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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혁명-118화 (118/220)

118화

시라쿠사에 전속력으로 도착한 우진의 눈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시라쿠사의 성문이 열리고 그 성문 사이로 적들이 쏟아져 들어가는 것이었다.

전열을 가다듬고 말고 할 틈도 없었다.

우진의 입에서 즉각 명령이 떨어졌다.

“돌격 앞으로!!!!”

“우오오오오오!!!!!”

배신자들을 처벌하기 위한 왕의 정벌이었다.

우진의 등장은 시라쿠사의 병력에게는 희망이었지만 그 반대편에 있는 자들에게는 재앙이었다.

“칸니쿠스님!! 국왕전···. 진이 왔다고 합니다.”

“뭐!!? 어디서 어떻게!!!?”

칸니쿠스는 경악했다.

우진은 지금 아프리카 깊숙한 곳.

그러니까 이집트 부근에 있다고 알고 있었다. 거기서 한창 전쟁중인 자가 어떻게 여기로 이렇게 빨리 온다는 말인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시저의 편지에서도 만약에 우진이 개입한다고 해도 앞으로 두 달 정도는 더 있어야 본국에 올 수 있을 것이리고 예상했을 정도로 시간의 기간은 아직 충분히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시저의 계산 미스였다.

애당초 시저는 우진의 이동 라인을 이렇게 생각했다.

로마가 해상 방어라인을 펼쳐있는 상황이었기에 우진은 가장 안전한 루트를 선택 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육로로 카르타고까지 간 다음에 거기서 뱃길로 릴리바이움으로, 그리고 거기서 다시 한 번 육로로 시라쿠사로···.

그런 루트 하나 밖에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우진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우진은 이집트의 해상 병력을 빌렸다.

클레오파트라에게 말해서 지금 키레네에 정박중인 모든 해상 병력을 빌렸다.

그렇게 해서 바로 시칠리아 남쪽으로 직행한 것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그 루트는 로마 최고의 해상 기지라고 할 수 있는 크레타섬을 지나는 루트였다.

우진은 그 해역에서 로마의 해상 병력에게 존재를 들켰다.

하지만 우진은 놈들을 상대하지도 않고 무조건 전진했다.

다행이도 이집트의 해군력은 당시 로마에 이어서 지중해 NO.2를 달릴 정도로 우수했다.

그 덕분에 이집트의 배들은 우진의 요구대로 최소한의 피해로 로마군단의 방어라인을 뚫고 지나 갈 수 있었다.

어느 정도 피해는 있었지만 그걸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그렇게 최단 거리로 목숨을 사리지 않고 돌격했기에···.

지금 우진은 자신의 나라와 자신의 백성과 그리고 자신의 아내들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배신자들을 모두 죽여라!!!”

“이 더러운 배신자 놈들!!!”

우진의 직속 기마대는 마치 우진의 분노에 전염이라도 된 것처럼 악귀로 화해서 싸웠다.

악귀처럼 언월도를 휘두르는 그들의 손길에 자비란 눈꼽 만큼도 없었다.

갑작스럽게 허를 찔린 것을 포함한다고 해도 본진에 1만에 가까운 병력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허무할 정도로 칸니쿠스의 병력은 지리멸렬했다.

“커어억!!!”

“하·· 항복··· 커억!!”

“사람 살··· 쿨럭···.”

칸니쿠스의 부대는 항복하고 도망치기 바빴다.

그 와중에 어느 정도 결사항전을 하는 것은 칸니쿠스의 골수분자들과 칸니쿠스 본인 뿐이었다.

하지만 그들마저도 분노한 우진이 눈 앞에 있는 것을 보고는 전신에 솜털이 곤두서는 것 같은 느낌에 전율해서 몸이 움직이지를 않았다.

“죽어라····.”

우진은 마치 사신이 생명체에게 고하는 것처럼 죽음을 고하고 검을 휘둘렀다.

“크아악!!”

“막아··· 커억···.”

칸니쿠스의 부하들이 우진을 막으려고 했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실력 이전에 지금의 우진은 옆에서 보고 있는 크릭서스와 마시르가 말도 걸지 못할 정도로 무자비했다.

‘전하에게 이런 면도 있었나?’

‘·····공포 스러울 정도야.’

크릭서스는 기본적으로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는 인간이었고···.

