론이고 동남아시아의 수도나 대형 도시는 이런 교통체증이 기본입니다. 인구의 밀집도가 심하다 보니 점점 더 교통체증이 심해지고 있는데, 이게 사업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면이 많지만, 일반 사람들에게는 고통일 겁니다.”

한성훈 부장의 말에 그래서 그랩 바이크가 잘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헌데, 대표님. 궁금한 게 있는데. 이렇게 길이 막히면 택시들도 미터기로 하는 게 이득일 것 같은데, 왜 말레이시아의 택시들은 가격협상을 하려고 하고 미터기를 찍지 않으려고 하는 걸까요.”

김신현은 미터기로 찍었을 때 이렇게 막히면 더 돈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협상해서 태우는 게 이득이니깐. 미터기는 한번 찍으면 그 주행기록이 남아. 손님을 태웠다는 기록이 남는 거지. 하지만, 손님과 협상해서 미터기를 찍지 않고, 돈을 받았다면 그 수익을 택시회사에 이야길 하지 않고 혼자 먹을 수 있거든. 미터기를 찍지 않으니 주행기록도 없고, 손님을 태웠는지도 알 수가 없으니 미터기를 찍지 않는 거야.”

“아아. 그런 이유군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우리 그랩 택시도 기록이 남지 않습니까?”

“회사소속이 아니니깐 괜찮지. 기사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우리 서비스라서 언젠가는 택시회사들과 싸울 수밖에 없을 거야.”

“흠. 제가 알기로는 일단 택시회사를 운영하는 말레이시아의 재벌은 없는 거 같습니다. 그런 싸움이 예정되어 있다면 미리 말레이시아의 재계 쪽으로 줄을 대어 두는 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말레이시아의 재벌이 그렇게 끼어 있다면 정부에서도 분쟁을 알아도 쉽게 끼어들지 못할 겁니다.”

한성훈 부장의 말이 맞을 것 같았다.

한국도 재벌이 끼어들어 있으면 정부에서 제대로 뭐라고 못하는데, 말레이시아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터였다.

“지금 가는 버자야 그룹은 어떻습니까? 신뢰가 가는 그룹인가요?”

“흠. 그 신뢰의 종류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일단 크게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는 그룹입니다. 그리고 CEO인 빈센트 탄도 다른 말레이시아 사람들처럼 축구를 좋아합니다.”

“축구를 다들 좋아하는가요?”

“경기를 즐기기도 하지만, 소유하려고 하지요. 빈센트 탄도 에어 아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처럼 축구단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카디프 시티 FC’와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FC’의 구단주입니다.”

“뭔가 자국 리그보다는 해외 리그를 더 좋아하는군요.”

“그게 돈이 되다 보니 그렇게 투자를 하고 축구단도 사고파는 것이겠지요.”

차가 막히는 동안 빈센트 탄에 대해서 알아보니 재산이 12억 달러였다.

한국 돈으로는 1조 3천억 정도.

유모바일과의 일을 한번 진행해 보고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그랩 택시에 대해서 지분 투자를 받든지 해서 말레이시아 재벌을 끼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할 것 같았다.

“그런데, 탄씨가 왜 이렇게 말레이시아에는 많은가요? 데닐리 탄도 그렇고, 버자야 그룹의 CEO도 탄씨인데. 이게 화교의 성씨인가요?”

김신현은 뭔가 한국의 이씨, 김씨, 박씨가 많은 것처럼 그런 건가 싶었다.

“영문으로는 탄 Tan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진(陳)씨입니다. 복건성에서 넘어온 화교들이 다 진씨였다고 합니다. 버자야 그룹의 빈센트 탄도 실제 이름은 진지원(陳志遠)입니다. 지 위안이라 불리지요.”

“말레이시아 재벌들은 그럼 다 중국계인 겁니까? 아 에어 아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는 말레이 사람이군요.”

“에어 아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는 인도계 말레이인입니다. 말레이 출신의 재벌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부분의 재벌들은 중국계 화교들이고 토니 페르난데스처럼 타국 출신들이 간혹 있을 뿐입니다.”

한성훈 부장의 말을 듣고 있으니 말레이시아는 중국 화교들의 나라라고 했던 것이 제대로 체감되었다.

“사업에 앞세운다는 화교 3세가 탄씨라면 버자야 그룹의 빈센트 탄과도 친인척일 겁니다. 이왕 재벌을 끼워 사업을 방어한다면 같은 성씨인 버자야 그룹과 연계하는 것도 좋을 겁니다. 그게 아니면...”

한성훈은 임건호와 김신현의 왼손에 반지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야길 이었다.

“보통 이런 동남아시아의 사정을 아는 미국인이나 남미 출신의 사업가들은 아예 화교 출신의 여자와 결혼을 해서 그 화교 그룹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피부색도 다르고, 생김새, 언어가 달라도 결혼이란 계기로 화교의 힘을 얻게 되는 것이지요.”

“오! 우리 대표님 안 그래도 돌싱입니다. 돌싱. 여기서 화교 여자를 만나서 재혼하면 바로 화교 그룹으로 들어갈 수 있겠네요.”

돌싱이라고 떠들어 대는 김신현을 발로 주 차고 싶었다.

***

유 모바일 건물에 들어서자 동남아시아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깔끔한 오피스와 사람들이 가득했는데, 외모도 경쟁력이라는 말이 맞는 것처럼 다들 동남아 사람답지 않았다.

혼혈이거나 중국계가 대부분이었는데, 뭐가 괴리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한성훈 부장이 있어서 그런지 유 모바일의 개통 관련 부장을 바로 만날 수 있었고, 2만 대를 유치시켜주는 조건으로 대당 150링깃의 유치지원금을 받기로 했다.

