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화 악의 제국 02
양키스는 스타 군단이었지만, 자만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들은 강한 상대가 나타나면 진지한 모습으로 돌변해 상대를 분석하고 파훼했다.
“터너, 이번 수비가 끝나면 저 친구를 조금 더 분석해 보자고.”
“오케이.”
포사다는 동료들과 그라운드로 향하며 생각했다.
‘외계인을 제외하곤 그 어떤 투수도 우리 타선을 완벽히 누르지 못했어. 킴은 대단한 투수지만, 끝까지 우리 타선을 억누르지 못할 거야.’
그는 5회 이전에 양키스 선수들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2회 초.
무시나는 삼진 3개를 뽑아내며 탬파베이 타선을 완전히 무력화시켰다.
“세상에…… 여섯 명이 나가서 다섯 명이 삼진을 당했어.”
“이쯤 되면 탬파베이 타자들은 그냥 허수아비 아니야?”
이반 감독이 미간을 좁히면서 코스타 타격 코치에게 고개를 돌렸다.
“코스타, 이건 너무 심한 것 아닌가?”
“타자들이 커브에 제대로 대처를 못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뉴 때도 그랬고, 우리 팀은 왜 커브 투수들에게 약한가?”
“…….”
코스타 코치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커브는 가장 기본이 되는 브레이킹볼이다. 그것을 공략하지 못한다는 것은 브레이킹볼에 대한 대처가 전혀 안 된다는 뜻. 타격 코치인 내 가르침이 잘못된 것일까?’
그는 수비에 참여하지 않은 지명타자 티노에게 고개를 돌렸다.
“티노, 왜 오픈 스탠스를 이용하지 않는 건가?”
오픈 스탠스는 브레이킹볼 공략에 강점이 있는 스탠스였다.
티노가 두 손을 펴며 말했다.
“코스타, 무시나는 커브만 뛰어난 게 아닙니다. 오픈 스탠스를 취하면 바로 패스트볼이 날아올걸요?”
블렛소 투수 코치는 무시나가 김민과 유사한 투수라고 생각했다.
‘무시나와 킴, 두 사람 모두 패스트볼 구속은 90마일 초반에 불과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어떤 타자도 쉽게 공략할 수 없는 다양한 구종과 뛰어난 제구를 지니고 있다.’
김민이 던지는 공은 커터와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그리고 스플리터로 포심 패스트볼을 포함하면 총 6가지 구종이었다.
무시나는 김민보다 한 수 위였다. 그는 너클 커브와 체인지업, 스플리터, 커터, 슬라이더 그리고 투심, 포심 패스트볼 등 무려 7가지 구종을 던질 수 있었다.
두 투수 모두 상대가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구종을 가지고 있었으며, 제구력도 뛰어난 편이었다.
“초반에 점수를 내긴 힘들 겁니다.”
바이슨 수석 코치는 초반 경기 양상이 투수전으로 흘러갈 것이라 예상했다.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김민의 두 번째 삼진.
양키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팬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또 삼진이야.”
“이번 공도 94마일(151km)밖에 안 되는 공이었어.”
양키스 타자들은 더그아웃에서 김민의 패스트볼을 공략하기 위해 머리를 마주했다.
“떠오르는 공이 확실해.”
“로켓하고 같은 공이지?”
“그래.”
그들은 청백전에서 로저 클레멘스의 라이징 패스트볼을 상대한 경험이 있었다.
물론 그 공을 제대로 공략해 낸 타자는 한 명도 없었다.
“히팅 포인트를 당겨서 떠오르기 전에 치면 어떨까?”
4번 타자 오스번의 제안에 3번 터너가 고개를 저었다.
“라이징 패스트볼은 실제로 떠오르는 공이 아니야. 그러니, 무브먼트가 심해지기 전에 공략한다는 건 성립이 안 돼.”
데릭 지터가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난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라이징 패스트볼은 어차피 착시 현상이잖아. 이렇게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면 편하게 스윙할 수 있다고.”
그들이 의견을 나누는 사이 양키스의 2회 말 공격이 끝났다.
“또 삼자범퇴인가?”
“3구만에 땅볼 아웃, 포사다답지 않은 타격이었어.”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6번 타자 포사다가 터너의 말을 받았다.
“커브를 노렸는데 하나도 안 던지더라.”
터너가 고개를 갸웃했다.
“왜 하필 커브야?”
