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마의 혁명-99화 (99/220)

99화

<레기움의 전투.>

한편 폼페이우스 군은···.

“사령관님. 백부장들 중에 상당수가 전사했습니다.”

“원인은?”

“갑자기 멀리서 날아온 빠르고 강한 화살이라고 합니다. 그 중에 한 발을 이렇게 회수해 왔습니다.”

폼페이우스는 전령이 가져온 화살을 손으로 잡아서 무게를 들었다 놨다 무게를 가늠해 봤다.

“이런 걸 쏘는 놈이 있다고? 놈들 중에는 켄타우르스라도 있다는 말이냐?”

“그게·····.”

“쯧, 됐다. 일단 군을 물린다. 후퇴하라!!”

“옛!! 알겠습니다.”

폼페이우스는 호전적인 성격과는 다르게 피해가 커지기 전에 재빨리 군을 물렸다.

지휘체계가 무너진 군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그 자신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디오클레이우스 공작님. 적들이 물러납니다.”

“음, 알겠다. 수고한 병사들 중에 부상자가 없는지 잘 살펴라.”

“예. 알겠습니다.”

‘진이 개발한 신무기가 잘 먹혔는걸? 운용하는데 너무 많은 병사가 들어서 필요 없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말이야.’

우진이 개발한 신형 철궁.

그것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총 다섯 명의 인간이 필요했다.

활을 당기고 조준하는 사수에 네 명.

그리고 활을 표적에 맞추기 위해서 명령을 내리는 관측수 한 명.

이렇게 활 하나 쏘는 것에 다섯 명이나 걸리는 무기가 바로 신형 철궁이었다.

원래 이 철궁은 석궁을 향한 우진의 광적인 집착이 만들어낸 무기였다.

나무보다 훨씬 탄성이 강한 강철로 거대한 활을 만들어서 거대한 화살을 날리면··.

발리스타보다 훨씬 더 멀리 화살을 날릴 수 있다.

라는 이유로 만들어진 이 철궁은···.

당길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남자가 세 명이나 달라 붙어서 지면에 고정 시키고 당기니 간시니 쏠 수 있었고··.

그 화살의 위력은 우진의 마음에 쏙 들었다.

하지만····.

‘제길···. 이걸 어떻게 현장에 배치하지.’

무겁고, 혼자서는 못 당기고, 커서 걸리적 거리고···.

그야말로 위력 말고는 전부 쓸모 없는 무기 같았다.

그래서 우진은 이 철궁을 처음에는 폐기하려고 했다.

하지만 역시 화살의 위력은 버리기가 아까웠다.

보통의 화살보다 세배 가까이 날아가면서 위력은 바위를 파고 들 정도였다.

우진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현대의 저격수들을 떠올렸다.

현대의 저격수들을 보면 총을 발사하는 사수와 별개로 망원경을 들고 표적을 살피며 조준을 돕는 관측수가 있지 않은가?

그것과 같은 원리로 전쟁터에서 적의 간부를 저격하기 위한 저격총으로 사용하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만들어 낸 것이 다섯 명을 한명으로 사용한 철궁병과였다.

우선 이동이 번거로운 철궁이기에 아애 수성용으로만 쓰기로 하고 방어가 튼튼한 성벽에 고정 시켜 버린다.

그리고 그 성벽에서 좌우상화로 움직일 수 있게 하면서 저격용으로 쓰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힘이 강한 병사 네 명을 사수로 그리고 눈이 특히 좋은 관측수를 뽑아서 5인1조로 만들었다.

그 후에는 평소에도 성벽의 밖에 허수아비를 세워두고 연습에 연습을 더할 뿐이었다.

활이건 총이건 원거리 병기는 연습량이 곧 적중률로 올라가는 법이다.

그것이 익숙한 지형 익숙한 위치라면 그 효과는 더욱더 커진다.

여기 레기움의 철궁병과의 병사들은 지난 겨울동안 족히 수 천발, 아니 수 만발은 넘게 성벽 너모로 허수아비들을 조준하고 쏘고 있었다.

이들은 다른 훈련은 하지 않고 철저하게 이 철궁만을 쏘고 또 쏘고 있었던 것이다.

덕분에 이번 전투에서 로마군의 100인장 급의 지휘관을 대거 저격해서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었다.

“로마놈들···. 진이 없는 틈을 노렸는 모양인데···. 어림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마.”

