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징 패스트볼-118화 (118/296)

118화 인터 리그 06

떨어지는 물.

이것은 탬파베이 타자들의 강한 스윙과 블루의 오버 페이스가 합해 만들어진 결과였다.

바나 투수 코치는 홈런이 나오자마자 데니스 감독에게 투수 교체를 건의했다.

“블루의 구위가 떨어졌습니다. 이대로는 클린업을 이겨내지 못할 겁니다.”

그러나 데니스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솔로 홈런을 하나 맞았다고 에이스를 내릴 수는 없네.”

바나 투수 코치는 데니스 감독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데니스 감독을 설득하기 위해 설명을 덧붙였다.

“오늘 블루는 킴을 강하게 의식해 오버 페이스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습니다. 80개도 채 되지 않는 투구수지만, 평소의 100개와 맞먹는 체력을 소모했을 겁니다.”

데니스 감독 역시 블루의 체력 소모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투수 교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구위가 떨어진 채 던지는 법을 깨닫지 못한다면, 블루는 이 이상 앞으로 나갈 수가 없을 거야.”

데니스 감독은 빠른 공으로 상대를 윽박지르기만 해서는 최고의 투수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좌우 로케이션, 변화무쌍한 브레이킹볼, 체인지 오브 페이스…… 킴이 사용하는 그 기술들을 블루도 언젠가는 받아들여야 한다.’

그는 김민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 중 절반만 블루가 가지게 되어도 리그를 지배할 수 있다고 보았다.

“3번 타자 안데르센, 끈질긴 승부를 이어갑니다.”

안데르센은 카운트를 2-2까지 맞추면서 버텼다.

바나 투수 코치는 안데르센이 버틸 수 있는 이유를 블루의 구위 하락에서 찾았다.

‘조금 전 나온 파울도 5회 같았으면 헛스윙이 되었을 거야.’

전광판에 표시된 구속은 김민의 최고 구속과 같은 96마일(153km).

하지만 회전수는 구속 이상으로 크게 떨어져 있었다.

현재 블루의 패스트볼은 볼 끝이 무디다고 말하는 그런 공이 되어 있었다.

딱!

“안데르센! 다섯 번째 공도 커트합니다!”

“경기 후반 탬파베이 타자들의 집중력이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블루는 모자를 벗은 다음 땀을 닦았다.

‘더운 날씨가 아닌데 땀이 이렇게 많이 나다니…….’

그는 길게 심호흡했다.

“후우…….”

그의 피칭에 환호하던 관중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여기서 무너질 순 없어.’

블루는 그립을 세게 잡았다. 그리곤 한가운데로 공을 밀어 넣었다.

파앙!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안데르센은 삼진을 당한 직후 미간을 좁혔다.

‘큭…… 공이 다시 빨라졌어.’

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공은 97마일(156km)을 기록했다.

데니스 감독은 안데르센의 삼진을 보곤 바나 투수 코치에게 고개를 돌렸다.

“교체할 타이밍이군.”

블루는 그가 바라는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그는 끝까지 자신의 강속구를 버리지 않았다.

데니스 감독은 생각했다.

‘어쩌면 블루는 킴과 근본적으로 다른 투수일지도 모른다.’

그의 지시에 바나 투수 코치가 인터폰을 들었다.

“투수 교체야. 심슨을 내보내게.”

“알겠습니다.”

그 사이 데니스 감독이 마운드로 향했다.

“말린스, 투수를 교체합니다.”

“7회 2사에 교체군요. 생각보다 이른 투수 교체입니다.”

김민은 데니스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이 적절하다고 보았다.

‘홈런을 맞은 직후가 아닌 한 타자를 잡은 뒤 교체를 지시했어. 흔들리는 에이스에게 환기할 시간을 갖게 한 것인가? 나쁘지 않은 판단이야.’

그는 말린스가 강팀으로 군림하는 이유가 프런트의 힘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선수와 코칭 스탭, 그리고 프런트가 하나가 되어야 진정한 의미의 강팀이 될 수 있다.’

김민은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로 시선을 옮겼다.

탬파베이 선수들은 나쁘지 않았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바라볼 정도는 아니었지만, 어떤 팀과도 박빙의 승부를 벌일 수 있었다.

코칭 스탭도 괜찮은 편이었다. 그들은 김민이 제시한 시프트 전술을 오프 시즌 동안 발전시켰으며, 신인 선수를 기용하는데도 망설임이 없었다.

