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2. 애교 없는 애인이라 미안해
햇빛이 유리창으로 들어온다.
서원은 발끝을 모아 동그란 윗부분과 가지런한 발톱이 새하얗게 물드는 것을 바라보았다. 한 달에 한 번 겨우 외출할까 말까 한 서원이 하루 중 유일하게 햇빛을 받는 시간이었다. 테라스 너머에는 계절마다 피는 꽃들이 만개했으나 진우가 없는 서원은 아무런 의욕이 나지 않는다. 소파에 가만 앉은 몸이 한낮의 햇살에 따끈따끈하게 녹아든다. 주인이 주는 양분만 먹고 자라는 온실 속 화초에 물을 주기 위해 방문한 상현이 곁에 앉았다.
“왜 이리 기운이 없어요. 응?”
서원이 시선을 올려 그를 바라본다. 시가지 벤치에 앉아 보호자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미아 같다. 어린애 꾀듯 그의 말투가 은근해졌다.
“내가 서원 씨 선물도 사 왔는데, 한 번 볼래요?”
“어차피 맨날…….”
브래지어 같은 것만 사 오면서. 입술로만 종알거리는 서원은 전혀 기대가 없어 보인다. 아주 예전에는 싫다고 짐승 보듯이 쳐다보기라도 했었으나 이제는 반응도 맹숭맹숭하다. 이상현이 서원에게 붙어 앉으며 쇼핑백을 열었다. 늘 그랬듯 가슴골을 모아 주는 브래지어나 속이 다 비치는 팬티 같은 걸 가져올 줄 알았더니 뜻밖에도 상하의가 제대로 된 옷이 나왔다. 얼결에 받아 든 서원이 옷을 이리저리 살펴본다. 눈에 익은 옷이었다. 서원이 토끼 눈을 깜빡였다.
“교복……?”
“우연히 당신 학생 때 사진을 봤는데 참, 예쁘더라고요. 실물로 보고 싶어서 사 왔어요.”
“…….”
“왜 그렇게 봐요?”
“……변태 같아요.”
“하하하. 뭐, 내가 어떻게 하자는 게 아니잖아요. 서원 씨가 입은 걸 보고 싶단 거지.”
아무리 눈치 없는 서원이라도 저 말이 교복 입은 자신과 떡치고 싶단 뜻이란 건 안다. 몇 년 전 매일같이 입던 교복을 보고 그럭저럭 반가웠던 서원이 브래지어 선물을 받았을 때처럼 교복을 멀찍이 밀어 놓았다. 교복 입은 파릇파릇한 서원과 떡칠 생각이 만만이던 상현은 몹시 실망한다.
“안 입어 볼 거예요?”
서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왜요,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사 준 사람 성의를 봐서 한 번 입어 봐요. 응?”
“사달라고 한 적 없는데…….”
“서진우도 좋아할걸요. 서원 씨가 이거 입고 사진 한 장만 보내도 바로 달려올 거예요.”
“……진우가요?”
시무룩하게 앉아 있던 서원이 눈을 깜빡인다. 옆자리에 붙어 앉은 이상현이 서원의 어깨를 천천히 쓸어 준다. 목소리가 더욱 은근해졌다.
“남자들이 원래 이런 거에 환장하거든요.”
“저도 남잔데…… 저는 아닌데.”
“서원 씨도 서진우가 교복 입고 나오면 설렐 거 아니에요.”
서원의 입술이 헤 벌어진다. 교복을 입은 서진우를 상상하는지 시선이 멀어졌다. 중학교부터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까지. 항상 같이 다녀 시들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상상해 보니 이만큼 설렐 수가 없다. 교복을 입던 그때의 파릇파릇하고 귀여운 서진우가 떠오르자 서원은 가슴이 콩콩 뛰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다시 한번 볼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으응…… 서, 설레는 것 같아요…….”
“그렇죠?”
“근데 진우도 그, 그럴까요……?”
“그럼요. 오래 사귈수록 새로운 자극이 필요한 법이에요. 그동안 서원 씨 이런 거 해 준 적 없었잖아.”
“그런가요…….”
그러잖아도 모자란 자신이 여태 진우에게 모자란 애인이었던 것 같아 서원은 풀이 죽었다. 그동안 진우를 귀찮고 성가시게만 했지, 질리지 않게끔 제대로 애교를 떨거나 귀염을 떤 적이 없었다. 십 년을 훨씬 넘게 사귀었으니 슬슬 진우가 자신에게 질려도 이상하지 않았다. 설렘으로 두근거리던 가슴이 뻥 뚫린 듯 아팠다.
이상현에게 속아 야한 속옷을 입고 이벤트를 해 주는 일이 빈번한 서원이 또다시 속아 넘어가고 있다. 살살 구슬리기만 하면 무엇이든 순순히 입어 주니 이상현으로서는 멀쩡한 선물을 가져올 필요가 없었다. 그는 울먹거리는 서원의 눈가를 조심스레 쓸어 주었다.
“왜 울고 그래요.”
“원래, 원래 다들 하는 거였어요…? 이런, 거….”
“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죠. 서원 씨가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는 거예요.”
“……으응, 흑.”
이상현의 손에 폭 감긴 채 서원은 도리도리 고개를 저었다. 스스로 할 줄 아는 건 하나도 없는데 애교조차 없으면 진우가 무슨 재미로 자신을 데리고 산단 말인가.
“그냥 입을래요…….”
“싫으면 안 해도 돼요. 서진우도 이해해 줄 거예요.”
