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화 디비전 시리즈의 승자 02
카운트 0-1.
록튼은 커브 사인을 냈다.
‘겁먹을 필요 없어. 호세는 지금 패스트볼을 노리고 있을 테니까.’
클락은 록튼의 사인에 따라 바깥쪽에서 떨어지는 커브를 던졌다.
호세는 록튼의 예상대로 패스트볼을 노리고 있었다.
‘커브라고? 타이밍이 맞지 않아. 그냥 보내는 게 좋겠어.’
그는 미간을 좁히며 커브를 그대로 흘려보냈다.
팡!
미트에 공이 들어온 순간 호세는 분명 볼이라고 판단했다.
‘허를 노린 것은 좋았지만, 제구가 좋지 않군.’
그러나 주심의 판정은 그가 생각한 것과 달랐다.
“스트라이크!”
호세는 스트라이크 판정에 속으로 혀를 찼다.
‘플레이오프에 등장하는 홈콜인가?’
그러나 이번 판정은 홈콜이 아니었다.
브라이튼을 비롯한 탬파베이 내야수들은 록튼의 미트가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을 확인했다.
‘훌륭한 프레이밍이야.’
록튼은 3년 차에 접어들면서 공을 스트라이크존으로 당기는 프레이밍 기술을 한층 더 끌어 올렸다.
스미스는 록튼의 프레이밍 동작을 보면서 이마를 찌푸렸다.
‘저것이 메이저리그 주전 포수의 프레이밍인가?’
그의 프레이밍은 아직 록튼과 같은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
스미스는 록튼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필사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카운트 0-2, 클락이 호세를 상대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습니다.”
“클락, 패스트볼과 브레이킹볼을 연속으로 스트라이크존에 꽂아 넣었습니다. 여기서는 공을 하나 빼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김민이었다면 빼는 공 없이 바로 승부에 들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클락은 김민이 아니었다.
그는 바깥쪽으로 패스트볼을 던진 다음 록튼과 사인을 교환했다.
‘승부구는 안쪽 패스트볼, 나쁘지 않은 볼 배합이군.’
클락은 고개를 끄덕인 뒤 안쪽으로 강하게 공을 밀어 넣었다.
93마일(150km) 패스트볼이 안쪽 코너를 향했다.
슉!
호세는 굳은 얼굴로 이 공을 당겼다.
딱!
클락은 타격음을 듣는 순간 속으로 혀를 찼다.
‘허를 찔렀다고 생각했는데 그대로 밀어버리는군.’
고개를 돌리자 3루수 스나이더가 타구를 향해 다이빙하는 것이 보였다.
‘놓치지 않는다고!’
호세는 스나이더의 글러브에 타구가 들어가는 것을 보곤 혀를 찼다.
“쳇…… 파인 플레인가?”
클락은 스나이더의 호수비 덕분에 실점 없이 1회 초 수비를 마칠 수 있었다.
“호세의 좋은 타구가 나왔지만, 스나이가 호수비로 막아 냅니다! 클락! 삼자범퇴로 오클랜드 타선을 돌려세웁니다!”
클락은 동료들의 축하를 받은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나이스 피칭, 클락.”
클락은 김민과 하이파이브하곤 고개를 끄덕였다.
“킴, 네 말대로였어.”
그는 발판을 밟는 위치를 바꿔 제구에 효과를 보았다고 말했다.
김민은 살짝 흥분한 클락을 가라앉히고는 차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클락, 안쪽 제구가 통하는 것은 한 타순뿐일 거야. 두 번째 타석부터는 전력으로 투구를 해야 해.”
“그 정도는 나도 알고 있어. 디비전 시리즈잖아.”
그 순간 뒤쪽에서 낮은 음성이 들려왔다.
“킴의 지금 조언은 단순히 집중해서 던지라는 말이 아니야. 5이닝까지 던진다고 가정한 뒤, 모든 타자와 전력으로 승부하는 게 좋아.”
클락에게 조언한 사람은 바로 블렛소 투수 코치였다.
“블렛소 코치?”
“우리 팀은 1, 2차전에서 필승조를 아꼈지. 그건 바로 오늘 경기를 위해서였어.”
이반 감독과 블렛소 투수 코치는 클락이 조금이라도 흔들릴 경우 바로 교체 카드를 꺼낼 생각이었다.
두 사람은 오늘 경기만큼은 절대 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클락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5이닝까지 막는다고 생각하고 던지겠습니다.”
1회 말.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 공격.
