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화 2002 시즌 올스타전 01
밀러 파크.
밀워키 브루어스의 홈구장이자 가장 최근에 지어진 개폐식 돔구장.
다저스와 자이언츠 전력분석팀의 주장에 따르면 밀러 파크는 타자와 투수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중립구장이었다.
“돔구장인데 햇빛이 들어오는군.”
윌리엄은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는 밀러 파크가 마음에 든 것 같았다.
“4억 달러(5천억 원)가 있으면 우리도 이런 구장을 하나 지어 볼 텐데.”
브라이튼 역시 밀러 파크가 부러운 모양이었다.
김민은 두 선수와 입장이 살짝 달랐다.
‘구장 시설이나 입지는 밀러 파크가 훨씬 좋지만, 투수에게는 트로피카나 필드가 더 좋아.’
트로피카나 필드는 넓은 외야를 가진 투수 친화 구장이었다.
다른 구장에서 펜스를 살짝 넘기는 홈런이 트로피카나 필드에서는 펜스 직격 2루타로 변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악!
잘 맞은 타구가 그대로 펜스를 넘어갔다.
“홈런! 홈런입니다!”
그라운드에서는 홈런 더비가 진행 중이었다.
윌리엄이 브라이튼에게 물었다.
“브라이튼, 누가 우승할 것 같아?”
“난 배리 본즈. 최고의 타자는 배리 본즈지.”
브라이튼은 본즈를 점찍었지만, 김민의 예상은 달랐다.
“본즈는 홈런 더비에 강한 타자가 아니야. 나라면 소사나 제레미를 찍겠어.”
윌리엄이 고개를 김민에게 돌렸다.
“알렉스는 어때?”
“알렉스도 본즈와 같아. 배팅볼에 투지를 일으키지 못하는 타자라고 할까?”
1라운드가 끝나자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4명의 선수가 가려졌다.
“킴의 말대로군. 알렉스와 본즈는 예선도 통과하지 못했어.”
예선 1위는 소사, 2위는 제레미였다.
“킴, 둘 중 누가 이길까?”
“글쎄.”
김민은 2002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을 기억하지 못했다.
“난 소사가 이길 것 같아.”
브라이튼이 소사를 지지하고 나섰다.
“이유는?”
“파워지.”
김민은 소사의 두꺼운 근육을 보곤 미간을 좁혔다.
‘약물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군.’
약물로 근육을 키운 타자들이 아니었다면 김민은 더욱 뛰어난 성적을 올렸을 것이다.
“소사와 제레미의 결승전이야.”
소사와 제레미.
약물로 파워를 올린 두 선수가 홈런 더비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이 대결의 승자는 제레미였다.
그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7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소사를 KO시켰다.
“아메리칸 리그의 제레미가 소사를 누르고 2002 올스타전 홈런 더비 타이틀을 획득합니다!”
장내 아나운서의 승리 선언에 아메리칸 리그 팬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제레미! 제레미!”
“홈런 더비의 승리를 내일로 이어가자!”
윌리엄은 승리한 제레미를 보곤 낮게 중얼거렸다.
“아까 보니까 하나 정도 빠지는 공도 당겨서 펜스를 넘기던데 어디서 저런 힘이 나오는 걸까?”
그는 아직 약물의 정체를 모르는 것 같았다.
“손목 힘을 타고난 것 아니야?”
“그런가?”
“그렇겠지.”
김민은 윌리엄이 약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약물의 시대가 지난 뒤 MVP레벨에 오른 것이라고 생각했다.
‘길게 보면 약물을 하지 않는 것이 정답이었어.’
약물은 선수의 파워와 체력을 급격히 증가시켰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다음 날.
2002 시즌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이 개최되었다.
경기 시작 전, 김민은 양키스의 토린 감독으로부터 선발 출전 통보를 받았다.
“킴, 리그를 대표해서 잘 던져 주길 바라네.”
김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는 양키스의 주전 포수 포사다와 함께 불펜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팡! 팡!
미트에 들어간 공이 좋은 소리를 냈다.
오늘 김민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록튼도 함께 왔으면 좋았을 텐데.’
록튼은 메이저리그에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올스타 레벨과는 아직 거리가 있었다.
“나이스 볼!”
포사다가 미트에서 공을 빼며 목소리를 높였다.
“킴, 이번 올스타전은 강하게 하자고.”
김민이 공을 받으며 물었다.
“삼진을 노리라는 말인가?”
“호세의 코를 눌러 줘야지.”
