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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혁명-96화 (96/220)

96화

카르타고.

로마 역사상 최고의 라이벌이었으며 한때 지중해 서쪽을 제패했던 국가였다.

무엇보다 이 나라에서 배출한 명장군 한니발의 이름은 아직도 수많은 이들에게 동경과 감탄을 품게할 정도였다.

하지만 모든 나라가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

지금은 멸망하고 그나마 도시의 이름으로 남아있을 뿐이었다.

카르타고가 함락 되었던 시점에서 로마는 한차례 카르타고를 철저하게 파괴했다.

역사에 따르면 로마군은 카르타고의 폐허위에 소금을 뿌려서 다시는 풀 한포기 나지 않게 하겠다고 했을 정도라고 했다.

그만큼 카르타고와의 전쟁에 로마도 오랜 진이 빠졌다는 말일 것이다.

그 후에 카르타고는 성벽을 어느 정도 복구하고 내부에 행정 시설과 민가를 복구하기는 했지만 한때 아프리카의 중심지였던 전성기에 비하면 초라할 뿐이었다.

하지만···. 부잣집이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했던가?

성벽을 복구하고 군사를 주둔 시킨 것만으로도 도시의 기능은 몰라도 요새로서의 기능은 완벽하게 부활해 버렸다.

우진은 부하들과 함께 그 카르타고를 포위했다.

“내부의 병력은 얼마라고 했지?”

“예····. 2만 정도라고 들었습니다.”

“2만이라···.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군. 보아하니 군량도 충분해 보이고 말이야.”

우진은 카르타고의 성벽을 보면서 어떻게 저 성벽을 무너트릴지 고민했다.

이 시대의 공성이라는 것은 대부분 포위해서 보급이 떨어지기까지 봉쇄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무리하게 성을 공격하면 성공률을 따지기 이전에 아군의 피해가 너무 컸다.

우진은 그런 이 시대의 공성전을 한단계 끌어올리기 위해서 준비한 것이 있었다.

이제까지는 선보일 기회가 없었지만 드디어 우진이 주문한 장비중에 하나가 이 시대의 인간들도 만들었다고 한다.

“크릭서스!! 마시르!!!”

“예. 전하!!”

“예. 전하!!”

“오늘 낮에는 병사들을 충분히 쉬게 해라. 결전은 밤이다.”

“그걸 쓰는 겁니까?”

“그렇다.”

우진이 말하자 크릭서스가 무릎을 꿇으면서 말했다.

“전하. 부디 저에게 그것을 처음 사용할 기회를 주십시오.”

“크릭서스? 그대가?”

“반드시 완벽하게 수행 하겠습니다.”

“···········.”

우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확실히 이번에 투입하는 신무기는 월등한 무력을 지니고 있는 장수 한명이 솔선해서 나서주는 편이 더 위력을 발휘 하기도 한다.

원래는 자신이 직접 가려고 했지만 그럴 것도 없이 크릭서스로 충분히 역할을 수행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진은 생각을 마치고 크릭서스에게 말했다.

“알겠다. 사전에 적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주의하라.”

“예. 알겠습니다.”

대답하는 크릭서스는 신 무기의 준비를 위해서 자신의 군단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우진은 카르타고의 성벽을 보면서 중얼 거렸다.

“오늘 밤···. 단 한번의 공격으로 떨어트려 주마.”

신병기만 잘 먹힌다면 꼭 허무맹랑한 말도 아니었다.

성벽위에서 우진의 대군을 바라보는 살루스티우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저게 파라디소스의 진이 이끄는 병력인가? 로마까지 진격했다는 그····.”

명색이 사령관이라는 인간이 적을 바라보는 눈에서 불안이 가득했다.

로마 시민들은 우진이 폼페이우스의 깃발 하나에 겁을 먹고 도망갔다고 애써 위안하고 있었지만···.

사실 그들도 알고 있었다.

폼페이우스의 깃발에 군대를 돌린 것을 비웃을게 아니다.

로마까지 진격한 우수함을 무서워해야 하는 것이다.