“이, 입을 거예요…….”
오히려 만류하는 상현을 밀어내고 교복을 집어 든다. 다년간의 교육으로 옷을 입는 것보다 나신이 익숙해진 서원은 그가 앞에 있는 건 신경도 쓰지 않고 어깨끈을 풀어 내렸다. 서진우가 취미처럼 입혀 놓은 홈드레스가 바닥으로 풀썩 떨어졌다. 팬티조차 입지 않은 하얀 몸이 교복을 입겠다고 움직이는 걸 이상현은 소파에 앉아 지켜본다. 집요한 시선이 말랑한 겨드랑이 안쪽, 분홍색 유두, 털이 싹 밀린 뽀얀 가랑이를 차례차례 스친다. 그가 몸을 일으키더니 단추를 끼우느라 낑낑거리는 서원에게 다가간다.
“브래지어도 혼자 못하면서 옷은 입을 수 있겠어요? 나한테 도와달라고 하지.”
“…….”
이상현은 단추를 하나씩 채워 나갔다. 사진 속 서원은 항상 목까지 단추를 채우고 흐트러짐 없이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반짝이는 눈과 표정에서는 똘똘함마저 느껴졌었다. 모범생처럼 단정하던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 외간 남자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나체를 드러내는 게 신기할 정도다. 새삼스러운 시선이 서원을 바라본다. 서원은 눈물을 찔끔 매단 채로 훌쩍, 울음을 삼키고 있다. 그가 입술로 눈물을 거두고는 물었다.
“속상해요?”
“으응, 아, 아니요…….”
“예쁘게 입고, 사진 찍어서 보내 줘요. 서진우가 좋아할 거예요.”
“네…….”
와이셔츠 단추를 끝까지 채워 준 이상현이 서원에게 짧게 입을 맞춘다. 입술을 떨어뜨리기가 무섭게 조그만 딸꾹질이 올랐다.
“이제 바지 입어요.”
서진우에게 이것저것 수발을 받는 게 익숙한 서원은 얌전히 다리를 들어 가며 양말을 신기고 바지를 입혀 주는 상현을 도왔다. 와이셔츠를 바지 안에 넣고 버클을 채워 주던 상현이 문득 웃었다. 털 하나 없이 보송보송한 사타구니가 아기 같았다. 그는 사타구니를 한 번 쓸고는 보드라운 고추를 조심스레 수납하였다. 지퍼를 올려 주고 몸을 일으킨 그가 서원을 위아래로 훑어본다. 워낙 앳된 얼굴인 데다 나사 빠진 맹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 고등학생이라 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파릇파릇한 서원을 따먹을 생각에 그는 아랫도리가 뻐근해진다. 성적인 의도가 그득한 시선이 몸 곳곳을 더듬는데도 서원은 순진하게 눈만 깜빡이고 있다.
“……진우가 진짜, 좋아할까요?”
“일단 내 맘에는 드네요. 예뻐요, 서원 씨.”
“으응…….”
이상현은 서원의 머리카락을 넘겨 주며 몸을 붙였다. 숨결이 닿는 거리에서 눈이 마주치자 서원이 불편해하며 시선을 내린다. 정말 순진한 학생을 희롱하는 기분이다. 양심 따위와는 거리가 먼 이상현을 돋우는 요소였다. 그는 줄어든 거리에서 언뜻 수줍어하는 것 같은 서원을 감상했다. 솜털이 느껴지는 귓바퀴를 만지작거리던 그가 목덜미를 쓸고 내려와 도톰한 가슴을 어루만진다. 서원이 숨을 들이마신다.
“학교 다닐 때는 안에 뭐 받쳐 입었어요?”
“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안 입었다고? 이렇게 젖이 다 드러나는데, 으응?”
“그때는, 지금처럼 안 그랬어요……. 지금은 상현 씨랑, 진우가 계속, 만져서…….”
“서원 씨랑 같은 반이던 알파들은 힘들었겠네요. 당신 젖꼭지 조금만 만져 줘도 금방 서잖아.”
몰래 훔쳐보다가 화장실로 뛰어간 놈들 꽤 될걸. 이상현이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속삭이며 손끝으로 가슴을 건드린다. 금방 서는 젖꼭지가 금세 딱딱해져서는 교복 와이셔츠에 도드라졌다. 서원은 난처해졌다. 조금 만져지고 야릇한 대화가 오간 것만으로 뒤가 젖고 있었다.
“넥타이도 매 줘야 하는데…… 다른 것부터 할까요?”
“…….”
“응? 서원아.”
이상현이 서원의 허리를 끌어안는다. 서원은 한참 말이 없다가, 그의 품에서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 * *
회의를 마치고 온 서진우가 핸드폰을 확인한다.
서원에게서 온 연락은 없었다. 이상현에게서도 속을 긁는 연락이 오지 않은 것을 보면 아직 집에서 기어 나가지 않은 모양이다. 낯가림이 심한 서원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들여보내기는 했으나 둘이 붙어 있는 걸 상상하면 아직도 속이 탔다. 제 질투 때문에 사용인을 보내자니 겁에 질린 서원은 방에서 나오지 않았고 알아서 무얼 챙겨 먹는 법도 없었다. 결국 그가 귀가할 때까지 굶고만 있는 것이다. 서진우는 종종 기르기 아주 까다롭고 귀한 식물을 다루는 기분이 들곤 했다.
