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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혁명-155화 (155/220)

155화

<본격적인 전쟁의 시작.>

베레니케 4세의 말에 클레오파트라는 눈살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예. 하지만 언니처럼 잡탕을 하지는 않죠? 이건 뭐죠? 진주? 루비? 낙소스(금강사) 멜로스(흑요석)까지····. 언니!! 보석 따위로 어떻게 미용이 된다는 건가요? 피부에 연금술이라고 할 생각인가요?”

이정도 보석이면 군비로 돌렸을 때 일개 군단의 무장전력 정도는 나올 것 같았다.

그런데 이런 뻘짓이라니···.

특히 진주 같은 보석은 금방 상하는 보석이다.

클레오파트라도 사치를 꺼리거나 구태여 멀리하는 타입은 아니다.

평소에 그녀가 몸에 걸치고 다니는 장신구를 다 팔면 작은 저택 하나 정도는 산다고 할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왕실의 위엄과 체면을 위해서였지 목욕하는데 이런식으로 보석을 낭비하는 짓은 그녀도 하지 않는다.

“흥, 할 말 있으면 빨리 하고 가렴. 기분이 안 좋구나.”

“저만 할까요?”

“···········.”

클레오파트라는 어차피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한숨을 쉬고는 할 말만 하기로 했다.

“오늘 언니가 보여준 태도 때문에 곤란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어요. 저하고 제 남편뿐만 아니라 가장 곤란했던 것은 바로 언니의 남편인 주바 국왕이었어요.”

“····무슨 말이니? 난 오히려 내 덕분에 내 남편의 체면이····.”

“오!! 정신 차려요. 남편 체면 따위는 상관도 없잖아요? 그냥 나한테 이기고 싶은 것 뿐이지.”

“·············.”

클레오파트라가 직설적으로 정곡을 찌르자 베레니케 4세는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꼬리는 위로 올라가서 날카로운 눈으로 클레오파트라를 노려보고 있었다.

오늘 주바 국왕이나 제 남편이 언니의 추태를 참은 것은 양국의 동맹을 철없는 여자 하나 때문에 토막내는 어리석은 왕들로 기록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뿐이에요. 하지만 언니가 자꾸 이러면 어떻게 될지 몰라요.“

“흥, 파라디소스의 힘으로 우리 나라를 이길 수 있다는 거니? 누미디아 뿐만 아니라 난 이집트 왕족의 피도 흐르고 있는·····.”

“정신 차려요!! 이 정신 없는 언니야.”

“·········.”

“사실 언니도 알고 있잖아요? 누미디아와 파라디소스의 전력? 비교 할 것도 없어요. 로마 좋은 일 시키기는 싫지만 작정하고 붙으면 누미디아 멸망까지 1년도 걸리지 않아요.”

“··········.”

“그리고 언니가 이집트의 왕족이기는 하지만 현 이집트의 파라오는 저입니다. 저 클레오파트라 7세 필로파토르라고요. 그런데 제 남편을 내버려 두고 누미디아 편을 들것 같아요?”

“··········.”

베레니케 4세는 입을 다물었다.

클레오파트라의 말대로 그녀도 알고 있는 사실들이었다.

“여기 온 것은 경고를 하기 위해서에요. 전 이집트, 파라디소스, 누미디아의 삼국 동맹에 금을 가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 언니가 추태를 더 부린다면···.”

“부린다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니?”

“주바 국왕에게 정식으로 청해서 결혼을 물리고 다른 왕가의 여성을 누미디아로 시집 보내겠어요. 언니보다 훨씬 더 개념 있는 여자로요.”

“너!!!!”

“전 장난 아니에요. 아직 언니하고 주바 국왕의 사이에서는 아이도 없죠. 충분히 가능한 얘기입니다.”

“너···. 너 정말·····.”

클레오파트라의 으름장에 베레니케 4세는 욕조에서 몸을 벌떡 일으켰다.

“명심해요. 언니. 기억하겠지만 전 제가 한다고 한 번 말을 꺼낸 이상 제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고 꼭 하는 여자입니다.”

“············.”

베레니케 4세도 클레오파트라의 그런 성격은 충분히 알고 있었다.

‘저 자존심 덩어리 같은 것이라면 충분히 할 거야···. 하고도 남아.’

침묵하는 베레니케 4세를 보고 클레오파트라는 마지막 선고를 하듯이 말했다.

