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마의 혁명-198화 (198/220)

198화

그럼 여기서 잠간 레피두스의 작전이 뭔지 설명하고 넘어가겠다.

레피두스의 작전은 사실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사용하던 방법이었다.

토목공사를 이용해서 성벽을 약하게 하는 방법.

자주 쓰는 방법은 아니지만 가끔씩 시도를 하는 그런 의외의 한수였던 것이다.

매일매일 같은 공격을 하고 있었던 폼페이우스의 군단이었지만 사실 그 공격 자체가 속임수였다.

레피두스가 모방 제작한 사다리 수레는 원래 파라디소스에서 만든 물건이다.

당연히 어떻게 사용하는지 잘 알고 있는 파라디소스에게 그게 잘 통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생각은 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그 사다리차가 주의를 끌어주고 시야를 가려주면 그걸로 충분했다.

사다리차를 지지하는 부분에서는 한 무리의 병사들이 무기 대신에 삽과 곡괭이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부지런히 땅을 파기 시작했다.

부지런히 부지런히···.

화살을 막기 위해서 다닥다닥 붙여서 높게 만든 사다리차의 방패막 뒤에서는 파라디소스가 상상도 하지 못할 초고속 토목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로마군단과 21세기 대한민국 육군의 공통점은?

삽질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한다는 것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로마의 토목 공사는 정평이 나 있었다.

그리고 모든 로마의 병사들과 군단병들은···. 아니 로마의 성인이라면 누구나 도로 만드는 법 정도는 알고 있을 정도로 완벽한 토목적 지식과 또한 휼륭한 삽질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보통 도로 공사를 할 때는 노예에게 일을 시키고 군단병이나 로마인들은 지휘만 했다는 편견이 있는데···. 애당초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공사장에 지휘를 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을 필요는 없다.

간부급들을 제외한 일반 평 병사들은 역시 삽과 곡괭이를 들고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특히 곡괭이의 경우 단련의 상징으로 인식되기도 했기에 병사들을 훈련 시킨다는 의미도 있어서 지휘관들은 부지런히 병사들을 움직이게 했다.

어쨌든 그런 로마의 병사들이 본격적으로 삽질을 시작하자 빠른 속도로 땅굴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땅굴의 목표는 역시 성벽의 지반 밑이었다.

성벽의 지반으로 땅굴을 파면서 두꺼운 나무로 지지기반을 받치면서 그렇게 공사는 계속 되었다.

그러기를 열흘····.

진짜 삽질의 달인을 뽑으라면 로마의 군단병들을 뽑아야 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멀지 않은 거리이기는 했지만 파라디소스에서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짧은 시간에 콘센티아의 지반 아래까지 땅굴을 파는 것에 성공했다.

몇 번인가 거리와 방향을 확인해서 땅굴이 콘센티아의 지반 아래까지 파고 들었다는 것을 확인하자 드디어 레피두스는 작전을 시작했다.

땅굴을 지탱하고 있던 굵은 나무들에 기름을 뿌리고 불을 질렀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땅굴은 지지기반을 잃고 붕궤하기 시작했다.

마찬가지로 성벽 바로 밑에 있는 땅굴이 붕괴하면 내려앉은 지반 때문에 성벽도 아울러서 붕괴 할 수 밖에 없었다.

시멘트도 콘크리트도 없는 이 시대엣 성벽이라는 것은 돌과 돌을 쌓아서 만든 것이다.

당연히 지반이 무너졌는데 이게 버틸 리가 없었다.

그 결과 성벽이 무너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거기로 드디어 로마군이 물 밀 듯이 밀려가기 시작했다.

“크윽····. 이렇게 되면····.”

우진은 성벽이 뚫리자 이 상황에 당황해서 한동안 패닉에 빠졌었다.

너무나 뜻밖의 상황이었기에 천하의 우진도 어쩔 수가 없었다.

다만 생각을 할 수 없다면 몸을 움직여야 했다. 우진은 당장 스파르타쿠스에게 달려가서 말했다.

“스파르타쿠스!! 지금 지휘권을 줄 테니 병사들을 바로 잡아라!!!”

“전하께서는 어찌 하시렵니까?”

우진은 스파르타쿠스의 말에 성벽의 아래를 보면서 이를 갈며 말했다.

거기에는 물밀 듯이 밀려오고 있는 로마군이 있었다

“난 저것을 막는다.”

“전하···. 어떻게··.”

“어떻게든!!!”

우진은 그렇게 외치고 자기 친위대와 함께 성벽의 아래로 날듯이 뛰어 내려갔다.

왜 성벽이 무너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일단 무너진 성벽으로 몰려오는 저 쥐 때 같은 로마군을 어떻게든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쥐라····. 그러면 먹음직 스런 먹잇감이 있다면 주의를 끌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우진은 순간 위험하면서도 터무니없는 생각을 떠올렸다.

