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마의 혁명-199화 (199/220)

199화

<우진 VS 폼페이우스>

성벽의 안으로 들어온 폼페이우스는 병사들이 빨리 성내로 돌입하지 않고 입구 부분에서 버벅거리고 있는 이유를 바로 발견했다.

“저러니 안 들어갔지····. 바로 여기 가장 먹음직스런 먹잇감이 있으니 말이야.”

그렇게 말한 폼페이우스는 그대로 전장을 질주하기 시작했다.

“헛!! 딕닥토르!!!”

목표는 오로지 한 명.

부하의 만류 소리 같은 것은 들리지도 않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눈앞에 보이는 한명의 호적수 뿐이었다.

두근 거리는 기대감을 안고 폼페이우스는 한점의 배려도 동정도 없는 매서운 일격을 날렸다.

그리고 우진은 거기에 화답한 것이다.

카앙!!!

첫 수를 교환한 이후에 우진과 폼페이우스는 바로 다음 수를 위해서 움직였다.

우진은 태도를 미끄러트리듯이 움직여서 폼페이우스의 먹을 노리고 찔러 들어갔다.

폼페이우스는 그 공격을 피하고 동시에 반회전을 하면서 우진의 목을 날려 버리기 위해서 검을 횡으로 휘둘렀다.

휘둘러지는 검격의 목표는 우진의 목.

거기다 들어가는 궤도는 우진의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사각으로 파고 들어갔다.

회심의 반격기였지만 우진은 그대로 전진 스텝을 밟아서 폼페이우스의 공격에서 벗어났다.

오히려 전방이 비어있는 것을 보고 그쪽이 활로라고 본능적으로 깨달은 것이다.

공격이 빗나갔지만 뒤를 잡은 폼페이우스는 그대로 추격해서 우진을 공격하려고 했지만 멈칫했다.

대신에 감탄이 서려있는 말을 했다.

“···대단하군. 걸릴 뻔 했어.”

폼페이우스의 배에 아슬아슬하게 닿을까 말까 하게 뻗어있는 것은 우진의 겨드랑이를 통해서 뒤로 뻗은 태도의 칼날이었다.

“흥, 걸릴 뻔 한건 아무 소용없지.”

우진은 검을 거두면서 자세를 바로 잡았다.

두 사람은 일단 서로를 마주보고 대치 형태에 들어갔다.

“············.”

“············.”

“············.”

여기까지 둘의 공방을 지켜본 양 군사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자신들은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알 수도 없을 정도의 고도의 공방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저 처음에 둘의 검이 부딪히고 그 다음에는 서로 격렬하게 위치가 바뀌었다가 폼페이우스가 뭔가를 경계하듯이 멈칫했다.

라는 것 정도 밖에는 파악 할 수 없었다.

그것도 다 파악하지 못한 인간들이 부지기수였고 말이다.

‘강하다.’

‘강하다.’

한 차례 공방을 겨뤄봤을 뿐이지만 둘은 순식간에 서로의 역량을 파악했다.

명실공히···. 이제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최강의 강적이었다.

처음으로 일대일의 조건에서 자신의 목숨을 위협 할 수 있는 적수를 만난 폼페이우스와 우진은 서로를 지그시 바라봤다.

아주 사소한 빈틈이라도 상관없으니 먼저 빈틈을 발견하고 선수를 치는게 중요했다.

고수간의 대결일수록 선수를 누가 잡느냐가 무척이나 중요한 법이다.

그리고 먼저 빈틈을 발견한 것은···.

“흡!!!”

우진이었다. 폼페이우스의 오른쪽 눈에 땀이 들어가서 아주 살짝 깜빡이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우진은 폼페이우스의 오른쪽으로 파고 들었다.

“칫···.”

폼페이우스는 우진이 파고 들었다고 느낀 그 순간 바로 오른쪽으로 검을 내리쳤다.

그리고 그의 공격과 동시에 섬광처럼 올라오는 우진의 공격을 방패로 가로 막았다.

카카카카카!!!

폼페이우스의 방패는 두꺼운 철판을 다섯겹으로 두르고 거기다 사이사이에 소의 가죽을 덧대서 만든 특제였다.

방패의 중량만 해도 40kg에 달하는 놈이었다.

