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징 패스트볼-201화 (201/296)

201화 월드시리즈 챔피언 02

휘날리는 색종이와 꽃.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의 우승 퍼레이드에 모인 인원은 백만 명을 넘었다.

“2003 시즌 월드시리즈 챔피언!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입니다!”

선두 차량에 탄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높아질 때마다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

“고! 고! 레이스!”

“고! 탬파! 고! 탬파!”

창단 후 10년이 지나지 않은 신생팀의 우승.

플로리다 야구팬들은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예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2001 시즌 월드시리즈 챔피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

그들 역시 창단 10년이 넘지 않은 신생팀이었다.

“최고의 선수들을 소개합니다!”

아나운서는 선수들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높은 옥타브로 발음했다.

“그렉스!”

그리고 이 선수의 이름이 불리었을 때, 사방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MVP! 킴!”

월드시리즈 MVP 김민.

그는 월드시리즈 내내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투구로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킴! 킴! 킴!”

“MVP! MVP!”

김민은 월드시리즈 MVP를 넘어 두 시즌 연속 아메리칸 리그 MVP에 도전했다.

환호하는 팬들을 보며 선수들이 말했다.

“킴이 아니었다면 우승은 꿈도 꾸지 못했을 거야.”

“킴이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순간부터 팀이 바뀌었지.”

“맞아 2001 시즌부터 루징팀의 껍질을 벗기 시작했어.”

저명한 야구 평론가 스마트는 김민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킴을 최고의 방패라 부릅니다. 하지만 전 그들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킴은 최고의 방패가 아닙니다. 그는 최고의 창입니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요? 그럼 월드시리즈와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를 살펴볼까요? 그가 등판한 경기에서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는 모두 이겼습니다. 한마디로 승률 100%입니다. 이게 최고의 창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탬파베이를 상대하는 팀들은 킴을 쓰러뜨리는 것이 아니라 그를 피하거나 막았어야 했습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탬파베이를 이기고자 했다면, 에이스인 라이브를 김민이 아닌 다른 투수와 매칭시켜야 했다고 주장했다.

배리 본즈는 스마트의 주장을 듣곤 입술 끝을 올렸다.

“저 친구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단 말이지.”

트레이너가 그의 어깨를 누르며 말했다.

“스마트는 입만 살아 있는 친구 중 하나죠.”

“팬들은 비겁한 승리를 원하지 않아. 그런 건 현실에서도 이미 충분히 볼 수 있거든.”

꿈의 리그라 불리는 메이저리그.

배리 본즈는 그 리그 안에서만큼은 꿈을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끊을 때가 된 건가?”

그는 스테로이드 주사기를 머릿속에 떠올랐다.

트레이너는 본즈의 혼잣말에 두 손을 멈췄다.

“본즈?”

배리 본즈는 그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오른손을 들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

트레이너가 재차 물었다.

“본즈, 오프 시즌에는 쉬는 겁니까?”

쉰다.

무엇을 쉰다는 것인가?

본즈는 속으로 혀를 찼다.

‘이 친구는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어.’

그의 트레이너는 그가 얼마나 주자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았는지 얼마나 많은 양의 약물을 복용했는지 모두 알고 있었다.

그는 아직도 배리 본즈에게 스테로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배리 본즈가 말했다.

“론, 약은 이제 필요 없을 것 같아.”

“…….”

트레이너인 론은 말을 잇지 못했다.

“제대로 녀석과 맞붙고 싶어.”

“녀석이라면?”

“TV에 보이는 저 친구 말이야.”

TV 화면에 비친 선수는 바로 김민이었다.

본즈는 생각했다.

- 약물의 힘이 아닌 자신의 힘으로 맞붙어서 쓰러뜨리고 싶다.

물론 약물을 한 상황에서도 졌으니, 약물을 하지 않는다면 승산은 높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그는 김민과 맞서고 싶었다.

“론, 꿈을 부수는 빌런도 때로는 나쁘지 않아.”

배리 본즈는 조용히 2004 시즌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 * *

포사다와 데릭 지터는 양키 스타디움 지하 훈련장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지터, 오프 시즌은 여자 아니었어?”

포사다의 물음에 지터가 수건을 들며 대답했다.

“여자는 야구가 너무 생각나서 견딜 수 없을 때 만나는 거야.”

