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징 패스트볼-177화 (177/296)

177화 챔피언십 시리즈 02

로저 클레멘스와 동등 또는 그 이상.

포사다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말이 지나친 거 아니야?”

“전혀.”

지터는 김민이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란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아직은 로저 클레멘스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포스트 시즌 로켓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가 없어. 상대가 킴이든 산타나든 그것은 변하지 않아.”

지터의 말과 동시에 타석에 들어선 것은 3번 타자 제레미였다.

“2사 후 제레미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킴과 포사다, 지난 2002 디비전 시리즈 이후 포스트 시즌 두 번째 대결입니다.”

제레미는 지난 디비전 시리즈에서 MVP로 뽑히는 등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제레미를 상대로 삼진을 잡는다면?”

포사다의 물음에 지터가 팔짱을 꼈다.

“한 타석으로 투수의 전부를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해?”

지터는 설사 오늘 경기에서 김민이 이긴다고 해도 아직은 로저 클레멘스가 위라고 생각했다.

“이번 시리즈 내내 압도한다면 모를까? 한 경기로 레전드가 바뀌진 않아.”

포사다는 어깨를 으쓱했다.

“오늘 최고의 투수는 오늘 경기로 평가받는 거야.”

제레미가 홈플레이트를 배트로 쓸면서 록튼에게 물었다.

“록튼, 오늘 킴의 컨디션이 좋은 것 같은데?”

록튼이 미트를 치면서 대답했다.

“최고가 아니면 곤란하다고.”

제레미가 배트를 세우자 초구가 날아왔다.

슉!

‘빠른 공. 하지만 이건 떨어진다.’

제레미의 예상대로 공이 홈플레이트 앞에서 떨어졌다.

“주심의 손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이번 공은 볼입니다.”

“제레미가 스플리터를 잘 골랐습니다.”

제레미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킴, 네가 어떤 공을 던지는지 난 다 보인다고.’

그는 이번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약물을 투여받았다.

약물의 이름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잘 알고 있었다.

이 약물은 날아오는 공을 선명히 볼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아마 시신경 쪽에 작용하는 약이겠지.’

그에게 약물을 제공한 업체는 장기적으로는 권장하지 않는다는 말을 덧붙였다.

‘장기 복용을 하지 말라는 것은 부작용이 심하다는 말. 포스트 시즌 열 경기 정도가 딱 좋아.’

제레미는 약물을 복용하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김민은 제레미가 초구에 반응하지 않는 것을 보곤 미간을 좁혔다.

‘좋지 않은데? 바깥쪽 공으로 잡아내는 건 힘들겠어.’

그는 그립을 고쳐 잡았다.

‘이번에는 안쪽.’

슉!

빠른 공이 안쪽 코너를 노렸다.

따악!

강한 타구가 1루 관중석에 떨어졌다.

“파울!”

제레미는 너무 배트가 빨랐다며 혀를 찼다.

‘쳇, 조금 힘을 뺐다면 타구가 라인 안으로 들어갔을 텐데 아쉽군. 힘이 너무 강해도 곤란할 때가 있다니까.’

스테로이드로 만들어진 파워는 지금처럼 과할 때가 많았다.

카운트 1-1.

클락과 렉터는 숨을 죽이고 김민과 제레미의 대결을 바라보았다.

“제레미 녀석 괴물처럼 강하군.”

“저런 녀석과 4타석 승부를 해야 하는 건가?”

“시리즈가 길어지면 8타석이야.”

“끔찍하군.”

렉터의 말이 끝나자마자 세 번째 공이 날아갔다.

슉!

한가운데에서 떨어지는 스플리터.

제레미는 이번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제레미, 다시 한번 스플리터를 골라냅니다.”

“아래쪽 공은 철저히 버리고자 한 것일까요? 제레미가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갑니다.”

김민은 제레미가 다시 한번 스플리터를 골라내는 것을 보곤 고개를 갸웃했다.

‘배트조차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은 사인을 읽은 건가? 아니야. 제레미 정도 되는 타자가 스플리터가 온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참는 게 아니라 스윙 궤적을 바꾸어 상대했을 거야.’

그는 제레미가 스플리터를 꿰뚫어 본 시점이 공이 손을 떠난 뒤라고 생각했다.

‘아마 공이 손을 떠난 직후 또는 어느 정도 진행한 상태에서 스플리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겠지. 그게 아니라면 배트를 멈출 이유가 없어.’

