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화 캔자스의 빅3 03
4회 말.
공격에 앞서 팬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캔자스 고! 고!”
선두 타자인 하이드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한 응원.
하이드는 배터 박스에 들어간 뒤 오른발로 흙을 다듬었다.
“하이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첫 타석은 삼진을 기록했습니다.”
“두 번째 타석부터는 공이 눈에 익은 만큼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메이저리그 전력분석팀들은 김민이 타석마다 볼 배합을 바꾼다고 주장했다.
- 킴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다양한 패턴을 가지고 있는 선수지. 그가 어떤 패턴을 들고나올지는 전혀 예상할 수 없어.
- 패턴을 예상하고 대처한다고 해도 안타를 맞으면 바로 다음 타석에서 패턴을 바꿔 버린다고. 이래서야 의미가 없지.
하이드는 김민이 던질 공을 예측하기보다는 원하는 공을 정해 놓고 타격하는 쪽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킴 같은 투수를 상대로 머리싸움을 벌이는 건 승산이 낮아.’
그가 목표로 정한 공은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하이 패스트볼이었다.
‘하이 패스트볼을 노린다.’
홀먼 단장이 그라운드를 주시하며 말했다.
“하이드가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군요. 그라면 안타를 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는 여기서 안타를 하나쯤 맞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반면 루카스 단장은 반드시 안타를 때려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킴에게 언제까지 눌려 있을 빅3가 아니야.’
그가 목소리에 힘을 주며 말했다.
“하이드라면 반드시 때려낼 겁니다.”
슉!
빠른 공이 바깥쪽으로 날아왔다.
하이드는 배트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바깥쪽 이분법인가? 또 시작이군.’
그는 하이 패스트볼을 목표로 정했지만, 1회와 똑같은 볼 배합을 그냥 넘길 수 없었다.
‘스플리터는 더 이상 통하지 않아!’
배트가 아래쪽에서 공을 퍼 올리기 위해 움직였다.
그러나 이번 공은 떨어지는 대신 바깥쪽으로 휘었다.
스플리터가 아니었던 것이다.
탁!
배트에 맞은 공이 1루 파울 라인을 벗어났다.
“파울!”
‘쳇, 커터였군.’
하이드는 배트를 세우곤 이마를 찌푸렸다.
‘하이 패스트볼을 목표로 정해놓고 커터에 배트가 나가고 말다니, 나도 심지가 곧은 사람은 아니군.’
김민은 카운트를 잡았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타구가 라인 안쪽으로 들어왔다면 1루 땅볼 아웃이었을 텐데 아쉬운 결과군.’
그는 시프트를 활용해 타자를 잡아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다.
“킴, 두 번째 투구에 들어갑니다!”
슉!
이번에는 안쪽 빠른 공.
하이드는 배트를 멈추고 기다렸다.
‘로케이션에 흔들리지 않는다.’
팡!
미트에 들어온 공은 패스트볼 궤적보다 하나 정도 떨어져 있었다.
“이번 공은 볼이군요.”
김민이 안쪽으로 던진 공은 스플리터였다.
“카운트 1-1, 하이드 쉽게 물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첫 타석은 삼구삼진이었지만, 이번 타석은 다를 것 같습니다.
캔자스시티 팬들은 하이드가 반격의 선봉에 설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이드! 가라!”
“안타 하나 부탁해!”
긴장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순간, 세 번째 공이 날아왔다.
슈욱!
바깥쪽 낮은 코스.
‘이번에도 스플리터다.’
하이드는 배트를 멈췄다.
그러나 공은 떨어지는 대신 그대로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
팡!
“스트라이크!”
느린 패스트볼이 만들어 낸 스트라이크.
하이드는 허를 찔렸지만, 초조해하지 않았다.
‘투 스트라이크라. 킴이 그 무기를 꺼낼 때가 됐군.’
그는 다음 공으로 하이 패스트볼을 확신했다.
‘조금 전 느린 패스트볼은 하이 패스트볼을 던지기 위한 준비에 불과하다.’
하이드는 배트를 세우곤 호흡을 조절했다.
“후우…….”
쉬익!
바깥쪽에 빠른 공.
하이 패스트볼이 아니었다.
‘하이 패스트볼을 던질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는 김민이 들고나온 새로운 승부구에 미간을 좁혔다.
‘그렇다면 때려주지!’
하이드는 스플리터라면 걷어 올리고 패스트볼이라면 커트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공은 그의 예상을 벗어나 크게 휘어져 들어왔다.
‘슬라이더?’
