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징 패스트볼-259화 (259/296)

259화 포스트 시즌의 사나이 05

탬파베이 더그아웃은 록튼의 적시타에 기세가 올랐다.

“나이스 록튼! 언젠가 해낼 줄 알았다고!”

“록튼! 오늘 저녁은 킴에게 요구해! 큰 걸로 말이지!”

이반 감독은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록튼을 주시했다.

“상위 타순과 하위 타순의 차이는 사실 1할도 채 안 된다. 하위 타선이라고 무시하기보다는 그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겠지.”

“옳은 말씀입니다. 록튼 같은 선수도 기회가 된다면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게 야구니까요.”

코스타 타격 코치도 하위 타순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위 타순이라고 해도 아마추어 시절에는 클린업을 쳤던 선수들입니다. 작은 계기 하나에 클래스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록튼은 부담을 덜어낸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했다.

‘반드시 친다는 생각보다 후회 없는 스윙을 한다는 게 좋았어.’

기자들은 기자석에서 방금 작성된 기사를 빠르게 고쳤다.

“록튼이 적시타를 때릴 줄이야. 탬파베이가 다시 도망가는군.”

“7회 말에 실점이라, 양키스는 오늘 경기 힘들겠어.”

“그래도 원정에서 1승 1패잖아.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원정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렇지만, 나온 선발 투수를 생각하라고. 랜디하고 조지란 말이지.”

특급 선발 투수 2명을 내고 1승 1패.

양키스로서는 분명 만족스러운 성적이 아니었다.

“조지가 록튼에게 치명상을 입을 줄은 몰랐습니다.”

맥코비 감독이 반즈 투수 코치의 어깨를 잡았다.

“반즈, 불펜을 비워두게.”

반즈 투수 코치가 반문했다.

“예?”

“오늘 경기는 조지에게 마무리하게 해.”

반즈 투수 코치의 목소리가 커졌다.

“감독님, 그것은 오늘 경기를 포기한다는 말씀이 아닙니까?”

맥코비 감독이 눈썹을 세웠다.

“그게 왜 경기를 포기한다는 말이 되나?”

“조지는 길게 던진다면…….”

맥코비 감독이 반즈 투수 코치의 말을 끊었다.

“90구 리미트 말인가? 그런 것을 머릿속에 넣어두니까 저런 식으로 하위 타선에게 얻어맞는 거야. 하위 타선을 상대로는 힘을 아껴야 한다. 8회까지 전력투구는 무리. 로케이션에 초점을 맞추자…….”

그는 말을 줄인 뒤 반즈 투수 코치에게 물었다.

“반즈, 스스로 한계를 정해두는 투수가 포스트 시즌에 활약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맥코비 감독은 포스트 시즌만큼은 리미트를 풀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닙니다.”

반즈 투수 코치의 무거운 한마디.

다음 순간 둔탁한 타격음이 들려왔다.

탁!

유격수 쪽으로 향하는 땅볼.

지터는 빠른 풋워크로 타구를 따라붙었다.

‘이게 빠지면 대량 실점이다.’

길게 내민 글러브에 공이 들어왔다.

‘잡았어!’

그는 다음 순간 자세를 바꾸며 1루에 강하게 송구했다.

“칼튼 1루에서 아웃! 탬파베이 록튼의 적시타로 1점을 더 달아나는 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이번 회에 나온 1점은 큽니다. 마운드 위에 투수가 킴이기 때문입니다.”

8회 초.

김민은 맥코비 감독이 말한 리미트 해제를 제대로 보여 주었다.

파앙!

전광판의 구속은 96마일(154km)을 가리켰다.

경기 초반보다 더 빨라진 라이징 패스트볼.

타자의 배트는 당연히 허공을 칠 수밖에 없었다.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그다음 공은 날카롭게 휘어져 나가는 고속 슬라이더.

“배트가 허공을 크게 칩니다!”

“이건 타자를 탓할 수가 없죠. 저런 고속 슬라이더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양키스 타자들은 미간을 좁혔다.

“킴이 더 힘을 내고 있잖아.”