“그래? 야구를 잊기 위해 여자를 만나는 건가?”

“내 경우는 그래.”

“그렇다면 지금이 여자를 만날 때 아니야?”

지터는 근력 운동과 지구력 운동을 믹스한 훈련을 소화하고 있었다.

“아니, 지금은 그 정도까지 야구 생각이 나지 않아.”

포사다는 지터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보곤 어깨를 으쓱했다.

“지터, 거짓말하는 건 여자에게 작업할 때만 해 줬으면 좋겠어.”

“거짓말이 아니야. 내 머릿속은 야구가 아닌 킴이란 녀석이 가득 채우고 있다고.”

포사다가 부르르 떠는 제스처를 하며 말했다.

“허! 지터에게 그런 취미가 있는 줄 몰랐는걸.”

지터는 포사다의 놀림에 미소를 지었다.

“그 친구와 그라운드에서 싸우는 것이 슈퍼 모델을 상대로 작업하는 것보다 훨씬 흥분되는 일이거든.”

토린 감독이 지터와 포사다의 훈련을 멀리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오프 시즌에 맹훈련이라. 어지간히 분했나 보군.”

“배리 본즈에게 설욕도 하지 못한 채 시리즈가 끝나 버리고 말았으니까요.”

“후후…… 탬파베이에 대한 복수는 그들에게 맡겨야 할 것 같군.”

토린 감독의 웃음에는 쓸쓸함이 묻어 있었다.

그는 오늘을 뉴욕 양키스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표면상 이유는 건강 악화로 인한 사퇴.

하지만 양키스 스텝들은 다 알고 있었다.

그가 월드시리즈 진출 실패로 잘렸다는 것을.

양키스 감독은 독이든 성배와 같았다.

“가지.”

토린 감독과 함께 수석 코치 또한 팀을 떠났다.

양키스는 대대적인 변화로 2004 시즌을 시작했다.

* * *

“제가 이렇게 많은 돈을 받아도 괜찮을까요?”

김민 앞에는 계약서 한 장이 놓여 있었다.

“킴 선수에게는 충분한 자격이 있습니다.”

새로운 스폰서십 계약서.

기간은 10년.

금액은 2억 달러(2,400억 원).

연간 2천만짜리 계약.

“야구 용품은 생각보다 많이 팔리지 않을 겁니다.”

김민의 말에 관계자가 미소를 지었다.

“저희는 야구 용품 판매 때문에 계약하려는 게 아닙니다.”

“그럼…….”

“킴 선수가 메이저리그의 아이콘이 될 수 있다고 해서 계약을 제안한 것입니다.”

김민은 단 3년을 뛴 선수였다.

하지만 그의 3년은 그 어떤 선수보다 화려했다.

2년 연속 사이영상.

2년 연속 아메리칸 리그 MVP.

2년 연속 다승왕.

2년 연속 평균자책점왕.

2년 연속 25승 이상.

3년 연속 15승 이상.

월드시리즈 챔피언.

월드시리즈 MVP.

아메리칸 리그 투수 부문 골드글러브.

“어느 분야나 아이콘은 큰 가치를 지닙니다. 최고 선와 함께 하는 브랜드.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베스트입니다.”

김민이 서명한 계약서는 N사에서 작성한 것이었다.

호텔을 빠져나오자마자 엘린이 호들갑을 떨었다.

“킴! 정말로 해냈습니다! 믿기지 않는 계약을 따냈다고요!”

김민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솔직히 일이 이렇게 잘 풀릴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어.”

2억 달러짜리 계약.

과거로 돌아와 막 마운드에 올랐을 때만해도 이런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이제 포브스가 킴을 주목할 겁니다.”

“포브스?”

“매년 세계 스포츠 스타 수입 순위를 발표하거든요. 다음 시즌부터는 킴도 순위에 들어갈 겁니다.”

김민의 연봉은 세계 순위가 아닌 메이저리그 순위에도 끼지 못할 정도로 적었다.

하지만 그의 수입은 이제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이상이었다.

‘이래도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폰서들이 너무 쉽게 붙고 있어.’

그가 생각하는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는 불같은 강속구를 던지는 파이어볼러였다.

그러나 기업들은 불같은 강속구가 없음에도 그를 주목했다.

계약을 끝내고 돌아가는 N사 임원과 직원들.

