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징 패스트볼-141화 (141/296)

141화 일진일퇴 02

4경기 남은 상황에서 1경기 차.

이제 상황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랐다.

9월 26일.

탬파베이는 설리반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슈어를 선발로 내세웠다.

이번 시즌 성적만 보면 설리반의 압승었지만, 커리어 전체를 보면 설리반은 슈어의 상대가 아니었다.

“노장과 영건의 대결이군.”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야. 오늘 게임은 설리반이 이길 가능성이 커.”

“뭐, 그렇겠지. 타이거즈는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되었고, 탬파베이는 한창 경쟁중이니까.”

설리반은 2회 초 2점을 내주면서 좋지 않은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탬파베이는 3회 말 브라이튼의 동점 2루타로 균형을 맞추었다.

일진일퇴.

이반 감독은 입안이 바싹 말랐다.

“디비전 시리즈에 나가기 전에 몸살이 나겠어.”

바이슨 수석 코치도 여느 때보다 깊은 피로를 느꼈다.

“힘들군요.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더 힘들 겁니다.”

그는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생각해서라도 힘을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설리반을 조금 빨리 내리는 게 좋겠습니다.”

“불펜을 일찍 투입하자는 말인가?”

“젊은 친구들을 써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9월 확장 로스터.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도 적지 않은 유망주를 콜업했다.

그 중 가장 빛을 발한 것은 라우리와 스페이츠라는 불펜 듀오였다.

두 선수는 노장 에두아르도와 트레이트로 팀을 떠난 안드레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라우리를 먼저 써 보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설리반은 5회까지 3실점으로 투구한 뒤 마운드를 라우리에게 맡겼다.

라우리는 95마일(153km) 패스트볼과 91마일(146km) 커터가 주무기인 선수로 겁 없이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했다.

파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라우리는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곤 주먹을 불끈 쥐었다.

“라우리가 좋아 보이는데?”

“상대가 타이거즈잖아. 강팀을 만나면 또 모른다고.”

“맞아. 양키나 보스턴을 상대로 던지는 걸 봐야 안다고.”

기존 불펜 투수들은 확장 로스터로 올라온 라우리에게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라우리가 디트로이트 타선을 막아 내는 사이 탬파베이가 역전에 성공했다.

스코어 5-3 탬파베이의 2점차 리드.

“간신히 리드를 잡았습니다.”

“지금 당장 열쇠를 채우는 게 좋겠어.”

이반 감독은 필승조인 볼튼과 로버트를 조기 투입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힘을 합쳐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냈다.

최종 스코어 5-3 탬파베이 승리.

이반 감독은 승리를 확정짓자마자 스텝에게 애너하임 경기 결과를 물었다.

“이겼다고?”

“애너하임의 7-4 승리입니다.”

남은 경기는 이제 3경기.

승차는 여전히 1경기.

애너하임이 남은 세 경기를 모두 이긴다면 탬파베이에게는 희망이 없었다.

“제발…… 한 경기만이라도 져다오.”

탬파베이의 마지막 3연전 상대는 보스턴 레드삭스.

“페드로는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보스턴은 쉬운 상대가 아니야.”

“3연전을 모두 이기지 못하면 힘듭니다.”

탬파베이의 이번 시리즈 선발 로테이션은 부르스-렉터-클락이었다.

“부르스만 버텨 준다면 어떻게든 될 텐데 말이야.”

이반 감독은 선발 로스터를 조정하려고 시도해 보았으나 딱히 답이 나오지 않았다.

“킴을 당겨 쓸 수도 없고…… 어쩔 수 없군. 부르스로 가는 수밖에.”

불안해 보였던 부르스는 예상외로 준수한 투구를 펼쳤다.

6이닝 3실점 5피안타 4K.

탬파베이는 부르스의 호투 덕분에 8-5로 보스턴을 누르고 연승을 이어갔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애너하임이 또 이겼습니다.”

“그 친구들은 지치지도 않는 건가?”