그게 정상이었다.

생각해 보라.

로마의 노예였던 이가 그저 맨주먹으로 시작해서 군대를 만들고 로마를 공포에 떨게 하고 심지어 나라까지 새롭게 세웠다.

만약 이 시대에 시저가 없었다면 로마는 더 큰 혼란을 겪었어야 했을 것이다.

이미 로마인들에게 있어서 우진의 위험성은 한니발 이상이었다.

그런 위험한 인물을 자신이 상대해야 한다는 사실에 살루스티우스는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괜찮아···. 위험한 짓만 하지 않으면 수성하는 쪽이 훨씬 유리하다.’

살루스티우스는 필사적으로 자신을 추스렸다.

그의 생각대로 이 시대의 공성전은 버틸 수 있을 때 까지 버티는 것이 가장 훌륭한 수성전이었다.

딱히 적을 물리치지 않아도 보급만 충분하다면···.

그렇다면 성벽을 지키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건 상대에게 공성의 결정적인 카드가 없을 때나 통하는 얘기였다.

현대인인 우진에게는 같은 고대라고 해오 로마에는 없는 지식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 하나를 드디어 장인들이 완성 시켰다.

그날 밤.

“전하. 준비가 다 됐습니다.”

“음··. 몇 기나 준비했지?”

“총 20여기입니다. 야습을 활용하면 충분할 것입니다.”

“좋다. 궁수들로서 엄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수 없이 움직이도록.”

“알겠습니다.”

우진의 군대는 야간 공성에 나섰다.

상대로서는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타이밍이 쳐들어간 것이다.

“공격하라!!!”

뿌우우우!!!

“와아아아!!!!”

“돌격하라!!!!!!”

우진의 호령에 따라서 전투 나팔의 소리가 울리고 보병들이 맹렬하게 돌격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눈을 끌고 있는 것은 말들이 끌고 있는 커다란 전차였다.

그 전차는 전차의 위에 커다란 널빤지를 달고 있었는데 널빤지가 너무 커서 뒤편의 지면을 질질 끌고 있을 정도였다.

화살 막이의 용도처럼 보이기는 했지만 그냥 화살만 막기 위해서라고 보기에는 너무 길었다.

“적들의 공격이다!!”

“전원 위치로!!!”

한편 우진의 부하들이 갑자기 공격에 나서자 로마군단들도 대응에 나섰다.

성벽의 위에서 화살을 날리고 공성 병기들을 사용하면서 공격했다.

“쏴라!!!”

“적들을 성벽에 접근 시키지 말라!!!”

로마군단은 화살과 캐터펄트, 그리고 발리스타까지 총 동원해서 적들을 공격했다.

“방패 들어!!”

“신무기는 주의해라!! 절대로 성벽에 닿기 전에 무너지지 마라!!”

파라디소스의 병사들은 방패를 위로 들어서 적의 공격을 막으면서 전진했다.

사실 방패로는 화살은 막아도 발리스타나 캐터펄트의 투석을 막기는 어렵다.

하지만 야밤에 기습을 한 덕분에 정확하게 날아오는 공격은 적었다.

덕분에 피해는 최소화 할 수 있었다.

이윽고 병사들이 카르타고의 성벽 아래에 도착했다. 그러자 전령이 우진에게 말했다.

“도달 가능 위치까지 왔습니다.”

“좋다!! 지금 당장 시작하라!!!“

“옛!! 시작하라!!”

뿌우우우!!!!

명령 나팔이 울리자 질질 끌리던 판자를 가지고 달리던 전차들이 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앗!!!”

“흡!!!”

콰지직!! 콰직!!

병사들은 우선 마차의 뒤편에 연결되어 있는 쇠말뚝을 지면에 있는 힘껏 박아서 마차를 고정 시켰다.

그리고 이어서····.

“밧줄 잘라!!!”

“으아앗!!!”

마차에 널빤지를 고정시키고 있던 밧줄을 자르고 수십명의 병사들이 마차에 달라 붙었다.

그리고는···.

“힘껏 밀어!!!!”