‘문제는 프런트인가?’

탬파베이 프런트는 다른 팀에 비해 낫다고 할 수 없었다.

물론 프런트도 할 말은 있었다.

탬파베이는 메이저리그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스몰마켓이었다.

이는 사용할 수 있는 자금 역시 메이저리그 최하위권이라는 뜻이었다.

탬파베이 프런트로서는 최소한의 자금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어야 했기 때문에 모든 결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심슨, 4번 타자 아울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칩니다.”

7회 초, 탬파베이 공격은 케니히의 솔로 홈런 하나에 만족해야 했다.

물론 김민은 그 홈런 하나로도 만족했다.

7회 말.

플로리다 말린스 타선도 탬파베이와 같은 1, 2, 3번이었다.

“말린스, 이제 반격에 나설 차례입니다.”

“1번부터 시작하는 타순이 좋습니다.”

공격에 앞서 후드 타격 코치가 선수들에게 말했다.

“바깥쪽으로 흐르는 공을 조심하고 패스트볼을 노려라.”

슬라이더나 커터에 속지 말고 패스트볼을 때려내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말하는 것과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것은 천지 차이였다.

1번 타자 듀크는 슬라이더를 걸렀지만, 결국 커터에 배트가 나가고 말았다.

탁!

배트 끝에 맞은 공이 1루수 아울의 미트에 들어갔다.

“아울, 공을 잡아 그대로 타자를 터치합니다.”

“듀크답지 않은 타격입니다. 조금 더 신중하게 공을 보았다면 어땠을까요?”

2번 타자 레나도는 듀크보다 신중했다. 하지만 너무 신중한 나머지 2-2 카운트에서 룩킹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킴! 오늘 경기 12번째 삼진을 기록합니다!”

블렛소 투수 코치는 레나도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공의 구속을 보곤 고개를 투수 명단으로 돌렸다.

‘93마일(150km) 하이 패스트볼. 킴의 구위도 초반만 못해.’

김민의 투구는 오버 페이스라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그의 체력 역시 평소보다 빠르게 떨어지고 있었다.

이는 체온 저하를 막기 위한 불펜 투구가 원인이었다.

김민은 이닝이 끝날 때마다 더그아웃이 아닌 불펜에서 공을 던지며 다음 이닝을 준비했다.

‘불펜 투구는 몸이 식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소모되는 체력까지는 어떻게 할 수 없다.’

블렛소 투수 코치는 김민의 투구가 딱 7회까지라고 생각했다.

그가 이반 감독에게 고개를 돌린 순간이었다.

이반 감독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불펜을 가동하게.”

“알겠습니다.”

이반 감독도 블렛소 투수 코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킴! 3번 타자 다니엘에게 오늘의 두 번째 안타를 허용합니다.”

다니엘이 받아친 공은 스플리터였다.

김민은 스플리터가 밋밋하게 들어간 것이 안타의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악력이 줄어든 모양이군. 이제 고속 스플리터는 힘들겠어.’

그는 라이징 패스트볼이나 고속 스플리터는 더 이상 던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걱정할 필요는 없어. 내가 처음부터 그런 공을 던졌던 것은 아니니까.’

김민이 블루와 다른 점은 두 가지 무기 없이도 타자를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탁!

“파울!”

바깥쪽에 떨어진 체인지업에 힘없는 파울 타구가 나왔다.

“4번 타자 페코, 체인지업에 밸런스가 무너졌습니다.”

페코는 김민의 체인지 오브 페이스에 끌려다니고 있었다.

‘녀석…… 패턴을 다시 바꾼 건가?’

패스트볼 위주의 피칭이라면 어떻게든 적응해 보이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김민은 그가 적응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그는 다시 한번 투구 패턴을 변화하며 페코를 코너로 몰아붙였다.

“스윙 스트라이크!”

원 바운드 스플리터에 크게 헛스윙.

“낮게 떨어지는 공에 다시 배트가 나갑니다!”

김민이 던진 두 개의 공은 모두 볼이었다.

“페코, 침착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킴은 정면으로 승부하는 투수가 아닙니다.”

카운트 0-2, 투수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카운트였다.

경기 초반과 같은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다면, 김민은 망설이지 않고 하이 패스트볼을 꽂아 넣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7회 말이었다.