마시르에게 있어서 우진은 은인이며 다시 없는 경예의 대상이다.

하지만 그런 둘이 지금 우진에게 느끼는 감정은 무섭다. 라는 것 하나 뿐이었다.

아무 감정도 없는 것처럼 묵묵하게 인간을 베어내는 우진은 기어코 모든 포위망을 돌파하고 칸니쿠스의 앞에 도착했다.

“···지··· 진.”

우진을 마주본 칸니쿠스는 안색이 새 파랗게 질려 있었다.

“입 다물어라. 칸니쿠스.”

우진은 말 위에서 고압적으로 칸니쿠스를 내려다 봤다.

“변명 따위는 듣고 싶지도 않다. 배신자는 무조건 죽음이야.”

우진은 그렇게 말하고는 말을 그대로 달려서 칸니쿠스에게 달려들었다.

“크윽···.”

칸니쿠스 역시 백전의 용장이라서 그대로 바닥을 굴러서 우진의 첫수를 피하는 것에는 성공했다.

‘말 위에서 검으로 처치하기에는 좀 무리인가?’

우진의 무기인 태도는 길게 만들어진 무기이기 때문에 글라디우스와 달리 마상에서도 아래의 병사들을 베어 낼 수는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창에 비해서는 간격이 짧아서 이렇게 바닥을 뒹굴 듯이 피하는 적을 잡기는 좀 어려웠다.

기본적으로···.

기마는 한기로 뭉쳐있는 여러 명의 보병을 물리치는 것은 쉽지만 단 한명의 보병을 딱 찍어서 공격하려고 하면 은근히 까다로워지는 경향이 있었다.

우진은 주저 없이 말에서 내렸다.

말에서 내리면 상대에게 반격의 실마리가 생기기는 하지만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런 우진을 보고 마시르는 옆에서 만류하려고 했다.

“전하!!”

“나서지 마라. 아무도!!”

우진은 걱정하는 마시르를 제지하고 그대로 칸니쿠스에게 걸어갔다.

“으·····으으···.”

칸니쿠스는 그 동안의 패기와 오만은 다 어디로 갔는지 흙이 잔뜩 묻은 몰골로 우진을 두려워 할 뿐이었다.

우진은 그런 칸니쿠스에게 무심한 눈을 하고 말했다.

“왜 그러지? 나를 몰아내고 이 나라의 왕이 되고자 한게 아니었나?”

“크윽····. 빌어먹을!!!”

카앙!!

칸니쿠스는 기어코 자신의 무기를 휘둘렀다.

하지만 그것은 용맹하게 싸운다기 보다는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 아니 호랑이를 상대로 발버둥 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카앙!! 캉!! 카가각···.

“············.”

우진은 마치 단순한 작업이라도 하는 것 같은 무심한 표정으로 적의 공격을 받아냈다.

칸니쿠스는 발악을 하듯이 검을 휘둘렀지만 스스로의 체력만 깍아 먹는 발악일 뿐이었다.

“헉····. 헉····.”

그리고 한참을 발악하던 칸니쿠스의 공격을 받아주던 우진은 적이 지쳤다는 느낌이 들자 반격을 시작했다.

“이제 내 것을 받아봐라.”

무심하게 말한 다음에 우진의 검이 그대로 횡으로 날아들었다.

후우웅!!!

카니쿠스는 방패를 들어서 우진의 검격을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콰아앙!!!“

“커억····.”

칸니쿠스는 방패를 몸에 밀착시켜서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충격에 옆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공격을 받은 쪽의 어깨는 부러졌는지 이제 방패를 들어 올릴 수도 없었다.

“이··· 괴물···.”

우진의 무기가 뭔가 커다란 해머나 도끼 같은 것이라면 이 상황을 이해했을 것이다.

아니면 하다못해 우진의 몸이 디오클레이우스아 폼페이우스처럼 거대한 체구였다면 그냥 납득했을 것이다.

하지만 칸니쿠스는 자신보다 작은 우진이 자신보다 길지만 가는 무기를 들고 단 일격에 자신을 이렇게 못쓰게 만들었다는 것을 인정 할 수가 없었다.

“이··. 이 빌어먹을···.”

칸니쿠스는 부들부들 거리면서 일어났지만 우진의 무심한 눈을 마주친 순간····.