멈칫한 순간 손잡이 부분에 타구가 맞았다.
팍!
“하이드가 친 타구가 크게 튀어 오릅니다!”
바운드는 김민의 키를 넘길 정도로 컸다.
“투수 키를 넘기는 공! 그러나 유격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팍!
글러브에 잡힌 공이 소리를 냈다.
‘좋았어.’
유킬리스는 글러브에서 공을 뺀 뒤, 정확하게 1루에 송구했다.
“하이드! 1루에서 아웃입니다!”
“유칼리스 유격수 포지션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 줍니다.”
하이드는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면서 쓴 표정을 지었다.
‘젠장…… 거기서 슬라이더를 던질 줄이야. 매 타석 볼 배합을 바꾼다더니, 사실이었군.’
그는 바깥쪽 공을 때리지 않고 기다렸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야구에 만약은 존재하지 않았다.
“다음 타자는 2번 타자 윌리엄입니다.”
“윌리엄은 조금 전 하이드와 김민의 대결을 눈여겨보았을 겁니다.”
윌리엄은 대기 타석에서 김민이 하이드를 어떻게 상대하는지 똑똑히 지켜보았다.
‘첫 번째 타석과 비슷한 볼 배합처럼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볼 배합이다.’
김민은 두 번째 타석에서 첫 번째 타석의 결과를 이용하는 노련함까지 보여 주었다.
‘어떻게 공략하지?’
윌리엄은 하이드와 달리 상대를 공략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슉!
코너를 깊게 찌르는 공.
윌리엄은 배트를 내지 못했다.
“스트라이크!”
전광판에 표시된 구속은 94마일(151km).
제구가 된 공 중에는 가장 빠른 공이었다.
‘틀렸어.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아.’
김민은 특정 구종이나 코스를 노리는 것으로 공략할 수 있는 투수가 아니었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을 잘 보고 치는 수밖에.’
윌리엄은 수 싸움 대신 눈과 재능으로 이 승부를 풀고자 했다.
슉!
두 번째 공은 안쪽에서 떨어지는 스플리터였다.
탁!
뒤늦게 걷어 올린 공이 1루 관중석에 떨어졌다.
“파울!”
순식간에 투 스트라이크.
‘히팅 포인트가 맞지 않아. 어떻게 하지?’
윌리엄은 당황하고 있는 자신을 깨닫고 쓴웃음을 지었다.
‘내가 타석에서 자신감을 잃을 줄이야.’
그는 소매를 걷어 올린 뒤, 배트를 세게 잡았다.
‘삼진도 좋다. 무조건 풀스윙이다.’
윌리엄은 포심 패스트볼에 타이밍을 맞췄다.
김민은 윌리엄의 표정과 타격 자세를 보곤 바로 공을 던지지 않고 타임을 걸었다.
주심이 이내 김민에게 물었다.
“무슨 일인가?”
“공을 교체해 주십시오.”
투수가 공의 교체를 요구할 경우 주심은 공을 새로운 공을 내어 주게 되어 있었다.
렉터는 김민이 공을 교체하는 것을 보고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 킴은 못 이기겠어.”
“그게 무슨 말이야? 공을 교체하는 게 그렇게까지 대단한 일인가?”
부르스가 시큰둥하게 묻자 렉터가 대답했다.
“타이밍이 절묘했다고. 보라고! 윌리엄의 집중력이 일순간에 사라졌어.”
부르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난 모르겠는데?”
“모르긴…… 모르는 척하는 것이겠지. 지금 윌리엄은 초집중 상태야.”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김민이 승부구를 던졌다.
휙!
손끝을 떠난 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아래로 떨어졌다.
윌리엄은 배트를 내다가 잠시 주춤했다.
‘뭐지? 커브인가?’
커브라면 칠 수 있다.
윌리엄은 그렇게 판단했다.
하지만 김민이 던진 공은 예상보다 더 떨어졌다.
팍!
바운드 된 공을 록튼이 몸으로 막아 냈다.
“포수가 블로킹합니다!”
록튼은 오른손으로 공을 잡자마자 윌리엄의 몸을 터치했다.
“배터 아웃!”
윌리엄은 아웃된 직후 미간을 좁혔다.
‘이번 공…… 커브가 아니었어.’
김민이 윌리엄에게 던진 승부구는 원바운드 체인지업이었다.
중계진이 느린 화면을 보며 목소리를 높였다.
“킴, 낙차가 큰 체인지업을 던져서 삼진을 잡아냅니다.”