대략 4만 원대의 유치지원금이었는데,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한 달 요금제는 50링깃으로 일괄 설정하기로 했고, 2년 후에는 가입자 마음대로 변경이 가능하도록 계약을 했다.

“스마트 폰에는 와츠앱과 페이스북도 기본 앱으로 탑재가 될 겁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카톡 대신에 와츠앱을 주로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성훈 부장님과 와서 그런지 다들 우리들에게 호의적이군요. 한국인이나 한국 기업은 어디들 가도 반겨주는 겁니까?”

“아, 그건 버자야 그룹이 제주도에 휴양시설을 짓기로 계약을 했기 때문일 겁니다. 버자야 그룹이 호텔, 리조트 관련 소비형 그룹이다 보니 한국 제주도에 2조를 들여서 리조트 단지를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거든요. 그게 얼마 전에 통과가 되었기에 한국인들에게 호의적인 겁니다.”

“의외로 말레이시아와 우리나라가 연계된 것이 있었군요.”

핸드폰 개통과 관리 업무는 김신현이 맡기로 했는데, 실질적으로 택시 기사들을 상대하는 이들은 고용된 직원들이 맡기로 했지만, 그도 배워야 했다.

스마트 폰 관련 업무가 정리가 되니 미국에서 클래이가 도착을 했다.

그도 모든 것을 정리하고 온 것이었는데, 역시나 택시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했다.

“그런데, 그런 개인택시 기사들에게 스마트 폰을 준다는 것을 알리고, 가입은 어떻게 받을 겁니까?”

“미리 알아보라고 했던 개인택시들이 많이 몰리는 지역 두 곳을 알아봤지?”

“네. 수방자야에 있는 교차로 근처 공터와 클랑 센트로 몰 근처였습니다.”

“그럼, 거기에 식당을 내보자고.”

“식당을요? 핸드폰 통신사 사무실이 아니구요?”

“그래. 일단 택시 기사들이 와서 먹을 수 있게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가게를 계약하고, 요리사를 고용하자고.”

데닐리 탄이나 스카이는 택시 기사들을 가입시킬 방법으로 식당을 열자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미국인인 클래이는 바로 이해를 했다.

“좋은 방법입니다. 미국도 트럭 기사들이 모이는 펍이나 가게가 따로 있지요. 그런 가게에서 가입을 받고 교육을 한다면 쉽게 모을 수 있을 겁니다.”

미국의 그런 식당과는 괘가 좀 달랐지만, 어떻게 보면 또 비슷했다.

한국의 기사식당도 그 가게를 통해 택시 기사들이 정보를 주고받고,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는데, 그런 공간을 말레이시아에서 만들어 이득을 보자는 것이었다.

***

“이거 버자야 그룹에 너무 얽매이는 느낌이 드는데.”

택시기사 식당을 만드는데도 제대로 된 요리사를 쓰기로 했는데, 지원한 요리사가 다들 버자야 대학 출신이었다.

김신현과 같이 핸드폰 개통 업무를 맡을 사람도 버자야 대학 출신이었고, 통역을 맡고 있는 여대생인 시푸우도 버자야 대학 출신이었으니 뭐든 다 버자야 그룹과 얽혔다.

“버자야 대학이 관광 특성화 전문 대학이다 보니 식음료 쪽과 통·번역 관광 쪽으로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스타벅스의 바리스타도 다 버자야 출신입니다.”

시푸우의 말에 웃음이 나왔지만,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재벌기업에서 대학교도 만들고, 관련된 모든 일자리도 만들어서 취업을 시키고 있으니 나중에 재벌 그룹에서 사고를 치더라도 그런 버자야 출신의 사람들은 절대 버자야 그룹에 대해서 욕을 못 할 것 같았다.

뭔가 대기업에 종속된 삶을 살아 간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런 일자리와 학교를 못 나온 이들이 더 많다고 생각을 하니 이렇게 대기업 재벌에 종속되는 일자리도 선택받은 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혜택이라 생각되었다.

“이게 챠콰떼오입니다.”

큰 웍에서 볶아낸 볶음 쌀국수였는데, 예전 농사꾼이나 어부들이 늦게까지 일하고 돌아와 남아 있는 재료들로 볶아 먹던 음식이라고 했다.

그런 서민들의 음식이다 보니 택시 기사들도 점심으로 많이 먹는다고 했다.

“이건 판미입니다. 조호바루 판미라고도 부르는데, 한국에서는 칼국수? 같은 그런 음식입니다. 이게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맛있어 합니다.”

통역을 해주는 시푸우는 한국에도 한 번 다녀왔다고 칼국수를 알고 있었고, 관광 가이드도 했는지 한국인의 입맛을 알고 있었다.

챠콰떼오와 조호바루 판미는 한국 돈 1000~2000원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기에 택시 기사 식당에서 팔기에도 딱 알맞았다.

“그럼, 우리 가게에서는 4링깃(1100원)으로 팔지. 수익이 남지 않아도 괜찮아. 그리고, 말레이시아에서 유명한 화이트 커피도 무료로 제공을 해.”

한국의 맥심처럼 화이트 커피까지 무료로 제공을 한다면 택시 기사들이 오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거기다 주차장 측면에는 물을 쓸 수 있게 만들어서 간단한 세차까지 할 수 있게 만들었으니 택시 기사들이 오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터였다.

그렇게 ‘드라이버 키친’이 오픈을 하자, 택시 기사들에게 저렴하게 밥과 커피를 제공한다고 소문이 나며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모여든 택시 기사들이 식후 커피를 마실 때 김신현이 관리하는 유 모바일 직원들이 접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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