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화 벤치의 지휘자 01
7회 말.
탬파베이 타선은 바뀐 투수를 상대로 추가점을 뽑아냈다.
탬파베이 3:0 디트로이트
3점이란 점수는 한 이닝에 충분히 극복 가능한 점수였다.
하지만 디트로이트 타선은 그것을 해내기에는 너무 침체되어 있었다.
“킴! 8회 초도 무실점으로 틀어막습니다.”
“8회에 다시 한번 94마일(151km)을 기록하는군요. 경기 후반에 최고 구속을 찍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해리,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아마 이번 회를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전력투구를 한 것 같습니다.”
디트로이트 타선은 김민의 다양한 구종과 떠오르는 패스트볼에 혀를 내둘렀다.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녀석이야.”
“같은 지구가 아니기에 다행이지. 저 친구가 같은 지구였다면 1년에 3, 4번은 만났을걸?”
“우린 2번쯤 만나던가?”
“운이 좋으면 1번으로 끝낼 수도 있어.”
“그래 1번이 좋겠어.”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김민.
그를 향해 걸음을 옮긴 사람은 블렛소 투수 코치였다.
“킴, 다음 회에도 마운드에 오르겠나?”
현재 김민의 투구수는 84개.
완봉이 충분히 가능한 투구수였다.
김민은 코치의 물음에 대답하는 대신 질문을 던졌다.
“로버트는 준비되지 않은 겁니까?”
로버트는 탬파베이의 클로저였다.
“로버트는 이미 준비를 마쳤어. 난 지금 에이스의 의향을 묻는 걸세.”
블렛소 코치의 대답에 김민이 글러브를 내려놓았다.
“전 여기까지 던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킴은 완봉에 욕심을 내지 않는 모양이군.”
“체력이 아마 안 될 겁니다. 7회부터 전력투구에 들어갔으니까요.”
“역시 경기 초반에는 체력을 아끼고 있었던 건가?”
김민이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
“아끼고 싶어서 아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 시도하는 수비 시프트에 신경이 쏠려 전력투구가 안 되었던 것뿐입니다.”
블렛소 투수 코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볼 배합에 시프트까지. 확실히 신경 쓸 곳이 많은 날이었지. 어떤 의미에서 킴의 오늘 투구는 정말 대단하군.”
김민은 오늘 8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텼다.
디트로이트 타선이 리그 중위권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뛰어남을 넘어 훌륭한 성적이었다.
“로버트가 자네의 승리를 지켜 줄 걸세.”
“로버트에게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해 주십시오.”
“그러지.”
블렛소 투수 코치는 인터폰으로 불펜에 로버트의 투입을 전했다.
“9회는 로버트야.”
9회 초.
로버트가 불펜 문을 열고 마운드로 향했다.
“로버트가 킴에 이어 마운드에 오릅니다.”
“로버트는 킴의 등장으로 지난해 보다 세이브 페이스가 빨라졌습니다. 이번 시즌은 30세이브에 도전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162경기를 소화하는 메이저리그에서 30세이브는 큰 기록은 아니었다.
그러나 팀이 탬파베이라면 사정이 달랐다.
탬파베이에서 30세이브는 다른 팀의 40세이브와 같았다.
로버트는 이번 시즌과 같은 기회는 흔히 오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킴과 부르스가 동시에 세이브 기회를 주고 있어. 이런 시즌이 아니면 언제 30세이브를 넘어 보겠어.’
그는 초구부터 전력투구였다.
파앙!
“스윙 스트라이크!”
전광판에 기록된 초구는 96마일(154km).
그다음 공은 97마일(156km)이었다.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로버트의 강속구에 타자의 배트가 힘없이 돌아갔다.
“빠른데?”
디트로이트 타자들은 클로저의 빠른 공에 미간을 좁혔다.
“팔색조 다음에는 강속구 투수인가? 탬파베이의 조합이 좋은데?”
“람, 그걸 상대하는 게 우리라는 걸 좀 생각하라고.”
람은 승리에 대한 희망이 옅어졌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틀린 것 같으니, 내일 잘하자고.”
그가 어깨를 으쓱한 순간이었다.
딱!