‘슬라이더로 간다.’

김민은 페코의 배트가 나와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페코의 배트는 반쯤 나오다가 멈추고 말았다.

파앙!

“볼, 볼입니다. 카운트 1-2, 페코는 여전히 타석에 서 있습니다.”

“페코, 마지막 순간 배트를 잘 멈췄습니다.”

김민은 페코가 슬라이더와 패스트볼의 차이를 간파했다고 생각했다.

‘말린스에서 4번을 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기본적으로 좋은 타자다.’

어설픈 공으로는 장타를 맞을 뿐.

김민은 이럴 때일수록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코너로 정확하게 제구를 해야 해.’

빠른 공이 바깥쪽 코너로 날아갔다.

‘패스트볼!’

탁!

배트에 맞은 공이 3루 더그아웃 앞에 떨어졌다.

“페코, 킴의 패스트볼을 커트해냈습니다. 구속은 92마일(148km)입니다.”

“이번 공은 그대로 들어왔다면 스트라이크가 되었을 겁니다. 페코, 잘 커트했습니다.”

페코가 배트를 세우면서 긴 숨을 내쉬었다.

‘벌써 두 번이나 당했다. 세 번째 타석까지 당할 수는 없다.’

그는 주자를 확인하곤 시선을 김민에게 돌렸다.

‘킴, 피하지 말고 와라!’

페코가 집중력을 최대로 끌어올린 순간, 김민이 1루를 향해 몸을 돌렸다.

“킴! 1루에 날카로운 견제!”

예상하지 못한 견제에 1루 주자 다니엘이 급히 귀루했다.

“세이프!”

다니엘은 몸에 묻은 흙을 털어내면서 혀를 찼다.

“그 상황에서 견제를 할 줄이야.”

그는 김민의 견제 타이밍이 날카롭다고 생각했지만, 김민이 견제한 이유는 그를 잡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김민이 목표로 한 선수는 바로 페코였다.

‘견제구 하나. 이 하나로 타자의 집중력을 흔들 수 있다면 좋겠는데…….’

그는 이 견제구가 팽팽하게 당겨진 페코의 집중력을 끊어놓길 원했다.

이반 감독은 김민의 운영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평범한 투수였다면 타자에 집중하느라 주자를 생각하지 못했을 거야.”

“킴만이 할 수 있는 날카로운 견제였습니다.”

바이슨 수석 코치 역시 김민의 견제구를 높이 평가했다.

“킴, 공을 건네받고 투구에 들어갑니다.”

김민은 록튼의 미트를 바라보며 공을 강하게 챘다.

‘그대로 들어가라!’

집중력이 흩어졌다면…….

페코는 이 공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할 것이다.

슉!

빠른 공이 타자 안쪽을 향해 돌진했다.

‘스플리터?’

페코는 몸을 움츠리면서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아니야. 이건 패스트볼이다. 칠 수 있어.’

김민의 견제구에도 불구하고 페코의 집중력은 떨어지지 않았다.

따악!

날카로운 타격음.

록튼은 눈을 크게 떴다.

‘타, 타구가 빨라!’

펜스를 넘어가는 장타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대로 1, 2루 사이를 뚫어낸다면 상황은 꽤 위험해졌다.

“2루…….”

록튼의 입에서 나오려던 콜이 입 안에서 맴돌았다.

그가 콜을 하기 전 모든 상황이 끝난 것이다.

“칼튼의 호수비가 나왔습니다! 날아가는 공을 그대로 잡아냅니다!”

김민은 공을 잡은 칼튼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1루!”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김민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아직이야! 1루 주자가 살아 있다고!’

칼튼은 김민의 콜 사인에 재빨리 몸을 돌렸다. 그리곤 1루를 향해 공을 던졌다.

2루로 스타트를 끊었던 1루 주자 다니엘을 잡기 위한 플레이.

“다니엘! 1루로 귀루하지 못하고 그대로 아웃됩니다!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 더블 플레이로 7회를 막아 냅니다.”

“이것은 1루 주자 다니엘의 실책이군요. 3루로 가고자 하는 마음이 커서 타구를 끝까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페코의 좋은 타구는 1루 주자 다니엘의 욕심과 겹쳐 더블 플레이로 끝이 나고 말았다.

록튼은 고개를 숙인 채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페코를 보며 생각했다.

