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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혁명-150화 (150/220)

150화

누미디아의 기병 1만과 코끼리 부대 50, 거기다 보병 2만까지 포함한 대규모 병력이 마우레타니아 분쟁의 해결을 위해서 진격했다.

이 정도 병력이면 나라라고 말하기도 뭐 한 서 마우레타니아 정도는 충분히 징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바 국왕은 수도에서 마누라 바가지나 들으면서 차분하게 승전보를 기다렸다.

원래는 자신이 직접 가려고도 생각했지만 왕위에 오르고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나라를 비우면 곤란하다는 생각에 원정은 자제하기로 했다.

사실 직접 가지 않아도 이 정도 정벌 전쟁은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또 지금 그가 자리를 비우면 감당하기 힘든 골칫거리도 누미디아에 있었다.

그 골칫거리란 다름 아니라···.

“전하, 왕비님이···.”

“왕비가 또 뭔가 했느냐?”

“····예. 그게···.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서 상아와 황금으로 지은 궁전을 만들겠다고 하십니다.”

“·············.”

주바 국왕은 있는대로 짜증이 났다.

누미디아의 사정이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 가난한 축에 든다.

로마의 착취는 벗어났지만 아직까지 건재한 로마에 맞서기 위해서는 파라디소스를 밀어줘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라도 힘을 길러야 했다.

군비에 많은 지출을 하기 위해서 주바 국왕은 등극하자마자 모범을 보이겠다고 왕가의 사유재산 반을 처분해서 군비로 돌렸다.

그런데 새롭게 결혼한 왕비는 그런 남편의 고충을 아는지 모르는지 365일 사치 삼매경이다.

헬레니즘 왕가의 오만함의 표본.

아니 선두주자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베레니케 4세의 사치와 오만함을 끝이 없었다.

클레오파트라의 이복 언니인 베레니케 4세에 대한 역사의 기록은 하층민을 깔 보고 사치를 즐기는 성격이었다고 한다.

클레오파트라 역시 최고로 값비싼 진주를 식초에 녹여서 먹었다거나 하는 식의 사치스런 일화는 많았지만 베레니케 4세는 더했다.

결정적으로 클레오파트라의 경우 그런 연출들의 대부분은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한 정치적 연출이었던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베레니케 4세는 정말로 사치를 좋아해서 사치를 하는 것 뿐이었다.

왕가의 일원이고 일국의 왕비니까 어지간한 사치라면 주바 국왕도 그러려니 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 정도가 넘어도 너무 넘었다.

“아프리카 코끼리를 다 잡아서 상아를 뽑아도 왕비를 만족 시키지는 못하겠지. 그런 정신나간 짓은 못한다고 전해라.”

“전하···. 제 입으로 그렇게 말했다가는 제 목이 날아갑니다.”

“····가자, 내가 직접 말하겠다.”

주바 국왕은 베레니케 4세에게 사면서 속으로 한숨을 쉬면서 생각했다.

‘나 결혼 정말 잘 못 한 것 간애···. 미모 빼고는 좋은게 없으니····.’

그거라도 꽝이 아닌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주바 국왕은 아군의 승리를 확신하면서 승전보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우레타니아 정도는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전력을 전쟁터에 보냈기에 안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정 반대의 것이었다.

“뭐라고? 패전? 거기다 코끼리 부대는 전멸까지 했다고?”

“····그렇습니다. 전하.”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 지휘관들은 도대체 뭘 하고 있었는냔 말이다?”

주바 국왕의 호통에 전령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쩔쩔맸다.

그런 그를 구해준 것은 주바 국왕의 옆에 있는 검은 피부의 흑인.

오우메니우스였다.

“전하. 일단 고정하시죠.”

“이게 고정할 일이오?”

“우선 무슨 일로 패했는지 먼저 알고 추궁하는게 순서가 아니겠습니까?”

“····후우, 그렇게 합시다. 소상하게 보고하라.”

“예. 알겠습니다.”

마침 무역건을 위해서 누미디아에 방문하고 있던 오우메니우스 덕분에 당장 목이 떨어질 위기에서는 벗어난 전령이었다.