1번 타자 브라이튼은 이번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첫 타석에서 안타를 만들어냈다.
“안타, 안타입니다!”
“이번 안타는 배트 컨트롤로 만들어 낸 안타입니다.”
1루에 나간 브라이튼은 바로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주자 뜁니다! 그러나 오클랜드 배터리가 멋진 피치아웃을 보여 줍니다!”
브라이튼의 도루는 배터리의 피치아웃에 걸려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브라이튼이 너무 성급하게 도루를 시도했군요.”
“홈으로 돌아와 몸이 달아오른 모양이군. 하지만 배트 컨트롤은 좋았어.”
오클랜드 선발 하이든은 브라이튼을 잡아낸 뒤, 케니히를 우익수 플라이, 윌리엄을 유격수 땅볼로 막아 냈다.
“하이든! 스플리터 구속이 좋습니다. 91마일(146km)입니다!”
“스플리터하면 하이든, 하이든하면 스플리터죠. 탬파베이 타자들은 배트를 내기 전에 지금 들어오고 있는 공이 어떤 것인지 먼저 생각해야 할 겁니다.”
2회와 3회.
탬파베이와 오클랜드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지 못한 채 공격 기회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오늘, 양 팀의 공격이 꽤 산만하군요.”
“중요한 경기라 긴장하고 있는 것일까요? 안타를 2개씩 치고도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보내지 못했습니다.”
이반 감독은 양 팀 선발 투수가 필사적으로 타선의 힘을 억누르고 있다고 생각했다.
‘클락은 물론 하이든도 시즌보다 패스트볼 구속이 올라가 있어. 이건 전력으로 타자를 상대하고 있다는 뜻이야.’
타선의 부진 속에 2루 베이스를 먼저 밟은 쪽은 오클랜드였다.
“호세의 타구가 우중간을 갈랐습니다.”
트로피카나 필드는 외야가 넓었기 때문에 외야수 사이를 가르는 타구가 나오면 3루타가 될 가능성이 컸다.
호세는 2루 베이스를 밟은 뒤 속도를 늦추지 않은 채 3루로 내달렸다.
그러나 호세의 다리는 3루를 노리기에는 너무 느렸다.
“우익수 윌리엄이 던진 공을 2루수 칼튼이 3루로 연결합니다!”
탬파베이 야수들의 깔끔한 중계 플레이가 호세의 3루 입성을 막아 냈다.
“호세! 욕심이 지나쳤습니다! 3루에서 아웃입니다!”
“이건 무리한 주루 플레이였군요. 윌리엄은 타격만 뛰어난 것이 아닙니다. 그의 어깨는 단숨에 홈을 노릴 수도 있죠.”
파출리아 감독은 호세가 무리한 것을 알았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1사 2루와 1사 3루는 득점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완전히 다르다. 호세는 어떻게라도 선취점을 얻고 싶었던 거야.’
클락은 수비 도움으로 호세를 잡아냈지만, 다음 타자 키드에게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았다.
오클랜드 팬들은 호세가 무리해서 3루로 뛰지 않았다면, 키드의 안타 때 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2사 1루, 타석에는 5번 타자 콜론입니다.”
클락은 모자를 벗은 뒤 땀을 닦았다.
‘10월에도 땀이 나는군. 하긴 여긴 플로리다였지.’
그는 호세와 키드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오클랜드를 0점으로 봉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아직 4이닝도 채 막지 못했어. 킴은 이것을 9이닝 동안 해낸 건가?’
클락은 모자를 다시 쓴 뒤, 투구 준비에 들어갔다.
‘5이닝, 5이닝만큼은 어떻게든 막는다.’
김민이 클락을 보면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클락, 넌 탬파베이의 3선발이잖아. 자신감을 가져. 오클랜드 타선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5이닝 정도는 막을 수 있단 말이지.”
클락은 그립을 강하게 쥔 뒤, 패스트볼을 안쪽 깊이 꽂아 넣었다.
파앙!
“스트라이크!”
전광판에 표시된 구속은 94마일(151km).
김민은 클락의 구위가 아직 살아 있다고 판단했다.
‘구위가 살아 있어. 호세와 키드에게 연속 안타를 맞긴 했지만, 하위 타선에 당할 정도는 아니야. 클락, 넌 아직 더 던질 수 있어.’
이반 감독은 클락이 연속 안타를 맞자 불펜 가동을 지시했다.
탬파베이 불펜은 몸을 푸는 선수들로 북적였다.
“에드워드, 에릭 대기해!”
