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징 패스트볼-213화 (213/296)

213화 괴물 신인과 노망주 03

김민은 라이트의 2루타에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볼넷을 고르라고 했는데 2루타를 때려내는군.”

클락이 그의 말을 받았다.

“킴의 조언 때문인지는 몰라도 침착하게 공을 고르면서 투수를 압박했어. 이런 유형의 타자는 투수를 힘들게 만들지.”

레드삭스 호이스 감독이 아문 수석 코치에게 고개를 돌렸다.

“볼넷을 주지 않겠다는 것은 좋은 자세지만, 결과가 아쉽군.”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하위 타순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다음 타자는 6번 타자인 케니히.

그는 지난 시즌까지 2번을 쳤다.

호이스 감독은 배터 박스에 들어선 케니히를 보며 이마를 찌푸렸다.

“하위 타선이라고 얕보면 곤란해. 저 친구는 투수를 힘들게 만든단 말이야.”

차분하게 투수를 상대하는 건 탬파베이에서 케니히가 제일이었다.

“케니히가 6번…… 생각도 못했습니다.”

케니히는 팀에 따라서 3번을 맡아줄 수도 있는 타자.

제크도 그를 잘 알고 있었다.

‘케니히, 만만한 타자가 아니야. 승부가 길어지면 이쪽이 당한다.’

그는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갔다.

딱!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타구가 외야로 빠져나갔다.

“나이스 배팅!”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를 가르는 2루타.

“2루 주자 라이트가 홈으로 들어옵니다!”

타구가 워낙 컸기 때문에 라이트는 가벼운 걸음으로 홈을 밟았다.

그는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뒤 동료들과 하이 파이브를 나누었다.

“나이스 플레이!”

“잘했어, 라이트.”

라이트는 하이 파이브를 끝낸 뒤 김민을 찾아갔다.

“킴의 덕분이야.”

“난 볼넷을 고르라고 말해 준 것뿐이야. 2루타를 만든 건 바로 라이트, 자네의 힘이라고.”

“하지만 킴의 그 말이 없었다면 난 끝까지 제크를 물고 늘어지지 못했을 거야.”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경기는 계속 진행되었다.

“탬파베이가 2-1로 보스턴을 추격합니다.”

“경기가 재미있게 흘러갑니다.”

연속 2루타에 제크의 표정이 변했다.

‘연속 2루타라니, 내 패스트볼이 배팅볼에 불과하다고? 그럴 리가 없어!’

제크의 패스트볼 구속은 97마일(156km)에 육박했다.

긁히는 날에는 양키스 클린업도 쉽게 공략이 불가능한 공이었다.

호이스 감독은 여기서 제크가 흔들리면 경기가 힘들어진다고 판단했다.

“반헬, 마운드에 한번 다녀와.”

“알겠습니다.”

반헬 투수 코치가 감독의 지시에 따라 마운드에 올랐다.

그가 손으로 입을 살짝 가리며 제크에게 물었다.

“제크, 케니히에게 맞은 공은 어떤 공이었지?”

“카운트를 잡으려고 던진 패스트볼이었습니다.”

“역시 그랬군.”

반헬 투수 코치는 제크가 왜 그런 공을 던졌는지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카운트가 몰려서 맞은 2루타 때문이군. 하지만 너무 정직하게 스트라이크존을 노렸어.’

그가 제크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초구 스트라이크는 나쁜 판단이 아니야.”

“하지만…….”

“결과가 아닌 과정. 난 그렇게 생각해. 제크, 기죽지 말고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넣어. 나머지는 내가 책임진다.”

반헬 코치는 제크의 어깨를 한 번 두드려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다음 타자는 6번 타자 스나이더.

위축되지 않는다면 충분히 잡아낼 수 있는 타자.

반헬 투수 코치가 제크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제크, 그대로 꽂아 넣으라고.”

호이스 감독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맞더라도 초구는 스트라이크를 넣어야 한다.’

그는 상대에게 등을 돌리면 그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했다.

탁!

배트에 맞은 공이 1루 더그아웃 쪽에 떨어졌다.

“파울!”

반헬 투수 코치가 고개를 끄덕였다.

“첫 단추는 제대로 끼웠군.”

첫 단추란 초구 스트라이크를 말했다.

‘포크 볼러에게 유리한 카운트는 절대적이다.’

포크 볼러는 유리한 카운트를 잡으면 그 어떤 투수보다 쉽게 타자를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카운트가 몰리게 된다면 그 반대가 되었다.

