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화
“방패 들어!!!”
“화살에 죽는 새끼는 죽여 버리겠다!!”
폼페이우스의 군단들은 모두 백전의 용사들이었기에 대응이 빨랐다.
화살이 날아오고 지휘관의 명령이 떨어지기도 전에 병사들은 알아서 방패를 들고 있었다.
퍼퍼퍽!!! 퍽퍽!!!
화살이 날아와서 방패의 위를 때렸지만 쓰러지는 병사는 백명에 하나 정도 밖에 없었다.
“진형을 흐트러트리지 마라!! 아군을 믿어라!!”
“충차 앞으로 밀어!! 성문을 부셔라!!!”
나무 바퀴가 거칠게 황무지에 먼지 바람을 일으키면서 충차가 성문의 앞에 도착했다.
“불화살을 날려라!!!”
충차가 성문에 도착하지 못하게 병사들은 충차에 불화살을 집중 시켰다.
충차는 불화살에 맞고 불이 서서히 번져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진격했다.
“멈추지 마라!!!”
“돌격하라!!!”
병사들은 기세 좋게 성문을 향해서 충차를 밀고 또 밀었다.
그리고 기어코 성문의 앞에 도착하자 성문을 향해서 충차를 쿵쿵 가져다 밖기 시작했다.
쿵!! 쿵!! 쿵!!!
“제길. 기름을 부어라!!!”
“기름을 어서···. 커억!!”
“발리스타다. 숙여라!!”
성문위의 병사들은 불이 붙어 있는 충차에 기름을 부어서 조용히 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그전에 폼페이우스 군단의 원거리 병기들이 성문 바로 위에 있는 병사들에게 집중 되었다.
“큭···. 이 놈들 왜 이렇게 빠르지?”
아르겔라오스는 이를 악물고 곤란해 했다.
이전의 루쿨루스의 군단도 정병이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당연했다.
폼페이우스의 군단은 에스파냐와 파라디소스에서의 전투로 단련에 단련을 거듭한 로마 최강의 정예 병력이다.
병사의 훈련의 완성도에 따라서 그저 정곡법일 뿐인 방법도 필살의 일격이 되기도 한다.
“성문을 지켜라!!! 고작 하루 만에 뭐 하는 거냐!!!?”
아르겔라오스는 비명을 지르면서 성문을 지키라고 고래고래 소리쳤다.
하지만 성문을 두드리는 충차부대는 쉽사리 공격을 멈추지를 않았다.
자칫 잘못하면 정말로 단 하루 만에 성문이 뚫리는 병신같은 수성전이 될 수도 있었다.
그때···.
“가져다 밖아!!!!”
“우오오오!!!!”
하나 무리의 기마대가 옆에서 바람처럼 달려와서 충차를 옆에서 공격했다.
콰지직!!
사람 머리만큼 큰 통나무를 기마 두명이 말에 매달고 와서 그대로 가져다 밖은 것이다.
“커어어억!!”
“이런 망할···.”
충차의 안에서 종을 때리는 것 같은 원리로 성문을 두드리고 있던 병사들은 갑자기 충차를 못쓰게 되니 기겁을 했다.
충차를 이렇게 공격해서 성문을 위기에서 구한 것은 테무진이었다.
테무진은 니코메디아의 남쪽 성문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동쪽의 성문을 통해서 문을 열고 나갔다.
그리고 재빨리 옆에서 적을 공격해서 아군을 위기에서 구한 것이다.
그리고 그가 한 번 성문의 밖으로 나간 이상 여기서 멈출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빨리 정리해라!! 바로 이동한다!!!”
기마를 이끄는 테무진은 부하들을 독려하면서 스스로도 창을 들고 적들과 싸웠다.
“커억···.”
“이 놈들이··· 커억!!”
폼페이우스의 군단들도 상당한 정예 병력이었지만 새롭게 나타난 기마부대가 너무나 강했다.
하나하나의 역량이 두드러지게 강한 초인의 집단은 아니었지만 둘씩 셋씩 조를 짜서 서로를 보완하며 싸우는 것이 그 능숙함이 보통이 아니었다.
바로 그 테무진이 직접 훈련시킨 정예 기병들이었다.
인류 역사상 최강의 기마부대를 만들어낸 남자가 직접 훈련 시킨 기병대.