“아쉽군요. 윌리엄의 선구안이라면 충분히 배트를 멈출 수 있었습니다.”
오늘 해설을 맡은 크루터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포수로 활약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윌리엄은 삼진을 당한 뒤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유…… 이번에는 삼진을 당할 만했어.”
캔자스시티의 빅3는 언뜻 보면 비슷해 보였다.
빠른 발, 좋은 어깨, 그리고 준수한 타격.
하지만 세 선수는 개성이 뚜렷했다.
하이드는 강한 상대를 만나면 더욱 투지를 불태우는 선수였고, 윌리엄은 상대를 계속해서 분석하고 파고드는 분석가였다.
마지막으로 포드는 본능으로 어떻게든 안타를 만들어 내는 타자였다.
쉽게 말해 세 선수는 투수를 공략하는 방법이 각기 달랐다.
윌리엄이 더그아웃으로 돌아오자 하이드가 미간을 좁혔다.
“윌리엄, 너답지 않은 삼진이었어.”
윌리엄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답지 않은 스윙이었다는 건 인정하지. 하지만 견적이 나오지 않는데 어떻게 하겠어.”
“견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메이저리그 제1의 분석가가 분석에 실패한 건가?”
윌리엄이 배트를 꽂은 뒤 자리에 앉았다.
“메이저리그 제1이라는 말은 접어 두는 게 좋을 것 같아. 난 항복이라고, 킴은 분석이 되지 않는 투수 중 하나야.”
딱!
다음 순간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나왔다.
“캔자스시티, 오늘 첫 안타입니다!”
하이드가 고개를 윌리엄에게 돌리며 말했다.
“홀이 쳐 냈군.”
“그래, 홀이 쳐 냈어.”
윌리엄은 어떻게 홀이 안타를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김민은 안타를 맞은 뒤 모자를 고쳐 썼다.
‘오른쪽으로 건 수비 시프트가 무색해지는군.’
수비 시프트는 무적이 아니었다.
예상과 반대 방향으로 타구가 날아간다면 역으로 수비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몰론 이번 타구는 시프트와 반대되는 타구는 아니었다.
“2사 주자 1루, 타석에는 포드입니다.”
윌리엄은 포드라면 김민의 공을 쳐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본능으로 어떻게든 하는 포드라면 수 싸움에 영향을 받지 않고 좋은 타구를 날릴 수 있을 거야.’
포드가 배트를 세운 순간 높은 코스로 패스트볼이 날아왔다.
‘하이 패스트볼!’
포드는 이 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팍!
배트에 맞은 공이 그대로 백네트에 꽂혔다.
“파울!”
하이드가 타구를 보곤 고개를 내저었다.
“평소하고 같은 스윙으로는 공략할 수 없어.”
“공이 떠오르기 때문인가?”
윌리엄의 물음에 하이드가 답했다.
“맞아. 저 공은 몸을 낮추든가 스윙 각도를 바꾸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그 둘 중 하나로 패스트볼을 공략할 수 있을까?”
“할 수 있어.”
하이드는 자신 있게 말했지만, 윌리엄은 고개를 갸웃했다.
‘불가능해. 그런 공략법이 통했다면 지터와 제레미가 공략하지 못했을 리가 없어.’
그는 김민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탁!
두 번째 공도 파울.
카운트는 순식간에 0-2로 나빠졌다.
“포드, 코너에 몰렸습니다.”
“여기서 4번 타자가 해 주지 못하면 곤란합니다.”
중계진은 캔자스시티를 응원하는 쪽이었다.
“여기서 승부구가 올 거야.”
윌리엄이 하이드의 말을 받았다.
“그 정도는 포드도 알아.”
“빠른 공이 두 개. 다음 공은 커브가 유력해.”
윌리엄이 말을 받지 않자 하이드가 물었다.
“윌리엄, 넌 어떻게 생각해?”
“글쎄…….”
윌리엄이 말을 줄인 이유는 김민이 어떤 공을 던질 것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인 에이스라면 하이드의 말대로 구속 차이가 많이 나는 브레이킹볼을 던질 테지. 하지만 킴은 아니야. 그는 3개 연속 패스트볼을 던질 수도 있어.’
슉!
김민이 포드에게 던진 승부구는 안쪽을 깊게 찌르는 패스트볼이었다.
포드는 체인지업이나 커브를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패스트볼에 배트가 따라가지 못했다.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전광판에 표시된 구속은 93마일(150km).
포드가 못 칠 정도로 빠른 공은 아니었다.
