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징 패스트볼-242화 (242/296)

242화 도전자들 01

5월을 넘어 6월 그리고 7월 올스타 브레이크.

탬파베이 레이스는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채 긴 레이스의 중간 지점에 도착했다.

“이번 시즌 탬파베이는 대단해.”

“뭐, 이번 시즌만 대단했나?”

“그래도 동부지구 1위는 처음이잖아.”

랜디 존슨과 조지 왈트가 합류한 양키스가 무시무시한 성적을 내고 있었지만, 탬파베이와는 아직도 2경기 차이가 났다.

“이 페이스라면 113승까지 나오겠군.”

“조금 더 페이스를 끌어올린다면 115승도 가능하겠어.”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은 시카고 컵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116승.

“이러다가 최다승 기록을 깨는 것 아니야?”

“시컵스의?”

“그래, 116-36패.”

시카고 컵스의 기록은 2001년 시애틀보다 10경기를 덜 뛰고 세운 기록.

하지만 그들은 그해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최강팀으로 불리던 시카고 컵스는 월드시리즈에서 시카고 화이트 삭스에 패해 내셔널 리그 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001년 시애틀도 마찬가지였다.

정규 시즌에서는 천하무적이었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양키스에 패해 월드시리즈조차 올라가지 못했다.

이반 감독은 정규 시즌은 플레이오프의 발판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 110승을 넘긴다고 해도 플레이오프에서 허망하게 패한다면 의미가 없다. 이번 시즌도 목표는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그는 순위가 어느 정도 정리되고 나면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면서 플레이오프를 대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서부에서는 텍사스가 좋지?”

“맞아, 케빈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하고 있어.”

텍사스는 서부지구 1위로 60승 31패의 호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텍사스에서는 더글라스와 버니가 좋더군.”

더글라스는 양키스에서 텍사스로 팀을 옮긴 뒤 올스타 클래스로 성장했다.

그는 이번 올스타전에 감독 추천으로 합류했다.

“오클랜드는…….”

“호세 외에는 좀 그렇지.”

이번 시즌 오클랜드는 서부지구 2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플레이오프 합류는 힘들어 보였다.

“중부지구는 미네소타가 좋아.”

“헐크와 시몬스 그리고 요한 산타가 버티고 있지.”

미네소타는 지난 시즌 양키스와 디비전 시리즈에서 맞붙었다.

그들은 이번 시즌 더욱 강해졌고, 탬파베이를 넘어 월드시리즈를 바라보고 있었다.

“앞에 언급한 팀 중 한 팀이 월드시리즈에 올라가게 될 거야.”

“후반기 역전은 없다는 뜻인가?”

“역전을 바라기에는 승차가 좀 많이 나잖아.”

역전이 가능한 리그를 하나 뽑는다면 텍사스와 오클랜드의 서부지구였다.

하지만 오클랜드는 대규모 트레이드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후반기 전력이 떨어지면 떨어졌지, 오를 수는 없었다.

“이대로 끝나면 싱거운데.”

“난 보스턴을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스턴 레드삭스는 탬파베이에게 위닝 시리즈를 거둔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들의 성적은 여전히 동부지구 3위였다.

“보스턴이 역전한다면 양키스가 울겠군.”

양키스는 이번 시즌에 미래를 걸었다.

유망주를 팔고, 다른 팀의 먹튀를 영입했으며, 무시무시한 사치세를 감당했다.

“적어도 월드시리즈는 올라가야지. 그게 안 된다면 보스(양키스 구단주)가 무슨 짓을 벌일지 몰라.”

“보스뿐인가? 뉴욕 팬들이 모두 들고일어날걸?”

“하지만 탬파베이가 허락할까? 킴은 백투백 우승을 노리고 있어.”

기자들은 양키스 우승에 가장 큰 벽이 바로 탬파베이 레이스라고 생각했다.

탬파베이 레이스는 이번 올스타 게임에 3명의 선수를 내보냈다.

- 김민, 산체스, 윌리엄.

산체스는 첫 출전, 김민과 윌리엄은 3년 연속 출전이었다.

올스타전 전야제.

홈런 레이스 예선에서 산체스는 3개의 홈런으로 조기 탈락했다.

그리고 김민은 다시 한번 아메리칸 리그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6명의 타자를 상대로 1피안타 무실점.

배리 본즈에게 패스트볼을 던져 2루타를 맞은 것이 옥의 티였다.

“킴, 수고했어.”

“오늘은 컨디션이 별로네. 2루타라니…….”

“그래도 무실점으로 막았잖아.”

호세와 김민은 주먹을 마주했다.

그러나 양키스 선수들은 이전과 달리 김민과 미소를 교환하지 않았다.

“저쪽 분위기가 차가워.”

김민의 말을 윌리엄이 받았다.

“그러게 말이야.”