애너하임의 뜨거운 기세가 식을 줄을 몰랐다.

이제 남은 경기는 2게임.

승차는 1경기.

이반 감독이 혀를 찬 순간 바이슨 수석 코치가 말했다.

“지금 상황이라면 서든데스 게임을 각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애너하임과 탬파베이가 동률이 되었을 경우, 와일드카드를 차지하기 위핸 단판 경기가 열렸다.

탬파베이에게 남은 현실적인 가능성은 동률을 이룬 다음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벌이는 것이었다.

“2승을 하고 상대가 두 경기 중 한 경기를 패하길 바라야 하는 건가?”

“그 수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9월 28일.

탬파베이와 애너하임은 나란히 승리를 기록했다.

애너하임은 패배를 모르는 팀 같았다.

“이제 탬파베이가 디비전 시리즈에 나가는 방법은 오직 하나입니다. 마지막 경기에 이긴 다음 애너하임이 마지막 경기에 패하길 바라는 것입니다.”

“도박사들은 이미 애너하임의 진출을 점치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탬파베이의 디비전 시리즈 진출은 어려워 보입니다.”

“애너하임의 기세가 너무 뜨겁기 때문이죠?”

“그렇습니다. 애너하임은 최근 10경기에서 8승 2패의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탬파베이도 좋지만, 가장 좋은 팀은 애너하임입니다.”

TV 프로는 탬파베이의 와일드카드 진출 가능성을 20% 이하로 예측했다.

이반 감독은 시즌 마지막 경기 선발을 두고 고심했다.

클락으로 가느냐 아니면 킴을 올리느냐.

탬파베이는 제레미가 언급한 김민 카드를 쓸 수 있었다.

“클락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블렛소 투수 코치는 마지막 게임에서 패하더라도 정상적인 로스터로 운영하는 쪽이 낫다고 생각했다.

“킴을 당겨쓴다면 마지막 경기에 이긴다고 해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클락이 나가야 합니다. 클락으로 애너하임을 넘는 건 힘들 겁니다.”

마지막 경기를 클락으로 막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모든 힘을 쏟아붓자는 뜻이었다.

“내일 경기에 클락이 패한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죠.”

바이슨 수석 코치도 클락을 쓰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밝혔다.

“마지막 경기는 클락을 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킴을 내일 경기에 내보내게 되면 디비전 시리즈 로스터가 크게 꼬이고 맙니다.”

플레이오프 진출 팀들은 시즌 마지막에 에이스들에게 휴식을 주며 선발 로스터를 조절했다.

하지만 탬파베이와 애너하임에게는 그런 여유가 없었다.

‘선발 투수들에게 휴식을 주진 못할망정 로스터를 꼬이게 만들 수는 없지.’

이반 감독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좋아. 내일 경기는 클락으로 가지. 그리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킴일세.”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는 배수진을 쳤다.

운명의 9월 29일.

트로피카나 필드.

탬파베이는 보스턴과 시즌 마지막 경기에 돌입했다.

“고! 탬파! 고! 탬파!”

“디비전 시리즈로 가는 거야!”

“무조건 이긴다!”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 덕분이었을까?

탬파베이는 초반부터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애너하임은 어떻게 되고 있지?”

이반 감독은 매회가 끝날 때마다 애너하임의 경기 결과를 체크했다.

“2-2 동점입니다.”

“아직 동점인가?”

이반 감독은 입 안이 바짝 말랐다.

‘애너하임이 이기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해 보기도 전에 끝나고 만다.’

창단 첫 디비전 시리즈 진출.

그러나 그 과업은 쉬워 보이지 않았다.

7회 말 2사 1루.

아울이 2점 홈런을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스코어가 7-3까지 벌어집니다.”

“탬파베이의 기세가 보스턴을 침몰시키는군요.”

보스턴은 경기가 기울자 신인을 대거 출장시키면서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보스턴이 백기를 들었어.”