사실 보통 사람이라면 들고만 있는게 고작이지 저걸 한 손을 들고 싸우라고 하면 헛웃음을 지을 것이다.

하지만 폼페이우스는 저 두꺼운 방패를 마치 나무 방패 다루듯이 다루는게 가능했다.

발리스타도 거뜬하게 막아내는 그 방패였기에··. 폼페이우스의 목숨을 간신히 구할 수 있었다.

우진의 태도에 다섯 겹의 철판 중에 세 겹이 뚫렸다.

하지만 나머지 두겹의 방패가 방패로서의 목적을 완수했기에 우진의 공격은 빗나가고 말았다.

‘쳇··. 무기를 너무 믿었·· 이크!!!’

“놈!!!”

폼페이우스는 자신의 방패를 걸레짝으로 만들어 버린 우진의 머리를 쪼개려고 했다.

하지만 우진은 그대로 몸을 틀어서 피하고 날카로운 반격을 날렸고, 거기에 폼페이우스는 뒤로 살짝 물러나서 이제 너덜너덜해진 방패를 우진에게 휙 집어 던져 버렸다.

“망할···.”

우진은 방패를 피하기 위해서 허리를 숙였고 덕분에 추가타를 날리지 못했다.

그리고 방패가 지나간 자리에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폼페이우스의 일격이 뻗어왔다.

콰아아아앙!!!!

“크으으····.”

우진은 한 손으로는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 순간 태도의 날을 부분을 왼손으로 바치면서 두손으로 폼페이우스의 공격을 막았다.

이전의 태도라면 이런 식으로 적의 공격을 막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렇게 힘을 바로 받아내는 식의 공격을 막았다가는 태도가 부러질테니 말이다.

하지만 명색이 신이 직접 내려준 태도니 그 내구성을 믿고 폼페이우스의 일격을 정면으로 막은 것이다.

우진도 폼페이우스도 한 번씩은 남들보다 특출난 장비의 덕을 봤다.

이제는 그것도 바랄 수 없는 상황이지만 마리다.

“흐으읍!!”

폼페이우스는 그대로 눌러 죽이겠다는 식으로 우진을 짓눌렀다.

방패를 버린 나머지 한 손으로 글라디우스의 손잡이를 잡아서 두 손으로 내리 눌렀다.

“크으윽····.”

우진은 양팔이 부러질 것 같은 압력을 받았다.

발로 받아칠까 싶기도 했지만 여기서 조금이라도 힘을 빼면 바로 폼페이우스의 일격에 목숨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망할···. 디오클레이우스보다 힘이 강한 인간은 처음인걸?’

‘제길···. 무슨 놈의 얇은 검날이 아직도 안 부러져!!?’

우진도 폼페이우스도 이 상황에 짜증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굳이 말하자면 역시 힘겨루기 상황이 되면 유리한 것은 폼페이우스였다.

폼페이우스의 인생에서 두 손으로 상대를 동시에 내려 누르고 있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원래 글라디우스는 한손 검.

한 손으로 휘두르기 위해서 최적화 되어 있는 검이었다.

두 손으로 쓰는 경우는 사도였다.

하지만 힘 겨루기가 되니 처음으로 검의 손잡이를 두 손으로 잡는 폼페이우스였다.

그것도 폼페이우스의 글라디우스가 보통의 글라디우스보다 1.5배 정도는 더 길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흐으읍!!!!”

아무래도 완력으로는 폼페이우스가 한수 위였다.n 우진은 이 세계에 오고 나서 일대일 결투에서 최초로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망할···. 내심 나보다 강한 놈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조금씩 조금씩 단두대의 칼날처럼 내려오는 폼페이우스의 검격을 느끼면서 우진은 처음으로 죽음을 예감했다.

이 세계에 와서 자신이 만든 인연.

자신의 국가.

자신의 가족.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 순간··.

우진은 이를 악물고 다시 일어나기 시작했다.

‘제길···. 마누라 셋에 애까지 둘이나 있는데···, 그렇게 잔뜩 짊어지고 여기서 죽을 소냐!!!’

우진은 죽을 수 없었다.

절대로 죽어서는 안 되었다.