하지만 성내로 병사들이 들어가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는 가장 좋은 생각이기도 했다.

“내가 파라디소스의 왕이다!!!!”

우지는 전쟁터의 모두가 들을 수 있는 큰 목소리로 외치면서 그대로 로마군단의 사이로 몸을 던졌다.

“전하!!!!”

“큭!! 전하를 따라라!!!”

“우진의 친위대는 순간 우진의 자살행위나 다름 없는 기행을 보고는 크게 당황했다.

하지만 이들은 우진의 친위대.

우진이 가는 길이면 그게 지옥이든 천국이든 다 따라가야 하는 자들이었다.

이들도 우진을 비롯한 100여명 가량의 전사들이 모두 로마군단의 한 가운데로 뛰어 들었다.

“이 미친놈··· 커억!!!”

“누구더러 미친놈이래!! 이 무례한 놈아!! 하하하하!!”

우진은 광소를 터트리면서 폭풍처럼 사납게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미안하다···.’

우진은 지금 자신을 따라온 친위단들의 운명을 대강 짐작하고 있었다.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다고 해도 고작 100여명 정도로 이만한 물량의 적들에게 단번에 뛰어 들어서는 피해가 막대할 것이다.

어쩌면 전멸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이 위기를 넘겨야 한다.

설령 제 살 같은 친위대를 반상의 사석으로 올리는 한이 있더라고 말이다.

“어디 다 덤벼봐라!!! 내 목이 탐나는 놈이 아무도 없느냐!!!?”

우진은 마치 로마군들에게 다 들으라는 듯이 크게 소리치면서 싸웠다.

우진이 최대한 거칠고 화려하게 날 뛰는 만큼 그나마 아군의 생환 가능성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었다.

“큭···. 정말로 파라디소스의 국왕인가?”

“저런 미친 듯한 무위는···.‘

“혹시 정말로····?”

로마군단에서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100명 남짓한 소수가 갑자기 달려 들어서 별것 아닌 줄 알았던 로마군단이었다.

하지만 우진의 손에 수많은 로마병사가 죽어나가기 시작하자 상황을 조금씩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말로 우진이 파라디소스의 국왕이라는 것을 알자 처음에는 경악했다.

그리고 다음에는 먹이를 노리는 승냥이 같은 눈을 하기 시작했다.

우진을 잡기만 하면 일 순간 로마의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도 있을 것이다.

성내로 달려가던 로마군단까지 포함해서 수많은 로마군단이 우진과 그 친위대를 향해서 달려들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

“파라디소스의 국왕이 저기에 있다.”

“잡아라!! 잡아서 이 전쟁을 끝내는 거다!!!”

전공에 눈이 먼 로마군단은 무너진 성벽을 넘어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그만두고 우진을 향해서 뒤때처럼 달려들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는 작전 대로군··. 그렇다면··.’

“친위대는 모두 이쪽으로 모여라!!! 너희들 말고 이 엿 같은 로마 새끼들아!!!”

우진은 거치적 거리는 로마군단을 도륙하면서 어느 한쪽으로 친위대를 몰고 갔다.

거기는 무너지지 않은 성벽 쪽이었고 성벽의 밖에서 날아오는 화살은 닿지 않는 곳이었다. 우진은 거기서 검을 높게 들고 외쳤다.

“반원진을 만들어라!! 서로가 서로를 치켜라!! 동료를 믿어라!!!”

우진은 친위대에게 그렇게 지시했고 친위대를 기민하게 움직였다.

성벽의 안으로 들어온 적병들은 모두 백병전을 염두해둔 적들이었다.

궁수가 없었다는 말이다.

적어도 스파르타쿠스가 아군을 추스르는 동안 여기서 버틸 수 있다면···.

그렇다면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은 더욱더 커지는 것이었다.

어디까지나 그때까지 버티기만 하면 말이다.

“와 봐라!!”

우진의 말이 신호라도 된 것처럼 사방에서 로마군들이 달려 들었다.

“으으으····· 아아아아!!!!”

우진은 그런 그들을 보고 짐승처럼 포효를 터트렸다. 그리고 진짜로 짐승이 되기 시작했다.

인간을 죽이기 위해서 태어난 것 같은 살육의 짐승이 말이다.

“크아악!!!”

우진과 그 친위대들은 반원의 진형을 만들고 서로서로를 지켜주면서 싸우고 있었다.

전투는 처절했다.

우진의 친위대들은 예전의 검투사 동료들도 포함해서 우진이 평소에 직접 대련하면서 가르치던 자들이었다.

그 실력은 장수급은 아닐지라도 일반 병사들과는 감히 비교도 할 수 없는 실력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실력자라고 해도 지치지 않는 체력을 지닌 것은 아니었다.

체력이 지쳐서 동작이 무뎌지는 사람들은 자잘한 상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서 만들어 놓은 원진이었다.