“알겠습니다!”
셋업을 맡았던 볼튼이 마무리로 포지션을 변경한 뒤, 에드워드와 에릭이 그 자리를 번갈아가며 메우고 있었다.
이반 감독은 두 사람을 오늘 경기에 전부 투입시킬 예정이었다.
‘에드워드와 에릭을 합해 3이닝 그리고 볼튼에게 나머지 1이닝을 맡긴다. 즉, 오늘 경기는 불펜의 힘으로 잡는다.’
물론 이것이 가능하려면 선발 투수인 클락이 5이닝을 막아줘야 했다.
딱!
듣기 좋은 타격음과 함께 타구가 잔디를 스치고 지나갔다.
“유격수!”
록튼의 콜에 브라이튼이 발을 빨리했다.
‘빠지면 주자 1, 3루다! 여기서 막아야 해!’
그는 몸을 날리며 공을 막아 냈다.
“브라이튼이 외야로 빠지는 공을 막아 냅니다! 하지만 타구가 옆으로 흐르는 바람에 타자 주자를 잡는데 실패합니다.”
호이스트는 몸을 날리는 브라이튼의 수비에 고개를 갸웃했다.
‘저 브라이튼이 다이빙 케치라고? 플레이오프는 정규시즌과 다르다는 건가?’
그는 오늘 경기 전까지 브라이튼의 수비를 평가절하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브라이튼은 뛰어난 수비력으로 클락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었다.
호이스트는 정규 시즌 내내 모았던 자신의 데이터가 쓸모없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포스트 시즌이 아무리 정규 시즌과 다르다고 해도 이런 정도로 달라지면 곤란해.’
그는 미간을 좁히면서 펜을 잡았다.
“2사 주자 1, 2루. 오클랜드 기회를 이어갑니다.”
오클랜드의 파출리아 감독은 주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표정이 좋지 못했다.
‘찬스가 조금씩 하위 타선으로 밀리고 있어.’
오클랜드 하위 타선은 다른 팀에 비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하위 타선은 하위 타선이었다.
클린업이 가지고 있는 무게감과 파워는 지닐 수 없었다.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오클랜드의 5회 초 찬스는 6번 타자 영의 삼진으로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오클랜드, 5회 초에 안타가 3개나 나왔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합니다.”
“파출리아 감독, 오늘 경기에서 패한다면 두고두고 이 순간을 아쉬워할 것 같습니다.”
클락은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뒤, 블렛소 투수 코치를 찾아갔다.
“5이닝, 확실히 막았습니다.”
블렛소 투수 코치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받았다.
“클락, 임무를 완료했군. 보너스로 더 던져 보지 않겠나?”
6회 초 등판.
클락은 머뭇거림 없이 대답했다.
“더 던지겠습니다.”
이반 감독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곤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 있다면 하는 게 좋다. 클락이 6회를 막아준다면 에드워드와 에릭에게 각각 1이닝씩을 맡길 수 있으니까.’
불펜 투수에게 1이닝과 1.2이닝은 큰 차이가 있었다.
한 이닝을 완전히 책임지는 것과 두 이닝에 나눠 던지는 것은 컨디션 조절과 체력 면에서 완전히 달랐다.
물론 한 이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훨씬 나았다.
5회 말.
탬파베이는 단 하나의 안타로 점수를 뽑는데 성공했다.
“윌리엄! 홈에서 홈런을 쏘아 올립니다.”
하이든의 스플리터를 걷어 올린 홈런.
탬파베이 팬들은 그의 홈런에 열광했다.
“윌리엄! 윌리엄!”
“나이스 배팅! 윌리엄!”
환호와 함께 탬파베이 팬들이 손에 든 수건을 돌리기 시작했다.
“고! 고! 레이스!”
마운드에 선 하이든은 홈런을 맞은 직후, 피로가 쏟아지는 것을 느꼈다.
‘결국, 긴장의 끈이 끊어진 것인가?’
그는 미간을 좁혔다.
‘이래서는 곤란해.’
하이든은 어떻게든 긴장의 끈을 다시 이으려 했다. 하지만 한 번 끊어진 끈은 쉽게 이어지지 않았다.
딱!
경쾌한 타구가 우측 펜스를 향해 날아갔다.
“이번 타구도 큽니다!”
“설마 넘어가는 건가요?”
해설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타구가 담장을 넘어갔다.
“홈런! 홈런입니다!”
“아울! 백투백 홈런입니다!”
하이든은 더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두 다리가 무겁게 느껴졌다.
