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혼낼 거야?
잠들었던 정서원은 한참 뒤에야 눈을 떴다. 몸은 아직 나른했지만 내내 잠만 잤던 터라 졸음은 금세 달아났다. 자고 일어나면 서진우를 불러 준다고 했는데, 주변을 둘러보던 그는 서진우는커녕 이상현도 없다는 걸 깨닫고 조심조심 몸을 일으켰다. 배에 애가 들어앉았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조금만 움직여도 괜히 몸이 고달픈 것 같다. 배가 부른 후에는 더 불편할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싫증이 난다.
“상현 씨…….”
침실 밖까지 나왔으나 이상현은 보이지 않았다. 불러도 대답조차 돌아오지 않는다. 그새 어디로 나간 걸까, 사람은 가둬 놓고……. 정서원은 몹시 의아해져 무거운 발걸음이나마 열심히 옮겼다. 느릿느릿하게 복도를 지나 거실로 향하는데 문득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윽박지르는 것 같기도 하고, 다투는 소리 같기도 했다. 티비를 틀어 놓은 걸까? 나른한 몸으로는 그곳까지 당장 갈 수가 없어 정서원은 걸음을 옮기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현 씨?”
그러자 소리가 뚝 멎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멀뚱멀뚱 뜬 눈만 깜박거리고 있는데 전혀 뜻밖의 사람이 모퉁이를 돌아 다가왔다. “형! 괜찮아? 괜찮은 거 맞지?” 서진우였다. 그는 몹시 걱정하며 멀거니 선 몸을 살폈지만 정작 정서원은 반가움을 느낄 새도 없었다. 서진우의 고운 얼굴은 찢어지고 터져 핏자국이 선명했고, 항상 단정하던 옷차림은 누가 쥐어뜯기라도 한 듯 잔뜩 흐트러져 있었다.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건지 모르겠다. 서진우를 붙잡고 눈물을 글썽거리던 정서원은 뒤를 따라 나온 이상현도 처지가 마찬가지라는 걸 깨닫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혹시, 둘이, 둘이…….” 그가 둘의 상태로 상정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경우를 한참 부정하다가 결국 인정했다.
“……싸웠어요?”
하지만 이상현도, 서진우도 그 말에 대답을 주진 않았다. 둘은 서로 앞다투어 몸 상태를 물었다.
“형, 저 새끼한테 무슨 짓 안 당했지? 왜 이렇게 얼굴이 창백해.”
“서원 씨, 더 누워 있지 왜 나왔어요. 몸도 안 좋으면서. 어디 불편해서 그래요?”
“저기, 둘이 정말…… 싸운, 거예요?”
가까이 다가온 둘이 정서원의 몸을 조심스럽게 이끌어 소파에 앉힌다. 상태만 본다면 둘이 더 환자 같아서 극진한 대접을 받는 게 민망할 지경이었다. 얌전히 앉은 정서원이 나란히 상처를 달고 있는 남자 둘을 번갈아 바라본다. 잘생긴 인물들이 말이 아니었다. 원래도 사이가 좋지 않은 것 같긴 했는데, 설마하니 주먹까지 오갈 정도로 나쁜 줄은 몰랐다. 그가 알기로는 둘 다 점잖고 어른스러운 성격이라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대체 왜 만나기만 하면 유치하고 치졸하게 싸우는 걸까? 정서원은 다툼의 흔적이 역력한 둘을 바라보며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려 애를 썼지만 도통 진정이 되지 않았다. 가슴이 벌렁벌렁했다. 편애가 확실한 그의 시선이 종내에는 서진우에게로 꽂혔다.
“상현 씨, 애를 이렇게, 이렇게 때리면 어떡해요…….”
“아, 정말 섭섭하네. 서진우가 나 이렇게 때린 건 보이지도 않아요?”
“그치만, 진우는 아직 어린데…… 이상현 씨는 어른이잖아요…….”
“서진우 쟤가 뭐가 어려요? 스물다섯에 사람 하나 가둬 놓고 사육시키는 놈인데.”
“그, 그치만…….”
정서원이 울긋불긋한 얼굴을 만지려다 혹시 아플까 닿지는 못한 채 손끝을 오므리자, 서진우가 그 손을 잡아 제 얼굴로 이끈다. 손끝에 닿는 체온이 평소보다 높았다. 상처 때문인 것 같아 걱정스러운 맘에 눈물이 펑펑 샘솟았다. 내내 도망치고 싶고 달아나고 싶었던 속내는 비집고 나올 새도 없었다. 우는 정서원을 서진우가 붙잡고 다정히 달래 준다.
“저 새끼 물주먹이라 하나도 안 아파. 울지 마. 응?”
“흑. 으응…….”
“사람 하나 죽일 것 같던 새끼가 서원 씨 앞이라고 내숭 떠네?”
“너한테 말한 거 아니니까 닥쳐.”