“막판 스퍼트라는 것이겠지.”

“9회는 마무리가 나올 테니, 8회는 전력투구라는 건가?”

“아마도 그렇겠지.”

8회 초, 양키스는 타순도 좋지 않았다.

7번 머레이 다음은 8번 에드 그다음은 9번 알렌이었다.

“대타를 기용할까요?”

맥코비 감독이 고개를 내저었다.

“호크도 못 쳤는데 다른 타자들이 나와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는 양키스 레귤러들을 믿는 편이 더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드와 알렌은 그 믿음에 대한 답을 해 주지 못했다.

“헛스윙 삼진! 킴의 스플리터가 크게 떨어집니다!”

에드는 고속 슬라이더와 스플리터 조합에 허공을 칠 뿐이었다.

다음 타자인 알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가 에드와 다른 점은 마지막 공을 배트에 맞혔다는 것 하나였다.

“2루수가 두 팔을 벌린 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공을 놓친다면 킴이 울겠죠.”

양키스 팬들은 칼튼이 공을 놓치길 바랐지만, 칼튼은 실수 없이 플라이를 처리했다.

“킴, 2루수 플라이로 8회를 마무리합니다.”

“디비전 시리즈에서 양키스를 상대로 8이닝 1실점. 대단한 투구입니다. 하지만 이 투구가 정규 시즌 평균에 미달한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킴의 정규 시즌 평균자책점은 0점대입니다!”

오늘 김민의 투구는 8회가 마지막이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오자 블렛소 투수 코치가 다가왔다.

“킴, 수고했네.”

김민이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물었다.

“다음 이닝은 볼튼입니까?”

“볼튼에게도 빛날 기회를 줘야지.”

마무리 투수가 가장 빛날 때는 승리를 확정하고 두 손을 번쩍 들 때였다.

김민은 그것을 클로저의 특권이라 말하곤 했다.

‘디비전 시리즈 2차전, 여긴 볼튼에게 맡기는 것이 맞다.’

그가 블렛소 투수 코치에게 말했다.

“볼튼에게 전해 주십시오. 첫 단추가 중요하니, 지터를 조심하라고.”

“그렇게 전하지.”

볼튼의 등판에 앞서 조지 왈트가 8회 말을 책임지기 위해 마운드에 올라왔다.

그의 표정은 사뭇 좋지 않았다.

‘지는 경기를 끝까지 던진다고? 바보 같은 일이 벌어지고 말았어.’

조지 왈트는 추격조가 올라와야 마땅한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맥코비 감독은 그에게 끝까지 던질 것을 지시했다.

‘미친 영감이야.’

조지 왈트는 맥코비 감독을 좋아하지 않았다.

8회 말 탬파베이 타순은 1번부터 시작이었다.

‘1번 브라이튼이라. 그래, 안타 하나 주고 내려가면 그만이지.’

그는 포심 패스트볼 그립을 쥐곤 바깥쪽을 향해 던졌다.

‘멋지게 하나 쳐달라고.’

슉!

바깥쪽 빠른 공.

브라이튼이 두 손에 힘을 주었다.

‘빠르다. 하지만 처음만큼은 아니야.’

딱!

브라이튼의 배트가 공을 외야로 밀어냈다.

“2루수 키를 넘기는 안타입니다!”

“브라이튼이 1루에 나갑니다. 탬파베이 마지막 힘을 내는군요.”

조지 왈트는 안타를 맞은 뒤, 속으로 혀를 찼다.

‘브라이튼, 너무 좋아하지 말라고, 네 힘으로 친 안타가 아니니까.’

전광판에 표시된 구속은 94마일(151km).

이것은 조지 왈트가 구속을 낮춰 던진 결과였다.

‘100마일(161km)을 던지던 투수가 94마일까지 구속이 내려왔다. 이런 상황에서 투수 교체를 생각하지 않는 코칭 스텝은 없을 거야.’

조지 왈트는 고개를 돌려 더그아웃의 움직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양키스 코칭 스텝은 누구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뭐야?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고? 설마 나보고 끝까지 던지라는 건 아니겠지?’