김민의 가정대로라면 제레미의 선구안은 윌리엄 이상이었다.

‘스테로이드에 선구안이라. 이건 완전 배리 본즈군.’

그는 심호흡을 한 뒤 스플리터 그립을 잡았다.

스플리터를 하나 더 던져서 상대가 언제 반응하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었다.

슉!

손끝을 떠난 공이 포수 미트를 향해 날아갔다.

‘또 스플리터인가? 하지만 이 공은 그냥 보낼 수가 없군.’

제레미의 배트가 움직였다.

김민은 그 순간을 주목했다.

‘공을 절반을 넘기 전에 배트가 움직이고 있어.’

딱!

잘 맞은 타구가 총알처럼 뻗어나갔다.

“강한 타구! 그러나 우익수 윌리엄이 다이빙 캐치로 처리합니다.”

이반 감독은 윌리엄의 수비를 칭찬하면서도 그가 다소 위험한 수비를 했다고 생각했다.

“라인 드라이브에 가까운 타구였어. 빠졌다면 아마 펜스까지 굴러갔을 거야.”

“윌리엄도 그것을 알았을 겁니다.”

“알고도 달려들었다는 건가?”

“타자가 제레미였으니까요.”

바이슨 수석 코치의 대답에 이반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흠, 그 말도 일리가 있군. 타자가 제레미라는 것을 생각하면 타구가 펜스까지 굴러갔다고 해도 홈으로 들어올 수는 없었겠지.”

윌리엄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뒤 비로소 모험을 택했던 것이었다.

김민은 윌리엄이 더그아웃으로 돌아올 때까지 입구에 서서 기다렸다.

그리곤 윌리엄이 들어오자 손을 내밀었다.

“최고의 수비였어.”

윌리엄과 하이파이브.

“오늘 저녁은 킴이 사는 걸로 알겠어.”

“경기가 끝나면 레스토랑이 다 문을 닫을걸?”

“호텔 서비스가 있잖아.”

김민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렇게 하지.”

지터는 잘 맞은 타구가 윌리엄에게 간 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탬파베이의 시프트, 장난이 아니야.”

“외야 시프트였지?”

“그래, 제레미를 잡기 위해서 외야 수비수들이 오른쪽으로 다섯 발씩 움직였어. 그게 아니었다면 다이빙 캐치는 시도도 하지 못했을 거야.”

포사다가 장비를 착용하며 말했다.

“녀석들 덕분에 우리도 시프트를 자주 쓰게 되었지.”

양키스는 이번 시즌 시프트 사용 빈도가 250% 증가했다.

이는 탬파베이 수비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2회 초.

탬파베이 선두 타자는 아울이었다.

“아울은 지난 디비전 시리즈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였습니다.”

“그가 이번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어떤 타격을 보여 줄지 궁금하군요.”

로저 클레멘스는 앞선 1회 초를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처리한 바 있었다.

‘탬파베이 꼬마들이 챔피언십이라니, 시간이 많이 흐른 모양이군.’

그는 패스트볼 그립을 쥐고 한가운데로 강하게 던졌다.

슉!

공이 바람을 가르며 홈플레이트로 돌진했다.

‘한가운데?’

아울은 미간을 좁히면서 배트를 움직였다.

스피드로 보아 실투는 아니었다.

‘빠, 빨라.’

그의 배트는 공과 만나지 못한 채 허공을 치고 말았다.

“스윙 스트라이크!”

파앙!

포사다는 공을 잡는 순간 눈을 살짝 감고 말았다.

이것은 공을 두려워해서가 아니라 손에 통증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최고의 공이군.’

그가 받은 이번 시즌 최고의 공.

전광판에 표시된 구속은 99마일(159km).

포사다는 지터의 말이 옳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40세에 이런 공을 던질 수 있다니, 로저는 초능력자야.’

로저 클레멘스는 두 번째 공도 패스트볼을 선택했다.

슈욱!

이번 공도 빨랐다.

아울이 커트한 타구는 무려 100마일(161km)을 기록했다.

“100마일! 오늘 최고 구속입니다!”

“로저가 양키 팬들을 열광시키는군요.”

양키스 팬들은 경기 초반이지만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K! K! K!”

삼진을 열망하는 목소리.

로저 클레멘스는 미소를 지었다.

‘이 소리를 듣기 위해 나는 그 지옥을 뚫고 돌아왔다.’

슉!

그의 손끝을 떠난 공이 홈플레이트로 다시 한번 돌진했다.

‘이번에도 빨라!’