디오클레이우스는 성벽을 바라보면서 결의를 다졌다.

다음날.

로마군은 또다시 공격해 오기 시작했다.

공성병기를 날리고 가까이까지 파성추를 밀면서 레기움의 성벽으로 돌진했다.

하지만 한가지 달라진 점이라면···.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잘근 입술을 깨무는 디오클레이우스의 얼굴에는 곤혹함이 떠 올라 있었다.

전진해 오는 적군에게는 지휘관의 존재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휘관으로 보이는 자들의 목소리는 들렸다. 하지만 확연하게 구분이 가지 않고 있었다.

아마도 일반 병사들과 같은 옷을 입혔다는 것일 것이다.

군이라는 것은 지휘치계가 생명이다.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뇌의 지령을 받아서 손발을 움직이는 것 처럼···.

군대도 지휘관이라는 뇌가 없다면 병사들이 똑바로 움직일 수가 없는 법이었다.

그래서 폼페이우스는 지휘관을 빼지는 못했지만 대신에 그들이 한 번에 드러나지 않토록 옷을 갈아입히고 움직이게 한 것이다.

사실 지휘관이 일반 병사하고 같은 복장을 하고 있으면 아군들도 식별에 문제가 생겨서 지휘체계의 호흡이 조금 느려지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이상 지휘관들을 잃을 수는 없었다.

어제 잃은 백인장들은 몇몇 십인장들을 승진시켜서 대체했지만 계속 그러다가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너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래서 이런 고육지책을 들고 나온 거지만···.

사실 이 고육지책 말고는 이렇다 할 방법도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항상 결단이 빠른 폼페이우스였기에 움직임이 빨랐을 뿐이지만 말이다.

“적들을 성벽에 접근 시키지 마라!!”

“파성추가 접근하거든 불화살을 날려라!!”

파라디소스의 지휘관들은 성벽의 위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파라디소스와 로마가 서로 쥐지 못해서 안달이 나 있는 칼자루 같은 도시가 바로 이 레기움이었다.

여기를 지키기 위한 훈련이라면 매일매일 질리도록 반복했던 이들이었다.

적들이 몰려오면 몰려오는 데로 정공법으로 부딪혀 나갈 뿐이었다.

디오클레이우스는 한창 지휘를 하다가 성벽의 위에는 자신이 없어도 잘 돌아가겠다는 것을 확신했다.

“좋다!! 내 친위병들 모두 모여!!”

“옛!!”

“지금부터 성벽의 밖으로 나가서 한 바탕 휘젖는다. 따라들 와라!!”

“예. 알겠습니다.”

디오클레이우스는 자신의 애병이 된 할버드를 끼고 자신의 정예 군단인 할버드 병단과 같이 성문을 열고 성벽 밖으로 나갔다.

“돌격하라!!!”

“우오오오!!!”

성문이 열린 틈을 타고 가까이 있던 로마군들이 미친 듯이 달려 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운명은 불을 향해 날아드는 나방이나 다를바 없었다.

“하찮은 것들···.”

빠뜩!!

디오클레이우스는 전신에 힘을 주고 이를 악문 다음에 할버드를 횡으로 크게 휘둘렀다.

“으아아앗!!!!”

콰지직!!!

디오클레이우스의 일격 한방에 달려들던 로마군의 병사 세 명이 날아갔다.

“흐흐흐···. 이 맛이지.”

디오클레이우스는 오랜만에 지휘관의 허물을 벗고 한명의 야수로 돌아갔다.

사실 디오클레이우스는 우진이나 스파르타쿠스만큼 지략을 잘 짜는 스타일은 아니다.

물론 무지하게 힘으로만 물어 부치는 캐릭터도 아니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의 지략은 뭐랄까···.

게임으로 치면 한 70정도?

도저히 못 써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냥 딱 평범한 캐릭터?

그 정도인 것이다.

그러나 그 점을 차지하고 디오클레이우스는 지휘관으로 우수한 점을 두 가지나 가지고 있었다.

하나는 통솔력.

디오클레이우스는 거친 인상과 다르게 부하들과 어울리는 행동을 잘 한다.

같이 술을 마시고 같이 노래를 부르고 같이 취해서 힘을 겨루고···. 물론 대부분 디오클레이우스가 이긴다.

그렇게 부하들과 같이 뒹구는 지휘관이다 보니 인망이 두텁고 부하들이 디오클레이우스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순종한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통솔력이 올라간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의 장점은 바로 개인의 무력이다.