“패스트볼 다음에 낙차 큰 커브는 공식이잖아.”
“그건 투수가 무시나일 때나 그런 거고.”
포사다가 장비를 착용하면서 미간을 좁혔다.
“킴은 무시나하고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꽤 달라.”
카운트 0-2, 무시나라면 커브를 던졌을 타이밍이었다.
그러나 김민은 커브가 아닌 스플리터를 선택했다.
‘브레이킹볼로 타이밍을 빼앗기 보다는 스플리터로 땅볼을 유도해 내는 타입인가?’
그는 어쩌면 김민이 무시나보다 양키 스타디움에 맞는 투수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쪽이든 상대하기 힘든 건 마찬가지야.’
3회 초.
탬파베이가 첫 안타를 뽑아냈다.
그 주인공은 김민의 단짝 록튼이었다.
“나이스 배팅!”
코스타 타격 코치는 오랜만에 나온 안타에 목소리를 높였다.
플로리다에서 날아온 중계진 역시 활기가 돌았다.
“탬파베이! 2사후에 첫 타자가 출루합니다.”
“무시나가 방심했던 모양입니다. 패스트볼이 너무 정직하게 들어갔습니다.”
록튼이 공략한 공은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한 92마일(148km) 패스트볼이었다.
이 정도 구속의 패스트볼은 타자에게 읽힐 경우가 가차 없었다.
무시나는 록튼에게 안타를 맞은 뒤 로진백을 만졌다.
‘9번 타자라고 너무 쉽게 봤어.’
그는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힘을 빼고 던지는 건 딱 9번까지만이야.’
무시나는 1번 타자 칼튼을 상대로 전력투구에 들어갔다.
슉!
투심 패스트볼이 타자 안쪽으로 말려들어 갔다.
“스윙 스트라이크!”
칼튼은 화려한 무브먼트에 미간을 좁혔다.
‘왜 나한테는 록튼에게 던졌던 무딘 패스트볼을 던지지 않는 거야?’
메이저리그에서 테이블 세터를 상대로 힘을 빼고 던지는 투수는 많지 않았다.
슉!
높은 곳에서 크게 떨어지는 커브.
칼튼은 다시 한번 크게 헛스윙하고 말았다.
“스윙 스트라이크!”
코스타 타격 코치는 칼튼의 타격을 보고 탬파베이의 문제점을 깨달았다.
“다 치려고 하잖아.”
탬파베이 타자들은 특별한 노림수가 없었다.
그들은 적극적으로 배트를 내면서 실투가 들어오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제구가 안 좋은 투수라면 몰라도 무시나는 실투가 거의 없는 투수라고.”
코스타 타격 코치는 이런 방법으로는 무시나를 공략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공격 방법을 완전히 바꿔야 해.’
그가 타자들에게 새로운 지시를 내리려는 순간 탬파베이의 공격이 끝났다.
“2루 땅볼! 홀랜드가 여유 있게 주자를 잡아냅니다.”
코스타 타격 코치는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록튼과 칼튼을 보며 혀를 찼다.
“하필 이때에…….”
그의 새로운 지시는 공수교대로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3회 말.
딱!
경쾌한 소리와 함께 타구가 처음으로 우익수 키를 넘겼다.
“알렌의 타구가 우익수 홈스의 키를 넘겼습니다!”
알렌은 빠른 발을 이용해 여유 있게 2루에 안착했다.
“1사 2루. 양키스,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내보냅니다.”
김민은 홈런이 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바깥쪽에서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기가 막히게 걷어 올렸어. 양키스 타자들에게는 시프트 페이크가 먹히지 않는 건가?’
그는 바깥쪽으로 스플리터를 던지기에 앞서 시프트를 왼쪽으로 이동시켜 안쪽 공이 들어오는 것처럼 연기했다.
하지만 알렌은 그 페이크에 속지 않고 침착하게 떨어지는 공을 받아쳤다.
“다음 타자는 9번 타자 에드입니다!”
“9번 타순에 배치되어 있지만, 그건 팀이 양키스이기 때문입니다. 에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타자입니다.”
“밥의 말대로 에드는 양키스이기 때문에 9번을 치고 있는 타자입니다. 이번 시즌 그는 0.276의 타율과 11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성적은 탬파베이의 3번 타자 안데르센과 비슷합니다.”
김민은 에드가 떨어지는 공에 무척 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저 친구라면 스플리터나 커브를 노리고 있을 거야.’