정서원을 사이에 끼니 조금 가라앉았던 것 같은 사나운 기류가 또다시 일어났다. 알파 둘이 기 싸움을 벌이느라 페로몬을 일으키니 사이에 낀 정서원은 심장이 조여들고 머리가 어찔어찔했다. 열도 나는 것 같았다. 심약한 그가 자신을 사이에 두고 오가는 사나운 기류에 어쩔 줄 몰라 하며 눈치를 살핀다. 왜 둘 다 눈만 마주치면 못된 말만 주고받는지 영문을 모르겠다. 애초에 다 큰 성인들이 왜 애들처럼 주먹질이나 하는지 이해도 되지 않았다. 무서운 표정들을 보아하니 금세 일어나서 또 주먹질을 할 것 같아 심장이 떨렸다. 초조함을 못 이긴 그는 이상현을 사납게 노려보는 서진우의 옷자락을 소심하게 잡아당기며 제게로 시선을 이끌었다. 언제 이상현을 노려봤냐는 듯 금세 다정해진 눈과 마주치자, 정서원이 머뭇거리며 입을 연다.
“싸우지 마…… 응?”
“안 싸워, 무서워하지 마. 괜찮아.”
“그런데, 상현 씨를, 왜 그렇게…….”
다정했던 눈이 순식간에 싸늘하게 굳었다. 정서원이 몸을 움찔했다.
“이상현 저 새끼 걱정돼서 그래?”
전혀 뜻밖의 대답이 나왔다. 정서원은 서진우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당황한 눈만 깜빡거렸다. 왠지 전에도 이런 질문을 받았던 적이 있는 것 같다. 그때는 대답을 잘못해서 진우를 화나게 하고 말았었다. 이번에는 정말 대답을 잘해야 할 것 같은데, 말문이 막혀 바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자 서진우의 어여쁜 유리알 같은 눈에 질투가 선연하게 어른거렸다. 언뜻 너그러워 보였던 미소에도 사나운 기세가 떠올랐다. 움찔한 정서원을 옆에 앉은 이상현이 부드럽게 쓸어 주었다. 물론 그 다정함이 서진우의 질투를 더욱 돋웠음에는 여부가 없었다.
“형. 저게, 그렇게 맘에 들어?”
“아아니…… 진우야, 아니야. 나, 나…….”
“아니야?”
뺨을 어르던 손가락이 살살 내려와 벌어진 입술을 건드린다. 정서원은 이제 습관처럼 입술을 모아 손가락을 물고 그것을 혀끝으로 조심스럽게 핥으며 눈치를 살폈다. 그래 봤자 그의 질투가 다른 곳으로 번지는 건 막지 못한 애교였다. 서진우가 짐짓 서글서글하게 웃는다. “아닌데, 근데 형. 왜 볼 때마다 저거랑 같이 있지?” 입술을 건드리던 손이 하얀 치아를 건드리고 잇몸을 건드리다가, 더욱 깊이 파고들어 빨간 혀를 짓누른다. 서진우의 손길을 따라 벌어진 축축하고 빨간 입 안이 하얀 손가락 아래서 희롱당하는 게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정서원이 고인 침을 삼키느라 젖힌 고개 아래로 보이는 울대가 연신 꿈틀거린다. 눈치를 살피던 두 눈은 결국에는 내리깐 속눈썹 아래로 감춰졌다. 무서워하면서도 피하지 않는 아주 고분고분한 모습인데 번지는 질투와 화를 걷잡을 수가 없었다. 서진우는 발그스름 달아오른 얼굴을 바라보며 다소 짜증이 섞인, 그러면서도 억누르는 목소리로 재차 물었다.
“버리기 아까워서 그래? 아직 충분히 갖고 놀지 못했나, 형이?”
“지, 지누야아…….”
정서원이 서진우의 옷자락을 그러쥔 채 애원하듯 부른다. 그러나 설설 기며 애교를 부릴수록 서진우는 혹시 이상현에게 이 꼴을 내보이진 않았나 싶어 더 눈이 뒤집힐 뿐이었다.
“형이 내 앞에서 저 새끼랑 붙어먹는 건, 응? 좆같지만 씨발 참을 순 있어. 근데, 내 눈에 안 드는 곳에서 놀아나면, 씨발 내 기분이 어떨 것 같아.”
“흐으으…… 지누야…. 자알모태써…….”
사납고 무서운 말투였다. 혼날 짓을 하기는 했지만, 그러기는 했지만, 매번 잘못을 저지르고도 익숙해지지 않는 게 체벌이었던지라 벌어진 입술이 달달 떨렸다. 정서원은 옷자락만 그러쥔 채 달달 떨다가 결국 무서운 걸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진우야, 서원 씨 울리면 어떡해.” 뒤에서 서진우를 응원하던 이상현이 냉큼 가로채 눈물을 닦아 주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상대에게 꾸짖어지고 나무라져 서럽고 슬펐던 정서원은 정성껏 달래는 손길을 거부하지 못했다.
“흐아앙…… 흑, 흐끅.”
“괜찮아요, 뚝. 울지 마요. 내가 서진우 혼내 줄까요?”
“씨발, 네가 뭔데 정서원을 달래?”
“진우야, 네가 울려 놓고 서원 씨를 무슨 면목으로 달랜다고.”