“그럼 알아들은 것으로 알겠어요. 여기서 더 시간 끌었다가는 제 남편이 바람 필지도 몰라서요.”

클레오파트라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기 남편이 기다리고 있는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녀가 떠나고 남은 욕실에는 베레니케 4세의 히스테리만 길고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어머? 바람 안 피고 있었네요?”

“응? 오늘 안 오는 것 아니었어요?”

“사실. 길게 애기하면서 차분하게 앙금을 풀고 싶었는데···. 무리. 절대 무리. 그냥 이렇게 살래요.”

“··········?”

우진은 클레오파트라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얼굴을 했다.

“뭐 됐어요. 그보다··. 바람 안 폈으면 이제 나하고 재미있는 것 할까요?”

“그럼 그럴까?”

우진은 클레오파트라의 가는 허리를 끌어안아서 그녀의 쇄골에 살짝 키스했다.

첫날밤에는 아프다고 난리도 아니었던 그녀였지만··. 이제는 제법 즐길 줄 아는 여자가 되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아름다운 아내를 그렇게 이끌고 길들인게 자신이라는 생각에 우진은 남자로서의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대로 클레오파트라를 침대에 쓰러트리면서 우진은 뜨거운 밤을 보냈다.

다음날부터 베레니케 4세는 공식 석상에 모습을 더러내지 않았다.

뭐, 덕분에 회담은 더 매끄러웠지만 말이다.

우진은 이제 본격적으로 원정 전쟁을 하기 위해서 전선으로 이동하기로 했고, 클레오파트라는 일단 이집트에 돌아가서 한동안 파라오의 역할에 충실하기로 했다.

“헤어져서 아쉽죠?”

“약간····, 많이. 아니 엄청. 그러니 화 풀어.”

약간이라는 말에서 클레오파트라가 살짝 토라진 것처럼 보이자 우진은 재빨이 말을 바꿨다.

“뭐···. 일 재빨리 처리하고 파라디소스로 돌아갈테니, 나 보다 늦게 오지 마요.”

“난 전쟁하러 가는 거라고?”

“알아요. 그러니 나보다 늦게 오지 마요.”

우진은 쓴 웃음을 지었다.

남편을 믿는 것은 좋지만 전쟁터에서 이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그녀의 배짱이 씁쓸했다.

‘똑똑하고 다 좋은데 전쟁을 모른단 말이야. 정치가로서는 그게 약점이지.’

멀어지는 클레오파트라의 뒷 모습을 보면서 우진은 슬슬 마음을 다잡았다.

이제 알콩달콩한 러브라인은 한동안 끝이다.

파라디소스 본국도 그리고 현지의 누미디아도 우진이 나선 이상 반드시 이기는 전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우진은 절대 방심하지 않았다.

절대 이기는 전쟁 따위는 없다.

사자가 토끼를 잡는 것처럼 최선을 다하는 자만이 전쟁터에서 승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마시르 오우메니우스.”

“예. 전하!!!”

“예. 전하!!!”

“지금부터 전시체제로 전환한다. 부하들의 관리에 철저하라. 허점이 보이면 엄히 책임을 묻겠다.”

“옛!!!”

“옛!!!”

전쟁의 기본중의 기본.

군기를 잡을 때는 위에서부터 부위기 잡아야 한다.

그럼 밑의 말단에 내려갔을 때쯤은 그 군기 때문에 숨도 쉬기 힘들어 질 정도로 엄중해지니까.

꼬우면 출세 하는 수밖에 없다.

시대 문명을 막론하고 그게 군이다.

“공격하라!!!”

“와아아!!!!”

“파라디소스의 힘을 보여러!!!”

우진의 호령에 의해서 오아시스 부근에 목책으로 진을 치고 있던 서 마우레타니아 부대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전하. 한 무리의 기마대가 빠져나와서 우회 돌격하고 있습니다.”

“마시르에게 전해서 요격하라. 중앙 기마대는 출격준비하라. 적의 전열이 무너지면 돌격한다.”

“옛!!!”

우진이 전선에 투입되고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고 한 달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우진은 크고 작은 전투를 열 번이나 치르면서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마우레타니아 지역은 해안에 몇몇 도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유목민들의 부족원들이 부락 중심의 생활을 하고 있었다.

우진은 우선 그들부터 철저하게 정벌하기 시작했다.