그는 공을 강하게 잡았다.
- 바깥쪽 패스트볼.
슉!
빠른 공이 바람을 일으키며 포수 미트를 향했다.
파앙!
포수 미트에 꽂힌 공이 좋은 소리를 했다.
“스윙 스트라이크!”
에드는 김민의 예상대로 스플리터를 노리고 있었다.
‘큭, 떠오르는 패스트볼인가?’
양키스 타자들은 공략하기 힘든 라이징 패스트볼을 버리고, 스플리터를 집중적으로 노리고 있었다.
알렌의 2루타도 이런 선택과 집중이 만든 결과물이었다.
“킴,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습니다.”
“오늘 패스트볼 제구가 아주 좋습니다. 다만, 한 방은 조심해야 할 겁니다.”
김민은 에드의 스윙을 보곤 양키스 타자들이 노리고 있는 공이 스플리터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시프트에 속지 않고 있는 정도가 아니야. 녀석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공을 정확히 노리는 타격을 하고 있어.’
그는 미간을 좁힌 뒤 포수에게 사인을 냈다.
첫 번째 사인은 공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 주자의 움직임은?
김민이 낸 사인은 등 뒤에 위치한 주자의 움직임을 묻는 것이었다.
록튼이 재빨리 반응했다.
- 베이스에서 멀어.
- 그럼 잡겠어.
두 번의 사인 교환 뒤 록튼이 미트로 무릎을 쳤다.
- 투수가 견제구를 던진다.
탬파베이 내야수들은 포수의 사인에 긴장했다.
‘견제구가 빠지지 않게 제때 2루 베이스에 들어가야 해.’
만에 하나 견제구가 빠지면 1사 3루로 상황이 악화되고 말았다.
사인을 교환한 직후, 김민이 견제구를 던지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온다!’
유칼리스는 재빨리 2루 베이스로 스타트를 끊었다. 그의 기민한 움직임에 2루 주자 알렌이 깜짝 놀랐다.
‘뭐야? 투구가 아니라 견제구인가?’
결정적인 상황에서 2루 견제구를 던지는 투수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김민은 과감하게 2루 주자를 노렸다.
슉!
2루 주자 알렌은 베이스를 향해 몸을 날렸지만, 한발 늦고 말았다.
“아웃!”
2루심의 판정과 함께 양키 스타디움이 술렁거렸다.
“저게 어째서 아웃이야!”
“세이프라고!”
비디오 판독이 없던 시기.
양키스의 토린 감독이 항의했지만, 판정 번복은 없었다.
“2루 주자, 힘없이 더그아웃을 향합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토린 감독은 김민과 록튼 배터리의 솜씨에 감탄할 뿐이었다.
“완전히 허를 찔렀군. 그 상황에서 2루 주자를 노리다니.”
양키스 선수들의 시선은 김민과 에드의 대결에 온통 쏠려 있었다.
그것은 2루 주자 알렌도 예외가 아니었다.
“운영의 마술사라고 하더니, 허언이 아니었습니다. 경기를 끊고 있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양키스 투수 코치 데이비스는 김민의 운영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건 그렇고, 저 친구 볼 배합이 조금 변한 것 같습니다.”
김민은 양키스 타자들이 스플리터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커터를 던져 이를 막아 냈다.
툭!
빗맞은 땅볼이 2루수에게 향했다.
“2루수 칼튼 그대로 1루에 송구! 아웃입니다!”
순식간에 삼자범퇴.
호이스트는 김민의 호투에 혀를 찼다.
“시프트가 막혀도 킴은 킴이라는 건가?”
올드라인은 김민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특정한 공을 노린다.’ 정도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투구폼이나 사인을 간파하지 못하면 공략할 수 없을 겁니다.”
호이스트가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저 친구의 투구폼에 약점이 있을 리가 없잖아. 저 완벽한 밸런스를 보라고, 차라리 외계인의 폼에서 약점을 찾겠어.”
김민이 지난겨울 갈고 다듬은 투구폼은 완벽에 가까운 것이었다.
4회 초.
무시나는 선두 타자 카를로스를 1루 땅볼로 잡아내며 상큼하게 출발했다.
“무시나 11명의 타자를 상대로 겨우 35개의 공만을 던졌습니다.”
“이 페이스라면 오늘도 완투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코스타 타격 코치는 4회가 시작되기 전 타자들에게 노림수를 가지고 타석에 들어서라고 말했다.