지터와 포사다 그리고 랜디 존슨은 심각한 얼굴로 그라운드를 주시하고 있었다.

“저쪽도 3명이지?”

“지터, 포사다, 랜디인가? 양키스치곤 많은 게 아니지 않아?”

“그러게 리베라도 빠졌고.”

김민에 이어 아메리칸 리그 마운드에 오른 것은 산타나였다.

산타나는 김민이 등장하지 않았다면 사이영상과 함께 아메리칸 리그를 휘어잡았을 것이다.

하지만 김민의 등장으로 그는 이인자에 만족해야 했다.

호세가 말했다.

“나이든 랜디보다는 저 친구가 더 무서워.”

산타나는 내셔널 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1과 2/3이닝 4삼진이라는 호투를 보여 주었다.

“5명 중 4명이 삼진인가? 무시무시하군.”

산타는 김민에 이어 170개의 삼진으로 삼진 부문 2위를 달리고 있었다.

“어쩌면 이번 시즌 300 삼진을 넘긴 선수가 두 명 나오는 것 아니야?”

호세의 물음에 김민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건 모르는 일이지.”

김민과 호세가 친분을 과시하는 사이 윌리엄은 시몬스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중부지구를 아주 박살을 내고 있더군.”

“그쪽은 어떻고?”

“우리 쪽은 양키스가 있잖아. 아무리 달아나도 쫓아온다고.”

중부지구는 사실상 미네소타의 독주였다.

“이번 시즌은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맞붙자고.”

“그럴 생각이야.”

시몬스와 미네소타 선수들은 탬파베이를 누르고 월드시리즈에 도전하는 꿈을 꾸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제레미가 빠졌군.”

“올스타도 바뀌고 있는 거지.”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내셔널 리그가 선취점을 뽑았다.

“배리 본즈의 투런 홈런입니다!”

배리 본즈에게 홈런을 맞은 투수는 세 번째로 마운드에 올라간 마린이었다.

“마린의 자존심에 금이 가겠는걸?”

“이번 시즌을 끝나고 FA던가?”

“뉴스에서 팀을 떠날 가능성이 가장 큰 선수로 마린을 뽑았어.”

오클랜드 같은 스몰 마켓은 마린 같은 에이스와 함께하기 힘들었다.

김민은 알고 있었다.

이번 시즌이 끝나고 오클랜드가 마린에게 대형 계약을 제시할 것을.

‘오클랜드답지 않은 대형 계약. 하지만 마린은 빌리빈이 생각한 것보다 일찍 무너지고 만다.’

물론 그가 알고 있는 미래가 바뀔 수도 있었다.

5회 초.

아메리칸 리그가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7회 말 아메리칸 리그 불펜이 무너지면서 내셔널 리그가 승기를 잡았다.

“아! 아! 월드시리즈 어드벤테이지가 넘어가겠군.”

“어쩔 수 없지. 한 번에 뒤집기에는 점수 차이가 너무 커.”

내셔널 리그는 최고의 마무리를 내보내 경기를 마무리했다.

“가리에는 이번 시즌도 대단하군.”

“별명이 게임 오버잖아. 불론 세이브가 없다고.”

“지난 시즌도 그렇고…… 1이닝만 놓고 보면 가리에가 최고 같아.”

“그 가리에도 본즈는 거른다고.”

2004 시즌 올스타 게임은 내셔널 리그의 7-3 승리로 끝났고, 홈런과 2루타를 친 배리 본즈가 월드시리즈 MVP에 뽑혔다.

다음 날.

램버트 세인트루이스 국제공항.

“킴, 배리 본즈에게 던졌던 공. 전력투구는 아니었지?”

산체스의 물음에 김민이 어깨를 으쓱했다.

“아니, 최선을 다한 공이었어.”

“그걸 그렇게 쉽게 쳐 냈다는 건가?”

“배리 본즈는 인간이 아니니까.”

야구의 신.

배리 본즈의 전성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킴도 막을 수 없는 타자가 있다니…….”

윌리엄이 잡지를 내리며 말했다.

“지난 월드시리즈에서는 그래도 막아 냈어.”

김민이 말했다.

“간신히 막은 거야.”

산체스는 올스타 게임이 끝난 뒤 김민과 일대일로 대결했다.

이것은 김민의 약속에 따른 것이었다.

- 올스타가 되면 다시 한번 기회를 주겠다.

산체스는 신인으로서 올스타에 뽑혔고, 김민과 다시 한번 대결했다.

결과는 이번에도 패배.

산체스는 자신의 패배보다 배리 본즈의 타격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킴의 공을 그렇게 쉽게 쳐 내는 선수는 처음 봤어.”

“야구의 신이니까.”

김민은 천재가 스테로이드로 무장했으니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괴물을 잡아내는 투수가 있다면 그 투수가 더 이상한 거야.’

산체스가 물었다.