지잉, 핸드폰을 놓기가 무섭게 진동이 울린다. 쥐었던 만년필을 내려놓고 그는 핸드폰을 쥐었다. 이상현이 보낸 문자였다. 이상현은 집을 나설 때마다 가게 주인에게 리뷰를 남기듯 그날의 서원에 대해 늘어놓았다. 서진우의 속을 긁으려는 의도였고 그것은 항상 훌륭하게 적중했다.
“씨발, 진짜….”
무시하자 다시금 진동이 울린다. 서진우가 화면이 보이지 않게 내려 두었던 핸드폰을 확인한다. 별다른 메시지 없이 사진이 첨부된 문자였다. 무엇을 보냈든 지우려는 생각으로 채팅창을 연 그가 뒤늦게 한숨을 터뜨린다.
“하…….”
사진 속에는 옛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서원이 침대에 늘어진 채로 눈물짓고 있었다. 이상현에게 오래도록 시달렸는지 쉽게 달아오르는 피부를 발갛게 물들인 상태다. 서진우가 입매를 쓸어 만진다. 교복이라니, 순간 말을 잃었을 만큼 예상외의 모습이었다. 옷차림이 바뀐 것만으로 대책 없이 음란한 사람이 그때 그 시절처럼 풋풋하고 순수해 보인다. 머리끝까지 열이 오르는 가운데 가장 뜨겁게 달구어진 건 우습게도 아랫도리였다. 스스로도 기가 차 헛웃음이 나왔다. 그때, 이상현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서원 씨가 너 보여 주겠다고 자진해서 입은 거야. 기특하지?
-아직 뒤는 개봉 안 했어.
-서원 씨가 계속 너만 찾네. 늦을 것 같으면 나 혼자 하고.
연이어 온 문자가 하나같이 그의 속을 긁어 놓는다. 커다란 손이 잘생긴 이목구비를 천천히 쓸었다. 주름이 잡힌 미간을 가린 채 한숨을 토하던 서진우가 결국 답장을 보내었다.
-지금 갈 거니까 손끝 하나 대지 마.
* * *
서원이 뒤로 묶인 손을 꾸물거린다.
이상현은 넥타이를 엉뚱한 곳에 매어 주었다. 진득한 애무로 정신을 쏙 빼놓더니 서원의 양손을 넥타이로 묶어 버렸다. 그래 놓고는 달구어 놓은 몸을 정성껏 달래 주지도 않았다. 차라리 직접 성기를 만지고 꽁꽁 뭉친 성감을 풀고 싶은데 그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억울하고 답답하고 애가 타 자꾸 눈물이 났다. 서원은 자유로운 다리로 이상현의 사타구니를 문지르며 젖은 속눈썹을 살랑살랑 깜빡였다. 본능적으로 애교를 피우는 것이다.
“으으응, 상현 씨이……. 저어, 빨리요…….”
“미안해요. 서진우가 손끝 하나 대지 말라는데, 내가 첩 주제에 무슨 힘이 있겠어요.”
“흑, 너무해애……. 먼저 마, 만져 놓고…….”
“금방 온다니까 조금만 참아요, 응?”
앞을 발딱 세운 채 서원이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발갛게 단 성기에 계속 얼얼하게 열이 올라 만지고 비비고 싶어 안달이 났다. 서원은 다리로 이상현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바지를 입은 사타구니끼리 맞닿았다. 엉덩이를 살짝 짓누르는 묵직한 존재감이 좋아 뒤가 절로 움츠러든다. 지퍼만 내린 교복 바지에서 덩그러니 빠진 성기가 까닥 움직였다. 이상현의 목울대가 꿈틀했다.
“하아. 미치겠네.”
“그럼 만지기만……. 진우 올 때까지 안 싸고 참을게요…… 네에?”
“건드리기만 해도 쌀 것처럼 세워 놓고, 참을 수 있겠어요?”
“저 힘들단 말예요…… 흐으응.”
정말 죽을 맛이었다. 웬일로 다정하게 어르고 달래 주는 것 같더니 곧장 손을 묶어 놓고 방치만 하고 있다. 이상현의 말을 믿는 게 아니었다. 진우가 간절히 보고 싶었다.
“흐응, 흑, 우으…. 진우야…. 언제 와아.”
서원은 해소되지 않는 조바심에 시달리며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이상현의 허리를 감은 다리가 느슨하게 풀어진다. 이상현이 허벅지를 부드럽게 쓸어 준다. 그것만으로도 콧소리를 내며 흐느낀다. 서진우가 올 때까지 맛있게 익혀 놓으려고만 한 서원은 한껏 흐무러져 한입에 집어삼키기 좋은 상태가 되었다. 사실 그로서도 한계였다. 바지를 벗기고 단번에 박아 버리고 싶은 충동이 인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 직전, 벌컥 문이 열렸다. 문간에 인상을 사납게 굳힌 서진우가 보였다. 문자를 받자마자 회사에서 그대로 뛰쳐나왔는지 미처 입지 못한 재킷이 팔뚝에 걸려 있다. 이상현은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훌쩍훌쩍 울기만 하는 서원의 뺨을 어루만졌다. 고작 이 정도 스킨십에 서진우가 이를 악무는 것이 보여 웃음이 터지고 만다.
“서원 씨, 눈 떠 봐요. 남자친구 왔잖아.”
“으응…? 흑, 진우요…?”
