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화
카토의 결벽증에 가까운 청렴함.
바로 그 청렴함이야 말로··.
시저가 가장 껄끄러워 하는 일이었다.
시저의 정치적 특기는 고위 귀족들의 부패함을 꼬집어서 민중의 동의를 얻어내는 방식이었다.
이 시기에 속주 총독이라도 한 번씩 한 인간들은 대부분 키케로나 시저의 비판에 곤욕을 치렀다.
하지만···.
카토는 달랐다.
소위 말하는 털어서 먼지 하나 안 나온다는 말.
그 말은 그야말로 카토를 위해서 있는 것이었다.
비판 하려고 해도 비판 할 일이 있어야 비판을 하지 않겠는가?
시저에게 있어서 카토는 강적은 아니었지만 상성이 안 좋은 천적이라고 할 수는 있었다.
사실···. 시저는 카토의 청렴함으로 인한 명성과 고시직함이 나름 탐이 났다.
그런 타입의 인재는 자신에게 없었고 어디 가서 구하려고 해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권력의 소용돌이 그 자체인 정치판에서 청렴을 고수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는 정치판에 뛰어들어본 자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그 어려운 일을 꿋꿋하게 해내고 있는게 바로 카토였던 것이다.
그러나 시저가 카토와 손을 잡는 것은 불가능 했다.
왜냐 하면··. 카토가 시저를 싫어했기 때문이다.
카토는 철저한 원칙 주의자에 세상 모든 인간이 완벽하게 도덕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 인간이다.
그런 카토가 파격적인 행보를 연달아 하는 시저를 마음에 들어 할 리가 없었다.
원래의 역사에서도 카토는 시저가 크라수스 폼페이우스와 함께 삼두정치를 하던 시절에 유일한 반대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자였다.
그와 시저는···. 아마도 생리적으로 안 맞는 관계일 것이다.
어쨌든··. 시저도 카토가 방해였지만 함부로 건드릴 수가 없었다.
아무 근거도 없이 카토를 비난했다가는 로마 시민들 사이에서 쌓아놓은 자신의 이미지가 붕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끔씩 카토가 시저에게 우호적인 인간들 중에 술라의 독재관 시절의 권력자들을 비판하고 했다.
그들의 부정을 겁 없이 비판하는 모습에는 오히려 시저가 속으로···.
‘저 인간 저거 막 나가네···.’
라고 생각하면서 한 발 살짝 물러날 정도였다.
그렇게 꼬장꼬장한 카토가 본래의 역사에서 한 번도 해 본적 없는 콘술을 하게 된 것은 원로원의 의원들이 시저가 카토를 어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를 밀어줬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실제의 역사에서는 기원전 51년에 선거에 출마했으나 떨어졌는데 말이다.
키케로의 말에 의하면 카토의 선거 패배 원인은 지나친 청렴한 선거운동이었다고 한다.
·······참, 뭐라 말해야 할지·····.
꼬장꼬장한 카케로의 입에서 그럼 말이 나올 정도면 말 다했다고 봐야 한다.
어쨌든 로마 공화정의 막을 내리기로 마음 먹은 시저에게 있어서 카토는 유일하게 거슬리는 장애물이어었다.
그리고 그 카토는 지금····.
“보내주게 친구여.”
“····후우···. 어려운 부탁을 하는군.”
그는 지금 자신의 절친한 친구인 키케로와 마주하고 있었다.
카토는 워낙에 꼬장꼬장한 성격으로 인해서 적들은 많고 친구는 별로 없었지만···.
그 중에서도 자기 목숨보다 더 소중한 친구를 꼽으라면 그는 주저 없이 이 키케로를 꼽을 정도로 키케로와의 우정은 진짜였다.
사실 원래의 역사에서는 키케로 역시 시저와 개인적인 친분은 있었지만 정치적으로는 철저한 공화주의자였고, 또 한 평생을 시저의 정치적 적으로 살아왔다.
후일 2차 삼두정치에서 안토니우스에게 죽음을 당하는 그 순간까지 키케로는 오로지 공화정을 위해서 살아왔다.
하지만 우진에 의해서 역사가 틀어지고 공화정이 파라디소스라는 거대한 독을 만들어 버리자···.