“빌어먹을····. 제기랄····.”

그 순간 칸니쿠스는 모든걸 포기해 버렸다.

아무 의미 없는 발악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우진은 쓰러진 칸니쿠스를 보고 선고하듯이 말했다.

“주변 병사들에게 명령해라. 전원 항복하라고.”

“·········그럼···. 살려주는 겁니까?”

“아니.”

“············.”

절망으로 물든 칸니쿠스를 보고 우진이 매서운 눈을 하고 말했다.

“대신 단칼에 죽여주마. 네놈의 죄를 생각하면 그게 최고의 자비라는 것을 알아라.”

“············.”

애당초 살려줄 생각은 조금도 없는 우진이었다.

반역. 그것도 전시에 왕이 부재중인 나라에서 일어난 반역이었다.

이걸 용서해 주면 왕이 아니라 호구다.

지금 칸니쿠스를 살려두는 것도 전쟁터를 원만하게 수습하기 위해서 놈의 항복 선언이 필요할 뿐이기 때문이었다.

그것만 아니었으면 진작에 단칼에 베어 버렸을 것이다.

“···항복···. 전원 항복하라!!!”

“수고했다. 이제 죽어!!”

촤아악!!!

우진의 싸늘한 말과 함께 섬광이 두 번 번뜩였다.

그리고 칸니쿠스는 단말마의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목을 기점으로 열십자로 갈라져서 비참하게 죽어 버렸다.

우진은 칸니쿠스의 시체를 보면서···.

“놈의 시체는 개가 뜯어 먹게 해라. 반란에 가담한 자들 중에 최 측근들 전원도 산체로 짐승의 먹이로 줘라.”

“예. 알겠습니다.”

평소의 온화한 성격이라는 평가는 눈꼽 만큼도 없을 정도로 우진의 결정은 잔혹했다.

“포로를 구속하고 성내의 아군들을 챙겨라!! 서둘러!!!”

“옛. 알겠습니다.”

“옛. 알겠습니다.”

“옛. 알겠습니다.”

그렇게, 우진의 등장으로 인해서 파라디소스의 반란은 무마시킬 수 있었다.

“전하!!!”

“전하·····.”

환하게 웃으면서 우진의 품에 안기는 디도, 그리고 울먹거리는 얼굴에 감동을 담아서 안기는 세체니.

둘 다 성격은 달랐지만 그래도 지금 우진을 보고 반갑게 생각하는 감정은 똑같았다.

아니 반갑다 정도가 아니었다.

남편이 없는 부재중에 강한 왕비의 면모를 보이면서 훌륭하게 나라를 지킨 둘이었지만··.

지금 남편의 앞에 오자 이제는 그냥 나약한 여성일 뿐이었다.

“너무···· 늦었어요.”

“미안, 최대한 빨리 온거야.”

“그래도···. 와 줘서 고마워요.”

“그래···. 내가 없는 동안 수고 많았어.”

우진은 두 왕비를 달래고 진정시킨 다음 반란 기간동안 수고 한 행정병들과 옛 전우들을 만나봤다.

“고맙소, 특히 이번에 수성전에 내 친구들이 수고가 많았다고 하는데···.”

“전하···.”

“황송한 말씀을···.”

우진의 입에서 친구들이라는 말이 나오자 퇴역했다가 이번 수성전에 복귀한 전직 검투사들은 크게 황송해 했다.

일국의 왕이 친구라는 말을 하자 그들의 심장이 벌렁 거릴 정도로 뛰었다.

확실히 예전에는 같은 검투사 노예 시절에 함게 동거동락했던 사이지만 이제는 일국의 왕이 된 우진이다.

그런 우진이 자신들을 이렇게 띄워주자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확실히···. 친구라고 하기는 우리 사이가 좀 그런가?”

“그렇습니다. 전하···.”

“너무 황송해서 감당하기가 버겁습니다.”

손사래를 치는 옛 전우들에게 우진은 한 마디를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논공행사에는 꼭 오게. 구국의 영웅들에게는 그에 걸 맞는 상을 줘야지. 형제들이여.”

“전하····.”

“··········.”

뒤에 남은 검투사들은 문자 그대로 뻑 간 표정을 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황재민 : 으음.. 자네 브로도(bor道)를 아는 친구로군.

우진 : ...... 넌 누구야?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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