그의 죽음은 이미 그 개인의 죽음이 아니었다.

그는 절대로 미래를 포기 할 수 없었다.

너무나 많은 것을 짊어진 우진은 그 무게를 발판 삼아서 다시 한 번 일어났다.

지금 우진의 몸에 전에 없던 힘이 생겨나는 느낌이었다.

지켜야 할 것을 자각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싸우는 그런 자들만이 자각하는 힘.

우진의 입에서 거친 포효소리가 나더니 그대로 폼페이우스를 밀어 붙이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아아!!!!!!”

“큭··. 이 놈이!!!”

폼페이우스는 되려 자신의 칼날을 밀어 붙이는 우진의 반격에 당황했다.

체격으로 봐서는 안토니우스하고 비슷한 정도.

절대로 자신을 힘으로 이기는 것은 불가능 할 것 같은 상대였다.

그런데 그런 상대가 자신을 힘으로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하앗!!!”

우진은 그대로 폼페이우스를 밀어내고는 그대로 반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캉!! 촤아악!!

“크윽····.”

언제 어디서 파고 들었는지도 모를 일격에 어깨를 길게 베인 폼페이우스는 처음으로 대지에 피를 적셨다.

하지만 거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전에 없이 날카로워진 우진의 공격이 그대로 폼페이우스를 위협하면서 날아들었기 때문이다.

“아아아아아아아!!!!!”

폼페이우스를 거칠게 몰아 붙이는 우진의 검은 점점더 빨라져 갔다.

마치 디스플레이의 화면의 속도 설정을 조금씩 조금씩 빨리 할때의 모습 같앗다.

1.1배속, 1.2배속, 1.3배속···.

그런 식으로 점점 빨라지는 우진의 공격에 폼페이우스는 조금씩 자신이 뒤처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윽고 우진의 속도가 폼페이수스를 확실하게 넘어섰다.

“으아아아앗!!!!”

폼페이우스는 자신의 손목을 날리고 날아드는 검날을 피하지 못했다.

그대로 그의 손목에 깊은 상처를 남긴 검은 디어서 어깨, 허벅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목을 노리고 날아왔다.

‘····죽는 건가?’

폼페이우스에게는 아주 짧은 순간.

정말 아주 짧은 순간이었음에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 그는 봤다.

자신의 목을 날리기 위해서 섬광처럼 뻗어오는 검날에 몸을 던지는 사랑하는 아들의 모습을 말이다.

“커어억·····.”

“···그나이우스!!!!!!!”

우진의 검날을 몸으로 받아내는 아들을 보면서···.

그리고 아들의 심장을 가르고 관통하는 우진의 검날을 보면서 폼페이우스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통할 정도의 목소리로 아들의 이름을 부렀다.

그리고 그는 쓰러지는 아들의 주검에서 마지막 아들의 유언을 들었다.

“이기···· 십시오····.”

털썩···.

그나이우스는 그대로 자기 목숨으로 아버지의 목숨을 살리고는 그대로 쓰러졌다.

그리고 우진은 연속 공격으로 지친 호흡을 되돌리기 위해서 일단 폼페이우스에게서 떨어졌다.

이때 우진은 호흡이고 나발이고 간에 무리를 해서라도 폼페이우스를 공격하는게 옳았을 지도 모른다.

아들의 시신을 보면서 폼페이우스는···.

그 굳건한 로마의 군신의 눈에서는····.

“··············.”

철들고 나서 처음일지도 모른다.

이 폼페이우스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은 말이다.

폼페이우스는 허리를 숙여서 그나이우스를 바로 눕혔다. 그리고 아들의 얼굴에 손을 가져가서 자상한 손길로 그 눈을 감겨줬다.

그 모습은 사납고 잔인한 로마의 군신이 아니라 그냥 한 명의 아버지일 뿐이었다.

아들을 잃어버린 그냥 아버지····.

그리고, 그냥 아버지일 뿐인 그 남자가···.

“지이이이이이이이인!!!!!!!!!!!!”

차라리 로마의 군신 보다 훨씬 더 무서울 수도 있었다.

============================ 작품 후기 ============================

1라운드 끝. 2라운드 시작.

그리고 절묘한 타이밍에 한화 분량 끝입니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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