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징 패스트볼-60화 (60/296)

60화 루키 대 외계인 03

흔히 뛰어난 투수의 피칭존은 도넛 모양을 그린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실제 투수들의 피칭존을 살펴보면 도넛 모양을 그리는 선수는 많지 않았다.

양쪽 코너를 집요하게 노리는 컨트롤 피처.

한가운데로 공을 찔러 넣는 파워 피처.

위아래 높낮이를 이용하는 브레이킹볼 피처 등이 대부분이었다.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어떤가 하면, 직구 구위와 구속만 보면 영락없는 파워 피처였다.

그는 97마일(156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가지고 있었으며, 7회 이후까지 패스트볼의 구속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한가운데로 찔러 넣는 투구가 아닌 도넛 유형의 피칭존을 가지고 있었다.

무시무시한 강속구를 사이드라인을 따라 던지니,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4번 타자 그렉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공은 96마일(154km) 패스트볼이었다.

그렉스는 바깥쪽 사이드라인에 꽂힌 패스트볼에 고개를 흔들었다.

“이걸 무슨 수로 친단 말이야.”

김민은 페드로의 피칭을 보면서 록튼에게 말했다.

“한 번이라도 좋으니, 배터 박스에서 페드로의 공을 보고 싶어.”

록튼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을 받았다.

“킴, 여긴 아메리칸 리그라고. 투수가 상대 투수의 공을 타석에서 경험하는 건 불가능해.”

김민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후…… 그럼 내셔널 리그로 이적할까?”

“킴.”

“알아, 바보 같은 소리라는 거.”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페드로가 5번 타자 머레이를 다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연속 삼진이군.”

록튼이 놀라 물었다.

“이번 공…… 대체 뭐야?”

“패스트볼 아니야?”

“패스트볼이라고 하기에는 움직임이 이상했어.”

김민이 페드로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말했다.

“체인지업이나 브레이킹볼은 저런 구속이 나올 수가 없어. 아마 무브먼트가 심한 포심 패스트볼이겠지.”

“저게 패스트볼이라면 킴의 떠오르는 공보다 무브먼트가 심한 것 같은데…….”

김민이 록튼의 이름을 짧게 불렀다.

“록튼.”

“왜?”

“다음 타석에서 보고 경험한 것을 내게 이야기해 줄 수 있겠어?”

록튼이 장비를 착용하며 말했다.

“그건 어렵지 않지.”

“부탁해.”

결국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2회 초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탬파베이 코칭 스탭은 페드로의 압도적인 피칭에 혀를 내두를 뿐이었다.

“여섯 명 중에 다섯 명이 삼진이라고? 저 친구는 괴물이야.”

“괴물이 아니라 외계인이라고 하더군요.”

이반 감독이 펜스에 몸을 기댄 채 말했다.

“오늘 선발 매칭은 우리의 실수인 것 같군.”

“실수라니요?”

“보라고 저 친구를 상대로 누가 이길 수 있겠어? 우린 그저 킴이란 에이스 카드만 낭비한 거야.”

그는 1승 카드인 김민을 페드로가 아닌 다른 투수와 매칭시켜야 했다고 생각했다.

2회 말.

김민이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삭스! 고! 삭스! 고!”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그들은 페드로의 삼진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승리였다.

김민은 그들의 승리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피처 베이비!”

“루키는 마이너가 딱이야!”

곳곳에서 들려오는 야유는 열성을 넘어 열광이 되어 버린 홈팬들의 것이었다.

김민은 야유를 무시하곤 타자에 집중했다.

‘5번 타자 닉인가? 저 친구도 위험하지.’

보스턴의 지뢰밭 타선은 탬파베이 투수들에게는 지옥과도 같았다.

물론 김민에게는 그 지뢰밭을 헤쳐나갈 수 있는 용기와 능력이 있었다.

‘일단 배터 박스 위치부터 확인해 보도록 하지.’

보스턴 코칭 스탭은 2회 말에도 1회 말 때와 같은 전략을 들고 나왔다.

이는 타격 코치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었다.