베개에 얼굴을 묻은 채 흐느끼던 서원이 고개를 든다. 교복을 입은 앳된 얼굴이 눈물로 엉망이 되어 있다. 서원은 서진우를 보는 순간 주인의 귀가를 맞이하는 애완견처럼 신이 났고 서진우는 서원을 보는 순간 말을 잃었다. 무릎걸음으로 제게 다가오는 서원에게서 그는 시선을 떼지 못한다. 그 시절의 서원을 그대로 따온 듯 여전히 앳되고, 예뻤다. 이미 제 아이를 둘이나 낳은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오메가인데 교복 하나 입었다고 추억이 되살아난다.
“진우, 흐윽, 진우야아…. 너무 보고 싶었어어….”
서원은 정장을 입은 서진우의 품에 눈물 젖은 뺨을 비비며 할딱였다. 살그머니 뺨을 기댄 채로 올려다보는 표정에서 응석이 잔뜩 묻어났다. 그래도 고개를 내려 주지 않는 진우가 야속한지 으으응, 앙탈을 부리는 소리를 낸다. 가만 지켜보던 서진우가 짧게 웃음을 흘린다.
“나 기다렸어, 형?”
“응, 으응…. 얌전히이, 진우 기다렸어….”
조금 전까지 이상현을 조르던 서원이 조신한 척 시치미를 뗐다. 서진우가 큰 손으로 서원의 뺨과 턱을 어루만진다. 서원은 스치는 손길마저 달가워하며 묶인 몸을 바르르 떨었다. 뒤를 꾸물꾸물 조이느라 성기가 발딱거렸다. 목까지 채운 단추와 말끔히 다림질된 바짓단이 서원을 옆자리에 두고 훔쳐보던 기억을 일깨우고, 덩그러니 내놓은 성기는 지금 그의 음란함을 일깨워 준다.
“예쁘지? 누가 애 딸린 오메가라고 보겠어.”
이상현이 웃으며 서원의 손을 묶은 넥타이를 풀어낸다. 서원은 손이 자유로워지자마자 서진우의 바지춤부터 붙잡았다. 달그락거리며 벨트를 풀고 지퍼를 내리며 도드라진 윤곽에 콕 코를 박는다. 연신 숨을 들이마시는 서원은 눈물마저 글썽이고 있었다. 서진우는 멋대로 제 좆을 꺼내어 무는 서원을 가만 바라보았다. 다소 맹하긴 했어도 오냐오냐 자라 고집 세고 도도하던 어린 서원이 떠올랐다.
“옛날 생각이 나긴 하네.”
“몇 년만 일찍 만났어도 더 즐길 게 많았을 텐데 아쉬워. 안 그래요, 서원 씨?”
“우응…? 으응, 헤에….”
서원이 좆을 물고 어물어물 대꾸했다. 서진우는 무슨 말인지 이해도 하지 못한 채 눈웃음을 치는 서원의 이마를 쓸어 주었다. 그땐 옷 한번 벗겨 보자고 갖은 노력을 다했었는데, 이제는 참 쉽다. 외롭고 힘들고 서러운 것이 자지 하나면 싹 낫는다고 외려 매달려 온다.
“하, 눈을 못 떼네. 그렇게 좋냐?”
“닥쳐.”
“살벌하긴. 내 덕에 좋은 구경 하는 거잖아.”
둘이 유치한 설전을 하든 말든 서원은 자지를 빠느라 관심도 없다. 자지를 크게 문 채 앞뒤로 고개를 움직일 때마다 가지런한 머리카락이 살랑거린다. 좋아하는 간식을 먹는 고양이처럼 내내 응응 앓는 소리가 서원의 입 안에서 흘렀다. 서진우는 터지는 한숨을 참는다. 재킷을 바닥에 내던지고 넥타이를 풀었다. 가슴 근육과 맞닿은 와이셔츠가 부풀었다가 가라앉았다.
“으응…….”
자지 끄트머리를 오물거리는 서원의 얼굴이 문득 몽롱하게 풀어진다. 서진우가 자지를 빼내자 매달린 몸이 맥없이 쓰러졌다. 발라당 넘어지며 드러난 성기는 저 혼자 맹물을 찔끔거리고 있었다. 서진우의 좆을 빨면서 홀로 절정에 다다른 것이었다.
“아… 서원 씨, 자지 빨다가 혼자 간 거예요?”
“흐응, 좋아서어….”
“이제는 내가 안 만져도 알아서 쌀 수 있나 봐, 형.”
“아, 아냐아…. 진우가 만져 줘야 해애….”
“정말 그래?”
은근하게 묻는 어조에 서원은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만져지고 박히고 싶어서 여태 애가 타 죽는 줄 알았다. 진우를 기쁘게 해 주고 싶단 마음은 이상현에게 진득하게 괴롭힘을 당하며 싹 녹아 버린 후였다. 서원이 벨트를 풀고는 이미 지퍼가 내려간 교복 바지를 꾸물꾸물 내린다. 팬티도 입지 않은 채로 바지를 입은 터라 내리자마자 하얀 속살이 드러났다. 서원은 그대로 엉덩이를 내보이며 그를 돌아보았다.
“여기이…. 진우가, 자지로 만져 줘….”
그러더니 손을 뻗어 작은 엉덩이를 잡아 벌린다. 예전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채 흠뻑 젖은 구멍을 내보이는 서원은 서진우가 그 무렵 상상하던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아주 오래된 추억을 꺼내 주는 서원에게 몸을 겹쳤다.
* * *
“흐아아…. 흐응, 으으앙….”
