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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혁명-169화 (169/220)

169화

<본격화 되는 전쟁.>

동료의 죽음에 피를 토하는 외침과 함께 다시 달려드는 게르도스를 보고 테무진은 채찍을 꺼내서 휘둘렀다.

노린 것은 게르도스가 타고 있는 말의 눈···.

짜악!!

“히이이이잉!!!‘

테무진의 공격에 한쪽 눈이 터져 버린 게르도스의 말은 크게 울부 짖으면서 그대로 앞발을 높게 들었다.

게르도스는 어떻게든 자신의 말을 안정 시키려고 했지만 불가능 했다.

그리고 그렇게 발이 멈춰선 상태인 그에게 테무진의 예리한 일격이 날아 들었다.

촤아악!!!

“커억·····.”

게르도스는 자신의 가슴에 화끈한 느낌이 드는 것과 동시에 팔에 힘이 빠지고 말에서 굴러 떨어졌다.

“쿨·· 쿨럭····.”

‘심장···이 스쳣나····. 이건 죽겠군.’

게르도스는 생전 처음으로 자기 늑골이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 하면서 이제 자신이 죽겠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죽고 사는것과 별개로 전사로서의 투쟁심은 그의 몸을 다시 일으키고 있었고 그는 입에서 피를 주르륵 흘리면서도 한 손에 언월도를 들고 테무진을 겨냥하고 있었다.

“····정말 우수한 전사군. 내 부하로 삼고 싶을 정도야.”

“쿨럭···. 꿈··깨라.····.”

테무진의 말에 게르도스는 웃으면서 중얼 거렸다.

그런 게르도스를 보면서 테무진은 감탄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욕은 보이지 않겠다. 잘 가라.”

테무진은 이 이상 게르도스를 향한 어떤 회유도 위로도 심지어 상찬 마저도 그저 모독 밖에는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았다.

이 우수한 전사를 욕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테무진이 보일 수 있는 예의는 하나 뿐인 것이다.

“으아아아아아아앗!!!”

“흣!!!”

게르도스는 최후의 힘을 쥐어 짜내서 말 위의 테무진을 향해서 언월도를 휘둘렀다.

하지만 역부적이어서 테무진의 검격이 먼저 그의 심정을 가르고 지나갔다.

“커억···.”

“잘 가라.”

죽어가는 게르도스를 보면서 테무진이 마지막 말을 남겼다.

게르도스는 먼저 죽은 제브라의 시체를 보면서 빙긋 웃으며 중얼 거렸다.

“······내 영혼은 먼저 간 형제들과 같이 우리의 왕과 같이 있는다.”

그리고 그대로 차가워진 몸을 대지에 눕혔다.

“···········.”

결투가 끝나고 나자 테무진의 호위 병력이 그제야 다가왔다.

“전하 괜찮으십니까?”

“왜 그런 위험을···.”

부하들의 염려에 테무진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내가 싸우면 아군의 희생 없이 이길 수 있다. 너희들이라면···. 이기기는 이겼겠지만 피해가 있었을 것이다.”

“아니 그거야···.”

“전쟁터니 당연하지 않습니까?”

부하들의 말에 테무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잊지 마라. 우리 군에서 정예는 아주 적다. 너희들을 제외하고 정예는 없다고 봐도 좋다는 말이다.”

“아···.”

“죄송합니다.”

“알았으면 됐다.”

테무진은 부하들에게 주의를 준 다음에 게르도스가 쓰던 언월도를 가져오게 했다.

“흐음······.”

“마음에 드십니까?”

“마음에 든다기 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약간 익숙한 느낌이 드는군.”

“익숙하다고요?”

“그래···. 손에 익숙하다는 것은 아니야.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약간 비슷한 느낌이 들어···.”

테무진은 기억을 잃었다.

그리고 기억을 잃기 전에도 그는 언월도를 쓰지는 않았다.

그냥 창이나 칼을 썼지···.

하지만 언월도는 동양에서 온 것이고 그 디자인 자체는 어딘지 모르게 그의 느낌에 익숙한 느낌을 줬다.

“파라디소스의 국왕은 전하와 같은 동양인이라고 들었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예전에 전하께서 쓰시던 무기와 같은게 아닐까요?”

부하의 그럴듯한 추리에 테무진은 잠시 언월도를 이리저리 휘둘러 봤다.

그리고는···.

“으음···. 그건 아니야. 손에 익숙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

“그렇습니까?”

“그래··. 하지만 로마인들의 글라디우스 보다는 정감이 가는 무기군. 전리품으로서 챙기기로 하지.”

테무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게르도스의 언월도를 챙겼다.