“한계군.”
고개를 더그아웃으로 돌리자 파출리아 감독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여기서 교체라. 좋지 않아.’
파출리아 감독은 마운드에 오른 뒤 하이든의 어깨를 두드렸다.
“하이든, 더 할 수 있잖아.”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다.
“감독님?”
“클락이 던지고 있는데 자네가 먼저 내려와서 어떻게 하자는 건가?”
“클락이라면…….”
하이든은 그제야 상대 선발 투수가 누구인지 깨달았다.
‘후후후…… 투구에 너무 집중해 있었어. 상대 선발 투수가 누구인지 잊을 정도로.’
파출리아 감독이 말했다.
“다음 타자는 그렉스야. 메이저리그에서 15시즌을 뛴 친구라고. 내가 자네라면 그런 노장을 절대 피하지 않을 걸세.”
하이든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렉스를 잡아내겠습니다.”
“자네를 믿겠네.”
그렉스는 전성기보다 기량이 떨어졌지만 만만한 타자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파출리아 감독은 그를 막아 낼 수 있다고 확신했다.
‘하이든은 단순히 운이 좋아서 매년 15승을 거두고 있는 게 아니야. 그는 포스트 시즌을 던질 자격이 있는 투수야.’
그렉스가 하이든의 초구를 걷어 올렸다.
딱!
이번에도 잘 맞은 타구였다.
하지만 그렉스는 타구가 펜스를 넘어가기에는 짧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늙은 모양이군. 좋은 타이밍에서 친 공이 저것밖에 날아가지 않다니.’
오클랜드의 중견수 버나드가 긴 거리를 달려와 그렉스의 타구를 잡아냈다.
“하이든, 그렉스를 잡아내며 이번 이닝을 마무리합니다. 하지만 이번 이닝에서 탬파베이에게 백투백 홈런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탬파베이 2:0 오클랜드.
6회 초.
클락이 마운드에 올랐다.
“클락 파이팅!”
“믿는다! 클락!”
그는 오클랜드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채 역투를 펼쳤다.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7, 8번 연속 삼진.
그리고 마지막 대타는 중견수 플라이 아웃.
“해냈어. 내가 무실점으로 막아 냈어!”
클락은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곤 주먹을 꾹 쥐었다.
김민은 클락이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이제 경기는 불펜 싸움으로 넘어갔군.”
경기는 그의 예상대로 불펜 싸움으로 흘러갔다.
6회 말 오클랜드는 1사 1루 상황에서 하이든을 내리고 특급 불펜 해리슨을 투입했다.
“해리슨, 더블 플레이로 주자를 지웁니다!”
싱싱한 불펜 투수의 패스트볼이 타자들의 배트를 돌려 세웠다.
“버나드, 삼진으로 배터 박스를 떠납니다!”
7회 에드워드는 1, 2번 타자를 연속해서 잡아낸 다음 호세와 맞섰다.
슉!
안쪽 깊이 찌른 96마일(154km) 패스트볼.
그러나 배트는 그 빠른 공을 그대로 두지 않았다.
따악!
큰 타구가 폴대를 지나 관중석 상단에 떨어졌다.
턱…….
“호세 대형 홈런입니다! 이 타구는 맞는 순간 홈런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오클랜드 쉽게 물러서지 않습니다.”
스코어 2-1, 탬파베이의 1점 리드.
파출리아 감독은 1점 리드라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1점 차이는 없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우리에겐 아직 8, 9회가 남아 있다.”
그러나 탬파베이 불펜은 그가 생각한 것보다 강했다.
9회 초.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마지막 타자 버나드가 98마일(158km) 패스트볼에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경기가 그대로 끝나고 말았다.
“볼튼! 무시무시한 강속구로 오늘 게임을 끝내버립니다!”
“탬파베이가 홈에서 소중한 1승을 거뒀습니다. 이제 시리즈 스코어는 2-1로 탬파베이의 리드입니다.”
경기 직후.
파출리아 감독은 탬파베이 불펜을 공략하지 못한 것이 오늘의 패인이라고 인터뷰했다.
그러나 이반 감독은 불펜이 아닌 클락의 역투에 공을 돌렸다.
“클락이 6이닝을 던져 주지 못했다면 불펜 사정이 아주 좋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6이닝을 던져 주었습니다. 그 덕분에 우린 오늘 경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 말을 한 직후 이반 감독은 내일 시리즈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자신 있게 시리즈 종료를 말한 것은 내일 선발 투수가 김민이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