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마의 혁명-193화 (193/220)

193화

폼페이우스에게 허락을 받은 그나이우스는 전군에 전진 명령을 내렸다.

“전군!!! 전진!!!!”

아버지에게 자기 능력을 인정받고 싶은 것은 모든 아들들의 공통점일지도 모른다.

그 아버지가 위대하면 위대할수록 그런 욕심은 더욱더 클수도 있었다.

그나이우스는 그런 폼페이우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지나친 나머지 한 가지 실수를 했다.

우진을 너무 얕잡아 본 것이다.

“오는군.”

새벽의 야습의 피로를 풀기 위해서 성벽의 위에서 살짝 앉아서 졸고 있던 우진은 멀리서 전진해 오는 로마군을 보면서 중얼 거렸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적의 군세를 천천히 뜯어보고는 아군에게 전했다.

“오늘의 전투는 수성전이다. 성문은 걱정하지 말고 성벽의 사수에 최선을 다하라.”

“옛!!!”

“옛!!!”

“옛!!!”

우진의 지시에 콘센티아의 성벽을 지키는 병사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화살 당겨!! 철시 준비!!!”

파라디소스의 성벽에서는 적들이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하자 서서히 맞이할 준비를 만들었다.

원거리 병기를 준비하고 파라디소스의 특제 병기인 철대궁도 조준을 완료했다.

과거에 레기움에서 이걸로 재미를 톡톡히 봤었던 파라디소스였기에 모든 성벽에 표준 장비로 배치하고 철궁병을 양성하고 있었다.

5인1조로 발사하는 만큼 병사의 소요가 제법 많았지만 그래도 충분히 그 몫을 하는 병기였다.

이윽고 적들이 사거리에 들어 오자 우진의 명령이 떨어졌다.

“쏴라!!!”

슈슈슈슛!!!

바람을 가르고 수많은 화살들이 포물선을 그리면 로마군단에게 빗줄기처럼 쏟아졌다.

“방패들어!!!”

처처척!!!

로마군단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방패로 지붕을 만들었다.

확실히 그거면 대두분의 화살들은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파라디소스에는 철궁으로 쏘는 철시가 있다.

콰직!!!

“크아악!!!”

“제기랄··· 이 망할 화살이···.”

쏟아지는 화살비 중에 가끔씩 빗방울이 아니라 큰 우박이 있었다.

숫자가 많지는 않았지만 방패를 가볍게 관통하고 아군을 절명시키는 철시의 존재는 로마군의 병사들을 위축 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위축감을 떨치기 위해서도 열린 성문을 통해서 빨리 병사들을 밀어 넣어야 한다.

로마의 현장 지휘관들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병사들을 독려했다.

“빨리빨리 달려라!!!”

“성문으로 달려!! 성문 안으로 들어가면 좀들도 화살을 쏠 수 없다!!!”

지휘관들의 말에 로마군들은 성문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멀리서 그걸 보던 그나이우스는 열린 성문으로 들어가는 로마군을 보면서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전열이 흐트러졌어. 저 놈들 뭐하는 거야?”

그나이우스가 불쾌해 하는 이유는 흐트러진 전열 때문에 방패진의 효과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원래 파라디소스의 철시는 강력했지만 막 쏠수는 없었다.

화살 하나하나에 들어가는 철의 양이 너무 많아서 쏘는 것에 제한을 두고 있었다.

원래는 백인장급의 지휘관들을 노리고 조준사격해서 적들의 지휘계통을 흐트러트리는 것이었다.

그러니 철시를 두려워할 이유는 크게 없었다.

막을 방법이 없다 뿐이지 자신에게 날아올 확률은 어지간히 운 없지 않으면 날아올 확률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전열을 갖추고 똑바로 방패만 들면 적어도 일반 화살에 맞아서 죽을 일은 절대 없었다.

하지만 전열이 흐트러지고 방패진에 빈틈이 생기자 적지만 일반 화살에 의한 피해도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쯧, 내가 전열에 신경 쓰라고 했는데···.”

성문 안으로 일찍 병사들을 밀어 넣어서 아군의 피해를 줄이겠다는 지휘관들의 심리를 미리 예측하지 못한 그나이우스의 패착이었다.

하지만 아직 괜찮았다.

저 성문을 돌파하기만 하면 그때는 지금의 피해를 10배로 갚아줄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성문을 통해서 들어간 병사들이 갑자기 교통 체증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막히기 시작했다.

그것 때문에 전열이 더욱더 흐트러져서 화살에 대한 피해가 더욱더 커지고 있었다.