떨어지는 포크볼에 배트가 나오지 않게 되면서 카운트가 순식간에 나빠졌다.

라이트와 대결이 바로 그 좋은 예였다.

슉!

두 번째 공은 안쪽에서 떨어지는 포크볼.

스나이더는 이 공에 배트를 냈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내줬기 때문에 그는 여유를 잃고 말았다.

“스윙 스트라이크!”

이반 감독이 스나이더의 큰 스윙을 보곤 혀를 찼다.

“저 친구, 스윙이 너무 커.”

“앞에 두 타자가 2루타를 때리는 바람에 스윙이 커진 것 같습니다.”

“2년 차 징크스를 겪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이반 감독의 말은 단순한 기우가 아니었다.

풀타임 2년 차에 접어든 스나이더는 스프링 캠프에서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대체 자원이 있었다면 첫 주 정도는 라인업에서 빼 휴식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탬파베이는 선수층이 두터운 팀이 아니었다.

이반 감독은 어떻게든 스나이더가 지난 시즌 컨디션을 되찾길 바라고 있었다.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가운데에서 떨어진 포크볼에 삼진.

스나이더는 고개를 숙인 채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이것으로 2사군.”

바이슨 수석 코치가 마른침을 삼켰다.

“이번 공격은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자네답지 않게 일찍 포기하는군.”

“다음 타자가…….”

이반 감독이 배터 박스로 고개를 돌렸다.

“록튼인가?”

8번 타자 록튼.

그는 포스트 시즌을 비롯한 중요한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시즌 평균을 확인하면 고개를 갸웃하게 되었다.

그의 메이저리그 3시즌 평균은 다음과 같았다.

타율: 0.259 / 출루율 0.305

홈런: 10.2개 / 장타율 0.381

타점: 38.1타점 / OPS 0.686

생각보다 낮은 타율과 출루율, 두 자릿수 홈런을 치지 못했다면, 타선에 마이너스가 되는 타자였다.

록튼도 자신의 이러한 약점을 잘 알고 있었다.

‘메이저리그 4년 차. 여기서 발전하지 못하면, 영원히 반쪽짜리 선수로 낙인이 찍히고 만다.’

그는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이상 한 번쯤은 별들의 축제(올스타전)에 이름을 올리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이 상태로는 올스타전은커녕 백업인 스미스에게 주전 자리를 위협받을 수도 있었다.

슉!

97마일(156km)에 육박하는 빠른 공.

록튼의 배트는 공을 따라가지 못했다.

“스윙 스트라이크!”

‘빠, 빨라.’

김민이 한 시즌에 몇 개 던질까 말까 한 빠른 공을 제크는 매 이닝 던지고 있었다.

‘젠장…… 알고 있어도 못 칠 정도로 빠르다고.’

한 탬파베이 팬이 그의 헛스윙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수비형 포수의 한계인가?”

탬파베이 팬들은 언제부터인가 록튼을 수비형 포수라 불렀다.

수비형 포수는 수비가 뛰어난 포수를 칭하는 말이 아니었다.

공격이 안 되는 포수 또는 공격이 없는 포수.

그들이 바로 수비형 포수였다.

“그래도 한 점 쫓아갔잖아. 다음 이닝에는 역전이라고!”

이대로 2회 말이 끝나게 된다면, 3회 말에는 9번 타자 칼튼이 선두 타자로 나오게 되어 있었다.

“칼튼, 브라이튼, 산체스로 이어지는 타순인가? 이건 좋은데?”

“내가 보기에는 이반 감독이 이걸 노리고 타순을 이렇게 짠 것 같아.”

탬파베이 팬들은 록튼의 배트에 기대를 걸기보다는 다음 이닝을 기대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경쾌한 타격음이 흘러나오는 것은 바로 그쯤이었다.

딱!

“록튼, 떨어지는 공을 제대로 퍼 올렸습니다! 제크의 포크볼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포크볼이 원 바운드로 떨어졌다면, 기다리고 있었다고 해도 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제크의 두 번째 공은 스트라이크존에서 낮은 코스로 유유히 떨어졌다.

이런 공이라면 록튼도 칠 수 있었다.

‘스프링 캠프 내내 했던 훈련이 효과를 발휘했어.’

그는 1루로 뛰어가면서 스프링 캠프를 머릿속에 떠올렸다.

당시 코스타 타격 코치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 100마일(161km)에 육박하는 패스트볼을 칠 수 없다면 다른 공을 노려라! 투수는 항상 패스트볼만 던지는 것이 아니다.