“남은 것은 이제 애너하임 쪽이야.”

탬파베이 팬들은 애너하임과 토론토의 경기 결과에 주목했다.

“토론토는 어떻게 하고 있어?”

“녀석들 설마 져 주는 건 아니겠지?”

보스턴이 그랬던 것처럼 신인들을 대거 기용한 경기 운영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토론토는 끝까지 주전들을 빼지 않았다.

그 이유는 토론토의 마지막 경기가 홈에서 열렸기 때문이었다.

“홈에서 열리는 마지막 경기를 패배로 끝낼 수는 없겠지.”

토론토는 막강한 애너하임을 상대로 악착같이 버텼다.

8회 말.

스코어 3-3 동점.

“제발……”

탬파베이 팬들이 두 손을 모은 순간 토론토의 적시타가 나왔다.

“됐어!”

“토론토가 앞서 나간다!”

9회 초.

2사 1루의 위기가 닥치기도 했지만, 토론토는 자신들의 홈에서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토론토 4:3 애너하임

탬파베이 팬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번쩍 들었다.

“이제 와일드카드 결정전이야!”

“탬파! 고! 탬파! 고!”

이반 감독 역시 바이슨 수석 코치와 악수하며 미소를 지었다.

“해냈어! 와일드카드 결정전이야.”

선수들도 서로 포옹하며 승리의 기쁨을 나누었다.

“애너하임이 졌어!”

“우리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김민은 오늘 잘 던져 준 클락과 주먹을 마주했다.

“클락, 최고의 피칭이었어.”

“난 내 몫을 했어. 이젠 킴이 자기 몫을 할 때라고.”

와일드카드 결정전.

단 한 번의 승부로 와일드카드 진출팀을 가리는 경기.

김민의 두 어깨에 탬파베이의 모든 것이 달려 있었다.

이반 감독과 바이슨 수석 코치도 잠깐의 기쁨을 뒤로하고 내일 경기로 시선을 돌렸다.

“당장 내일 경기인가?”

“홈에서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휴식일 없는 단판승부였기 때문에 홈에서 경기를 가지는 팀이 유리했다.

“상대 전적이 동률이니, 추첨인가?”

“아닙니다. 지구내 팀과 승률이 높은 팀이 홈어드벤테이지를 가지게 됩니다.”

“그건…… 우리에게 불리하지 않은가?”

탬파베이가 속한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는 메이저리그에서 치열하기로 유명한 지구였다.

“아마, 애너하임이 우리보다 승률이 높을 겁니다.”

10분 뒤, 사무국에서 정식 통보가 왔다.

“애너하임 원정입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열리는 곳은 애너하임 에인절스의 홈구장 에디슨 필드였다.

“원정이라. 좋지 않은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상대가 원정 경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라는 사실입니다.”

컨디션은 같은 조건.

이반 감독은 해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킴이 나서는 경기야. 절대 질 수 없지.”

그는 코칭 스텝과 함께 구단 버스에 올랐다.

* * *

9월 30일.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이 끝난 다음 날.

애너하임과 탬파베이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펼쳐졌다.

“양 팀 모두 상당한 거리를 이동해 이곳 애너하임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승리하는 팀은 바로 뉴욕으로 날아가 양키스를 상대해야 합니다.”

애너하임에게 가장 좋은 것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없이 토론토에서 뉴욕으로 날아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마지막 경기에 패했고, 탬파베이와 홈에서 일전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킴이 선발인가?”

“우리에게 좋지 않은 조건이야.”

4번 타자 트로이는 미간을 좁혔다.

애너하임 선수들은 김민이 얼마나 뛰어난 투수인지 잘 알고 있었다.

“TV에서는 반반이라고 떠들고 있지만, 실제로 우리가 이길 확률은 1/3 남짓일 거야.”

“그렇게까지 낮은가?”

“단판 승부는 선발 투수가 가장 중요하니까.”

애너하임 선발 투수는 16승 에이스인 바르가스.