반격의 싹도 남겨두지 않고 철저하게 공격하고 정벌하는 우진의 군대에 서 마우레타니아 부족들은 패배에 패배를 거듭하고 있었다.

“전하. 이 지역에 서 마우레타니아 부족들은 모두 몰아냈습니다.”

“음, 다른 부족원의 거처를 찾기에 서두르도록 하시오.”

“예. 저희를 위해서 이렇게 힘써주시니···. 감사합니다. 전하.”

“동맹으로서 당연히 할 일을 하는 것 뿐이오. 그러니 너무 신경쓰지 마시오.”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진정 성군이십니다.”

우진에게 지금 크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는 노인들은 서 마우레타니아 인들에게 자신들의 영역을 빼앗겼던 동 마우레타니아 인들이었다.

그들은 말로만 듣던 영웅인 우진이 직접 나서서 자신들의 영역을 되찾아주고 거기에 적들의 영역까지 뺏어 주자 신이 났다.

우진은 이들에게 마우레타니아 전역의 관리를 맡기겠다는 말을 했었다.

이 부분은 이미 누미디아의 주바 국왕과 얘기가 된 것이었다.

마우레타니아 지역은 너무 넓다.

그 넓은 지역을 우진이나 누미디아가 직접 다스리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지중해에서 가장 넓은 영향력을 지닌 로마가 직접 지배령을 만들지 않고 속주라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은 토착민족의 저항을 최소화 한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더 큰 이유는 인구수였다.

완전히 로마의 영토로 만들려면 로마인들을 이주하고 로마인들을 그 영토에 거주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 고대에는 아직 인구의 수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래서 속주라는 형태로 자신들의 영토지만 어느정도 독립성을 인정한 지배 체제를 굳히고 있는 것이었다.

우진과 주바 국왕 역시 마우레타니아를 그렇게 만들려고 하고 있었다.

애당초 땅만 더럽게 넓고 쓸만한 지역도 거의 없는 마우레타니아를 직접 지배하는 것은 인력 낭비다.

그저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세력으로 있어 주기만 하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런데 우진이 이렇게 자신들에게 잘해주니 동 마우레타니아 부족들은 자기 딴에는 뭔가 해주고 싶어서 보답을 한다고 우진의 막사에 자기 부족의 여자를 넣어주기도 했다.

그게 우진의 입장에서는 민폐였다.

마우리 족의 여자들은 피부도 너무 검고 미모 면에서도 우진의 취향과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었다.

디도도 약간은 검은색 피부를 지녔지만 그녀의 검은색이라기 보다는 살짝 그을린 듯한 구리빛 이라고 봐야 할 피부색이었다.

피부에 입을 맞추면 캬라멜 향기가 날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그런 매끄러운 피부였다.

그게 오히려 건강하게 섹시해 보이기는 했어도 흠이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세체니 역시 21세기로 치면 어디 헐리우드 여배우 포스가 나는 미인이었다.

클레오파트라는 설명할 필요도 없다.

그렇게 아내들이 너무 아름답다 보니 우진의 입장에서 봤을 때 동 마우레타니아의 여자들이 눈에 찰 리가 없었다.

부족의 족장들이 진상(?) 하는 여자들이 정말 호의의 표시인지. 아니면 복불복 벌칙 게임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그들 나름대로는 족장의 딸, 혹은 아끼는 첩들이라고 가려서 보낸 것이었지만 우진의 눈에는 전혀 아니올시다였다.

‘이런 여자들 품었다가 나중에 아내들 귀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내 이미지만 손해지.’

아내들은 우진이 다른 여자를 품에 안는다고 바가지 긁을 여자들은 아니다.

우진의 위치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여자 마음이 어디 그런것인가? 우진은 그냥 여자들을 돌려 보냈다.

참고로, 서 마우레타니아 부족원들에게는 그런 우진의 태도가 굉장히 청렴하고 고고한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모르는게 약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인 것 같다.

============================ 작품 후기 ============================

우진 : 난 여자 보기를 돌 같이 하지. 내 마누라들 빼고.

클레오파트라가 마누라인데 다른 여자들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죠.

한 동안 노트북으로만 집필을 해야 겠습니다.

키보드가 너무너무 안 좋습니다.

'ㅁ' 버튼이 다섯번 정도 누르면 한 번은 오류가 나고 키감은 안 좋고...

타자 속도가 300정도만 넘어가도 온통 오타에....

좀 비싸다고는 하지만 기계식 키보드를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겠습니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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