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외전2. 말을 잘 들어야지 (15/20)

외전2. 말을 잘 들어야지

뭔가 이상하다.

정서원은 느닷없이 달아오르는 몸 때문에 요즘 며칠간 아주 고난스러웠다. 조금만 스쳐도 곧장 아래에 반응이 왔고 눈만 마주쳐도 뒤가 푹 젖어 들었다. 그럴 때마다 페로몬이 줄줄 샜다. 서진우에게 들키기라도 할까 봐 그의 앞에 서면 자세가 절로 조신해졌다. 그리 오래가지는 못하는 인내였다. 정서원은 매번 굉장히 하고픈 말이 있는 얼굴로 한참 눈치를 살피다가, 결국엔 슬그머니 다가붙으며 서진우의 손을 아래로 잡아끌어 댔다. 그리고 유혹을 속살거렸다.

“진우야…. 나, 하고, 싶어.”

“…밥 먹다가 갑자기?”

“응, 응…. 지금 할래. 하자, 응?”

식탁이든, 현관이든, 아니면 외식을 하고 돌아오는 차 안이든. 정서원은 늘 참지 못하고 서진우를 졸랐다.서진우가 업무를 보느라 서재에 틀어박혔을 때는 방해 안 할 테니 제발 자지만 빨게 해 주면 안 되냐며 외려 서러워하기까지 했다. 물론, 턱도 없었다.

“흐윽, 흑…. 너무, 해애.”

침실로 쫓겨난 정서원이 서진우의 만년필로 몰래 뒤를 쑤시며 운다. 잠깐도 못 참느냐며 한숨을 흘리던 서진우의 얼굴이 지워지지 않았다. 정서원은 모진 말을 구태여 곱씹어 가며 울음을 훌쩍거렸다. 진우가 나한테 짜증 냈어, 옛날엔 안 그랬는데, 분명 나한테 질린 거야, 난 왜 이렇게 밝히기만 해서 맨날…….서러운 중에도 손은 멈추지 않았다. 서진우의 손길이 닿았을 물건이라 생각하니 고작 한 뼘짜리 만년필에도 사춘기 애처럼 몸이 달았다. 흥분에 몽롱해진 머릿속에 어렴풋이 걱정이 떠오른다.

‘나 요즘 자꾸 왜 이러지?’

아무런 복선도 없이 몸이 달기 시작한 게 벌써 나흘째였다. 밝히는 몸이기는 했으나 요즘처럼 서진우를 귀찮게 만들 정도는 아니었다. 돌이켜 보면 요 며칠 식욕도, 성욕도 왕성해졌었다. 원초적인 욕구만 남은 것처럼 종일 자지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정서원은 발정이 나 매달리는 자신을 처치 곤란한 애새끼처럼 바라보던 서진우를 떠올렸다. 순간 기분이 이상해져 허리가 움찔 튀었다. 내벽이 꾹 오므라들었다.

“앗, 으응… 진우야아……. 아!”

정서원이 만년필 하나로 겨우 절정에 도달한다. 어설픈 자위를 끝냈을 땐 서진우가 문간에서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창피스러워야 마땅한 순간이었는데도 정서원은 외려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구멍 밖으로 빼꼼 나온 만년필이 오르가슴을 느끼는 몸을 따라 까닥, 까닥, 작게 움직였다.

“하으응….”

활짝 열린 다리 사이에서 까닥거리는 만년필로 시선이 꽂혀 든다. 정서원은 다리를 오므릴 생각도 않은 채 노골적인 시선에 몸을 떨었다. 발기한 성기에서 정액이 눈물처럼 새었다.

“우리 형은 발정기 전부터 요란하네.”

“나, 발정기 온 거야……?”

“진짜 발정기였으면 이런 걸로는 만족을 못 하지. 형이 얼마나 욕심이 많은데, 응?”

“…으응, 자지 안 넣으면, 안, 돼….”

서진우가 몸을 숙이며 벌어진 다리 사이로 손을 뻗는다. 정서원은 깜짝 놀라 시선을 들었다가, 눈이 마주치자 우물쭈물 속눈썹을 내리깔았다. 발그스름한 다리 사이에서 만년필이 천천히 꺼내졌다. 매끈한 바디에 미끈미끈한 물이 함빡 묻어 있었다. 제가 부려 놓은 추태를 눈으로 확인하니 그제야 수치심이 몰려온다. 정서원이 허전해진 다리를 바싹 오므린다.

“애들 낳고 첫 발정기라 그런가, 좀 심하네. 그치?”

“응…….”

“벌써부터 이런데 진짜 발정기 오면 어떡하지, 우리 형.”

웃음기 밴 목소리였으나 정서원은 지레 겁부터 먹었다. 발정기가 심한 경우에는 시작하기 며칠 전부터 몸이 열려 바깥 외출도 못하고 몇 날 며칠을 발정 열에 시달린다고 했다. 페로몬이 줄줄 샌다거나, 종일 몸이 달아 딴짓을 못 한다거나…… 열거하자니 전부 자신이 겪고 있는 증상이라 덜컥 무서워진 것이다. 얼마나 심하게 오려고 벌써 이러는지, 눈물이 그렁그렁 차올랐다.

“어, 어떡해……. 나 어떡해, 진우야?”

“뭐가 무섭다고 울어. 형은 평소랑 별로 다를 것도 없을 텐데.”

“흐윽.나, 원래는, 이렇게, 막…아무튼,안 이랬단 말야.”