김민은 호세가 이틀 전 했던 인터뷰를 떠올리곤 어깨를 으쓱했다.
“그런 것까지 일일이 신경 쓰면 머리가 아프다고.”
“하지만, 호세는 진심인 것 같았어.”
폐쇄적
내셔널 리그 올스타 중견수 호세는 이틀 전 기자들의 물음에 이렇게 대답했다.
“아메리칸 리그의 킴이요? 전 그를 최고의 투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페드로나 랜디처럼 타자를 이겨내는 능력이 없습니다. 그는 수비의 도움을 많이 받는 A급 투수일 뿐입니다. 그가 올스타전 선발 투수라니,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호세는 김민이 다른 사이영상 투수들에 비해 삼진이 적다는 이유로 그를 과소평가하고 있었다.
김민이 포사다에게 공을 던진 뒤 말했다.
“이번 시즌 초반 연속 삼진 기록을 쓴 적이 있었지.”
포사다가 공을 미트에서 빼며 말을 받았다.
“9연속 삼진 경기인가? TV로 봤어.”
“그때 마지막 타자를 앞에 두고 삼진을 잡겠다고 공을 던졌지. 알다시피 결과는 삼진과 멀었어.”
포사다가 공을 건네며 물었다.
“삼진을 의식하면 삼진을 못 잡는 스타일인가?”
“무리하게 잡으려고 하면 그만큼 더 멀어지는 게 삼진이야.”
포사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래? 하지만 시즌을 치르다 보면 반드시 삼진을 잡아야 하는 순간이 있잖아. 그런 순간은 어떻게 던지고 있는 거야?”
“그럴 때는 삼진을 잡겠다기보다는 타자를 이긴다는 생각으로 공을 던지고 있어.”
포사다가 미트를 두드리며 말했다.
“킴, 우리 그걸 해 볼까?”
“그거라니?”
“킴이 팀에서 자주 하는 것 말이야.”
김민은 포사다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시프트 말인가?”
“그래, 올스타전에서 한 번쯤 보여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야.”
김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한번 해 보도록 하자.”
두 사람이 시프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사이 2002 시즌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이 시작되었다.
“플레이볼!”
주심의 시작 사인과 함께 내셔널 리그 선발 투수 커트 실링이 초구를 던졌다.
팡!
“스윙 스트라이크!”
크게 돌아간 배트와 주심의 큰 제스처.
관중들은 초구부터 함성을 터트렸다.
“K! K! K!”
포사다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시작된 모양이군.”
“여기 있어도 괜찮겠어? 포사다는 선발 라인업에 들었잖아.”
“이제 더그아웃으로 가야지.”
포사다는 미트를 일일 불펜 포수인 자크에게 넘기고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이번 올스타전은 꽤 뜨거울 것 같군.’
1회 초.
아메리칸 리그의 공격은 득점 없이 끝나고 말았다.
“커트 실링, 아메리칸 리그의 맹공을 무실점으로 막아 냅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최고의 피칭을 보여 주는군요. 커트 실링과 맞서는 아메리칸 리그 선발 투수는 바로 킴입니다.”
김민은 마운드에 오른 뒤 가볍게 공을 던졌다.
팡! 팡!
전광판에는 90마일 전후의 스피드가 기록되었다.
내셔널 리그 1번 타자 호세는 그 스피드를 보곤 미소를 지었다.
“보라고, 킴은 탬파베이 시스템이 만들어 낸 투수야. 저런 공으로는 절대 올스타 레벨의 타자들을 이길 수 없어.”
그는 동료들에게 호언장담을 한 뒤 타석에 들어섰다.
“내셔널 리그의 1회 말 공격! 지금 시작합니다!”
김민은 호흡을 가다듬은 뒤 가볍게 초구를 던졌다.
슉!
바람을 가른 공이 그대로 미트에 들어갔다.
파앙!
“스트라이크!”
호세는 초구를 지켜본 뒤 고개를 끄덕였다.
‘92마일(148km) 패스트볼. 이 정도 공으로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 타자들을 상대한 건가? 아직 난타당하지 않은 게 기적이군.’
그는 이 정도 공이면 언제든 안타로 연결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은 호세의 착각이었다.
김민이 던진 초구는 잘 제구된 바깥쪽 공이었다.
이 공은 약물의 힘이 아니라면 2루와 3루 사이를 통과하는 안타밖에 만들 수 없었다.
포사다는 운이 좋은 건 김민이 아니라 호세라고 생각했다.