“우오오오!!!!!!”

“오오오오!!!”

병사들은 마차의 뒤편에 널려있던 긴 널빤지를 그대로 밀어 올렸다.

끼이이이익····.

그러자 시소처럼 마차에 고정되어 있던 널빤지가 그대로 원을 그리면서 위로 올라가서는···.

쾅!! 콰콰쾅!!!

성벽의 여기저기에서 널빤지가 성벽의 최상단에 걸리는 소리가 들렸다.

“좋아!! 성공했다!!!”

우진은 뒤편에서 그런 모습을 보고 환호성을 질렀다.

“우오오!!!!”

“성벽에 다리가 걸렸다!! 올라가라!!!”

“가장 먼저 올라가는 것은 나다!!!”

신 공성병기가 효과를 발휘하자 기뻐하는 것은 우진 뿐만이 아니었다.

파라디소스의 모든 병사가 환호성을 질렀다.

공성전에서 병사들의 피해가 큰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라 성벽의 위로 올라갈 마땅한 수단이 없었기 때무이다.

그런데···. 우진이 만든 신형 공성 병기로 인해서 이제는 성벽으로 올라가는 언덕길이 생겼다.

“진격하라!!!”

“돌격!!!”

파라디소스의 병사들은 무너진 댐의 사이로 파고드는 물길처럼 카르타고의 성벽위로 밀려올라가기 시작했다.

“우오오오!!!”

“죽어라. 이 개새끼들아!!!”

“으아아아!!!!!”

성벽에 걸쳐진 완만한 경사로를 이용해서 우진의 부하들은 마치 날 듯이 올라가서 성벽의 위로 뛰쳐 올랐다.

그리고 거기에 올라간 전사들은 용맹하게 검을 휘두르면서 적들을 물리치면서 아군이 올라올 거점을 만들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우진이 사전에 계획한 대로였던 것이다.

성벽에서 약간 떨어진 장소.

야간이라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적들의 성벽에 아군이 올라가서 고함을 지르며 날뛰는 것은 충분히 확인 할 수 있었다.

“전하!! 대성공입니다.”

“음····.”

우진을 옆에서 경호하고 있던 마시르는 탄성을 질렀다.

“당연하지····.”

우진은 저 공성 병기가 성공 할 것이라고 애당초 예상하고 있었다.

자신의 창작이 어느정도 섞이기는 했지만 저것은 엄연히 실제의 역사에 있는 무기의 응용이었기 때문이다.

정란차.

중국의 고대 공성전에서는 절대로 빼 놓을 수 없는 무기를 여기서 우진이 응용해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중국의 정란차 처럼 움직이는 높은 탑을 만드는 것은 아무래도 어려웠다.

그래서 어디까지나 사다리를 걸칠 목적으로 튼튼한 마차를 만들고 거기에 사다리를 걸치게 한 것이다.

현대의 소방소나 이삿짐센터의 사다리차를 생각해서 응용한 것이다.

‘가능하면 접이식 사다리로 만들고 싶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과욕이지.’

로마를 상대로는 저것이면 충분했다.

고대 로마 제국하면 굉장히 발달한 국가로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도로라던가? 수로? 그리고 정치 분야에 있어서는 고대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굉장함을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공성전이라는 장르 하나만을 따지면 아무래도 로마는 후진국이다.

이미 동양에서는 기원전에 정란차가 나오고 공성전을 잘 이끄는 장수가 명장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활발한 공성과 수성이 이뤄졌다.

자연스럽게 성벽도 동양의 것이 훨씬 더 견고하고 높았다고 한다.

그런 동양의 성벽을 공격하기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공성 장비중에 하나라고 알려졌던 것이 바로 이 정란차였다.

공성전에 무지(?)한 로마군에 거기다 사령관도 무능한 인간이라면 전투의 결과는 불을 보듯이 뻔한 일이었다.

============================ 작품 후기 ============================

미드보신 분들은 마지막 편에 아시는 명장면 생각나실 겁니다.

중국의 정란과 그것의 혼합입니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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