네발로 선 채 앞뒤로 좆을 받던 서원이 결국 물고 있던 걸 놓고 앙앙 울음을 터뜨린다. 열심히 물고 빠느라 고였던 침이 늘어졌다. 뒤에서 배 속 깊은 곳까지 푹푹 찔러 오는 통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자지를 우물거리는 것만으로 쉽게 절정에 이르는 음란한 몸은 연신 절정 근처를 넘실거렸다. 눈이 풀리고 혀가 풀렸다. 몽롱하게 풀어진 얼굴을 이상현이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꽉 물어야죠. 혼자만 좋아하지 말고.”
“죄송, 해애요…. 기분이이, 너무 좋, 아서어… 흐앙, 앙…!”
느긋하게 빠져나간 자지가 단번에 깊은 곳으로 파고들어 온다. 서원은 간신히 세워 놓은 허리를 바들바들 떨었다. 서진우가 교복 와이셔츠를 입은 몸을 더듬거리더니 젖꼭지를 잡아 비틀었다. 우유가 찔끔 새어 앞섶을 적셨다.
“히으, 흐우우…. 아파아.”
“나한테 집중해야지, 응? 자지로 만져 달라며.”
“흐아앙…. 흐응, 좋아…. 자지 너무 좋아, 진우야아….”
“하하. 자지 좋아요, 서원 씨?”
“응, 좋아요…. 계속, 안에 넣어 놓고, 싶어… 으으응.”
짙게 흐르는 알파 페로몬이 숨을 쉴 때마다 배 속에 달라붙어 열을 낸다. 오메가를 발정시키는 열기였다. 이상현과 서진우를 동시에 상대할 때마다 서원은 그러잖아도 짧은 이성이 희미해지는 걸 느꼈다. 따로 상대해도 버거운 크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당신 욕심 채워 주느라 서진우는 좆이 헐겠네요. 부러워 죽겠어, 아주.”
이상현은 서원이 장난감처럼 쥐고 있는 좆을 잡아 할딱이는 얼굴에다 문질렀다. 착하게 받아 물려던 서원은 자지가 눈썹까지 미끄러지자 얌전히 눈을 감았다. 그 뺨을 이상현이 묵직한 자지로 툭툭 건드린다.
“더 좋은 거 할까요?”
“더어…?”
“같이 넣는 거 좋아하잖아, 형.”
“아, 안 돼에…. 흑, 그러면 찢어져어….”
“안 찢어져.”
“흐아앙, 아앙…. 우응, 진우야아….”
서진우가 허리를 움직이자 서원이 울며 자지러진다. 처음 삽입하는 순간부터 흠뻑 젖어 있던 구멍은 살짝만 허리를 퉁겨도 깊은 곳까지 열렸다. 녹녹하게 물러진 구멍에 자지가 미끄러지는 감각이 황홀할 지경이다. 안으로 찔러 넣는 몸짓이 서서히 빨라진다. 서원이 이상현에게 매달려 신음을 터뜨린다.
“흐앙, 으응…! 나아, 어떡해애…. 가, 갈 것 같… 아흐응…!”
기어코 절정에 다다른 서원이 침대로 쓰러진다. 서진우는 아직 사정하지 못한 좆을 빼내고 서원의 목덜미를 빨았다. 항상 포근한 향기가 나던 제 오메가에게서 정액 냄새가 진득하게 배어 나왔다.
“또 혼자 좋아하네. 나는 그렇다 치고, 서진우도 만족 못 시키면 어떡해요. 서원 씨.”
“그치마안, 자꾸, 안에 닿아서어…. 흑, 으응.”
“그러면 넣지 말까? 응?”
“시, 싫어, 싫어어. 혼자 기분 안 좋아지게, 잘, 차, 참을게요….”
서원이 우물쭈물 눈치를 보면서 조른다. 기가 죽은 표정이 사랑스럽다. 단정하게 자른 머리에 교복까지 입혀 놓으니 정말 애새끼 따먹는 기분이었다. 서진우는 흠뻑 젖은 서원의 아랫입술을 문질러 주고는 팔 안쪽으로 손을 넣어 몸을 일으켜 주었다. 서원이 아이처럼 순순히 이끌려 온다. 그는 서원을 제 위에 앉히며 속삭였다.
“형이라고 불러 봐.”
“으으응….”
“부끄러워하지 말고.”
“……혀엉.”
눈을 내리까는 얼굴이 흥분과는 다른 열로 빨개진다. 쾌감에 취하면 무슨 말이든 순순히 뱉는 주제에 서진우를 형이라 부르는 건 아직 부끄러운 모양이다.
구태여 시키지 않아도 서원은 알아서 좆을 잡고 삽입을 시도한다. 가장 커다란 귀두를 겨우 삼킨 뒤에는 서진우의 가슴을 짚고 허리를 내렸다. 젖은 구멍이 열리면서 야한 소리가 새었다. 작은 엉덩이가 팔뚝만 한 자지를 용케 삼키고 있다. 뒤에서 보이는 모습이 가관이었다. 이상현이 한계까지 벌어지는 구멍을 손끝으로 건드린다.
“이렇게 작은데 잘 들어가네요.”
“흐으응, 아, 안 돼요….”
“안 돼요? 내가 뭘 할 줄 알고, 으응?”
서원이 쩔쩔매며 서진우를 바라본다. 교복을 입고 울상을 짓는 서원은 그의 음침한 성욕만 자극할 뿐이다. 서진우는 제 위에 올라탄 엉덩이를 양손으로 움켜잡았다. 그 손길을 따라 구멍이 예쁘게 벌어진다. 뒤에 무언가 닿자 서원이 겁을 먹고 눈물을 글썽였다.