그런 와중에 이미 전쟁은 대부분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다.

테무진의 군대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워낙에 갑작스런 기습이었는고, 태양을 등지고 나타난 테무진의 기마병의 습격에 파라디소스의 군대는 초반의 기병의 공격은 너무 큰 대미지를 줬다.

거기다 한 박자 늦었지만 들이닥친 보병의 공격은 결정타였던 것이다.

파라디소스의 군대는 모두 최후까지 용감하게 싸웠지만, 유감 스럽게도 전황을 뒤집지는 못했다.

전투가 끝난 후.

테무진은 부하들에게 시켜서 게르도스와 제브라의 시체를 가져오게 했다.

“전하···. 뭘 하시려는 겁니까?”

“·····이런 용맹한 전사들을 욕 보이는 것은 본의가 아니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아군의 승리다.”

“예? 무슨···?”

푸욱!!

테무진은 부하들이 뭐라고 말릴 새도 없이 게르도스와 제브라의 시신을 손보기 시작했다.

“전하!!!”

“그게 무슨···?”

경악하는 부하들을 음성을 들으면서 테무진은 작업을 계속해 갔다.

푸욱!! 푹!!!

“··········.”

승리를 위해서는 이것이 필요한 일이었기에····.

“전하!! 선봉으로 보냈던 게르도스와 제브라가 패했습니다.”

“뭐라고!!!? 그 둘이!?”

우진은 전령이 가지고 온 소식들 듣고 깜짝 놀랐다.

그 둘은 그동안 눈에 띠는 역할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백전의 용사들이었다.

수많은 사선을 넘어서 오늘까지 자신을 보좌해온 형제들이었다.

이제까지 전쟁터에서 이런 식으로 완벽한 패전의 소식을 들어본 적이 전무했던 우진이었다.

그랬기에 첫 패배의 쇼크가 더욱더 믿기지 않았다.

“둘은···, 게르도스와 제브라는 어떻게 되었나? 병사들은?”

“병사들은···. 모두 전멸 했습니다. 그리고···. 두 장수는····.”

“둘은?”

“··········.”

“뭐냐? 대답하라. 어떻게 된 거냐?”

“시체만···,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보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

우진은 그대로 자리를 박차고 성큼성큼 일어나서 걸어갔다.

“전하!!!”

“전하!! 고정하십시오.!!:

그 뒤편으로 전령과 부하들이 우진을 불렀지만 우진은 신경쓰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리고 병사들이 수근 거리고 있는 곳으로 갔다.

“헉!!? 전하!!”

“아니 전하. 이건···.”

병사들은 우진이 굳은 얼굴을 하고 다가오는 것을 보고 그대로 모세가 바다를 가르듯이 갈라졌다.

우진은 그런 병사들의 사이를 지나서 게르도스와 제브라의 시신을 확인 할 수 있었다.

“················.”

우진은 눈앞에 보이는 둘을 보고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한 때 같은 검투사 노예로서 보리죽 한 그릇을 나눠 먹던 사이였다.

왕과 신하가 되고 나서도 전쟁터에서 서로 목숨을 맡길 수 있을 정도로 신뢰하던 충복들이었다.

자신의 생살이나 다른 없는 그런 자들이 지금 돌아왔다.

사지가 떨어져 나가고 내장은 다 파지고 안구는 파지고 벌어진 입에는 자신들의 것으로 보이는 내장이 가득 메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가슴에는 칼로 새긴 상처러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직접 와라. 진.]

우두둑···. 뿌드득···.

뱃 속에서 불길이 터져서 활화산처럼 폭발하는 느낌이 들었다.

자신의 몸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버려서 온 몸의 근육에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그 근육의 압력에 관절과 뼈가 견디지 못하고 뒤틀려 가고 있었다.

이 둘과의 추억이 우진의 머리속에서 주마등 처럼 스쳐지나갔다.

검투사 시절에 동거동락하던 시절.

[진. 오늘도 덕분에 살았어. 고마워 형제.]

그 후에 파라디소스를 건국한 후에도 함께 하던 추억···.

[이제 은퇴 할 때도 되지 않았어?]

[멀었습니다. 평생 따를 겁니다.]

[언제까지?]

[적어도 죽을때 까지는 전하 등 뒤에 있어야죠.]

그리고 이들이 새로 만들었던 가족들까지···.

[전하 보십시오. 제 아들입니다. 이 녀석이 전하 얼굴 한번 보는게 소원이라고 해서···.]

[제 아내입니다. 왕비님들 만큼은 아니지만 미인이죠? 못된 왕처럼 빼앗으면 안 됩니다. 하하하]

우드득···. 뿌드드드득.