“적어도 한 타순은 돌려보고 나서 방향을 다시 잡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배터 박스에 바짝 붙어서 바깥쪽 또는 안쪽 낮은 코스의 공을 노린다.

김민은 닉의 위치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얕은 꾀를 버리지 못한 모양이로군.’

그는 쉬는 동안 상대의 전략에 대한 확실한 답을 찾았다.

그것은 바로 그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코스에 스트라이크를 꽂는 것이었다.

팡!

“스윙 스트라이크!”

한가운데 낮은 쪽을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한 공에 닉의 배트가 헛돌았다.

보스턴 코칭 스탭은 초구 스트라이크에 미간을 좁혔다.

“머리가 좋은 친구군요. 양쪽 코너에 공을 던지지 않고 있습니다.”

“닉의 얼굴이 일그러졌군. 저긴 기분이 좋지 않다는 뜻인데…….”

닉은 게일의 작전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먹은 뒤 바로 위치를 고쳤다.

‘야구는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하는 거라고! 전략팀에서 참견할 게 아니야.’

그는 배트를 세우곤 김민을 노려보았다.

“자, 와라!”

짧은 한마디에는 기합이 들어가 있었다.

페드로는 불펜에서 닉의 모습을 보곤 혀를 찼다.

“닉이 흥분했군. 저래서는 곤란한데.”

아니나 다를까?

그의 예상대로 닉은 두 번째 공에 크게 헛스윙했다.

“스윙 스트라이크!”

낮은 쪽에서 떨어지는 체인지업.

이번 공은 구속이 느렸기 때문에 침착하게 보고 대처했으면 볼이 되는 공이었다.

그러나 흥분한 닉은 그대로 헛스윙, 2구만에 투 스트라이크에 몰려 버렸다.

“닉, 참을성을 좀 발휘해!”

“눈을 뜨고 스윙을 하라고!”

팬들의 야유에 닉이 더욱 얼굴을 찌푸렸다.

“젠장.”

그는 김민의 패스트볼을 정조준했다.

‘사내답게 가자! 어느 쪽이든 좋아. 패스트볼을 던져 보라고.’

그러나 김민은 흥분한 타자를 상대로 정면 승부를 할 생각이 없었다.

슉!

빠르게 날아오던 공이 바깥쪽 코너에서 아래로 떨어졌다.

‘끝까지 도망치는 거냐!’

닉은 있는 힘을 다해 떨어지는 공을 밀어 올렸다.

그러나 빗맞은 공은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2루수 칼튼이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은 채 글러브만 움직여 공을 잡아냈다.

팡!

2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

“킴, 5번 타자 닉을 잡아내며 기분 좋게 2회 말을 시작합니다.”

“닉이 너무 적극적으로 배트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공을 기다렸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합니다.”

호이스 감독이 껌을 강하게 씹으며 말했다.

“안 될 것 같은데?”

작전을 바꾸자는 말.

“게일의 전략을 포기할까요?”

“상대에게 역으로 이용당하는 전략이나 전술은 무의미해. 이쯤에서 포기하도록 하지.”

보스턴 벤치는 결국 백기를 들어올렸다.

그들은 배터 박스 안쪽에 바짝 붙는 전술을 포기하고 타자에게 경기를 맡기도록 했다.

김민은 타자들의 위치가 바뀐 것을 확인하곤 모자를 고쳐 썼다.

‘얕은 꾀는 포기한 모양이군.’

상대가 변칙을 포기하자 그도 평소의 그로 돌아갔다.

슉!

바깥쪽으로 빠른 공이 들어갔다.

“스트라이크!”

코너를 찌른 패스트볼에 록튼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구력이 살아 있어.’

김민은 6번과 7번 타자를 잇달아 범타로 잡아낸 뒤 2회 말을 마쳤다.

“나이스 피칭!”

“좋았어. 킴.”

동료들의 칭찬과 함께 김민이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김민의 날카로운 투구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다양한 구종에 좋은 제구력, 공략이 쉽지 않은 친구야. 오늘 경기는 1점 승부가 될 것 같군.”

그는 김민이 다른 팀 에이스 못지않은 투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승리만큼은 의심을 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1점만 뽑으면 이길 수 있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3회 초.