아울은 이를 악물고 배트를 돌렸다.

하지만 배트는 공을 만나지 못한 채 허공을 치고 말았다.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전광판의 구속은 93마일(150km).

“결정구는 스플리터였습니다!”

“아울에게는 완벽한 패스트볼로 보였을 겁니다.”

93마일 스플리터와 100마일 패스트볼의 조합.

클락은 두 손을 어깨높이로 들었다.

“마운드에서 저렇게 무서운 공을 던져도 되는 거야? 저건 타자들을 향한 범죄 아니야?”

렉터는 놀라는 대신 턱을 쓰다듬었다.

“40세에 100마일이라. 몸이 어떻게 버티는 것일까?”

“타고난 것이겠지. 놀란 라이언처럼 말이야.”

놀란 라이언은 메이저리그에서 무려 27시즌을 뛰며 5386이닝을 던진 철인이었다.

클락은 로저 클레멘스가 놀란 라이언과 같은 내구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무서운 것은 제구가 좋지 않았던 놀란 라이언과 달리 로켓은 제구가 완벽하다는 사실이야.”

탁!

빗맞은 공이 우익수 머리 위에 떴다.

오늘 경기 첫 번째 인플레이 타구.

“우익수 에드가 공을 처리합니다!”

로저 클레멘스의 삼진 행진은 4에서 멈췄지만, 관중들은 자리에 앉지 않은 채 여전히 K를 외치고 있었다.

“그래도 그렉스가 연속 삼진만큼은 끊었어.”

“두 사람 나이가 비슷하지?”

“그렉스가 두 살 아래.”

“이런…… 그렉스가 더 어리단 말이야?”

클락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로저 클레멘스를 바라보았다.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로저 클레멘스는 6번 타자 머레이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오늘 경기 5번째 삼진을 기록했다.

“압도적이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로저 클레멘스가 탬파베이 타선을 완벽하게 잠재웁니다.”

이반 감독은 로저 클레멘스를 넘지 못하면 월드시리즈로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코스타, 어떻게든 주자를 내보내야 해.”

“번트를 델까요?”

“작전이 그것뿐인가?”

“정상적인 스윙으로는 힘들어 보입니다.”

코스타 타격 코치는 로저 클레멘스가 마린이나 지뉴보다 더 어려운 상대라고 말했다.

“로켓이 더 어려운 상대라는 것은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우린 어떻게든 그를 이기고 월드시리즈로 나아가야 해.”

코스타 타격 코치가 마운드를 주시하며 말했다.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2회 말.

양키스의 공격.

선두 타자는 4번 타자 오스번.

블렛소 투수 코치가 자료를 살피며 말했다.

“오스번은 지난 시리즈에서 조금 고전을 했습니다.”

오스번의 디비전 시리즈 성적은 21타수 5안타에 불과했다.

“산타나를 상대로 8타수 1안타였던 게 컸군.”

산타나를 상대한 8타수를 제외한다면 13타수 4안타 타율 0.307로 시즌 성적과 같았다.

이반 감독과 블렛소 투수 코치가 말을 주고받는 사이 초구가 들어왔다.

팡!

“스트라이크!”

김민의 초구는 바깥쪽 높은 코스에서 스트라이크존으로 떨어지는 스플리터였다.

오스번은 이 공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스플리터를 이 코스에 던질 수 있는 투수도 있었군.’

높은 코스로 스플리터를 제구하는 것은 원바운드로 떨어뜨리는 것보다 훨씬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김민은 그것이 가능한 몇 안 되는 투수 중 한 명이었다.

오스번은 미간을 좁힌 채 배트를 들었다.

‘킴, 나한테 그러지 말라고. 좋은 공 많잖아. 굳이 이리저리 휘어지는 공을 던질 필요가 어디 있어.’

그는 패스트볼을 원하고 있었다.

슉!

한가운데 빠른 공.

‘좋았어.’

오스번의 배트가 먹이를 노리고 달려들었다.

“스윙 스트라이크!”

오스번은 헛스윙 이후 미간을 좁혔다.

‘또 스플리터잖아.’

이번 스플리터는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는 대신 한가운데에서 떨어지는 공이었다.

양키스 코칭 스탭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킴이 스플리터로 가닥을 잡았군요.”

“초반에는 아마 스플리터를 주로 던질 거야. 대기하고 있는 타자들에게 녀석의 볼 배합을 전해.”

“알겠습니다.”