“분하지 않아?”

“분하지, 그래서 본즈를 잡기 위해 며칠 밤을 고민했어.”

“이번 올스타전을 앞두고 말인가?”

김민이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지난 월드시리즈에서. 올스타전은 맞아도 기분 나쁜 정도잖아. 하지만 월드시리즈에서 맞으면 반지가 날아간다고. 난 반지를 본즈에게 양보하고 싶지 않았어.”

윌리엄이 왼팔을 툭 치며 말했다.

“난 반지보다 이게 더 좋더라.”

그의 왼팔에 채워진 시계는 김민이 퍼팩트 게임을 기념해 선물한 것이었다.

“퍼팩트 게임 몇 번 더했다가는 알거지가 되겠군.”

“구단주 어르신이 왜 그렇게 쪼잔 해.”

“구단주라고 다 부자는 아닌 거야.”

탬파베이 레이스는 지난 시즌보다 20% 가량 매출이 늘면서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구단주인 김민에게 거액의 배당이 갈 정도는 아니었다.

“킴, 아직 안 간 건가?”

그에게 말을 건 선수는 바로 지터였다.

“비행기 시간이 조금 남아서 말이야. 그쪽이야 말로 왜 아직까지 안 간 거지? 뉴욕은 비행기가 많을 텐데 말이야.”

“이쪽은 조금 둘러보고 가기로 했어.”

김민은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

“랜디가 보이지 않는군.”

“먼저 갔어.”

“함께 즐기지 않는 모양이군.”

“랜디는 우리보다 선배잖아. 게다가 친한 선수들이 내셔널 리그에 많기도 하고.”

김민이 물었다.

“랜디는 어때?”

“좋아. 평균자책점이 조금 떨어졌지만, 그건 동부지구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들이 포진되어 있었다.

이곳에서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노린다는 것은 다른 지구보다 2배는 힘든 일이었다.

물론 김민은 그것을 3년째 해내고 있었다.

“이번 시즌은 트리플 크라운인가?”

“삼진은 위험해.”

요한 산타나가 그를 바짝 추격하고 있었다.

“랜디가 전해 달라고 그러더군.”

“전언이 있었나?”

“트리플 크라운에 취해 월드시리즈 반지를 놓치지 말라고.”

도전장이 아닌 조언.

랜디 존슨은 메이저리그 대선배다운 여유를 보여 주었다.

“지터, 더 높은 곳에서 만나고 싶지만…….”

지터가 말했다.

“알고 있어. 아마 우리 두 팀은 디비전 시리즈에서 만나게 되겠지.”

어느 팀이 1위를 하든 동부지구 1위 팀이 아메리칸 리그 1위 팀이 된다.

아메리칸 리그 1위 팀은 와일드카드 진출 팀과 맞붙기 때문에 디비전 시리즈 대진은 다음과 같을 수밖에 없었다.

뉴욕 양키스 vs 탬파베이 레이스

중부지구 우승팀 vs 서부지구 우승팀

양키스나 레이스가 아닌 다른 팀이 와일드카드를 획득할 가능성은 적었다.

그 이유는 양키스의 승률이 중부지구 선두 미네소타를 크게 앞서고 있기 때문이었다.

“디비전 시리즈에서는 최선을 다하지.”

“킴, 너무 무리해서 던지지 마. 우리 팀만 상대하고 다른 팀은 상대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르니까.”

지터는 김민과 인사한 뒤 윌리엄에게 향했다.

“윌리엄, 자네도 무리하지 말라고.”

윌리엄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난 무리한 적이 지금까지 한 번도 없어.”

천재다운 대답.

지터는 마지막으로 산체스 앞에 섰다.

“신인왕 축하하네.”

“아직 받은 게 아닙니다.”

“그래도 받게 될 거야.”

산체스는 신인왕 0순위.

이변이 없는 한 아메리칸 리그 신인왕은 그였다.

“하지만 디비전 시리즈에서는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정규 시즌과 플레이오프는 완전히 다르니까.”

산체스가 무표정한 얼굴로 말을 받았다.

“조금 더 집중하도록 하죠.”

“무뚝뚝한 친구군.”

지터는 손을 흔든 다음 멀어져갔다.

“뉴욕은 역시 비행기가 자주 오는 모양이군. 우린 얼마나 남았지?”

윌리엄의 물음에 산체스가 대답했다.

“25분입니다.”

“곧 타겠는데?”

잠시 뒤 항공사 직원이 달려와 탑승 수속이 시작되었음을 알렸다.

“퍼스트 클래스라 좋군.”

“올스타라 대접해 주는 것뿐이야.”

세 사람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탑승 게이트를 향했다.

* * *

후반기.

탬파베이의 첫 상대는 시애틀 매리너스였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2001년 최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었다.

이번 시즌도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었다.