우진이 알았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손에 넣고 싶었을 정도의 정예 병력들이었다.
“어느 정도 정리했으면 이동한다!!!”
“우오오오!!!”
“대장을 따라라!!!”
테무진을 따르는 기마대는 사기가 하늘을 찌르는 것처럼 소리치면서 테무진을 따랐다.
‘이제 제법 한 사람 몫을 하는군··.’
테무진은 자신을 따르는 부하들을 보면서 빙긋 미소 지었다.
사실 지금 테무진의 부하들은 폰투스의 미트리다테스 6세에게 부탁해서 모은 죄인들이었다.
미트리다테스 6세가 소아시아를 정벌하는 와중에 얻은 포로들로 테무진은 같은 노예 출신인 이들을 정규병으로 키워 내겠다고 했었다.
그리고 이제는 모두 한 사람의 몫을 충분히 하는 훌륭한 기병이 되었다.
테무진은 기병대를 이끌고 전쟁터를 옆으로 빙 돌아서 원을 그리면서 이동하고 있었다.
“저 천한 놈이 뭘 하려는 거지?”
성벽의 위에서 테무진의 이동 경로를 보고 있던 아르겔라오스는 고개를 갸웃 거렸다.
기마는 그 돌격력을 살려서 정면 돌격을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테무진의 기마대는 적들을 빙 돌아서 우회 돌격을 하고 있었다.
그 상태로 전쟁터에서 조금 멀어지나 싶던 테무진은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좌편으로 기사!!!!”
피피피피핑!!
명령이 떨어지자 달리는 말 위에서 병사들이 왼쪽의 적들을 향해서 화살을 날리기 시작했다.
“크아악!!”
“화살이 옆에서 날아온다!!”
“방패 옆으로 들어!!!”
폼페이우스의 병사들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향에서 그것도 기마대가 달리면서 활을 날리니까 혼비백산했다.
이 시대에도 궁기병은 있다.
하지만····. 그것은 기병이 달리면서 활을 쏘는 것이 아니라 달려서 갔다가 멈추고 활을 쏘고, 그 후에 다시 후퇴하고···.
그런 일련의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었다.
화살을 달리는 말 위에서 날린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것이었다.
“저 놈은 저게 어떻게 되는 거지? 말 위에서 두 손을 놓고 달리면 떨어 지는게 순리인데····.”
아르겔라오스는 테무진의 부하들이 달리는 말 위에서 화살을 쏘는 것을 보면서 아군이 이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한 두명이라면 천재적인 소질에 힘 잆어서 저런 묘기가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테무진은 자신의 직속 기마대 3,000기 전원을 저렇게 묘기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사실 이렇게 되기까지 테무진이 손을 많이 데었다. 기마술의 전수에 이 시대에는 없는 안장과 등자의 제작과 보급까지···.
기억이 없어서 스스로 만들면서도 반신반의 했지만 그 효과는 제대로 발휘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쏴라. 대형을 흐트러트리지 말고 사격하라!!!”
측면에서 비 오듯이 화살을 쏘는 테무진이 병력에 의해서 폼페이우스 보병의 군단의 대열이 크게 흐트러졌다.
그것을 보고 있는 폼페이우스의 눈살은 찌푸려졌다.
“저 놈은 누구지?”
“테무진이라고···. 얼마 전에 폰투스에서 두드러지기 시작한 장수입니가. 그리고····.”
“그리고?”
“루쿨루스 사령관을 죽인 것도 그라고 합니다.”
“·····그래. 저 놈이란 말이지. 테무진? 진? ·····혹시 동양인인가?”
“생김새는 그렇다고 합니다.”
“······그렇단 말이지····.”
폼페이우스의 입가에 사나온 미소가 걸렸다.
최근에 파라디소스에게 당한게 있어서 동양인이라는 존재에게 유감이 많이 생긴 폼페이우스였다.
한국인인 우진과 몽골인인 테무진은 민족적으로 많이 달랐지만····.
폼페이우스가 보기에는 그냥 똑같은 동양인일 뿐이었다.
“보병의 피해가 크다. 기마대를 출격 시켜라!!”
“옛!!?‘
폼페이우스는 폰투스의 기마대를 상대하기 위해서 트리키아의 부족에게 많은 기마대를 요구했다.
