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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혁명-108화 (108/220)

108화

소위 로마의 명망있는 인사라는 자들은 이제 핏줄 말고는 내세울 것이 없는 원로원이 아니라 공명정대하고 저력이 있는 지도자를 원했다.

그렇게 해서 마리우스는 콘술의 자리에 올라서 정권을 잡기 시작했고, 기원전 101년에 북방 이민족을 상대하기 위해서 출정했다.

이 당시 마리우스의 군대에 관해서 알려진 것은 그다지 없다.

하지만 그 규모는 대략 3만에서 3만 5천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출전한 마리우스의 군대는 론 강 언덕에 야영하면서 강력한 진지를 먼저 구축했다.

사전에 엄청난 비축 식량을 먼저 집결 시켜 두었던 것을 생각하면 마리우스는 이 당시에 이미 앞으로의 전쟁에서의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심지어 마리우스는 이 야영지에 식량을 원활하게 수급하기 위해서 바다로 이어지는 수로를 만들기 까지 했다.

분명히 말해 두겠는데 도시에 수로를 만든게 아니다.

전쟁을 위해서 만든 야영지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수로를 만든 것이다.

전 세계의 전쟁사를 통 틀어서 야영지에 식량 수급을 위해서 수로를 만든 인간은···. 본 작가는 마리우스 이외에는 알지 못한다.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갖춘 마리우스를 향해서 튜튼족과 앰블네스족이 진격해 왔다.

당시 론 강에 포진하고 있던 로마군은 그들이 대지를 까맣게 뒤덮을 정도로 엄청나게 많았고 그 생김새는 무시무시했으며 그들의 함성 소리는 아주 독특했다고 적고 있다.

당시 연전연패로 인해서 로마군사들 사이에서는 북방 이민족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 있었다.

마리우스는 이런 병사들의 마음을 알고 있었고, 겁을 먹은 병사들로는 절대로 전투를 할 수 없다는 것도 숙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약점을 숙지하고 있다는 것은 대책도 마련해 뒀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마리우스는 이런 철저한 사전 준비를 마쳤던 것이었다.

이민족들은 로마군의 야영지 너머에 진을 치고 전투로 끌어 들이기 위해서 몇 번이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마리우스는 모든 도전장을 거절하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수비만을 계속했다.

심지어는 어떤 부족의 전사가 야영지 바로 앞에까지 가서 마리우스에게 1대1로 붙어 보자는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다고 한다.

고대에서 이런 행위는 용기 있는 용사의 것이었으며, 이것을 거절하면 겁쟁이라는 말을 듣기 일쑤였기에 함부로 거절을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마리우스는 쿨하게 죽고 싶으면 자기 막사로 돌아가서 목이나 매달아라고 말했다.

그래도 그 전사가 계속 고집을 부리자 마리우스는 늙고 몸이 작은 병사 하나를 보내서 그 병사를 이기면 자신이 상대해 주겠다. 라고 했다고 한다.

이것은 당시 게르만족의 명예에 대한 관례를 비웃는 것이었다.

게르만족의 전사는 강자가 강자를 상대 하는게 당연한 명예라고 했다.

즉, 눈앞에 있는 늙고 약한 병사를 이겨봐야 그것은 불명예일 뿐이라는 것이다.

결국 그 병사는 발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시간이 계속해서 흐르자 군단병들의 사이에서는 서서히 마리우스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튜튼족은 닥치는 대로 주변을 약탈하고 로마군을 직접 공격하기까지 했는데 마리우스는 철통처럼 방어만 하고 버티고만 있으니···.

아군의 사이에서는 서서히 불만이. 그리고 적들의 사이에서는 서서히 방심의 감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결국 튜튼족은 겁쟁이 마리우스를 비웃으면서 로마 본토로 진격하기로 했다.

기록에는 그들이 로마군의 야영지를 지나면서 ‘혹시 아내에게 전할 말이 있따면 자신들이 곧 방문 할 터이니 전해 주겠다.’ 라는 모독을 하면서 까지 진격했다고 한다.

그리고···. 적들이 완전히 자신을 무시하고 로마로 진격을 시작하자 그제야 마리우스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리우스는 마치 그림자처럼 그들의 뒤를 쫓아갔다. 그리고는 행군을 위해서 여러 무리로 나눠진 튜튼족을 각개격파하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방심하고 있던 대가라도 치르는 것처럼 튜튼족은 일방적으로 무너졌고···.