누가···. 누군가가 지금 건드리기만 하면 우진은 당장이라고 폭발할 것만 같았다.

주체할 수 없는 살기가 전신을 휘감았다.

“··············.”

“··············.”

“··············.”

물론 지금 우진을 건드릴 간 큰···. 아니 미친 인간은 없었다.

오랜 세월동안 우진을 섬겨온 심복들도 항상 냉정 침착하던 자신들의 왕의 살기에 전신이 얼어 붙었다.

‘···무··· 무섭다···.’

‘눈에 핏발이 섰어···.’

‘··유다이아의 국왕 놈. 산채로 찢어져 죽겠군.’

우진의 곁에 있는 자들이 장수 병사를 막론하고 모두들 칼날이 자기 목에 겨눠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지독한 살기를 느꼈다.

마치 이 자리에 계속 있다가는 중압감에 쓰러져 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무서웠다.

특히 이집트의 지휘관들이 그런 느낌을 강하게 체감하고 있었다.

우진의 명성은 진작부터 들었지만 직접 만나고 나자 생각보다 온화한 성격이었고 전쟁터에서의 전략도 전혀 호전적이지 않고 온건 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은 우진을 조금 편하게 보고 있었다.

적어도 오늘 까지는 말이다.

그런 부하들에게 우진이 말했다.

“찾아라. 놈들의 본진을 찾고 나에게 바로 보고하라.”

“옛!!!!”

“옛!!!!”

“옛!!!!”

어느 안전이라고 감히 토를 달까?

우진의 분노 앞에서 모든 지휘관들이 빠릿빠릿하게 대답했다.

우진의 부대는 전방에 상당량의 정찰 부대를 보냈다.

마치 어부가 물고기를 낚기 위해서 그물을 던지듯이 테무진의 본진을 잡기 위해서 대규모 정찰을 보낸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성공적으로 돌아왔다.

“적의 본진을 찾았습니다.”

“위치는?”

“여기서 기마로 하루 거리입니다.”

“당장 전 군을 움직인다. 적의 행적을 놓치지 않게 정찰 부대와 계속해서 연락을 유지하라.”

“예!!! 알겠습니다.”

우진은 테무진의 본진을 찾아서 직접 박살을 낼 생각이었다.

“······모독에 대한 대가는 무겁다.”

우진의 분노는 무섭게 타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우진은 모르고 있었다. 아니 알고는 있었지만 스스로 자각을 못하고 있었다.

분노란 그에 비례해서 냉정을 없앤다는 것을 말이다.

우진의 본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말은 테무진의 귀에도 바로 들어갔다.

“적의 대군이 우리 본진으로 오고 있습니다.”

“그래. 걸렸군.”

“계획 대로 진행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테무진도 우진의 전진에 맞춰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원래 작품의 해명은 작품에서 해야 하지만.... 워낙에 많은 질문이 있어서 테무진에 관해서 몇가지 해명을 하겠습니다.

첫째, 등장 자체.

로마와 우진의 전쟁을 표현하면서 스토리에 팽팽함을 더할 제 삼의 세력이 필요했습니다.

동쪽의 미트리다테스는 대왕 소리는 들었지만 로마에 이길 건덕지가 없는 왕이었고...

헤로데 1세는 성경에나 뭐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찌질 만렙이고...

예수님? 제가 죽고 싶으면 뭔 짓을 못하겠냐만 이럴 배짱은 없습니다.

그래서 뭔가 스토리상 네임 밸류가 있는 거물이 필요했습니다.

시저나 주인공인 우진에게 뒤지지 않는 거물이 말이죠.

몇몇 물밑으로 오른 대상은, 진시황, 을지문덕, 나폴레옹, 조조, 항우, 여포, 제갈량, 알렉산더 대왕, 칭키스칸, 길가멧슈 였습니다.

누구를 해야 옳았을 까요?

사실 최종 후보까지 올랐던 것은 진시황, 조조, 알렉산더 대왕, 칭키스칸 이었습니다.

거기서 선택된 것인 칭키스칸이었고요. 즉, 네임밸류 하나가 꼭 필요한 상황이었던 겁니다.

둘, 테무진의 능력이 너무 대단하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건 작품 보정입니다. 로마의 혁명은 역사대체물로 쓰고는 있지만 장르 소설이라서 몇가지 보정이 있습니다. 클레오파트라, 안토니우스, 옥타비아누스의 나이부터 시작해서...

그 부분은 작품의 재미를 위해서 제가 보정한 것이니 이해를 바랍니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더 좋은 글로 보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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