김민은 오스번의 타격 자세를 살핀 뒤 고개를 끄덕였다.

‘투 스트라이크에 몰렸지만, 타격 자세가 달라지지 않았어. 이건 노리는 공이 같다는 뜻이겠지.’

그는 록튼과 사인을 주고받은 뒤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슈욱!

빠른 공이 거침없이 미트를 향해 날아갔다.

오스번은 이 공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이 패스트볼이군.’

하지만 그는 배트를 낼 수밖에 없었다.

이 공을 고른다면 언제 다시 패스트볼이 날아올지 몰랐다.

‘킴의 하이 패스트볼은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빠지지 않아. 잘 공략하면 안타를 만들 수 있다고.’

그러나 그의 배트는 안타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팡!

미트에 꽂힌 공이 경쾌한 소리를 냈다.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4번 타자의 삼구삼진.

양키스 팬들이 이마를 찌푸렸다.

“로저가 막아주는 동안 점수를 뽑아야 이기지.”

“디비전 시리즈 때처럼 지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 거야.”

양키스 타선은 로저 클레멘스가 선발로 나선 디비전 시리즈 4차전에서 1득점으로 부진, 승리를 미네소타에게 내주고 말았다.

“홀리스에게 기대를 걸어 보자고.”

“하지만 주자가 없잖아.”

5번 타자 홀리스.

그는 찬스에 아주 강한 타자였다.

그러나 지금 그의 앞에는 단 한 명의 주자도 존재하지 않았다.

“텅 비었군.”

“자네가 나가서 채우지 그래.”

록튼의 농담에 홀리스가 입술 끝을 올렸다.

“그럴 예정이야.”

그는 배트를 세우고 스플리터를 노렸다.

‘킴은 1회부터 스플리터를 적극적으로 던지고 있다. 아마 한 타순이 돌기 전까지는 볼 배합을 유지하겠지.’

슉!

바깥쪽 빠른 공.

‘빨라, 하지만 패스트볼은 아니야.’

그는 배트를 아래로 내리며 스플리터를 공략하고자 했다.

하지만 공은 아래가 아니라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갔다.

“스윙 스트라이크!”

김민이 던진 초구는 고속 슬라이더였다.

‘스플리터가 아니라 슬라이더라고?’

홀리스가 고개를 록튼에게 돌렸다.

“저 친구 초구부터 도망가는 이유가 뭐야?”

“자네가 너무 배터 박스에 바짝 붙었기 때문이 아닐까?”

록튼의 말에 홀리스는 자신의 위치를 점검했다.

‘배터 박스에 붙지 않았잖아. 쳇, 록튼의 농담에 걸려들었군.’

배트를 세우자 두 번째 공이 날아왔다.

이번 공은 안쪽을 깊이 찌르는 빠른 공이었다.

파앙!

“스트라이크!”

완벽한 제구에 홀리스는 배트를 내지 못했다.

‘바깥쪽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안쪽 로케이션이라. 킴은 확실히 좋은 투수야.’

그는 심호흡하고 배트를 짧게 잡았다.

‘그렇다고 해서 삼진을 당할 수는 없지.’

김민은 상대가 배트를 짧게 잡았다는 것을 확인하곤 다음 공을 골랐다.

‘삼진만은 당하지 않겠다는 뜻이군. 이거면 충분할 거야.’

그의 손끝을 떠난 공이 큰 호를 그렸다.

‘이퓨즈!’

홀리스는 위에서 떨어지는 공을 그냥 두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올 거야.’

배트가 공을 따라 움직였다.

툭.

“빗맞은 타구가 투수 앞으로 굴러갑니다.”

공은 홀리스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낮은 지점에서 배트와 만났다.

‘빌어먹을…… 스트라이크가 아니라 볼이었어.’

김민은 평범한 땅볼을 실수 없이 처리했다.

“1루에서 아웃! 양키스, 투 아웃입니다.”

대기 타석에 선 포사다는 김민이 어떻게 홀리스를 요리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킴도 대단하군. 메이저리그 최강 타선을 체인지 오브 페이스로 농락하고 있어.’

로저 클레멘스가 최고의 공으로 타자들을 돌려세운다면, 김민은 최고의 볼 배합으로 타자들을 막고 있었다.

‘최고의 볼 배합이라. 포수인 내게도 그 볼 배합이 통할지 모르겠군.’

포사다는 배터 박스에 들어간 뒤 조용히 배트를 세웠다.

‘포수의 자존심을 걸고 승부에 임하겠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