당황하는 그에게 포사다가 수신호를 보냈다.

‘뭐? 불펜을 확인하라고?’

조지 왈트가 시선을 불펜으로 돌렸다.

그곳에는 아무도 나와 있지 않았다.

‘빌어먹을…… 미친 영감이! 대량 실점이 일어나도 좋다는 건가?’

조지 왈트의 얕은꾀는 맥코비 감독에게 통하지 않았다.

“조지가 지금까지 몇 개나 던졌지?”

“87개입니다.”

“충분하군.”

그는 적어도 100개까지는 조지 왈트에게 맡길 생각이었다.

“다음 타자는 2번 타자 산체스입니다.”

텅빈 불펜.

조지 왈트는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파앙!

강력한 패스트볼이 포수 미트를 울렸다.

“98마일(158km)입니다! 8회 말에 이런 공을 던질 수 있다니, 대단합니다!”

“주자가 나갔기 때문에 전력 피칭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산체스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두 번이나 파울을 때리며 버텼다.

“카운트 1-2, 조지 왈트 다섯 번째 투구에 들어갑니다!”

탁!

배트에 맞은 공이 높이 떠올랐다.

산체스는 속으로 혀를 찼다.

‘경기 초반하고 볼 배합이 달라.’

이번 볼 배합은 포사다가 한 것이었다.

팡!

외야로 날아간 공이 좌익수 글러브에 들어갔다.

“조지, 이번 이닝 첫 아웃 카운트를 잡습니다.”

“구속이 다시 빨라졌군요. 산체스를 상대로 98마일(158km) 그리고 97마일(156km)을 두 번 기록했습니다.”

클락이 조지 왈트를 보며 말했다.

“조지는 어쩌면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걸지도 몰라.”

“두려움이라고?”

그의 말을 받은 이는 렉터였다.

“남보다 빠른 공을 던지는 어깨가 언제 고장 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지.”

“투수라면 누구나 다 부상에 대해 생각하지. 그건 특별한 게 아니야.”

“아니, 같지 않아. 공이 빠르면 빠를수록 두려움은 커진다고.”

부르스가 옆에서 그 말을 받았다.

“한 번 부상을 당한 선수는 그 두려움이 몇 배로 크지.”

“부르스…….”

부르스가 고개를 흔들었다.

“난 아니야. 난 이제 그런 패스트볼을 던지지 못하니까.”

탬파베이 투수들은 조지 왈트가 투구수에 신경을 쓰는 이유가 과거 당했던 부상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딱!

경쾌한 소리와 함께 타구가 1, 2루 사이를 갈랐다.

“윌리엄의 안타! 브라이튼, 3루에 들어갑니다!”

“1사 1, 3루군요. 조지 8회 말에 다시 한번 위기입니다.”

타석에는 4번 타자 아울.

조지 왈트는 크게 심호흡했다.

“후우…….”

그는 길게 숨을 내쉬곤 주먹을 꾹 쥐었다.

‘빌어먹을! 내가 여기까지 몰리다니, 대체 몇 개나 던진 거지? 90개는 확실히 넘은 것 같은데.’

그의 현재 투구수는 96개였다.

‘아울을 상대로 쉽게 갈 수는 없잖아.’

이번에도 그는 전력투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슉! 팡!

초구는 바깥쪽에 빠지는 패스트볼.

주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조지의 공이 빠지고 있어.”

“체력이 떨어지면서 제구가 나빠진 거야.”

포사다는 조지의 호흡이 빨라진 것을 확인했다.

‘조지의 체력이 떨어지고 있어. 타임을 걸까? 아니면 이대로?’

지친 투수를 위해 타임을 거는 것은 센스 있는 플레이 중 하나였다.

그가 사인을 망설이자 주심이 물었다.

“타임인가?”

“아, 아닙니다.”

포사다는 재빨리 사인을 내곤 미트를 내밀었다.

‘짧은 휴식도 좋지만, 지금의 템포를 유지하는 게 우선이야.’