맞는 말이었다.

패스트볼을 칠 수 없다면, 포크볼을 치면 된다.

“2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옵니다.”

해설자가 바짝 긴장한 상태로 말했다.

“이건 조금 성급한 것 아닐까요?”

보스턴 외야진의 어깨는 탬파베이 못지않게 좋았다.

어설픈 홈 어택은 자살행위였다.

“공이 홈으로 전달됩니다! 홈에서 접전!”

접전의 승자는 케니히였다.

“세이프! 세이프입니다!”

“케니히가 빠른 발을 살려서 득점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으로 동점이군요.”

호이스 감독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그는 모자를 벗은 뒤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케니히는 지난 시즌까지 브라이튼과 함께 테이블 세터를 형성했던 빠른 친구야. 저 친구를 잡으려 했다면, 외야수들이 더 타이트하게 수비를 했어야 해.”

그는 보스턴의 조금 엉성했던 외야 수비를 질책했다.

“전, 동점보다는 제크가 더 걱정됩니다.”

반헬 투수 코치는 록튼이 포크볼을 정확히 얻어 올린 것이 마음에 걸렸다.

“흐흠, 지금 안타로 제크가 무너질 지도 모른다는 말인가?”

“오늘 경기만이 아닙니다. 자칫 포크볼에 대한 신뢰가 깨질 수도 있습니다.”

그의 지적대로 제크는 포크볼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록튼이 내 포크볼을 때려냈다고? 포크볼은 무적이 아니었던가?’

앞서 2루타 2개를 맞긴 했지만, 두 개 모두 패스트볼을 공략한 것이었다.

그래서 안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안심은 록튼의 안타로 깨어지고 말았다.

그는 정확히 포크볼을 노려 안타를 만들어냈다.

‘뭔가 잘못된 거야.’

제크는 공을 두 손가락 사이에 끼웠다.

초구부터 포크볼을 던지고자 한 것이었다.

9번 타자 칼튼.

칼튼은 탬파베이에 남는 선택을 한 덕분에 월드시리즈 반지를 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매 시즌 낮아지고 있었다.

‘난 무임승차한 승객이 아니라고.’

혀를 차며 들어선 배터 박스.

초구부터 포크볼이 날아왔다.

‘제길!’

“스윙 스트라이크!”

김민은 칼튼의 헛스윙을 보자마자 클락에게 글러브를 건넸다.

“클락, 준비해.”

클락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킴, 칼튼은 아직 공 하나밖에 보지 않았다고.”

김민도 칼튼이 아웃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글러브를 거두지 않았다.

“이번 타석은 힘들 것 같아.”

“왜?”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가 있어.”

흔들리는 투수와 컨디션이 좋지 않은 타자.

김민은 흔들리는 투수 쪽이 컨디션이 좋지 않은 타자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제크에게 일격을 가한다면 오늘 경기를 쉽게 갈 수 있겠지만, 지금 칼튼에게는 버거운 일인 것 같군.’

탁!

공이 크게 튀어 올랐다.

“바운드가 큽니다!”

유격수 노라는 이런 바운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세 번째 바운드를 주면 안 된다. 두 번째에서 처리해야 해.’

타자 주자인 칼튼은 발이 빨랐다.

수비 동작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다면 절대 그를 잡을 수가 없었다.

“노라, 공을 잡아 그대로 던집니다!”

런닝 스로우.

노라가 던진 공이 그대로 1루수 미트에 꽂혔다.

팡!

“아웃!”

클락이 글러브를 받으며 말했다.

“킴의 예상대로군.”

김민은 자신의 예상보다 칼튼이 선전했다고 생각했다.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빠른 발은 변함이 없다는 건가? 이건 써먹을 수 있을 것 같군.’

클락은 경기 초반 크게 흔들렸지만, 이닝을 거듭할수록 좋은 모습을 보여 줬다.

5회까지 그는 2실점으로 버티며 2선발다운 모습을 보여 주었다.

보스턴 선발 투수 제크도 크게 나쁘지 않았다. 2회 말 한 차례 흔들리긴 했지만, 이후 홈런 하나만을 내주며 경기를 후반으로 끌고 갔다.

“생각보다 팽팽하군요.”

“보스턴도 필사적이야.”

“오늘 지면 스윕이던가요?”

“맞아. 토일, 2연전이니까.”

6회 초.

보스턴이 라파엘의 적시타로 균형을 깼다.

“라파엘이 해냅니다! 보스턴의 해결사는 바로 이 선수입니다!”