‘2, 3루 사이에 시프트를 걸었으니, 안타성 타구가 나왔다고 해도 통과할 수 없었을 거야. 이번에는 호세의 운이 좋았어.’
김민의 두 번째 공은 안쪽을 향했다.
슉!
호세는 그 공을 보곤 두 손에 힘을 주었다.
‘로케이션 투구인가? 그 정도로 올스타 레벨을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는 안쪽 공을 강하게 당겼다.
딱!
배트에 맞은 타구가 총알처럼 1, 2루 사이로 날아갔다.
‘깨끗한 안타군.’
호세가 1루로 걸음을 내디딘 순간이었다.
2루수 홀랜드가 산책하듯 가볍게 공을 잡은 뒤, 1루로 송구했다.
“아웃!”
빠른 발로 유명한 호세가 절반도 채 뛰지 못한 상황.
“이럴 수가 있는 건가? 그 강한 타구를 이렇게 쉽게 처리하다니…….”
그는 고개를 2루수 홀랜드에게 돌렸다.
‘그래 맞아. 홀랜드가 타구의 방향을 예측하고 좋은 수비를 펼친 거야.’
호세는 김민의 뛰어난 피칭을 의식하기보다는 홀랜드의 수비에 초점을 맞췄다.
“킴, 올스타전에 와서도 수비의 도움을 받는 건가? 운이 정말 억세게 좋은 친구군.”
그는 아무리 운이 좋아도 계속 수비의 도움을 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음 타석이면…… 그 좋았던 운도 끝나버릴 것이다.”
호세의 한마디는 주변 선수들에게 저주처럼 들렸다.
딱!
2번 타자 토리가 친 공이 그대로 유격수 글러브에 빨려들었다.
김민은 저주에 걸리긴커녕 올스타 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했다.
“이번 타구도 수비수 정면이었습니다.”
“아메리칸 리그 선수들이 재미있는 걸 들고나왔습니다. 지금 보시고 계신 것은 탬파베이가 자랑하는 수비 시프트입니다.”
내셔널 리그 선수들에게 탬파베이의 수비 시프트는 낯선 것이었다.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지터는 토리의 타구를 받아낸 뒤 수비 시프트의 힘이 예상보다 크다고 생각했다.
‘제구가 뛰어난 투수가 수비 시프트의 도움을 받는다면 올스타 타선도 충분히 막아 낼 수 있다. 수비 시프트는 투수의 레벨을 한 단계 올려 주는 무기야.’
김민은 계속해서 수비 시프트로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3번 타자 소사가 2루수 땅볼로 물러납니다.”
“이번 타구도 아까웠습니다. 타구 속도만 보면 1, 2루 사이를 빠져나가는 게 당연했습니다만…… 홀랜드의 적절한 수비 위치로 안타가 되지 못했습니다.”
호세는 세 타자가 연속 범타로 물러나자 미간을 좁혔다.
“운이 좋아도 어떻게 이렇게 좋을 수 있는 거야?”
그의 말을 들은 본즈가 입술 끝을 올렸다.
“운이라고?”
“유격수 땅볼에 2루수 땅볼 2개잖아. 이게 운이 좋은 게 아니면 뭐야?”
“아직 어리군.”
본즈는 세 타자가 어떻게 아웃되었는지 그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잘 들어 호세. 세 개의 타구는 모두 투수와 포수가 만들어 낸 것이야.”
“만들어 낸 타구라고?”
본즈가 글러브를 들며 말했다.
“다음 이닝 아메리칸 리그 녀석들의 수비 위치를 똑똑히 보라고, 녀석들의 수비 위치는 타자의 위치와 공이 향하는 방향에 따라 매번 달라지고 있어.”
호세는 그것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표정이었다.
“그렇다는 말은 내게 던진 2개의 공도 모두 함정이었다는 건가?”
“수비 시프트를 처음 본 모양이군.”
“내게 시프트라고? 수비 시프트는 극단적으로 당겨치는 좌타자의 타구를 막기 위해…….”
본즈가 호세에게 글러브를 내밀었다.
“정신 차려! 수비 시프트는 극단적으로 당겨치는 타자에게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야. 투수와 타자의 조합에 따라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고.”
그는 호세를 데리고 외야로 나아갔다.
2회 초.
아메리칸 리그는 4번 타자 A로드가 안타를 치고 나갔으나 포사다 그리고 홀과 버넨이 범타로 물러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커트 실링, 좋은 피칭으로 실점 위기를 넘깁니다.”