콘센티아의 성문 네 개가 다 열려 있었는데도 그 성문 네 개가 모두 그런 상황이었다.

‘이상해···.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사령관님. 제가 직접 가서 상황을 살펴보고 오겠습니다.”

“음·····. 무리하지 말도록.”

“옛!!! 친위대 일부는 나를 따라와라.”

그나이우스는 부하들 100명을 데리고 직접 화살비가 쏟아지는 전장으로 상황을 파학하기 위해서 이동했다.

화살비를 피해가면서 고난 끝에 성문의 앞쪽까지 도착한 그나이우스는 거기서 더 들어가지 않고 상황을 파악했다.

“··이런? 빌어먹을····. 영웅왕 이 개새끼!!!!!”

전쟁터에서 자연스럽게 쌍욕이 나오면 그때 부터는 전쟁의 쓴맛 단맛을 다 겪었다고 해도 좋으리라.

그나이우스의 입에서 우진을 향한 쌍욕이 나오렉 한 것은 성벽 안에 만들어져 있는 또 하나의 성벽 때문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성벽은 아니었지만 성문 안쪽에는 둥글게 만들어진 방어벽이 한겹 더 있었고 그 한겹 더 만들어진 방어벽 때문에 병사들이 속수무책으로 죽어나가고 있었다.

애당초 이 열린 성문 자체가 함정이었던 것이다.

“흐음···. 누가 내 욕하나?”

우진은 순조롭게 자신의 예상대로 되어가는 전쟁터를 보면서 미소 지었다.

성벽 안에 쌓여져 있는 것은 급조된 방어벽이었지만 결코 만만한 것은 아니었다.

21세기에 참호를 만들 때 쓰는 흙 포대로 쌓여진 방벽.

우진이 준비한 것은 그것이었다.

우진은 병사들에게 일인당 주머니 두 개를 가지고 그 주머니 안에 자갈과 흙을 가득 채워오게 했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서 네 개의 성문 안쪽에 둥글게 참호벽을 만든 것이다.

석벽이 아니가 똑바로 수직으로 쌓을 수 없었고, 비스듬하게 산 형태로 쌓아야 했지만 그래도 높이가 5미터에 가까운 참호벽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오우메니우스의 장창병과 궁병을 배치했다.

이거면 사실 게임 끝이었다.

포대자루로 만들어진 비탈을 타고 올라 오려고 하면 장창에 찔려 죽고, 그게 아니면 화살 밥이 될 뿐이다.

로마군 입장에서는 개미지옥이 따로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철통 같은 군기를 지니고 있는 폼페이우스 군단에게 있어서 개미지옥이건 뭐건 간에 상관이 명령하면 무조건 거리고 기어들어가야 했다.

원래는 이렇게 피해가 커지지 전에 중간급 지휘관들이 상관에게 이상 상황을 전달하고 바로 잡아야 했지만····.

“중간 백인장들과 천인장들은 다 뭘 했느냐!!?”

그나이우스의 다그침에 병사 한 명이 대답했다.

“저희 조의 백인장님은 전사 했습니다.”

“저희 조도입니다. 갑작스럽게 철화살이 날아와서 그만···.”

“저희 천인장님도 철시에 관통당해서 전사했습니다.”

병사들의 말을 듣고 나서야 그나이우스는 자신이 완전히 당했다는 것을 알았다.

“이 놈들···. 일부로 처음에는 지휘관을 노리지 않고 막 쏜 것이구나····.”

그나이우스의 예상대로였다.

원래 철궁병의 용도는 백인장 급의 지휘관 저격.

하지만 이번에는 처음에는 그렇게 하지 않고 일반 병사들에게 무차별 사격을 했다.

철화살이 아까웠지만 그렇게 무차별 난사를 하는게 필요했던 것이다.

덕분에 폼페이우스 군단의 중간급 지휘관인 백인장들과 천인장들이 아무런 경계도 하지 않고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그리고 성문 안으로 로마군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그때서야 철궁병들은 폼페이우스 군단의 중간급 지휘관들을 최우선적으로 사살하기 시작했다.

출궁병의 5인 일조에는 관측수가 한 명. 당기는 사수가 세 명. 화살을 재는 인간이 한명이다.

그리고 이번에 관측수들에게 떨어진 공통된 명령은····.

[성문 안으로 로마군이 진입하기 전에는 적의 지휘관을 노리지 말라.]

였었다.

대신이 성문 안으로 로마군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사격을 해도 좋으니 표적을 확실하게 파악해 두라고 했다.

덕분에 관측수들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표적을 감시 할 수 있었다.