전령이 무슨 죄겠냐만 서도 고대 왕정에서 불만 따위 말해 봤자 무슨 소용이겠는가?

“전선은 처음에는 순조롭게 아군에게 돌아갔습니다. 전선으로 파견된 아군은 순조롭게 적들에게 빼앗겼던 영역을 되찾았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에는?”

“그 후에 현지 사령관들의 판단으로 인해서 아군들은 적들의 영역에 역공세를 취했습니다.”

“잠깐, 나는 필요이상 진군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어디까지나 빼앗긴 영토를 되찾아 주라는 것까지만 진격하라고 했었다.”

“현지 사령관들의 판단하기로 호기를 놓치기 아쉽다고 하면서···.”

“···망할, 보아하니 부족장들에게 매수 되었군.”

“··········.”

“가난한 부족민들이 뭔가 재물을 바치지는 않았을 테고···. 여자라도 대접 받았겠지.”

“··········.”

마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소상하게 말하는 주바 국왕을 보면서 전령은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을 흘렸다.

주바 국왕의 말이 정답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겼으면 아무 문제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그 정도의 전력을 투입했으니···.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그게···. 적들의 영역에 깊숙하게 들어가도록 다섯 번의 승리를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 커다란 전투가 있었는데 거기서 갑자기 적의 숫자가 늘어났다고 합니다.”

“숫자가 늘어? 얼마나?”

“난전이었기에 잘은 파악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적들의 숫자는 적어도 우리보다 두배는 많았던 것 같습니다.”

“두 배? 난전에서 그렇게 파악될 정도라면 최소 만이라는 얘기인데···. 거짓을 고하는 것은 아니냐?”

“아닙니다. 절대로 아닙니다.”

“············.”

전령의 보고를 다 들은 주바 국왕은 차분하게 생각에 잠겼다.

‘서 마우레타니아의 모든 부족들이 군사를 다 모은다고 해도 5만이나 될까? 유목민족이라서 인구 자체가 그렇게 많지도 않은데?’

주바 국왕은 아무래도 수상했다.

‘그러고 보니··. 서 마우레타니아가 우리를 태연하게 도발한 것 부터가 수상하다. 설마····.’

“전하···. 아무래도 뒤에 로마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주바 국왕의 가설이 완성되기도 전에 오우메니우스가 말했다.

“그대도 그렇게 생각하오?”

“지금 이 지중해에서 우리 파라디소스와 그 동맹국을 적대시 할 나라는 로마 밖에 없으니까요.”

“아직 정전 기간이 남았을 텐데···. 이 놈들이 감히···.”

주바 국왕은 이를 갈았다.

놈들이 서 마우레타니아를 앞장 세워서 자신들을 침공하고 있다면 이것은 정전 협정에 대한 위반이었다.

정전 협정은 로마와 파라디소스 뿐만이 아니라 양국의 동맹국들의 전쟁도 일절 금지 시킨다고 되어있기 때문이다.

“저는 일단 본국에 이 사태를 전하겠습니다.”

“그렇게 해 주시오. 난 일단 마우레타니아와 대치하고 있겠소. 오우메니우스 그대가 파라디소스 본국에 사태의 삼각성을 잘 설명해 주기 바라오.”

“알겠습니다.”

마우레타니아 부족민들의 내전의 불꽃이 이윽고 로마와 파라디소스의 불꽃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그 소식은 오우메니우스를 통해서 시칠리아에 있는 우진에게 전해졌다.

“뭐라고!!? 로마가 누미디아의 동맹국에 침략했다고?”

“예. 그렇습니다.”

“이 놈들이····.”

우진은 눈살을 찌푸리면서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어차피 말 뿐인 정전협정.

언제 깨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공략하는 대신에 멀리 돌아서 공격하는 이런 방식은 시저가 쓸만한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우선은 로마에 정식으로 사절을 보내서 따지도록 하지. 그 후에 사태를 지켜보세.”

“알겠습니다. 하지만 누미디아의 입장에서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쪽도 국경 지대에 있는 동맹을 외면 할 수도 없겠지···. 알겠소.”

우진은 당장 로마의 시저에게 전령을 보내서 마우레타니아의 사태를 따지고 들었다.