하지만 브레이킹볼 타이밍에 들어왔기 때문에 배트와 공의 차이가 컸다.
하이드는 자신의 예상이 빗나가자 혀를 찼다.
“또 역으로 갔어.”
윌리엄은 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킴은 이게 당연한 거야.’
그는 오늘 경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고 생각했다.
6회 말.
하이드가 내야 안타를 치고 1루에 나갔지만, 배터리의 피치아웃에 걸려 허무하게 아웃되고 말았다.
“캔자스시티! 주자가 나갔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합니다.”
“킴과 록튼 배터리에게 하이드가 완벽하게 당했습니다.”
윌리엄은 하이드의 도루 실패를 보면서 낮게 중얼거렸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마음을 비우는 편이 낫겠어.’
마음을 비웠기 때문이었을까?
7회 말.
선두 타자로 나온 윌리엄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트렸다.
“캔자스시티! 처음으로 선두 타자가 출루합니다.”
“스코어는 아직 2-0입니다. 충분히 따라갈 수 있습니다. 캔자스시티! 힘을 내야 합니다.”
홈구장을 찾은 팬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2점이라면 원찬스로 따라붙을 수 있다고.”
“할 수 있어!”
“가자! 캔자스!”
빠른 주자를 내보낸 김민은 기어를 바꿔 넣었다.
‘이미 경기 후반…… 다음 이닝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겠지.’
탬파베이에는 그의 뒤를 지켜줄 수 있는 강력한 필승조가 있었다.
‘힘을 아끼는 건 사치야.’
파앙!
“스트라이크!”
전광판에 표시된 구속은 96마일(154km).
“7회 말에 96마일이라고?”
“킴은 지금까지 힘을 아꼈던 것인가?”
타자들은 마치 투수가 교체된듯한 착각에 빠졌다.
‘모든 공이 빨라.’
‘타이밍을 맞출 수가 없어!’
‘제길…… 홈플레이트 앞에서 공이 떠오르다니.’
김민은 세 타자를 삼진 2개와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곤 이닝을 마쳤다.
홀먼 단장은 그의 피칭에 만족했다.
“나쁘지 않은 투구였습니다.”
7이닝 무실점 2피안타 1사사구 8K.
캔자스시티가 자랑하는 빅3는 내야 안타 하나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전부였다.
루카스가 쓰디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킴은 확실히 대단하군요.”
“슬슬 답을 주실 시간입니다만…….”
홀먼 단장은 디스카운트를 바라고 있었다.
“윌리엄을 바라신다면 안드레가 아닌 설리반을 테이블에 올려야 할 겁니다.”
루카스는 가격을 내리기보다 올렸다.
홀먼 단장이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근거가 뭡니까?”
“보셨지 않습니까? 윌리엄은 빅3 중 가장 뛰어난 타격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홀먼 단장의 입가가 올라갔다.
‘방금 나온 안타를 이용하겠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인정하겠습니다. 윌리엄은 뛰어난 타자죠. 그래도 설리반은 내드릴 수가 없습니다. 대신 이쪽에서 원하는 타자를 바꾸지요. 오늘 안타를 때리지 못한 포드가 어떻습니까?”
포드는 캔자스시티의 4번이었다.
어설픈 선수와는 트레이드 자체가 불가능한 선수였다.
루카스가 크게 화를 내며 말했다.
“홀먼!”
홀먼 단장이 태연한 목소리로 말을 받았다.
“오늘 포드는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했습니다. 아닙니까?”
루카스는 윌리엄의 안타를 이용하려다가 포드의 가치를 깎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오늘 경기는 우리 팀의 약점이 고스란히 노출된 경기다.’
캔자스티의 두 번째 실점은 내야 수비 실책에 의한 것이었다.
‘선발 투수와 내야. 그리고 불펜. 셋을 모두 보강하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는 루카스에게 홀먼이 말했다.
“루카스, 어제 제시한 딜에 에두아르도를 얹어 드리죠. 나이가 많지만 당장 1, 2년은 괜찮을 겁니다.”
루카스의 가려운 부분을 모두 긁어주는 딜이었다. 그러나 루카스는 쉬이 답을 하지 않았다.
홀먼이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후…… 알겠습니다. 에두아르도 대신 몬도를 드리죠. 더 이상은 저희도 양보할 수 없습니다.”
에두아르도보다는 젊은 몬도가 나았다.
“알겠습니다.”
투수 유망주와 주전 내야수 그리고 쓸 만한 불펜 투수의 조합.
루카스는 이 이상의 카드를 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