경쾌한 소리와 함께 대형 타구가 외야로 날아갔다.
디트로이트 선수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외야로 시선을 돌렸다.
“넘어가나?”
“제발!”
그러나 그들의 바람과 달리 타구는 머레이의 글러브에 들어가고 말았다.
“아, 잡혔어.”
“빌어먹을 트로피카나 필드는 너무 넓다니까.”
트로피카나 필드의 깊은 외야는 홈런을 가로막는 1등 공신이었다.
“이제 아웃 카운트 하나 남았군.”
탬파베이의 승리까지 단 한 개의 아웃 카운트.
로버트는 호흡을 가다듬은 뒤 전력투구했다.
파앙!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타자의 배트가 허공을 쳤다.
“스윙 스트라이크!”
전광판에 찍힌 구속은 98마일(158km).
트로피카나 필드 곳곳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98마일이야.”
“로버트의 광속구가 터졌군.”
“저 친구는 언제나 시원시원하단 말이야.”
8이닝 동안 김민의 패스트볼에 익숙해져 있던 디트로이트 타자들.
그들에게 98마일 패스트볼은 마치 110마일(177km)처럼 느껴졌다.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마지막 타자의 삼진 아웃과 함께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의 승리가 결정되었다.
“탬파베이! 디트로이트를 상대로 3:0 깔끔한 승리를 거둡니다.”
“오늘 승리의 1등 공신은 누가 뭐라고 해도 킴이겠죠. 하지만 완봉에 도전하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쉬운 일입니다.”
완봉과 완투가 에이스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시기.
김민은 그것을 최대한 억제했다.
‘잦은 완투와 완봉은 어깨에 큰 과부하를 줄 뿐이다.’
그는 2010년대 투구 이론으로 무장했기에 완투와 완봉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다.
“킴, 오늘 승리 축하해.”
김민에게 축하 인사를 건넨 선수는 그렉스였다.
“고마워, 그렉스.”
그렉스는 김민의 홈런 조언 이후 부진에서 탈출해 준수한 4번 타자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그 때문에 그는 김민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수비 시프트 전략도 좋았어. 킴이 생각해 낸 것 맞지?”
“맞아.”
바이슨 수석 코치가 더그아웃 앞에서 김민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킴, MVP 인터뷰야.”
“예, 갑니다.”
김민은 모자를 고쳐 쓰곤 리포터가 기다리고 있는 그라운드로 향했다.
* * *
“내일 경기도 자네가 선발로 나서 줬으면 좋겠어.”
코치로부터 선발 출전을 제의받은 선수는 록튼이었다.
“제가 티노 대신 선발 출전이라고요? 티노가 부상이라도 당한 겁니까?”
티노는 나이가 조금 많긴 했지만 부동의 주전 포수였다.
그는 김민의 선발 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에 선발 포수로 나서고 있었다.
“부상은 아니야. 우린 자네가 수비 시프트 사인을 내줬으면 해.”
코칭 스탭이 록튼을 기용하려 하는 것은 오늘 보여 준 수비 시프트 때문이었다.
포터 배터리 코치가 물었다.
“할 수 있겠지?”
“할 수는 있지만…… 킴이 던질 때처럼 정확하지는 않을 겁니다.”
“볼 배합 문제인가?”
“그렇습니다.”
록튼은 볼 배합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김민처럼 상대의 생각을 읽고 그에 맞춰 가는 것은 아니었다.
록튼은 지난 경기와 같은 수비 시프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김민과 대등한 정도의 볼 배합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포터 코치가 말했다.
“볼 배합 사인은 내가 벤치에서 낼 테니, 걱정하지 말게.”
“코치님이 직접 볼 배합을 하시는 겁니까?”
“아마 그렇게 되겠지.”
포터 코치는 메이저리그 주전 포수 출신이었기 때문에 볼 배합에 자신이 있었다.
다음 날.
록튼은 포터 코치를 믿고 경기에 나섰다.
딱!
경쾌한 소리와 함께 타구가 중견수 머리 위를 지나갔다.
“펜스 직격 2루타! 디트로이트! 억눌렸던 타선이 폭발합니다!”
1회 초에만 3실점.