“안 돼…. 흑, 으응, 서원이, 보지 찢어져어….”
이상현은 서원의 등 뒤로 몸을 겹치며 지레 겁먹은 서원을 쓰다듬으며 달랜다.
“괜찮아요. 자지 좋아하잖아요, 서원 씨.”
“아, 흐응…. 흐아앙….”
“무서우면 다른 생각 할까요? 서진우 교복 입은 거 상상해 보는 건 어때요, 응?”
“흐응, 진우…….”
“응, 서진우. 당신 눈앞에 있잖아요.”
서원이 서진우를 넋을 잃고 보는 사이, 배를 쓰다듬던 손이 천천히 허리를 감았다. 몸이 바투 붙으며 자지가 억지로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한다. 서원이 눈물을 똑 떨어뜨렸다. 긴장으로 굳어지는 오메가를 두 알파가 다정히 달랜다.
“다 들어가면 기분 좋은 거 이미 알잖아요, 서원 씨.”
“우응…. 흑, 아파요…. 흐아앙….”
“쉬이, 힘 빼. 그래야 안 아프지. 응?”
훌쩍훌쩍 울면서도 뒤는 부드럽게 열리고 있다. 비좁은 구멍에 커다란 좆이 두 개나 틀어박히자 서원은 아찔한 압박감에 몸을 떨었다. 버겁게 할딱이며 숨을 몰아쉴 때마다 구멍이 움찔움찔 오므라든다. 서원이 느끼는 압박감은 알파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평소보다 비좁고, 조이는 힘도 강해 쾌감이 아찔하게 치닫는다. 게다가 감도가 극치에 달한 서원은 음란한 말과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서로 손도 닿기 싫어하는 알파들이 무섭다는 서원의 뒷구멍을 비집고 열어 좆을 맞대는 이유라면 이유다.
“흐으으, 흐응….”
안을 가득 메운 압박감도 점차 익숙해지는지 흐느끼는 소리가 달다. 긴장하여 세게 조이기만 하던 구멍이 부드럽게 풀어져 자지를 우물거렸다. 서원은 푹 젖은 속눈썹을 간신히 떴다. 아랫배가 가득 찬 느낌이다. 터질까 무섭고 찢어질까 무서웠다. 아랫배를 손으로 더듬거리는 서원에게 이상현이 웃으며 물었다.
“왜요, 임신한 것 같아요?”
“배, 배가아…. 가득 차서…. 흑, 무서워어….”
“안 무서워. 나 있는데 뭐가 무서워, 으응?”
“흐우우, 진우야아….”
눈이 마주치자 서원은 학습된 것처럼 흐물흐물 녹아내린다. 쾌감을 좇으려는 본능이 버거운 구멍을 조이며 허리를 살랑거리게 만든다. 서진우 위에서든 이상현 위에서든, 노련하게 허리를 흔들 줄 아는 서원이지만 커다란 걸 두 개나 꽂은 상태에서는 어려웠다. 서글픈 울상이 아찔함으로 흐려졌다.
“으응, 너어무 커어…….”
“안에 문질러 줘? 더 깊이 넣고 싶어, 서원아?”
“응, 으응……. 기분 좋아지고, 싶어어…….”
“또 혼자 좋아지려는 건 아니죠?”
“아, 아니에요……. 이번에는 기분 좋아도, 꾹, 참을게요…….”
그러니까 빨리, 안에, 거기이……. 서원이 칭얼거리듯이 조르며 구멍을 오물거린다. 누군가 한숨을 터뜨렸다. 동시에, 묵직하게 커다란 자지가 깊숙이 미끄러졌다.
“흐앙…! 흑, 으응, 아아앙….”
서진우의 가슴을 짚은 손이 꾸물꾸물 오므라진다. 울음을 터뜨리는 것처럼 흐느끼는 서원은 뺨과 목덜미를 발갛게 물들인 상태였다. 쾌감에 속절없이 취한 것이 한눈에 보였다. 잘 느끼고 쉽게 젖는 오메가가 뒤를 미끈미끈하게 적신다. 좆이 두 개나 묻혀 있는데 앞뒤로 빼고 들어가는 움직임에 막힘이 없었다.
“하으으, 조하…. 보지이 기분, 조아아… 으앙.”
“하아. 힘 빼요, 응? 끊어지겠어.”
“흐으응…! 우으, 못하, 게써요… 흐끅, 으응…!”
“보지를 열어 줘야, 깊은 데까지 박아 주지, 서원아.”
“흐앙, 흑…! 우응, 몰라아….”
들어서고 나갈 때마다 구멍에서 질척한 물소리가 터졌다. 서원은 매를 진탕 맞는 학생처럼 엇박자로 박힐 때마다 점차 무너져 내렸다. 허리도 세우지 못한 채 서진우에게 매달려 구멍만 조인다. 이상현은 자지를 욕심껏 삼킨 구멍을 손끝으로 만져 본다. 서원이 또다시 지레 겁을 먹었다.
“으아앙…. 더어 못 너어…. 흐앙, 흑….”
“우리 말고 또 남자 있어요? 여기에 누굴 더 들이려고.”
“서원아, 좆 두 개로는 부족해?”
“아냐, 아냐아…. 더 너으며언, 서워니 주글, 거야아… 흑! 흐아앙.”