정서원은 폭 안아 주는 어깨에 이마를 기댄 채 훌쩍훌쩍 울었다. 발정기가 와 봤자 고작 하루 미열을 앓는 게 전부였는데, 남 일처럼 여기던 게 제 일이 되니 몹시 걱정스러웠다.물론, 해맑은 머릿속에는 오래 남지 못할 걱정이었다. 훌쩍거리던 정서원은 다리 사이로 손이 기어들자마자 달뜬 콧소리를 흘렸다.

“우응, 진우야아.”

“그렇게 무서우면 내가 달래 줄까?”

“아! 으응, 좋아…. 달래 줘.”

그리고 만년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묵직한 것이 파고들자 희미하게 남아 있던 두려움마저 사라진다. 뜨겁게 달은 몸에 쏟아지는 쾌감이 혼을 빼놓는다. 발정기가 다가오는 중에는 불어난 성욕만큼 다가오는 쾌감도 남달랐다. 흔들릴 때마다 눈앞에 연신 별이 튀었다. 숨 한 번 돌릴 틈이 주어지지 않아 천치처럼 침까지 흘려야 했다.

“흐아앙…아, 아아, 진우야아, 아…!”

쉽게 식지 않는 열기의 원인이 발정기 때문이었다니, 그럼 정말 시작되면 얼마나……정서원은 서진우에게 매달린 채 앙앙 자지러지다가 깜빡 절정으로 떨어졌다. 그쯤에는 걱정 따위 희미해진 지 오래였다.

* * *

“이거 맛있어, 진우야.”

간만의 외식에 정서원 혼자 신이 났다. 딱 잘라 안 된다고 하는 말을 듣고 방에 틀어박혀 울었던 덕분에 성사된 외식이었다. 성욕과 함께 왕성해진 식욕은 불쑥불쑥 구체적인 메뉴를 떠올리게 만들었고 먹지 못하면 몹시 서럽게도 만들었다. 입이 짧은 정서원으로서는 아주 드문 변화였다. 애를 배고 있던 때조차 뭐가 먹고 싶다고 말한 적이 없었던 그가 콕 집어 이 레스토랑의 연어구이가 먹고 싶다며 조르니 서진우로서는 허락을 안 해 주기 어려웠다. 맘에 안 드는 인물이 자리에 따라붙는 것도, 봐줄 수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얼굴 보네? 신혼이라 바쁜가 봐.”

“그러는 넌 존나 한가하나 봐? 신혼부부 외식에 눈치도 없이 끼는 거 보면.”

“서원 씨 보는 건데 없는 시간도 만들어야지.”

예약이 꽉 찬 일정에 자리를 만들어 주었던 이상현은 당연한 것처럼 눌러앉았다. 정서원이 하필 이 곳을 골랐을 때부터 피할 수 없는 대면이었다. 서진우는 마뜩찮은 얼굴로 이상현을 노려보았다. 요리는 쉼 없이 나오는데 맛있게 먹는 사람은 정서원뿐이었다.

“그러고 보니 애들은 잘 크고 있어? 슬슬 딴 놈 닮는 것 같진 않고?”

“같이 검사까지 받아 놓고 딴말하지 마. 추잡스럽긴.”

“누가 또 장난쳤을지 어떻게 알아. 어때요, 서원 씨는. 애들 잘 자라는 것 같아요?”

“네? 아…… 그게, 저는 잘….”

식사를 하는 내내 이상현은 정서원에게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물었고 정서원은 눈치를 살피면서도 대답을 해 주었다. 어차피 대답을 해 줄 거면 눈치를 왜 보는지, 눈치를 볼 거면 또 대답은 왜 해주는지. 짜증이 난 서진우는 테이블 매너 따위는 무시하고 정서원을 옆으로 바싹 끌어당겼다. 도통 사태 파악을 못 하는 정서원은 서진우가 안아 주는 것에만 설레어하며 품에다 뺨을 비볐다. 진우야, 조그맣게 종알거리는 소리가 났다.

“딴 놈이랑 한마디 했다고 질투하는 거, 의처증 수준인 건 알아?”

“합리적인 의심인 거지. 실제로 붙어먹는 사이잖아, 씨발.”

이상현이 입매를 비틀며 웃는다. 오랜만에 만난다고 신경을 썼는지 헤어부터 정장, 구두, 시계까지 공을 들이지 않은 부분이 없었다. 주제도 모르고 정서원 앞에서 공작새처럼 나대는 게 퍽 우습고 짜증스러웠다. 서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노려보는 중에도 정서원은 서진우 옷깃에 박힌 자수나 보고 있다. 손끝으로 볼록한 자수를 매만지던 그가 문득 고개를 든다.

“저어, 상현 씨…….”

날카롭던 시선들이 곧장 풀어졌다. 정서원은 약간 나른한 얼굴로 눈을 깜빡거리고 있었다. 하얀 피부에 발그레한 뺨과 귓가가 유독 돋보인다.

“여기 누워 있을 데, 없어요?”

“그러잖아도 방 잡아 놨는데 같이 올라갈까요?”

“네에, 조금 열이 나는, 것 같아서….”

원래도 느긋하던 말투가 열에 취해 한층 더 느리게 흘러나온다. 서진우는 정서원을 붙잡아 얼굴을 살폈다. 이마를 만져 보니 열은 그리 심하지 않은데, 그런 것치고는 표정이 지나치게 몽롱하다. 열에 달뜬 사람처럼 손이 스칠 때마다 몸을 움찔대기도 한다. 색색거리는 얼굴이 잘 익은 열매처럼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누가 봐도 단순한 열감기가 아니라…… 서진우가 짜증스럽게 혀를 찬다.

“씨발, 하필 와도 이런 때….”