묘한 기시감이 느껴지는 상황이었으나, 정서원은 울음을 억지로 참느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눈물로 흠뻑 젖은 얼굴이 또 싸우려 드는 서진우와 이상현을 차례로 바라보다가 흐끅, 크게 딸꾹질을 올렸다. 눈물은 멈추지 않고, 양쪽에서 과하게 쏟아지는 알파 페로몬 때문에 머리는 빙글빙글 도는 것 같고, 그러잖아도 열이 있던 몸에 체열이 더 올라 정신이 없다. 정서원은 둘 사이에서 몸을 소극적으로 꼬아 가며 숨을 할딱거렸다. 뺨과 가슴팍이 뜨거워졌다. 이제 보니 체열이 오른 게 단순히 울음 때문인 것 같지 않았다.
“그, 그으만……. 힉.”
원래가 페로몬에 몹시 취약한 체질인 데다 임신까지 하여 더 연약해진 정서원이 어쩔 줄 몰라 하며 눈물을 쏟는다. 아마 둘 중 누구 하나는 씨를 뿌린 장본인이기에 몸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았다. 확 끓어오른 열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정서원은 제발 둘이 싸움을 멈추고 그가 안정을 취할 수 있게 도와주었으면 싶었다. 머릿속이 뜨겁고 안쪽이 화끈거렸다. 서진우의 페로몬에 취하고 이상현의 페로몬에 취해 발정이 났던 순간과 비슷한 몸 상태였다.
발긋한 얼굴로 숨을 헐떡거리는 그를 바라보던 두 남자가 바로 입을 다물었다. 매섭게 일렁거리던 페로몬도 함께 잦아들었다. 서진우는 몹시 걱정스러운 듯 얼굴을 살폈고, 이상현은 열을 쟀다. 그 작은 접촉에도 예민한 몸은 크게 움찔거렸다.
“씨발, 왜 이러지. 형 괜찮아?”
“열이 나는데. 서원 씨, 내 말 들려요?”
“히끅, 흑. 싫어어…….”
꾸물거리며 손길을 피하는 정서원을 두 남자가 붙잡고 상태를 살폈다. 뺨에 손이 닿고, 이마에 손이 닿고, 팔, 배, 가슴…… 온갖 예민한 곳을 다 건드려 놓는다. 조금만 쉬면 괜찮을 것 같았는데 손길이 닿으니 더 미칠 지경이었다. 그는 흐릿한 눈을 깜빡거려 가며 제 몸에 닿는 손길을 더듬더듬 밀어냈다. 그래 봤자 곧장 붙들리고 말았다. “아으응……!” 결국 참지 못한 정서원이 신음을 터뜨렸다. 못내 걱정스러워하던 둘이 짧게 탄식한 순간이었다.
“씨발…… 형, 이럴 때도 발정이 나? 어?”
“아! 흑, 미아안……. 나, 나 쉬게, 흑, 페로몬이…….”
“미치겠네. 걱정했잖아요, 우리 애 잘못되는 줄 알고. 응?”
“씨발, 그게 왜 네 새끼야?”
“시, 싫어…… 제발, 진우야아. 나, 그거, 그만…….”
입을 벌린 채로 할딱이던 정서원이 몸을 뒤척거린다. 울먹거리는 눈은 이미 체열에 들떠 흐릿했다. “씨발, 돌겠네.” 서진우는 결국 억지로 분노를 가라앉히고는 정서원의 고개를 붙잡아 초점은 제대로 잡히는지 확인했다. 이미 한껏 달뜬 몸은 알파가 닿는 것만으로도 황홀한지 흐느낌을 감추지 못한다. 결국 서진우가 뒷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오늘 진료를 보고 온 의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전화는 금방 연결됐다.
- 응, 진우야. 무슨 일 있어?
“갑자기 미안해요. 형이 열이 나서요. 히트싸이클이랑 좀 비슷해 보이는데, 괜찮은 거 맞아요?”
이상현은 품에 안은 정서원을 토닥거리며 달래 주고 있다. 서진우는 울컥하는 짜증을 애써 참았다.
- 설마, 애 아빠 페로몬이 좋다고 해서 무턱대고 푼 건 아니지?
“그건 아닌데…… 아뇨, 좀 비슷한 상황이긴 해요.”
- 혹시 원래 페로몬에 약하시니? 임신 중에는 더 취약해지긴 하는데.
“형이 원래 민감한 편이긴 해요. 심약하기도 하고요. 우리 형 괜찮은 거 맞아요?”
- 걱정하지 마. 괜찮아질 때까지 안정을 취하게 하거나, 히트싸이클 때처럼 풀어 주면 돼. 물론, 너무 심하면 안 되고.
진우야…… 중얼중얼 찾는 목소리에 서진우가 손을 뻗어 얼굴을 쓸어 준다. 정서원은 그 손에 고개를 기대고 숨을 헐떡거렸다. 체열을 못 이긴 얼굴에 옅게 땀이 배어 나왔다.
“정말 괜찮은 거 맞죠? 많이 힘들어 보이는데.”
- 종종 그런 경우 있어. 열성체질 생각 안 하고 우성페로몬 쏟아부었다가 부작용 나는 경우. 근데 설마, 그게 우리 진우였을 줄은 몰랐네?