서진우에게 꼭 매달려 안긴 서원이 펑펑 운다. 서럽게 울어 안쓰러울 법도 한데, 남자 보는 눈이 썩 좋지 않은 서원은 이럴 때 자상히 달래 주는 상대를 고른 적이 없다. 녹진녹진 풀어진 구멍으로 좆이 더욱 깊숙이 틀어박혔다. 서원을 품에 안은 서진우는 쑤셔 박을 때마다 맞닿은 조그만 가슴이 부드럽게 뭉개지는 것을 느꼈다. 오메가 고르는 취향이 비슷한 두 남자는 꼴리는 부분마저 같았다. 제게 매달린 서원을 보는 눈이 애욕으로 깊어진다.
“서원이 오늘은 왜 브라 안 했어. 가슴 다 까고 다니려고?”
“워, 원래애… 안, 했는데에… 으앙, 흑, 흐끅…!”
“봐요, 내가 남자친구한테 혼날 거라고 했죠?”
“흐앙…. 흑, 혼내지 마아…. 앙, 흐응…! 거기이, 조하….”
제 잘못도 아닌 일로 추궁당해 서럽고 억울한 것도 잠시였다. 안쪽 어딘가, 깊은 곳을 꾸욱 눌러 주자 황홀경에 눈이 풀린다. 서원은 남자친구의 정장 바지에다 맹물을 질질 묻히며 아득한 쾌락에 몸을 떨었다. 절정에 이르려는 몸이 아래를 꾸물꾸물 조였다.
“하, 씨발.”
“히이잉, 흐응…. 조아아…. 으앗…!”
“또, 갈 것 같아요? 으응?”
서진우는 제 위에 올라앉은 엉덩이를 양손으로 붙잡고 허리를 쳐올렸고 이상현은 발갛게 벌어진 구멍을 내려다보며 좆을 틀어박았다. 묵직하고 커다란 자지 두 개가 녹녹하게 무른 내벽으로 마구 들이친다. 엇박으로 흔들리는 통에 서원은 정신이 하나도 없다. 벌어진 입 밖으로 숨소리만 간신히 나오다가, 겨우 울음이 터졌다.
“흐앙, 으으응! 어떡, 해애, 나아, 아아아!”
깊숙한 안쪽까지 들이쳐 음절마다 목소리가 끊겼다. 서원은 온몸이 진탕 녹아내리는 기분이다. 눈앞이 흐려져 아득해진다. 그러다 문득 홀로 절정에 이른 바람에 혼이 난 서러운 기억이 떠올랐다. 서원이 의식적으로 뒤를 조였다. 그러잖아도 좁은 구멍이 움츠러들며 자지 두 개에 꼬옥 맞물린다. 이상현이 나지막이 욕설을 토했다.
“씨발, 서원 씨 뭐 해요. 으응?”
“가, 같이이 가고, 싶, 어서어. 흐앗, 아! 으앙.”
“그러니까, 더 세게 박아 줘?”
“으으응! 더어 세게 하며언, 보지 아, 아야 해요…. 흐으, 흑!”
엉덩이와 손목을 잡혀 어디로 달아날 수도 없는 서원이 갇힌 몸을 바르작거린다. 서진우의 품으로 숨으려 어깨에다 얼굴을 비비는 몸짓이 가련할 지경이다.
“흐우우. 아앙… 살려, 줘어… 나, 주거, 흑! 흐아아앙.”
서원이 다 풀린 혀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조잘거리며 애원하고 사정했다. 물론 그런 부탁을 들어줄 남자들이었다면 처음부터 무리하게 좆 두 개를 들이밀지 않았을 것이다. 바르작거리는 서원을 붙잡고 사정을 위한 좆질을 해 대는 남자들의 팔뚝에 핏대가 도드라진다. 서진우의 어깨에 눈물 젖은 뺨을 비비고, 이마를 문지르며 할딱이던 서원이 순간 몸을 굳혔다.
“흐아아…. 흑, 으앙….”
교복 와이셔츠 한 장만 입은 하얀 몸이 움찔, 움찔, 오르가슴을 따라 흔들렸다. 좆을 문 내벽은 경련하듯이 오므라들었다. 사정감을 느낀 이상현이 자지를 빼내 엉덩이에 대고 문지르고, 서진우는 서원이 기분 좋게 느끼는 곳에다 좆 대가리를 느긋이 문지른다. 서진우의 품에 안긴 몸이 바르르 떨린다. 정액을 깊숙이 쏘아 내며 서진우는 훌쩍이는 서원을 달랬다.
“많이 힘들어?”
언제 무서웠냐는 듯 다정해진 진우에게 서원은 매번 꼬리를 흔들었다. 애교가 듬뿍 담긴 목소리가 서진우를 보챈다.
“으으응…. 나, 보지 괜찮아…? 막, 흐윽, 얼얼해애….”
“안 찢어졌어요. 괜찮아.”
“진, 진짜요…? 찢어지는 줄, 흐으, 알았어….”
서원이 제 뒤를 돌아보며 더듬더듬 손으로 만져 본다. 구멍은 조금 부었을 뿐 멀쩡했다. 그제야 안심하여 웃음 짓는 서원을 이상현이 깊은 눈으로 바라본다. 몸에 걸친 거라곤 교복 와이셔츠 한 장과 흰 양말 두 쪽밖에 없는 서원은 이상야릇한 기분을 일깨워 준다. 그는 아랫도리에 다시금 열이 모이는 것을 느꼈다.
“서원 씨.”
“으응…? 네에.”