“집에만 앉혀 놔도 모자랄 걸 왜 데리고 나왔어? 나눠 먹자고?”

“닥쳐.”

서진우가 눈치챈 변화를 이상현이라고 모를 리가 없었다. 빙글거리는 얼굴이 짜증스러웠으나, 당장은 발정기를 맞으려는 정서원을 챙기는 게 급했다. 서진우는 비상용으로 가져온 약을 꺼내 얕게 할딱이는 입술에다 가져다 대었다. 약을 먹고 쉬어도 모자란데 정서원은 고개를 돌려 가며 먹기 싫다는 말을 종알거렸다. 그러더니 굉장히 서러운 표정으로 울먹였다.

“약, 싫어… 안 먹을래.”

“안 먹으면 어쩌려고. 여기서 붙어먹기라도 하게?”

“응, 응… 넣어 줘, 나 못 참겠어….”

발정기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참지 못했던 그가, 이제 와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간 응석을 부리면 부리는 대로 다 받아 주었던 게 화근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이거, 줘… 진우야아.”

정서원은 벌써 몸을 숙여 서진우의 바지 버클을 풀어내려 애를 쓰고 있었다. 급한 손이 자꾸 어긋난다. 의자에 앉아 있어서 제대로 안 되는 거라 생각했는지 바닥으로 주저앉으려는 정서원을 서진우가 팔을 잡아 일으킨다. 정서원은 그대로 서진우에게 안겨 들었다가, 곧장 떼어졌다. 크게 충격을 받은 듯한 얼굴이 구슬픈 눈물을 글썽거렸다. 

“왜, 왜애……?”

“걔가 안 대 줘서 서러워요? 내가 대 줄게, 울지 마요.”

“으응, 그치만…….”

훌쩍거리는 소리 뒤로 클래식이 깔린다. 정서원은 이곳이 어딘지도 까마득해졌는지 당장 안아 주지 않는 서진우에게 몹시 서운한 것처럼 보였다. 양팔을 붙잡힌 채로도 안겨 들고 싶고, 만지고 싶어서 손을 꼼질거리는 정서원을 서진우가 바라본다. 이상현이 있는 이상 억지로 약을 먹여 봤자 소용이 없었다. 말 한마디면 쫄래쫄래 이상현을 따라갈 게 뻔한데, 그게 무슨 소용이겠는가. 귀가하는 것도 정서원이 운전 중인 서진우를 가만 놔둘 때 얘기였다. 방을 잡는 걸 기다리기나 할 순 있을까. 아무 남자나 붙잡고 바지춤을 풀어 대지나 않으면 다행이었다. 그런 가정을 꺼내는 것만으로도 눈앞이 새빨개진다. 서진우는 정서원의 양팔을 세게 움켜쥔 채 몽롱한 눈을 노려보았다. 그것뿐인데 대체 무슨 상상을 하는 건지, 정서원에게서 농익은 페로몬이 줄줄 새기 시작한다. 기가 차 웃음이 터진다. 그 웃음은 이내 사늘한 으름장으로 바뀌었다. 

“씨발… 너, 이제는 밖에 나가자는 말 꺼내지도 마.”

진우야, 진우야… 제 이름만 종알대던 정서원에게 서진우가 짓씹듯이 을러댄다.

* * *

“흐앙! 아, 하아아……!”

뒤에서 묵직한 자지가 강하게 들이닥쳤다. 한순간 정신이 멀어질 만큼 강렬한 쾌감은 벌써 몇 번째인지도 모를 절정을 선사했다. 움찔거리는 몸을 따라 씨 한 점 담기지 않은 물이 찔끔찔끔 토해졌다. 정서원은 가물거리는 눈을 깜빡이다가, 잡고 있던 자지를 입 안으로 욱여넣었다. 진작부터 군침이 고여 있던 축축한 입이 발기한 자지를 적셔 나간다. 쪽, 쪼옥, 정성껏 키스를 하는 소리가 자지를 품은 입술에서 샜다.

“위아래로 당신이 좋아하는 거 다 먹고 있네. 좋아요?”

“우응, 웅….”

“서진우가 제대로, 만족을 못 시켜 주나 봐요. 만나기만 하면, 아주, 좆부터 빨려고 들어.”

이상현은 정서원의 머리채를 휘잡은 채로 자지를 처박았다. 목구멍이 조여들며 귀두를 자극한다. 거친 움직임이 반복되는데도 정서원은 불만 하나 없어 보였다. 오히려 더 해 달라는 듯 입술을 더 벌려 깊숙이 받아들였다. 

“후웅……! 웅, 우응, 응!”

순간 정서원의 몸이 앞으로 크게 휘청거린다. 다시금 사나워진 좆질이 사정을 봐주지 않고 몰아쳤다. 서진우는 한 팔로 마른 어깨를 붙든 채 거세게 밀어붙여 댔다. 사나운 좆질을 따라 퍽퍽, 엉덩이를 때리는 소리도 빨라졌다. 

“집중, 해야지. 정서원, 어?”

“네 좆질이 시원찮은 걸, 왜 서원 씨를 탓해? 안 그래요?”

“웅, 우우웅…!”

앞뒤로 정신이 없었다. 정서원은 뒤에서 몰아붙이는 힘에 밀려날 새도 없이 다시 서진우에게 잡혀 와 좆 밑동까지 깊숙이 틀어박혔다. 다 벗은 등줄기가 쾌감을 못 이기고 달달 떨린다. 또다시 절정이었다.

“후웅, 흐… 우웅.”