그들은 김민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킴은 투자할 가치가 있어. 그는 마스터(그렉 매덕스)와 로켓(로저 클레멘스), 두 사람 사이에 위치하고 있지.”

“업적도 그 두 사람 사이에 위치할까요?”

“아니, 업적은 그 이상도 가능할 거야.”

“부상이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만…….”

임원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정도는 이미 우리도 알아봤어. 사실은 병원 기록까지 열람했어.”

직원의 입이 자기도 모르게 열렸다.

“아…….”

“2억 달러짜리 계약을 하면서 그런 정도도 하지 않는다면 곤란해.”

그는 김민의 성공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임원이 오른쪽에서 같이 걷고 있는 직원에게 고개를 돌렸다.

“빈스에 대해서 알아봤나?”

“소문대로였습니다.”

임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N사는 대형 계약을 위해 김민 혼자만이 아닌 탬파베이 구단 전체를 알아본 것이었다.

스포츠 부문에서 그들의 정보력은 CIA 못지않았다.

“킴은 성공할 거야. 아주 크게.”

그는 장기적으로 김민이 양키스나 다저스 같은 빅 마켓에 입단하는 것을 바라고 있었다.

‘뭐,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도록 하지. FA는 아직 많이 남았으니까.’

* * *

유명 토크쇼에 나오는 사람들이 술잔을 마주하고 있었다.

김민은 가수와 배우 그리고 모델을 차례로 소개받았다.

“이쪽이 킴이야.”

“최고의 스타군요.”

“배리 본즈를 이긴 선수를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킴이라고 합니다.”

김민은 그들과 악수를 한 뒤 샴페인을 같이했다.

좋은 음악과 음식 그리고 그보다 더 좋은 술.

화려한 참석자들.

파티는 한마디로 대단했다.

“흥겨운 파티군.”

김민에게 말을 건 이는 그렉스였다.

“우승 축하 파티를 몇 번을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김민은 다소 지겨운 듯한 반응이었다.

“평생 한 번일 수도 있어.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라고.”

김민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평생 한 번이라니요. 제 커리어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입니다.”

그렉스가 눈을 지그시 떴다.

“막 시작했다라. 그럴 수도 있겠지.”

그는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자네 나이 때는 말이야. 올스타 한 번 되는 것이 꿈이었지.”

“결국 올스타가 되었잖아요.”

“7년이 걸렸어.”

그렉스가 올스타에 뽑힌 것은 FA 자격을 획득한 이후의 일이었다.

“자네에게 고백하고 싶은 것이 있어.‘

그의 말에 김민이 오른손을 흔들었다.

“사랑 고백이라면 거절하겠습니다.”

“이 친구 농담은…….”

김민이 표정을 바꾸며 말했다.

“약물에 관한 겁니까?”

그렉스가 반문했다.

“알고 있었나?”

김민이 테라스로 걸음을 옮기며 대답했다.

“그렉스만 한 게 아니니까요. 강타자로 소문이 난 선수들은 대부분 손을 대고 있죠.”

그의 대답에 그렉스가 멈칫했다.

“혹시 킴도?”

“제가 스테로이드를 했다면 100마일(161km)을 던졌을 겁니다.”

“킴은 역시 아니었군.”

두 사람은 테라스에서 걸음을 멈췄다.

탬파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많은 이들이 했다고 해서 면죄부를 받을 생각은 없네.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야. 하지만…….”

“걱정하실 건 없습니다. 약물의 시대는 곧 끝나게 될 테니까요.”

“그런가?”

“오래가지 않을 겁니다.”

그렉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네는 미래를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할 때가 있어.”

“미래에서 왔나 보죠.”

“후후후…… 답답한 이야기는 그만두고 다른 이야기를 할까?”

김민이 샴페인으로 입을 축였다.

“그게 좋겠습니다.”

그렉스가 먼 곳을 응시하며 말했다.

“은퇴를 발표했네.”

“네?”

“이곳에 오는 길에 기자들을 만나서 은퇴한다고 인터뷰를 했네.”

그렉스의 시즌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처럼 은퇴하게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아직 팀은 그렉스가…….”

“박수칠 때 떠나야 하는 법이지. 게다가 난 약물에서 자유로운 선수도 아니고.”

이야기가 더욱 무거워졌다.