[파라디소스의 동맹국인 누미디아의 보호국인 동 마우리타니아에 대한 침략은 엄연한 협정 위반이다. 이에 사과와 배상을 하지 않으면 우리 파라디소스는 로마에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이제 파라디소스는 충분히 강해졌다.

로마를 상대로 이런 일방적인 경고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서신을 받은 순간 시저는 자존심이 상했지만 일단 진정했다.

‘망할 개자식····. 이렇게 될 줄 알고는 있었지만 결국 이렇게 되는군···.’

시저는 마치 마우레타니아의 사정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 처럼 바로 답신을 보냇다.

[마우레타니아 지역의 내전에 관여한 로마군의 존재는 인정한다.

하지만 그 존재는 로마의 의도가 아니라 최근 로마에서 분리되어 나간 공화정의 잔재들이 독단적으로 에스파냐에서 움직인 것이다.

로마의 딕다토르로서 유감을 표하며 정전협정에 대한 파기의 의지는 없다는 것을 알린다.

파라디소스는 몇몇 괴뢰분자의 돌발 행동을 국의로 받드는 경솔함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시저의 서신은 다시 바다를 건너서 우진에게 도착했다. 그리고 그 서신을 다 읽은 우진은···.

“이 새끼 말하는 꼬라지 좀 보게?”

우진은 살짝 열 받았다.

말은 장황했지만 한 문장으로 줄일 수 있는 문장이었다.

[난 몰라. 내가 한 것 아니야.]

“발 뼘 해 보겠다 이거지···. 네가 무슨 21세기 대한민국 발뼘 정치가인줄 아냐? 이런게 통할 줄 알아?”

우진도 귀가 있으니 로마가 지금 반으로 갈라져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시저와 폼페이우스를 양대 딕닥토르로 앞세운 신 정부가 로마에서 쿠테타를 일으켜서 정권을 잡았고··.

공화정을 지지하는 자들은 카토를 중심으로 멀리 에스파냐로 도주했서 거기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독 한다.

‘어째서 로마 놈들은 툭하면 에스파냐로 도망가는 건지···.’

어쨌든 그렇게 양쪽으로 로마가 갈라졌다는 것은 알았다.

하지만 딱 잘라 말해서 그건 우진이 알 바 아니었다.

적의 사정 따위는 봐 줄 필요도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런 상냥한 외교가 아니라 강한 압박이었다.

우진은 다시 서신을 작성해서 시저에게 보냈다.

[마우레타니아의 내전에 관여한 공화정 정권을 로마의 일부로 인정하지 않겠다면 우리 파라디소스는 이번 마우레타니아 지역에 관여한 로마군을 몰살하고 그 군대를 에스파냐로 진격시킬 용의가 있다.

로마는 진중한 양국의 평화를 위해서 진중한 대답을 해야 할 것이다.]

“이 깡패 새끼가!!!!!”

시저는 있는 대로 열을 내면서 서신을 북북 찢어 버렸다.

양피지라서 잘 찢어지지도 않는데 얼마나 화가 났는지 그야말로 갈가리 북북 찢어 버렸다.

“이 새끼···. 설마하니 이 틈에 에스파냐까지 넘보려고 하는 건가? 언제 이렇게 담이 커졌지?”

시저는 손톱을 잘근잘근 깨물면서 고민에 빠졌다.

에스파냐 지역은 로마의 수많은 속주령 중에서도 알짜배기 중에 알짜배기였다.

영토의 넓이도 풍요로움도 그리고 무역을 위한 통행도 해로와 육로가 모두 자유로웠다.

거기에 파라디소스의 군대가 진군한다는 얘기는 로마의 입장에서는 다시없을 정도로 끔직한 의견이었다.

하지만 마냥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었다.

============================ 작품 후기 ============================

우진 : 그 동안 우리 너무 조용했지? 다시 싸우자.

시저 : 잠시만. 아직 쉬는 시간이잖아.

싸우고 싶은 우진과 아직 좀 더 쉬고 싶은 시저의 심정이었습니다.

진지하게... 새로 산 키보드 오타 작살입니다.

부셔 버리고 싶습니다.

근데 돈이 아깝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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