승리후에 마리우스군은 포로로 잡은 게르만 부족만 해도 10만이 넘었다고 했다.

로마를 위협하던 북방의 이민족들의 위협이 드디어 박살이 나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때부터 마리우스는 본격적인 로마의 핵심 정권으로 자리를 확고하게 하기 시작한다.

····술라에게 밀리기 전 까지는 말이다.

이렇게 마리우스의 전략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철저하리만치 실리주의적이라는 것이다.

명예, 체면.

고대의 인간들이 모두 중요시 여기는 것이었지만 전쟁터에서는 필요 없는 것이기도 했다.

어차피 패자에게 돌아갈 명예는 없다.

체면을 차리고 패자가 되느니 체면을 버리고 승자가 되는게 몇 십 배는 이득이다.

크라수스는 전략에 자신이 있는것도 아니고 자신의 무위가 뛰어난 것도 아니었지만···.

승리를 위해서 자기 자신의 체면을 태연하게 버릴 수 있다는 점은 마리우스와 비슷했던 것이다.

그랬기에 전쟁이 시작하자마자 아우길라에서 진을 치고 키레네를 통해서 막대한 군량과 병사를 보급해 왔던 것이다.

그 자신이 지휘관으로서 한 것은 이 도시에서 전서구를 통해서 이겼으면 소폭 진격하라. 졌으면 물러나라.

이런 지극히 단조로운 명령을 내린 것 뿐이었다.

만약에 전쟁의 수행을 이런 식으로 한 것이 원로원에 알려지면 승패와 상관없이 태업으로 논란의 대상이 될 수도 있었지만···.

우진을 이기기 위해서 태연하게 이런 작전을 수행한 것이다.

하지만 이 작전에도 약점.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있었다.

알렉산드리아와 로마에서 꾸준한 지원을 받아오기 위해서는 키레네의 위치가 굉장히 중요했던 것이다.

육로로 옮기는 것 보다는 해상으로 옮기는 것이 더 빠르고 용이했다.

그래서 모든 물자를 키레네를 통해서 아우길라를 통해서 전선으로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약간만 더 전선을 밀어 붙여서 랩티스 마그나까지 진격하면 그 도시를 다시 전선의 보급 항구로 만들어서 본격적인 진격을 할 생각이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 이 시점에서 키레네가 떨어졌다는 것은 자신들의 보급이 끊어졌다는 말과 같았다.

보급 라인이 길었던 만큼 아주 잠깐이라도 보급이 끊어지면 그 효과는 바로 나타나는 법이다.

빠드득···.

“푸블리우스.”

“예. 아버지.”

“지금 당장 각 전선에 회군 명령을 내려라.”

“···아직 전선은 저희가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바보 녀석!!!!”

아들에게 일갈을 한 크라수스는 격하게 말을 이었다.

“생각이 있는 거냐? 없는 거냐? 전선의 유지가 불가능한 이상 더 이상 이런 원거리전은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병력을 집결 시켜서 총 공격을 하는게 낫지 않겠습니까?”

아들의 무모한 의견을 듣고 크라수스는 혀를 차면서 말했다.

“쯧, 지금 선수를 빼앗긴 것은 우리란 말이다. 만약 아군을 불러 오는게 늦어서 그 틈에 적이 여기로 진격하기라도 하면 최악이란 말이다.”

“···········.”

그제야 푸블리우스는 안색이 파래졌다.

전체적인 전선에서의 전투가 유리하게 이끌려 가고 있었기에···.

지휘부가 있는 이 아우길라는 상대적으로 무방비하다.

성벽에 보호받고 있는 도시라고는 해도 지금 상비하고 있는 군대의 숫자는 고작해야 5,000 정도.

적이 쳐들어오기라도 하면 도저히 막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때···.

“사령관님!!! 성벽의 너머에 적군이 보입니다. 적국의 왕 진이 직접 왔다고 합니다.”

“·············.”

크라수스가 걱정하는 최악의 상황이 이미 벌어져 버렸다.

아우길라 성벽의 밖.

거기서는 우진이 성벽을 바라보면서 한숨 섞인 푸념을 치렀다.

“저기에 있었단 말이지···. 통신장비도 없고 가장 빠른 통신 수단이라고 해 봐야 전서구 정도인 이 시대에서 이런 식의 지휘를 했다니····.”

