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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혁명-220화 (에필로그) (220/220)

220화

<에필로그>

전쟁이 끝나고 20년 후.

아무리 격한 전쟁으로 폐허가 된 터전도 시간이 지나고 인간의 노력이 더해지면 서서히 다시 일어나기 시작한다.

유다이아를 비롯해서 엉망진창이 되었던 소아시아 일대를 지금 지배하고 있는 것은 파라디소스의 왕족중에 한 명인 유리 공주였다.

그녀는 어느 정도 철 들기 시작한 무렵부터 서서히 정치에 관심을 보이더니 스스로 스파르타쿠스를 따라서 소아시아 총독 보좌로 임관했다.

그리고 그것을 시작으로 불과 5년만에 두각을 드러내더니 이제는 소아시아 일대를 모두 총괄하는 여왕이나 다름없이 되었다.

결국 파라디소스는 마케도니아와 트리키아 일대를 제외하곤느 지중해 전체를 제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강대국이 되었다.

실제로 로마는 옥타비아누스가 여러 가지로 재기를 노렸지만···.

나라 안에서 안토니우스를 중심으로 하는 견제 세력 때문에 좀처럼 자기 뜻을 이루지 못하고 점점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었다.

이제와서 다시 로마의 시대가 오기를 바라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일 것이다.

어쨌든 여러 가지로 바쁠 터인 유리가 오랜만에 가족이 있는 집으로 찾아왔다.

“유진아!! 우리 아기 어디 있니?”

그녀는 오자 마자 자신이 매우매우 아끼는 동생을 찾았다.

그 동생은 누나 치맛자락 붙 잡고 따라다니던 시절과 어울리지 않게 왕좌에 앉아서 누나를 보면서 한숨을 쉬고 있었다.

“누님···. 저도 이제 왕인데. 아기라는 말 좀 그만 할 수 없습니까?”

“응. 없어.”

“············.”

누나한테 사소한 반항을 했던 파라디소스의 2대 국왕은 본전도 찾지 못하고 찌그러졌다.

“미시헤르발 왕이 누나한테 목메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감당 못하는 여자가 그렇게 좋은가?”

“호호호··. 누나가 워낙에 미인이잖니?”

우리는 호호 웃으면서 왕이 된 동생의 뺨에 입을 맞췃다.

“유미하고 유나는? 오늘 왔지?”

“예. 왔어요. 그리고 나라 안의 온갖 사내들의 애간장을 다 녹이고 있습니다.”

유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옆에 사람 키만큼 높게 쌓인 양피지 두루마리를 보였다.

그것 모두가 유미와 유나를 향한 청혼에 관한 서류였다.

클레오파트라의 딸인 유미와 유나는 자라면서 엄마의 미모를 뛰어 넘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마어마한 미모를 자랑하기 시작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나라의 공주이자 세계 최고의 미모까지···.

지중해의 남자들 중에 가장 성공한 남자는 그녀들을 아내로 맞이하는 남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둘 다 마음에 있는 남자는 없고?”

“유미는 모르겠고····. 유나는 아이틀라스하고 조금 마음 있는 것 같은데요? 음····, 그 새끼 어린 시절부터 동생처럼 좋게 좋게 봐줬는데 내 동생한테 마수를 뻗힌단 말이지. 그냥 확·····.”

“워워워··. 유진아. 너 지금 아빠 닮아가고 있어.”

“난 절대로 아빠처럼 안 되요. ······하지만 일단 아이틀라스를 잡아 족치는 것은 고려해 보죠.”

“···········.”

유리는 설레설레 고개를 저었다.

저 끔직한 가족 사랑은 아무리 생각해도 파라디소스의 건국왕이자 시라쿠사 광장에 있는 10미터 짜리 동상의 주인공인 영웅왕 우진의 판박이었다.

참고로 아이틀라스는 디오클레이우스와 옥타비아의 막내 아들이다.