둘이 서로 견제를 하든 말든, 쾌감에 함빡 젖은 정서원이 알 바는 아니었다. 그냥 진한 페로몬과 굵직한 좆이 좋았다. 앞뒤로 거칠게 처박힐수록 쾌락이 숨 가쁘게 차올랐다. 절정이 밀려오고, 또 밀려나고, 다시 밀려들기를 반복했다. 황홀경에 몸서리가 쳐질 만큼 짜릿했다.

“어떻게, 응? 오르가즘 느낀다고, 입을 아랫구멍처럼 움찔거려?”

문득 이상현이 머리채를 잡은 손에 힘을 준다. 음모까지 닿을 정도로 깊이 처박히는 몸짓이 이어졌다. 손힘에 사타구니 가까이로 딸려 온 얼굴에 음모가 비벼졌다. 기다란 자지는 목구멍 깊숙이에 처박혀 씨를 뿌리는 듯 밑동부터 울컥거리고 있었다. 온몸에 알파 페로몬이 진하게 퍼지는 느낌이었다. 정서원은 금세 몽롱하게 풀어져 또다시 절정으로 떨어졌다. 서진우의 자지를 삼키고 있던 내벽이 서럽게 경련했다.

“하, 씨발….”

한숨을 토한 서진우가 잠깐 멈추었던 좆질로 사납게 몰아치기 시작한다. 동시에 사정이 끝난 자지가 입에서 빠져나갔다. 내내 정서원의 목울대에서만 돌던 신음이 자지러지는 것처럼 터졌다.

“하악, 아…! 지누야아, 힉! 조하, 으아앙…!”

“좋아? 씨발, 앞뒤로 좆 박아 주니까 좋아 죽지, 아주. 어?”

“으으응! 너무우, 조아, 아…! 앗, 아, 아!”

신음이 처박히는 대로 끊기며 터진다. 흐무러진 얼굴을 이상현이 어루만지고, 흥분한 손아귀에 잡히느라 새빨개진 허리를 서진우가 붙잡는다. 정서원은 배꼽까지 처박혀 가며 할딱할딱 숨을 몰아쉬었다. 앞뒤로 흔들릴 때마다 배 속에서 씨물이 찰랑거렸다. 노팅 한 번 받지 못했는데, 이상현과 서진우에게 사이좋게 나눠 받은 씨물은 이미 노팅이라도 받은 것처럼 배 속을 가득 채웠다. 

“흐앙, 아, 으으응…!”

정서원은 깊숙이 틀어박힌 채 가쁜 숨을 흐느꼈다. 사정을 하느라 꿈틀거리는 자지가 내벽으로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러다 정말 임신할 것 같다. 정서원은 기나긴 사정과 함께 다시금 절정으로 무너져 내렸다.

“기분 좋아요?”

“응, 네에에… 좋아, 요… 기분, 좋아…….”

정서원이 아직 붙잡고 있던 이상현의 자지를 다시 입술로 머금는다. 지친 중에도 능숙하게 입술을 모아 빨고 혀로 선단을 깨끗하게 핥는 얼굴은 순하기 그지없었다. 이상현이 얼굴을 쓰다듬는 손길을 느끼며 마무리 펠라에 열중하던 정서원은 문득 뒷머리를 잡혔다. 

“아…!”

입에서 자지가 빠져나간다. 꺼덕거리는 자지를 놓친 정서원이 몹시 서러운 얼굴이 되어 서진우를 돌아본다. 서진우는 삽입된 자지를 빼지 않은 채 정서원을 돌려 눕혔다. 빙글 돌며 안쪽 어디 좋은 곳에 스치기라도 했는지 정서원이 서러움도 잊은 얼굴로 작게 할딱였다. 자지를 품고 있는 아랫배가 살살 흔들렸다.

“진우야아…. 나, 빨리….”

“보채지 마. 형 좋아하는 거 해 줄 테니까.”

서진우가 당장 박아 줄 것처럼 대꾸해 놓고는 오히려 자지를 빼낸다. 정서원이 뒤늦게 다리를 바동거려 서진우의 허리를 끌어안았지만 빠져나가는 걸 잡을 순 없었다. 커다랬던 만큼 빠져나간 후의 허전함도 컸다. 

“흐윽…….”

허리를 끌어안았던 허벅다리는 서진우에게 붙잡혀 다시 열렸다. 오래도록 좆을 삼키고 있던 구멍에서 씨물이 쉴 틈 없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안에 가득 고여 있던 게 내벽 깊은 곳에서부터 흘러내리는 느낌이 난다. 흐르는 게 보이지도 않는데 제 가랑이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다리 사이만 바라보는 얼굴을 이상현이 제멋대로 건드려 댄다.

“서원 씨가 좋아하는 정액 잔뜩 받았네요.”

“네에… 좋아요, 정액…….”

“이러다 셋째 생기면 어떡해요? 누구 앤지 또 검사해야 하나.”

“시, 싫어어……. 임신 안, 할 거예요….”

“그게 맘대로 되면 콘돔이 왜 있겠어요. 참 귀엽게 구네.”

이상현이 손을 뻗어 납작한 배를 어루만진다. 그러다 살짝 힘을 주어 누르자 아직 배에 남아 있던 씨물이 왈칵 토해졌다. 깜짝 놀랄 만큼 이상야릇한 느낌이었다. 정서원은 아래를 조였다가 천천히 풀며 서진우를 바라보았다. 안에서 잔뜩 흘러나오는 걸 지켜보던 서진우가 정서원을 보고는 웃는다. 다정한 미소와 달리 목소리는 짓궂었다.

“꼭 보지로 사정하는 것 같아, 형. 너무 야해.”