덕분에 기마 병력만 해도 1만이 넘었다.
로마가 전투에 기마를 1만 이상 동원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애초에 기마대를 직접 양성하는 것 보다는 주변 속주의 기마민족의 도움을 받는 것이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출병한 것은 용맹한 트리키아의 기마대였다.
“이럇!!!”
“달려라!!!”
앞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지만···. 트리키아인들은 기마를 잘 활용하기로 유명하다.
로마의 장수중에 트리키아 전사와 마상에서 일기토를 벌이다가 한번에 목이 날아간 장군도 있었다.
뭐···. 그 장수의 기마술이 허접했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누미디아나 폰투스에 비해서 그다지 유명하지는 않지만 트리키아의 기마대도 용맹하기로 유명했다.
하지만·····.
용맹한 기마대와 조직적인 기마대는 다른 법이다.
기마대 기마의 싸움으로 테무빈에게 싸움을 거는 것은 정말 큰 실수였다.
“대장. 적 기마대가 옵니다. 어떻게 할까요?”
“평소대로 한다.”
“평소대로 말이죠···.”
몇몇 병사들이 가지고 있던 검은 깃발을 흔들기 시작하자 테무진의 기마대가 움직임을 바꾸기 시작했다.
“산개하라!!!!”
“옛!!!”
“옛!!!”
“옛!!!”
테무진의 명령에 따라서 테무빈의 기마대 3,000기가 뿔뿔히 흩어졌다.
아니··. 엄밀히 말해서 뿔뿔히 흩어진 것처럼 보일 뿐.
실제로는 100기 단위로 흩어져서 개별 행동을 하고 있었다.
“어어···?”
“저 놈들이····?”
약 30개의 무리로 산산이 흩어진 적의 기마대를 보고 트리키아의 기마대는 당황했다.
한 덩어리가 되어서 똘똘 뭉쳐서 돌격.
그 다음에는 기마의 돌격력을 살려서 보병 학살..
이게 기마의 정석이었다.
기마대 기마의 싸움에서는 숫적 차이와 기마의 수준 차이에서 가늠이 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정면 충돌이 정석이었다.
그런데 상대는 전혀 다른 생소한 방법을 쓰고 있는 것이다.
“큭···. 적들을 놓치지 마라!! 잡아라!!!”
“일단 보이는 놈들부터 추적한다!! 한 무리 한 무리 확실하게···. 커억!!”
“족장님··· 크윽!!!”
여기 저기서 트리키아의 기마대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사방으로 흩어진 부대중에 몇몇 부대가 활을 쏘기 시작한 것이다.
“저 놈들이···· 잡아랏!!!”
“추격하라!!!!”
트리키아의 기마대는 자신들을 향해서 화살을 날리는 기마대를 추적하려고 했다.
그러자 그 기마대는 그대로·····.
“후퇴!!!!”
도망가 버렸다.
싸울 생각은 눈꼽 만큼도 없다는 것처럼 말 그대로 꽁지가 빠려자 도망가는 것이다.
추적하고 있는 트리키아의 기병대로서는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저 놈들이·····.”
“이 비겁한 놈들!!!!”
트리키아의 기마대는 분통을 터트렸다. 기필코 저 도망가는 비겁자들을 잡아서 죽여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
그런데····.
“도망가지··· 커억!!”
“크아악!!”
어느새 또 다른 측면에서 화살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후방에서도 화살이 날아오고 있었다.
아까까지 도망만 가고 있던 기마대들이 주변으로 돌아와서 알짱 거리면서 화살을 날리고 있는 것이다.
“크아악!!!”
“이 놈들!!!!”
여기저기서 화살이 날아오고 기껏 추적해서 한판 붙어 보려고 하면 도망가고····.
트리키아의 기마대는 철저하게 농락 당하고 있었다.
용맹하기로 유명한 그 전투력은 한 번 발휘해 보지도 못하고 일방적인 도륙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 광경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은 성벽 위에서 떨어져서 보고 있는 아르겔라오스였다.
“····기마대가 저렇게도 움직일 수 있는건가? 마치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저렇게 완벽하게····.”
신화속의 켄타우르스들이 무리를 이루고 싸워도 저렇게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의문이었다.
그 정도로 테무진의 기마대의 움직임은 환상적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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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