이제까지 전선의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전선을 누비고 다녔던 자신이 바보 같았다.

지휘관을 아무리 찾으려고 해도 못 찾는 것은 당연했다.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지휘관이 전쟁터에 없을 것이라는 상상을 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끝이다.

멀리서 화살을 한 대 한 대 날리는 방식으로 싸워온 크라수스지만···.

그런 전투법은 이렇게 근접전으로 몰고가면 상대적으로 큰 빈틈을 보이는 것이다.

우진은 성벽을 척 봐도 적군의 흔적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퇴로는 막았고·····. 이제 남은 것은 오늘 여기서 크라수스의 목을 치는 것 뿐이다.’

우진은 오늘 여기서 크라수스의 목을 꼭 칠 생각이었다.

아직 로마의 내부에서 조차 크라수스의 병가는 돈이 무진장하게 많은 대부호, 정도로만 여겨지고 있지만···.

우진이 판단하기로는 크라수스의 가치는 그 정도가 아니었다.

어찌 되었던 로마의 삼두정치의 일인으로 역사에 그가 남긴 발자취는 절대로 작지가 않다.

그런 거물이 무방비하게 자신의 앞에 놓여저 있는 것이다.

이런 호기.

이번에 놓치면 언제 다시 올 지는 절대로 알 수 없었다.

“퇴로도 막았고···. 적들의 방비도 적다. 마시르!!”

“예. 전하.”

“사다리 전차와 코끼리 부대를 준비하라. 그리고··. 성벽의 주변을 꼼꼼히 포위해서 그 누구도 놓치지 말아라.”

“알겠습니다.”

우진은 여기서 크라수스를 잡기 위해서 많은 공을 들였다.

크라수스는 키레네를 점거한 이유가 보급로를 끊기 위해서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보급로의 차단은 겸사겸사의 이유에 불과했다.

진정한 목적은 여기서 크라수스가 도주에 성공할 시에 가장 유요한 도주로가 키레네였기 때문이다.

우진은 비밀리에 받은 서신에서 크라수스가 이 아우길라에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미 이 상황을 예측하고 키레네를 점거하게 한 것이다.

크라수스를 절대 놓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말이다.

이윽곤 전열이 모두 갖춰지자 우진은 전군에 호령했다.

“전군·····. 돌격하라!!!!!”

“우오오오오오!!!”

“돌격!!!!!”

우진의 명령과 동시에 사다리차와 코끼리 부대를 중심으로 공격이 들어갔다.

그 중에서도 코끼리 부대의 존재감은 실로 압도적이었다.

파라디소스와 누미디아의 동맹을 계기로 주바 왕자에게 받은 코끼리 20기.

우진은 이 20기를 소중하게 쓰고 있었다.

사실 우진은 코끼리를 전쟁에 활용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어떻게 쓰는 지는 잘 몰랐다.

하지만··. 육지 생물 중에 가장 거대한 코끼리의 활용은 자세하게 알 것도 없었다.

중요한 장면에 결정타로 끼워 넣는것만 해도 충분했다.

그 육중한 체구와 그 체구에 어울리지 않는 스피드에서 나오는 파괴력.

기마부대를 장난감처럼 날려 버리는 돌진력은 우진에게도 큰 충격을 줬었다.

코끼리 한 마리가 잘만 쓰면 기마 10마리의 몫은 했다.

코끼리 10마리를 잘만 쓰면 보병 1,000명의 몫은 했다.

그리고 우진은 그 코끼리 부대를 공성병기에 사용하는 것 까지 가능할 정도로 응용했다.

우진의 기억속에····. 몽고군의 공성 병기 중에 성문을 때리는 파성추를 인간이 아니라 말의 힘으로 치는 무기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말을 수족처럼 부리는 몽고군다운 전술이었다.

우진은 그걸 응용해 봤다.

그것과 비슷한 방법으로 코끼리의 힘으로 파성추를 두드리게 한다면··?

뿌오오오!!!

콰지직!!!

그냥 들이박아도 커다란 나무를 박살낼 수 있는 코끼리들이 두 마리 한 조가 되어서 커다란 통나무를 성문에 쳐 박았다.

============================ 작품 후기 ============================

코끼리 충차부대 출격입니다.

성문 따위는 그저 한방에 훅.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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