괜찮다고 하니 걱정이 한시름 놓인다. 묵직한 숨을 토한 서진우는 저를 놀리려 드는 상대에게 쉬는데 방해해서 미안하다는 인사를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이상현의 품에 안겨 있던 정서원이 눈을 가물가물 뜨며 서진우를 바라보았다. “미, 미안해애…… 성가시게, 해서…….” 늘 화도 제대로 못 내게 만드니 애틋함만 더해졌다. 서진우는 힘들어하는 얼굴을 붙잡고 다정하게 입을 맞춰 주었다. 이번에는 이상현에게 보내듯 매서운 페로몬이 아닌 부드럽고 편안한 페로몬이 입술 사이로 흘러들었다. 정서원이 자신을 붙잡은 팔뚝에 꼭 매달리며 그 페로몬을 탐하듯 열심히 혀를 섞고 숨결을 빨아들였다. 다리 사이는 벌써 한껏 부풀어 있었다. 이상현이 오므라든 허벅지 안쪽으로 손을 넣어 벌리며 귓가에다 입을 맞췄다. 알파 둘에게 붙들린 정서원은 짜릿한 쾌감에 시달리며 야한 소리를 연달아 터뜨렸다.
서진우가 입맞춤을 끝내고는 턱을 붙잡아 자신을 보게 한다. 흐리멍덩한 눈이 애절함으로 흐려졌다.
“형, 어떡할래. 조금 쉴래, 아니면 도와줄까.”
“흐으응, 아, 앙. 진우야아…….”
“서원 씨 원하는 대로 해요. 응?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게 해 줄 테니까.”
“아아, 하응, 상현 씨이…… 저, 저어…….”
쉬겠다고 해야만 했다. 조금 쉬면 괜찮아질 것이니 참겠다고. 그런데 이미 정욕에 여러 번 넘어가고 페로몬에 수없이 혹했던 몸은 배운 것도 없이 도와 달라는 애원을 터뜨리려고 한다. 정서원은 입술을 깨물고 울음을 흐느꼈다. 속으로는 이미 ‘참을게요, 할 수 있어요.’ 따위의 부질없는 대답을 내뱉고 있었다. 그걸 입 밖으로 무사히 낼 수 있게끔 당장의 욕심을 참고 억누르는 데에 또 한참을 소비한 것 같다. 실제로는 1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인내하던 정서원이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도, 도와주세요…… 응? 제발…….”
다만, 원래 내보내려던 말과 다른 게 나오는 입력 오류가 있었을 뿐이다.
* * *
정서원은 서진우의 품에 안겨 당장 가까운 침실로 옮겨졌다. 페로몬에 한껏 달뜬 몸은 그 잠깐도 견디지 못하고 “진우야, 빨리, 나, 나 예뻐해 줘, 응? 예뻐해 주세요…….” 갖은 애교를 부리며 가슴에다 얼굴을 비벼댔다. 늘 형답게 어른스러운 척 구는 정서원이 정욕 앞에서는 물색없이 졸라대는 모습은 꽤 우습고도 귀여웠다. 그리고 아랫도리가 발딱거릴 만큼 꼴리기도 꼴렸다.
침대에 눕혀지자마자 서진우의 다리 사이로 손을 뻗으려던 정서원은 이상현에게 붙잡혀 옷부터 벗겨졌다. 한 꺼풀 벗겨질 때마다 하얗던 몸이 발그스름하게 달아오른 게 드러났다. 속옷에 갇힌 성기는 이미 한참 전부터 서 있어서 색이 진했고 물도 찔끔찔끔 흘리고 있었다. 그 정서원이 이 상태로 참았다는 게 외려 기특할 지경이었다. 이상현은 자신의 다리 사이를 노리는 정서원을 붙잡아 입을 맞춰 주며 축축한 허벅다리 안쪽을 문질러 주었다. “아응, 아, 앙.” 순순히 입을 벌려 열심히 혀를 빨아들이던 정서원이 소리를 참지 못하고 허리를 움찔거린다.
서진우는 둘이 진하게 키스하는 모습을 못내 짜증 난다는 듯 보면서도 다리를 벌려 이미 흠뻑 달아오른 안쪽을 확인했다. 제 알파에게 은밀한 부분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흥분이 되는지 색이 옅고 작은 구멍이 발름거렸다. 그 안에서 물기가 흘러내린다. 서진우는 이미 축축하고 뜨겁게 달아오른 안에다 손가락을 비집어 넣었다. 질척거리는 소리와 함께 작은 구멍이 달갑게 열렸다. 손가락 하나만 삽입되었는데도 못 견뎌 하던 정서원은 두 번째 손가락이 삽입되자 “아!”하고 야릇한 신음을 올렸다. 이윽고 기다랗고 예쁜 손이 축축한 구멍을 쑤시기 시작하자 그 신음은 더욱 커졌다.
“하으응, 아! 지누야아…… 아앙, 조아아…… 어떡해애.”
“여기가 간질거려서 지금까지 어떻게 참았어, 응?”
“아, 앙! 미아안, 히끅, 아으응…… 너무 조아아. 흑, 아응……!”
이상현에게는 가슴과 배를 정성껏 애무당하고, 서진우에게는 근질거리던 속살을 애무당하니 온몸에 간질간질한 쾌락이 솟구쳤다. 정서원은 그를 감싸고 있는 이상현의 팔뚝을 붙잡고 스스로 허리를 흔들어댔다. 애가 둘이나 들어앉았다고는 하지만 아직 납작하고 가느다란 허리가 유연하게 하느작거렸다. 앞뒤로 기가 찬 듯한 웃음소리가 터졌으나 정서원은 그조차 좋은 듯 눈물을 글썽거리며 흐느꼈다.