슉!

거친 패스트볼이 바깥쪽으로 날아왔다.

포사다는 생각했다.

‘바깥쪽 일변도라고 비난해도 어쩔 수 없다. 제구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안쪽 공은 너무 위험하다.’

힛 바이 피치볼이 문제가 아니었다.

아울 같은 장타자를 상대로 제구가 어긋나면 홈런을 내줄 가능성이 컸다.

‘홈런을 맞으면 모든 것이 끝이라고.’

포사다는 이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딱!

아울은 바깥쪽으로 들어오는 96마일(154km) 패스트볼을 제대로 밀었다.

포사다가 미트를 든 채로 혀를 찼다.

‘이런!’

“총알 같은 타구!”

그러나 아울의 타구는 외야로 빠져나가는 대신 1루수 미트에 꽂혔다.

“호크! 그 자리에서 공을 잡아냅니다!”

순간 1루 주자 윌리엄이 역동작에 걸렸다.

“윌리엄! 귀루하지 못합니다. 그대로 아웃! 탬파베이 순식간에 기회가 사라집니다!”

“이것은 호크의 파인 플레이군요. 타석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수비에서 한 건을 해 줍니다.”

잘 맞은 타구가 더블 플레이로.

이것이 바로 야구였다.

포사다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게 빠졌다면 오늘 경기는 더 볼 것도 없었겠지.’

조지 왈트의 디비전 시리즈 2차전 투구는 이것으로 끝났다.

8이닝 3실점 11K 투구수 98개

경기가 끝난 후.

뉴욕의 F스포츠는 조지 왈트가 한계를 이겨낸 역투를 펼쳤다는 기사를 냈다.

맥코비 감독은 조지 왈트의 한계는 이 정도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조지는 더 던질 수 있다. 그에게는 랜디나 킴처럼 될 수 있는 위대한 재능이 있다. 그 재능을 쓰지 못하는 것은 두려움과 나태함 때문이다.’

그는 조지 왈트가 껍질을 깬다면 김민과 동등하게 던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9회 초.

양키스의 마지막 공격.

타선은 나쁘지 않았다.

1번 타자 지터.

양키스 팬들은 지터의 배트에 희망을 걸었다.

“미스터 뉴욕이잖아. 이럴 때 한 건 해달라고.”

“홈런은 바라지도 않겠어. 일단 출루해서 에이로드에게까지 찬스를 이어 줘.”

지터가 출루하면 더블 플레이가 나오지 않는 한 에이로드에게 기회가 갔다.

팡! 팡!

볼튼의 연습 투구.

블렛소 투수 코치는 옆에서 그것을 지켜보았다.

‘좋은 공이다. 몸이 확실히 풀렸군.’

볼튼은 짧은 연습 투구를 마치곤 모자를 고쳐 썼다.

그런 그에게 블렛소 투수 코치가 말했다.

“킴의 전언이야. 지터를 조심하라고 하더군.”

볼튼이 미소를 지었다.

“마무리 투수에게 선두 타자는 가장 강력한 적이죠. 충분히 조심하겠습니다.”

“그럼 부탁한다고.”

블렛소 투수 코치는 볼튼의 엉덩이를 두드리곤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볼튼 연습 투구를 끝내고 투구에 들어갑니다.”

볼튼의 주 무기는 98마일(158km)에 이르는 강력한 패스트볼과 낙차 큰 스플리터.

지터는 이 두 가지 무기를 모두 상대한 바 있었다.

‘구속은 킴보다 빠르고, 구종은 훨씬 적은 투수.’

그는 패스트볼에 타이밍을 잡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패스트볼에 흔들리면 스플리터에 헛스윙이 나온다.’

탁!

초구는 파울.

전광판의 구속은 98마일(158km)이었다.

‘몸이 적당히 풀린 모양이군.’

초구를 보면 투수의 컨디션을 알 수 있었다.

볼튼은 급히 올라온 게 아니었다.

‘킴이 마운드에 있었으니, 준비하기 쉬웠겠지.’