“고집 부리지 말고 부상자는 잠시 원진의 안으로 들어가!! 호흡을 정돈하고 다시 나와라!! 동료들에게 방해다!!!”

우진의 호령에 몇몇 전사들이 운진의 안에 들어와서 숨을 돌렸다.

화살의 걱정이 없다고 해도 투창 같은게 날아올 수 있었기에 마냥 누워 쉴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조금은 체력을 돌릴 수 있었다.

그리고 성벽의 위쪽에서 스파르타쿠스가 보낸 것 같은 한 무리의 궁사들이 와서 우진과 그 친위대를 엄호하기 시작했다.

“크윽!!”

“아악!!”

화살의 공격에 전방의 적들에게만 집중하고 있던 로마군사들은 무방비하게 있다가 화살에 맞을 수 밖에 없었다.

“절대 아군에게 맞추지 마라!!!”

“옛!!”

“옛!!”

“옛!!”

그 궁병을 지휘하고 있던 크릭서스는 병사들에게 아군을 절대 맞추지 말라고 엄중하게 주의 줬다.

“전하···. 조금만 더 버티십시오.”

크릭서스는 우진을 향해서 중얼 거렸다.

사실 우진의 무위라면 저런 잔챙이들에게 당할 것 같지는 않았다.

제대로 진형도 유지하고 있었고 우진의 앞에는 이미 수북하게 쌓인 로마군의 시체가 즐비했다.

이대로 군을 정비하고 다시 적들을 몰아 낼 수만 있다면···.

“제기랄···.”

상황을 조금 낙관적으로 보고 있던 크릭서스는 이를 갈았다.

그의 눈에 엿 같은 광경이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궁병!! 여기는 맡기겠다. 아무도 따라오지 마라!!”

크릭서스의 부상을 염려한 스파르타쿠스는 크릭서스에게 여기 궁병의 지휘를 맡겼지만···.

애당초 그게 성미에 맞지 않는 인물이었다.

크릭서스란 인물은 말이다.

“흡!!!”

우진은 눈앞에 있는 로마병사 두 명의 목을 한 칼에 일타 쌍피로 날려 버리면서 오늘 벌써 몇 명이나 되는 로마병사들을 죽였는지 생각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로마군은 계속해서 밀려왔다.

어찌되었던 우진의 목만 취하면 인생이 변하는 것 아니겠는가?

어쩌면? 혹시나? 지치지는 않았을까? 실수는 하지 않을까?

우진의 무위를 알고 있음에도 로마군의 병사들은 마치 토요일 오후에 로또 사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심정으로 우진에게 달려 들었다.

그들이 거는 것은 돈이 아니라 목숨이지만 말이다.

“으아아아!!!”

로마군의 병사 하나가 검을 있는 힘껏 휘둘렀지만 우진에게는 뻔히 보이는 검로였다.

‘잘 가라.’

우진은 가볍게 검을 휘둘러서 그대로 자신을 공격하는 로마군의 목을 날려 버렸다.

우진의 입장에서 보기에 이 시대의 검술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 놈이고 저 놈이고 간에 무조건 힘으로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가볍게 날카롭게 빠르게.

검술로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는 힘은 중요하지 않다. 라는 것이 우진의 지론이었다.

‘이대로라면 충분히 버틸 수 있다.’

우진은 적을 베어가면서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생겨났다.

성벽위의 궁수들 덕분에 더욱더 적들에게서 안정적으로 진형을 유지 할 수 있었다.

그때····.

“읏!!!”

우진은 살아오면서 수많은 전투와 전쟁을 겪어왔다.

원래는 현대의 검도가일 뿐이었지만 수많은 수라장을 겪어오면서 이제는 검귀에 가까운 실력도 진게 되었다.

그런 우진에게 있어서 전쟁터는 이제 공포를 안겨주지 못했다.

어떤 위협 속에서도 우진은 항상 냉정을 유지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처음으로 그 냉정이 무너졌다.

심장이 두근 거리고 체온이 싸늘하게 식어 버렸다. 뭔가가···.

뭔가 무시무시한 어떤 것이 우진을 위협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느낌이 드는 순간 우진은 그대로 무아지경으로 검을 휘둘렀다.

방향은 우측. 우진의 날카로운 검격은 거기서 어떤 남자의 무기와 날카롭게 부딪혔다.

카아아앙!!!

“···진.”

“폼페이우스····.”

날카로운 검의 부딪힘으로 인한 불꽃을 사이에 두고 이 시대 최고의 전사 두 사람의 시선이 부딪혔다.

드디어···.

이 시대 최강을 가리는 결투가 시작되려고 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이 절단은 절대 고의가.... 예. 이번에는 맞습니다.

분위기를 고조 시키기 위해서 일부러 여기서 잘랐습니다.^^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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