“형, 씨발. 애도 밴 사람이 이렇게 밝혀서 어떡하려고. 어?”
“아앙, 아, 미아안…… 나, 그치마안, 너무, 기분 조아서어…….”
“애 엄마가 이런데 애들이 뭘 보고 배우겠어요. 응? 서원 씨.”
“흐으응, 시, 시러…… 그런 말, 하, 하지…… 아아앙! 히끅, 아응응.”
서진우의 손가락이 길다고는 하지만 자지로 쑤셔 주는 것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다. 정서원은 너무나 애가 타 더 열심히 허리를 움직여 가며 스스로 기분 좋은 곳을 찔러댔다. 이상현의 팔뚝을 단단히 붙든 채였다. 절절한 쾌락에 한껏 물이 오른 정서원은 도저히 허리를 멈출 수가 없었다. 절정이 다가오는 몸짓이 한결 빨라졌다. 그는 서진우를 애타게 불러 가며 “더어, 더, 빨리이, 흑, 지누야아…….” 애원하고 보채고, 또 졸랐다. 덕분에 그러잖아도 피가 쏠린 아랫도리가 더욱 뜨거워져 서진우가 욕설을 짓씹었다. 당장 쑤셔 넣고 처박을 수 없는지라 달래 주는 손만 더욱 빨라졌다. 정서원이 고개를 젖혀 가며 자지러졌다.
“아아앙! 아응, 지누야아…… 힉, 나, 나올 것, 아으응, 안 돼에, 나와, 나와, 나와아.”
“뭐가? 형, 제대로 말을 해야지.”
“몰라아, 흑, 아앙! 지누야아, 나, 시러어…… 나, 나아…… 흐아앙!”
그토록 바라던 절정이 터졌다. 허리를 흔들어댈 때마다 발딱거리던 자지에서 정액도 오줌도 아닌 것 같은 맑은 액체가 픽픽 쏘아졌다. 그 액체는 오르가즘의 여운에 시달리는 정서원의 얼굴에까지 튀었다. “손가락으로 좀 쑤셔 줬다고 벌써 이래요?” 이상현이 웃으며 얼굴을 닦아주었으나 정서원은 대답할 기력조차 없는 것 같았다. 다만 더 바라는 것은 있는지 활짝 벌어진 다리가 움찔거렸다. 서진우가 그 다리를 어루만져 주었다.
“형, 왜 그래. 응? 더 뭐 해 줄까.”
“흐윽, 흐…… 진우 자지…… 자지, 주세요……. 열심히, 잘, 조일게요. 응? 진우야…….”
“자지 먹고 싶었어? 어떡하지, 형이 애를 배서 원하는 만큼 박아 줄 수가 없는데.”
“흑! 예, 예뻐해 주면 안 돼……? 진우 자지, 잘, 잘 조일 수, 있는데에…….”
애원하던 얼굴이 금세 울상이 된다. 정말 서럽고 슬퍼서 못 참는 것처럼 눈물을 글썽거리는 얼굴은 서진우보다는 그의 다리 사이를 애타게 바라보고 있었다. 몸만 자유로웠어도 당장 앞섶을 풀어헤치고 가장 진한 페로몬이 담긴 자지에다 대고 고개를 박았을 것 같다. “미친, 서진우, 너 서원 씨한테 뭘 가르친 거야?” 이미 별것을 다 가르쳤던 이상현이 변태 새끼를 보듯 서진우를 쳐다본다. 서진우는 굳이 대답하지 않고 앞섶을 풀었다. 벨트를 푸르고, 지퍼를 내리고, 속옷에서 자지를 꺼내는 일련의 과정 동안 정서원은 시선 한 번 떼지 못했다. 서진우가 그 커다란 자지를 손으로 문질러 가며 묻는다.
“이거 갖고 놀고 싶어?”
“응, 응응…… 그거, 갖고 놀고 싶어…….”
서진우는 제 자지에서 시선 한 번 떼지 못하는 정서원의 다리를 벌리며 자리를 잡았다. 정서원이 기대감을 어쩌지 못하고 발끝을 조인다.
“어디로 갖고 놀까, 응?”
“나, 나아…….”
“조를 땐 예쁘게 말해야지, 형. 뻣뻣하게 굴면 누가 예뻐해 줘.”
“미아안, 흑, 예쁘게 말할게, 나, 나 예뻐해 줘……. 응?”
크고 묵직한 자지가 정서원의 다리 사이를 탁탁 건드린다. 정서원은 그 짜릿함에 허리를 떨어 가며 헐떡였다. “그럼 다시 말해 봐.” 성격이 썩 좋지 않은 요구가 떨어졌으나 정서원은 그마저도 감사한 듯 달뜬 목소리로 황급히 말을 받았다.
“나아, 아, 아니이…… 서원이 보지로…… 갖, 고 놀고 싶어….”
“말 잘하네. 응? 이렇게 잘하면서 왜 아까는 못 했어.”