2사 후, 9번 타자 록튼의 타석.

“스트라이크!”

록튼은 초구를 본 순간 몸이 얼어붙고 말았다.

‘이게 패스트볼이라고?’

믿기지 않는 공이었다.

페드로의 패스트볼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꿈틀거리면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했다.

97마일(156km)의 구속은 덤.

‘차원이 달라.’

약물의 시대.

그것을 이겨낸 패스트볼은 평범함을 거부했다.

“스윙 스트라이크!”

두 번의 헛스윙.

록튼은 마른침을 삼켰다.

‘어떻게 하면 저 패스트볼을 칠 수 있는 걸까?’

그가 패스트볼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그 유명한 써클체인지업이 들어왔다.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싱커처럼 떨어지는 써클체인지업은 배트의 접근을 거부했다.

록튼이 더그아웃으로 돌아오자 김민이 다가와 물었다.

“어땠어?”

록튼이 배트를 꽂으며 대답했다.

“정상적인 타자라면 칠 수 없는 공이야.”

“패스트볼이?”

“아니, 모든 공이.”

그는 김민에게 페드로의 패스트볼을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킴, 네 패스트볼의 무브먼트도 나쁘진 않지만, 아직 페드로에게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김민은 미간을 좁히는 대신 미소를 지었다.

“그건 당연한 거야. 페드로는 메이저리그 100년 역사상 가장 뛰어난 시즌을 보낸 투수니까.”

전설과의 승부.

김민은 져도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3회와 4회 그리고 5회.

양 팀은 0의 행진을 벌였다.

보스턴 팬들은 낯선 숫자에 눈을 깜빡일 뿐이었다.

“페드로는 몰라도 킴이 0이라고? 믿기지 않는군.”

“삼진은 3개밖에 당하지 않았는데 0점이야.”

김민은 삼진보다는 내야 땅볼과 플라이로 타자를 잡아내고 있었다.

“왜 저 검은 머리 친구를 끌어내리지 못하는 거야?”

“나도 모르겠어.”

보스턴 레드삭스에는 3할과 20홈런을 언제든 달성할 수 있는 타자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그 위용을 전혀 보여 주지 못하고 있었다.

“라파엘이 2루타를 친 4회에 녀석을 끌어내렸어야 해.”

김민은 4회 라파엘에게 그린몬스터를 직격하는 2루타를 맞았지만, 다음 타자 그란델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 위기를 넘겼다.

이후 그는 위기 없이 5회 말까지 보스턴 타선을 0점으로 틀어막았다.

6회 초.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다시 한번 삼진 이닝을 만들어 냈다.

“페드로 13K입니다. 놀라운 숫자입니다.”

“18명의 타자를 상대로 13K, 오늘 페드로는 외계인 그 자체입니다.”

타자들은 김민의 얼굴을 바로 보지 못했다.

그들이 점수를 내지 못하는 한 김민은 아무리 뛰어난 피칭을 펼쳐도 승리 투수가 될 수 없었다.

그러나 김민은 그들을 탓하지 않았다.

지금 페드로는 ‘전성기 맥과이어나 소사도 공략하지 못한 공을 던지고 있어. 우리 타선이 공략할 수 있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지.’

그는 자신의 투구에 집중할 뿐이었다.

6회 말.

보스턴 레드삭스의 타선은 1, 2, 3번으로 이어지는 호타순이었다.

“이번 회에 결승점을 뽑도록 하지.”

타격 코치의 한마디에 타자들의 눈이 번뜩였다.

“이번 회에 끝내겠습니다.”

그들은 김민의 공을 볼만큼 봤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타석에 들어서자 그 생각이 바뀌었다.

‘여기서 커브라고?’

스플리터를 노리던 배트가 허공을 쳤다.

“스윙 스트라이크!”

호이스 감독은 새로운 껌을 입에 넣곤 미간을 좁혔다.

“볼 배합을 바꿨군.”

김민이 다양한 구종을 던진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었다.

하지만 알고 있다고 해서 그 다양한 구종을 모두 공략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나를 제대로 노려야 해.”

다양한 구종을 가진 투수에게 끌려다니면 좋은 결과를 내기 힘들었다.