덕분에 성문 안으로 로마군이 들어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들의 목숨을 저격으로 빼앗은 것이었다.

백인장과 천인장은 부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허리계층이다.

거기가 끊어져 버리니 상부에 미처 보고가 가지 않았고, 이렇게 그나이우스가 직접 사태를 관찰하러 올 때까지 막대한 피해가 생겨버린 것이었다.

성문안의 사냥터로 불나방처럼 달려든 로마군의 피해는 실로 막대했다.

“제길!! 후퇴!! 후퇴하라!!!”

그나이우스는 당장에 후퇴하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여기서 어떻게 수습을 해 볼 수 있는 피해상황이 아니었다.

지휘계통에 생긴 문제는 근본부터 다기 가다듬는 수밖에 없었다.

성벽의 위에서 후퇴를 시작하는 로마군단을 보면서 우진은 피식 미소 지었다.

“생각보다 좀 빠르군. 하지만 아직 내 턴이야.”

우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전령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러자 전령은 커다란 붉은 깃발을 크게 펄럭 거리기 시작했고, 네 개의 성벽에서 각자 지시를 받은 지휘관들은 행동을 시작했다.

저 붉은 깃발의 신호가 의미하는 것은···.

“추격하라!!!”

“로마놈들을 싹 쓸어 버려라!!!”

“우오오오!!!!”

파라디소스의 참호벽 너머에서 대기중이던 수많은 병력들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기마는 없고 오로지 보병 뿐이었지만 상관없었다.

전열을 무시하고 중구난방으로 허둥거리면서 훝퇴하는 로마군단 따위는 기병이 없어도 충분히 몰아 붙일 수 있었다.

그리고 네 개의 참호벽 중 세 군대에서는 각각 파라디소스가 자랑하는 지휘관을 배치하고 있었다.

크릭서스, 오우메니우스, 그리고 스파르타쿠스.

이 세 명은 오늘 우진에게 성벽의 지시를 온전히 맡긴 다음에 직접 내부의 참호벽의 지시를 맡아서 하고 있었다.

그리고 추적 명령이 떨어지자 가장 선두에 서서 로마군단을 처리하고 있었다.

“이 엿같은 로마놈들아!!!!”

크릭서스는 파라디소스의 지휘관들 중에서도 가장 반로마적 정서가 강한 인물중에 하나다.

우진의 밑에서 관직을 살면서 조금 순해진 것 같은 인상이 있었지만···.

전쟁터에 세우자 역시 주체하지 못하는 광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검으로 베고 방패로 후리고 다시 검으로 찌르고···.

로마군단은 크릭서스가 파라디소스의 지휘관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았다.

그렇다면 전공을 노리고 목을 노려볼 만도 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크릭서스에게 그런 만용을 부리지는 못했다.

그만큼 크릭서스의 전투가 잔인하고 흉폭했던 것이다.

“커억!!!”

크릭서스는 자신의 앞을 가로 막는 로마군의 얼굴을 검으로 꿰뚫어 버리고 그대로 발로 뻥 차버린 시체에 밀려서 넘어진 뒤편의 로마군사도 그대로 목을 찔러 버렸다.

그리고 다시 종횡무진 검을 휘두르면서 걸리는 것들을 모두 베고 찍고 있었다.

그를 보고 있으면 과연 인간은 지치기는 하는 생물인가? 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역동적이고 어마어마한 체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보통 인간이 크릭서스 처럼 움직이면 보통 3분정도면 지쳐 버릴 것 같은 운동량을 꾸준하게 보이고 있었다.

파라디소스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무력을 자랑하고 있는 크릭서스였다.

비공식적이기는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우진, 디오클레이우스, 스파르타쿠스, 그 다음인 네 번째로 크릭서스의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오늘로써.... 드디어 플롯의 형태이지만 로마의 혁명 완결까지의 스토리 라인의 작업이 다 끝났습니다.

이제 써내려가는 것 만이 남았습니다.

하루 2회라는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서 정말정말 많은 노력을 했고...

이대로 계속 쭉 지켜갈 수 있다면 저 스스로를 칭찬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아직 언제 완결이 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제 스토리 라인은 다 정해졌습니다.

끝까지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 드리겠습니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즐감하십시오.^^

PS. 신작도 일단 연재 가능한 시점까지는 비축분이 모였습니다. 언제 연재 할 지는 아직 미지수지만요. 그리고 지금 잠정 연중인 작품들... 절대 영구 휴재 안 합니다. 제 평생이 걸려도 제가 시작한 작품은 끝을 봐야 합니다. 그게 언제가 될지를 몰라서 기다려 주시는 독자 분들에게 죄송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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