“미아안, 흐끅. 예쁘게 말, 잘했으니까, 나, 서원이한테…… 서원이 보지에…… 아으응!”
애원하는 정서원에게 상을 주듯 삽입이 시작됐다. 서진우는 이상현의 품에서 끌어 내린 정서원을 붙잡고 커다란 자지를 느긋하게 움직였다. 마음 같아서는 뿌리까지 처박고 쑤셔대고 싶었으나 아직 안정기 전이었다. 마음껏 거칠게 굴 수 없었다. 서진우가 욕설을 짓씹으며 야트막하게 삽입한 채 허리를 흔들자 정서원이 앙앙 자지러졌다. 알파 두 명, 그것도 우성형질의 페로몬에 푹 절여진 정서원은 그 야트막한 삽입조차 기꺼워 견디지 못하는 것 같았다. 쾌감에 몽롱하게 풀린 그가 부정확한 발음으로 신음하며 헐떡였다.
“아아앙! 아, 흑, 지누야아…… 지누 자지이 커…… 흐끅, 기분 조아……!”
“서원 씨 못 본 사이에 더 야해졌네. 진우가 이런 것도 가르쳐줬어요?”
“으응, 응…… 네에에, 지누가…… 저어, 버릇없이이, 굴지 마, 말라구…… 흐앙, 아, 아앙!”
“이렇게 말 잘 듣는데 누가 혼내요, 응?”
“흐아앙! 저, 말, 자알, 못 들어요…… 아, 아응, 힉…… 기분 조아, 아, 아앙, 아……!”
다리를 활짝 벌릴수록 삽입이 깊어진다. 서진우는 본능적으로 다리를 벌려 졸라대는 몸짓을 꽉 붙들고는 정서원이 좋아하는 부분을 푹푹 찔러 주었다. 어느덧 바싹 끌어당겨져 이상현의 허벅다리 안쪽에서 신음하던 정서원이 애타는 걸 못 견디고 스스로 허리를 움직여대기 시작했다. 허리를 빙글 돌려 기분 좋은 곳에 문지르고, 자지를 꽉 조여 문 아래를 더 열심히 조이고 허리를 흔드는 몸짓에는 애욕만이 가득했다. 이상현이 헐떡거리는 고개를 잡아 주고 빨개진 귓가를 매만지는 사이 서진우는 잡았던 다리를 놓고 좆질도 멈추었다. 침대 위에 정서원이 앙앙 자지러지는 소리와 질척거리는 물소리만 남았다. 서진우는 제 자지를 더 깊이 품고 싶어 안달 난 몸짓을 눈요깃감으로 삼았다. 그의 입에서 뜨거운 숨이 새었다.
“내가 안 박아 줘도 되겠네, 형이 이렇게 열심인데.”
“아, 아니야…… 히끅, 지누야아…… 지누가 박아 주는 게에 더, 으응, 아앙, 아!”
“더, 뭐. 내가 제대로 말하라고 했지.”
“지누, 지누가아 박아 주는 게, 아, 아응, 더…… 기분, 조아…….”
서진우가 제게로 손을 뻗는 정서원을 붙잡아 주고는 그 손끝에다 정성껏 입을 맞춘다. 아주 다정한 입맞춤이었으나 스스로 흔들고 졸라대는 안쪽으로 파고드는 몸짓은 더 거칠어졌다. 커다란 자지가 푹푹 찔러들 때마다 온몸이 녹아내리는 듯 짜릿했다. 정서원이 황홀한 쾌락을 이기지 못하고 안쪽을 달달 떨어댔다. 앞뒤로 느껴지는 페로몬이 너무 좋았다. 황홀하고 짜릿하여 눈을 깜빡일 때마다 시야가 빙글 도는 것만 같았다. “기분 좋아요?” 뒤에서 다정히 묻는 소리에 정서원은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로 열심히 고개만 끄덕거렸다. 벌어진 입에서는 신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기분 좋은 걸, 왜 아까는 참으려고 했을까.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조금만 졸라도 다들 이렇게 기분 좋게 해 주는데……. 몽롱한 눈이 느릿하게 깜빡거려질 때마다 속눈썹이 물을 머금고 더욱 짙어졌다.
욕심 많은 그는 제게 쾌락을 안겨 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알파를 그냥 놀리지 않았다. 서진우의 좆질을 따라 할딱대던 정서원이 고개를 돌려 이상현의 허벅지에 이마를 갖다 댄다. 그리고 서럽게 칭얼거렸다.
“아응, 상여언 씨, 저, 빨고 싶, 어요…… 아, 아앙.”
“서원 씨가, 뭘 빨고 싶어서 이렇게 안달이 났을까.”
이상현은 제 허벅지에 대고 숨을 몰아쉬는 정서원을 다정히 만져 주었다. 이미 진작 쾌락에 허물어진 그의 얼굴은 야릇하게 풀어져 있었다. 얌전하고 단정해 보이는 얼굴이 쾌락을 못 이기고 흐느낄 때마다 얼마나 보기 좋은지 모른다. 이상현이 더 다정히 쓰다듬어 주자, 정서원은 속눈썹을 천천히 깜빡여 가며 달콤한 숨을 내쉬듯 애원했다.
“자지, 자지 빨고 싶어어…… 응? 주세요…….”