선발 투수 클락은 록튼의 볼 배합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록튼, 타자에게 다 읽히는 공을 던지고 있잖아!”
록튼은 자신이 한 볼 배합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내가 낸 사인이 아니야.”
“그럼 누가? 벤치의 티노가 사인을 내기라도 했단 말이야?”
“포터 코치가 낸 사인을 그대로 네게 전한 것뿐이야.”
클락은 포터 코치의 사인이라는 말에 미간을 좁혔다.
“쳇, 운이 없이 내가 걸렸군.”
“그게 무슨 말이야?”
“최근 몇 년 동안 티노 때문에 포터 코치는 볼 배합을 하지 않았어. 네가 마스크를 쓸 때도 포터 코치는 볼 배합을 하지 않았지.”
“맞아. 내가 마스크를 쓸 때는 킴이 볼 배합을 하니까.”
“포터 코치는 포수의 수비력을 향상하는 데 뛰어난 것은 맞지만, 볼 배합은 영 아니야.”
클락은 몇 년 동안 볼 배합을 쉰 포터 코치가 감각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록튼, 차라리 네가 직접 볼 배합을 해.”
“내가? 벤치에서 사인이 나오고 있는데?”
이반 감독은 포수와 투수의 대화가 길어지자 블렛소 투수 코치를 호출했다.
“자네가 다녀와.”
“제가 말입니까?”
“조금 있으면 타임이 끝나, 서둘러.”
블렛소 투수 코치는 재빨리 마운드에 올랐다.
“무슨 일이야? 싸움이라면 그만 둬.”
클락이 글러브로 입을 가린 채 말했다.
“싸움이 아닙니다. 볼 배합에 문제가 있습니다.”
“볼 배합에?”
“솔직히 말씀드리면, 전 포터 코치의 볼 배합을 믿지 못하겠습니다.”
투수가 신뢰하지 못하는 볼 배합.
블렛소 투수 코치는 미간을 좁혔다.
‘투수의 신뢰를 잃은 볼 배합은 죽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는 즉시 록튼에게 고개를 돌렸다.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록튼이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좋은 볼 배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블렛소 투수 코치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 들은 뒤, 짧게 말했다.
“일단은 록튼 자네가 볼 배합을 하게. 2회부터는 우리가 대안을 생각해 볼 테니까.”
“알겠습니다.”
블렛소 투수 코치는 마운드를 내려간 뒤 이반 감독에게 달려갔다.
“볼 배합 문제입니다.”
이반 감독은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었다.
“포터의 볼 배합이 너무 낡긴 했지. 결과도 좋지 않았고.”
그는 즉시 포터 배터리 코치를 호출했다.
“포터, 킴을 찾게.”
“예?”
“킴을 찾아서 그에게 볼 배합 조언을 받아.”
신인 투수에게 받는 볼 배합 조언.
어떻게 생각하면 굴욕적인 지시일 수 있었다.
“감독님, 볼 배합 문제라면 티노와 상의하겠습니다.”
이반 감독은 포터 코치가 배터리 코치로서 자존심을 지키고자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존심 싸움이라니.’
그가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지금 포수는 티노가 아니라 록튼이야. 그리고 그와 가장 궁합이 맞는 것은 킴이고, 그러니까 킴을 찾아와!”
이반 감독의 강한 어조에 포터 코치는 더 이상 자존심을 세울 수 없었다.
“아, 알겠습니다.”
그는 라커룸에 들어간 뒤 구단 스탭을 잡았다.
“킴은 어디 있나?”
“불펜에 있을 겁니다.”
“그래?”
포터 코치는 발을 빨리했다.
* * *
“킴, 자네가 날 도와줘야겠어.”
김민은 포터 코치의 한마디에 고개를 갸웃했다.
“제가 포터 코치를 돕는다고요?”
포터 코치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후유…… 볼 배합에 문제가 생겼어. 티노 덕분에 볼 배합을 오래 쉬었더니, 감을 잃은 모양이야. 배터리 코치로서 실격인 셈이지.”
김민은 배터리가 마운드에서 길게 이야기할 때부터 어느 정도 문제가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배터리 코치가 직접 자신을 찾아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 말씀은…… 클락의 볼 배합을 제가 하게 되는 겁니까?”