‘좋은 타구가 나온다고 항상 안타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타구는…… 정말 운이 좋지 않았다.’

- 노력은 결과를 배신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 장면이라면 노력이 결과를 배신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김민은 더블 플레이를 완성한 직후, 칼튼을 향해 주먹을 내밀었다.

“칼튼, 오늘의 하이라이트였어.”

칼튼이 주먹을 뻗으며 그의 말을 받았다.

“킴, 오늘 뉴스 마지막 장면을 빼앗아 미안하군.”

김민의 삼진 퍼레이드와 칼튼의 호수비, 스포츠 뉴스를 편집하는 PD는 마지막 장면을 무엇으로 해야 할지 고민에 잠기게 될 것이다.

칼튼이 더그아웃으로 들어서자 그에게 손과 주먹이 쏟아졌다.

“나이스 플레이.”

“최고다 칼튼!”

“너답지 않았어!”

칭찬과 농담이 반반 섞인 더그아웃.

“난 언제나 최고라고.”

탬파베이 선수단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김민이 글러브를 빼자 블렛소 코치가 다가왔다.

“킴…….”

김민은 그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먼저 입을 열었다.

“아이싱을 받겠습니다.”

“으음, 알고 있었나?”

“7회 내내 패스트볼 구속이 93마일(150km)을 넘지 못했습니다. 더 던질 수는 있지만, 여기까지 던지는 것이 좋겠죠.”

그는 언제 멈춰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는 투수였다.

“8회는 볼튼에게 맡기도록 하게.”

오늘 김민의 성적은 다음과 같았다.

7이닝 무실점 12K 2피안타 무사사구.

흠잡을 곳이 없는 피칭이었다.

“볼튼이라면 잘 해낼 겁니다.”

김민이 라커룸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블렛소 코치가 말했다.

“킴, 난 오늘 믿기지 않는 광경을 보았어. 어떻게 하면 그렇게 던질 수 있는 건가?”

블렛소 투수 코치의 물음에 김민이 짧게 대답했다.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말 그대로였다.

그는 최선을 다해 공을 던졌을 뿐이었다.

9연속 타자 삼진은 그 과정에서 나온 결과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8회 말.

볼튼은 강력한 패스트볼로 말린스 타자들을 압도했다.

“98마일(158km)입니다! 말린스 하위 타선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강속구입니다!”

볼튼은 김민과 전혀 다른 유형의 투수였다.

말린스 타자들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세 타자를 상대로 삼진 두 개와 내야 플라이 하나.

볼튼은 힘으로 말린스를 압도해 버렸다.

9회 초.

탬파베이는 안타 2개와 재치 있는 주루로 달아나는 점수를 뽑는 데 성공했다.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 스코어를 2-0으로 벌립니다.”

“이 점수는 크군요. 말린스에게 남은 공격 기회는 9회 말뿐입니다.”

데니스 감독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주자를 보곤 낮게 중얼거렸다.

“탬파베이, 더 이상 우리 아래가 아니야.”

그의 말대로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는 더 이상 약팀이 아니었다.

9회 말.

탬파베이는 마무리 로버트를 올려 경기를 끝냈다.

“탬파베이! 말린스를 2-0으로 누르고 위닝 시리즈를 달성합니다!”

“저희 스탭의 말에 따르면, 탬파베이가 말린스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거둔 것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페코와 말린스 선수들은 믿기지 않는 경기 결과에 한 동안 더그아웃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우리가 탬파베이에게 위닝 시리즈를 내줄 줄이야.”

“블루는 최선을 다했어. 우리가 못해서 진 거야.”

타자들은 선취점을 내준 AK. 블루보다는 자신들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듀크가 몸을 일으키며 선수들에게 말했다.

“오늘 경기는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 우린 최선을 다해 녀석들을 상대했고, 녀석들도 최고의 플레이로 우릴 상대했다. 꿈의 무대라 부르는 메이저리그에서 그에 걸맞은 플레이를 보여 준 것이다.”

그가 주먹을 꾹 쥐며 말을 마무리했다.

“최선을 다했다면…… 그랬다면 후회가 남지 않는 경기일 것이다.”

듀크의 말을 끝으로 말린스 타자들이 더그아웃을 빠져나갔다.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와 플로리다 말린스.

두 팀은 앞으로 1년 뒤,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다시 맞붙게 될 것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