“흐으응, 싫어…. 하지 마아…….”

다리를 오므리려다 오히려 붙잡히자 정서원은 허리를 뒤척였다. 울먹이는 얼굴에 약간의 서러움이 붙는다.

“싫어요? 그럼, 이제 그만할까요?”

“자, 잘못했어요…… 더 할래요, 더 하고 싶어요….”

서원이 보지로 사정하는 거 맞아요, 자지로는 아무것도 못 해요…… 울먹울먹 애원하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정서원은 닫으려던 다리를 활짝 열며 푹 젖은 아래를 다 내보였다. 더듬더듬 손을 뻗어 허벅지까지 붙잡아 더 잘 보이게 해 주니 진풍경이 따로 없었다.정서원이 물색없이 조르기 시작한다.

“흐윽, 넣어 줘…… 넣어 주세요. 응? 제발…….”

“아무것도 안 넣어 줘서 서러웠어요?”

“네, 네에… 자지 넣어야 하는데에, 안, 넣어 줘서어… 흑.”

“정말 셋째 배고 싶어서 그래? 왜 그렇게 졸라 대. 어?”

“몰라아, 흑… 나, 나 이상해애…… 흐앙.”

아이를 낳고 찾아온 첫 발정기를 우습게 보는 게 아니었다. 만족감이 진작 찾아왔어야 할 시기인데도 갈증이 도무지 사라지지 않았다. 서럽게 우는 정서원을 안아 올린 이상현이 축축한 다리 사이를 만져 준다. 정서원은 다정히 달래 주는 그에게 꾸물꾸물 안겨 들었다. 묵직한 게 엉덩이를 쿡쿡 찔렀다. 닿는 것만으로 등줄기에 쾌감이 달려 정서원은 허리를 세우고 다리를 더욱 벌렸다. 빨리 넣어 줬으면 싶었다. 한시도 빼지 말고 계속 안을 채워 주었으면 싶다. 한껏 달은 몸이 스스로 엉덩이를 움직여 가며 발딱 선 자지에 구멍을 맞추려 애를 쓴다.

“그렇게 급해요?”

“네에… 흑, 넣어 주세요. 네? 자지, 먹을래애… 먹게 해 줘요….”

“정서원, 씨발, 허리 가만 안 놔두지?”

난잡하게 흔들리는 엉덩이를 서진우가 내려치듯 붙잡는다. 정서원이 목을 젖히며 자지러졌다. 

“흐아앙! 진우야아… 넣어 줘, 자지 필요해애, 나, 나아….”

뒤에서는 서진우가 이상현 좆을 품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고, 이상현은 삽입을 도와주지 않은 채 구경만 하고 있다. 발정기 때문에 애가 타 죽을 것 같은 자신을 놔두고 말이다. 둘 다, 정말이지, 너무 못돼서 눈물이 났다. 결국 정서원은 매달려 있던 팔을 내려 이상현의 자지를 붙잡고 스스로 구멍에 맞추었다. 푹 젖은 구멍에 좆이 닿는 것만으로도 몸이 떨렸다. 정서원은 더 잴 것 없이 허리를 내려앉혔다. 서럽게 울먹이던 얼굴에 환희가 어른거린다.

“아, 너무 좋아아, 아! 상현 씨이….”

“딴 놈 좆을 그렇게 좋아하면, 당신 남편이 질투하는데, 응?”

“그치마안 진우가, 응!흐앙, 아, 아아…!”

발가벗은 몸이 이상현의 위에서 흔들린다. 정서원이 본능을 따라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빨개진 엉덩이 사이로 좆이 드러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이상현은 정신없이 할딱거리는 얼굴에다 입을 맞춰 주고는 난잡한 엉덩이를 양손으로 꽉 붙잡았다. 손아귀에 잡혀 벌어진 엉덩이 사이로 발그스름한 구멍이 움찔대고 있다. 그곳에 묵직한 좆이 또 하나 닿는다. 기억하는 바가 있는 몸이 긴장으로 굳어졌다.

“아응, 그거, 아직 안 돼에. 안 돼….”

“왜, 형이 넣어 달라며. 다치니까 힘 빼.”

“아니, 아냐아, 나, 그거느은…앗!”

일 년을 훌쩍 넘는 기간 동안 오지 않았던 발정기는 멋대로 임신을 준비하며 몸을 활짝 열어 놓았다. 싫다는 조잘거림과 달리 제대로 여문 몸이 또 다른 좆을 받아들이겠다며 슬슬 열리고 있다. 서진우는 제게로 활짝 열리는 몸으로 서서히 들어섰다.

“아아! 흑, 아파아, 안 돼에! 안 들어가, 너무우, 커…!”

이미 큰 걸 삼키고 있는 구멍에 좆이 억지로 비집고 들어선다. 아랫배에 뭔가 서서히 차오르는 느낌이 났다. 안쪽이 한계까지 벌어지며 더욱 민감해져, 자지에 선 핏대까지 느껴질 정도다. 좋은 건지 아픈 건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정서원은 도리질을 쳐 가며 자지러지듯이 울었다.

“힉, 안 돼…! 앗, 아아! 찢어, 지면 어떡해애…!”

“안 찢어져요. 이미 한 번 해 봤잖아요. 겁먹지 말고….”

“흐윽! 자기, 거 아니라구, 아무렇게나, 흑, 아아아!”

“괜찮아, 안 찢어졌어. 형 이거 좋아했잖아, 응?”