“체인지업을 그대로 강타했군요. 라파엘의 힘은 언제 봐도 대단합니다.”

클락의 피칭은 여기까지였다.

탬파베이 레이스는 6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클락이 미간을 좁혔다.

“빌어먹을…… 라파엘 녀석…….”

김민이 수건을 건네며 말했다.

“아이싱부터 하자고.”

“그래, 그래야지.”

보스턴은 탬파베이 불펜을 상대로 1점을 더 뽑아 4-2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6회 말.

탬파베이가 반격에 나섰다.

“오늘 잠잠했던 산체스가 홈런으로 기세를 올립니다!”

두 경기 연속 홈런이자 데뷔전에 이은 이틀 연속 홈런.

탬파베이 관중들은 그의 홈런에 열광했다.

“산체스! 산체스!”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는 윌리엄의 백투백 홈런이 나오면서 절정을 달렸다.

“탬파베이 레이스! 드디어 동점을 만듭니다.”

호이스 감독은 제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와 반헬 투수 코치는 오늘 경기에서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제크의 포크볼이 투구수 80개 이상에서 급격히 무뎌진다는 것이었다.

“조금 더 빨리 내렸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나 탬파베이 타선은 호이스 감독의 이 후회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아울의 2루타와 라이트의 적시타가 터졌다.

호이스 감독이 미간을 좁혔다.

‘불펜을 조금 더 빨리 올렸다고 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는 말인가?’

이반 감독은 라이트의 적시타에 박수와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나이스 배팅! 정말 좋았어!”

그는 라이트가 충분히 그렉스의 빈자리를 메워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첫 경기 부진은 데뷔전의 긴장감 때문이었던 것 같군.’

탬파베이 공격은 7번 타자 스나이더의 2루타로 절정을 찍었다.

“스나이더의 타구가 우익수 키를 넘어갑니다!”

호이스 감독은 스나이더의 2루타를 보곤 고개를 좌우로 크게 흔들었다.

“오늘 경기는 틀렸군.”

이후 8번 타자 록튼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9번 타자 칼튼이 빠른 발로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칼튼 1루에서 세이프! 주자! 홈으로 들어옵니다!”

보스턴 불펜은 호이스 감독의 기대와 달리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탬파베이는 6회 말 대거 5점을 뽑아 7-4로 경기를 뒤집어 버렸다.

“디펜딩 챔프의 힘이 느껴지는 경기군요.”

“보스턴은 약한 팀이 아니야. 하지만 탬파베이가 너무 강하군.”

기자들은 탬파베이의 맹공에 고개를 흔들었다.

이날 탬파베이는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보스턴 레드삭스를 침몰시켰다.

그리고 그들은 지는 법을 잊은 팀처럼 계속해서 승리를 쌓아 나갔다.

* * *

주간 메이저리그 매거진.

F 스포츠의 주력 프로 중 하나였다.

검은 슈트가 매력적인 아나운서가 미소를 지었다.

“오늘 주제는 탬파베이의 연승이 언제 끝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아나운서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은 지난 시즌 은퇴한 애리조나의 스펜서였다.

“개막 시작과 동시에 11연승입니다. 저도 이 연승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습니다.”

스펜서 옆에는 야구 평론가 화이트.

“탬파베이의 기세가 좋긴 하지만 앞으로 2, 3경기가 한계일 겁니다.”

“이유가 있으신가요?”

“양키스를 만나거든요.”

뉴욕 양키스.

그들은 월드시리즈 반지를 위해 팀을 대대적으로 바꾸었다.

11경기를 치른 현재, 그들은 10승 1패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내고 있었다.

“10승 1패 팀과 11승 무패 팀의 대결이군요.”

“탬파베이가 아무리 뛰어나도 양키스 타선을 넘을 수는 없을 겁니다.”

에이로드가 합류한 뒤, 양키스 타선은 그야말로 공포의 타선이 되었다.

“지터, 제레미, 에이로드, 포사다, 오스번…… 이들을 상대로 점수를 내주지 않는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상대 투수가 킴이라고 해도 말입니까?”

스펜서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킴이라면 조금 다르죠. 그라면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야구는 딱 1경기만 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는 양키스의 2승 1패를 점쳤다.

“한 경기는 내주더라도 2경기는 잡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동률이 되는군요.”

“이번 시즌 내내 양키스와 탬파베이는 접전을 벌일 겁니다.”

두 사람의 대화처럼 메이저리그 팬들은 탬파베이와 양키스가 막상막하의 접전을 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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