든든한 선발 투수는 불펜 투수들에게 여유를 줄 수 있었다.

김민은 불펜 투수들을 편하게 해 주는 투수 중 한 명이었다.

‘볼튼의 구속은 킴보다 빠르지만 무브먼트가 부족하다. 이 공은 칠 수 있다!’

배트를 세운 순간 두 번째 공이 날아왔다.

이번 공은 낮게 떨어지는 스플리터.

“스윙 스트라이크!”

지터는 허공을 치곤 미간을 좁혔다.

‘스플리터는 킴보다 좋다.’

떨어지는 높이는 부족했다.

하지만 스피드에서 김민을 압도했다.

“K! K! K!”

탬파베이 팬들이 록튼을 응원하기 위해 수건을 돌리기 시작했다.

투 스트라이크 노 볼이라는 카운트는 타자보다 투수에게 확실히 유리했다.

“밥, 볼튼이 승부구를 던질까요?”

“제가 볼튼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승부에 들어갈 겁니다.”

지터도 같은 생각이었다.

‘이번 공은 승부구다.’

하이 패스트볼.

또는 안쪽 코너를 찌르는 공.

지터는 그 두 가지 공에 모두 대비했다.

하지만 볼튼이 던진 공은 지터의 허를 찌르는 것이었다.

‘이것은!’

큰 호를 그리면서 들어오는 커브.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지터는 고개를 숙였다.

‘녀석이 커브를 던진다는 것은 알았지만…… 하필 지금 던질 줄이야.’

볼튼은 첫 단추를 완벽하게 끼웠다.

‘남은 것은 나이젤과 호크, 방심하지 말자. 이 두 명도 양키스 선수다.’

그는 집중력을 유지한 채 전력투구에 들어갔다.

탁!

배트에 맞은 공이 유격수 브라이튼에게 흘러갔다.

“브라이튼이 타구를 깔끔하게 처리합니다!”

나이젤은 유격수 땅볼 아웃.

남은 것은 이제 3번 타자 호크.

“양키스 대타를 내지 않고 있습니다.”

“호크를 믿는다는 것이겠죠.”

호크는 파울을 3개나 만들면서 이전 타석과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호크가 끈질 긴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호크는 끝내 볼튼을 넘어서지 못했다.

“헛스윙 삼진 아웃! 경기가 그대로 끝납니다!”

“호크, 끝까지 버텼지만, 에이로드에게 찬스를 연결하지 못하는군요.”

1이닝 무실점 2K 투구수 14개.

실로 깔끔한 마무리였다.

“탬파베이 레이스가 2차전을 잡아내고 승부에 균형을 맞춥니다.”

“양키스는 원정에서 1승 1패를 거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반 감독은 코칭 스텝은 물론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다.

“수고했네.”

“수고하셨습니다.”

마지막은 선발 투수 김민이었다.

“있어 줘서 고맙네.”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오늘의 MVP는 양키스 타선을 8이닝 1실점으로 틀어막은 김민이었다.

“또 킴이군.”

“오늘은 결승 홈런도 괜찮았는데. 탬파베이 경기는 매번 킴이 MVP야.”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고, 오늘은 상대가 양키스였잖아. 양키스 타선을 상대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몰라서 그래?”

“하긴 지금의 양키스 타선은 정말 끔찍하지.”

뉴욕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지터가 에이로드에게 말했다.

“그 홈런 노려서 때린 건가?”

에이로드가 눈을 감은 채 대답했다.

“아니.”

“노리지 않고도 쳐 낸 거란 말인가?”

“킴의 공은 노릴 수 없어.”

“…….”

에이로드가 말했다.

“공이 날아오는 순간 결정을 내려야지. 칠 것인가? 아니면 멈출 것인가? 킴을 상대로는 그것뿐이야.”

복잡하게 생각하면 당한다.

에이로드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지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받았다.

“뾰족한 공략 방법이 없다는 뜻이군. 하긴 그게 있었으면 0점대 평균자책점이 나오질 않지.”

비행기는 양키스 선수단과 함께 뉴욕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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