순간 눈앞이 새하얘졌다. 찢어진다며 무서워했던 게 우습게도, 정서원은 하나가 더 삽입되자마자 오르가즘을 느끼고 있었다. 이상현에게 필사적으로 매달린 몸이 달달 떨린다. 발정기를 맞은 오메가에게 가장 황홀한 알파 페로몬까지 동시에 쏟아지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절정의 한중간으로 내던져진 것 같았다. 무서울 만큼 황홀했다.

“아으응… 하악, 아, 아아…!”

온몸을 가득 채운 쾌감이 통증 한 자락 보여 주지 않고 몸을 달구어 놓는다. 허리에 감긴 손과 엉덩이를 붙잡은 손마저 기분 좋다. 정서원은 몽롱하게 풀어진 채로 허리를 움찔거렸다. 그러잖아도 달뜬 몸에 쾌감이 두 배로 느껴졌다. 그러다 보니 진작부터 두 개를 받지 못한 게 아쉬워진다. 이렇게 좋은데, 처음부터 두 개를 받았다면 더, 얼마나 좋았을까? 정서원은 귓가부터 목덜미까지 스치는 입술을 느끼며 달콤한 숨을 터뜨렸다. 애가 닳은 몸이 이상현과 서진우보다 먼저 추삽질을 하기 시작한다.

“으앙, 아, 흐응… 좋아아…. 엄청, 커다래애…응!”

정서원이 열락에 취한 채로 허리를 열심히 흔들어 댄다. 엉덩이가 유연하게 흔들릴 때마다 동시에 삽입된 자지가 안쪽을 드나들었다. 서로 다르게 생긴 자지는 자극하는 포인트도 서로 달라 쾌감이 배가되는 기분이었다. 너무 좋아서, 도저히 허리를 멈출 수가 없었다. 

“한 번에 넣는 거 싫으면, 그냥 뺄까요? 응?”

“아! 흐앙, 아, 아! 안 돼에, 좋아, 좋아서어… 힉, 딴딴, 해애…!”

“서원이 보지는 동시에 박아 주는 게, 더 좋나 봐.”

“응응, 자지이 좋아해서어, 두 개라서어, 더어… 응! 흐아앙!”

딴딴한 자지가 아래를 빠듯하게 채우며 민감한 부분을 짓누른다. 스스로 기분 좋은 곳을 찾지 않아도 된다. 마음이 가는 대로 급하게 움직이기만 해도 너무 좋아 아래에서 질질 물이 샜다. 정서원은 쾌감에 진탕 녹은 채로 허리를 움직였다. 짓궂은 남자 둘은 전혀 도와주지 않는데도 홀로 열심이었다. 

서진우는 발정 열에 함빡 취한 뒷모습을 손끝으로 쓸었다. 혼이 쏙 빠져 쾌감을 좇는 데만 몰입 중인 뒷모습은 야릇하기 짝이 없었다. 하얀 몸을 천천히 쓸어 주던 손이 문득 허리를 붙잡는다. 정신없이 할딱거리던 정서원이 파득 몸을 굳혔을 때, 서진우는 강하게 좆을 처박았다.

“아아아! 흐앙! 지, 누으, 앗! 으앙, 아…!”

“이게, 그렇게, 좋아? 응? 서원아.”

“응, 응…! 조하아, 자지, 없으며언, 나, 안, 안 돼에…!”

뒤에서 강하게 처박히느라 정서원의 몸이 앞뒤로 흔들린다. 몽롱한 얼굴에 쾌감만이 가득하다. 서럽게 자지러지는 그를 이상현이 붙잡아 입을 맞추었다. 정서원은 학습된 것처럼 입을 벌려 받아들였다가, 더 거세진 움직임에 어쩔 줄 몰라 하며 이상현을 끌어안았다.유연한 몸은 묵직한 좆이 두 개나 처박힌 상태에서도 탄력적으로 흔들렸다. 

“얼마나 밝히는 몸이면, 두 개나 박아 줘야 만족을, 해. 응?”

“흐앙! 앙, 아아! 자, 잘못, 해써어…! 힉, 지누야아, 조하아…!”

“남편으론 만족을 못 해서 딴 남자까지, 끌어들이고… 진우가 서운하겠어요, 서원 씨.”

“힉! 못된 아내라아, 흑, 미, 안해애…! 나, 나아…! 아, 으으응…!”

좆질을 당하며 잇따라 얻어맞은 엉덩이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있다. 이미 더 나올 것도 없는 자지에서는 물이 찔끔 샜고, 정서원은 아주 흐느끼는 것처럼 길게 자지러졌다. 절정과 비슷한 쾌감이 계속해서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 까딱 잘못하면 그대로 정신을 잃을 것만 같은 아찔한 오르가즘이었다.

“흐아앙, 아아…. 아, 하아아….”

기운이 빠져 무너질 뻔한 몸이 서진우에게 붙잡혀 간신히 자세를 유지한다. 두 개를 동시에 삼킨 안쪽이 꾹 움츠러들며 경련하느라 잠시도 가만있질 않는다. 발가벗은 몸 곳곳이 쾌감으로 떨리고 있었다. 서진우는 이상현에게 안긴 채 할딱이는 정서원을 보다가, 틀어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바들바들 떨리는 정서원의 허리가 서진우에게 붙잡힌 채로 살살 흔들린다. 그럴수록 정서원은 이상현에게로 무너져 내렸다.

“히이잉, 지누야아… 그거, 하지 마아… 앙,으아앙….”

“서원 씨, 누구 좆이 더 좋았어요? 화 안 낼 테니까 말해 봐요.”

“몰라, 몰라요… 다 좋은데에…… 앗, 흐응, 응……!”