그는 원래의 역사와는 다르게 공화정에 회의를 품기 시작했고 젊고 파격적인 시저의 행동에 더 큰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이다.
결국 이 둘의 우정에도 불구하고 입장이 이렇게 갈라져 버린 것이다.
키케로는 시저쪽의 지지가로 이 반정에 참여했고··. 카토는 공화정의 마지막 원로원들을 이끌고 이번 반정에서 탈출 하고 있었다.
그런 그와 마주친 것이 운명의 장난도 아니고 하필이면 친구인 키케로였던 것이다.
카케로는 카토를 보면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자네를 놔 줄 수는 없네.”
키케로의 말에 카토는 생전에 안하던 부탁을 하기 시작했다.
“부탁이네. 이대로 가면 독재자에게 로마가 지배될 것이야.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는가? 독재자의 그릇된 폭주가 국가에 얼마나 큰 잘못을 가져오는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
키케로 역시 권력의 집중화에는 반기지 않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에는 강력한 지배력이 필요할 지도 모르네. 파라디소스를 보게.”
키케로의 말에 카토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공화정을 절대지지하는 그에게 있어서 왕정은 미개한 정치제계 그 자체였던 것이다.
“그런 한 명의 독단으로 좌지우지되고 있는 나라가 오래 갈 것 같은가? 공화정이야 말로 지난 400년간 우리 로마를 평화롭게 이끈 최고의 정치제도라는 것을 자네도 알지 않나?”
“····후우, 슬프게도 지금 자네와 논쟁을 할 시간조차 없네. 미안하지만····.”
털썩!!!
“부탁이네···. 내 한 몸의 보전을 위해서가 아니야. 그런 것으로는 이렇게 부탁하지도 않네.”
“자네······.”
자존심 빼면 시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카토가 무릎을 꿇는 것을 보고 키케로는 눈살을 찌푸렸다.
“부탁이네 놓아주게. 우리를···, 로마가 되 살아날 수 있는 보험으로 봐도 좋아. 지금 우리를 놓아주게.”
“·············.”
키케로는 눈살을 찌푸리면서 카토 뒤편에 있는 자들을 봤다.
평소 원로원에서 종종 봤던 거만한 인상들이 불쌍할 정도로 초조한 울상을 짓고 있었다.
‘후우···. 저런 치들을 데리고 뭔가 큰일을 하지는 못하겠지·····.’
키케로는 한숨을 깊게 내쉬면서 그대로 발걸음을 돌렸다.
“난 오늘 아무것도 못 봤네.”
“고맙네. 키케로···. 나의 벗이여.”
“···········.”
키케로는 그대로 말없이 쓸쓸한 표정으로 걸어서 자리를 피했다.
‘나와 저 친구···. 둘 중에 누가 옳은지는 1,000년 쯤 후에는 역사가들이 알아서 판단해 주겠지.’
그렇게 두 친구는 이별을 고했다.
이들이 다시 만날 날이 올지는 그 누구도 기약 할 수 없었다.
카토는 그대로 로마에서 몸을 피해서 에스파냐 지방으로 몸을 피했다.
그를 따르는 원로원들은 20명 남짓이었지만 그래도 이제 그들은 로마 공화정의 최후의 보루처럼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시저는 당장 그들을 추적하는 것 보다는 일단 혼란스러워 진 로마를 추스르는 것이 전력을 기울였다.
그는 폼페이우스와 자신이 공동 딕타토르(독재관)의 직위에 올랐다.
다만 같은 호칭의 딕타토르라고 해도 둘의 권한은 사뭇 달랐다.
시저는 로마의 행정, 예산과 토지 관할 등등의 내정을 전담했다.
그리고 폼페이우슨 병역편제. 군단의 배치, 의무군 동원령 등. 군권을 쥐어준 것이다.
원래의 역사와 달리 크라수스가 죽어 버렸기 때문에 현 체제에서 가능한 유일한 시스템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시저는 생각 같아서는 자신이 로마의 황제로 등극하고 싶었지만 폼페이우스의 성격상 시저가 자신의 머리 위로 올라가는 것을 인정할 것 같지는 않았다.
결구 이 정도에서 만족 할 수밖에 없었다.