어린 시절부터 왕가의 아이들과 친하게 자라난 그 아이는 운 좋게도 잘만 하면 대륙 최고의 미인 자매중에 한명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언니!!”

“유리 언니!!!”

마침 그때 대전의 앞에서 유미와 유나가 찾아왔다. 그녀들은 유리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대로 한걸음에 달려온 것이다.

“어디 보자···. 우리 아기들 얼마나 자랐는지 보자··. 꺄, 요녀석들···. 이제 시집보내야겠네.”

“안 보네!!!”

뒤에서 유진이 빽 소리 질렀지만 여자들은 그저 깔깔 웃을 뿐이었다.

유미와 유나는 보통 이집트에 있었고, 유리는 소아시아에 있었다.

이렇게 각지에 흩어져 있는 남매들이 모두 모이는 것은 오늘이 특별한 날이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없어진 지도 벌써 3년이 넘었네···.”

“그러게 말이에요.”

남매들은 서로 술잔을 나누면서 지금은 자리에 없는 자신들의 아버지를 생각했다.

전쟁이 끝나고 파라디소스를 다스리던 우진은 유진이 20살이 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왕위를 이양했다.

그리고는 동시에 우진의 친우이기도 한 디오클레이우스도 은퇴를 선언했다.

여기까지라면 그나마 나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후에 우진과 디오클레이우스는 자신의 아내들을 데리고 칩거를 선언했다.

그것도 어디 조용한 장소에 숨어사는 칩거가 아니라 정말로 행방도 완전히 끊어 버리고 행방을 감춰 버린 것이다.

이집트의 파라오였던 클레오파트라까지 행방을 감춰버리는 바람에 한 동안 큰 소란이 있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모두 제자리를 찾아갔고···.

사람들에게 있어서 우진과 디오클레이우스의 활약상은 서서히 전설이 되어가고 있었다.

남매들은 아무리 바빠도 일년에 한 번 정도는 아버지가 없어진 이 날에는 모두 모였다.

“건강하시겠지?”

“당연하지. 디오클레이우스 삼촌도 같이 있잖아? 두 분이라면 어디에 가도 괜찮아.”

“그렇겠지?”

그렇게 자식들은 어딘가에 있을 자신들의 부모를 생각하며 가족의 정을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각···.

“야!! 이 멍청아!!! 키를 제대로 안 잡으니까 밤 중에 이상한 대로 왔잖아?”

“알게 뭐야? 네 말대로 지구가 둥글면 언젠가는 동쪽 끝에 가겠지?”

“그걸 말이라고 하냐? 도대체 여기 어디야?”

티격태격 다투는 우진과 디오클레이우스를 보고 여자들은 한 숨만 쉬었다.

“저희야 세명이서 분담하는 거지만 옥타비아, 당신은 수고가 맣겠어요?”

“말도 마세요···. 애들 다 놓고 왔는데 새삼 다시 육아를 하는 기분이랍니다.”

“호호호호····.”

그때 세체니가 뭔가를 발견하고 우진에게 말했다.

“여보, 저기 사람 있는데 한 번 물어보죠?”

세체니의 말에 우진은 그물에서 물고기를 낚고 있는 노인에게 말을 물었다.

이 세상 모든 언어를 할 수 있는 우진이기에 어디든 상관은 없었다.

“노인장, 혹시 여기가 어딘지 아시오?”

“여기? 여기는 백제라는 나라지? 그러는 댁들은 뉘슈?”

“·····디오클레이우스.”

“왜?”

“···어쩌다가 인도에서 중국을 건너뛰고 온지는 모르겠지만 오기는 온 모양이다. 여기 동쪽 나라 맞아.”

우진의 말에 디오클레이우스와 나머지 네 명의 여자들은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럼 이제····.”

“그래····. 목적했던 목적지는 거의 다 온거야. 가자. 동쪽끝의 땅으로···.”

우진은 그렇게 고향 아닌 고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작품 후기 ============================

이렇게 로마의 혁명이 모두 끝났습니다.