“아마 오늘 경기는 그렇게 될 거야.”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클락이 세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길었던 1회 초 디트로이트의 공격이 끝납니다!”
“클락으로서는 여기서 끝난 것이 다행일 겁니다. 자칫 잘못했으면 빅이닝으로 연결될 뻔했습니다.”
디트로이트 코칭 스탭은 2, 3루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두 명 모두 들어왔다면 초반에 경기를 끝내 버릴 수 있었는데 말이야.”
“너무 욕심을 내지 않는 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디트로이트 타자들은 어제와 다르게 수비 시프트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저 신인 포수 말이야. 볼 배합 능력이 형편없는 것 같아. 뻔한 곳에 공을 계속 던지더라고.”
“아, 오늘 볼 배합은 저 친구가 하는 모양이지? 난 볼 배합이 어제하고 달라져서 놀랐어.”
그들은 볼 배합이 나빠진 것이 록튼이 직접 사인을 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1회 말.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는 집중력을 발휘해 따라가는 점수를 냈다.
“탬파베이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만회합니다.”
“2루타 이후 희생타 2개. 만족스러운 플레이는 아니지만, 일단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것에 의미를 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반 감독은 2회 초 수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실패하면 적극적인 수비 시프트는 킴의 등판할 때만 쓸 수 있는 전술이 되고 만다.’
레이먼드 수비 코치와 포터 배터리 코치는 전통적인 수비 전술을 강조하는 코치들로 시프트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전술에는 맞지 않았다.
사실 이반 감독 자신도 적극적인 시프트보다는 선수들에게 맡기는 쪽을 선호했다.
그럼에도 그가 수비 시프트 전술을 도입한 것은 김민이 보여 준 성과가 크기 때문이었다.
2회 초.
클락은 마운드로 가기 전 블렛소 투수 코치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번 회 볼 배합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록튼으로 가는 겁니까?”
“아니, 이번에는 벤치에서 나갈 거야.”
“예?”
“생각이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어.”
클락은 고개를 갸웃하며 마운드로 향했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니, 포터가 아니 다른 코치가 볼 배합을 맡는 건가? 그게 아니라면…… 그렇군. 티노가 벤치에서 포터 코치 대신 사인을 내는 거야.’
그는 주전 포수인 티노가 사인을 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초구 사인을 지시한 것은 바로 김민이었다.
- 안쪽 패스트볼.
록튼은 초구 사인을 내곤 미트를 앞으로 내밀었다.
‘킴의 볼 배합. 과연 성공할까?’
김민은 바깥쪽 패스트볼을 선호하는 투수였다.
그러나 그는 클락과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클락은 바깥쪽 코너에 아슬아슬하게 던지는 공을 던질 수 없어. 그가 던지는 공은 볼과 스트라이크가 분명해.’
김민은 바깥쪽으로 시프트를 걸고 안쪽 공을 던져 타자의 밸런스를 깨뜨릴 작정이었다.
슉!
클락의 손을 떠난 공이 포수 미트를 향했다.
9번 타자 데이먼은 시프트와 반대로 날아오는 공을 보곤 혀를 찼다.
‘또 시작이군.’
그는 힘껏 배트를 휘둘렀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탁!
빗맞은 타구가 3루 쪽으로 향했다.
“타구가 3루수 정면으로 향합니다!”
“오른쪽으로 시프트를 준 것이 이번에는 정확하게 맞아떨어졌군요.”
김민은 1루로 달려가는 데이먼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데이먼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그 정도 스윙으로는 라인에 붙는 타구를 만들어 낼 수 없어. 차라리 치지 않는 게 더 좋았을 거야.’
데이먼이 아닌 4번 타자 람이었다면…… 그랬다면 깨진 밸런스를 가지고도 시프트를 깨는 안타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데이먼은 람이 아니었다.
9번 타자는 9번 타자에게 맞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법.
데이먼은 있는 힘을 다해 1루로 달렸지만 결과는 아웃이었다.
“아웃!”
클락은 공 하나로 아웃 카운트를 잡은 뒤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볼 배합은 이렇게 가야 하는 거야.’
그의 마음속에 사라졌던 신뢰가 다시 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