“자지가 그렇게 빨고 싶었어요? 진우가 서원 씨 구멍 허전하대서 채워 주고 있는데, 응?”
애교를 못내 흐뭇하게 바라보던 이상현은 은근슬쩍 서진우의 속을 긁었다. 그러잖아도 짜증이 왈칵 치솟았던 서진우가 이상현을 사납게 노려보다가 정서원을 내려다본다. 그 눈빛은 조금 누그러져 있었으나 목소리는 흥분인지 질투인지 으르렁거리듯 토해졌다.
“정서원, 씨발. 아래 채워 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한가 봐? 어?”
“흐아앙! 아, 아니야아…… 나, 아응응, 서원이 입, 보지가아…… 허전해서어, 흑!”
“그렇다고 내 앞에서 딴 새끼 자지나 찾아?”
“자, 잘못, 해써어…… 으아앙. 아!”
약한 부분을 찔러대는 몸짓이 집요해졌다. 정서원은 이상현의 단단한 허벅다리에 이마를 기댄 채 서럽게 자지러지기 시작했다. 간신히 세워 놓은 무릎이 달달 떨리고 있었다. “히끅, 지누야아, 잘못, 해써어…….” 입은 집요하고도 사나운 기세에 사과를 읊으면서도, 몸은 버거울 정도의 쾌락이 반가웠는지 좆질에 더욱 열심히 맞춰 가며 흔들렸다. 굵직하고 커다란 자지에 꿰뚫릴수록 발가벗겨진 몸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걸핏하면 우는 얼굴은 또 눈물을 펑펑 쏟아 냈다. 살짝 벌어진 입술에서 새된 신음이 연신 터졌다. 그러다 결국에는 다소 이른 절정에 먼저 도달하고 만다.
“흐윽, 흐앙앙…….”
두 번째 절정에 다다른 몸이 이상현의 품에 축 늘어졌다. 서진우는 음습한 질투가 차올랐으나 페로몬에 취한 연약한 몸을 더 괴롭히지 않았다. 정서원이 발정 난 데에는 처음부터 배려하지 못하고 견제질이나 하던 그의 잘못도 있었다. 경련하는 안쪽을 따라 움찔움찔 떨리는 몸을 천천히 어루만져 주던 그가 느긋하게 숨을 토한다. 비좁고 뜨거운 안쪽에 맘껏 박고 싶은 욕구가 치솟았다. 그러나 제 아이를 밴 오메가에게 무작정 욕구를 풀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분 좋아? 더 해 줄까, 아님 이제 쉴래?”
“싫어어…… 빼지 마, 응? 더, 더 해 줘…… 진우야아…….”
“더 하고 싶어?”
아직 채 자라지도 못한 아이가 있는 배를 어루만지던 서진우가 픽 웃는다. 약간의 조소가 섞여 있었으나 정서원은 전혀 개의치 않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자, 잠깐 멈추었던 좆질이 다시금 시작되었다. 축축하고 뜨거운 안을 문지를 때마다 질척거리는 야릇한 소리가 연달아 터졌다. 정서원은 이상현을 붙든 채로 힘겹게 헐떡였다. 짜릿한 쾌락에 두 눈이 흐릿해졌다. 그는 더욱 욕심이 생겨서, 그간 노력해서 배운 예의를 상기시켜 가며 서진우에게 또 다른 허락을 구했다.
“흐앙, 아…… 지누야…… 나, 나아, 서원이…… 입, 이 허전, 해…….”
“응, 그런데.”
“자, 자지, 아! 아응, 빨고 싶, 어요…… 으응? 제발…….”
“저 새끼 자지 빨고 싶어?”
“응, 응응……!”
서진우가 다소 사납게 웃더니 한 차례 맑은 액체를 토했던 자지를 손끝으로 툭툭 건드린다. 정서원이 어쩔 줄 모르고 자지러졌다.
“씨발, 이렇게 밝혀서 어떡하지. 형? 애새끼를 배도, 형은 발정이나 나고. 어?”
“흐아앙…… 미아안, 흑, 조신하지 못, 해서…… 미안해애…….”
“서원 씨가 뭐가 미안해요, 응? 간수 못 하는 새끼 잘못이지.”
“으응, 흐…… 아니야, 진, 우는… 잘, 하는데에, 제가…… 너무, 밝혀서어…… 아앙, 아아아!”
페로몬에 함빡 취해 발정이 난 몸이, 서진우의 자지를 받으며 이상현의 몸에 기댄 채 흔들린다. 이렇게 좋은데도 더, 더, 계속 욕심이 나고 서러워서 눈물이 났다.
“지누야아, 나아, 제발, 으응? 아, 아앙! 미아안, 미안해애……!”
정서원은 앞뒤로 알파 자지를 꽉꽉 채우고 싶었는지 화가 난 서진우에게 열심히 사과하고 또 혼날 걸 알면서도 졸라댔다. 쾌락에 흐려진 얼굴이 서러운 눈물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결국 서진우는 정서원에게 져 줄 수밖에 없었다. “조금만 먹어, 어?” 그가 허락을 내려 주자마자 정서원은 이상현의 사타구니에 대고 뺨을 비볐다. 정서원이 제 얼굴을 만져 주는 이상현에게 시선을 올리며 “허락, 받았는데에…….” 다소 서럽게 울먹거린다. 결국 웃음을 터뜨린 이상현이 앞섶을 헤치고 제 자지를 꺼내 주었다.