여러가지로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일단 무사히 완결 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로마의 혁명을 제작한 계기는 다름 아니라 미드인 스파르타쿠스에서 크게 감동했기 때문입니다. 전 원래 미드중에 진지한 스토리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스파르타쿠스는 진정 명작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나름 소설가 나부랭이라고 거기서 얻은 감동을 한국의 장르 소설 특유의 분위기로 표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로마의 혁명이었습니다.

사실 아직도 더 나은 제목이 없는지 고민할 정도였지만 그냥 이 제목이 좋을것 같아서 계속 했습니다.

제작하면서 여러가지로 난관도 많았습니다.

기원전 로마 시대의 정보를 얻는 것부터가 난관이었습니다. 전문 서적을 몇 권이나 구입하고 온갖 검색을 해가면서 정보를 모아서 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씁니다.

그러면서 제가 한가지 결심한 것은 역사 고증에 관해서는 틀리면 틀린대로 맞으면 맞은대로 변명하지 않고 제 설정상으로 계속 밀어 붙이자는 것입니다.

사실 스토리의 전개를 위해서 제가 고의로 외곡 시킨것도 다수 있습니다.

클레오파트라나 안토니우스 같은 캐릭터들의 나이도 왜곡했고, 특히 소아시아쪽은 상당한 역사 왜곡이 들어갔습니다.

그걸 정확하게 지적한 분들도 계시고 지적 자체가 틀린 지적이어서 저를 이중으로 햇갈리게 하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것 때문에 굉장히 골머리 썩었습니다.^^;;;

쓰면서 몇 번이나 익숙한 삼국지 시리즈나 쓸걸? 이라고 후회했지만 그래도 그때마다 스파르타쿠스 시즌3 마지막 회를 보면서, 혹은 시즌 1 마지막 회를 보면서 천국에 있을 앤디 위필드에게 나 좀 도와 달라고 말하고...(이때 쯤에는 정신이 나갔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로마의 혁명을 완성 시켜 갔습니다.

많이 부족한 점도 많았고, 특히 테무진의 등장에서는 욕도 많이 먹었지만, 진지하게 말해서 정말로 테무진은 필요했습니다.

무대 전체가 로마와 시칠리아에 국한 시키지 않고 지중해 전체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소아시아를 끌어 들이는 것은 필수였습니다.

하지만 미트리다테스 6세는 지명도도 없고 그 캐릭터를 독자분들에게 매력적으로 소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했습니다. 능력 뻥튀기도 생각은 했지만 그랬다가는 독자분들에게..[그렇게 뛰어난 인물이 왜 역사적으로 안 알려져 있고 로마에 졌나?] 라는 의문을 계속 제기 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한쪽에 더 가상의 인물을 집어 넣는 것은 필수였습니다.

다만 그 인물의 인선에 관해서는 치열하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진시황, 오다 노무나가, 나폴레옹, 광개토 대왕, 알렉산더 대왕, 칭키스칸....

여러가지 영웅이 있었는데 사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칭키스칸 보다는 알렉산더 대왕이 차라리 시대적으로 이물감이 더 적은게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미 만들어 버린 세계니 후회를 한다고 변하는 것은 없죠.

작가의 길은 평생 공부하고 배우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글을 '노예상인' 시절부터 계속 읽어오신 조아라 식구분들이라면 알겠지만 저는 최대한 여러가지 타입의 글을 쓰면서 더 발전하려고 노력합니다.

다른 작가분들에 비해서 재능이 모자란 제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무기가 바로 그 악바리 정신입니다.

로마의 혁명도 저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스토리의 포커스 비율.

시리어스와 코믹의 전환시의 타이밍.

캐릭터 비중을 높이기 위한 백업 스토리의 정적선.

항상 더 발전하는 작가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로마의 혁명도 그런 저의 밑 거름이 되어서 더 나은 글로 보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음 신작인 '악마의 게임'도 많은 사랑 부탁 드립니다.

여기까지 로마의 혁명을 사랑해 주신 분들에게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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