하지만 25승의 슈퍼 에이스 김민과는 차이가 컸다.

애너하임 선수들은 양키스를 상대하는 이상으로 큰 압박감을 느꼈다.

“플레이볼!”

주심의 경기 시작 사인과 함께 시작된 탬파베이의 공격.

딱!

브라이튼이 초구를 강타해 안타를 만들어 냈다.

“탬파베이, 시작이 좋습니다!”

무사 1루.

탬파베이는 시작부터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

“작전을 걸까요?”

“아직이야.”

이반 감독은 케니히와 클린업에게 기회를 맡기는 쪽을 선택했다.

그러나 케니히는 몸이 무거운 듯 기대와 다른 플레이를 보여 주고 말았다.

“유격수 공을 잡아 2루에 토스합니다!”

6-4-3으로 연결되는 병살타.

탬파베이의 시작은 순식간에 나쁨으로 변했다.

“하필 여기서 더블 플레이가……”

코스타 타격 코치는 혀를 차면서 미간을 좁혔다.

더블 플레이 이후 윌리엄이 큰 타구를 날렸지만, 우익수 호수비에 잡히고 말았다.

“애너하임 선수들의 집중력이 장난 아니군요.”

바이슨 수석 코치는 애인절스 선수들의 플레이에서 절실함을 느꼈다.

‘설마 오늘 경기에서 지는 건 아니겠지?’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결정되는 순간 탬파베이가 환호한 것은 그들에게 슈퍼 에이스 김민이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탬파베이 코칭 스텝과 팬들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김민이 등판하는 경기는 무조건 이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세상에 무조건은 없어.’

그는 실투 하나로 모든 것이 끝나 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록튼, 시간이야.”

“오케이.”

김민과 록튼은 1회 말 수비를 위해 마운드로 향했다.

1회 말.

애인절스의 선두 타자는 본이었다.

“본은 이번 시즌 32도루를 기록한 준족입니다.”

“일단 나가면 뛴다고 봐야겠죠.”

본은 배트를 짧게 잡고 바깥쪽 공을 노렸다.

‘아무리 뛰어난 투수라도 약점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야.’

슉!

초구는 바깥쪽 빠른 공이었다.

‘바깥쪽 패스트볼! 원하던 코스다.’

본은 힘차게 배트를 휘둘렀다.

탁!

배트 헤드에 맞은 공이 3루 더그아웃 쪽에 떨어졌다.

“파울!”

본은 파울을 친 뒤 미간을 좁혔다.

‘패스트볼이 아니었어.’

김민이 본에게 던진 초구는 패스트볼이 아닌 스플리터였다.

부르스는 그 광경을 보곤 턱을 쓰다듬었다.

“킴이 초구부터 스플리터를 선택했군.”

“지면 탈락인 서든 데스 게임. 킴도 신중할 수밖에 없겠지.”

렉터가 그의 말을 받았다.

“스트라이크!”

2구는 타자의 허를 찌르는 커브.

본은 시작과 동시에 코너에 몰렸다.

‘패스트볼을 하나도 던지지 않는 볼 배합인가?’

상대가 패스트볼을 던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대처가 쉬웠다.

하지만 패스트볼을 던지지 않을 김민이 아니었다.

본은 바깥쪽 패스트볼에 배팅 포인트를 맞췄다.

‘가장 좋아하는 코스에 승부구를 던질 게 분명해.’

그는 배트를 바짝 세웠다.

다음 순간 김민이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슈욱!

손끝을 떠난 공이 빠르게 날아갔다.

‘패스트볼이다!’

본은 자신의 노림수가 적중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빠르게 날아간 공은 홈플레이트 앞에서 떨어졌다.

‘스플리터!’

본은 크게 놀랐지만, 배트를 멈출 수 없었다.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김민은 첫 타자를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운 다음 로진백을 만졌다.

“평소의 킴이 아니야.”

혼잣말을 내뱉은 사람은 유격수 브라이튼이었다.