그들은 텍사스, 오클랜드에 이어 지구 3위를 달리고 있었다.

“꼴찌가 아닌 게 다행이군.”

“전력만 따지면 이렇게까지 내려갈 팀이 아닌데 말이야.”

주전 선수들의 나이는 31세.

텍사스나 오클랜드에 비해 다소 나이가 많은 편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노쇠화를 언급할 정도는 아니었다.

“후반기 상대가 아주 좋지 않아.”

“아메리칸 리그 1위 팀인가?”

탬파베이는 2선발 클락을 1차전에 내보냈다.

팡!

클락의 공이 미트를 강하게 때렸다.

“스트라이크!”

블렛소 투수 코치는 클락의 공을 보곤 고개를 끄덕였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힘이 된 모양입니다.”

클락은 3이닝 동안 시애틀 타선을 완벽히 내리눌렀다.

“이치로도 힘을 못 쓰는군.”

이치로는 이번 시즌 0.321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클락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좌타자라서 그런 건가?”

클락은 좌투수였기 때문에 좌타자인 이치로와 상성이 좋았다.

“이치로가 좌우를 가리는 타자는 아니지만, 수준급 투수라면 좌투수 쪽이 조금 더 까다롭겠지.”

이날 이치로의 첫 안타는 7회에 나왔다.

스코어는 이미 8-2로 벌어져 있어, 큰 의미는 없었다.

“탬파베이 레이스가 후반기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둡니다.”

후반기 첫 경기에서 승리한 팀은 탬파베이만이 아니었다.

뉴욕 양키스와 미네소타도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지구 선두 중 후반기 첫 승을 거두지 못한 팀은 텍사스뿐이군.”

텍사스는 토론토를 만나 3-2로 패하고 말았다.

이날 토론토 선발은 할러데이였다.

탬파베이와 시애틀의 2차전.

탬파베이의 선발 투수는 설리반이었다.

“설리반이 3선발로 올라왔군.”

“렉터가 돌아오려면 멀었으니까.”

클락과 함께 김민의 뒤를 받치던 렉터는 9월 복귀가 유력한 상황이었다.

“7월과 8월은 그 없이 가야 해.”

1회 초.

설리반은 강력한 패스트볼로 시애틀 타선을 내리눌렀다.

“98마일(158km)입니다! 빠릅니다!”

설리반은 올스타 브레이크 휴식기 내내 김민이 가르쳐 준 트레이닝을 반복했다.

‘지루한 트레이닝이었지만, 효과가 있어.’

선발 휴식일을 포함해 10일 남짓한 휴식이었지만, 설리반은 자신의 구위가 좋아졌다고 생각했다.

팡!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설리반의 강속구의 시애틀 타자들의 배트가 헛돌았다.

“좋았어!”

블렛소 투수 코치가 김민에게 고개를 돌렸다.

“설리반에게 뭔가 가르쳐 줬다고 하더니, 이렇게 빨리 효과가 나타나는 건가?”

김민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가르쳐 준 것은 이렇게 짧은 기간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 설리반이 좋은 공을 던지는 건 플라시보 효과가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플라시보 효과라. 의학적으로 심리적인 부분이 중요한 병에 큰 효과를 발휘한다지?”

“투수는 마인드가 반이니까요. 설리반에게 이 이야기를 하지…….”

“당연히 하지 말아야지. 지금 잘 던지고 있지 않은가?”

설리반은 전날 등판한 클락보다 더 뛰어난 투구를 보여 주었다.

“7이닝 무실점입니다!”

“투구수가 살짝 많아 완투는 불가능하겠지만, 정말 빼어난 투구군요.”

이치로마저 무안타로 막히면서 시애틀은 완봉패를 허락하고 말았다.

“탬파베이 2연승입니다.”

“오늘 양키스가 패해서 두 팀의 승차는 3게임으로 늘어났군요.”

양키스는 무시나가 선발로 나왔지만 볼티모어에 2-1로 패하고 말았다.

탬파베이 선수들에게도 이 소식이 전해졌다.

“양키스가 볼티모어에게 졌다고? 타격전이라도 벌어진 건가?”

“아니, 2-1이라는군.”

“누가 양키스 타선을 1점으로 막은 거야?”

블렛소 코치가 클락과 부르스 사이에 끼어들며 대답했다.

“한스라는 친구라고 하더군.”

“한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나자마자 콜업되었다고 하더군. 이제 22세라고 하던데…….”

“신인이었군요.”

부르스가 말했다.

“볼티모어도 언제까지 하위권을 맴돌진 않을 겁니다. 우리가 킴을 얻어 상위권으로 도약했듯, 볼티모어도 한스의 힘으로 치고 나올지도 모릅니다.”

블렛소 투수 코치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을 받았다.

“그럴지도 모르겠군.”

메이저리그에 하나 둘 새로운 얼굴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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