순진한 얼굴로 저를 보는 서원에게 이상현이 진심으로 탄식한다.
“하아, 진짜 원조교제 하는 기분인데. 한 번 아저씨라고 불러 볼래요?”
“씨발. 애한테 이상한 것 좀 가르치지 마.”
“교복 입혀 놓고 같이 꼴린 처지에 깔끔 떨 필요 없잖아?”
둘이 시답잖은 말싸움을 하는 건 항상 있던 일이다. 눈치를 보는 듯 시선을 굴리던 서원은 곧 관심을 끄고 제 젖은 옷이나 신경 썼다. 아까 진우가 꼬집은 가슴에서 젖비린내가 났다. 엄마 말로는 젖을 안 먹이면 슬슬 단유가 된다는데, 자신은 애들에게 젖도 먹이지 않는데 왜 젖이 안 마르는지 모르겠다.
‘맞아, 진우랑 상현 씨가 계속 먹어서…….’
도톰한 유두를 더듬거리던 서원이 울적한 표정을 짓는다. 사람 몸에서 나는 우유가 그렇게 맛있나? 호기심이 일어 와이셔츠 단추를 풀고 가슴을 주물러 본다. 진우나 상현이 하는 것처럼 살살 주무르자 곧 젖이 맺혔다. 스스로 젖을 먹여 본 경험이 없는 서원은 몽글몽글 우유가 맺히는 게 그저 신기하다. 손끝으로 젖꼭지에 맺힌 우유를 살짝 훑어 입술로 물어 보지만, 아무리 혀를 굴려도 유달리 맛있는 것 같진 않았다. 서원은 제 가슴을 내려다보며 고개를 기울였다. 이상하다. 다시 먹어 볼까? 생각하는 순간 몸이 눕혀지더니 뒤가 꿰뚫린다.
“아야, 흑, 흐아앙…!”
“가슴은, 하. 씨발, 서원아, 왜 주물렀어. 응?”
“나, 나… 흐앗, 흐우우, 무서워어….”
눈앞에 무섭게 인상을 쓴 진우가 보였다. 겁에 질려 바동거리는 서원을 이상현이 부드럽게 안아 주며 쓰다듬는다. 달래는 게 아니라 가슴을 희롱하는 손길이었다.
“우리가 자꾸 젖 먹으니까 그게 궁금했어요? 하하, 미치겠다.”
“으응…! 흑, 잘못, 했어요…. 으아앙….”
“네가 무서운 표정 지어서 서원 씨 겁먹었잖아.”
“형, 화내는 게 아니라, 응? 귀여워서 그랬어. 귀여워서.”
겨우 인상을 푼 서진우가 무섭다며 우는 서원에게 몇 번이고 뽀뽀한다. 젖 단내가 나는 입술을 살짝 핥기도 했다. 다정한 뽀뽀를 받으며 서원은 무서운 기분이 점차 풀려 오히려 또 눈물이 났다. 지나치게 안심한 탓이었다.
“흐응, 흑…. 무서, 무서웠어어…. 아앙….”
“그러게요. 서진우가 잘못했네, 그죠?”
“아아니…. 흐응, 진우 잘못, 아, 아니에요…. 으응.”
무서워서 앙앙 운 주제에, 누가 진우를 욕하는 건 싫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참 사랑스러운 순정이었다. 하얀 가슴을 주무르며 목덜미를 빨아들이던 이상현이 결국 욕설을 짓씹었다.
“서진우. 잠깐 서원 씨 좀 안아 봐.”
“하, 씨발… 꼭 좋을 때.”
“같이 나눠 먹으면 더 좋잖아.”
“흐응……. 힉…….”
서진우가 서원의 엉덩이를 받치며 안아 올리자 서원이 얼결에 그의 어깨에 매달렸다. 축축하게 젖은 눈이 뒤를 돌아보려고 한다. 서진우는 눈물 젖은 뺨에 쪽쪽 입술을 맞춰 가며 겁 많은 서원의 주의를 끈다. 동시에, 삽입된 구멍으로 익숙한 것이 닿았다.
“흑, 흐아앙…….”
이미 좁은 곳을 비집고 들어간 전적이 있는 좆이 멈추지 않고 파고들었다. 서원은 짧게 손질되어 누구도 할퀼 수 없는 손톱을 세우며 길게 울었다. 바동거리는 몸짓에 어중간하게 벗겨진 와이셔츠가 어깨로 흘러내린다. 이상현이 드러난 어깨에 잇자국을 남겼다.
“으응…!”
아랫배가 다시금 꽉 찼다. 좆 두 개가 드나들 때의 황홀함을 아는 몸이 나긋나긋하게 풀어진다. 서원은 몽롱한 눈을 가물거리며 눈앞의 서진우를 보았다. 눈이 마주치자 습관처럼 웃음이 나왔는데 그게 무얼 건드렸는지 진우가 무서운 욕을 했다. 곧 입술을 쪽쪽 빨리게 된 서원은 진우가 화가 난 게 아니란 걸 깨닫는다.
“흐앙, 우으응…. 아, 아앙…!”
순순히 입을 열어 주던 서원이 뒤에서 밀고 들어오는 묵직함에 울 듯이 흐느끼기 시작한다. 정신을 흐리게 만드는 쾌감이 온몸을 감쌌다. 이상현의 말대로, 어쨌든 교복 차림이 진우 맘에 든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다음에는 진우가 입어 주면 좋겠는데……. 서진우를 조를 겨를도 없이 서원은 진득한 쾌락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