그는 김민의 등이 평소보다 더 넓어 보인다고 생각했다.

“다음 타자는 2번 타자 조지입니다.”

“조지도 발이 빠른 타자입니다. 이번 시즌 22도루를 기록했으며……”

조지는 해설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초구를 타격했다.

탁!

빗맞은 타구가 2루수 칼튼에게 향했다.

“2루!”

“맡겨 줘!”

칼튼은 재빨리 공을 잡아 1루에 송구했다.

“아웃!”

애인절스의 포포비치 감독은 간단히 두 타자가 아웃되는 것을 보곤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 디비전 시리즈는 안녕인 모양이군.”

탈레슨 수석 코치는 감독의 말에 얼굴을 굳혔다.

“전 선수들의 힘을 믿습니다.”

포포비치 감독이 김민을 주시하며 말했다.

“어제 바르가스를 투입해야 했어.”

그는 디비전 시리즈 첫 경기에 에이스 바르가스를 내기 위해 어제 영건인 모라드를 출전시켰다.

그러나 포포비치의 계책은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다.

애너하임은 마지막 경기에서 토론토에게 덜미를 잡혔고, 바르가스는 디비전 시리즈 1차전이 아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오게 되었다.

“오늘 경기에 진다면 모두 나 때문이야.”

“그렇지 않습니다. 어제 경기는 바르가스가 나왔다고 해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탈레슨 수석 코치는 토론토 선수들의 집념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포포비치가 한마디 하려는 순간 애너하임의 1회 말 공격이 끝나고 말았다.

“킴, 완벽한 피칭으로 애너하임 타선을 잠재웁니다.”

애너하임 타선은 오클랜드와 비슷한 수준으로 리그 상위권이었다.

그러나 김민 앞에서는 이렇다 할 위력을 보여 주지 못했다.

“킴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우린 점수를 따면 되는 거야.”

“5회 안에 1점, 그리고 9회까지 2점, 그러면 이길 수 있어.”

탬파베이 타자들은 비교적 여유가 있었다.

2회 초.

탬파베이는 라울과 그렉스 그리고 안데르센이 공격에 나섰다.

“강하게 당긴 타구가 그대로 3루수 글러브에 들어갑니다!”

아울의 타구는 잘 맞았지만, 3루수 조지의 멋진 수비에 걸리고 말았다.

“좋은 타구가 두 번이나 잡히는군요.”

바이슨 수석 코치가 언급한 좋은 타구는 1회 초 윌리엄의 타구와 2회 초 아울의 타구였다.

이반 감독은 그라운드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좋은 타구가 항상 안타가 되는 건 아닐세.”

딱!

날카로운 타구가 이번에는 1, 2루 사이를 뚫어냈다.

“그렉스, 안타입니다!”

“노병은 죽지 않았다인가요? 그렉스가 1사 1루의 기회를 만듭니다.”

바르가스는 바깥쪽 제구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다음 타자는 6번 타자 안데르센.

안데르센은 바깥쪽 패스트볼을 노리고 들어갔다.

‘빠른 걸로 하나 달라고.’

초구는 그가 기다리던 바깥쪽 패스트볼.

안데르센은 망설이지 않고 공을 때렸다.

딱!

“타구가 높이 뜹니다!”

안데르센은 1루로 향하면서 혀를 찼다.

‘쳇, 바깥쪽 패스트볼이긴 한데 스트라이크존에서 3개나 빠진 거잖아.’

그는 공을 때리기 위해 마지막 순간 엉덩이를 뒤로 빼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타구는 좋지 못했다.

“우익수가 타구를 처리합니다.”

이반 감독은 다음 타자 머레이에게 기대를 걸었다.

“머레이는 스트라이크존을 좁힐 줄 아는 타자지.”

그러나 머레이는 기대와 반대로 바르가스에게 오늘 경기 첫 삼진을 선물했다.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이반 감독은 오늘 경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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