“모르기는. 내숭 떨지 말고 말해. 저 새끼랑 같이 박아 준 게 얼만데 뭘 몰라?”

“흐앙… 흐아앙, 그거, 그마안… 나, 이제, 못 해애…….”

쾌감에 약한 몸으로 자극이 끊이질 않고 쏟아진다. 정서원은 자꾸 절정 근처를 넘실거리는 쾌감 때문에 정신을 다잡고 있기도 힘들었다. 알파를 유혹하여 새끼를 배기 위한 발정기는 이성을 무너뜨릴 만큼 원초적인 욕구만 남겨 놓고 있었다. 아무리 채우고 또 채워도 만족이 되지 않을 정도로 욕심이 끝없이 샘솟았다. 지치고 힘든 상태에서도 그러했다. 정서원은 안쪽을 살살 문지르는 존재감에 눈앞이 깜빡거리는 것 같았다. 한계를 진작 넘은 몸에 억지로 쾌감이 심어진다. 온몸이 내내 아찔하게 곤두선 느낌이다. 어떻게든 빨리 이 상태를 끝내고 싶은 맘에 정돈되지 않은 말이 줄줄 새었다.

“그러니까아, 진우 자지는… 엄청, 크고, 굵어서어…… 넣으면, 안이 꽉, 차….”

“그랬어요? 서원 씨 기분 좋았겠네.”

“네, 네에…… 그래서, 진우가 세게, 박아 주면, 몸이, 통째로 흔들, 리는, 느낌이라… 숨쉬기 힘들어져서어…… 아!”

서진우가 정서원의 허리를 꽉 잡아당긴다. 엉덩이에 음모가 붙을 만큼 당겨진 몸으로 엄청 크고 굵다는 자지가 처박혔다. 잠깐이나마 또렷했던 눈이 다시금 풀어졌다. 정서원은 엉덩이만 겨우 세운 채로 아무것도 없는 물을 찔끔거렸다.

“하으으, 응……. 못, 해애, 나, 이제….”

“잘 말하네. 더 해 봐.”

민감한 속살을 귀두가 툭, 툭, 건드린다. 아찔함에 온몸이 떨렸다. 정서원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생각나는 대로 주워섬기기 시작했다.

“상현, 씨 자지는요…… 살짝, 휘어서어…… 또, 엄청, 딴딴하고 길어서어… 길게, 뺐다가, 다시 박으면… 너무 좋아….”

“그래서?”

“그, 래서어…… 또, 자세마다, 다, 느낌이 달, 라서어… 계속, 바꿔 가면서어…. 으응!”

더듬더듬 말하는 중에 또 아래에서 자지가 틀어박혔다. 깜빡거리던 눈앞이 온통 새하얘졌다. 끝이 없는 절정 속에 갇힌 기분이었다. 아무리 절정을 느끼며 쾌감에 몸을 떨어도, 욕구는 새로이 차오르고 몸은 다시 열렸다. 정서원은 그제야 이번 발정기가 심할 거라던 서진우의 말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발정기가 심한 오메가들은 몇 날 며칠을 침대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소문을 떠올리고는 뒤늦게 겁도 먹었다. 아마, 이 지독한 열기는 노팅을 받기 전까지는 영영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난생처음으로 절정이 아득히 멀게만 느껴졌다. 진우 말을 잘 들었어야 했는데, 괜한 고집을 부렸다. 정서원은 약을 먹지 않겠다고 뻗댔던 게 너무나 후회스러워졌다. 그래도 이제 노팅을 해 줄 테니 조금만 견디면 끝난다. 정서원이 엉덩이를 살살 흔들며 서진우와 이상현을 보챈다.

“나… 다, 다 말했으니까아, 이제…….”

“다 안 말했잖아, 형.”

“누구 좆이 더 좋냐니까 왜 감상을 늘어놔요? 귀엽긴 하네.”

이제 그만 노팅을 해 달라고 조르려던 정서원이 입을 방긋 벌렸다가, 서럽게 다문다. 떨리는 입술이 열렸을 땐 울음과 함께였다.

“흑! 흐앙……너무해애, 다, 다아, 들어 놓구…….”

“뭐가 그렇게 서러워? 안 박아 줘서 그래?”

“아, 으아앙…! 안 돼에, 나, 힘, 힘들어어…….”

힘들다며 넣어 달라 조를 땐 언제고, 이제는 힘이 드니 그만하고 싶다며 울음을 터뜨린다. 물론 발정기 오메가를 앞둔 알파들에게는 별 감흥을 주지 못했다. 그러니 당연히 그만둘 생각도 들지 않았다. 함빡 젖은 몸을 실컷 발라 먹은 후에나 배 속에 씨를 심어 줄 생각이었다. 

“흐앙, 흐아앙…!”

뒤에서부터 강하게 틀어박힌 정서원이 목을 한껏 젖힌 채 바들바들 떤다. 온몸이 절정에 시달리니 내벽마저 정액을 쥐어짜듯이 조여들었다. 이상현은 짧게 숨을 토하고, 제게 매달린 몸을 쓸어 주었다. 언뜻 다정함을 비칠 때마다 정서원은 자비를 구걸하며 매달려 왔다. 이렇게 시달리면서도 배우는 게 없는 멍청함이 귀여웠다.

“서원 씨가 말해 줬으니까 나도 말해 줄까요? 당신 안이 어떤 느낌인지.”

“흐으응…! 시, 싫어요…… 하지, 마아… 앗, 으앙!”

“쉽게 흥분해서 박을 때마다 뜨겁고, 잘 느껴서 뺄 때마다 물이 딸려 나와요. 조이기는 참 잘 조여서, 뺄 수도 없게 하고.”