고대의 전투에서 한명 한명의 무력은 전투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아군의 사기를 올리고 적군의 사기를 떨어트린다.

강한 전투력을 지닌 이가 선전하면 그만큼 전황이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동양의 전투에서는 일기토가 가지는 의미가 무척이나 컸던 것이다.

디오클레이우스는 그런 면을 세세하게 계산하고 움직이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자신이 선두에 서서 할버드를 거칠게 휘두르기 시작하면 아군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이 올라갔다.

“디오클레이우스 님을 따라라!!!”

“엿 같은 로마 새끼들을 전부 죽여라!!”

“우오오오오!!!”

디오클레이우스 직속의 할버드 병사 3,000명.

이들은 디오클레이우스가 특히 공을 들여서 훈련한 이들로 이제는 그냥 찍기 뿐만 구사하는 단순 병력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이제 충분히 숙달되어서 할버드의 찌르기, 당기기, 찍기, 후려치기 등등··.

진정한 할버드의 사용법을 다 숙지한 자들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방패만 믿고 짧은 검만 지니고 있는 로마의 군단병은 밥이었다.

이들 둘만 있으면 평범한 기병 하나 정도는 손쉽게 상대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 우수한 전사들이 디오클레이우스의 선전에 힘입어서 날뛰기 시작했다.

“큭!! 저 놈이!!!”

한 명의 로마 지휘관이 아군을 썩은 짚단처럼 베어내고 있는 디오클레이우스를 보고 열이 받아서 달려갔다.

“이 놈!! 내가 상대다!!!”

“응?”

디오클레이우스는 한창 싸우던 중에 자신을 지명하면서 달려오는 로마 군단의 지휘관을 보면서 이를 드러나며 웃었다.

지금 지휘관 급들이 모두 옷을 병사들과 같이 입고 있어서 구별은 가지 않았지만 아마도 지휘관일 것이다.

“내 이름은 유니우스 마르키누스다. 이름을 밝혀라!!!”

“하하하!! 날 모르는 것 보니 네놈 로마 출신이 아니구나?”

“뭐라고?”

“흡!!!”

발끈하는 유니우스에게 디오클레이우스의 할버드가 있는 힘껏 휘둘러 졌다.

콰지직!!

“쿨··· 쿨럭···.”

유니우스는 간신히 막았다고 생각했지만 할버드의 도끼날은 거의 글라디우스를 박살내고 그의 어깨에 깊숙이 파고 들어서 심장을 갈라 놓앗다.

피를 토하면서 쓰러지는 그를 보면서 디오클레이우스는 말했다.

“내가 디오클레이우스다. 아! 이제 안 들리려나?”

“오오오오!!!!”

“디오클레이우스 공작님이 엿 같은 로마 새끼를 죽였다!!!”

“로마인들을 전부 죽여라!!!!”

디오클레이우스의 인간 같지 않은 무위는 아군에게 커다란 사기 진작을 주었고 로마군에는 패배를 암시하게 했다.

성문 주변에 개미때 처럼 밀려왔던 로마군단들이 3,000의 정예 할버드 병에 거꾸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디오클레이우스 혼자서 베어낸 로마군사만 해도 족히 200은 넘을 것이다.

그가 한 번 휘두를 때 마다 하나 이상씩의 로마의 병사가 죽어 나갔다.

그러다가···.

카아앙!!

“너무 건방지다 덩치.”

“···넌 누구냐?”

무인지경으로 거칠 것이 없던 디오클레이우스의 할버드 날이 처음으로 막혔다.

그것을 막은 자는 보통의 글라디우스보다 10cm정도 더 긴 글라디우스를 두 자루 가지고 있는 젊은 청년이었다.

“마르쿠스 안토니우스.”

“안토니우스? ····혹시 네놈 스파르타쿠스하고 투리에서···.”

“말이 많다!!!!”

카카캉!!!

디오클레이우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안토니우스의 사나운 맹공이 시작되었다.

디오클레이우스도 서둘러서 할버드의 봉 부분을 이용해서 안토니우스의 공격을 막고 피했다.

‘이 놈이군···. 틀림없어.’

============================ 작품 후기 ============================

안토니우스 : 내가 안토니우스다.

디오클레이우스 : 어쩌라고? 확! 그냥....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좋은 글로 보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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