시저가 딕타토르의 직위에 오르고 가장 먼저 시행한 것은 파라디소스와의 정전협상 연장이었다.
준비가 철저한 파라디소스와 이제 막 체재를 바꾸기 시작한 로마.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 전쟁을 피하고 싶었던 시저는 우진에게 사신을 보내서 정전 협정 연장의 의사를 표했다.
당연하지만 이전과는 달리 자신이 직접 간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정전연장이라····. 이걸 받아 들여야 되나 말아야 되나?”
우진은 고민했다.
사실···. 아직까지 만족할 만큼읜 군사력을 갖추지는 못했다.
국민들의 전체적인 여론도 전쟁 보다는 평화를 원하고 있었다.
다만···. 시저가 본격적으로 정권을 잡은 로마를 계속 내버려 둬도 될까 말까가 망설여졌다.
우진은 긴급 국무회의를 소집했고, 의원들에게 사전에 자신의 부임지에서 시민들의 총의를 모아서 오기를 명했다.
좀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우진 나름대로 사람들의 뜻에 귀를 기울이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본 회의에서 투표 결과····.
72대 25로 정전협정의 연장에 의견이 모아졌다.
몇몇 의원들이 기권표를 던지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은 지금의 평화가 좀 더 길어지기를 바랬다.
“····확실히··. 전란의 시대 속에서 평화의 시기를 얼마나 오랫동안 가질 수 있느냐도 중요한 것이지···. 정전 협정을 받아 들이겠소.”
“현명한 결정입니다. 전하.”
“국가를 위해서 큰 결정을 하셨습니다.”
“현명하신 결정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해서 우진은 정전 협정을 2년 연장하기로 했다.
물론 그 동안 놀고 있을 생각은 없었다.
2년 연장이라는 것은 결국 로마도 파라디소스도 앞으로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 시간의 필요성이 사라지는 순간···.
2년이라는 시간의 의미는 사라져 버릴 것이다.
국가과 국가간의 약속이라는 것은 자시에게 유리하지 않으면 실행되지 않는다.
로마는 준비만 되면 2년이 다 흐르기도 전에 쳐들어 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도 마찬가지지···. 로마를 스러트리기 위해서는 좀 더 힘을 모아야 해.’
우진은 그렇게 결심하면서 좀 더 국가의 운영에 박차를 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파라디소스를 일단 안정시키고 나자 시저는 눈을 동쪽으로 돌렸다.
“폰투스···. 생각해 보면 술라가 그때 무조건 폰투스를 멸망시켰어야 했는데····.”
시저의 입장에서는 포투스가 에스파냐로 도망간 카토보다 더 눈엣 가시였다.
폰투스가 소아시아에서 말썽을 일으키지만 않았다면···.
그렇다면 우진은 몰라도 스파르타쿠스의 반란 정도는 진작에 종식 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파라디소스가 저렇게 기세등등하지도 않았을 테고 말이다.
‘우리 로마는 너무 오랫동안 적을 많이 만들었어. 이제 하나하나 정리해야 한다.’
만약 시저가 술라였다면 진작에 폰투수를 끝장 냈을 것이다.
그렇게 완전히 외적을 물리친 후에 귀국해서 마리우스 일파를 상대했을 것이다.
전쟁터에서 싸우기 위해서 태어난 남자. 라고까지 불리는 마리우스였지만 말년의 초라한 행보를 생각하면 그 정도는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술라는 폰투스의 미트리다테스 6세에게 작은 불씨를 남겨줬고···.
그 불치가 이제는 커다란 산불로 변해 버렸다.
소아시아 전체가 폰투스의 미트리다테스 6세를 중심으로 반로마의 불길을 활활 불태우고 있지 않은가?
“일단은 그것부터 정리해야 겠지···. 폼페이우스, 몇 명이나 필요하오?”
============================ 작품 후기 ============================
저번 화를 중복으로 올린 것은 고의가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키보드를 바꿨는데 키감이 어째 영....
그것때문에 실수 해 버렸습니다.
기계식 키보드가 좋다고는 하는데 써 본적은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너무 비쌉니다. 왜 비싼지 이유도 모르겠고...
이런 실수가 반복 되지 않도록 신경 쓰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응원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