“씨발, 적당히 물려.”
“서원 씨가 이렇게 좋아하는데 어떻게 그래.”
이상현의 말대로 정서원은 한껏 발기한 자지가 좋아 어쩔 줄 몰라 하는 눈치였다. 아래에 처박히면서도, 꿋꿋하게 자지 밑동을 붙잡고 얼굴에다 비빈다. 아주 좋아하는 장난감이라도 쥔 듯한 모습이었다. 이상현은 못내 만족스러워하며 웃었으나 서진우는 질투를 못 이기고 정서원의 고개를 잡아 제게로 고정시켰다. “아아아…….” 원하는 대로 자지를 삼키지 못한 정서원이 몹시 서러워했으나, 이내 발긋한 얼굴로 “지누야아, 나 키스해 줘…….” 애교를 떨어가며 또 조른다. 하여간 보채고 돋우는 데에는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재주가 있었다.
서진우는 체중이 실리지 않게 주의하며 정서원의 헤픈 입에다 혀를 채워 주고 페로몬도 흘려보냈다. 황홀하게 쏟아지는 제 알파의 페로몬에 정서원이 어깨에 매달려 가며 열심히 허리를 움직인다. 비좁은 안쪽이 자지를 조였다. 서진우는 순간 벅차오른 사정감에 나지막하게 욕설을 토했다. 그가 몸을 일으키고는 뜨거운 속살을 맘껏 탐한다. 정서원은 서럽게 흐느꼈다. 그러면서도 옆에서 발딱거리는 자지가 먹고 싶었는지 고개를 돌려 입술을 벌리고 핥아댄다. 이상현이 제 자지를 붙잡아 그 입술을 건드렸다.
“먹고 싶어요?”
“으응, 응…… 먹고, 싶어요…… 아아앙, 흑, 으응……!”
정서원은 이상현이 직접 입 안에다 넣어 주는 자지를 거부하지 않았다. 앞뒤로 알파의 자지가 가득 채워졌다. 정서원의 얼굴에 황홀감이 들떴다.
“으으응…… 응응, 흐응…….”
“그렇게 좋아하면, 서진우가 질투해요. 서원 씨, 저 새끼 보기보다 속이 좁거든.”
“이상현, 씨발, 닥쳐.”
몸을 들쑤시는 몸짓이 더욱 거칠어지고 더욱 사나워졌다. 정서원은 아래에서 족족 터지는 짜릿함에 아주 서럽게 자지러지기 시작했다. 진한 페로몬이 온몸을 가득 채운다. 황홀하고 또 행복해서 이미 박아 주고 채워 주는 그에게 더 해 달라며 조르고 싶을 정도였다. 녹진녹진 허물어진 정서원이 자지를 물고 있는 위 입과 아래 입을 열심히 조이며 빨아 재꼈다. 기분 좋아…… 입을 채운 자지 때문에 미처 토하지 못한 속삭임은 자지에 그대로 전해졌다. “빨면서 말하는 건, 또 누구한테 배웠어요?” 이상현이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며 다정히 속삭였다. 정서원은 대답하지 못한 채 몽롱해진 눈만 깜빡일 뿐이다.
이미 두 차례나 절정을 느꼈던 몸이 또다시 절정에 가까워지고 있다. 정서원은 그토록 애원해서 물었던 자지임에도 애무에 소홀해지고 말았다. 그가 자지 끄트머리나 간신히 문 채로 박히는 대로 헐떡이고 흐느낀다. “나도 기분 좋게 해 줘야죠, 서원 씨.” 힘겹게 헐떡이던 정서원이 밑동을 붙잡고 있던 손으로 열심히 문지르기 시작한다. 아래에서 서진우가 정신을 못 차릴 만큼 짜릿한 쾌락을 퍼붓고 있었다.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정서원은 열심히 혀를 쓰고 손을 써 가며 이상현의 자지를 애무했고, 허리를 살살 돌리고 흔들어 가며 서진우의 자지를 삼켰다. 이윽고 그의 앞뒤로 진한 정액이 한가득 토해졌다.
“하으으, 아……! 아아, 아으응…….”
막판에 끝까지 물지 못했던 자지가 얼굴에 정액을 흩뿌린다. 안을 쑤셔대던 자지는 사정 직전에 빼내어져 아이를 품은 납작한 배에다 정액을 뿌려댔다. 정서원은 그 진한 페로몬에 휘감긴 채 절정으로 떨어졌다. 그제야 뜨겁게 달아올랐던 체열이 가라앉는 게 느껴졌다. 희미하게 떠오르는 의식은 난잡하게 굴었던 스스로를 떠올릴 여유조차 없었다. 아찔하고, 황홀해서, 당장에라도 정신을 잃을 것 같은 쾌감만이 여운에 휘감긴 몸을 들쑤셨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는 몽롱한 눈을 깜빡여 가며 제 앞뒤를 황홀하게 채워 주었던 알파를 담으려다, 결국 나른함을 견디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억지로 달궈졌다가 겨우 식은 몸이 그대로 수마에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