그러나 무시나는 김민과 똑같이 노림수만으로 공략할 수 없는 투수였다.
3번 타자 안데르센은 포심 패스트볼을 노리고 타석에 들어섰지만, 무시나는 끝까지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지 않았다.
결과는 커브에 삼진 아웃.
코스타 코치는 노트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김민에게 시선을 돌렸다.
“킴.”
김민은 코스타 코치의 부름에 글러브를 잡았다.
“공수교대입니까?”
“아직 아니야.”
“그럼 무슨 이유로…….”
“무시나, 어떻게 안 되겠어?”
그렉스가 그랬던 것처럼 코스타 코치도 김민에게 답을 원했다.
그러나 김민은 고개를 흔들었다.
“오늘은 양키스 타자들을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벅찹니다.”
코스타 타격 코치는 김민의 손에 들린 노트가 양키스 타자들에 대한 것임을 깨닫곤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내가 할 일을 자네에게 미루면 안 되겠지.”
그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 그래도 이건 너무 답답하군.”
답답한 것은 코스타 타격 코치만이 아니었다.
양키스 타자들은 김민의 결정구가 회마다 바뀌는 것을 깨닫곤 미간을 좁혔다.
“머리가 좋은 친구야.”
“우리가 스플리터를 노리는 걸 이미 간파했어.”
“그래서 던지는 게 커터지?”
“다음 회에는 커터마저 바뀔걸?”
지터가 배트를 들고 타석으로 향하며 말했다.
“패스트볼을 노리자고, 그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던지는 공이니까.”
그의 말대로 김민은 패스트볼을 모든 타자에게 던지고 있었다.
‘라이징 패스트볼이라고 했나? 움직임 자체는 훌륭해. 하지만 스피드는 위협적인 정도는 아니야.’
지터는 스플리터와 정반대의 메커니즘이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론과 현실은 언제나 차이가 있었다.
탁!
배트에 맞은 공은 크게 튀어 오른 뒤, 그대로 투수 글러브에 들어갔다.
“아웃!”
1루심의 판정에 지터는 고개를 숙였다.
‘솟아오르는 공을 찍었는데…… 쉽게는 안 되는군.’
김민의 호투는 4회를 넘어 5회까지 이어졌다.
6회 초.
스코어는 여전히 0-0이었다.
“양키 스타디움에서 오랜만에 투수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오늘 두 투수 모두 대단합니다. 무시나는 딱 한 명, 킴은 단 두 명만을 출루시켰을 뿐입니다.”
무시나를 상대하는 타자는 9번 록튼이었다.
“록튼, 전 타석처럼 안타를 뽑아낼 수 있을까요?”
탬파베이 팬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록튼의 배트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록튼의 타구는 중견수 플라이에 그치고 말았다.
“무시나의 호투는 6회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포사다는 오늘 무시나의 컨디션이 아주 좋다고 평가했다.
‘커브의 각과 투심의 무브먼트가 살아 있어. 탬파베이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오늘은 완봉을 각오해야할 거야.’
무시나 또한 오늘 투구에 자신이 있었다.
‘감이 좋아. 오늘은 무실점으로 막을 수 있겠어.’
모두가 무시나의 완봉을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따악!
높게 솟아오른 타구가 그대로 우측 펜스를 넘어갔다.
칼튼의 솔로 홈런.
“칼튼! 해냈습니다! 무시나를 상대로 선제 솔로 홈런입니다!”
“이건 정말 대단하군요.”
낮게 떨어지는 커브를 제대로 받아 올린 타구였다.
코스타 타격 코치는 칼튼이 2루 베이스를 밟는 것을 보곤 가슴을 쓸어내렸다.
“노림수가 드디어 통했어.”
호이스트는 칼튼의 홈런을 보고 올드라인에게 고개를 돌렸다.
“저건 노림수에서 나온 홈런이야. 그렇다면 킴도 충분히…….”
올드라인이 그의 말을 끊었다.
“킴은 무립니다. 그의 볼 배합은 무시나와 달리 타자의 반응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는 김민의 볼 배합이 무시나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했다.
“그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정교한 전술이 필요합니다.”
호이스트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야. 지금 우리는 보스턴처럼 킴의 함정에 빠져들고 있어. 이런 식으로는 절대 그를 이길 수 없어.”
그는 근본 적으로 뭔가를 바꾸지 않으면 오늘 게임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