“앙! 흐응, 으, 그마안…! 으앙, 아아, 아…!”

느긋하게 빠져나온 좆이 깊숙이 처박힌다. 엇박자로 흔들리는 몸에서 연신 쾌락이 터졌다. 아래와 뒤에서 차례로 틀어박히는 좆 때문에 정서원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나른한 몸에 욕구만이 빠듯하게 차올랐다. 이상현에게 매달린 채 고개를 마구 저어 대는 그는 이성까지 녹아내린 듯 보였다.

“안 돼에, 나 망가져… 여보, 진우야아, 서원이 죽어요…… 흐앙.”

서진우의 손이 움푹 팬 등줄기에서 봉긋한 엉덩이로 흘러내린다. 손짓을 따라 흘러내리는 시선은 닿으면 델 것처럼 뜨거웠다.

“하고 싶다면서 약도 안 먹은 건 형이잖아. 왜 이제 와서 빼.”

“자, 잘못했, 어어… 나, 이제에, 지누 말, 자, 잘, 들을… 게. 고집, 안, 부릴게에…아, 앙.”

“괜찮아요, 다음부터 말 잘 들으면 되지. 응?”

“흐앙, 흐으, 응, 저어 보지, 이상해요… 망가졌나 봐, 흑! 다음부터어, 못, 써어… 흐아앙!”

달뜬 몸이 그새 또 절정에 이른다. 큼직한 걸 두 개나 삼키고 있는 구멍은 정말 망가질 것처럼 뜨거웠다. 열이 도무지 식지를 않았다. 너무 뜨겁고 얼얼하여 덜컥 겁도 났다. 이러다 정말 망가져서, 이제 섹스 못 하면 어떡하지? 잘 못 조인다고도 많이 혼났는데, 망가지면, 진짜 버릴 거야…… 울먹울먹 서러워하던 얼굴에 결국 눈물이 줄줄 흐른다. 다 자기 잘못이었다. 진우가 주는 약을 안 먹어서, 발정기가 올지도 모른다는 진우 말을 안 들어서, 셋이면 하면 좋겠다는 맹랑한 생각을 해서…… 그러니까, 서진우를 졸라 이 곳에 온 것부터가 잘못이었다.

퍽! 잘못을 곱씹던 몸으로 묵직한 좆이 차례로 틀어박힌다. 정서원은 이제 싫다며 도리질을 치는 것도 버거워 보였다.

“흐윽! 하아아, 아, 안 돼에, 이제에, 그만…!”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쾌락에 빠진 몸이 속절없이 흔들린다. 이미 진작 무너진 몸은 서진우와 이상현에게 붙잡힌 채로 좆질을 받아 내야만 했다. 언제쯤 만족하고 노팅을 해 줄지 모르겠다. 아무리 힘들어도 노팅을 받을 때까지 계속해서 달아오르는 몸은 꼭 쾌락으로 곤두박질치는 부나비 같았다. 정서원은 내내 멀어졌다가 돌아오는 정신을 붙들려 안간힘을 썼다. 그가 당장 눈앞의 이상현에게 뺨을 비비며 애교를 부렸다. 

“상현 씨이… 노팅, 해, 해 주세요…….”

“애기 만들자구요? 응?”

“네, 네에, 애기… 애기 만들어요…… 그러니까아, 노팅… 아!”

발칙한 얘기를 조잘거리는 정서원을 서진우가 놔둘 리 없다. 뒤에서 푹푹 찔러 드는 자지에 정서원이 허리를 파득 휘어 가며 달달 떤다. 또다시 절정이었다.

“지금 남편 앞에서, 딴 새끼 씨 받겠단 소리나 해?”

“미, 미안해애… 지누야아, 잘못, 했어어… 흐앙, 으아앙!”

“그만 울어요, 벌써부터 그렇게 울면 어떻게 버티려고.”

“히이잉… 싫어, 싫어어…… 노팅해 주세요, 지누야아, 노팅, 해 줘어….”

서럽게 울던 정서원은 극점으로 푹푹 찔러 드는 몸짓에 숨이 넘어갈 듯 할딱거렸다. 이성이 아득해진다. 온몸에 쏟아지는 쾌락이 좋으면서도, 너무 강렬하여 무서웠다. 딸꾹질을 터뜨린 울음소리가 열이 잔뜩 오른 귓가에 맴돌았다. 그런데 괜찮겠어요? 오늘 노팅하면 서원 씨 분명 임신할 텐데……. 속삭이는 목소리가 까마득하게 멀어진다. 또 임신하면 우리 형 젖은 언제 마르지? 젖 물리기도 싫어하면서……. 등 뒤에서는 웃음소리가 떨어졌다. 이제 누가 누구인지 분간도 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누구 새끼를 밸지 궁금하네.”

계속되는 절정 속에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렀다. 진우? 상현 씨? 아무튼 좋았다. 누구든 좋으니 당장 깊숙이 틀어박아 빠지지 않게 부풀린 채로 씨물을 콸콸 쏟아 주면 좋겠다. 진한 씨물로, 뜨겁게 달은 안을 제발 식혀 주길 바랐다. 정서원은 가물거리는 눈으로 바로 앞에 있는 알파를 바라보았다. 몽롱하게 풀린 얼굴에 어설픈 미소가 걸린다.

“다, 낳을게요… 애기, 만들어 주시면, 전부 다아…… 그러니까아… 안에, 안에다…….”

씨물을 받고 싶어 안달이 난 오메가가 함빡 애교를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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