“그런 얼굴 하지 말게. 우승도 했고, 반지도 얻었지 않나? 말년에 나보다 더 나은 선수는 찾기 힘들 걸세. 웃는 얼굴로 보내주게.”

지금 은퇴한다면 그렉스는 최고의 은퇴시즌을 보낸 선수 중 한 명이 될 것이다.

김민은 그것을 알고 있기에 그를 말릴 수 없었다.

“6차전 활약 잊지 않겠습니다.”

“마지막 경기가 최고의 경기였지. 난 복 받은 사람일지도 모르겠어.”

두 사람은 밤이 깊어질 때까지 술잔을 기울였다.

* * *

깨질 듯 아픈 머리.

숙취는 김민에게 익숙한 것이 아니었다.

“너무 마셨어.”

그는 자신이 프로답지 않은 행동을 했다고 생각했다.

“분위기에 취해 과음을 하고 말았군.”

차가운 물로 얼굴을 씻자 술기운이 조금 가셨다.

띠리리릭……

욕실에서 나오자마자 전화벨이 울렸다.

“킴?”

전화를 건 이는 그렉스였다.

김민은 그렉스가 공식 기자회견을 하려 한다고 생각했다.

“오전입니까? 아니면 오후입니까?”

그렉스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자네도 이야기를 들었나?”

“그렉스가 어제 알려 주지 않았습니까? 은퇴 인터뷰를 했다고…….”

그렉스가 낮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킴…… 그런 문제가 아니야. 소문이 심각해.”

“소문이라고요?”

김민이 미간을 좁혔다.

“일단 만나서 이야기하지.”

“만나다니요?”

“근처에 와 있어. 10분을 줄 테니, 어서 나와.”

10분 뒤.

김민은 그렉스와 마주 앉았다.

“내 은퇴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이야기야.”

“대체 무슨 내용이기에 이렇게…….”

“빈스에게 문제가 생겼어.”

빈스는 탬파베이 구단주였다.

김민의 표정이 변했다.

“빈스에게 말입니까?”

“금융가 쪽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전해 들은 건데. 빈스가 최근 실리콘밸리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었다고 하더군.”

구단주의 투자 실패.

분명 좋은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래서 빈스가 구단을 팔려고 하는 겁니까?”

새 구단주가 투자에 적극적이라면 구단 매각도 나쁘지 않았다.

‘빈스는 그리 좋은 구단주가 아니니까 바뀌는 게 더 나을지도 몰라.’

그렉스가 대답했다.

“아니, 빈스는 지금 구단을 담보로 돈을 빌리려 하고 있어.”

“아무리 구단주라고 해도 그렇게까지는 할 수 없을 텐데요?”

“자신이 가진 구단 주식을 담보로 거는 거야. 그건 할 수 있지.”

메이저리그 구단은 주식회사와 같았다.

가장 큰 대주주가 주인이 되어 구단에 운영권을 행사했다.

빈스는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 주식을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는 대주주였다.

“우승으로 구단 가치가 올랐으니, 대출 금액이 늘어나겠군요.”

“한데 그게 아닌 것 같아.”

“우승으로도 구단 가치가 크게 늘지 않았단 말입니까?”

그렉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승 후 파이어세일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디백스를 봐도 알 수 있겠지만, 우승 후 내리막을 타는 경우도 많아.”

“빈스가 당황하는 게 눈에 보이는군요.”

“그가 은행이 아닌 다른 곳들을 알아보고 있다는 소문이야.”

김민은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빈스가 좋지 않은 녀석들에게 손을 벌리면 우리도 곤란해질 겁니다.”

최악의 경우 기업 사냥꾼이나 사채업자나 다름없는 자들에게 손을 벌릴 수도 있었다.

그렉스는 그런 경우만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킴,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네. 얼마나 가지고 있지?”

“네?”

그렉스의 물음에 김민의 눈이 커졌다.

“자네와 내가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를 인수하는 거야!”

김민은 그렉스의 말에 순간 귀를 의심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을 인수한다고? 그게 가능하긴 한 건가?’

2001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년 전.

탬파베이의 구단 가치는 1억 달러(1,240억 원)가 채 안 되었다.

“구단 주식을 전부 사는 게 아니니까. 5천만 달러(620억 원)면 충분할 거야.”

그렉스는 빈스가 가지고 있는 구단 주식 40%를 인수하자고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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