“아메리칸 리그로서는 선취점을 뽑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군요. 이제 경기는 내셔널 리그의 2회 말 공격으로 이어집니다.”
2회 말.
내셔널 리그의 첫 타자는 배리 본즈였다.
김민은 타석에 선 배리 본즈에게 압도적인 위압감을 느꼈다.
‘이것이 배리 본즈인가?’
던질 곳이 보이지 않았다.
잘 제구된 95마일(153km)도 펜스 밖으로 넘기는 몬스터.
그가 바로 배리 본즈였다.
배리 본즈에게 스트라이크를 던진다는 것은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것과 같았다.
‘초구는 위험해.’
김민은 바깥쪽으로 하나 정도 빠지는 공을 선택했다. 그러자 포사다가 고개를 내저었다.
‘킴, 초구에 볼이라니, 무슨 생각이야?’
그러나 김민은 사인을 바꾸지 않았다.
‘본즈라면 빠지는 공도 장타로 연결할 수 있어. 존에 넣는 건 좋지 않아.’
그는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본즈와 정면승부로 무너졌는지 알고 있었다.
‘저 괴물에게는 100마일(161km)도 통하지 않아.’
한가운데 공이라면 101마일(163km)도 넘겨 버리는 것이 배리 본즈였다.
슉!
빠른 공이 바깥쪽으로 향했다.
배리 본즈가 미간을 좁혔다.
‘시프트를 보니 2, 3루 쪽으로 타구를 유도할 생각이군.’
다음 순간, 배트가 움직였다.
본즈의 배트 스피드는 메이저리그 최고였다.
덕분에 어떤 코스의 공도 당겨서 펜스를 넘길 수 있었다.
‘2, 3루가 아니라 당겨서 오른쪽 펜스를 넘겨주지.’
배트가 반쯤 내려왔을 때였다.
‘스트라이크가 아니야.’
급브레이크가 걸린 듯 배트가 멈춰 섰다.
본즈는 파워만 뛰어난 것이 아니었다. 그의 선구안은 메이저리그에서 견줄 선수가 없었다.
팡!
미트에 공이 들어왔지만 주심의 손이 올라가지 않았다.
본즈의 예상대로 초구는 볼이었다.
“볼, 초구는 볼입니다.”
“킴이 긴장한 것일까요?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넣지 못했습니다.”
김민은 포사다로부터 공을 건네받곤 로진백을 만졌다.
‘소사나 제레미와는 클래스가 달라.’
그가 로진백을 만진다는 것은 경기가 쉽게 풀리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김민은 배리 본즈를 상대로 카운트가 뒤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어떻게 하지? 던질 곳이 없어.’
그가 미간을 좁히자 포사다가 타임을 걸고 마운드에 올라갔다.
“킴 긴장하지 말라고, 그냥 올스타 게임일 뿐이야.”
그는 본즈를 반드시 잡고자 하는 마음이 승부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던질 곳이 보이지 않아.”
“시프트를 걸었잖아. 맞춰 잡자고.”
김민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본즈는 무리야. 삼진으로 가자.”
포사다가 눈을 크게 떴다.
“킴! 그게 무슨 소리야? 맞춰 잡는 게 힘든 타자를 상대로 삼진이라니?”
“배트에 공이 닿지 않게 하겠어. 본즈를 잡으려면 그 수밖에는 없어.”
포사다는 김민의 표정이 진지한 것을 보곤 고개를 끄덕였다.
“킴의 생각이 그렇다면 그렇게 해. 하지만 너무 무리하지는 말라고. 이건 어디까지나 올스타전이니까.”
김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받았다.
“알고 있어.”
그는 포사다가 내려간 뒤 두 번째 공을 던졌다.
슉!
바깥쪽으로 빠른 공이 날아갔다.
본즈는 공을 보곤 옅은 미소를 지었다.
‘배터리 회의의 결과가 볼넷이란 말이군.’
그는 김민이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존에서 제법 벗어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공이 휘어지면서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
파앙!
“스트라이크!”
본즈는 미트에 들어온 공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속 슬라이더라. 예상하지 못했던 구종이야.’
앞선 1회. 김민은 패스트볼과 스플리터를 섞어 던지면서 타자들을 요리했다.
그것을 본 본즈는 패스트볼과 스플리터에 타이밍을 맞추고 있었다.
‘슬라이더를 던진다는 것을 알았으니, 두 번은 당하지 않는다.’
그는 배트를 세우곤 김민을 노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