카운트가 불리해져도 침착하게 기다릴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앞서 3번이나 득점 기회를 날린 보스턴 타자들은 그런 기다림을 가질 여유가 없었다.

탁!

배트 끝에 맞은 타구가 크게 튀어 올랐다.

“투수 앞 땅볼! 킴, 여유 있게 선두 타자를 처리합니다.”

보스턴 팬들은 노라의 아웃에 탄성을 터트렸다.

“아…… 노라마저…….”

노라를 시작으로 보스턴 타자들이 줄줄이 범타를 때려냈다.

2번 클리어는 유격수 앞 땅볼.

3번 라파엘은 좌익수 플라이.

“킴, 삼자범퇴로 6회 말을 막아 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보스턴 팬들은 페드로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7회가 지나고 8회가 되자 그들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지는 것 아니야?”

“지긴…… 연장전이 더 가능성이 크지.”

“연장전으로 가면 페드로가 더 등판할 수 없잖아.”

“그건 그렇지.”

호이스 감독으로서는 이상하게 경기가 풀리지 않는 날이었다.

“병살타 2개에 주루 미스가 하나. 이게 레드삭스의 경기가 맞나?”

레드삭스 타자들은 이날 따라 집중력이 흩어진 모습을 보여 주었다.

반헬 투수 코치는 이 모든 것이 게일의 새로운 작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배트 무게가 몇 온스(28g)만 바뀌어도 타구의 질이 달라진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고쳐버렸다. 그들이 그 때문에 집중력을 잃었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이반 감독은 오늘 경기가 페드로의 체력과 김민의 제구력 승부라고 생각했다.

‘체력이 받쳐 주는 페드로는 그 누구도 공략할 수 없다. 킴의 제구력 또한 마찬가지다. 제구력이 살아 있는 한 킴은 쉽게 실점하지 않는다.’

9회 초.

탬파베이가 드디어 점수를 뽑았다.

볼넷을 골라 나간 칼튼이 3루수 실책 때 홈을 밟은 것이다.

비자책이었지만, 이 한 점은 컸다.

“16K를 빼앗긴 탬파베이 타선이 드디어 선취점을 뽑았습니다!”

“9회에 이 점수는 크군요.”

페드로는 글러브를 오므린 채 미간을 좁혔다.

‘결국 일이 이렇게 되는군.’

그는 3루수 넬슨의 실책을 만든 것은 김민이라고 생각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고전이 넬슨의 집중력을 빼앗아간 거야. 아마 수비 때 앞선 타석의 헛스윙을 생각했겠지.’

페드로는 길게 심호흡하곤 다음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9이닝 1실점 2피안타 1사사구 비자책 16K.

페드로다운 투구였지만, 승리라는 완결을 맺지 못했다.

9회 말.

보스턴은 두 명이나 대타를 내보내면서 필사적으로 점수를 뽑으려 했다.

“고! 삭스! 고! 삭스!”

팬들의 응원도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그들을 따라 주지 않았다.

딱!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정면으로 가면서 이닝이 그대로 끝나고 말았다.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 마지막을 더블 플레이로 장식합니다!”

“오늘 MVP는 누가 뭐라고 해도 킴입니다. 페드로와 맞서 한 치도 물러섬이 없었습니다.”

9이닝 무실점 5피안타 2사사구 5K.

전설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맞대결에서 승리.

김민은 경기가 끝난 뒤, 카메라를 보며 이렇게 인터뷰했다.

“이번 시즌 최고의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완벽한 컨디션에 완벽한 공을 던졌고, 운까지 따라 준 경기였습니다. 물론 동료들도 최고의 플레이로 절 도왔습니다.”

4회 라파엘에게 2루타를 맞을 때만 해도 승리를 생각할 수 없었다.

9회 1사에 주자를 내보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여기까지라는 생각에 불펜으로 시선을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불펜은 텅 비어 있었다.

탬파베이 코칭 스탭은 오직 그의 승리만을 바라고 있었다.

김민은 집중하는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겼군.”

페드로를 상대로 한 승리.

오늘의 1승은 1승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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